00002981 [] 사건의 발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18일 [화] 01:54:52
    원래의 목적은 파워북 판매 -> 12" 구입
    지금의 상황은 파워북 고장 -> 12" 불명

    로직보드의 고장일 확률이 크다. 따지고보면 10.2.3 업데이트를 받기 위해 4일 동안 삽질하다가 재시동 해버리고 안했던 것 때문에 뭔가가 코럽트된 듯 하다. 모로코 인터넷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고도 깨끗한 재설치를 하지 않은 나의 배짱은 뭐랄까...

    12" 액정, 실제로 봤더니 어둡긴 하다. 하지만 원래 밝게 해놓고 쓰진 않으니(언제나 절반에서 약간이하로 사용해왔다) 내게 큰 문제는 안된다.

    돈을 마련해야한다! ㅠ.ㅠ
 
00002982 [] 여의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20일 [목] 18:25:14
    오늘은 점심때부터 오후 느즈막할 때까지 여의도에서 상주!

    하지만 이거, 암울하기만하다. 누가봐도 좋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그는 40대 이상 중에서 못버텨나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사리 까페 주인장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

    또, 경제학과 나와서 쓸모가없다는 사실. 취업이 안되고 있는 여러 문과 졸업생들에게는 굉장히 미안한 말이지만, 저 말 맞기도 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 40대 이후에 대한 불안. 바로 당장의 내년에 대한 불안.

    모호한 불안. -0-
 
00002983 [] 코엑스에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22일 [토] 02:48:59
    그녀,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에, 가고싶어들 하는곳에 취직이 되었지만 아무리 평양 감사라도 제가 싫으면 그만 아니던가? 매우 어정쩡한 기분 속에서 일하다가 급기야는 구토를 하고, 밥을 못먹는 등 평소의 건강과 매우 상치되는 상황을 보였다고 전한다.

    다행히도. 다행히도 저녁을 잘 먹더라. 입버릇처럼 "이거 오래간만이야"를 외쳐댔는데, 이해해주길 바래. 1년 반이 별 게 아니긴 아니더라구. 멋진 페넬로프, 앞으로 무슨 뉴스를 또 보여줄련지?
 
00002984 [] 그렇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22일 [토] 02:53:33
    시나브로 이 로그의 주제는 막쓰는 일기로 선택이 되버린 거시여따! -0-;

    반가운 얼굴인 몽양. 당신 역시 정말 멋지지. 순전히 나때문에 라퓨타로 나와준 건데 오래 같이 있지도 못하고... 역시 한멋짐한 아오이에게도 미안해. 뭔가 잘해주고 싶은데 어리숙한 나, 떠나는 거 봐주는 거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비도 오는데 말야...

    우리 마흔 지나고도 보기로 했었지? :)
 
0000298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22일 [토] 12:15:32
    http://www.sportsseoul.com/ ... ic/trauma/011/2.gif>

    http://www.sportsseoul.com/ ... ic/trauma/011/4.gif>
 
00002986 [] Guano Ap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23일 [일] 02:14:38
    요사이 엄청나게 좋아하게된 독일 록그룹, 과노 에이프의 보컬, 잔트라 나직의 사진으로 프로파일 사진으로 올렸답니다.

    머... 설명하기 난감하군요. 얘네덜 독어로도 노래 부르긴 합니다만... ^^

    고마워!- 스노우캣 그림. 당연히 허락은 안받았다. -0- )
 
00002988 [] Powerbook G4 12"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25일 [화] 20:53:22
    반가워!
 
00002989 [] 퐁피두 앞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2월 28일 [금] 05:14:47
    스노우캣에 나왔던 그 문제의 파이프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사다리가 없다면 소리칠 수가 없을 정도로 키가 커요.

    뭐...워낙 낙천적으로 사니만큼 그렇게 스트레스삼을 일도 없긴 하지만, 정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칠만한 곳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00002990 [] 블로그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08일 [토] 09:31:33
    뭐 친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내게는 원래의 블로그가 있고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그곳에 더 주력한다.

    뭐랄까... 하지만 이곳은 아래 써 놓았듯 사소한 일기장이 될 가능성이 많지.

    아누크의 노래, 좋다. 변절해버린-0- 그웬 스테파니보다 더 아름다운 금발. :)
 
00002991 [] 검사스럽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10일 [월] 05:42:35
    지금은 무척 싫어하는 외국어고를 나왔기 때문에 소위 친구라는 애들이 대거 법쪽에 있다.

    글쎄, 별로 만나고싶지도 않고 해서 안만나왔는데, 불길하게도 내 고등학교 친구들 대부분도 "그들"과 똑같이 될 것 같다. 사는 집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들" 말마따나 시스템 밥그릇의 문제이기 때문이지.

    사시 왜봤니? 솔직히 말해. 안정된 직장과 예쁜 마누라 때문에 봤지? 그지? 이 위선자들.

    비브라찌오니의 데디카토 테가 들려온다. 너네들에게 바칠 노래 따위는 없다.
 
00002992 [] 알리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13일 [목] 22:35:03
    프로파일 사진을 바꿨습니다. 옆에 있는 미소녀-0-는 프랑스의 미소녀가수 알리제~! 아래에 있는 노래는 그녀의 데뷔곡이었죠. 양양님께 양해 없이--;; 그냥 링크 올립니다.

    http://homepage.mac.com/yangjiwon/moilolita.mp3

    이제 17살인가 그럴 거에요. 최신 싱글은 저도 아직 못구했답니다.
 
00002993 [] 핫 플레이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15일 [토] 22:39:06
    라면 끓이다가 다이오드가 나가면서 휴즈가 끊어진 듯 하다.

    좀 기다려본다음에 다시 해보려는데...

    안되면 음식을 어찌 할꼬~

    정말 주부생활은 어렵다. 미소녀 좋아해봤자 소용 없다. 미소녀가 밥해주지 않으니까. -0-
 
00002994 [] 파워북 가방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16일 [일] 01:41:04
    Techair.co.uk

    루이님한테 올리겠다고 장담해놓고서 이제서야 올리고 있습니다. 가방보고 외투랑 썩 어울려서 이걸 파리 오를레앙 역 근처의 프낙에서 구입했죠. (샹젤리제 쪽을 먼저 보고 살 걸 그랬나.. --; )

    에어백 구조가 들어갔다고 해서 사진보다 실제적으로는 큽니다만 색깔이나 재질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60유로 였던 걸로 기억해요. 저야 직접 구매한 것이지만, 한국분들은 역시 온라인을 이용해야 할 겁니다.

    대부분의 영국계 온라인 스토어에서 다 취급할 거에요. ;)
 
00002995 [] 여기도 올려야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18일 [화] 02:37:28
 
00002996 [] 무력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19일 [수] 11:23:08
    당연히 반전이다. 멋대로인 미국에 반대한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사람들 세계 소식에 관심이나 있었나? 어떻게 하면 영어 점수좀 잘딸까, 어떻게 하면 멋진 재미교포한테 시집갈까, 그런 "세계화"만 생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일게다.

    이라크 전이 사람들의 관심을 바꾸게 될까?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체를 다루는 한국 기자가 한 명, 그것도 아랍어도 못하는 사람이라는 현실이 바로 한국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여기 소식이나 정세를 정부에서 차분히 생각해왔더라면 15분의 전화로 단번에 파병 운운하는 말이 나올 수 있을까?

    그래. 현실은 현실이다. 이라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한국에서의 전쟁만은 막아야할텐데..
 
00002997 [] 계속 뉴스만 보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20일 [목] 09:45:16
    이렇게뉴스만 확인한 적은 대선 이후로 참 오래간만인데..

    여하간,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다. 당연, 몸조심하라는 얘기지. 내가 보기엔 오히려 한국 대사관이 더 위험하겠더라. 위치도 미국, 일본 대사관 가까이에 있을 게 뭐람.

    하지만 뉴스에 한국이 지도 표시까지 되어가면서 나온 마당에, 나도 이제 몸조심해야한다. 도대체가...

    일단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주말에 있다는 반전 시위가 아닐까? 이라크 사람 죽은 다음에는 우리 목숨이다. 제발 냉소하지 말라.

    이런 위급한 때에 오바좀 하시라.

    P.S. 아랍동네에 사는 나, 걱정은 마시길. 나 위급한 상황에서 개그도 잘하고-_-; 새빨간 거짓말도 잘한다. 다만 인터넷은 잘 들어올 수 있을련지...
 
00002998 [] 오늘의 미소녀! -_-)/~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22일 [토] 02:24:16
 
00003000 [] 슬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26일 [수] 02:06:35
    슬슬... 갖고 있는 외환들 유로로 바꿔야하잖을까?

    그보다는 영어에 대한 환상이나 미국, 영국에 대한 낭만도 버려야할게다.

    ...그래도 난 그들의 옛 문화를 좋아한다. 그런데 문화를 좋아할 수 있을 정도로 "사치스러운" 시대는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다.
 
00003001 [] 이나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27일 [목] 01:34:46
    안전해요. 제가 있는 곳이 대도시가 아니라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무척 평온합니다. ^^

    (카사블랑카에서는 데모도 꽤 크게 하는 모양입니다만...)

    놀러오실 분들 걱정말고 놀러오시길. 단, 유럽에서 놀다가 오시거나 여기서 한국이 아닌 유럽으로 가는 걸 강추--;합니다. 그래야 대중교통이 움직이거든요 -0-
 
00003002 [] 오늘의 미소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27일 [목] 23:54:12
 
00003004 [] 출장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3월 31일 [월] 04:42:52
    요원의 좋은 점이라면 나라가 알아서 건강 진단을 시켜준다는 것! 뭐 공무원들이라면 다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공짜로 일 년에 한 번씩 해주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여하간 삼일동안은 평가 회의라는 걸 한다.

    뭐 그다지 관심 없겠지만, 우짜겠나. 요원들이 잘 하고 있는가, 요원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들어봐야 하잖겠나.

    사실 이 요원사업은 한국의 대 후진국 사업의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대 후진국 사업 자체가 엄청나게 적은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나서서 이런 사업을 펼치는 나라로는 미국과 일본, 한국으로 알고 있다. 유럽 나라들은 정부 단체가 주관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실 UN 등의 국제 기구가 이런 사업을 맡기도 한다)

    어떤 사업이건 상관없다. 후진국을 위해서가 아니다. 한국의 미국 편향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다면 그정도의 의미가 있을 터.

    (왜 달러 결제만 고집하는 지 원...)
 
00003005 [] 제목 안정해도 되나요?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03일 [목] 07:16:32
    드디어 사흘간의 회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계속 잘먹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말도 오래간만에 실컷 떠들고나니 기분이 좋아지더라.

    여하간 건의했다. 물론 달러화 결재는 쉽게 바꿀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예산 체계 대부분을 뒤흔들 수도 있는 일이다. 달러, 전쟁을 미국이 이기건 지건간에 분명히 떨어진다. 아무리 정치력으로 버티려고 해도 경제 통계의 진실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막을 수는 없다. 내가 괜히 달러만 갖지 말라고 말했겠는가.

    여하간 화난다. 소득이 작년에 비해 줄어들었으니까. 플레이스테이션을 살 것인가, DVD 플레이어를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흑~ ㅠ.ㅠ

    그런데 장국영 정말 죽었나? 그런식으로 죽을 거면 좀더 젊었을 때 그럴 것이지...
 
00003006 [] 잔트라!! -_-)/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04일 [금] 01:17:29
 
00003008 [] 오늘의 미소녀! -_-/~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08일 [화] 07:14:12
 
00030888 [] oho~ 드디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16일 [수] 01:54:30
    라비님이 귀국(?)하시자 기다렸다는듯이 재개장한 블로긴!! -0-

    물론 난 내 웹로그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구애받은 건 없지만, 블로그인만 있었더라면 뭐랄까... 일기장이 며칠간 사라져있던 것이나 다름 없지 않을까?

    그게 싫으면 자기 홈을 마련해서 따로 로그를 올리는 편이 좋으리라. 그게 "싫을" 정도로 로그에 활력을 쏟아붓는 사람들에 한정된 이야기이겠지만.

    사실 이곳은 허용하는 태그도 두세개 뿐이고 하니, 처음 로그를 작성하려는 사람에게는 이곳만한 곳이 없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작한 블로그도, "아직까지는" 홈페이지 방명록만큼이나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상황이 쉽게 변하리라고보지는 않는다.

    뭔가를 끄적거리고 싶어하는 욕구. 그 욕구를 잘 해결시켜주는 건 역시 무슨무슨 시스템이 아니라 자기가 얼마나 솔루션을 스스로 찾아서 해결하는 것일게다.
 
00033966 [] 유니버설인가, 그냥 모든 라이센스인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18일 [금] 01:07:46
    사실 이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흔히들 나오는, "애플을 둘러싼 루머"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차 흘러나오는 주류 언론들과 여기에 합세한 기술 쪽 미디어들을 읽어보니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밑 CNN 기사에 나온 것처럼 음반 사업은 대변혁이 필요하며, 애플은 도박이 주특기 아니겠는가.

    DVD와 비교하면 정말 CD는 비싸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는 보호장치를 단 건 정말 화난다. 음반사들은 스스로가 카셋트테이프, 혹은 예전의 비디오 판매를 막선 영화사들처럼 되어가고 있다. 어떻게던 "재편"이 필요하잖겠는가.

    사실 파일 공유와 음반사의 문제는 음반사의 주장과 증권 거래 위원회, 그 밖의 위원회의 구체적인 수치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자세히 분석을 한 다음에야 올릴 주제다. 그냥 기사 몇 개 본것만 가지고 올리기는 좀 그런데...무조건, "예술가에게 저작료를!"의 개념도 그렇고, 무조건 "공유의 자유를!"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세상의 움직임은 돈이 어느쪽으로 흐르느냐에 따라서 그 과실은 음반사로 넘어갈 수도 있고 ISP로 넘어갈 수도 있다.

    애플은 그 사이에 낄려고 하고 있다고 본다. 뉴욕 포스트던가? 거기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유니버설 매입에 끼어들려고 하고 있다고 하던데, 이 신문은 전력을 볼 때 루머 저널에 가까우니 그리 신용하진 마시라.

    하지만 장래의 음반 사업을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야후와 같은 "신경제"의 탈을 쓴 "구경제" 기업들이 완전히 판을 바꿀 수도 있다는 말에는 매우 공감한다. 뭐 아는 넘들은 벌써부터 열심히 분석중이겠지.

    http://money.cnn.com/2003/0 ... echinvestor/hellweg/
 
00035468 [] 편지 서명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19일 [토] 02:46:03
    겉멋이 들었다고 해야할 것이다. 요새 클라식 아랍어를 배우는 재미에 빠져서, 편지 서명도 아래 글로 바꾸었다. (언제인가 진태형이 요청했던가? 아쌀람알라이꿈을 아랍어로 쓴 것이다.)

    머, 이런 "오바"도 학업에 있어서는 좋은 영향을 끼칠 터. 열심히 해야지~!
 
00039193 [] 장애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22일 [화] 00:21:40
    간단하다. 이 단어가 껄끄러운 이유는 장애우라는 말이 갖는 위선의 가능성 때문이다. 대학 다닐 때 "학우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말을 생각해보면 여러분들도 이해할 것이리라(짐작컨데 이거 보는 이들은 대부분 대졸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넘어가라).

    참 편리하잖은가? 장애우라고 불러주면, 듣는 사람도 애매할테고, 말하는 사람은 그 말로 홀가분한 기분이 들테니. 하지만 그렇게 해서 정말 변하는 게 있을까? 무엇보다 "장애우"라는 말을 제일 많이 쓸, 대학가에 "장애우"를 위한 시설이 하나라도 되어있을까?

    장애인이라는 말을 왜 바꾸려는가? "장애"가 들어간 이상, 뭘 갖다붙여도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인(人)"을 가치중립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이 사례만은 아닐게다. 남북 동포라는 말도 엄청난 괴리가 있고, 한미 혈맹이라는 말도 그렇잖은가.

    게다가 그 입장이라면, 역시나 "불난 집에 부채질" 효과밖에 더 있을까?
 
00040778 [] 오늘의 미소...녀? 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23일 [수] 00:52:14
 
00049491 [] 하고싶은 말은 더 있었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29일 [화] 06:37:31
    나도 자기 검열에 충실하다. 당연하지, 귀국한 다음에도 마음놓고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o-;; 여하간, 실제로 이런 코맨트는 없었지만, "저도 책읽기 좋아해염. ^^*"과 같은 내용에서 당신들의 스노비즘을 엿보는 것 같아서 꽤 불편하다. 어떻게서던 아닌척하면서 자기를 돋보이려면 그런 내용으로 약간 여운을 남기는 방법이 최고가 아닐까? 더허~, 박지원의 양반전은 비단 18세기만 풍자하지 않았다. 고전이 괜히 고전인가.

    중간에 쪼그마하게 나오긴 했지만, 일차적인 주제는 필론의 돼지였고, 이차적인 주제는 회색인님이 쓰신 내용 중, "책을 너무 떠받드는듯한 한국의 분위기"이다. 너무 많이 읽으면 그만큼의 다른 경험을 못하기 때문에 난 자연스럽게 "비용" 개념으로 접근을 했었고, "책! 책! 책!"(랩같죠? -,.-)을 떠받드는 분위기를 "책읽기가 즐거우세요?"라고 물은 회색인님의 질문을 난 은근한 비꼼으로 알아들었다.

    오해인 동시에 오바하고 있다고? 그럴 수도 있다. 다만 책좀 읽는다고 함부로 말하기 부끄러워하는 이 소심한 인간은 이렇게도 생각했다는 사실만 한 번 고려해주기바란다. 알고있다. 여러분 책 좋아한다. 당연히 의식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난 무의식적으로 나타내는 약간, 아주 약간의 스노비즘을 발견한 것 같다.

    물론 내가 틀리기 바란다.
 
00049497 [] 헉.. 머..멉니까?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29일 [화] 07:02:31
    코멘트의 내용들이 절 왕자로 만들어주는군요. 허허허 -ㅁ-* (옆모습으로 찍었기에 정말 다행이야.. --;; )

    그나저나.. 이 사진 찍었던 찬재는 건강하려나..

    다음에 다시 한 번 찍을 수 없을까요? :)
 
00050888 [] 첫사랑?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4월 30일 [수] 02:06:07
    아무래도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사연은 고등학교때였던 듯 하다. 시기적으로만 따진다면 국민학교 다닐 때지만 --;

    ...고등학교 때의 애 이야기는 언젠가 때가 되면 할 수 있겠지. 아직도 애잔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얘는 내가 훨씬 아저씨가 되어야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머, 국민학교(난 국민학교 나왔다. 초등학교라는 표현은 웬만해서는 거부하고싶다) 다닐 적의 그녀는 지금 생각하면 청순한 이미지였고, 날 좋아할까 안좋아할까 그때도 꽤나 밤새 이불 이쪽 저쪽을 덮히며 고민했었다.

    사정이 있는 것이 중학교 때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와버리는 바람에 사는 곳이 완전히 틀려져버렸다. 잠시 고전의 주인공들처럼(사랑을 다루는 웬만한 고전들은 모두 "불행으로 끝난" 결과를 다룬다. 이거 좀 심하지 않나), 운명을 한탄하며 한숨을 내짓는 멋있는 장면을 연출...할 리가 없잖아. --;

    여하간 안보면 잊혀진다. 그렇게 잊혀졌다. 생각도 안났다. 다른 여자애들을 만났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테지만, 당시의 그녀를 웃기게도 99년이던가... 통신 동호회 정모에서 만났다. 역시나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그후 다시 연락은 끊겼다. 열심히 살고 있겠지.

    시청 앞에서 두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더라도, 난 축하해줄 수 있다.

    ... 오늘의 교훈은?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여자들은 내 로그에서 보이는 바와 같은 미소녀들이 아니다. 메롱.
 
0005214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01일 [목] 01:22:20
    사실 아래와 같은 로그는 가뭄에 콩나듯한다. 내 로그 봐온 사람들은 이해할테다. 내가 어디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주 남기던가? 아예 남기지 않는 바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마음에도 비가 옵니다..."식의 로그는 개인적으로 매우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별로 안남겼을 뿐이다.

    저번에, 개미님과 인터뷰할 때도(곧있으면 개미님과 만난다! 아자! -_-/), 나무님과 자코님이 "가장 인텔리적인..."이라고 내 로그를 지칭했는데, 그래.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주시라. 핫핫! 다만 나로서는 뭔가 분명한 사실에 대한 나의 생각을 남길 뿐이며, 그렇게 봐주신다면 "고맙죠, 뭐."

    여하간, 아래로그가 전혀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실은 나무님을 위한 로그(전혀 모르고 있었다)라고 생각하고있었다...
 
0005343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02일 [금] 06:18:37
    대부분, 아니 여자들 다 초콜렛과 아이스크림 좋아해...고 고등학교 때의 "그녀"가 알려준 적이 있다. 강남역 쪽 베스킨 라빈스를 "퍼"먹으며 하던 말이었다.

    여하간 남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초콜렛은 일부러 사먹어본 적이 없으며, 아이스크림은 작년에 사놓은게 지금도 냉장고에 --; 놓여있다.

    그런데 아래, 초콜렛은 너무 맛있다. 주로 빵에 발라먹는데, 맛없는 파리지앵을 초콜렛 맛으로 먹는 맛은... 특히 아침에 먹어야 제맛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는 가정 하에서다. 늦게 일어나서 먹으면 별 맛이 없다. -.-)

    ...쫌 있으면 개미님 도착한다. -_-v (당분간 노느라 업데이트가 매우 부실해지잖을까...)
 
0005731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06일 [화] 00:46:28
    공지가 올라온 지도 모르고 계속 놀고만 있었다. 개미님 덕분에 나까지도 모로코 관광을 "관광객"처럼 느끼고있다.

    다만 새삼 느끼는 게...

    역시 남자들은 흥정을 잘 못한다. --;;
 
00059003 [] 블로그인 바뀌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07일 [수] 00:58:06
    솔직히 따져보고싶다. 바뀌면 적응안된다면서 칭얼대는 사람들(분들...이라고 쓰려다가 말았다)은 바뀌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대로 어떻게서든지 불만을 나타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블로그인의 사업 모델이 처음부터 계속 궁금했다. 어떻게 해나갈 지 알 수는 없겠지만 1.0 버전으로 충분할 터인 "무료 사용자"들만 계속 배려하다간, 블로그인은 수익사업이 아닌 자선사업이 되버린다. 영원히 성장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은 서비스도 계속 공짜만 바라더라. 이러저러한 서비스 추가는 곧이어 나오게 될 유료 서비스에 대한 시사일 수도 있을 것이며, 좋건 싫건 변화는 계속 이뤄져야한다.

    딜레마 아니겠는가? 단순한 아름다움을 원하는 블로거들은 자기가 직접 블로그를 해볼생각은 안한 채 어차피 돈을 벌어야하는 웹로그 제공회사에게 달려들 생각만 할 게다. 비단 웹로그 뿐만은 아니지만, 세상 무슨 일이던지 일단 자기가 하고싶은 일은 자기가 나서서 해야 이뤄질까말까다.

    ..........
    머... 이런 생각이 든다. 결국은 "양질의 로그"가 정답이겠지. 모든 정답은 단순하지만, 그만큼 어렵다.
 
00059201 [] basquia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07일 [수] 08:27:28
    moody님 글을 보니 영화 생각이 난다. 난 미술에 대해서는 이것 저것 줏어들은 것 밖에 없기 때문에, 전문적인 무디님의 글에 함부로 댓글을 달 수도 없고, 달지도 않았다. (어조가 왠지 반박하는 글을 쓸 기세인가? --; 절대로 아니다. 난 그럴 능력이 없다. 가끔 씹을 지는 모르겠지만. 메롱. :P )

    단지,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애랑 이 영화를 보려고 선재센터로 갔던 게 생각나더라. 당연히 줏어들은게 있으니 그영화를 보러 거기까지 간 거다. --;

    ,,,그러고보니 꽤 옛날 이야기다. 시디 전공이었던가? 여하간 그녀에게 바스키아가 어떤 의미였는 지는 모르겠다. (의미가 전혀 없었을 가능성이 많다. --;) 옛날 이야기해서 뭐하나.

    바스키아가 이정도로 알려진 건 그의 재능 뿐만 아니라 당시 미국 동부의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80년대 베를린 장벽에 그려진 수많은 익명의 그라피티는 버려졌는지도 모르겠다. 왜 아무말도 없지? 분명 그 독일인들은 바스키아를 느꼈을 것이다. (내가 몰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 )

    아니 그 이전 제국주의 시대 프랑스의 광고 선전물에서 흔히 보이는 원색적인 자유분방함에 대해서는 왜 논하지 않을까? 바스키아에게 영향을 끼친 사조(思潮)는 비단 평론가"님"들 책에만 나온게 아니라고 본다.

    바스키아는 분명 천재다. 앤디 워홀도 천재다. 비전공자로서 나는 바스키아나 워홀 뒤에 있었던 "미국"을 느낀다.

    그렇다...정치적이지 않은 예술이 있겠는가.
 
00060449 [] 마라케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08일 [목] 01:32:44
    라비님 선물 사줄 계획도 있고 했지만 무엇보다 개미님 덕분에 마라케시를 잘 구경한 것 같다. 마라케시 마조렐 정원에서 촬영에 몰두하고있는 개미님. -o-;
 
00061378 [] 음식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09일 [금] 00:19:50
    아래 사진은 샤와르마에요. 쉬운 말로 케밥입니다. --; 감자튀김이랑, 본 음식(쁠라... 샌드위치가 아닙니다. 고기와 샐러드를 같이 접시에 넣어서 나와요), 콜라가 같이 있네요. 물론 올리브 열매도 같이 있답니다.

    굉장히 맛있어요. 그런데 어쩌다 이 사진을..;; 저녁에 뭘 먹을 지 고민이라서일 겁니다. -.-

    장소는 라바트 메디나 기차역 맞은편 식당입니다.
 
00063586 [] 마라케시 1? (2도 있을까? -0-)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11일 [일] 07:34:36
    라비님에게 약속한 것도 지킬 겸 요즘엔 사진도 많이 올립니다. ^^ (사진도 많이 올려염~* --;; ) 아래 사진은 마라케시 자마엘프나 광장의 저녁 풍경입니다. 일요일날 갔어서 그런지, 굉장히 사람이 많더라구요.

    정확히는 먹자판이 벌어진 광경입니다. 저야 여기 거주민이라서 저들의 불량식품... 별로 안좋아합니다만. 역시나 외국인들은 헤벌래 좋아하더군요. :P
 
00065215 [] 돌잔치 2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12일 [월] 23:43:02
    머.. 마라케시 2이긴 합니다. 여하간, 이나라는 태어난 아이가 한 달이 넘으면 잔치를 벌려요. 집앞에 거대한 천막을 쳐놓고 진수성찬을 차린 다음에 친지를 다 불러모읍니다. 저녁에 산책삼아 나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고, 사진은 개미님이 찍었어요. (사실 맘대로 사진찍는건 결코 예의바른 일은 아닙니다만...)

    신기하게도 남자 어른들은 대부분 바깥에 앉아있고, 천막 안쪽은 다 여자 어른들이 있데요. 대부분 풀라를 착용한 모습입니다. (과연 프랑스는 풀라를 주민증에도 허용할 것인가!? 두둥~* -0- )
 
00066432 [] 쉬어가는 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14일 [수] 01:28:23
    물론
 
0007141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19일 [월] 06:51:21
    사실 토요일에 테러가 있으리라는 루머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사는 곳은 라바트와 카사블랑카 사이에있는 도시입니다. 카사블랑카가 매우 가깝긴 하지만, 마침 집에 있었기 때문에 ...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서울에서 전화하셔서 알았답니다. --;

    왜 모로코인가,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라면서 왜 그 많은 미국 시설들은 건드리지 않았나, 왜 애꿎은 벨기에 영사관과 에스파냐 식당인가. (유태인 시설물 테러는 전혀 새롭지 않죠... 다만 모로코에서의 유태인 시설물 테러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입니다) 추측과 썰로 난무된 글을 쓸 수 있겠지만, 글쎄요.

    좀더 각 언론 발표를 지켜보겠습니다.
 
00071418 [] 덤으로 하나 더.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19일 [월] 07:00:29
    쉬어가는 만화. --;
 
00073360 [] 코멘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21일 [수] 01:48:50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멘트 방식은 oho~에 사용하고 있는 돗코멘트다. 머 지금은 개발이 중단되었지만 초창기 블로거.컴에서의 블로그에 코멘트를 달았던 사용자들은 대부분 그걸 사용했으리라...짐작만 해본다.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돗코멘트는 코멘트 창만을 불러오며, 본 웹로그를 다시 로딩시키지는 않는다. 과거 블로긴은 코멘트를 열 때마다 한 번 읽은 그림을 다시 한 번 읽기 때문에(한 번 읽었으니 다시 읽을 때는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서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전화 모뎀도 많이 사용하는 나로서는 굉장히 불안한 일이다. 지금의 블로긴도 코멘트를 열 때마다 페이지를 다시 읽는 형식은 바뀌지 않았다.

    계속 반복되는 말이지만... 블로긴. 전화 사용자를 생각해주오~! -0-)/

    ...라고는 말해도, "변"하려면 어쩔 수 없겠지?

    아주 예전의 코멘트에서 sowhat님이 꼭 변해야하냐고 질문하신 듯 한데. (...그러고보니 굉장히 늦은 답변이다 --;;; ) 변해야 먹고 살 수 있는 걸 어떻게 합니까? 변하지 않아도 "편하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은 기득권자이겠죠. :P

    게다가 끊임없이 세상과 접촉하며 살면, 과거를 보건 현재를 보건 미래를 보건 나 자신을 안바꿀래야 안바꿀 수가 없다. 물론 바꿔서는 안될 "중심"은 누구에게나 어떻게든 있을 테지만.
 
00074416 [] 라비님으로부터의 선물~*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22일 [목] 02:26:25
    "블랙 애더"라고 BBC 썰렁코메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정말로 진정한 BBC 썰렁코메디를 찾으신다면 "리그 오브 젠틀멘(코드1, 시즌 2는 왜 안나오는 건지.. 역시 미국넘들도 알아차린 겁니다 -0-; )"정도는 보셔야겠지만요. ;)

    원래 저번주에 왔었는데, 개미님 다녀가고 몇 가지 일이 있어서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http://www.spectator.co.uk/ ... e=2003-05-24&id=3124 target="_new">존 메이저의 기고글

    대처가 올렸으면 더했을 지 모르겠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마스트리히트 조약이나 유로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때는 존 메이저가 총리였다. 도대체 왜 영국은 EU에 초를 치는 일만 많이 할까? 한국의 입장에서는 소련이 없는 지금 EU가 미국의 라이벌이 되는 편이 좋지 않을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미국과 그럴 수 없는 미국의 차이는 매우, 매우 크다. 그렇다면 지스카르 데스탱이 벌이고있는 헌법위원회가 성공을 거둬야한다.

    메이저의 입장은 단호하다. 국방권을 비롯한 주권을 어떻게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들끼리 "초법적 위원회"에 넘길 수 있겠는가?

    이면의 뜻은 이정도가 될 것이다. 정치는 파리에서, 경제는 본에서 유럽을 통치하겠다는 건데, 런던이 낄 자리는 도대체 어디인가? 런던은 앞으로도 대서양 양안을 잇는 가교로서 있어야하며, 미국을 보조해야지, 미국에 맞서선 안된다는 메시지이다.

    머, 관계없는 동아시아인으로서는 별로 의미있는 말을 할 수야 없지만, 좀 있으면 베를루스코니가 EU 의장이 되는 이 정말 재미난 상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00079672 [] 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28일 [수] 01:09:07
    "잘 사는 국민이라서 해외 정치에 절라 관심이 많다."

    정확히 위와같은 말을 하진 않으셨지만, 재우님이 놀웨이 국민들을 얘기할 때 저런 표현을 쓰셨죠. (꼭 그렇진 않은 듯 합니다. 유럽과 여기 아랍애들 죄다 해외 정치에 절라 관심이 많더군요... 여러모로 무식한 미국/영국넘들과는 대비됩니다.)

    저라고 소설 읽은 거나 음악, 영화, 미술로 은근히 "나 이런 것도 즐길 줄 안다"고 뻐기고싶지 않겠습니까(많이 그래왔죠 --;; )? 알지 않으면, 보다 넓게 보지 않으면, 결국 굶진 않으며, 튀고싶은 젊은이의 문화사치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괜히 관심을 갖는게 아닙니다. 그네들을 이해하려면 그네들의 역사 배경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잖겠어요?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문화와 정치를 구분하면 할 수록, 그사람은 기득권자입니다. 정치를 거론하지말기 바랄테니까요)

    머.. 심각하죠? 나도 심각한거 싫습니다. -0-;;

    위와 같이 생각하고 위와 같이 행동할 뿐이에요. 누군가는 저런 넘도 있어야죠...
 
00080488 [] 불만이 많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28일 [수] 23:22:57
    이것 저것 살아가는 데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블로그나 게시판 등에서 느끼는 불만은 대부분 그들의 "위선"때문이다. 하지만 돌려 생각해보면(...맨날 사용하는 말이다. 항상 다르게 생각해야하는 법!), 내가 갖고 있는 나도 모를 "열등감"이 작용하진 않을까, 부러움과 질투를 비아냥으로 다스리자는 심사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스스로도 하는 말 대부분이 농담과 비아냥이지만 -_-;; (이부분 삭제~* 궁금하신 분들은 ... 그냥 궁금해 하십쇼. -.- )

    결론은 이렇다. 나는 소심하다. -_-;
 
00081645 [] 나의 위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30일 [금] 01:48:25
    캐비어 좌파들이 고급주점에서 체 게바라를 찬양한다거나, 잘먹고 잘사는 강단 좌파들이 온라인 상에서만 사회 정의를 얘기하는 광경들은 보는 이의 미감을 거스른다. 소위들 말하는 "진정성"이 그 안에 없기 때문이다. 비판한다고 해서 꼭 "그럴만한 자격"이 있어야하지는 않지만, 크게 동떨어졌다, 안어울린다라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사람은 바로 그 "자격"을 잃어버리고만다.

    얼마냐 있겠냐만은, 내 블로그를 보는 분(!)들의 미감에 거스르진 않을까? 편하게 살면서 이것저것 관심과 냉소를 동시에 내비치면서 손가락만 살아있진 않았을까?

    이를테면 "네가 EU와 미국 어쩌구에 관심갖는 건 좋은데 애매하게(당연하다. 난 시시콜콜 얘기하진 않는다) 써놓는 로그는 어느정도 너만의 후광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냐?"

    "네가 다른 사람들 웹에서 엿보인다는 위선은, 네 자신도 갖고 있다. 기껏 소심하다고 변명하려는 건 네가 갖고 있는 위선이 아니냐?"

    섣불리 "그래, 인정한다, 그리고..."라면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고집스레 아집을 보이기보다 그렇게 넘어가는 대답이 더욱 더 악질이기 때문이다. 이해 관계가 없는, 남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려면 내가 그 자격을 어느정도 갖춰야하잖겠는가. 게다가 내가 갖고있는 다른 문제도 (최근에) 발견했다.

    초보 검객들처럼, 칼을 내 마음대로 마구 휘두른다는 것. 당연히 펜(손가락?)은 칼보다 강하다. 요리중(?)에 칼로 받은 상처는 며칠이면 치유가 되고, 온식구들의 위로를 받지만, 남의 펜(손가락)으로 얻은 상처는 온식구들의 위로는 커녕 거울속의 자신을 쳐다봐도 분노가 쳐오를 수 있다.

    그점을 몰랐거나, 최소한 간과해왔다. 내게는 칼을 마음대로 휘두를 자격이 없다. 어디 그뿐인가. 내가 내 글을 보면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Alias? --; ), 내 글 중에 기본적으로 "남을 사랑하는, 애틋한" 정신이 없는 글이 많다. 농담과 비아냥은 그때문에 더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보다~하고 그냥 넘어가는줄로만 알고 있었다. 안그런 분들에게 정말 죄송스럽고, 미안하다. 내 탓이다.
 
0008240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5월 31일 [토] 00:08:52
    옆의 미소녀를 바꿔볼까? 누가 좋을까? -ㅁ-;;

    궁극의 초절정 미소녀 벨루치 온니도 온니지만... 헤헤

    그나저나 아이포토로 사진 홈페이지 만드는거 이렇게 쉬운지 처음 알았답니다. 속도만 빠르면 더 좋았을텐데말입죠. 특별히 Vern! Thanks. :)
 
00084024 [] 한국인의 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02일 [월] 08:25:34
    매년에 한 번 있는 한국인의 날은 매년에 한 번 있는 한국음식의 날이자 포식의 날이다. 뭐 내게는 그렇다. 세계 어딜 가나 존재하는 한인교회(정말 괴기스러울 정도다...) 교인들이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한국은 정교 분리의 나라 아니겠는가. 밥다운 밥좀 먹으러 가고싶어하는 불쌍한 영혼에게까지 접근하지는 않는다. 다행이지 뭐.

    나도 연말이면 마찬가지겠지만 곧 떠나는 분들도 계시고, 새로오신 분들도 계시고, 아이들도 부쩍 많아지고, 여러가지로 만감이 교차하는.....게 절대 아니다. 오로지 음식이 관심사!

    ...만반의 준비는 다해놓고서 친구들이 궁금해하던 양고기 바베큐를 찍지 못했다. 양고기만? 먹느라 바뻐서 못찍었다. 그렇지 뭐. --;;
 
0008471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02일 [월] 23:52:24
    이거이거 어제 괜히 운동을 한 듯. 계속 안하다가 하니까 오늘 컨디션이 영 아니다. Je me suis fatigué. 라고 표현하면 될까나~

    아... 아무 것도 하기 싫으니 얻어다놓고 거의 안본 영화들이나 볼까? -0-
    (영화볼 시간이 없다!!)
 
00084856 [:: 클립 ::] 새머리를 한 외계인 이야기
◎ 글쓴이 : 메까노
◎ 글쓴날 : 2003년 06월 03일 [화] 02:22:24
    "외계인 이야기해줄께"

    "웬 외계인?"

    "새의 머리를 한 강력한 힘을 가진 외계인이 지구를 점령하기 위해서 어느날 밤에 지구에 내려왔지. 그 외계인의 풍채는 놀라웠어 머리는 독수리를 닯아서 그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질식시킬 정도였고 인간의 형체를 닮은 몸은 그 근육이 장난아니었지"

    "오호 -.-;;"

    "그런데 그 동네에 사는 어떤 남자가 집으로 들어가는 중에 마주쳤지. 외계인이 서있는 쪽을 지나가는데 그 남자는 외계인을 보게 된거야 그런데 그 남자가 무슨말을 했는지 알아?"

    " 글쎄?"

    " 저 새끼 새대가리네라고 말했지 그러자 그말을 알아들은 외계인이 얼마나 화가 나겠어. 장차 지구를 점령할 자신보고 새대가리라니 ..."

    "맞는 말이잖아?"

    "그렇긴 하지 -.-;;"

    "그래서 그 외계인은 그 말을 한 남자를 공격했지 외계인의 무기인 날카로운 부리로 돌격한거야 남자는 직감적으로 주먹을 날렸지. 주먹대 부리가 격돌한거야 그러자 외계인의 부리는 부러졌고 그 남자의 손도 반으로 쪼개졌지"

    "저런"

    "둘은 너무 놀랐어. 외계인은 자신이 이 지구를 점령할 요량으로 왔는데 지나가는 한명한테 부리가 부러졌으니. 얼마나 챙피하겠어. 남자는 맨날 닭튀김먹는 사람인데 새한테 손이 쪼개졌으니 이또한 얼마나 황당하겠어"

    "말하는 너가 더 황당한데"

    "어쨋든간에 그 둘은 서로 합의했어. 서로 없었던 일로 하고 외계인의 기술로 치료를 했지. 그뒤로 그둘은 친구가 됐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머냐?"

    "그래서 그 둘은 항상 같이 행동하게 됐지. 절친한 친구가 된거야 서로 상대방을 존경하게 된거지. 그래서 약속을 했어. 서로간에 불행한 일을 하지 말자고 외계인은 지구침략을 백지화 했고 그 남자는 날개달린 종류의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지"

    " 그래서 이 닭튀김을 먹지 말라고!! "

    " 난 단지 새머리를 한 외계인 이야기를 해준것 뿐이야 "


 
00084864 [] hohoh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03일 [화] 02:35:55
    http://my.blogin.com/mecano 에서 뒤를 이어~* -_-)/~

    "그런데 어느날 변괴가 생겼지. 메뚜기를 먹으려고 했던 이 남자는 절친한 친구인 외계인에게 물어보았어. 이건 날개가 있긴 있는데, 먹어도 되겠니?"

    "짜증나. 왜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그러자 외계인은, 메뚜기가 날개는 있다고 하나, 자신처럼 부리가 없으니 먹어도 괜찮다는 것이었어."

    "그래서 너한테 뭐?"

    "남자는 행복했지. 친구가 허가해주는 음식이니까. 하지만 일이 꼬였어. 그 메뚜기는 외계 메뚜기였던 거야. 새대가리 외계인에게 외계 메뚜기가 달려들었지."

    "그래, 그래. 어디 계속 해 보시지."

    "외계 메뚜기는 새대가리 외계인에게 외쳤어. '넌 우리 나라의 반역자다. 어떻게 날개도 없는 짐승과 친구가 될 수 있냐?'"

    "..."

    "새대가리 외계인도 대답했지. '새대가리 외계인에게도 존엄할 권리가 있다. 앞으로 이 남자와 함께 날개있는 짐승 안먹기 캠페인을 펼쳐서 우리의 이상을 이룬다. 메뚜기는 날 방해하지 말라.'"

    "..."

    "그 새대가리 외계인의 이름은 '하워드'였어."
 
00085572 [] Howard, the Duck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03일 [화] 23:05:54
    잊으신 분들이 많군요. 얘가 기억이 나서요. ^^;

    새대가리 외계인의 원조격이랄까요? 조지 루카스가 만든 귀여운 캐릭터--; 중에 하나랍니다.
 
00086581 [] 어떤 OS 타입이신가요?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05일 [목] 01:01:34
 
00087273 [] 주문이 망설여지는 것들. 세 가지 -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05일 [목] 22:32:40
    1) 르몽드 디플로마틱 20년간 CD 전집, 보면 볼 수록 탄복할 수 밖에 없는 저자들의 다양한 글쓰기(꼭 시사만 있지는 않다. 가끔은 쿤데라같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즐거운 글도 써준다)와 매킨토시 지원도 장점중의 장점!

    주문링크: http://www.monde-diplomatique.fr/cederom/tarif
    걸리는점: 현재 유로의 시세가 너무 세다. 나중에 파리가서 직접 구입하는게 나을지도.

    2) 파워북 12인치 슬리브 케이스. 언제나 나의 사랑을 듬뿍받는 샌프란시스코 가방회사의 슬리브 케이스. 각 노트북 회사별로 특화 되어있다. 게다가 작년 초에 주문했을 때 그 회사의 제리(누굴까?)의 주목도 받았다. 모로코 첫 번째의 주문이었으니까. 으헤헤~ -ㅁ-*

    주문링크: http://sfbags.com/
    걸리는점: 어정쩡하게 지내다가 기간이 위태위태하다. 지금 주문하면 잘못하는 경우에는 아무도 안나오는 방학 기간에(그렇다...기관 사서함을 이용하니까) 우체국에서 썩을 수도. -,.-;

    3) 쌀롱.컴 등록. 영어로 표현해서 좀 그렇지만, 영어 잡지이니 영어로 표현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얍실한 생각이 든다. 굉장히 퍼스펙티브한 글들이 많다. 그것도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역시 악랄한 마이크로소프트때문에 광고를 봐야 기사를 보는 제도로 바뀌었는데, 이게... 모뎀 사용자에게는 고역이다. 게다가 일 년에 삼십 불 정도면 괜찮잖은가? 살롱.컴의 글들 중에 좋은 글이 많기 때문이지.

    주문링크: http://salon.com
    걸리는점: 온라인 구독을 하려면 온라인에 계속 접속해야 본전을 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항상 인터넷을 하지 못하는 처지라면 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내가...쌀롱 글만 읽는 건 아니고-o- 다른 좋은 공짜 매체도 많으니까. (스펙테이터, 짱! -_-/ )

    결론: 결국은 "언제" 사느냐가 문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나라에서 판매하는 아랍어 사전들 하나도 마음에 드는게 없다. 이것도 사버릴까나 --;
 
00088090 [] 텔리님으로부터 선물! ^____^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07일 [토] 00:27:51
 
00092353 [] 공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12일 [목] 02:58:49
 
00093338 [] Sidi Wi -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13일 [금] 02:24:26
    내가 "위"씨다. 불어가 통하는 이곳 사람들은 굉장히 즐거워한다. --;; 그래서 나도 가끔 이런 식으로 답변해줘서 그들을 즐겁게 해준다. -0-

    보다 정확히 하려면, "씨디 나암~" 해야겠지만. :P

    그래도 참 다행스러운 면이... 내 이름은 알파벳, 혹은 아랍어 알파벳으로 적기에 꽤 적당하다. 한국어의 그 수많은 모음을 알파벳이나 아랍어로 나타내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뭐. 부모님이 의도하신 바는 아니겠지만, 이런 사소한 것도 고맙다. ^^;
 
00093993 [] 더 설명드리면.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13일 [금] 23:01:09
    위에는 "시디 나암"이고 아래는 "시디 까"입니다. --;;

    나암~은 YES의 의미를 나타내는 클래식 아랍어이고요. 지역에 따라 YES가 틀려지기 때문에 주의해야하죠. (모로코에서의 "나암"은 YES보다 HERE!의 의미가 더 강합니다. YES로는 /yah:/를 더 많이 써요. "아유와" 어쩌고 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 걸프 지역은 "나암"입니다.)

    어쨌건 "시디"는 미스터.. 비슷한 의미이고요. 이게.. 좀 "포멀"한 의미에요. 평소에 쓰는 존칭으로는 "야"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까소봉님"을 아랍어로 쓰면 "야 까소봉"입니다. -_-;;

    고로 "시디 까"는 안배우셔도 되겠습니다. -ㅁ-;; 여자는 뭘로 하냐고요? 음... "랄라"정도면 될까나.
 
00096437 [] 보충 설명.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17일 [화] 02:26:07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Middlemarch)"에 "까소봉 박사"가 나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에(Il pendolo di Foucault)"에 까소봉 석사"와 "까소봉 박사"-_-; 가 나옵니다.

    두 권 모두 읽으신 분들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고 보는데.. --;

    전 아래 것만 읽으시라고 추천드리겠습니다. 이유요? 엘리엇 욜라 재미 없어요.
    -0-
 
00097211 [] 사이트 소개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18일 [수] 01:02:48
 
00098110 [] KIL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19일 [목] 02:54:06
    갑자기...는 아니지만(oho~ 독자들은 눈치챘죠? --; ) 입어보고싶은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이거 사려고 잉글란드쪽에 한 번 가볼까말까 고민중입니다. (파운드여! 떨어져라! 떨여져라!)

    머 웬만해서 저의 패션감각은 굉장히 떨어지지만 --; 글쎄요. 프랑스 밴드 KYO의 기타리스트가 입은 치마도 괜찮을 듯 해요. 이건 킬트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미국의 한 온라안 판매 사이트는 50불 정도에 살 수 있다고 나오던데.. 아무래도 옷은 직접 가서 보고 만져보고 해야.. ^^

    http://www.thekiltstore.co.uk/>Kilt Store
 
00098954 [ECON] 불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20일 [금] 02:50:36

    언제나처럼, 내사랑-_-; 르몽드 디플로마틱 6월호(좀 늦게 샀다. 우리 동네에서 안팔길래.. -.- )를 훑어보고 있었는데, 다소 놀라운 기사가 있었다. 장하준 교수가 "기고"한 것이다. 이양반이 불어도 아나? 하기사 캠브릿지 박사라면 들들 들볶였을테니 할 줄 알지도 모르겠다. 기사 주제는 "자유무역과, 미/영에 대한 환상" 정도이다. 내용? 경제사에 어지간히 관심 없으면 수면제로 매우 적합할 듯 하다. (이거 해석 들어갔다. 게시판에 올려야쥐~)

    당연한 말이지만, 이사람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른다. 단지 그의 이름세, 유명세때문에 이름만 알 뿐이며, 그가 어떤 페이퍼를 어느 저널에 퍼블리쉬했는지(미안하지만... 이 단어들은 영어로 해줘야 제맛이다. -.-; ) 전혀 모른다. 내 전공은 Theory, 그중에서도 마이크로였기 때문에, 수학적 연역법을 주로 사용하며, 이사람처럼 귀납적인 추론(얼핏 홈에서 제목만 본 퍼블리케이션들이 그랬다...)에 기대지는 않는다. ... 쉽게 말하자면, 전공이 틀리다. -_-;; 내게 있어서 그의 퍼블리케이션은 비전공자가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경제학 배경이 없는 사람들보다야 이해도가 빠를 테지만)

    여하간 갑자기 궁금해지기도하고 해서 그사람 웹을 한 번 구경해봤다. 교수진 웹은 다 폼이 있나보다. 링크가 다 나와 있어서, 여러가지 유학 조건들에 대해서도 구경하였다.

    대학원에 들어갈 때는 막연하게나마 유학이 가고 싶었다. 지금도 물론 마음만 먹으면 갈 수야 있을 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딴 데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를 안하는 바람에, 학점이 낮기는 하지만 --; 학점이 대수인가? 마음먹고 몰아쳐서 노력하면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그걸 내가 정녕 원하는 지 몰라서, 지금은 그냥 취직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이런 말을 할 때, 그리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이 아쉽기도 하지만, 뭐랄까. 그것만이 핑계거리는 아니니까 역시나 핵심 이유는 "나"에게 있다.

    나중에는 몰라도 일단은 유학은 접어뒀다.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될 지는 굉장히 불안할 따름이다. "노력하겠어요~"라는 상투적인 말로 끝내야겠다.

 
00100285 [] 고양이를 부탁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22일 [일] 08:54:50
    사실 진짜로 하고 싶던 말은, 역시나 미소녀들!! -ㅁ-)/~

    위요원의 눈으로 볼 때 이요원 역시 예쁘기만하다. (이요원 얼굴을 몰랐다. 이영화보고 처음 알았다. -.-) 무엇보다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그녀"를 닮아서였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 뭐하나 모르겠네.

    ...다시 생각해보니 그녀가 더 예쁘다. -ㅁ-;

    그건 그렇고, 이영화에서 무엇이 보일까? 잘 조명받지 못하는 한국에서의 삶, 평소에 기억못하는 삶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물론 이 영화 감독보다 그런 재주에 더 능한 사람도 있겠지만, 뭐랄까. 이런 이야기 중심의 극화에서, "스킨 딥(한국말로 뭐라고 하면 적당할까? 조건? 성공?)"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아 보이는 이야기는 역시나 시청자의 인스턴트 양심을 뒤흔든다.

    또한 과도하게 뒤흔들지도 않기 때문에, 역시나 괜찮은 소비 상품이다. 너무 차갑나? 어쨌던 난 너무나 살갑게, 따뜻하게 영화를 보았고, 매우 기분도 좋다.

    좋은 영화다. :)
 
00101710 [] 10.3 Panther 사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24일 [화] 05:20:20
    쿠퍼티노의 싼타클로스^^;께서 보내주신 스크린샷도 있지만, 누가 뭐래도 이런식으로 캠빨 사진이 "루머"답다. 매킨토시의 새로운 오퍼레이팅 시스템의 화면이다. 종전의 아쿠아 인터페이스가 아닌, 메탈룩. 버튼이나 타스크 실행 과정같은 부분은 물론 아쿠아가 남겠지만, 메탈.... 자꾸 볼 수록 멋지다.

    문제는 메탈룩 사용을 써드 파티 개발자들이 남용한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인터페이스 가이드에 메탈 부분도 있을 듯 하다. 난 읽지 않아서 모른다. -ㅁ-;

    MS가 또 얼마나 따라할 지 기대가 되고도 하고... --;

    점점 클래식의 좋았던 부분들이 합체되는 듯 하다. 그동안 애플 소프트웨어 사업부를 휘어잡았을(?) 넥스트 관련 유닉스 파들이 애플 문화를 서서히 이해해가는 듯 하다.

    결론: 9월 이후에 맥을 한 대 구입해 보시라~ -ㅁ-)/
 
00102389 [] 세상에.. 모두들 아이챗!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24일 [화] 23:37:33
    예전에 다이얼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 미국 다이얼 패드가 맥을 지원한다고 했었나, 아니 나중에 지원하겠노라고 했던가, 뭐래나. 그 이후로도 보이스 오버 IP를 응용한 셰어웨어가 몇 개인가 나왔지만 모두 허접에 없어도 되는 것들이었다.

    이제 여러분들! 아이챗을 사용하시면 내게 전화걸 수 있다!! (물론 내가 인터넷에 접속해 있어야하지만 --; )

    그런데 윈도우즈용 AIM 클라이언트에서도 사용이 가능한가? 그렇다면 펜티엄 데스크톱을 쓰고있는 집에 어떻게 말해볼까하는데...

    이번 WWDC 발표물 중에 가장 빠르게 와닿는 것은 바로 아이챗 AV!
 
00102572 [ECON] 해석 완료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25일 [수] 03:27:08

    앞서 얘기했던, 장하준 교수의 글 번역을 마쳤다. 역시나 같은 계열의 사람이 써서인지, 불어였지만 그런대로 술술 할 수 있었다. ^^;

    내용은... 한 문장으로 표현하려면 이정도가 아닐까? "자유 무역은 없었다."

    뭐, 서양경제사 어깨너머로만 봤어도 조금만 추론해보면 다 알 수 있는 사실들이다. 르몽드 디플로에 기고한 이 기사도 논문이라기보다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할 미국/영국의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일종의 길다란 리포트라고 보면 된다.

    다만 다소 놀라워했던 부분은, 각종 국제 기구들(물론 이 기구들도 미영귀축(米英鬼畜)의 지배하에있다는 지적은 빠뜨리지 않았다)이 각국 아카데미를 지원한다는 지적이었다. 한국의 대학교 교수들이야 완전히 앵글로-색슨 출신들이고, 유학생들도 거의 100% 영어권을 선호하니 한국에서는 별로 느낄 수가 없는 일이다. 한국이 그만큼 유사(類似) 앵글로-색슨 계열 국가이기 때문이다.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문제는 후진국의 대학 교수들, 특히 경제학과 대상으로 미국과 영국이 "우리 저널에 등록하고 싶지?"라는 식의 미끼를 던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폴리티컬 이코노믹스 리뷰정도 잡지에 기고하는 남미의 경제학과 교수는 과연 자국을 "위해서" 기고한 것일까, 아니면 자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증대"에 "이용"당한 것일까?

    프레시안이었던가? 대학 업적 평가제에 있어서 경제학과와 물리학과 교수들이 들고 일어났다고 한다. 박수쳐주고싶다. 나는 순수 이론을 공부했지만, 순수 이론에 대한 논문 집필도 얼마든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친미 예속성"에 대해 교수들이 들고 일어났다는 뉴스는 굉장히 신선해보인다. 게다가 그들 대부분이 영/미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이래저래... 한국은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고. 정말 "다이나믹"한 나라다. 여하간 장하준 교수의 글. 괜찮았다. 매일매일 토익/토플/GRE 공부하는 여러분들도  그 "의미"에 대해 가끔은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균형"에 가까워지지 않겠는가.

    언제나처럼 그런 "심각"한 글은 내 홈페이지 BOARD에 있다.

 
00103329 [] 오늘의 미소년!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26일 [목] 01:25:44
    PULP의 Jarvis Cocker!!

    그의 목소리는 정말 살떨릴 정도--;로 멋지며, 작사 솜씨 또한 뛰어납니다. 펄프 노래 가사를 들으면, 눈물날 때가 많았죠. 머 대학 초년때 얘기지만, 지금 들어도 이양반 멋집니다.

    새음반 준비하고있나 모르겠군요. 히트모음집은... 난 안사도 될까나~

    언제나처럼 oho~ 로! -_-)/
 
00106136 []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1,2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6월 30일 [월] 00:51:28
    한 마디로 괴로운 책이었다. -_-;

    채팅방에서 언제인가 말한 적 있는 것 같은데, 다시 태어난다면 학부는 무조건 수학과 아니면 물리학과로 가겠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파인만같은 천재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화가 나는 걸 우짜노. 도대체가 그의 유연한 지능이나, "수리적인" 사고 방식을 따라갈 수가 없잖은가.

    게다가 이사람 책 읽고나니 공부가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해진다. --;; 안그래도 누나 친구한테 유학 뽐뿌질 전화가 왔을 때 읽고 있었다.(이렇게 타이밍을 잘맞출 수가!!) 게다가 얘기하는 학교와 책에 나오는 학교가 같을 때의 황당함이란! -.-

    확실히 "자극적"인 책이다. 철없던 시절, 기호학을 해석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잖을까 이것저것 궁리했던 생각까지 나버렸다. 그렇다... 생각만 났다. 그걸 어떻게 해볼까는 전혀 모르겠다. -ㅁ-;

    움. 왠지 코멘트도 뽐뿌질 코멘트가 올라올 듯 하다. --;
 
00108019 [] 이건 월남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02일 [수] 01:02:48
    병윤이가 가르쳐줬다. "월남쌈"이라고 불린댄다. *o* oho~에 얘기했던 요리사 마이코짱이 만들어준 음식이다. 역시 채소가 들어가있고 아 이거.. 이떻게 설명을 해야하나? --;; 다시 물어봐야겠다.

    음. 요새 oho보다 여기가 미소녀/미소년 로그가 되는 듯 한데 -o-; 여기서 또 밝힌다. 마이코짱 정말 미소녀다! +_+; 오오~ 요리 자체가 맛나기도 했지만, 우츠크시하기 짝이없거니와(!) "내가 원래 불친절하지만~!"이라고 일어로 얘기하다만 일부러 못알아듣는척 했더니 더 좋아하더라.
    -ㅁ-;;

    아~ 한 번 더 얻어먹으면 좋겠어! *o*;;
 
00108913 [] 꼬시기 작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03일 [목] 08:06:52
    Opération séduction aux caraïbes

    푸하~ 도대체가 M6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지 궁금하다. 새 스타 찾기나 로프트 스토리, 독신 백만장자 여자 찾기(이거 동영상 구했다! 야호! -ㅁ-;; )에 이어서 이번의 "꼬시기 작전!"도 참... 재밌다고 해야할 지 심하다고 해야할 지. --;

    요점은 이렇다. 카리브 해안가에서 네 명의 남자가 열 두 명의 여자 후보들을 계속 골라가면서 한 주에 두명씩 집에 돌려 보낸다.(오늘 첫 회였다) 당연 몰래 카메라가 곳곳에 장비되어있지. 밤에 남자를 못꼬시면 떠나야한다. -ㅁ-;

    한국에서 이런 명랑 프로를 방영할 날이 언제 올까? 선정적이다. 남녀차별적이다 등등 지적할 수 있는 점이 많지만, 어차피 많이 팔리는 쪽으로 프로를 만들잖겠어? 점잖지 않게 사는 사람들이 꼭 "선정적"이라는 묘한 단어를 이용하면서 현학적으로 놀잖아. 점잖은 잣대를 점잖지 않아야되는 곳에 드리매는 것이 웃기지 뭐. 어차피 리얼리티도 한참 유행 탄 다음에는 자연스레 다른 장르가 나오잖을까? 재밌게 즐기면 된다. -ㅁ-

    꼬랑지. 비욘세 굉장히 섹시하다. 크레이지 인 러브 뮤직 비디오 강추! -_-d (제이지는 하나도 안섹시해! -ㅁ-) 새 스타 찾기는 레티지아 언니가 떨어져서 관심도 없어졌다. 흑. 남자들 뿐인 쇼는 안봐! (게다가 레티지아 언니 맥유저였는데! --; )

    http://www.m6.fr/html/emiss ... on2/index.shtml>공식 "꼬시기작전" 사이트
 
00110395 [] 도착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05일 [토] 01:15:34
    워터필드 사(예전에 말한 것 같은데 살까말까 망설이던 샌프란시스코 가방회사의 노트북 슬리브. 샀습니다! -ㅁ-)의 슬리브가 아침에 도착했고, 좀 있다가 블랙 스토킹 스타킹 시스터즈(맞나요? -ㅁ-;; )의 접선물품이 도착했습니다.

    오옷! 과연 검정 스타킹은 어디에!? -ㅁ-)/
 
0011247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08일 [화] 00:02:43
    아름답고 총명한 그녀(영화 대사지 아마... 원래 대사는 '그녀는 총명하고 아름다웠다'일 거에요. 퀴즈! 어느 영화일까요? 상품은 없습니다. -,.-)는 굉장히 피곤해했다. 한국 사회가 유사(類似) 병영 사회라는 사실을 말로만 그런가보다 하다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모양이다. 매일같이 출근하기 싫어했던 그녀는, 하지만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면서 계속 다닌다. 그녀에게도 말해줬지만, "그들처럼 되느냐"가 아니면, "그러기 전에 뛰쳐 나오느냐" 둘 중에 하나이기가 쉽다.

    굉장히 힘든 선택인 다음의 것도 있다. "그들을 잡아먹느냐."

    이건 안말해줬는데, 노신(魯迅 )의 소설에 나오잖는가. "다른 사람이 자기를 잡아먹을까봐 항상 두려워하고, 심지어 이웃집  개가 자기집 형에게 가까이 오기만 해도 개가 자기를 잡아먹지나 않을까 의심을 하며..." 정확히 한국 사회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본다.

    하지만, 나 자신은 그녀가 잘 헤쳐 나가리라고 생각한다. 역시나 겸손해서, 빈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녀는 자기 생각을 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안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녀는 자기의 중심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그녀는 강하다. 잘 해 나가리라 의심치 않는다. :)
 
00113448 [] 결국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09일 [수] 01:39:25
    일본어 로그도 만들고 말았다. -,.-
 
00114150 [] 아리랑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10일 [목] 00:49:24
    아리랑이 프리퀀시 등등을 바꾼 뒤로는 위성 방송에서 아리랑을 못봤었다. 그래서  인공 위성 디코더 리스토어링을 해줬지만, 그래도 디코더는 아리랑을 못찾아냈었다. (인공 위성, 핫버드... 정말 여러 나라 다양한 방송이 많다)

    근데, 맨 끝에 새로 저장되어있던 방송, "unnamed", 이거 뭔가 수상하잖는가? 오호라. 아리랑이다. -0-;

    게다가 그때 POPS in SEOUL을 방송중이었다.

    히야... 러브홀릭이 누군가 했더니 처음 봤다! 입소문이 맞긴 맞는가보다. 러브홀릭같은 밴드들이 좀더 나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 편으로는 보컬 목소리가 좀 안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러브홀릭" 곡밖에 못들었으니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자우림이나 체리필터의 보컬에 비해서는 왠지, 한국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발라드 목소리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궁금하긴 하지만 나중에 사야겠다. --;
 
00114769 [] 모로코 이모저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10일 [목] 21:55:36
 
00119655 [] 마이코상, 쿠스쿠스 대작전! 1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17일 [목] 23:09:33
    전 요리 잘 모릅니다. -ㅁ-; 이게 쿠스쿠스의 재료들이라고만 설명할 수 있을 뿐이에요. 단, 우리의 미소녀, 마이코상. 요리 전문이라서 금방 배웠나 봅니다. 각종 재료를 저렇게 다 사 모으고, 벌써 두 번째로 해보는 거라더군요.

    일단 저 재료들과, 쿠스쿠스 가루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 가루가 한국에선 팔지 않는다는... 그녀에 따르면 일본 수퍼마켓에서는 쿠스쿠스 가루를 판다고 합니다.

    대작전 2는 oho~로~ -ㅁ-)/
 
0012090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19일 [토] 19:20:53
    드디어 근무하는 기관이 방학에 들어가서 쫑파티가 있었답니다. 8시 반부터 술마시기 시작해서 새벽을 넘기더군요. -ㅁ-;; 머 어찌됐건 그날의 주 요리는 아래 사진에 나와있고요.

    이나라 파티(?) 문화의 특징이라면, 음악이 나올 때마다 나서서 춤을 쳐야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거 참. 앉아서 노가리 까면서 술마시는 문화에 젖어있는 저로서는 따라가기 벅찬 문화죠. -,.-

    신기한 점 중에 하나는, 다른 가족 축제에서도 많이 봤는데 무조건 여자들이 먼저 나서서 춤을 춥니다. 아니 아사라헤 춤은 어찌 그리 아저씨 아줌마들도 잘 치는지, 허...
 
0012243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22일 [화] 07:09:36
    BOARD에 Europe, une Convention pour rien를 올렸습니다. (당근 번역 -ㅁ-) 이렇게라도 홍보를. -ㅁ-)/

    아무리 생각해봐도 르몽드 디플로마틱은 상당히 독특해요. 르몽드의 역사와 관련이 깊긴 하지만(르몽드 출신 필자들이 드글드글 합니다. 아... 고종석씨의 서얼단상에 르몽드의 역사가 간략히 나와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그 책을 통독하시길. 그책 어느 부분에 나왔는 지는 잘 기억 안납니다. -,.- ) 재정적으로 최근 독립을 해서인지 르몽드보다는 파격적인 글들이 많죠. 물론 르몽드 디플로만 그렇진 않습니다. 가끔씩 신문 형태로 전문 영역, 이를테면 르몽드 리떼라튀르라던지, 르몽드 도시에/도퀴멍이라든지를 보면 확실히 일간지 르몽드보다는 훨씬 풍부하고 전문적인 글들이 많죠.

    머 르 뿌앙도 그렇고, 누벨 옵제르바퇴르도 그러하고, 좌우를 막론하고 프랑스 언론지들은 정말 볼만한 가치가 많습니다. 한국의 메이저 일간지들처럼 사실을 왜곡한다거나 사주의 취향에 맞는 소재만 다루는 게 아니라, 사실을 둘러싼 시각의 차이 논쟁, 뒷배경을 기자마다(필자마다) 자기만의 시각으로 다루니 언제나 새로울 수 밖에요.

    하지만 르몽드 디플로의 단점을 뽑자면... 저같은 외국인들이 읽기에는 벅찹니다. 불어 자체가 만연체적인 문장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도대체 서양의 지식인들은 뭔놈의 사전 지식이 그리 많은 건지... "이건 다덜 아니까"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문장이 너무 많아요. 내용을 이해하기는 해도 뜬구름잡는게 아닐까라는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듭디다.

    글 읽으면서 쁘띠 로베르 사전을 본 만큼이나, 쁘띠 로베르 고유명사 사전도 많이 찾아봐야했죠. 물론 우리가 그네들을 아는만큼 그네들은 우리를 잘 모르기야 하겠지만...

    여하간 공부가 많이 되는 글들입니다.

    P.S. 도대체 BOARD의 아무 내용없는 코멘트들은 어째서 생겨난 것인지.. -ㅁ-
 
00123909 [] 개미님으로부터의 엽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24일 [목] 06:24:51
    사실은 2주일 전에 온 엽서인데 이제서야 올리는군요. 개미님이 터키에서 보내신 엽서랍니다. 그동안 이집트와 요르단, 시리아를 거쳐 다시 터키로 들어가시는 모양-0-인데... 정말 여러가지 경험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이집트는 몰라도 요르단과 시리아는 관광 가는 한국 사람 거의 없죠. 부럽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안쓰럽군요.

    머 사진이야 당근 콘스탄티노플이고-,.- 뒤에 보면 이 장소에 대한 이름 등등이 나와요. 보면 볼 수록 참 신기한게 터키어입니다. 알파벳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충 읽을 수야 있지만(터키어 움라우트?도 독일어 움라우트 식으로 읽는 지 궁금하군요). 문법이 한국어와 비슷하잖겠습니까? 곧바로 품사 구분이나 그런게 되더라구요.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처음 일본어를 접할 때 생각이 납디다.

    터키는 항상 뭔가 한국과 끈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머, 탈아입구를 외치는 나라이니만큼 곧 EU에 가입하겠죠. 터키에 대해서 정치적인 면에서 하고픈 말이 꽤 많지만 앞으로 꼭 유럽 연합 덕을 톡톡히 보기 바랍니다. 이슬람 국가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니까요.

    (아참. 애포의 개미님과는 다른 분입니다. -ㅁ-)
 
00126329 [] Ghost World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7월 28일 [월] 08:58:09
    J'adore!

    이영화가 좋다면 당신도 enid틱한 부분이 당신 안에 있는 게다(아니면 수티브 부셰미의 팬이던가... 난 후자 쪽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스티브 부셰미를 좋아한다는 것도 enid틱함과 연결되지않나 싶다). 이영화가 별로이거나 싫다면, 블루브 바에 있던 그 빨간 머리 여자의 성질이 있을 게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도 대부분 enid틱한 부분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 블로긴의 enid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영화의 강점이라는 게 이런 것 아니겠나. 부조리함을 부조리하게 보여주거나, 조리함-0-을 부조리하게 보여주는 게지. 많이 배운 넘들이 읖조리는 몰개성, 혹은 인간 소외같은 거창한 말들이 바로 이런 거다. 모두들 정말 같잖은 거에 같잖게 오바하고 같잖게 착각하는 그런 같잖은 세상이 바로 고스트 월드다. enid도 내가 볼 땐 정말 같잖은 주인공이라 볼 수 있다. 지 원하는 걸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알아냈으니까. 이렇게 그녀도 같잖게 보아야, 주인공 자신도 고스트(아발론의 고스트도 이런 거였을까...)로 봐야 정말로 enid를 마음 속으로 받아들인 게 아닐까.

    주제는 이미 처음 부분에 나온다. 강당에 대고 퍽큐하는 장면. 물론 내용적으로 그 강당은 나중에 enid에게 복수를 내리지만 말이다. "개인"을 철저한 "개인"으로 배려하지 못하는 세상 따위는 정말 멸망해도 좋을 세상 아니겠어? 이건 코메디를 가장한 비극이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알면서 당하는 세상인데, 비극이 아닐 수 없잖은가? 이미 장미의 이름에서 희극론은 호르헤가 불태워 없애버렸다. 따지고보면 모든 성장스토리는 결국 비극스토리에 다름 아니다...

    i really hate to say about this but... 2년 전에 버스는 끊겼다. 나도 당신들하고 어울릴 수 밖에 없도록 세뇌당했고, 당신들도 마찬가지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난 enid틱하다고 자위는 해보지만 신이 내려다보시면 "나름대로의 enid"들에게 한 마디 빈정대지 않을 수 없을 게다.

    "훗. 같잖은 것들..."

    그래도 enid의 비극을 비극으로 만들지 않아야 할 것 아닌가. 결국은 enid가 못되더라도 enid에 가까워져야한다. 명랑 사회가 별 건가. 이게 명랑 사회지.

    P.S. 타이틀의 서체가 참 예쁘다...
 
0013014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03일 [일] 01:52:48
    그동안 지윤이와 은이가 놀러왔었거든요. 모하메디아 민박집, 쌉니다. 이번에는 CD 한 장과 밥으로 해결! -ㅁ-;

    머... 어쨌건 다시 혼자가 되었고 이제는 마이코상이 준 후리카케로 연명-0-을!

    야... 저도 이제 어른이니 어른답게 이것을! -,.-
 
00130742 [] Wikiki Brother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04일 [월] 05:56:23
    하... 이영화도 눈물내는 영화다. 보면서는 멀뚱댔지만 보고나니 눈물이 맺히네. 이 눈물은 또 뭘까. 안타까움일까? 뭐 나도 그렇지만 내 로그 보는 대부분의 '당신'들도 주변에 모두 '싱글즈(이영화 못봤다. 당연한가? --; )'에 나와도 될만한 멋진(하지만 그저그런...) 친구들 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분명히 '진짜 마이너리티'는 이렇게 살갑게 존재한다. 내게는 안타까움의 대상일 뿐이지만 이들 입장에서는 그런 안타까움조차 '사치'로 들릴게다. 뭐... '안타까움' 한 번 느껴주시고 한 번 울어주신 다음에 다시 '고급틱한' 문화를 즐겨주시면 되겠지.

    ...내가 말해놓고도 내가 참 재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그런 걸. 타자(他者: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에 관심 가질정도의 여유를 가진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리라.

    그래서... 이영화도 SIS님이 어디엔가 말씀하신 것처럼(이영화에 대해서는 아니었지만) "있어서 다행인 영화"중 하나 되시겠다. "세 친구"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내용이야 왠지 비슷할 것 같다. 중간중간에 저건 왜 끼어들어간 장면일까 하고 안타까운 장면들이 몇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들이 한국 영화를 '고급'으로 만들어준다고 본다. 드라마로 해도 될만한 내용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이런 살가운 이야기는 영화가 아니면 제 맛이 아니다.

    이건... '진짜' 영화다. 칭찬이다. 물론.
 
0013240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06일 [수] 20:13:03
    이건....이건........!!

    파전과 냉면!!! -ㅁ-)/

    마이코상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국 요리책을 갖고 왔더만요. 저한테는 작년에--; 당시 대사 사모님에게서 받은 인스턴트 냉면(3~4인분!)이 있었고요. 여하간 오늘의 파티는 냉면과 파전이었답니다. (처음에 레이멘을 라멘으로 잘못 알고 라멘을 가져가기도 했었더랬죠. -,.-)

    이나라 파를 잘 안먹는지, 네 곳의 수퍼마켓 중에 단 한 곳에서만 다 시든 파를 팔더군요. 어쨌던 본토인-0-의 감정을 받아보겠다고 메뉴얼 봐가면서 열심히 만드는 미치코/마이코 상에게 감밧떼네~할 수 밖에 없었죠. 냉면에 대해서는 스프가 없어서 못했다면서, 인스턴트라고 오히려 잘됐다고 하더군요. -ㅁ-

    여하간 맛은 대단했습니다. 오홋홋. 같이 마신 술이 맥주라서 좀 그랬지만 --;

    근데 그때 왔던 모로코인이 한국 그룹 "신화"를 알더군요. 오호... 걔네 무용단인데, 어케 정확한 의미를 설명할 지 몰라서 "난 걔네 별로 안좋아해"라고 해줬죠.
 
00133359 [] Tears of the Su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08일 [금] 07:21:10
    일단 나이지리아가 왜 무대인 지를 알 수 없어요. 종족 이름은 가상인 듯 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이 코트디부아르였거든요. 나이지리아는 사하라 이남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안정된 강성대국-0-;입니다.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시대 배경이 언제인지도 나와있진 않은데... 등장하는 미군 장비를 볼 때 그리 먼 옛날은 아닌 듯 합니다만 알 수 없군요.

    글쎄요. 일단은 밀리터리 매니아들이나 좋아할만한 영화일지도 모르겠어요. 일단 등장하는 미군들 장비가 굉장히 눈에 튀고 밀림 내에서의, 그리고 부락 장악 시의 전술에 대해 신기한 면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러라고 만든 영화는 아닐 겝니다.

    그렇다면 미소녀 벨루치를 위한 영화? 이탈리아어로 욕을 하는 장면 빼고는 그다지 멋지게 나오진 않습니다. (히야. 단어 몇개는 알겠는데 뜻은 모르겠군요. 통빡 이탈리아어 알아봤자에요. 직접 부딪히면 정말 모르겠습니다. --;;) 여하간 내용상으로 저는 켄드릭스(벨루치) 박사를 절대로 이해 못하겠더이다. 물론 그랬더라면 영화 내용 자체가 성립이 안됐겠지만, 저같으면 그냥 다 버리고 처음부터 깔쌈하게 탈출했습니다. 종족분쟁이 도대체 아군이 누구고 적군이 누구겠어요. 자기 환자들과 친구들을 미군을 이용해서 탈출시키겠다는 건 넓게 보면 그리 칭찬받을만한 행동은 아니라고 봐요.

    즉... 제가 그렇습니다. 브루스윌리스의 대사에도 나오지만 "퍽킹 디플로마시"이죠. "~맨"류의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와 같아요. 도대체 선진국들의 립 서비스들이 실제 아프리카인들에게 어떻게 들리는 지 알기나 할까 모르겠습니다. 빵과 안전만 보장해준다면 이들은 예수천당 불신지옥 선교사건, 알라 후 아크바르 모스크건 가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말입죠.

    즉... 개입할 땐 어차피 없는 국제법 따지지 말자는 거에요. 시락이 올해초 아프리카 회의에서 어떤 립서비스를 했던지간에 이들은 프랑스가 G8 농업보조금 정책을 확실히 없애주길 원합니다. 자기들 장사가 안되면 중앙 열대쪽처럼 식인을 할 수 밖에...

    다른 데(요컨데 체첸이나 구-유고)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도와주려면 실제로 눈에 보이는 행동이 제일입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철저하게 국익이나 따지는 편이 오히려 이들을 도와주는 일이에요. 브리짓 존스가 체첸 어쩌구 할 때 그장면을 실제로 체첸사람들이 보면 어떤 감정이겠어요? 물론 아프리카가 형편없게 되어버린건 근본적으로 white men's burden(누구책이었죠? --;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백인이 죄를 지었네 말았네 립서비스만 계속할 순 없습니다.

    따라서...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작년의 코트디부아르나 올해의 라이베리아(둘 사이에는 정치적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만 다른 기회가 생기면 말씀드리죠. 저도 아직은 잘 모릅니다. -ㅁ-; 인샬라~)에 개입한 프랑스와 미국에게 좋은 시각을 가질 수야 없어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달리 우짜라는 겁니까.

    여담) 딱 네 나라 되겠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는 정말 대국입니다. 끊임없이 군대를 실전 훈련--; 시키니까요.
 
00135021 [] 메이드 인 맨하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11일 [월] 10:01:10
    우선적으로는 제가 사랑하는 남자 배우 중 하나인 랄프 파인즈가 왜 이런 영화를 선택했는 지가 궁금하더군요. 이런 영화는 역시 리차드 기어 형님이나 줄리아 로버츠 언니가 나와줘야 제맛 아니겠습니까. -ㅁ-

    하여간에 순전히 파인즈때문에 본 영화에요.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 그래서 영화로만 계속 재탕 삼탕하는 그런 이야기입죠. 양념들이 다를 뿐 아니겠어요. (좀 지나면 여자 상원 의원과 남자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가 나올 지도. -ㅁ-)

    그런데 정치가가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우디 알렌 영화 중에 뭐더라... 에브리원세즈아이러브유였던가요? 한 민주당 지지 집안의 아들이 감히(!) 공화당을 지지하다가 머리를 크게 다치게 되고 다시 제정신에 돌아오는 내용이 있었더랬습니다. 역시나 시대가 바뀐게죠. 사려깊은 공화당 상원의원 마샬이라는 극중 파인즈의 이름은 섬 이름보다는 한 장군을 더 떠오르게 합디다.

    공화당 선전 영화인 이런 영화가 나온 걸 보면, 영국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어느 시대에는 어느 정당을 찍는다고 해야 "쿨"하다고 하는 그런 게 있는 모양이에요.(그래도 우디 알렌이 설마... 부시는 안찍었겠죠? 순이씨는 잘 있나? 이게 언제 이야기인지 --; ) 90년대 후반 브리티쉬 썰렁 코메디에 "블러디 블래~어"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거 보면 참 재미납니다. 근데 마리아 슈라이버는 왜 남편을 민주당으로 못꼬셨대요? 케네디가 여자로서 남편을 공화당 후보로 내보낼 생각을 허락했다니!

    이거 참, 별별 잡생각이 -,.-;

    등장인물 중에 프리실라 로페즈라고 나오더군요. 위 마리사의 어머니로 나오는데, 실제로 제니퍼 로페즈와 인척 관계인 듯... 하기도 합니다. 허~
 
0013502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11일 [월] 10:03:32
    이건 흔히들 케밥으로 알고들 계시는 샤와르마(터키음식으로들 알고 계십니다만 원래 레바논/시리아 전통 음식이올시다). 올린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아 여기 말고 제 진짜 로그에서입죠. 에헴~) 하릴 없이 사진쳐다보다가 발견해서 올립니다. 카사블랑카 괴테 인스티투트 근처에 있는 샤와르마 전문 식당인데 여기 참 맛있어요. 누구든 오시면 여기서 대접해드립죠. :P

    메뉴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뻘건 건 볶음밥이고요. 고기는 닭고기에요. 여기에 이제 얇은 빈대떡같은 빵에 쌈싸 먹는답니다. 물론 샌드위치로 파는 것도 있어서 정말 샌드위치 형태로 먹을 수도 있죠.

    흠흠... 카사블랑카에서 제가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곳이랄까요.
 
00137349 [] 새로운 유행, 블로그 (거...거창한 제목! -ㅁ-;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14일 [목] 07:28:34
    환경에 대한 이야기 외에는 별다른 과학/기술 분야의 글이 잘 눈에 띄지 않는 르몽드 디플로마틱에 웹로그/블로그 분석 기사가 이번 8월호에 있더군요. 원문을 원하신다면(원하신다면... -ㅁ-) 제게 메일보내십쇼. 온라인에는 안올라가기 때문에 손수 타자한 다음에 번역해봤습니다. -ㅁ-;;

    개인적으로는 여기 블로긴도 그렇고 정말 제가 친한 사람 로그가 아니면 잘 가지도 않죠(코멘트는 더더욱...!). 좋게 말하면 중독이 아닌 거고(아니... 이나라 인터넷 상황상 중독이 될래야 될 수가 없죠. -,.-), 안좋게 말하면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넓히는 일에 별다른 흥미가 없다는 해석을 할 수 있겠습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웹로그의 제일 큰 역할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일 겁니다. 저자가 잘 알려주고 있군요.

    언제나처럼 제 원래 홈페이지 BOARD에 올려뒀습니다. 애포에도 올릴까나...?

    에라. 올리자~ -ㅁ-;;
 
0013820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15일 [금] 16:53:28
    머리가 좀 길어지다보니 자연스레 사게 되더군요. 다음 목표는 베레모자를 생각했는데... 의외로 "에어콘나오는 가게" 중에서는 없더군요. 더워서 발품팔기는 싫고... 카사블랑카 트윈센터로 원정쇼핑을--; 가야할 듯.


    ...마음껏 상상해보세요.
    사진 공개는 없소이다~ -ㅁ-;
 
0013879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16일 [토] 15:23:08
    아 이거 이렇게 피곤하게 결혼식을~ -ㅁ-;

    대사관에 근무하는 사이드의 결혼식이 카사블랑카에 있었답니다. 저녁 9시 좀 넘어서 도착을 했었죠. 생유(生乳)를 먹어야 입장할 수 있고, 역시나 아시아인들은 동물원 원숭이! -ㅁ-)/ (그래도 대사도 동반했으니 ... 험험)

    그 다음부터는 밴드들의 아랍식 음악이 기일게 이어집니다. 여자들이 잔뜩 나와서 춤을 추죠. 엉덩이에 맨 줄 같은 게 특이하죠? 조그마한 종 같은 게 달려있는데, 여자들 춤이 엉덩이와 상체를 따로 격렬하게 움직이거든요. 그걸 위해서 저렇게 단다고 하더군요. 여담으로 이집트 등 마슈렉(해뜨는 곳, 즉 걸프쪽이죠)의 결혼식에서는 남여가 따로 논댑니다.
    (밴드가 바로 뒤에 있어서 귀가 멍멍~ =.=)

    다음 사진은 oho~로 -ㅁ-)/
 
0013968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18일 [월] 07:53:41
    아~ 아름다운 허마이오니!

    하리 포터군, 귀엽긴 귀엽다만, 넌 악당을 물리치기만 하렴. -ㅁ- 지니 위즐리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긴 했다만 지니는 정말 아직 어린 걸~.
 
00140428 [] Classic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19일 [화] 08:41:01
    연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환타지가 다 들어있다고 볼 수 있을까나... 고등학교, 원두막, 귀신이 나오는 집, 편지, 친한 친구와의 삼각 관계, 필요할 때마다 넘어지거나 병원에 입원하는 여주인공, 입대, 엇갈린 결혼, 자식들의 운명, 우연 등등, 저 중 하나라도 있으면 정말 특이하다 볼 수 있거늘, 이 영화는 연애에 대한 종합선물셋트를 제공한다. 사실 당신들도 연애하다가 저런 일들 있으면 좋겠지?

    나로서는 저 중에 ... 흠. 원두막이랑 엇갈린 결혼(따라서 자식들 어쩌구하는 것까지 -ㅁ-) 말고는 다 경험해 보았군. --;; (날 잘 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산하지 마시라... 당신들이 모르는 일도 많이 있을 듯 -0-) 당연히 모두 각각...은 아니지만 여하간 한 명과 일어난 일들은 아니다. 어떻게 저 많은 사건들을 한 명과?? 따라서 이 영화는 그만큼의 욕망을 파는 것이며, 환상을 보면서 작은 만족을 느끼면, 그게 다이다. 더 무엇을 바라리.

    불만이 있는 부분들이야 많이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러분들 마음속에 남아있는 "연애다운 연애", "남자친구다운 남자친구", "여자친구다운 여자친구"가 그대로 나옴에야 이거 내 욕심대로 영화를 고친다면 제목이 "그로테스크"정도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_-;

    그럼에도 제일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역시나 극중 남자/여자의 캐릭터들인데... 그 주제에 대해선 다음 재료가 나타날 때 다시 말해보겠다.

    P.S. 실제로 전투할 때에는 철모 목끈을 빼고 하는 걸로 아는데...(안그러면 목이 날라갈 가능성이 많으니까), 그리고 조인성 연기가 참 마음에 안든다. 손예진은 역시 미소녀! -ㅁ-)/
 
0014376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24일 [일] 10:24:31
    도대체 왜이러는 지... 정말 "오바"하더군요. 공항에 환송객을 못들어가게 막다니. 카사블랑카 공항으로 오거나 가거나, 공항 안에는 현재 해당 일의 비행기 표와 여권이 있어야지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여권을 가져갔지만 여권만으로 안들여보내주데요.

    허나 위에층(출발 터미널)으로 가서, "아, 안의 친구한테 뱅기 표가 있어유~"하면 또 들여보내주고...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오랜만에 공항 가서 정말 이나라 당국에 실망하고 왔답니다. 다만... 귀국 코스를 어떻게 할 지 즐거운 고민이.. 헤헤 ^^

    파리로 가려면 새벽 5시쯤에 나가야하고, 밀라노나 스트라스부르로 가려면 밤 11시 비행기더군요. 암스테르담은 새벽 1시. -0-

    런던...을 알아볼까나~?
 
0014497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26일 [화] 07:50:23
    Cotton Club과는 전혀 다른 영화더군요. 리챠드 기어와 비슷한 배경 때문에 직접 보기 전에는 리메이크가 아닌가 했을 정도였답니다. 그런데 잘은 기억 안나는 데 플롯 구조가 예전에 봤던 한 뮤지컬과 똑같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보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기억력이 들쭉 날쭉 하기 때문에 "~것 같다"만 가지고서는 함부로 말할 수 없겠지만, 뭐 그런 생각이 듭디다.

    또한... 생각만큼 대단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아요. 다만 뮤지컬을 더 보고 싶어지네요. ^^
 
00145728 [] 삽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27일 [수] 09:51:28
    관련 로그

    허.. 꿍꿍은 역시 나의 후배! -ㅁ-)/   (...그런 글을 다 저장해 놓다니 -0-)

    나우누리 XX동에 제가 유행시킨 말 중에 하나입죠. 거기서 "삽질"은 좋아하는 상대가 자기도 좋아하지 않을 때 하는 온갖 표현이나 행동을 의미했어요. 항상 그러기 일쑤잖아요. 큐피드는 어려서 그런지 실수를 많이 저지른답니다.

    우짜겠어요. 큐피드가 아직 철이 못들었다면 인간이 직접 해결해야죠. 뭐 이것도 천시(天時: 여기에 후리가나가 가능했다면 가다카나로 타이밍이라고 적었겠죠. 이거... 일어의 장점! 핫, 삼천포! -0-)가 맞아야 하겠지만 뭘 어떻게 할 지 "선택"정도는 운명의 신도 너그러이 봐줄 겁니다. 사실 본질은 간단해요.

    가짜는 진짜를 이기지 못합니다. 이거 하나만 명심하세요. 성공을 하건 실패를 하건 결국은 모두 진짜가 너도 이기고 나도 이기는 거에요. 다시 말하건데, 사랑하는 만큼 그이를 사랑하시길.
 
0014695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29일 [금] 05:54:32
    조금있으면 엠티비 비디오 뮤직 어워드 2003 시작!! 잠 못자겠군~ ^^

    인상깊던 싱어가 있나요? 2002년보다 대스타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설마 치와와가? -ㅁ-;
 
00147479 [] H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8월 30일 [토] 05:05:12
    언제까지 있었는 지는 모르겠는데(2001년 초반 이후로 잘 안해봐서 몰라유~), 펌핏업에서 하드 스테이지로 가면 맨 마지막(세 번째 판)의 선택곡들 중에 Hypnosis가 있었어요.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였답니다. 리듬이 느리면서 매우 불규칙하기 때문에, 엑스트라바간자나 미스터 라푸스처럼 무식하게 빠르고 어려운 곡들보다 밟는 재미가 났었죠.

    ...그러고보니 20대가 펌프를 하려니 느린 곡을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는 -0-
    (10대들은 빠른 곡들도 거침없이 잘 하더만~)

    아..아니 하여간 영화 "H"의 H가 히프노시스였다... 뭐 그런 얘깁니다. -ㅁ-

    허. 조승우가 여기에 나왔었더군요. 앞으로 어떤 역을 계속 해 나아갈 지 주목됩디다. 그나저나 이 영화가 제기하는 문제는 낙태에 대한 것이겠죠. 과연 궁금해 하실 지 모르겠지만 --; 아랍권에서는 낙태를 하느냐? 허용하느냐? 이슬람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건 없어요. 임신 개월수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좀더 계율이 엄격한 걸프지역은 모르겠지만 이쪽은 그래요. 다만 수술의 질, 퀄리티때문에 유럽에 가서 해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죠. 뭐... 아예 근본적으로 막아놓았던 에이레나, 낙태의사를 총으로 쏘는-0- 미국보다는 나은 거겠죠. (미국. 지금도 총으로 쏘나요?)

    사실 원치 않는 임신이란 거. 피임 교육만 잘 받는다면 전혀 문제가 안될 듯 한데요. 그러면 낙태를 하느냐 마느냐 따지는 경우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되, 중고등학교 내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하던 지 해야겠죠. 아이들은, 청소년은 순수해야한다는 판타지부터 깨부순 다음에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겁니다.

    뭐 어른들조차도 명랑 생활을 남들의 이목때문에 대놓고 못떠드는 처지이니 요원(遙遠)하긴 합니다...
 
00148337 [] DD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01일 [월] 06:03:14
    에... 뭐 아래 로그의 2001년 운운 하긴 했지만 그당시에는 펌핏업보다는 드럼에 더 심취했었어요. 한국에서는 퍼큐선 프릭스, 일본 이름은 드럼매니아로 알려진 그것입니다. 어쨌건... 실명(實名)이 다수 등장합니다. -0-

    리듬 오락을 처음 경험해본게 98년 아니면 99년이었을 거에요. 주선이가 학교 앞에 열라 재밌는 오락기가 생겼다면서 저도 이끌려서 가게됐습니다. 다름아닌, DDR! 주선이나 그때 같이 했었던 세영이는 한 번 해보고 뭐 그다지 중독-0-되진 않은 듯 했는데(요새 잘 지내? -,.-), 전 거의 매일 해댔죠. 저절로 "매니악" 모드로 넘어가게 됩디다.

    펌핏업이 일본 DDR을 베꼈네 마네 당시 말이 많았지만, 뭐... 펌핏업도 해보니 괜찮더군요. 이건 아마 99년도 중순쯤에 처음 시작했을 겁니다. 이건 다영이가 처음 소개해줘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DDR보다는 워낙에... 쉬워서-ㅁ-; 더블 모드로만 했답니다. 사실 DDR은 더블 모드로 할 경우 두 곡밖에 못하지만(싱글은 네 곡인데!), 펌핏업 같은 경우에는 더블 모드로 해도 세 곡을 연달아 할 수 있으니 이 아니 기쁘리오~. 결국은 펌핏업만 하게 됐습니다. 지금 하면 절대 못할 듯. 다 까먹었시유~ --;

    음... 같이 했던 애들 중에선 역시 미일이가 제일 잘했던 듯! -ㅁ-)/

    시간날 때마다 오락실에서 춤추고 뛰어다니는 대학원생, 그게 저였죠. 아 옛날이여~ -ㅁ-)/
 
00150376 [] 불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04일 [목] 08:42:03
    하나하나 다 설명하면서 쓸까 했더니 엄청 길어진다. 간단 간단하게 넘어가겠다. 단락 하나 하나가 수십 장씩은 족히 나올만 하니까...

    지금, 참으로 불길하기 짝이 없다. 중국이 군대를 북한 국경으로 이동 배치했다는 뉴스에, 러시아가 유사시에 북한을 폭격할 수도 있다는 소식. 여전히 호전적인 미국의 나랏님들 소식.

    게다가 6자 회담... 결국 미국만 얻을 거 다 얻고 끝났다. 왜냐고? 정말로 북한 멸망이 미국의 목표라면 이른바 회담은 명분 쌓기의 일환이니까. 실제로 행동에 들어가기 전까지 미국은 단계적인 '북한 왕따'에 들어가는 듯 하다. 온건파 파월과 매파 럼스펠드가 서로 충돌했다고? 어허~. 이라크로 가는 길을 모두 파월이 닦았음을 모르시나. '북한 왕따'에는 온건파나 매파의 구분이 없다. 중국은? 인텔 공장 하나 얻었다. (한국도 연구소 하나 얻은 모양이다. 이건 애플포럼에서 봤다. --;; ) 게다가 통일 한국은 중국에 조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이 없어지건 말건, 한국인이 수백만 명 죽건 말건 상관 없다는 문건들이 조금씩 새어 나온다...

    일본? 도대체 외교 면에서는 대책이 없는 나라다. 누구 좋은 지 알고서 납치 문제를 꺼내는 거냐. 부르르... 너네 독립국 맞어? 한국도 미국의 한 주나 마찬가지만 말이다. 당신들이야 11월에 의원 선거가 있으니 뭐라 대담하게는 못나가겠지. 지금 상황 여러모로 한국의 친구는 러시아밖에 없다.

    최악의 상황? 언제나 그래왔듯이, 한국은 "사후 통고"의 대상밖에 안된다. 한강 이북의 인구들은 대부분 죽거나 다치겠지? 더 끔찍한 부분은 그 다음에 북한에 들어갈 군대가 한국군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유사 법제가 괜히 통과되었겠는가. 분명히 미군과 일본군이 동시 진주한다... 북한 국경으로 이동중인 중국과 러시아군도 괜히 거기 가겠나.

    최선의 상황? 당연하지. 더더욱 퍼주기를 해야한다. 돈이 가는 곳에는 전쟁 없다. 한국 외교관들 뭐하러 이렇게 뜸들이는 지 모르겠다. 해상 봉쇄 막았다고 끝인가? 뭔가 좀 보여 달란 말이다. 언제까지 미국만 핥아줄 건 지 모르겠다. 북미 동시 이행 소리가 나오는 건 좋은 신호다. 근데 뭔가(!)가 더 보고 싶다.

    주안점은 '미국 왕따'에 있다. 미국만 가만 있어주면 평화를 이루기 훨씬 쉽다. 11월. 고이즈미가 한 번 더해주시라. 이긴다면? 김정일 한 번 더 만나야 한다. 미국? 뉴욕타임즈여. 워싱턴 포스트랑 WSJ한테 한 판 더 붙어주시라. 부쉬 인기는 지금 상태로 가다가 나중에 선거만 안되는 편이 좋다. 대만? 좀더 미국에 알령거려주시길. 그러면 강택민이 더 힘을 얻는다. 후진타오 아직 못믿겠다...

    한국. 해외 거류민들 가슴 떨어지게좀 하지 말아라. 유니버시아드 내내 가슴졸이면서 지냈다. 핵문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지만 왠지 진짜 위기가 그전에 올 것 같기는 하다...

    우리들이 할 일? 뉴스 항상 보시고 기도 열심히~ --;
 
0015095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05일 [금] 08:49:26
    http://news.hankooki.com/lp ... 3090317485423920.htm

    정말 '한국말을 제일 아름답게 쓰는 사람' 중의 하나랄 수 있다. 무릎을 치며 읽는 날 떠올리면 역시 난 우파다. 단 이분의 소설은 좀.. --;;

    좀더 보론을 해보고 싶긴 한데 요새 출근 시작했는지라 바뻐여~*
    =3==3
 
00151946 [] 물고기 자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07일 [일] 02:13:35
    음... 이미연 말고는 참 연기들이 어색해서.;; 그래도 예전에 보고 싶었는데 못봤던 거 봐서 다행이다.

    한 번 생각해 봐야할 주제다. 로맨틱은 로맨틱 코메디는 물론 로맨틱 호러 무비도 나올 수 있으니까. 사랑은 self-fulfilling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self-destroying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자기 쾌락을 느끼니 이건 서로가 뭐라할 수 없는 거다. 영화로 들어가서 볼 때도, 대사에 직접 나오기도 하거니와, 이건 누가 잘못했다고 할 수가 없는 문제다. 풀필링이 안되면? 디스트로잉만 할 수 밖에. 주인공들은 철저히 파괴된다.

    당연히 이건 자신에게, 혹은 상대방에 대한 폭력임에 다름 아니다. 논리로 해결이 안되는 건 주먹이 먼저 나가지 않나. 사랑도 상호간에 합의가 안되면 그대로 폭력으로 바뀐다. 문제는 이게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사실 "원칙과 상식으로 대화해야지 폭력은 싫어염~*" 이러면서 거짓 웃음과 위선으로 헤어지는 것이 더 폭력적이지 않을까. 사랑은 사람 한 명이 들어가는 하나의 마음에 두 명을 집어 넣으려 하기 때문에 벼라별 문제가 다 생겨난다. 연애해서 결혼하는 걸 신선하게, 아니 신기하게 여기는 게 이유가 따로 있지 않다.

    그럼 뭐냐. 언제나와 마찬가지. 이건 100% 개인적인 거다. 스스로 뛰어들어서 자기만의 공식을 만들길.
 
00153130 [] 고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09일 [화] 05:28:08
    박노자 책 보고 생각난 건데, 아무래도 전 1950년대 신문도 잘 못읽을 것 같아요. 한글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한자보다는 알파벳에 더 친숙하기 때문이죠. (다...당신들도 그렇지? -ㅁ-;; ) 한글로 쓰여졌다고는 해도 조선 시대 후기 소설 읽기도 좀 벅찰 듯 싶습니다. 이게 한국 청년들만 그런가...

    ...네. -ㅁ-;

    영어건 불어건 고어다운 고어를 찾아보려면 오백여 년 전 것을 뒤져봐야 제맛이거든요. 이탤릭 서체가 르네상스 때 처음 나왔다던가요? 즉 인쇄 품질만 좋다면, 서양의 똘똘한 소녀/소년들은 웬만한 고전들을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전에는 쓰였다가 거의 안쓰이는 언어로 쓰여진 것만 제외한다면요. (켈트어 글 보신 적 있습니까? 뜻은 고사하고 읽는게 아주 골때립니다. -0-;; )

    아랍어도 아랍어 자체가 모하메드 시절에서 변한 부분이 거의 없으니(신의 말인데 누가 감히 고칩니까 -0-) 이쪽의 똘똘한 청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마음껏 공부할 수 있죠. 일어는 일어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모르겠는데...

    ...그래도 일본은 번역의 천국 아니겠습니까! -ㅁ-)/ 타이쇼 시절의 夏目漱石 글이 읽을만 한 걸 보니, 아무래도 메이지 시절의 글과 현대문이 별 차이가 없는 듯 싶네요(아시는 분들 계시면 가르쳐주세요~).

    왜 그런가는 결국 한국말의 수많은(수많았던) 한자 어휘때문일 겁니다. 해결하려면 그만큼 다양한 번역본들이 나와야 할텐데, 1차 사료(史料:원문)야 당연히 전문가들 몫이니 그렇다 치고서라도 2차 사료(해설)가 풍부해야 할텐데 ... 그렇지가 않죠?
 
0015408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11일 [목] 01:48:29
    지금이야 유유자적이지만 나도 귀국하게 되면 설날/추석을 지내야 할테고, 아직 미혼으로서 추석을 지겨워할 게 틀림 없다. 하지만 추석을 싫어할 수 있는 권리는 미혼 남녀들의 특권일 수 밖에 없잖나...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하면 아무래도 가족이 만들어지고, 다른 가족에 속하기에 추석은 '의무'로 변하더라구...

    한국이 공동체, 가족주의 어쩌구 허튼 소리 내뱉는 할아범들(그리고 유사(類似) 할아범들)에게는 살갑고 더도 덜도 말아야할 추석이겠지만, 그런 풍습은 후진 사회 어디에서나 있는 거다(그리고 정치적 보수파는 언제나 가족을 싸고 돈다...). 개인을 개인으로 놓아주지 않는 거. 그게 바로 후진 사회지 달리 뭐겠어. (후진 쁘띠라고 불러도 무방하겠다)

    한국(인)도 아직(도대체 언제까지...--; ) 국가가, 사회가, 지역이, 가족이 개인을 놓아주질 않기에 앞으로 소위 '명절'이라는 행사에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두렵기까지 하거든.

    '추석 잘 지내길'이라는 말도 그리 편하게 들리는 말은 아니야...
    도대체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갈려는 걸까나.
 
0015472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12일 [금] 23:53:45
    허허... 예전에 내가 그녀를 좋아했었지. ('한때'라는 말보다는 좀더 배려한다는 뉘앙스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내 생각이다. -0-) 운전 연습한다는 그녀와 한강 주변에서 비오는 날 온갖 모험을 했을 때가 기억나는구마(...사고날 뻔도 했었다! 내차도, 그녀차도 아니었는데! -ㅁ-; ).

    하여간에 그녀는 곧 결혼한다. 축하한다고는 말했지만 그다지 기뻐할 것도 아니고 슬퍼할 것도 아닌데, 그래도 뭔가 마음이 평화롭지는 않은 것 같아서 글을 남긴다.

    뭐 잘 살 것이다. 너도 나도 모두들 잘 살 것이다.

    계산 하지들 마시라. 이 페이지 보는 당신들은 모르는 미소녀니까. :P
 
0015591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15일 [월] 07:56:39
    미스..어쩌구 선발하는 대회를 평생 처음으로-0-봤어요. 토요일, TF1에서 했던 미스 유럽 선발대회지욥. 미소녀들이 듬뿍 나오니 눈이 즐거울 뿐만 아니라 팽팽 돌아갑디다. =o= 무엇보다 각 나라 대표들이 오뜨 꾸뛰르 쇼하는게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전문 모델들은 아니지만, 역시 프레따포르떼와는 달리 옷과 그네들의 몸에서 동시에 감동을 느꼈어요. (그러나 웹에는 대부분 비키니 사진들만 올라옵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이르는 그녀들의 자산인 몸을 가지고 미인 대회를 연다... 40대에서 60대 초반에 이르는 아저씨들(여자들은 거의 안나오데요)이 그들의 자신인 돈과 명예를 가지고 성공시대에 출연한다...

    뭐 수많은 예를 더 들 수 있겠습니다. 당장에 포츈 500대 기업 목록도 미인 대회와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실제로 케인즈였던가요? 주식 투자를 미인 대회로 비유했던 사람이) 전 미인 대회에 전혀 불만 없습니다.

    또한 안티 미스 코리아 대회에도 전혀 불만 없고요. 그건 그거대로 다른 의미가 있으니까요.
 
0015648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16일 [화] 01:50:29
 
00157723 [] 여왕과 어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18일 [목] 02:38:22
 
00158466 [] 여기도 써야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19일 [금] 02:50:53
    제 월페이퍼

    1280X960 사이즈에요. 마라케시의 마조렐 공원의 건물 사진과 합성 시켰습니다. 맛배기--;는 아래에~
 
0015896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20일 [토] 00:31:51
    꿰베꾸아와 프랑세들간의 불어 발음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마그레브와 마슈렉의 차이도 굉장히 심하죠. 뿐이겠어요.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도 발음/강세가 꽤 다르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미국에 한국인이 한 이백만 명 정도 있나요? 예전처럼 대규모 이민의 시대도 당분간은 더이상 안올 듯 하고, 여기는 완전히 다른 언어 환경일테니 앞으로 한 이백여 년 지난 후에 미국 땅에서 세대에 세대를 거듭한 한국인들의 한국어와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한국어가 어떻게 달라질지 굉장히 궁금해 지네요. 분명히 유의미한 차이가 생길 거 같은데 제 살아 생전에 확인하진 못할 듯 싶습니다.

    당장 지금도 중앙 아시아 한국인들의 한국어나 중국에 사는 한국인의 한국어도 굉장히 틀리다더군요. 자이니치(在日)들과 우리들의 한국어도 매우 틀린 거 같습니다. 자이니치들의 한국어엔 확실히 일어틱한 표현이나 어휘가 그대로 묻어나오는 듯 싶더군요.

    하기사 북한말도 어휘는 물론 발음과 강세가 꽤 생경스러우니...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들도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겝니다. 앞으로가 매우 매우 궁금해지는군요.
 
00159989 [] 어머나 -0-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22일 [월] 06:04:51
    다르다와 틀리다를 섞어서 썼군요. 문맥 그대로 '틀리다'라는 뜻을 갖는 상황이 매우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 그냥 섞어서 씁니다만, 제가 그렇게 쓴다는 건 국어를 확실히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사전적인 의미는 같지 않거든요. (사전적인 의미만 따라하면 제맛이 아니기도 하지만. ^^; ) 물론 국문법은 "성격이 틀리다."라는 식으로 틀리다에도 '다르다'의 뜻이 있음을 인정하긴 하며 둘의 차이는 '뉘앙스'에 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틀린 건 틀린 겁니다. -ㅁ-
    하지만 다른 건 다른 겁니다. -ㅁ-

    전자는 자신에 대한 잣대이어야 할 테고, 후자는 남에 대한 잣대이어야 할 터. 섬세한 구분으로 이뤄진 문장은 따분하기 짝이 없겠지만 그건 그만한 보상을 해줘요. 일필휘지(一筆揮之)의 박력으로 이뤄진 문장도 그만한 대가가 따릅니다. 이 블로긴에 전 카테고리도 귀찮아서 안 해 놓았는데, 그건 그만큼 제가 섬세하지 못하다는 반증입니다.

    마녀 누나. 아오이도 아마 제 이런 단점을 잘 알고 있을 거에요. -_-;;
 
00161184 [] -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24일 [수] 01:43:33
    도대체 뭘 검색하는 걸까?

    오늘은 두 통이나 "검색하다가 우연히 봤습니다. XXX 알려주세요~" 혹은 "XXX 갖고 계시나요~"라는 내용의 메일이 왔다. (어... 써넣고 보니 두 통중 하나만 그렇다. --; 나머지 하나는 모 동호회에서 어떻게 된 건 지 나만 콕 찝어내서 메일을 보낸 모양. -.-)

    그러고보니 소봉님도 그렇게 우연히 알게 되어따! -ㅁ-)/

    상당히 투덜대는 투로 글을 썼지만 실제로는 매우 즐거워한다. 인기 확인--;;은 아니고 예전같으면 쉽지 않았을 '생판 모르는 사람 알기'가 이렇게 쉬워졌구나 싶어서.
 
0016175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25일 [목] 00:33:50
    괜히 올렸나? -_-a

    너무 길다. BOARD에 올릴 걸 그랬나부다. 게다가 시간도 오래 오래 걸렸다. 어렵더라궁~ --;; (오히려 이란 영화 얘기는 금방 해치울 수 있었는디...)

    아뭏든, 이슬람교가 국교인 곳에서 사는 사람들 중에 열렬한-0-크리스챤이 아니라면 다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게다.

    "비합리적인 권위로 인한 전체주의"

    이게 본래 이슬람은 아니라고 보지만 이슬람이 이렇게 지금 되어있다. 그렇게 되어버린 데에는 물론 서구 제국주의의 역할이 있었겠지만, 박노자 씨에게 미안하다. 이슬람에 대해서는 살만 루시디 씨가 옳다고 생각한다.

    보고 싶으시면 oho~로 가시길 -ㅁ-;
 
0016235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26일 [금] 01:59:29
    개미님은 못믿으실 지도 모르겠지만 -_-;; 나도 일 한다! =ㅁ=)/

    라마단 전까지 밀려있는 세미나들 준비로 매우 바쁠 예정! 홋홋!

    라마단이 언제게요? 이번엔 10월 말부터인데 정확한 날짜는 아직 모름. 행정관이 구경오겠다고 하지만 솔직히 안 왔으면 좋겠다.

    나 말주변은 굉장히 없거덩. --;
 
00162894 [] EU vs. Itali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27일 [토] 01:48:25
 
0016431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30일 [화] 01:06:25
      모국어를 잊은 노예는 영원한 노예다. ?

    영어에 주눅든 한국인들

    나의 장모님은 프랑스 땅에서 눈을 감으셨다. 78세에 오셔서 15년 동안 우리들 뒤치다꺼리만 하시다가 93세에 돌아가셨다. 지금은 집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인 쿠르브루와 동네 공동묘지에서 프랑스 사람들을 이웃 삼아 쉬고 계신다.

    장모님 생각을 하면 착잡한 감정이 앞선다. 장모님은 특히 한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해 주셨지만 아이들은 커갈수록 시큰둥했고 어떤 때는 할머니의 존재를 귀찮아 하기도 했다. 그랬지만 할머니의 존재는 집안에 하나의 불문율을 만들어 주었다. 식구 사이에 프랑스 말로 말을 걸 수 없다는 규칙이다.

    나중에 프랑스 말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첫마디는 한국말이어야 했다. 여기에는 아내의 강한 집념도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무심코 "재 팽(J' ai fim)!" 이라고 하면 못 들은 척했고, "나 배고파!" 소리가 나와야 밥을 차렸다. 그래서 우리 집안의 사전에는 '마마' 파파' 혹은 '마미(할머니에 대한 애칭)" 같은 말은 없었다.

    장모님에 대한 추억은 거의 쓸쓸한 것이지만 즐거운 내용도 없지 않다. 집에 마실 온 젊은이들이 장모님 앞에서 담배 피우길 꺼리는 듯하면, "어서 피워요! 담배도 먹는 거니까"라고 말씀하셨던 일이나 "내가 유관순 누나하고 동갑이거든. 그러니까 나보고 할머니라고 부르지 말고 누나라고 불러요" 하셨던 일도 그 중의 하나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었던 추억은 프랑스 사람과 대화를 나누셨던 일이다. 장모님은 물론 프랑스 말을 단 한 마디도 못하셨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셨다.

    초가을 오후 늦게 동네 마당 벤치에 앉아 따뜻한 석양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그 동네 마당은 작은 동네 묘지의 입구에 있었다. 오후 6시가 되자, 묘지관리인이 호각소리로 방문객들에게 시간이 다되었음을 알린 뒤 묘지 출입문을 잠그고 총총히 사라졌다.

    그때 노란색 국화 화분을 양손으로 안고 50여 세 된 부인이 부리나케 다가왔다. 문이 닫혀 있으니 낭패할 밖에. 그 부인은 하필이면 장모님께 다가갔다. "문이 닫혔네요?" "응, 조금 아까 닫았어요. 일하는 사람이 문 닫고 저리 갔어요." 장모님은 닫힌 문을 가리켰고 이어서 관리인이 사라진 쪽을 가리켰다. 또 이어 손목을 가리키며, "6시에 문을 닫아요. 다음에는 조금 일찍 와요"라고 말씀하셨다. 부인은 "아,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마담!" 하고 왔던 길로 사라졌다.

    가까이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들의 입이 '헤' 벌어졌다. 프랑스 말과 한국말이 교차하면서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된 것도 재미있었지만, 그보다는 가까이 있던 우리를 찾지 않고 한국말을 계속한 장모님의 천연덕스러움이 더 재미있었다. 그때의 장모님 모습은 지금 돌이켜보아도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장모님은 마당에서 놀던 흑인아이가 넘어져 울면 다가가, "아이구, 넘어졌구나. 어디가 아프니? 울지 마라" 하셨다. 그러면 아이가 금방 울음을 그쳤다. 모습도 신기한 할머니였고 말도 처음 듣는 말이었기에 호기심이 아픔을 쫓아낸 것이다. 장모님은 용빈이를 찾는 전화를 나나 아내에게 넘겨주시지 않았다. 용빈이가 있을 때는 용빈이에게 넘겼고 용빈이가 없을 때는 "용빈이? 용빈이, 지금 나갔어!" 하곤 끝내셨다. '나갔어!'를 '마가쟁(magasin, 가게)' 으로 알아들은 용빈이 친구가 이튿날, "용빈아, 너 어제 가게에 가서 뭐 샀니?" 하고 물은 적도 있었다.

    장모님의 한국말에 관한 천연덕스러움과 당당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장모님이 섰던 자리에 한국의 젊은이가 있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틀림없이 그는 노란 국화 부인이 말을 걸었을 때는 가까이 있던 우리를 찾든지 잘 못하는 영어로 더듬거렸을 터이고(어차피 그 부인에겐 영어나 한국말이나 못 알아듣긴 마찬가지다), 용빈이에게 온 전화는 아무 대꾸없이 우리에게 넘겼을 것이다. 장모님과 한국 젊은이의 차이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영어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과 한국말에 대한 열등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프랑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영어를 못하는 거요? 도대체 말이 통해야지!"
    파리에 관광 온 한국인 중에 이렇게 투덜거리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은,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를 알아듣고도 프랑스 말로 대답하는 것 같다. 프랑스 말에 대한 자존심이 세서 그런가?" 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한국인들이 영어를 잘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영어 잘하느냐?' 고 묻지 않는다.

    실제로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일부 지식인과 문화인, 정치인,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고급호텔 종사자를 뺀 나머지 사람들과는 영어소통이 어렵다고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면,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몽마르트르 언덕 등 관광명소 가까이 있어서 주로 외국인을 상대하는 가게에서도 '필림(프랑스 말로 펠리퀼)' 이나 "아이스크림(프랑스 말로 글라스)' 을 알아듣는 점원은 드물다. 파리의 관광지가 이 지경이니 지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영어로 길을 물었을 때, 프랑스 말로 대답하는 이유는 영어를 전혀 못하거나 영어가 짧기 때문일 뿐이다. 잘못 알려진 것처럼, 영어를 특별히 싫어해서도 아니고 프랑스 말에 대한 자존심이 강해서도 아니다. 질문을 알아들었지만 영어로 대답할 능력까진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또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 질문을 눈치채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다.

    파리의 어디서나 아무나 붙잡고 "오페라는 어디 있소?" 라고 영어로 물었을 때를 상상해 보자. 상대방은 '오페라' 라는 말만으로도 질문 내용을 알 수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우리는 꼭 영어로 대답을 해야 한다는 '무의식의 짐' 을 스스로 지고 있어서 한국말로 대답할 생각조차 없는 반면에, 프랑스 사람들은 '당연히' 프랑스 말로 대답하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프랑스 사람은 구사할 기회가 생기면 영어 잘한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서라도 영어로 말한다. 그래서 나는 프랑스 사람과 희한한 대화를 꽤 여러번 경험했다. 나는 프랑스 말을 계속 사용하는데 상대방은 계속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긴 내 프랑스 말이 시원치 않은 까닭도 있겠다. 영어와 프랑스 말이 교차하는 것인데, 위에서 말한, '영어로 물었더니 프랑스 말로 대답하더라' 와 정반대이다. 그러므로 프랑스인들이 한국인에게서 영어가 안 통한다고 불만 섞인 불평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따지고 보면 영어 잘하는 프랑스 사람이 적다는 것밖에 없다.

    그 사람들은 프랑스 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프랑스 사람들의 영어 능력과 관련하여 프랑스 친구와 토론을 벌였다가 수세에 밀린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카톨릭계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는 친구인데 영어를 꽤 잘한다. 그는 자기네가 영어를 잘 못한다고 불평을 들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 오는 사람이면 프랑스 말을 어느 정도 터득하고 오는 게 당연하고 또 방문국에 대한 기본 예의라고 말했다.

    실제로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에 사는 사람은 모두 프랑스 말을 할 줄 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녀노소, 피부 색깔이 어떻든 그렇게 생각한다. 노란 국화 부인이 서슴없이 장모님에게 다가간 것도 그런 까닭이다. 식민지 경험 때문도 있겠고, "프랑스 땅에서는 프랑스 말을 한다"는 당연한 주장도 들어 있다.

    그 친구의 주장은, 그러니까 프랑스인들의 정서를 대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이어서, "그러면 너희 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냐? 일본어를 잘하냐?" 고 캐물었다. 따지고 보니 그의 말이 맞았지만, "독일 사람이나 북구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지 않느냐?"고 반격을 시도했을 때, 그의 대꾸는 아주 간단했다.
    "그 사람들은 프랑스 말을 하지 않는다."

    그의 말에서 프랑스인들이 프랑스 말에 대해 품고 있는 긍지를 느낄 수 있다. 이 긍지를 프랑스 말에 대한 지나친 자존심 또는 영어에 대한 배타성으로까지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고 긍지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당연히 갖고 있는 나라말 사랑과 긍지를 자존심이니 배타성이니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또 하나의 흥미있는 사실이 있다. 영어를 잘하는 프랑스의 지식인, 문화인, 정치인들이 오히려 영어의 범람에 대한 경각심이 강하다는 사실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그렇다. 이른바 '세계화' 에 대해서도 그것이 '영어의 세계화' '미국문화의 세계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한다. 예컨대 '다자간 투자협약(MAI)' 논의 또는 영화쿼터제 논의 등에서도 '문화적 예외'를 내세우며 프랑스 말과 프랑스 문화를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게도 단일통화 유로로 미국의 달러에 대항하듯이 미국문화에 대항하는 유럽문화의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영어를 꽤 잘하는 자크 시락 대통령은 최근에 미국문화에 대항하는 '프로그램 전투'를 벌이자며, "유럽은 우수한 토양 위에 굳건히 서 있다. 열정을 가지고 아무런 콤플렉스 없이, 확신을 가지고, 위대한 유산을 낳고 창조적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독창적이고, 영어 이외의 언어로 태어나는 문화예술품들이 수익성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가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런 점들은 영어깨나 한다는 한국의 각계 인사들과 반대되는 점이다. 아니, 우리 모두와 다른 점이다.

    우리는 국어를 공부했으나 입학시험을 위한 도구로서였다. 나라말 사랑과 나라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살피지도 않았고 보듬지도 않았다. 영어만 마냥 중요시했다. 이 경향은 세계화 바람을 타고 더욱 극으로 치닫고 있다. 영어 조기교육 붐이 일어 유치원생에게까지 영어교육을 시킨다고 야단법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라말 사랑의 중요성은 더욱더 무시될 수밖에 없다.


    영어 공용어화 주장

    급기야 극단적인 도구적 이성들이 '영어 공용어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세계화'니 '지구촌' 이니 '세계시민' 이니 하더니 이젠 아예 말까지 영어로 하자고 주장한다. 세계화 현실에 '적응' 하라는 신자유주의의 명령에 대한 광신적 추종이 여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가 지금껏 얼마나 나라말 사랑과 나라말의 중요성에 대하여 등한히 해왔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실로 두려운 현상이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어공용화 주장의 근원지를 찾아 올라 가면 필히  같은 앵글로색슨계의 신자유주의 전파지들과 만날 것이다. 그들이 희망사항처럼 떠들고 있는 얘기를 한국의 신자유주의 신봉자들이 한국의 조건과 상황에 대한 한푼어치의 고려도 없이 앵무새처럼 따르고 있다.

    한국인들이 모두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는 영어 공용어화론자들의 꿈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그 꿈이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하여 진지하게 검토한 뒤에 말을 꺼내도 꺼내야 되지 않는가. 진중권 씨가 이미 지적했듯이, 이런 '농담' 같은 몽상의 소리가 "진지한 담론으로 행세하는 우리 지성계의 수준에 통탄"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주의를 폭넓게 소개하면서 논쟁을 유도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이지만, 말도 되지 않는 소리에 가치를 실어주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미 많은 비판이 나왔으므로 나는 몇 마디만 덧붙이겠다. 나는 그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하여 문화, 전통, 역사, 민족, 공동체, 사회통합, 삶의 방식, 의사소통에 나라말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하여 말하지 않으려 한다. 영어공용을 위해서라면 그런 것쯤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했음을 알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단지 그들의 '극단적인 도구적 이성'에서 '극단'을 빼고 '도구적 이성' 만을 빌려와 그들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고자 한다. 나의 어설픈 능력과 그들의 도구적 이성만으로도 영어공용 주장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소리인지 짚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가 아니다. 북한은 어차피 그들의 눈에 띄지도 않는 듯하니 논외로 하고 남한 인구만 따져도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 한국은 다행스럽게도 반세기 동안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도 아니고 3세기 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도 아니다. 지금 우리 나라에서 영어 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몇 %나 될까? 1%? 2%? 아주 후하게 잡아도 3%겠다. 나머지 97%를 2등국민으로 남겨둘 수는 없다.

    요르단은 아랍국가에서 몇 안 되는 영어공용 시행국에 속하는데, '소수의 영어소통 가능자=1등국민' '다수의 소통 불가능자=2등국민' 의 꼴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영어공용 주장자들이 설마 이런 상황을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오히려 그들은 영어공용을 통하여 불평등한 한국 사회를 평등하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그러니 그런 의심은 하지 않겠는데, 다만 기회 균등한 영어교육을 통해 불평등의 개선을 진정으로 꿈꾼다면 유치원부터 학비 일절을 국비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먼저 나왔어야 했던 게 아닐까?

    영어공용 주장은 국민 대다수가 영어소통 능력을 갖게 된다는 확신이 섰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이 점은 영어 공용론자들도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자면 공원체제를 꼭 필요로 한다. 왜 그럴까? 지금까지 한국에서 영어 교육을 위해 공들여온 노력과 시간을 그 결과와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왔지만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별게 아니었다. 예컨대 복거일 씨도 영어로 소설을 쓰지 못하고 한국어로 쓰고 있다. 지금까지의 영어공부가 '산'공부가 아니어서 그렇다고, 그래서 더욱 영어 공용어화가 필요하다고 응수하겠지만, '산' 공부가 될 수 없었던 까닭을 먼저 알아야 한다. 실제로 살아가면서 사용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도 영어교육을 하지만 영어소통이 안 되는 이유도 똑같다.

    그리고 말이란 사용하지 않으면 곧 잊어버린다. 프랑스에서 태어나서 7년 동안 프랑스 말만 사용하던 아이가 한국에 가더니 5개월 만에 다 잊어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어렸을 때 익혔더라도 성장한 다음에 사용하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리는 게 말인데, 어렸을 때부터 익히지 않으면 익히기 어려운 게 또한 말이다. 말은 자전거타기나 성행위하곤 다른 것이다.

    따라서 영어공용은 국민들의 삶 속에서 '계속적으로 영어를 강제하지 않는 한' 그 실현 가능성이 없다. 일본제국주의가 조선인에게 일본어를 강제했던 것처럼 말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영어공용을 하고 있는 나라는, 앵글로색슨계를 빼면, 과거에 영국과 미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뿐이라는 사실도 이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가 가깝다는 것과, 한국어와 영어 사이가 멀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어를 강제하기 위해선 일본제국주의보다 더 극심한 동원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그들의 모순이 드러난다. 자유주의자들이 파시즘 체제에서나 가능한 동원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 태어나는 신생아부터 영어를 가르치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누가? 어디서? 가르칠 것인가? 영어를 못하는 어머니가 아기에게 영어를 모어(母語)로 전달할 수 없다. 신생아들을 탁아소에 집합시켜 '마마' '파파'부터 가르칠 것인가? 결국 또 동원인데, 이 동원을 받아들인다고 치자. 그 비용은 누가 대고 조직은 어떻게 하는가? 그들을 가르칠 영어교사들은 확보되어 있는가?

    백번 양보하여 탁아소도, 교사도, 비용도 해결된다고 치자. 또 국민 모두 영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치자. 몇 년이 걸릴까?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나는 한국말을 잘 못하고 영어를 잘해요" 라고 영어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과연 몇 년이 걸릴까. 50년? 100년? 200년? 교육을 백년지계라 했거늘, 하물며 말을 하나 더하기 위함이랴! 그런 사이에 미국 주도의 세계체제에서 예컨대 중국 주도의 세계체계가 된다면? 그때 중국어 공용을 다시 시작해야 하나? 그땐 중국에서도 영어공용 중일 것이라고? 어림없는 소리다. 중화(中華)에 대해 전혀 모르는 말씀이다.

    이렇게 그들의 도구적 이성으로 판단하더라도, 영어공용 주장이란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 헛소리이며 한낱 공허한 현실추수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도구적 이성은 영어를 보급하기 위한 정열, 시간, 돈이 있다면 그 정열과 시간과 돈을 수학, 물리 등 기초과학과 기술교육을 위해 쏟으라고 말한다.
    수학은 세계보편적인 기호체계이며 물리 또한 만국공통이다. 그리고 영원하다. 세계체제의 중심부가 미국에서 어디로 이동하든 상관없다. 국가경쟁력이라는 것도 밑바탕을 파고 들어가면 영어 능력보다는 수학, 물리 그리고 기술이 좌우하는 것이다. 예컨대 실리콘 밸리나 빌 게이츠의 겉은 영어지만, 속은 온통 수학, 물리, 기술이다. 영어로는 다만 카피를 할 수 있을 뿐이다. 남들이 수학, 물리 실력을 쌓고 기술을 익혀 앞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영어를 익히며 그들의 뒤나 쫓아다닐 것인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자. 앞으로 영어공용을 주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글을 한국말보다 '영어로' 발표하기 바란다. 영어 소통이 비교적 잘되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 그런 주장을 펴고자 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영어로 발표할 것이다. 그만큼 영어 독자가 많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 나라들에서 영어공용을 주장한다는 소리가 나온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스웨덴의 공용어는 스웨덴어뿐이고 노르웨이의 공용어의 노르웨이어뿐이며, 덴마크의 공용어는 덴마크어뿐이다. 그들의 언어는 영어와 아주 가까워서 배우기 쉬운데도 그렇다. 왜 그들은 영어공용을 주장하지 않는지, 아니면 못하는지 한번 살펴 보라.

    영어공용을 주장하는 글을 한국말로 써서 발표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 모순이다. 영어로 쓸 필자도, 읽을 독자도 없는 곳에서 영어공용을 주장하고 있으니 실로 우습지 아니한가?

    부디 영어공용을 주장하고 싶은 사람은 조금 더 기다렸다가 한국인 독자를 위한 같은 영문 잡지가 생기면 거기에 발표하라. 그 Litterature가 한국문학인지 미국문학인지는 나로선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말은 지배의 무기

    국제사회에서 말은 중대한 지배의 무기다. 문화적 지배를 통하여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면에도 지배의 영향력을 키워간다. 프랑스인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좌파는 좌파대로, 우파는 우파대로 아주 잘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좌우파의 속셈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프랑스 말에 대한 사랑과 그 중요성의 강조라는 길목에서는 항상 함께 만난다.
    프랑스가 영어의 영향력에 저항하는 것은 미국 주도의 문화적 획일화에 반대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제3세계 특히 프랑스어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 또는 방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과거에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나 중동의 나라들이 지금은 모두 미국의 영향 아래 들어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미국이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라는 것이 영국에겐 치명적인 불운이었다! 영국은 과거 식민지에 대한 영향력을 고스란히 미국에 넘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 스스로 미국의 영향 아래로 들어갔다.

    국제문제에서 영국은 좌파정권이든 우파정권이든 정책에 하등 차이가 없다. 예컨대 최근에도 유럽에서 토니 블레어 정부만이 미국과 함께 이라크 폭격에 참여하였다. 국제 문제뿐만 아니라, 국제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면에서도 미국과 영국은 상당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다. 그 배경에 바로 영어가 있다. 영어가 두 나라를 끈끈하게 붙여주는 '풀' 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이미 19세기 말에 "미국이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찍이 언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대한가를 알고 있었다. 그의 말 속에는 장래에 영어가 중요하게 되리라는 의미도 들어 있지만 영어의 영향력을 잘 간파하라는 가르침도 들어 있다.

    이 점에서 드골은 비스마르크의 아주 훌륭한 제자였다. 드골은 후예들에게 또 하나의 유명한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영국을 가리켜 미국이 유럽에 '트로이의 목마' 라고 말했다. 이 말 한마디에서 그가 어떤 시각으로 영국과 미국의 관계 그리고 유럽에서 영국의 역할을 보았는지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드골에게 영국은 미국이 유럽 땅에 띄운 거대한 항공모함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트로이의 목마' 는 드골의 외교정책을 이해하는, 나아가 지금의 프랑스 외교정책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관건이 된다. 드골이 유럽통합(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서 영국을 배제시켰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드골은 2차대전의 적국이었던 독일과의 밀월관계를 추진하면서 연합국이었던 영국을 따돌렸다. 영국의 유럽공동체 가입은 드골이 물러난 뒤에나 가능했는데 지금도 유럽통합에서 영국은 한 다리만 걸친 상태에 있다.

    다른 한 다리는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에 걸치고 있다. 이 점을 알면, 최근에 한국에서 요란스럽게 환영받았던 앤서니 기든스의 이 정작 유럽 땅에서는 별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얼마간 이해할 수 있다. 유럽인들에게, 특히 프랑스인들에게 앤서니 기든스의 이란 지금까지 영국이 걸어왔던 길, 즉 '미국도 아니고 유럽도 아닌 길' 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별로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이미 말했듯이 과거에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이 지금은 모두 미국의 영향 아래 들어갔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지금도 계속 프랑스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그 나라들의 지배층과 프랑스 사이의 유착관계는 프랑스 말이라는 고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프란츠 파농이 '검은 피부, 흰 가면' 이라고 했을 때, '검은 피부' 가 '흰 가면'을 쓰게 되는 첫걸음이 바로 프랑스 말이다.

    지금도 프랑스가 열심히 프랑스어권 국제회의를 주재하고 프랑스말 보급에 노력하는 까닭은 바로 이 고리와 관련이 있다. 또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제1외국어의 자리를 영어에 밀려나고 있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국민의 정부' 라는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영어로 연설을 하고 국무총리는 일본에 가서 일본어로 연설을 했던 사실은 세계 속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었다.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와 대통령과 총리의 비중이 각각 서로 너무나 잘 맞아 떨어져서 쓴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방문국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겠지만 나라말에 대한 푸대접 또한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가뜩이나 국민들이, 혹은 영어를 숭배하고, 혹은 영어에 주눅들어, 나라말의 중요성을 잊고 있는 때 과연 올바른 행동이었는지 의심스럽다.

    영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어가 한국어를 깔고 앉아서는 안 된다. 이유는 아주 간단해서, 그런 영어가 주장하는 국가경쟁력이나, 지구촌이나, 세계시민이나 모두 우리와 아무 관계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국수주의에 가까운 민족주의는 옳지 않다. 그러나 민족과 민족주의는 다르고, 민족은 사라질 수 없고 쉽사리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알퐁스 도데의 "백성이 노예가 되었다고 해도 말을 간직하고 있는 한에는, 감옥의 열쇠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라는 말은 우리 모두 깊이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00164316 [] 아래 글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09월 30일 [화] 01:20:49
    홍세화씨 글이에요. 서프라이즈 글로벌 게시판에 있었는데 테크노트는 함부러 링크하기가 좀 그렇죠. -,.-

    여하간 좋은 글은 그때(!) 보건 지금 보건 좋은 글이에요. 꿍꿍이 아무렇지도 않게 플래그쉽이란 말을 쓴 걸 보고 충격--;(꿍꿍. 이건 네 잘못이 아니지. 암.) ...은 오바고, 하여간 다시 이 글이 생각났담다.

    아 한국어도 세계어화가 된다니까요. 제가 외국어를 좀 하는데 s(-_-)z (흑흑. 정말 "조금"임다 ㅠ.ㅠ) 공부를 하면 할 수록 한국어에 더 애정이 갑니다.

    항상 하는 말인데, 영어의 정치 권력은 언제나 부숴야할, 극복해야할 대상입죠.
 
00165480 [] 오늘의 미소녀!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02일 [목] 00:31:21
    Bambole di Pezza!!

    Bella, bella~ Morgana!! ^^

    자세한 사양--;은 OHO~로! -ㅁ-)/
 
00166048 [] 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03일 [금] 01:26:36
    역시 하느님은 훌륭한 사람을 좋아하나보다. 일찍 일찍 데려가는 걸 보니.

    명복을 빕니다. 사이드 씨.

    르몽드 디플로에 실렸던 그의 마지막 칼럼을 보시려면 내 BOARD로! -ㅁ-)/~
 
00166319 [] 대사각하의 요리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03일 [금] 21:41:08
    (이전 이야기는 oho~에! -ㅁ-)/~ )

    오바일까? 생각해보시라. 1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쪽은 항상 논-캐리어가 아니면 베트남 인민 중 어느 하나다. 그걸 덮어주는 쪽은 언제나 코오이고, 그걸 감독하고 이끄는 사람은 언제나 쿠라키다. 사실 단편 만화가 아닌 다음에야 주역에 대한 의존도는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그들의 식민 통치를 받았던 조센징의 눈으로 보면 이건 그야말로 니혼스럽기 짝이 없는 만화인 거다.

    친구 중에 외무부에 들어간 사람은 없지만 이 나라에서 근무하면서 대사관과의 접촉이 많아서, 일 돌아가는 생리를 어느 정도는 파악했다. 요리사가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는 그냥 쓰던 아줌마 계속 데리고 다니는 걸로 아는데, 이건 대사의 개인 취향에 따르는 거다. 마침 오늘은 개천절 기념 파티가 한국 대사관저에서 열린다. 다른 나라 대사들, 이 나라 고관들 잔뜩 온다.

    어떨 거 같아? 요리사가 만화에서처럼 신경을 곤두세우고 일 주일 전부터 고민해서 차릴까? 현지 음식은 파티 전문 업체에게 맡기고, 한국 요리는 서기관 부인들이 합세한다. (다음에 얘기할 지도 모르겠는데, 한국의 여자 서기관은 시집가기 정말 힘들다)

    그 외에 일본인이 갖는 오리엔탈리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만한 장면들이 몇 개 있다. 하지만 이 말부터 하고 싶다. 영목! 2권도 올려줘~ *^^*
 
0016694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05일 [일] 08:26:10
    와우! BBC 톱 오브더 폽스에 텍사스가 몇 년 만에 나온 건지! 나이 든 티가 완연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여전하고, 아름다운 모습도 여전하다. 져아져아~* (그리고 신예, 에마 번튼! 맘에 든다!) 톱으보더폽스는 현재 프랑스 2 텔레비죵과 독일의 RTL에 라이센싱 되어 있는 상태다. 한국이라고 못할 거야 없겠지만... 흠. i digress.

    하여간 어제 개천절 기념 파티가 대사관저에서 열렸다. 사진? 카메라를 가져갔지만 껴내 찍을 생각을 못했다. -0- 오래간만에 만난 한국 사람들하고 이야기 나누고 해서 그렇지 뭐.

    카투사들은 미국/한국 공휴일에 다 쉰다고 그러던가? 이 나라의 한국 대사관은 이 나라의 휴일과 한국의 4대 공휴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뭔가 정부와 관련있는 공휴일만 쉬지?)에만 쉰다. 라마단 생각하면, 한국 대사관의 현지인 직원들은 복받은 거다. -0- 한국인 직원들은 웬만하면 한국 휴일 빼고 다 일하거던. 라마단 때도 오후 늦게까지 일하고. -,.-

    역시나 용역 업체에서 와서 파티 준비를 해줬다. 한국 음식은 만두랑 잡채, 불고기 꼬치만 나왔는데... 작년에 비해 심하게 부족하다. 많이 못 먹었다. -0-

    허나 다 끝나고 나서 역시 못먹은 대사님 휘하 대사관 직원들과 같이 모여서 남은 음식 데워 먹었다. ^^ 무인시대를 이야기하면서.

    글쎄. 아무리 외우기와 기출 문제 풀이를 잘 한다고 해도 대사는 별로 되고 싶지 않다. (외우기와 기출 문제 풀이를 잘 하지도 못한다. -,.-) 외교용 수사법(修辭法)이라는 게, 여러분들 생각 그대로거던. 별 생각 없이 하고픈 말을 내뱉기 일쑤인 나는 그거 못한다.

    뭔가 더 하고 싶던 말이 있었는데, 여기서 스톱. 대사관 사람들, 내 홈의 존재(여기 말고)에 대해 알고 있다. 자주 와보지는 않겠지만 느끼는 바가 없지 않다. 역시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니까.

    이나라에서 한국과 관련해서 내가 알고 있는 비사(秘史)는 나중에 나랑 술마실 때 기억나면-.- 얘기해주겠다. 홋홋.
 
00169239 [] 갱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08일 [수] 23:49:27
    알비레오 사이트에도 적어 놓았지만, 난 .Mac 갱신했다. 백 달러짜리 메일/홈페이지/백업/인터넷 디스크 등등의 서비스인데, 이나라 인터넷 환경 때문에 제공되는 무료 게임(정말 재밌다! 특히 알케미 디럭스! -ㅁ-)/ )과 메일만 사용하고 있지만 난 말이지.

    그 이미지를 돈 주고 산 거다. 실용적인 면으로야 돈 대신 시간을 그만큼 들이면 비슷한 종류의 무료 서비스를 찾아낼 수야 있을 거다. 하지만 난 요금보다는 시간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며, 맥.컴이라는 주소가 주는 만족감이 내게 100달러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고 본다.

    져지 드래드던가(뭐였지? 기억 안나네.. --; )? 스탤론과 산드라 불록이 나오는 미래를 다룬 영화인데, 여기 보면 "슈왈츠네거 대통령 기념 도서관"이 나온다.

    정말 고어가 나와야하나 -ㅁ-;;
 
00169959 [] 오늘의 미소녀!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10일 [금] 01:33:57
    전 전 로그에 에마 번튼을 소개했었죠.

    오른 쪽의 여인은 누구일까요? 바르도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해답은 oho~에! -ㅁ-)/~
 
00171443 [] cod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13일 [월] 01:34:27
    공식적인 이유는 느리다와 접속 시간이 길지 않다, 혹은 인터넷으로 다른 할 일이 있다.

    비공식적인 이유는 소위 '코드'가 맞는 블로그 찾기가 귀찮다.

    뭐... 그렇다. 블로긴이 아닌 블로그 중에 하루가 멀다 하고 가는 블로그는 서너 명 밖에 안된다. 그렇다면 블로긴에선? 내 거 빼고, 역시 서너 명 밖에 안된다. 블로그는 이제 더이상 블로그라고 하기 뭐하게 되어버렸다. 아직도 블로그가 "넥스트 빅 씽"이라고 생각들 하시나? 이건 그냥 좀더 편한(그럴까?) 자기 표현의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기 과시의 수단이기도 하고.

    아뭏든 서 너 명에 안 드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내가 들리는 블로그 혹은 블로긴인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코드'와 좋아하는 건 별개다. 별개가 아닐 때도 있지만. -,.-
 
00172147 [] 대사각하의 요리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14일 [화] 07:55:55
    글쎄...(제목! -ㅁ-)/ )

    마음 한 구석에는 그가 저지른 악행도 분명 떠오르지만, 다른 한 구석에서는 헨리 키신저를 좋아하는 마음도 존재한다. 그가 좋다고? 그럼 메테르니히도 좋아하겠네? 그렇다. 궁금하시면 키신저 책들을 한 번 봐 보시라. 아마존에 시키면 금방 금방 배달 될 테니.

    그의 책은 두껍지만 주제는 간단하다. 세력 균형이다. 유럽 연합은 당분간은 미국의 거대한 항공모함, 영국 때문에 왕년의 소련만큼 힘 쓰기가 뭐하다. 다만 유럽 헌법 위원회 장, 지스까르 데스땅의 망언(1)대로 우크라이나를 유럽 연합이 끌어들인다면 곧 유라시아 전체를 유럽 연합이 거머쥐게 될 지도 모른다. (2) 역시 i digress. -.-; 하지만 지금은 세력 균형이 깨졌다. 왜? 왜긴. 드러내지 않고 헤게모니를 추구한 클린턴이 아니라 드러내면서 무식하게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부시 때문이지.

    하여간에 미국이 UN에게 노리는 건 상임 이사국 체제 변화다. 미국의 코드에 맞지 않는 프랑스, 러시아, 중국을 물리쳐야 하잖겠어? 그러니까 일본과 브라질, 독일, 인도 이야기가 나오지(3). 일본이 한국에게 발목이 잡혀서 상임 이사국 못되는 게 아니다. 일본과 역사적인 악연이 별로 없는 다른 이사국들도 반대하기 때문이다. 뭐 그렇게 되면 이 만화의 주장처럼 UN이 미국과 겨루기는 커녕 지금도 좀 그렇긴 하지만 UN은 미국의 '명분 제공소'밖에 될 수 없다. 간단히 말해서 뭐? UN의 해체다.

    그런데 말이다. 영목이 말대로라면 앞으로의 권에서 고이즈미도 나온다던데, 고이즈미가 북한과 '스스로' 외교를 트면 어떻게 될까? 그정도 해준다면 한국도 일본 상임 이사국 진출을 굳이 안 막아도 된다. 일본이 제대로 탈아입구(脫亞入歐)를 할 수도 있을 지 몰라서다. 단, 여기서 "아"는 아시아가 아니라 "아메리카"다. 전에 고이즈미가 한 번 더했으면 좋겠다고 쓴 적 있지? 괜히 쓴 거 아니다. 정중동(靜中動)으로 일본을 탈미로 이끌어내자는 생각이 있는 사람같아서다(4). 더구나 한국과 FTA 체결한다는 소식 듣고 "역시나" 했었다. 대 중국용이라는 페인트를 쓰고 있고, 실제로 그런 카드도 되지만 난 이게 탈미국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본다.

    미국은 소련을 이겼다. 하지만 아는 지 모르는 지... 새로운 소련이 조만간 나올 거고, 그건 모두들 예상처럼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 왜 그런 소설을 쓰냐구? 그래야 세상이 평화로워지니까. 키신저 말이 옳다. 힘의 균형만큼 평화를 잘 지키는 방법이 없다.

    (1) 과연? 언제인가 oho~에 그의 망언을 비꼬는 로그를 올린 적 있는데, 생각해보니 망언은 아니다. 확실히 대통령을 지낸 사람 답다. 이사람도 무서운 사람이다.
    (2) 다른 주제가 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남북한 철도 연결은 전지구적인 의미가 있는 거다. 통일 반대하는 어린이들은 깊이 생각해볼진저
    (3) 이 세 나라중에 반미, 혹은 비미--;인 나라 있나? 저중에서 인구가 제일 적은 독일 하나 있다. -0-
    (4) 지금 각료들 뽑은 걸로 보면 좀...아닌 듯 싶지만, 얘네들은 11월 선거용이다.
 
0017313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15일 [수] 23:34:17
    아무래도 머리가 많이 기른 것 같아 한국에서 찍어 두었던 증명 사진(허.. 이 단어가 잠시 기억이 안 났다. -.- photo d'identité를 뭐라고 하더라하고 잠시 고민했었다)을 새로 찍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사진소가 어디에 있더라. «(-.- )( -.-)»

    어쨌건 한참을 걸어 나가서 찾긴 찾았고, 사진을 찍었다. 오후에 찾아 오란다. 보고 싶은 분들 몇 분 계실 게다. 안 보여줄 거다. 메롱.

    그보다 SUE가 자기 대학교 1학년 때 사진을 그녀의 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그녀와 나는 나이가 같다). 그래서... 나도 옛날 사진이 혹시 있나 뒤적거려 보았더니, 96년도, 그러니까 학부 2학년 때 찍었던 사진이 나오더라.

    정말 귀엽고 어리게 나왔다! *o* (즉, 지금은 아저씨가 다 됐다는 의미다. -.-)

    95년도에는 술마셨던 기억 밖에는 안 난다. 흠. 뭔가 더 할 말이 있던 것 같은데 역시 기억이 안 난다. -_-;;
 
00174368 [] iTunes for Window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18일 [토] 01:52:11
    마이크로소프트는 어서 하드웨어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라! -ㅁ-)/

    소프트웨어는 애플에게 맡기고. 키득~

    (아울러 냅스터이니, 뮤직매치이니 따라쟁이들을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가 물리쳐주길!

    ...그리고 한국엔 언제 저 스토어가 들어올려나. -,.-)

    (또 여담. 화이트 스타리으프 노래 좋더라. +_+ )

    http://www.apple.com/itunes
 
00175160 [] 쉬핑 뉴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20일 [월] 07:34:30
    Shipping News에서 케이트 블란쳇의 극중 이름은 Petal이다. 페탈이라는 단어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Fatal을 바꿔서 지은 이름이 아닐까. 독일 영화 밴디츠 말고, 브루스 윌리스랑 케이트 블란쳇 나왔던 영화 있지? 밴디츠. 거기에서의 블란쳇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영화 속의 그녀는 극히 불안정하고, 제멋대로이며, 전혀 거리낌 없이 남을, 심지어는 자기 딸도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한다. 그런데... 그런데? 이게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거지. 물론 케이트 블란쳇 정도의 미소녀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만, 저렇게 나온다면 나같아도 넘어가 버릴 거라구. +_+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자기에게 없는 걸 가진 상대(이성이건 동성이건)에게는 끌리게 되어 있다. 그런 "필터"가 작용할 경우, 불안정은 쿨로 바뀌고, 제멋대로는 솔직함으로 바뀌며, 아무렇지도 않게 남을 대하는 태도는 위선과 가식이 없음으로 바뀌어 버린다.

    뭐... 그렇다는 게지. 꼭 좋은 것도 아니겠지만, 나쁜 것도 아니다. 예쁘면 좋아한다!정도의 일관성도 계속 지킬 수 있을 지는 정말 모르겠다. 삶은 복잡스럽다. 사랑도 그만큼이나 복잡스럽고 다양하다.
 
00176166 [] 코끼리를 쏘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22일 [수] 00:57:43
    원제목: The collected essays, Journalism and Letters of George Orwell

    이거 MUST-READ다. 이의는 허용하지 않겠다. 정말 읽어 보아야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책 쫌 읽으면서', '음악 쫌 들으면서', '그림 쫌 보면서' 우아하게 산다. 그리고는 '사회가 허용하는 수준까지' 쿨하게 사회와 문화를 씹어대는 팔자 좋은 사람들(당연한 말이지만 나도 포함된다)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렇다. 당신의 예술에 대한 식견은 당신의 정치성을 드러낸다.

    나? 졸라 모른다. -_-;; 다만 예술을 해석하는 사고 방식(médium? 유식하게 나전어로 쓰면 medium이라고 하면 될까나)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다. 각 언어 비교에 관심있는 것도 우연은 아닐 거다. 말과 글자가 생각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Wag the dog이지.

    이래서 한국의 교육이 혐오스럽다는 게다. 국민학교이건 대학교이건 마크 트웨인에 대해, 윌리암 블러디 셰익스피어에 대해, 톨스또이에 대해 한 가지 대답, 아니 사회가 인정한 대답만을 배운다. 그래도 외국 작가들에 대해서는 좀 나을 거다. 한국 작가들에 대해서는 자칭 '시대와 불화'하는 작가들이 스스로를 성화(聖火)한다. 논란 많은 친일 작가들까지 갈 것도 없다.

    생각해봐. 모두들 그 뻔뻔한 모습을 잘 알고 있어서 누구나 '깔 수 있는' 이문열이 아니라, 한국 가톨릭이라면 누구나 보는 '서울 주보'에 한때 연재를 담당하여 '그분~ 아... 정말 예쁜 생각만 하는 할머니~!'하며 좋은 생각을 갖게 되는 박완서에 대해, '그녀는 옛날 시절에 대해 옛날이 왜 옛날이었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순수 예술을 위한 치장에 관심이 많을 뿐이다'라고 비판한다면 어떻게 될까? 언제인가 강준만이 '한국 문학 권력(제목이 맞나 모르겠다)'에서 거론을 했던가. 난 집단 린치를 당할 거다. 그게 귀찮다면? 입을 다문다.

    문제는 "그게 귀찮다면?"에서 비롯된다. 웰즈는 바로 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책 쫌 읽는 채 하는' 독자로서 나는 그의 직설적인 질문에 할 말이 없어진다...
 
0017716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24일 [금] 00:04:17
    http://staracademy.tf1.fr/

    지금 스타 아카데미 시즌 3이 방영중이다. 다름이 아니라 여기 나오는 Sophia가 너무 예뻐서. +_+

    아버지가 모로코 인이랜다. 어쨌건 1기, 2기에 이어 이번에도 여자가 끝까지 살아남을 것인가!? -ㅁ-)/

    (그런데 텔레비전에서의 모습은 내가 아는 이 모양과 닮았다! 허. 글구보니 난 미소녀를 많이 안다. -_-* )
 
0017779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25일 [토] 02:18:44
    어제는 한국에서 공무원들이 왔다가 오늘 갔다..카더라. (밝힐 순 없지. 난 요원인데. 홋홋)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건은 일본 요원들과의 형평성이잖을까. 일본 애들은 오히려 우리가 지원을 잘 받는다면서 부러워 한다만(마이코 요원-,.-도 분명 그런 말을 -0-;)...기본적인 집세같은 건 일본 요원이 훨씬 많이 받는다. 한국 요원들은 안 좋은 동네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지.

    내 집 사진들.... 보셨던가? -.-a 더이상은 못 쓰겠다. 나는 요원!

    그리고 또 중요한 건은 역시나 발견할 수 있는 '적극 검토하겠습니다'이다.

    ...역시 공무원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
 
0017820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26일 [일] 08:09:31
    BBC 톱오브더폽스(아.. 지난주 미노그 언니를 놓쳤다!)에서 드뎌 블랙 아이드 피즈의 장기 집권-0-을 슈가 베이브가 깼다! 러블리 슈가 베이브! -ㅁ-)/

    그런데 브리트니 언니, 너무 마돈나 언니틱하게 나오지 않았나? 역시 난 '언니' 스타일을 좋아하는 듯. -,.-

    아뭏든 수요일까지 수도에서 '왜 하는 지 이해가 안가는' 평가 회의를 하니, 쉬는 셈 치고 도망가겠다. 한국 공무원들은 필요 없는 일 만들기를 너무 져아해.

    여러분 안뇽~
 
0017972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29일 [수] 05:19:25
    꼭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지 않더라도, 현장은 정말 중요하다. 현장에 가봐야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건 국가 사업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요원 사업도 현장/데스크의 입장으로 바꿔 생각해보면 본질이 보인다. 당연히 요원 사업은 그 명분이 충분하며, 실제로 그 명분에 따라 실천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나라와 한국과의 계약은 처음부터가 정치적인 이유에서 시작하였다(이건 여기서 말하기가 좀 그렇군. -,.-). 그 이유를 모르는 이들은 모르는 데로 떠들겠지만, 아는 이들은 솔직히 그러한 성격을 드러내고 대화를 이끌어 내야한다.

    말만으로는 쉽지? 그렇지 뭐. 이번에도 내맘대로의 '분별'에 따라, 어쩌구 저쩌구 말하고는 왔지만 솔직히 이 사업이 장기간 유지가 될 수 있을 지는 회의적이다. 일단은 너무 피곤하다. =.=

    이 문제에 대해 언젠가는 말하겠지만 우선은 좀 쉬련다. 에고고~
 
0018073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0월 30일 [목] 23:29:52
    에. 지금도 나오려나? 고려대 근처 장백서점에서 나오던 '문화 테러단'의 잡지 이름이 '잡(한자였는데 무슨 자였는 지 기억 안 난다. -.-)'이었지. 이름만큼이나 잡소리*하는 20대 초반 애기(!)들의 글로 가득찬 잡지다.

    걍, '잡글'로 쓰려다 보니 잡 생각이 나네.

    하여간에 SUE의 메일로 몇 시간을(만나기로 아침에 이야기까지 한 디렉터는 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나라가 그렇지 뭐. -_-) Entry clearance에 대해 알아보았다. 웹에 자세하게 설명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카사블랑카의 영국 영사관에 한 번 나가 보아야겠다.

    굉장히 귀찮게 하네... 유예 기간 안에 간다고는 하지만 혹시 모르잖은가. 비자받으러 길게 줄을 늘어섰을 이나라 사람들을 통과할 수 있으려나.

    인샬라.

    * 다른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여러가지라는 뜻으로 파악하시면 되겠다. 그들의 글은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준다. 아직 이들처럼 '분별없이' 지식을 섭취하고 쏘는 사람이 아니라는 희망, 그리고 그런 '분별없는' 지식이라도 그런 생각이나 지혜(당연한 말이지만 지식과 지혜는 같지 않다)를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절망.
 
00181749 [] 120il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02일 [일] 03:03:29
    아 이거... oho에 좀 심각한 글을 올리면 항상 쫌 쪽팔리다. -0-

    그런 글 쓰는 데에 오래걸리지는 않는다. 그냥 일필휘지로 주르륵~ 써버리지. 그래서 처음에 '이 주제로 풀어 나가 봐야지'했던 게 엉뚱한 데로 튀기 일쑤다. 뭐 내 취미생활일 뿐이고 내 홈에서 적으니 내맴이기는 하지만...

    ...오! 그러면 쪽팔릴 필요가 없군! (아~ 단순해~ -,.- )

    하여간 원래 주제는, 어느정도 여러가지로 "오픈"되어있다고 자부했지만 파졸리니 영화(소돔 120일)를 보니 나도 별 것 아닌 속물이더라 그거지. 말하자면 "끔찍함에서 파악하는" 지혜를 거부한 거잖아. 똑같은 먼거리 촬영이라 하더라도 대상이 섹스라면 모두들 열심히 쳐다보지만 대상이 폭력이라면 모두들 열심히 열받아 하지.

    그게 일종의 사회화 아니겠어? 유명한 철학자들까지 갈 것도 없어. '책상은 책상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비-사회화의 비극을 잘 드러내니까. (이 책 아직도 나오나?)

    파졸리니 보고 폭력의 성스러움 어쩌구 하는 데, 이탈리아의 고명하신 감독 작품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쁜 남자(주제가 남자의 판타지 그 이상일지도 몰라...) 정도의 영화도 못참으시는 이땅에서 파졸리니가 태어나려면 아직은 멀었다 이거지.
 
0018291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04일 [화] 08:57:29
    왠지 감상을 써야할 것 같은 생각이. -0-;;

    우선 Спасибо, 남형!! 10월의 그날 이전 노서아국의 경제에 대해선 아는 게 전혀 없었으니까. 게다가 원문(?)을 보니 19세기 열강들의 GDP 비교표가 나온다. 이게 정말 흥미롭기 짝이 없다. (제 2제국은 1870년 근처에 만들어 졌을텐데 독일 자료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물론 이건 사소한 딴지다 -.-) 미국의 등장도 아무래도 남북 전쟁 이후라고 해야 하겠지. 19세기 자본의 양대 축은 역시 영국과 프랑스다. 러시아에 투입된 FDI도 결국은 영프에서 나왔을 테고 독일이나 미국으로 투입된 FDI도 영프였겠지. (영국이 보스턴에 찻잎 몇 킬로만 보낸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프랑스도 자유의 여신상 하나만 달랑 보낸 건 아니다) 러시아에 대한 19세기 FDI에 대한 자료가 이렇게 나와있다면 19세기 미국과 라인란트에 대한 FDI도 이정도 조사 결과가 나와있지 않을까? 현재 고려대에 있다는 캄브릿지의 그 한국인 교수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그를 다시 맥으로 스위칭시켜야 할텐데!). 아.. 학교로 돌아가고파. -0-

    아뭏든 윗말은 잡소리고 진짜 주제인 노서아에 대해 알고잡다. 표트르의 유람기 때문인지 노서아에 대해서는 서유럽에 대해 후진 산업(?)국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쪽수가 쪽수잖냐. 메테르니히도 노서아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주연에 오르지 못했을 테니까. 블라디미르 일리치 씨와 레프 다비도비치 씨(누구냐고? 트로츠키야. -0-)가 없었더라면 노서아도 서유럽과 비슷해졌을 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언급된 책을 함 읽어보고 싶어진다.

    아... 노어를 배우고잡다! -ㅁ-)/
 
00184125 [] to do lis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06일 [목] 07:27:41
    이제 남은 일 목록 (정리를 해둬야 상황 파악에 도움이 되더라 -0-) 좀 이른 감이 없잖아 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아진다! -,.- ul과 li 태그가 먹힐련지 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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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품 인계서 불어본 작성

  • iPod 판매!

  • 석별의 정! (마이코씨! 편지 보낼께! -ㅁ-)/ )


  •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에 대해 사하노니 용서하여 주소서. (캬~ 고백 성사는 한국가서 보련다.)

    ... 떨어지는 낙엽 조심하기!
 
00184689 [] -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07일 [금] 08:19:03
    역시나 선하지 않은 신자라는 뽀록이 드러났다! -ㅁ-;;

    고백 성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신부는 하느님과 고백자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의 역할이기 때문에, 신부가 프랑스 신부이건 영국 신부이건 고백은 한글로 해도 상관 없다. 어차피 신부 나라 말로 하더라도 발설이 금지되어있기 때문에(가톨릭의 이러한 특성은 여러 가지 추리 소설에 즐겨 쓰인다...), 관계 없는 일이긴 하다. (어우... 고백을 모국어로 안 한다고? 그거 절라 어렵다. -0- )

    머 그렇다는 이야기지. 난 신자다. 단 하느님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며, 사람이 하는 일에 하느님은 개입하지 말 것을 하느님께 권하는 바이다. 얀센주의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그래...나 파스깔 좋아한다) 말이다. 마 소노 카톨리꼬 라이꼬. 신자로서 나는 2차 공의회 정신에 입각하여 기존 가톨릭의 권위를 완전히 따른다.엄청나게 모순적일 수도 있지만, 평신도(이탈리아어에서 라이꼬라고 부르는 그거다)니까 무슨 상관이리. 라이꼬라면 응당 라이꼬스모(맞나? 이렇게 만드는 게? --; )를 따르면 끝.

    졸라 복잡하게 얘기했지? 한 마디로 내 맴이라는 게지. 하느님도 하느님 맘이듯이. ㅡ,.ㅡ

    어쩌다보니 단지님 종교 로그에 대한 내 답변이 되어버렸네. -0-
    교회 이야기를 했으니 다음에는 섹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나~*
 
00185669 [] 섹스 이야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09일 [일] 03:06:39
    역시 직접 해 봐야 맛을 안다.

    하리가 쓴 로그대로 립톤 티백에다 우유와 설탕을 넣어서 마셔봤다. 히야. 그동안 립톤이 집에 쌓여 있었는 데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거에 희희낙락하다가 립톤 다 먹어 버렸다. -0-;

    우짤꼬. 우짜긴. 장 봐얍지.

    하여간 한다고 했으니 해야지.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 이야기는 고담준론이거나 기술적인 피임법, 저는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순결을 바치겠어염~* 어쩌구 하는 윤리적인 이야기들 뿐. 그 외의 이야기를 이성간에 나누면 변태요, 동성간에 나누면 음담패설이 (혹은 그 반대도 무방하다) 된다. 뭐 교회가 생각나니 곧 섹스가 생각이 나서 이야기를 꺼냈을 뿐이다. 그리고...

    어디에선가(어딘 지 다 알지? -,.-) 섹스 중에 존대말을 하나요 반말을 하나요라는 질문을 봐가지고 생각을 해봤다. 답변은 간단하다. 둘 다 상관 없다. -_- 욕을 해서 흥분된다면 욕을 하면 되는 거요, 존대말을 해서 흥분된다면 존대말을 쓰면 되는 거다. 서로 즐기는 게 목적 아닌가? 그러면 제대로 즐기도록 하면 그만이다. 글구보니 존대말을 하면서 채찍을 써보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물론 농담이다. -.-)

    이거 말이지, 맨 앞에 한 말과 같다. 실제로 해 봐라. 상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역시 본능은 본능이지 싶다. (게다가 구석구석 핥는 데 말할 짬이나 생기나?) 무조건 몸가는데로 몸을 맡기면 되는 거거덩. 계획한 게 있었다 해도 막상 닥치면 모두 말짱 헛 거 되어 버린다.

    그런데 남자들에게, 혹은 삽입을 맡은 여자들에게 경고. 평소에 포르노 보고 야오이 보는 건 좋은 데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위에 말할 짬이 없다고는 했지만, 삽입할 땐 입이 놀잖아. 삽입이 아니라 하더라도 따뜻한 대화를 하는 편이 좋다. 서로 재미 보자는 건 데 서로 통하는 게 계속 있어야지, 안 그래? 섹스 못하는 넘들은 정액을 빼고 애액을 빼는 게 섹스의 목적인 줄로만 안다. 그게 틀렸다는 거다. 사정 안 해도 좋다. 둘이서 따뜻한 시간을 보내면 그게 바로 섹스다. 사랑한다면 더욱 따뜻해질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수가 서로 사랑하라고 하잖았나. (웃음~)

    원래는 더 찐하게 쓸까 생각도 해봤는 데, 이거 너무 검열을 많이한 글 같다. 마 우짜겠노. 당신들이 참고 봐야지.
 
00186554 [] 생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0일 [월] 23:54:07
    이럴 수가. 전혀 기대도 안 했는데!

    머 마이코 씨 생일도 바로 전날이기는 했지만 정말 놀라고 고마워했다. 이 나라에서 마이코 特製 티라미수 케익을 먹다니! 흑흑흑.

    고마워요! ㅠ.ㅠ
 
0018770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2일 [수] 22:53:54
    旅の指さし会話帳!!

    마이코씨가 보여준 책인 데 정말 카와이하기 짝이 없는 만화로 일목 요연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평생 보아온 그 어떤 회화책들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더라. ^^

    이거 시리즈로 사고 싶더라. -ㅁ-;;

    출판사는 http://www.4jc.co.jp/ 이며, 일본 아마존에서 "대호평" 발매중. -0-

    (한국어로 되어 있는 '일본' 책도 있다카던디)
 
00188275 [] 오늘의 미소녀! -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4일 [금] 00:06:01
    오늘의 미소녀는 또다시 알리제! 노래는 oho~로 가시라! -0-/

    미소녀 가수가 계속 나오고 사라지고 하는 이유로는 중요 소비자인 남자넘들-0- 욕망의 실현과 돈 때문이라지만, 그래도 좀 미심쩍은 곳이 없지 않다. 무엇이 이 이유를 채워줄까?

    여자의 욕망 실현과도 관련있지 않을까? 미소년 무용단이 계속 나오는 이유(한국만 그렇지는 않다...)와도 상관이 있겠다만, 여자는 예쁜 여자들을 좋아한다. 동경할 수도 있다. 바로 그게 미소녀 가수들에 대한 여자 팬들의 존재 이유 아닐까. 꼭 가수가 아니더라도 미소녀들이 꼭 남자 팬만 거느리는 건 아니다. 그런데...

    남자가 잘생긴 남자를 좋아한다, 동경한다? 뭔가 좀 어색하지? 이 글을 읽는 남자건 여자건 모두 다소 핀트가 안 맞는 듯 한 느낌이 들 거라. 그게 바로 어렸을 때부터 읽던 동화책들이 무의식적으로 삽입시켜온 지식인 거라. 오늘의 로그는 여기서 끝.
 
00188980 [] 장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5일 [토] 08:42:08
    아랍어 코드 실험. (특히 윈도우즈 XP용 IE에서 보이는 지 코멘트 바람돠. 맥에서야 유니코드 잘 지원하니까 잘 보이죠.)

    َأ عا نَكُمُ اللَّه

    이거 되면 여러가지 험담을 할 수 있지롱. 홋홋 --;
 
00188988 [] 장난 두 번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5일 [토] 09:10:13
    이번엔 포네틱 기호를 없앴다. 궁금한 건 못참아서 이거 마저 하고 자련다 --;

    أعا  نكم الله
 
00189429 [] 다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6일 [일] 08:14:48
    다모 12회 까지 봤다(고지가 보인다! -0-). 좀 지겨운 씬이 계속 되기는 한 데, 난데없이 스타워즈가 생각나더라? 왜냐고?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이어 공주의 사랑과 채옥과 장성백의 사랑이 왠지 매치가 되는 듯 해서다. 알지 못했던 혈육, 강력한 매력.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을 증명시켜주는 고전적인 공식이다. (특히나 한국 드라마들은 출생의 비밀을 즐겨 다룬다...) 다만 그정도로 끝나면 재미가 없겠지?

    오래 되어서 확신이 가지는 않지만, 루크 스카이워커는 분명 레이어를 이성(異性)으로서 좋아했다.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레이어도 루크에게 끌린다. 그들 가족의 비밀이야 훨씬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때문에 공화당 정권의 미국은 안전빵으로 한 솔로를 레이어에게 붙여서 더 엄한 상상을 못하도록 막는다. 엘렉트라도 알겠고 오이디푸스도 알겠는데, 이건 무슨 컴플렉스이지? 엄한 상상 좋아하는 그 유태인 늙은이가 이런 것도 별명을 붙였을 법 한데, 뭔지 모르겠다.

    당연히 다모에도 특히나 11/12회는 그런 감정에 충실하다. 마축지의 말마따나 '숫내'를 풀풀 풍기는 장성백에게 반하지 않을 여자야 없겠다만, 장성백은 유일하게 자신에게 피를 묻힌, 채옥을 사랑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황보 종사관이야 영감 딸에 가야할 운명이라 생각하기에 채옥으로서도 장성백에게 끌릴 수 밖에 없다. 끝에 다 죽는다고 하던데, 한국 방송이라고 미국이랑 틀리겠나. 금지된 사랑을 하면 죽여야 한다.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맨 첫 화에서도 마님을 강간 살해한 노비를 즉결체포하는 활약상이 보인다. 왜? 금지된 사랑을 했거든. 죽여야 한다. 그래야 주류 문화의 영(令)이 선다.

    NIMBY는 혐오 기관이 생길 때만 생기는 게 아니다. 문화 님비 현상도 강력하다. 시청자들은 자기만 아니면 텔레비전에서 뭐가 나와도 즐길 수 있으며, 기꺼이 그런 일을 보고 싶어한다. 남매간의 섹스어필도 그러하다. 결국은 알량한 '사랑 공식'을 위해 금지된 사랑을 죽이지만, 그 전까지는 그런 사랑을 기꺼이 바라보며 환호한다. 보지는 않았지만 가을날의 동화도, 이 다모도 시청자들의 그러한 가학적인 취향에 충실하게 부응했다고 본다.

    결국 나, 당신들 모두는 텔레비전을 보는 순간 메조키스트가 된다. 이렇게 응원하면서 말이다. "아... 저 눈빛좀 봐." "아... 장성백, 살아나야 해!"
 
00190196 [] 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7일 [월] 21:48:07
    서프라이즈 대문에 내글--;이 올라갔다.

    -0-;
 
0019090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19일 [수] 00:57:02
    침대와 오디오, 의자들을 팔았다. 한 2 주일 쯤 지나면 텔레비전과 식탁, 그리고 거기에 딸린 의자, 책상, 커피메이커, 물끓이개도 팔 것이다. 텔레비전은... 무인시대를 봐야 하거덩. 경대승이 지금 막 정변을 일으키려 하니까 손에 땀을 쥐고 봐야 하잖겠어?

    암튼 원체 큰 집이었지만 가구 몇 개 떠나고 나니 더더욱 휑하다. 게다가 이정도 바뀐 것 뿐인 데, 글 몇 편 쓰고 어쩌구 하니 눈이 피곤하다. 조명 탓일 게다...

    자 자, 여행 경비가 차츰 만들어지고 있다. ^ㅁ^
 
0019213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21일 [금] 05:54:13
    같은 술을 마셔도 라마단 기간에 마셔야 제맛이다! 홋홋.

    비록 술을 숨겨서 갖고 다녀야 하지만 그래도 그럴 가치가 있다 아이가. 친구랑 둘이서 부시와 블래어를 안주삼아 포도주 한 병을 다 비웠는 데, 좀 알딸딸 해진다. 불란서 포도주인데, 좀 강한 거였거덩. 그래도 기분은 좋다. 다음 주면 라마단은 끝나고, 이제 정말로 실감이 날테다...

    2 주일 지나면, 2 년동안 산 이 나라와 끝이다. 물론 방금 같이 대작한 친구가 장가를 가면--; 혹시 이 나라 또 올 지 모르겠다. 이왕이면 금년에 가면 좋겠지. 마이코 씨가 2004년에도 이나라에 있거덩. -ㅁ-;

    여담인데, 마이코 씨는 티라미수의 뜻을 다르게 알고 있더라. 먹으면 천국에 간다는 케익이라나. 머... 이탈리아 어로 분해해서 가르쳐주긴 했다만, 실질적으로는 천국에 간다는 케익이 맞다. 맛이 판타스띠끄했거덩. 정말 또 먹고 싶다. ㅠ.ㅠ
 
00193072 [] The Hour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23일 [일] 08:26:24
    만화, 총몽(銃夢)에 나오는 잘렘(예루살렘에서 따온 이름이다)에 공중 자살소가 나온다. 총몽의 주제와 큰 상관이 있는 장면이긴 한 데, 공중 자살소를 설치했던 그 의미는 과연 없애야 했던, 극복해야 했던 것일까?

    The Hours가 결코 사의찬미 영화라고 볼 수는 없지만 자살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건 분명하다. 알아버렸기 때문에, 그 대가로 자신을 바치는 형태의 자살이다. 남은 이의 슬픔은 결코 자살의 본질을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나의 완벽한 개인으로서 연극을 깔끔하게 끝내는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버지니아 울프의 글들을 많이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별로 관심도 없었다 --;), 자살이라는 플롯을 이용하는 감상적인 소설 써서 팔아치우는 봄나무 아저씨보다는 분명 위대하다. 영어와 일어이지만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 그녀는 위대하다. 그녀 보고 페미니즘 소설 어쩌구는 오히려 모독이 아닐까. 전쟁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있긴 하지만 유일하게 완벽하게 관찰할 수 있는 대상, 자신을 그녀처럼 섬세하게, 때로는 매몰차게 묘사한 작가는 흔치 않다.

    결국은 자신을 봐야한다. 자신을 보면 또다른 자신(여기에 해당하는 한자가 뭘까?)을 만들 수 있다. 곧 창조주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만큼 바라지는 않는다.

    자신을 볼 수 있다면 나 또한 당신을 그만큼 사랑할 수 있다.

    사족: 클레어 데인즈 오래간만에 보는 데 정말 예쁘다! +_+
    ...결국은 미소녀 이야기로 -0-
 
00194067 [] [펌] 신데렐라는 예뻐서 왕비가 된 것이 아니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25일 [화] 01:47:17
    신데렐라는 예뻐서 왕비가 된 것이 아니다.

    운이 좋아서 왕비가 된 것도 아니다.
    바로 그녀의 능력 때문이었다!!!

    신데렐라가 12시 종소리를 듣고 무도회를 떠나는 장면.....
    종은 12시 정각부터 12번 즉, 11초간 울린다.
    그 안에 떠야 -_-; 한다.

    무도회장 실내는 최소 50미터라고 본다.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은 길이가 73미터, 기타 현관 등 감안할 때 130미터
    내외다.
    무도회장 나오면 바로 계단이라고 가정하고 50미터라고 해주자.

    그 안에 사람들 꽉찼다. 즉, 직선으로 주파할 수는 없다.

    지그재그로 가야하는데 엄청난 속도라서 신데렐라와 부딪히는 사람은
    갈빗대 서너대 부서지는 건 기본이고 춤추다 골깨지고 황천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지그재그이니 45도 각도로 무한 꺾는다 생각해서
    루트2 근사값인 1.4 곱해서 70미터 되겠다.
    거기에 계단 길이 더해야한다.
    10미터 더해서 80미터라 하자.

    유리구두를 부서지지 않게 계단에 투하 -_-; 해야한다.
    마차 시간 등을 감안해 위의 과정을 8초에 소화한다고 하면
    10m/s의 관성이 유리구두에 실려있으니
    순간적으로 멈춰서 놓고 오는 수밖에 없다.
    달리다 정지하기는 어려우니 7초경 부터 감속한다고 가정하자
    중간속력이 그만큼 더 나야 한다.

    12시 종이 땡~ 하는 순간
    스프린터 자세로 튀어-_-나가는 것이 아니라
    춤추던 왕자를 다치지 않게 뿌리침과 동시에
    "어머 12시가 되기 전에 가야해요" 대사를 날림과 동시에
    180도 턴 해서 최대 속력으로 지그재그 달려야 한다.

    모리스 그린은 스타트를 0.104초에 했다고 하는데
    신데렐라는 0.00 초에 정확히 했다고 하자.
    따라서 최초 1초는 증속,
    중간 6초는 초속 12미터의 등속운동이라 해야 개연성이 있다.
    그녀는 100미터를 8.33초에 주파하는 속도로 달리는 것이다.

    물론 유리구두에 드레스를 입었으니 이정도지
    나이키사의 ‘Swift Suit’라도 입었다면 그녀가 달린 후
    생기는 후폭풍으로 무도회장이 적잖이 작살 났을 것이다.
    어떠신가? 그녀의 무한한 육체적 강인함에
    왕자가 안 끌릴수 있겠는가?

    그녀를 통해 탄생될 2세들은 1990년 주말 오후 5시40분에
    엠비씨에서 볼수 있었던 플래시맨 바로 그넘 들인것이다.
    부국강병, 체력은 국력 중세시대에 이런 철녀를 만났으니
    왕자가 기를 쓰고 그녀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왕자가 그녀를 찾는 이유는 또 있다.
    자, 원하는 지점에 유리구두를 투하-_-하고!
    신데렐라가 8초만에 대기하던 마차에 꽂-_-혔다고 하자.
    마차를 타서 남은 4초동안 왕궁밖으로!!!!! 나가야 한다.

    베르사유 궁전의 메인홀 현관 앞 정원은
    직선거리가 1311미터라고 한다.
    이를 딱 삼분의 일로 줄여서 400미터라 가정하자.
    시속 100km 도달 시간 3.2초,

    최고속도 387km/h의 속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맥라렌은 정지상태에서 400미터 주파하는데 11초가 걸린다.
    맥라렌을 양귀싸대기 날릴
    이런 기똥찬 말과 마차를 봤을 때 과학입국의 사명감에
    몸이 부르르 떨리지 않았겠는가?

    고로, 왕자는 신데렐라를 찾아
    슈퍼 2세를 탄생시키고 슈퍼 말,
    슈퍼 마차도 만들어 우주정복을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그녀를 열렬히 찾았던 것이다..........................

    아..................
    비장한 사랑과 냉철한 지성에 치를 떨며.........


    ㅡ.ㅡ
 
0019580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28일 [금] 07:33:30
    이제 일 주일 있으면, 이 나라를 뜬다. 떠날 때 가져갈 짐은 다 싸 놓았다. 떠날 때가 가까워 오니 이 나라에 대한 감상(!)을 꼴릴 때 올리겠다. 순서는 무작위다. 오늘의 메뉴는 날씨다.

    제일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는, 겨울이 없겠네요~

    없기는 왜 없나. 열라 춥다. 지금도 집 안에서 외투 입고 이거 쓰고 있다. -.-

    왜 위 질문이 나오겠나. 당신들이 아프리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라는 게 뻔하지 뭐. 지도를 보고 제대로 따져 보면, 이 나라의 위도는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다. 물론 날씨가 똑같지는 않다. 내가 사는 곳이 대서양 옆이기도 해서, 사철 평균 기온으로 본다면 이곳은 고딩 세계 지리 교과서에 나오는 서안 해양성 기후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물론 눈은 내리지 않는다. 눈내리는 나라는 선진국이지, 암.).

    그만큼 봄/여름/가을, 비도 거의 안 내리고, 태양 쎄고, 그늘만 들어가면 한 여름에도 서늘하고 그렇지. 해안가라서 그렇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사하라 사막이 나오고, 동쪽으로 가면 (과장해서) 사철 눈이 쌓여 있는 아틀라스 산맥이 나온다. 북 쪽으로 올라가면 지중해다(한국 사람들, 지중해에 대해 또 약하지?). 한 마디로 이 나라 기후도 다양하다. 한반도(한국이 아니다) 땅의 세 배에 이르는 너비이니 어련하실까.

    하여간 이 나라 살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는 겨울의 추위다.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전혀 없고,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도 별로 없기는 하지만, 열라 춥다. 집 안에 있으면 거의 한 시간에 차 한 잔씩은 마셔 줘야 한다. 날씨가 좋을 경우에는 오히려 바깥이 더 따뜻하다.

    신의 섭리라서 그런 게 절대 아니다. 이 나라 주택/빌딩에는 난방장치가 없어서다. 머 산맥 쪽 집들에 가보면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 나라 인구는 다수가 해안가에 살거든. 온도로 따지면 당근 한국이 훨씬 춥지만, 한국 건축물들은 겨울(그리고 여름)에 빵빵하잖아.

    게다가 당신들이 선망하는 북유럽 각국들처럼 이나라도 겨울에 비 더럽게 많이 오지. 절라 칙칙하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점이 있어. 비올 때 정말 무섭게 쎄게 내린다(텔레비전 파라볼이 흔들릴 정도다! -0-). 커피 한 잔 끓여서 넋을 놓고 바라보면 기분이 그만이지. 여하간 한 마디로, 춥다. 이번 주일만 해도 이틀 빼고 모조리 비가 왔다. 독자 서비스로 비올 때 집 앞을 찍은 사진 올리겠다. 보이는 쪽, 앞쪽으로 계속 헤엄쳐 가다보면 미국이 나올 거다 아마. 앞에 하얀 줄은 빨래줄이다. -.-

    그러고보니 생각이 이제서야 나는 데, 다음에 세차게 비올 때면, 꼭 한 번 대서양 함 봐줘야겠다.
 
0019667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1월 30일 [일] 04:32:54
    오늘 친구와 함께 텔레비전 파라볼의 안테나를 떼었다. 요원의 장비를 철수한 셈이다. -ㅁ-

    그에 따라서 오늘의 메뉴는 텔레비전.

    예전에 이 나라와서 놀랐던 점 중에 하나가, 웬만한 집은 모조리 다 인공 위성 파라볼을 달고 있다는 거였다. 지금도 그러는 지는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인공 위성 파라볼이 부의 상징-ㅁ-;이었잖나. 물론 직접 구입해서 설치해보니, 디코딩 카드는 해적판이요, 텔레비전 값을 빼면 한국 돈으로 40 만원 좀 안들어가더라. 마음 먹으면 누구나 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 나라 사람들, 국어만 아랍어지, 불어를 불란서 사람들만큼 하는 나라이니, 채널이 갑자기 확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 당연히, 누구나 다 설치한다.

    장점: 덕분에 인공위성 방송을 하는 아리랑 텔레비전도 잡힌다. PAL 방식 방송인 KBS 월드(여기서 무인시대를 봤지롱~)도 잡힌다. PAL 송출을 하는 별별 나라 방송이 다 잡힌다. 해적판 디코딩 카드덕택에 프랑스 상업 방송도 웬만해서는 잡힌다(그 중에는 포르노 방송도 다수 있다).

    단점: 비바람이 몰아치면, 아무래도 안테나가 흔들리기 때문에 방송을 제대로 보기가 힘들어진다. 그리고 나쁜 놈의 KBS 월드. 왜 GMT 11시~13시까지만 방송을 보여주는 지 모르겠다. 하루에 여섯 번인가 송출 인크립션을 바꿔서 그렇댄다. 너무 하지 않나. -ㅁ- 고소한 점은--; NHK 월드도 KBS 월드의 가격체계(절라 비싸다)를 따라가더라. -0- (그래도 NHK 월드는 하루에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무료로 보여주더라! -0-/ )

    파라볼 얘기만 했군. --; 한국의 위성 텔레비전은 아무래도 NTSC 계열만 볼 수 있겠지? 이거 휴대폰처럼 텔레비전도 괜히 NTSC 택한 게 아닐까 의심이 간다.

    공중파 방송은 올해 방송국이 하나 더 생겨서, 세 곳이지만 모두 국가가 운영한다. 당연한 건가? -.- 이나라 텔레비전을 보면 항상 실감이 나는 부분이, 한국어와 한글로 이뤄진 문화. 전 지구적으로 볼 때 티끌에 불과한 한국 문화가 생생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 정말 기적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나라, 프랑스어 방송은 자막 없이 기냥 나온다. 뉴스도 프랑스어 뉴스가 따로 나오며(베트남도 프랑스어 뉴스가 따로 나오지만, 북아프리카만큼은 아니다. 뉴스 빼면 모두 베트남어 방송이니까.) 모든 외화는 프랑스를 통한 수입이기에 역시 불어방송 그대로 나간다.

    왜 기적에 가깝냐고? 일제가 패망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의 텔레비전 방송은 일본어 방송이 자막 없이 그대로 나갔겠지? 마찬가지로 이나라, 아니 북아프리카 전체가 다 그러니 크게 보면, 마그레브 지방의 상위 문화는 프랑스 문화에 흡수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나라넘들은 국민학교에서부터 불어 교과서를 불어로 배우니, 그런 의식 자체가 없다. 아랍어는 오로지 사우디한테 원조탈려고 국어로 정했을 뿐 아닐까 -_-

    자연스럽게 언어 문제로 넘어가겠군. 다음 메뉴도 꼴릴 때 쓰련다.
 
00197723 [] 간다! 곧 간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02일 [화] 07:27:22
    급한 일 때문에 전화선 끊는 일을 화요일로 미루었다. 어쨌건 좀 급하게 됐다. 은행 계좌 정리가 하루만에 되어야 할 텐데... 아무래도 외화로 뽑으려면 이삼일 걸리겠지? 사 일 걸리면 안된다. -ㅁ-*

    꼴리면 쓰겠다는 말은 오로지 작님 덕분에 익숙해진--; 표현이다. 남자들이야 다 아는 뜻이겠지. 모르는 여자들은 남친들에게 물어 보시라. (16세기 중반, 여왕 마고 시절. 위그노의 영웅들 중 하나였던 "꼴리니" 장군도 생각나더라. 기즈 가문의 숙적인 그는... 자살"당"한다. 아. 그때 이야기 정말 재밌는 일 많은데)

    아뭏든, CV 보낸 곳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 로그 끝.
 
00200770 [] Lond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08일 [월] 09:54:38

    살인적인 물가에 고생하고는 있지만, 그야말로 너무나 구수한 도시다. 너무나! +_+

    물론. 그 구수함의 뒤에는 엄청난 대가가 따랐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리고 SUE에게 정말 감사한다. 그녀가 없었으면 난 브릿 유머를 시험해 보지는 못했으리라.

    -ㅅ-

 
0020143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09일 [화] 08:39:32

    난 따로 기록을 남기는 사람도 아니고 정말 "꼴릴 때" 쓰는 넘이다. 흠. 지금 내가 노트북 접속이 아니기에 메일 확인이나 보내기는 전혀 못하고 있으니, 혹 그게 필요하신 분들은 좀 기둘려 주시길(급한 거라면... 마 우짜겠나. 급하지 않다면 여러분이 아시는 메일로 보내 놓고 기둘리시라. -.-) .

    하여간 오늘 하루 튜브 '준법투쟁'과 기차 파업이 있었다고 한다. 홈페이지 설명을 보니, 파업 날짜가 예정대로 진행중이더군. 결론은 내일 일찍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곧 리나떼로 뜨게 된다. 쑤와 은 온니 정말 감사드린다. 여러분 덕택에 런던 기행은 완벽하였다. ^_^

    완벽하지 못한 일도 있었으나(이를테면 방금 돌아오는 길에 쟈철을 잘못타는 바람에 --; 상당히 시간을 지체하였다), 그건 모두 내가 이 구수한 곳에 익숙치 못했던 탓이다.

 
0020206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10일 [수] 11:36:47
    밑의 스케르쪼 브리타니꼬에 대해 민하씨가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밤은 완전히 스케르쪼 코레아노, 스케르쪼 이딸리아노, 그리고 스케르쪼 브리타니꼬가 만발하였다. -0-)/

    하여간 오늘도 많은 일이 있었지. 갓윅에서 만난 진혜림 비슷한 중국 여인과의 대화도 매우 즐거웠다. (정말 내 주변엔 미소녀가 많아! -,-* ) 비행기 스튜어디스 언니도 쥴리안 무어를 닮았었다. 불어도 잘하더라.
 
00202154 [] 그리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10일 [수] 15:00:29
    약 3 년 만에 처음으로 눈을 보았다. 밀라노에서의 첫 눈이다. 눈쌓인 두오모도 참 괜찮을 성 싶군. 평소에는 신을 업신여기는 나이지만 이런 하잘 것 없는 자연의 役事에서 난 그(녀)를 느낀다.

    트람이야 눈에 상관없을테니 괜찮겠지.

    비바! 이딸리아 로만띠까! -ㅁ-)/
 
0020314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12일 [금] 09:46:18
    파리는 참...

    앞으로도 자주 오고 싶다. 그야 쇼핑이 목적-0-이지만(누차 말하지만 난 관광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맛'이란 게 있다는 말이쥐.

    무슨 맛이냐 하면, 공기가 다르다는 걸 절실하게 느껴지는 그 맛이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스럽게 불어가 영어보다 먼저 나온다는 데에서도 느낄 수 있는 그런 맛이다.
 
0020571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17일 [수] 13:50:32

    확실히 내 노트북으로 접속하지 않는 한 글쓰기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남의 컴으로 하다 보니 갈 사이트들만 훅딱 돌아본 다음에 나와버리기 일쑤다.

    ...하여간 난 지금 서울에서 일하는 중! -ㅁ-)/
    한국이 져아!!!

 
0020665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19일 [금] 11:39:08

    영국 영화의 장점은 단연 영어, 그것도 뭔가 있어보이는 영어를 쓴다는 데에 있다. 그렇지 않다면야 알콩달콩 메이드인 런던 트렌디 영화가 전세계를 휩쓰는 일은 어려웠을 것이다. 나 자신도 앙글로파일(프랑코필이기도 하다)이지만, 그걸 받아들이기는 여간 거북스럽지 않다. 과연 똑같은 소재와 똑같은 시놉시스를 갖고, 이를테면 러시아어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그럼에두 우리가 이 영화를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간주할 수 있었을까? 그나마 우리들이 들리는 외국어가 영어라는 사실에도 관련이 클 것이다. 언어를 제거하고 나면 이 영화에 그리 열광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반면 "들리기 때문에"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


    재밌는 영화다. 런던에서 이 영화 대사책을 살까 말까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덧붙이자면, SuE는 뽐뿌를 잘 못한다. ^^). 더구나 난 그란트의 팬이기도 해서, 언젠자 자이젠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다음 007의 주인공으로서 그란트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다운 영화다. 갑자기 왜 이 사람 생각이 드는 지는 모르겠지만, 영국 영화를 대표할 수 있는 건 켄 로치스러움, 그게 뭐하다면 가이 리치의 표독스러운 유머나, 피터 카타네오의 비장한 줄거리 등등이라고 본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 영화는 영어 이디엄을 빌자면 "사카린"이다. 미국이나 영국의 쫌 사는 이들(미국 대통령을 엿먹이는 장면이 나오지만, 그는 부시보다는 클린턴에 더 매치가 된다)의 눈높이에 맞춘 알콩달콩 사탕스러운 영화라는 말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점. 연인들을 위한 영화다. 백 퍼센트 그러하다. 성탄절도 그렇지만 영화 보기라는 행위 자체도 "연인이 아니면 어색한" 무언가가 되어버린 작금에 이 영화는 연인들이 보기에 알맞는 영화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기 저기 글들이 많지. 다만, 성탄절 즈음해서 해마다 터져나오는 "옆구리가 시려워"식의 징징대기는 이해할 수는 있지만 별로 공감은 가지 않는다. 솔로부대 어쩌구 하면서 애인 없다 서러워해대는 당신들은 어설픈 자기 비하로 당신들이 무언가 떨어지는 점을 덮으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 마디로? 오바하지 마시라.


    영화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영화일 때가 더 많다.

 
0020752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21일 [일] 21:56:28
    난 책 많이 읽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경계감을 갖는다. 책을 읽어서 아는 만큼 잃는 것이 분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잘 납득이 안 간다면, 우리가 생각을 "텍스트"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만큼 잃는 게 있다는 말을 생각해 보시라. 좀 더 나아가면, 생각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말이건 글이건, "언어"라는 수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무엇을 잃는 지를 생각해 보라.

    책은 길고 복잡한 내용을 적은 양으로 전달하는 효율적인 미디움이지, 우월한 미디움은 아니다. 보통 책을 읽는 이들은 책이 지식은 물론, 텍스트만으로 이뤄졌기에 그만큼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준다고 한다. 이들은 텔레비전을 바보 취급하고, 영화는 결코 원 텍스트를 넘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영화를 보면서도 끊임 없이 텍스트와 비교하는데, 이들의 비교의 목적은 오로지 텍스트의 우월함을 위한 논거로서의 목적이다. 공정하지 못한 싸움이다.

    ...라고 생각하며 반지의 제왕을 보았다. 나머지는 꼴릴 때. ㅡ,.ㅡ
 
0020873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24일 [수] 10:53:35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 말고 무엇을 이뤘는 지는 잘 모른다. 게다가 난 1편과 2편을 DVD로밖에 못봤다. (굉장히 후회가 된다아이가) 그래서 기대감(!)을 갖고 극장에 들어갔고, 기대감에 만족했다.


    사실 난 웬만한 영화 다 좋아한다. ㅡ,.ㅡ (혹은 무엇이든 긍정적인 곳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이모티콘 필요 없이 이 영화는 정말 근사했다. (게다가 케이트 블란쳇이 나오잖아!!)


    그런데 문제가 되는 곳은 역시 마지막 20분. 지루했다. 지겨웠다. 시시했다. 긴장이 풀어진 가운데에서 소설 팬들을 위해 억지로 넣었다고... 들었는 데. 이게 불만이다. 이거 정말 옥의 티다. 그래도 우짤낀데. 극장에서 보지 않고서는 확실히 감상이 반감될 영화다.


    소설 팬들을 위해서 넣었다? 난 이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앞으로도 별로 읽고 싶지는 않다. 예전에 읽어 보았다면 이러쿵 저러쿵 소설과 대비해 보면서 "그래도 역시 소설이 낫잖나..."라는 결론을 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왜 마지막이 배신인가.


    왜 배신이라는 단어인가. 소설을 읽은 이들만이 이해(!)해줄 수 있는 장면들이기 때문이다. '이미 읽은 자'라는 기득권을 갖지 못한 시청자일 뿐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줄 수 있는 장면들이기도 하다. 내가 불편한 점은, 소설갖고 오바(!)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여기서 코멘트의 제기한 문제점들이 잇따른다. 독자는 독서의 기득권을 만족하기 위해 독자끼리만 통하는 코드를 요구하고 이해한다. 누가 오리지날임에 상관 없이 책과 영상을 동등한 미디움으로 보는 이들(?)에게는 불편한 처사다. 사실 원작과 복사는 동등할 때도 있지만 엄연히 의존 관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존 관계가 심하면 그 해석물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가짜가 되기 때문이다.


    정리한다. 미디움에서 의존 관계가 커지면, 그 미디움은 원래의 다른 미디움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추종할 수 밖에 없다. 진짜와 진짜의 상대에서 진짜와 가짜의 연결로 변해버린다. 그 의존 관계는 미디움 스스로 자초할 수도 있고 독자 스스로 판타지에 빠져서 만들 수도 있다.


    영화판과 소설판. 다르다. 달라야 한다. 하지만 마지막 20분에서 반지의 제왕은 다른 미디움이 아니라, 틀린 미디움이 되어버렸다.

 
0020927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25일 [목] 22:26:36

    코엑스 애플 체험 스토어를 처음 가 보았다. 역시나 다들 가지 말라고 말리던 이유를 알겠다.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ㅁ-; 제일 가는 건 역시나 애플 디스플레이 액정 모니터. 근데 내 파워북 12인치에 붙이려면 14만원짜리 아답터를 사이에 붙여야 한다는 지니의 말씀이 이어졌다!!


    ...그래서 매형집에서 LG 액정 모니터를 얻어다가 파워북에 붙여 놓고 영화를 보고 있다. 잘 돌아간다. ^^v


    ...그리고 오늘 만난 미소녀! 연기보다는 역시 가수 데뷔가  ^ㅁ^*

 
0020954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26일 [금] 14:40:59

    오전에는 정부 종합 청사를 다녀왔다. 생전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나름대로 기대했었지. --;

    역시나 경찰들이 쫙~ 깔려서 순찰하고 있고, 1인 시위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귀엽게-ㅁ-;분장하고 시위를 하고 있더라.

    할 일은 역대 교육부 장관들 사진 디지탈화-0-였는데(이걸 왜 유네스코에서 한단 말이냐!? -ㅁ-/ ), 액자 빼고 찍고 다시 집어넣고, 걸고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피도 났으니까 머..;; ) 왜 했냐고? 역대 장관들에 대한 프로파일이 전산화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일반 회사를 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공무원의 전산 마인드는 MSN 메신저에 머물러 있다.

 
0021022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28일 [일] 12:37:27
    어머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제는 태어나는 사람보다는 떠나는 사람이 주변에 슬슬 많아지고 있다. 살아갈 것 같은 사람은 죽고, 죽을 것 같은 사람은 살아간다.

    일단은 잉삽질을 하는 --; 미소녀부터 스위치시켜야겠다. :P
 
0021077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29일 [월] 16:23:21

    박계동이라는 사람한테 근하신년 엽서가 왔다. 오호라. 확실히 대학 인맥이 무섭군. 글도 괜찮다. 그럼 내년 총션에 이 사람을 찍어?

    그런데 잘 몰라서(김영삼 쪽이었던 것만 기억난다. 전혀 몰랐지. 어느새 우리 동네에 스멀스멀 기어들어왔는 지는) 인터넷을 뒤져봤다.

    ...딴나라당이다. 왜 이사람은 이부영을 안 쫓아갔지?

    딴나라로 가라! -ㅁ-)/
    인터넷 만세! -ㅁ-)/

 
0021113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30일 [화] 10:11:08

    노인이나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은 동방예의지국, 한국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딴나라-0-에도 다 있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약자 보호는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자는 사람을 갑자기 확 끌어내는 건 뭐냐. -ㅁ-;; (아따 그 할아버지 힘도 좋네) 먼저 말이라도 건네면 알아서 비켜줬을 텐데.

    확실히 한국은 딴나라보다 싸가지 없는 할아범, 할멈들이 많다(주위에서 오냐오냐 해주니까 더 싸가지가 없다). 당신들 싸가지만 좀 고치면 젊은 아해들이 기쁘게 따라하지 않겠어? 경황이 없어서 쏘아주지 못했는데, 다음에도 싸가지 없게 나오는 할아범/할멈이 있다면 꼭 존댓말로 예의좀 지키시라고 쏘아주리라.

 
00211318 [] [펌] 별자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30일 [화] 16:07:23

    프리챌 불어동, 경희의 글을 퍼옴.

    1) 양자리 (3월 21일~ 4월 19일)

    황도의 첫번째 별자리 양자리에 태어난 사람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외향적인 성향을 띈다.
    다시 말해서 자기가 제일 잘난줄 알고 남들은 다 자기 꼬붕으로 여긴다.
    남의 기분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배려할줄 모르는 엄청난 뻔뻔함으로 일단 자기 마음에 조금 들었다 싶은 상대는 그게 심지어 동성이라해도 무턱대고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지게 되며, 언제나 자만에 차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약한 척, 착한 척, 피해자인 척 연기의 대왕이다. 따라서 양자리의 사람이 슬퍼하는 모습에는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한번 쯤 생각해보아야한다. 주위 사람들이 피곤해지는 성격이 아닐 수 없다.
    혹시 주변에 양자리 친구가 있다면 일단 그 앞에서 뭘 잘하고 못하고하는 능력에 관계된 얘기는 하면 안돼며, 질질 짜거나 심각한척 하거든 한대 때려줘라.
    잘난 것도 없이 잘난척 하는 양자리는 12개 별자리 중 가장 재수없는 성격이다.
    양자리는 성도착증 환자와 강간범들이 많다.


    (2) 황소자리(4월 20일~ 5월 20일)

    황소자리는 고집이 세고 자신의 원칙에 지나치게 엄격하다.
    굉장히 신중하게 판단을 하기 때문에 점심으로 라면을 먹을지 밥을 먹을지를 결정하는 데도 수만년은 걸리고 대부분의 경우 남들의 판단에 휩쓸려 자기주장 없이 살아가게된다.
    양자리와 황소자리가 친구가 된다면 황소자리는 철저히 양자리의 시녀 노릇을 해야하며 둘이 싸운다해도 먼저 사과하는 건 언제나 황소자리다. 나약함, 게으름, 우유부단함, 태만 등 인생에 실패하기 위한 조건은 모조리 갖추었으니 혹시라도 황폐한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잘 맞는 별자리다.
    연애운을 말하자면 원래부터가 자기주장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왕노릇을 해줄 사람을 찾는 것이 좋을것이다. 그래도 자기인생 실패하느니 남의 시종으로나마 좀 살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황소자리는 알콜중독자와 자폐증이 많다. .


    (3) 쌍둥이자리(5월 21일~ 6월 21일)

    쌍둥이자리는 영리하고 재치있으며 매혹적인줄 착각한다.
    웃기지도 않는 장난을 치면서 상대가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장난을 끝없이 반복하는 정신박약의 기질이 보인다. 스스로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변태이며, 그와 함께 있는 한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 미친사람과 함께 있으면 피곤할 뿐 지루하지는 않으니까. 정신상태가 이상하므로 쌍둥이자리가 변덕을 부리고 미친행동을 해도 당황하지는 말자. 쌍둥이자리와 사귀기 시작했다면 어서 빨리 헤어지는 것이 백익무해할 것이다.
    한달 내내 깊이 사랑했다가도 양말 색깔 하나 때문에 " 우리 헤어져. " 라고 쑈를 하는 것이 바로 쌍둥이자리. 누가 고민에 빠져있어도 장난이나 하는 미친X라 굉장히 짜증스럽다.
    쌍둥이자리는 당연하게도 정신박약아와 조울증이 대부분이다. .


    (4) 게자리(6월 22일~7월 22일)

    게자리는 감성이 예민하고 동정심이 풍부해서 조금이라도 잘났다간 주변 사람들을 다 거지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꼴에 돈은 무지 밝혀서 부자가 많으니 주변에 게자리 친구가 있다면 아부를 조금 떨어줘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돈만 빼면 이 사람은 시체나 다름없다. 남다른 재능이나 성격적인 장점이 하나라도 있다면 기적이며, 외모도 아주 못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 좀 많이 벌면 수술이나 한번 해라.
    부자들이 다 그렇듯이 겁쟁이에다 지극히 수동적인 삶을 사는 인생 실패자니 돈 많다고 부러워하지 말고 좀 불쌍하게 생각하자.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이렇게 걸어다녀야만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과대망상증이기도 하다.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절대로 책임지지 않고 도망쳐버리는 유치한 놈들이니 같은 팀에 들어가 일을 하거나하면 굉장히 괴로울 것이다.
    게자리는 노출증과 도벽으로도 유명하다. .


    (5) 사자자리(7월 23일~8월 22일)

    그의 낙천적이고 관대한 마음씨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 과연 이 놈은 뭘 믿고 이따위로 사는 걸까. "란 의문이 들게한다.
    비범한 결단력과 창조력으로 쌍둥이자리와 함께 정신병동 부동의 공동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도덕적 감각이 결여되어 있어 범죄를 저질러도 떳떳한 불한당이다. 만화나 영화의 명대사나 명장면을 따라하는 재능이 있어 조금 멋있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단순한 쑈라는 것을 언제나 잊어서는 않된다.
    모든 사람과 자고 싶어하는 박애주의적 성경향을 띄며 결코 한사람만 사랑하거나 할 수 없는 줏대없는 성격이다. 인생관 역시 한가지 길로 계속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늙어서 만나면 거지나 범죄자 중 하나가 되어있을 사람이다. 즉 이 사람과 친해질 필요는 전혀 없다.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자자리는 노숙자와 양성애자가 많다. .


    (6) 처녀자리(8월 23일~9월 23일)

    처녀자리는 육체보다는 마음을 높이 평가할 줄 아는 안목으로 돈을 밝히고 기회주의적 악인들이다.
    이 인간들은 고상한척이나 얌전한척은 타고 났으며 사람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해서 기분을 망치는 것 역시 천부적이다. 반면 지능지수가 딸려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에 바보스럽다는 말도 항상 따라다닌다.
    약속을 잘지키는 자리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처녀자리 사람들과 원한 관계를 맺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이 사람들은 벽에 똥칠하는 나이가 되어서도 복수를 하고야 마는 집착증이 굉장하다. 조그만 잘못이라해도 다 따져야만 직성이 풀리는 피곤한 성격이며 소심해서 어깨만 부딫혀도 한달은 고민하고야마는 엄청난 인간들이다.
    혹시 처녀자리의 사람을 죽이고 있으면 뒤에서 소근소근 험담만해도 알아서 자살해 줄것이다. 트랜디 드라마에 나오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악녀들은 죄다 처녀자리 인간형이다.
    처녀자리는 앞서 말했듯이 기회주의가 많고 선악의 구별이 모호해 범죄자도 많다. .


    (7) 천칭자리 (9월 24일~10월 22일)

    이 별자리는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재능과 뛰어난 이해력, 순발력으로 천부적인 사기꾼이라고 하겠다.
    이 사람들이 아주 좋은 친구로 느껴진다면 당신은 사기를 당한 것이다. 천칭자리는 조직 내게 불화를 만드는 것이 취미인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루머나 누명들은 모두 천칭자리가 지어낸 것이며, 이런 헛소문을 퍼뜨리는 이유는 순전히 자신의 취미생활 때문이다. 따라서 천칭자리에게 고민 상담을 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고민 상담을 하자마자 모든 사람들에게 부풀려져서 유포될 것은 뻔한 일이다.
    관능적인 매력이 있어 강간을 당하기 쉬우며 이중적인 성격으로 살해당할 위기에 처해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천칭자리는 사기꾼의 별자리라고도 한다. .


    (8) 전갈자리(10월 23일~11월 22일)

    남보다 앞서가려는 진취적인 성향과 엄청난 야망의 소유자이지만 재능이나 소질은 눈꼽만치도 없는 불쌍한 인생이다.
    이 인간들은 언제나 최고가 되려고 노력은 하지만 언제나 노력만하다 끝나버리는 인간들이다. 역사적으로도 전갈자리가 뭔가 이루어낸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위인이 가장 희박한 별자리.
    이성적일 때는 다분히 어른스럽고 통찰력도 가지고 있지만 스팀만 받았다하면 모든 걸 다 뒤엎어버리므로 주의하자. 물론, 이 사람들은 20대 전후만 넘기면 대부분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조금만 참아주면 눈 앞에서 사라져준다. 과대망상증도 있어서 스스로 엄청난 운명에 휩쓸린 불운의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늘상 웃기지도 않는 우수에 젖어 있다.
    성생활에 대해서도 다분히 심심한 사람이기 때문에 불능이나 불임은 전갈자리가 대부분.
    전갈자리는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혀 있으며 살인자가 흔하다. .


    (9) 사수자리(11월 23일~12월 24일)

    그는 열정에 빠져있을 때 한없이 관대하고 화끈한 기분파다.
    그러니 그의 기분만 잘 맞춰준다면 술자리에서 돈을 낼 필요는 없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사수자리는 언제나 빚더미에 앉아있다. 요즘들어 카드빚으로 동반자살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수자리다. 그러니 사수자리와는 결코 결혼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본질적으로 인생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거지같이 살아도 잘산다고 생각한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하며 건망증의 대가이다. 기분파이기 때문에 오랜 헌신과 사랑을 기대할 수 없으며 순간적인 쾌락을 사랑하고 쾌락으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인생의 도피자. 사회적 통념에 대해 반항심이 심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벗어난 트랜스젠더나 밀입국자들이 많은 편.
    치매에 쉽게 걸리고 폭행죄로 구속된다. .


    (10) 염소자리(12월 25일~1월 19일)

    자기합리화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염소자리는 다분히 정치가적 성격이 강하다.
    보잘것 없는 이기심도 부풀려서 원대한 사상으로 변화시키고 범죄자들을 옹호하는 악인지상주의이다.
    수전노이기도하지만 필요할 때 도와달라고하면 자기 일이 있어도 도움을 주는 멍청함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언제나 천칭자리의 먹이감이 된다. 속아 넘어가고도 자기합리화 시켜버리는 이 별자리는 살인되로 사형을 당한다고 해고 할말은 있는 변명의 천재다.
    염소자리는 학대당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잠자리에서는 언제나 당하는 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집단 속에서 있는지도 모르는 흐지부지 인간형이며, 평범한 삶을 살지만 절대 그 평범함 이상이 될 수 없는 따분한 사람들이다. 이런 인생을 사느니 절에 들어가 중이 되는게 더 낫다. 다만 원대한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에 잘만하면 희대의 사기꾼이 될 수도 있다.
    마죠키즘과 우울증이 심하다. .


    (11) 물병자리(1월 20일~2월18일)

    물병자리는 정직하고 객관적이며 가끔 영리하다.
    아주아주아주 가끔이지만 말이다. 무당의 팔자를 타고 났다고도하는 이 별자리는 섬뜩할 정도의 신기가 있으며 역시 대부분 무당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랑과 인생에 대해 탁월한 대화를 나누지만 그것은 언제나 너무 포괄적이고 원론적이라 그가 타고난 무당임을 증명해주는 한가지 요소다.
    나이에 비해 애늙은이들이나 정작 성숙해야할 나이에는 자기 나이를 망각할 정도의 피터팬 증후군에 걸려버리는 신기한 놈들이기도 하다. 끊임없는 진실에 대한 탐구를 즐기는 물병자리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나 포주에 재능을 보이며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오는 냉혈한에 누가 죽어가고 있어도 그 이유를 탐구할 뿐 구해주지는 않는 끔찍한 분석력도 자랑한다.
    염소자리는 무당과 고리대금업자가 적격이다. .


    (12) 물고기자리(2월 19일~3월 20일)

    모든 별자리 중에서 가장 다방면에 뛰어난 이 별자리는 아쉽게도 그 많은 능력에 0.001%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인생이다.
    어렸을적 굉장한 수재로 칭송받다가 성인이 된 후에 노숙자로 걸식하며 사는 사람들이 이 별자리의 대표적 인간형이다. 전교 1등이 엄청 재수없고 숙제나 공부도 잘 안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비웃어주어라. 물고기자리인 그 인간은 얼마안가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났다.
    물고기 자리에게 무언가를 시키려면 항상 그의 불성실함을 생각해야하고, 물고기자리와 얘기하는 중에는 그 사람의 위선적인 면을 생각해야하며, 물고기자리와 사귀고 있다면 그의 수동적인 면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한다. 즉 그는 수많은 능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응력이 전무하다.
    정신적으로도 조금 이상한 물고기자리는 술, 담배, 마약, 섹스 등으로 오염된 인생을 사는 것을 즐긴다.
    물고기자리는 약물 중독자의 별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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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11856 [] 포스팅을 하는 이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3년 12월 31일 [수] 18:18:38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포스트는 절대로 아닙니다.
    새해 기념 포스트는 아래 포스트이지요. -ㅅ-

    다만 지금 올리는 이유는 옆 달력 때문입죠. 빨간 포스팅 한 부분만 이으면, 알파벳 "Y"자 비슷하게 된답니다.

    머 뉴욕 3부작을 읽고 아이디어를 내기는 했지만, 별 다른 뜻은 없습니다.(라고 해두어야 벼라별 음모가 생겨나지요. 오홋홋. 오스터 소설에 대해선 별 할 얘기가...음 써 볼까 말까)

    꼴리는대로 쓰다보니 이렇게도 되는군요. ^^
 
00213059 [] 새해엔...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03일 [토] 23:25:00
    굉장히 오래간만에, 따스한 바닥에 앉아 만화 삼매경이다. 이거 천국이 따로 없잖아!? ㅠ.ㅠ

    역시 한국 만세다. 물...물론 딴나라 애덜은 그애덜 대로의 낭만적인 겨울 보내기가 있겠지. --;

    대사각하의 요리사와 프리스트, 총몽 라스트 오더, OWho를 읽는 중.
 
0021367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05일 [월] 11:48:06

    요새 동네의 헬쓰장에를 나가고 있다. 목표는 뱃살 빼기! -0-

    오늘부터는 새벽에 나가기로 해서, 새벽에 나왔었는데, 우~ 사람이 많네. 그런데 달리는 기계(이름이 이게 맞나? -_-a) 위에 서서 한참을 달리는 데 기분이 이상하다. 오른편에도, 왼편에도 똑같이 달리는 사람들과 덩달아 박자를 맞추어 달리는 나를 유체이탈-0-하여 생각해보니 엽기적이더구만.

    갑자기 자신이 한심해 지기도 하고, 이사람들은 과연 똑같이, 남들처럼 달리면서 무엇을 떠올릴까라는 호기심도 생겨난다.

    매트릭스는 먼 곳에 있지 않다.

 
00214167 [] 히미쯔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06일 [화] 15:22:44

    작가가 이사람이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보게 만드는 이들이 있다(물론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 중에 하나이어야겠지?). 그 중 하나가 바로 시미즈 레이코. 그림과 이야기 모두를 충족시키는 흔치 않은 작가 중에 하나다. (하나만 충족되어도 좋은 데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무척이나 힘들다.)


    하여간에 보자마자 보게만든 만화는 그녀의 신작이라고 하는 "비밀"이다(지금 1권만 본 상태다. ㅡ,.ㅡ). 이야기의 중심 구조는, 사람의 뇌를 다시 "현상"시켜서 죽은자가 마지막에 본 이미지들을 "상영"할 수 있는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것으로 범죄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일단은 그녀의 상상력부터 칭찬해야겠다. 자극이 되어준 재료(이를테면 토탈리콜?)가 먼저 많이 나와 있겠지만, 그녀는 화백인 동시에 상당한 재담꾼이기 때문이다. 아시모프나 필립 딕을 떠올리시면 되겠다.


    그런데 뇌를 통해 사실들을 본다함은, 결국에는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진실을 뜻하지 않을까. 그 진실을 본 사람들은 자신들이 멋대로 상상해낸 '인간'과 그 '인간' 자체의 진실이 만들어내는 차이를 참지 못하고 자기 정신까지 착란을 일으키거나, 목숨을 끊기도 한다. 아무리 밝고 명랑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가진 어두운 진실은 "어두운"이라는 형용사에 걸맞게 남들에게 잘 보이지 않으며, 그 어두운 진실은 선악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즉, 진실은 발현되지 않은 사람의 마음, 性이다. 유학에서는 이를 純理라고 하며, 선하지 않음이 없다고 하였다. 다른 말로는 순수함이다.


    그 순수함의 잔인함. 性情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함은 둔하고 날카로우며, 거세다. 그런데 순수함은 곧 성스러움이기도 하다. 잔인함을 감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순수함을 성스러움으로 바꿔서 "필터링"을 거친다.


    진실의 잔인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쉬운 말로 할까? 신은 원래가 잔인하다.

 
00214607 [] iPod MIN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07일 [수] 15:21:02

    여기에 대한 생각은 oho~에 올렸고...

    또 얼마나 많은 "한국 업체"들이 디자인을 따라갈련지.

 
00216613 [] 대략...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12일 [월] 11:37:51

    몸 상태가 좃치 안타. 아침형 인간이 된 지 얼마 안 되어서일까, 겨우 맥주 한 서너잔 마시고 집에 왔었는데, 구토에 몸살이 나서 어제는 꼼짝없이 집에 철푸덕 하고 있었다.

    (물론 사이에 진태옵과 아파치온니 만난 건 빼야 하지만)

    당분간은 술은 안 마시련다. -.-

 
0021804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15일 [목] 14:30:15

    유네스코 50주년 기념회 초청 목록중에 주한 외국 공관 대사들 대상으로도 초청장이 나간다. 명단 올라오는대로 당연히 H.E.로 좌르르 돌려서 찍어냈지.

    마침 출력까지 마친 상태여서 집어넣고 봉하려던 순간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다. 남여인지 확인해서 남자인 경우 뒤에 Mrs.를 붙여서 다시 만들어라는 내용이었다.

    -0-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자 대사라면 끝에 Mr.를 붙여야하나? 동성부부라면? 독신이라면? 이런 거 다 따질 건가? 따질 거면 다 따져야 정치적으로 올바를 거 아녀. 하지만 통념상 남자가 대사일테고, 대사까지 할 정도면 모범적인 삶을 살았을테니 번듯한 부인이 있을거라는 예상 하에, 좀더 한국의 마음씀씀이(!)를 보여준답시고 이런 발상이 나온 듯 하다.

    한국의 문제는, 이렇게 위에서 태클이 들어올 경우 싫소, 못하겠소라고 할 수가 없다는 데에 있지. 유네스코도 마찬가지였다. 실무진 모두 벙찌게 있었다가 결국은 Ambassodor and Mrs. 누구누구~ 이렇게 바꾸기로 하였다.

    위에서의 태클때문에 무엇이든지 간에 끝마무리가 엉성하다는 평이 나오지 않을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서고 흔치 않다.

    참. 여담인데 태국 대사가 여자더군. 한국 대사중에 여자가 1%나 넘었는 지 모르겠다. (김대중정부때의 이인호 대사 외에 또 있긴 하나?)

 
00218096 [] 참 그리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15일 [목] 17:30:12

    당분간 술 안 마시겠다고 했던가? ㅡ,.ㅡ

    그저께 맥주마셨었다. 그리고 지금 말짱하다. 내가 그렇지 뭐.;;
    (그래도 운동은 지금껏 꾸준히!!)

 
0021848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16일 [금] 15:29:53

    점심먹으면서 나온 이야기다. 아이들의 인터넷 포르노 노출이 화제였다. 나야 상관이 없을 위치-0-이긴 한데, 큰조카가 곧 초등학교 4학년에 오르는만큼 상관이 없다고할 수는 없다. 게다가 시대가 바뀔 수록 아이들은 영악해지는 법.

    높은 분-0- 앞이라서 듣기만 했는데, 어떻게 키드세이프를 걸어놓고 하더라도 결국은 알음알음해서 다 보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야할 부분은 어떻게 가르쳐줄까가 아닐련지... 보다보면 아이 스스로 양질의 정보(!)를 찾게 되어있다. 신뢰해서가 아니다. 아이들은 그런 능력이 원래 뛰어나다.

    부모와 같이 보면 되려나. ㅡ,.ㅡ

 
00218525 [] 힝~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16일 [금] 16:57:15

    여기 왔었던 한 미소녀 아가씨. 물건받고 가버렸다. 아 이거참... 흑심 품은 청년은 수줍어서 힘들어 -0-*

    뭐 당연히 자랑이기는 한데, 내주변엔 미소녀가 참 많다. 그런데 나이가 어느덧 계란 한 판ㅡ,.ㅡ이다보니, 이것 저것 재보게 된다. (그러타! 변명이다!) 뭐 당신들도 재빠르게 계산할 것임이 틀림 없다. -ㅅ-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막 생각난 내용들이다.)


    1)이여자 나의 썰렁한 스케르쪼 브리타니코를 잘 받아줄 수 있을까(이거이거 중요하다!), 혹은 그녀 역시 스케르쪼에 능할 것인가!?


    2)추운날 나보다 먼저 집에 들어갔을 때 과연 그녀는 오뎅을 끓여줄 것인가!?(라비님 덕분에 깨달았다. 그게 얼마나 행복할 지...)


    3)섹스 상대로서 근사한가(당연히 생각해 보잖겠어? 어머 수줍어라. ㅡ///ㅡ)


    4)아이를 키울 때 방목 비슷하게 할 수 있는가?(이건 글쎄... 타협이 가능하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방목하고 싶다.)


    5)쿨한가? (이거 기준은 시시각각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뭐... 쿨하게 집어 넣어 보았쥐)

    머 이정도 생각이 나네. 참. 치약도 끝에서부터 밀어야한다.


 
0021971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19일 [월] 09:58:42

    양양님과 트렌형님을 만났었다. 목적이야 단지님 선물 전달이었는데, 2월달에 파리에서 보고 정말 오래간만에 뵙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

    하여간... 맛있는 커피집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 차는 뜨거운 물만 준비하면 되니, 어딜 가나 비슷한 듯 한데, 에스프레소나 까페(까페라고 해야 제맛일 듯!)는 제대로 하는 곳을...아직 못봤다. 스타벅스류의 커피들이 커피인가. 미국식 공장 음료수지. --;

    하여간 나중에 서울고 옆에 있다는 그곳과 리나스를 찾아봐야겠다.

 
00219828 [] 비서업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19일 [월] 14:17:54

    역시나 29일날 있을 유네스코 50주년 기념식 내용이다. 참석 유무를 열심히(?) 확인받고 있는데, 역시나 대사관은 가부가 확실하다.

    나? 무조건 "여기는 ...입니다."로 시작한다. 딴나라에서도 여보세요였는데 한국에서 내가 왜 헬로우라고 하냐. 아쉬운건 지네들이지. 하여간에 재미나는 건...

    아니 재미난다고 하기보다는 당황할 때가 많다. 불어가 영어보다 먼저 나온다. -0-;; 호주랑 스리랑카 대사관 사람이랑 이야기할 때 "알로르..." 어쩌구가 나왔었다. 아이구 창피해라.;;

    뭐 우짜겠어. 저거덜이 참아야지. -ㅅ-

 
0022030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0일 [화] 14:00:31

     굉장히 오래간만의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동준이형과 상민이형, 진희, 그리고 그제까지는 몰랐던 고은별씨 -0-; 이렇게 모였는데(내가 간 뒤로 고은별씨의 남편도 왔다더군.), 배경이 모두 다른 이 사람들은 옛날옛적 나우누리 매킨토시 동호회 사람들이었다(곤별씨는 3D 동호회였다고한다).

    어쩌면 동준이형이 유학을 가지 않았었더라면 모이기 더 힘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가 한국을 왔다는 기념... 이정도의 동기 부여가 되지 않으면 서로 딱히 연락해서 만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친구가 아닐까? acquaintance로 하면 될까?

    한국어에 비슷한 어휘의 단어가 없는 바는 아니다. '아는 사람'이라고 치부하면 되지. 하지만 친구이기에는 뭔가 오바하는 듯 싶고, '아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그런 의미의 사람들에 해당하는 단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은 모두 내 친구다. -ㅁ-; 위의 사람들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가능한 한 연락을 유지하고 싶고, 가끔이라고 하더라도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뭐 이정도면 친구라고 할 수 있겠지. 오히려 정말 마음속으로 강한 친밀감을 느끼는 친구는 한 두명 정도일 뿐인데, 아마 여러분들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아님 말구.;; )

    원래 하려던 말은...

 
00220763 [] 양의 노래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1일 [수] 20:54:17
    다섯 권까지 밖에 못봤다(대충 검색해보니 7권까지 나온 듯 하다). 내용은 흡혈귀(?) 집안의 마지막 남은 남매가 재회를 하여 같이 살아가는 내용이다. 아직은 남매와 오래전부터 누나를 봐주던 청년 의사, 동생을 봐주던 양부모, 그리고 동생을 사랑하는 여자 정도가 핵심 인물들이다. 이미 갖다 줘서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는데 --;, 소갯말에는 이렇게 나온다. "양들에게 둘러싸인 늑대는 자신을 물어뜯을 수 밖에 없다."

    늑대는 다카시로가의 남매를 뜻하고 양은 주변의 선량한(!) 사람들을 뜻한다는 게다. 남매는, 아니 자각증상이 늦게 나타난 카즈나(동생)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자신을 차단시킨다. 치즈나(누나)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이들을 도와주었던 미나세는 오로지 바라볼 수 밖에 없을 뿐이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련 지는 잘 모르겠는데, 독자의 흥미를 돋구는 구석은 역시나 근친상간적인 면이다. 치즈나는 자신이 아버지에게 있어서, 모모코(어머니)가 될 수 없었음에 괴로워하지만, 그녀 앞에 나타난 동생 카즈나는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둘이 서로 가까워지는 건 필연적이다. 하지만 한계가 없지 않다. 카즈나는 치즈나의 피를 먹었지만, 치즈나는 끝내(5권까지는 -0-) 카즈나의 피를 먹지 않는다. 아버지의 잔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이정도...면 겉모습만 보고 판단내릴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상징'으로 보면 무엇일까. 평범한 생활이 아니면 이내 압박과 강요가 잇따르는 후진 동양 사회에서 생각할 수 있는 흡혈귀 이야기라면 '양의 노래' 정도가 딱이 아닐까. 늑대는 양이 아닌 그 무언가로 치환시킬 수 밖에 없다. 인간 사회에서, 늑대가 태어나면 양들은 늑대를 잡아 먹거나 양으로 바꾸어버리게 마련이다. 양들만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햐얗고 순수한 양, 착한 양만이 목자를 따라 다니며 사회에서 '그럴 듯 하게' 살 수 있다. 늑대는 양들의 울타리 바깥으로 추방되거나 양들에게 잡아 먹힐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늑대라고 양을 좋아하지 않는 바 아니며, 늑대라고 사회에서 살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 늑대는 최소한의 예의로서 표정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있는대로 보여준다면 늑대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게 안 된다면, 늑대는 자신만의 소굴을 만들어서 출입 금지시킬 뿐이다. 좋아했던 양들은 증오하는 양들로 변한다. 좋아했지만 잡아먹는 양도 생겨날 것이다.

    늑대가 양을 잡아먹는 편이 자연스럽다. 양이 되기를 강조하는 이곳(온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스스로 양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세뇌시키는 이곳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자연스럽지못한 곳, 그곳은 인간이 만든 곳이다.
 
0022172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5일 [일] 15:27:07
    뜻깊은 명절기간이다. 뭐 친척을 만나서 그런 건 아니고. ㅡ,.ㅡ 맘마미아도 보고, 3년만에 전도 먹어보고, 스키도 타보고, 약속에 바람맞기도 하고 --;; 이따가는 아래에 말했던 바와같이 "정말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웬수들을 만나러 간다.

    명절이 의미가 있는 건 오로지 쉬는 날이 연속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 뿐이다. 내일은 뭐하고 놀 지 생각을 짜봐야겠다. (뭐하고 놀지? ㅠ.ㅠ)
 
00221888 [] 모두가 불안하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5일 [일] 23:06:14
    사실 한국에서 중산층으로서 사회에 아둥바둥 살아가고 싶다면 확실한 건 없다.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나름대로의 불안과 고민은 다 있는 법.

    역시나 학교 문 안과 문 밖은 모든 게 달라진다. 투덜대고만 있으면 평생 투덜댈 뿐일 것 같다.

    오직 행동이 있을 뿐이다.
 
00222088 [] 소년 어른이 된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6일 [월] 13:10:19

    열심히 공부한 그는 나름대로 놀기도 하면서, 서울대에 들어간다. 소년, 효도했다.

    이과의 경우.

    군대 빠지는 방법을 공부한 그는 대학원에, 그 다음에는 방산에 들어가서, 인맥을 이용, 대기업으로 직장을 바꾼다. 아저씨, 남자 사원들과 룸싸롱을 다니며 돈을 번다.

    문과의 경우.

    열심히 외워서 그는 고시에 붙는다. 연수원은 그를 오야지로 탈바꿈시킨다. 소년, 아저씨가 되다.

    공통.

    취직해서 3~4년 다니던 아저씨. 유학을 꿈꾼다. 여자 친구 역시 유학을 종용한다. 외국 다녀오면 뭔가 길이 밝아질 것 같다.

    오로지 "때깔"을 위해 공부한, "때깔"을 위해 적당히 놀아준, "때깔"을 위해 여자를 고르는 아저씨들.

    시험잘봐서 좋은 걸 차지한 게 자기가 뛰어나서인 줄 아는 대부분의 고딩 동창들이 저러하다. 좋은 밥통을 하나 차지한다면 어쩌면 그 밥통을 유지하기 위해, 더 좋은 밥통을 차지하기 위해 나도 아저씨가 될련지 모른다.

    물론 지금도 어느정도는 아저씨다. 아저씨는 밥통을 지킨다. 아저씨는 보수다. 필연적이다.

 
0022258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7일 [화] 16:20:22

    오늘 내일이 고비일 거다. 50주년 기념식이 목요일이거던.

    그런데 그것보다 더 고비인 건... 당장 뉴햄프셔 예비 선거 결과가 궁금하고, 토니 블래어가 과연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가 오늘 밤 의회에서 열릴 표결 처리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머독계열 언론과 비-머독계열 언론(영국 언론에는 좌우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모두 등록금(...으로 해석해야하나? -_-a) 인상에 찬성하는 기사를 쏟고 있긴 하다. 머독이 혹시 대학교도 몇 개 갖고 있는 거 아닐까? --;

    블레어로서는 오늘이 끝이 아니다. 내일은 데이빗 켈리의 유령을 만나야한다. 허...

    하여간 저 등록금 문제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에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가 있더라. 주제는 당근 미국식으로 가야한다였다. (허나 이 기사의 저자는 구대륙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고 마음대로 쓴다는 인상을 준다. 이코노미스트는 당당하게 필자 이름이나 관계 기관을 밝히지 않는다.)

    마침 한국에서도 서울대 나온 부모 자식이 서울대 간다고 보고서가 나왔잖아. 아주 예전에도 쓴 바 있지만, 공립학교의 목적은 "평등 교육"이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다...

    모든 학교의 목적이 "평등 교육"이어야 하잖을까. 어차피 콩심은 데에서 콩난다. 팥이라도 나게 하려면 기회를 더욱더 넓혀야 한다.

 
0022300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8일 [수] 15:35:06

    정보통신부 차관실에 있다는 아저씨의 전화였다. 자기 일정에 맞으면 오고, 안 맞으면 안 오면 되는 거지 꼬치꼬치 묻기 시작한다.

    "누구 누구 오는 지 대략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저한테 있는 명단은 대사들 뿐입니다."
    "그럼 어느 대사들이 오는 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일일이 다 알려드릴까요?"
    "아뇨. 큰 나라만 알려주세요."
    "이러이러한 나라 있네요."
    "그럼 전부 몇 나라인가요?"
    "...(다 세 보았다 --; ) 몇 나라 정도 됩니다."
    "아니, 우리 차관님께서 일정에 무슨 일이 있을 지도 몰라서 그러는데... 중요한 사람들이 많이 오시나요?"
    "대사들 외의 명단은 제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갖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요?"

    -0-

    이런 식이었다. 역시나 한국 공무원들. 하나도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구나. 중요한 사람이 오면 가겠다 이거겠지? 아마 전화걸었던 아저씨도 꽤나 고심했을 거다. 위에서는 중요한 사람 누가누가 오는 지 명단을 알아보라고 명령했을테고, 자기는 거기에 대한 보고서를 "아래아한글"로 멋지게 뽑아내야 했을 테니까.

    가만... 그 차관님 자제분이 SBS 아나운서던가?

 
00223014 [] 매킨토시 20주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1월 28일 [수] 15:52:22
 
00226558 [] 싸이월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05일 [목] 17:57:57

    딴나라로 가기 전에 ID를 만들어 두기는 했었다. 그때 누구더라... 진희와 형준옵이 거기에 미니홈피를 해놓았었거덩. 하여간 무엇인 지는 알되 난 전혀 싸이를 이용하지 않는다.(1촌을 맺으려다가 내가 하도 응답을 안 하길래 실패한 사람들이 꽤 있다카더구만. ㅋㅋ)

    기본적으로야 난 위에서 아래로 주르륵 읽는 텍스트에 익숙해져있어서일게다. 통계적으로 연령대를 논하기도 하지만, 뭐 나이가 문제인가. 아무래도 텍스트 읽기와 쓰기 중독이란 말도 들은 바 있던 나로서는 싸이월드 식의 글쓰기나 사진 올리기보다는 블로그식의 글쓰기와 사진 붙이기가 더 좋다.

    아. 어쨌건, 싸이가 인기이긴 인기인 모양(하지만 싸이월드보고 블로그의 일종라고 하는 건 꽤 불편하다. 싸이는 싸이일 뿐이다.)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중 둘 씩이나 벌써 싸이로 보금자리를 만들고 거기서 활동하더라구. (둘은 서로 모른다. ㅡ,.ㅡ) 그 외에도 싸이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지기도 했다.

    즉, 정기적은 아니더라도 안 가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뜻.

    무슨 이야기를 하려다 이게 나왔지? -_-a

    아... XXX의 블로그를 오늘 발견해서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했었지. ^^ 연락 안 되던 사람들 다시 연락이 되면 정말 좋다. (물론 내가 원래 좋아하던 사람들이어야 하겠지만 -0-)

 
0022682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06일 [금] 09:45:34

    SuE의 로그가 다시 열렸다. 정말 기분이 좋구만! 근데 그녀가 이번에 올린 로그가 미국식/영국식 영어에 대한 거였다. 그녀 자신은 자신의 발음이 둘 다 섞여 버리는 바람에 웃기게 되어버렸다고 자책하지만, 글쎄. 말이란게 알아들으면 다 아닌가? 멋진 사람이 발음하면 어떤 언어건 멋지게 들린다. :)

    하여간, 그 나라의 억양이란 게 정말 영향을 끼치긴 끼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불어동에 처음 가입한 지 얼마 안되어서 2000년이던가, 99년이던가, 만화반에 가서 불어를 읽을 기회를 가졌었다. 그때 형준옵은 나보고 독일어식 억양으로 불어를 읽는다고 했었다. (그형은 불어 전공이다.)

    그리고나서 어제 Y를 만났었는데, Y는 불어 전공이지만 영어와 스웨덴어를 할 줄 알며 현재 괴테인스티투트에 다닌다. 그래서 내가 독어를 말했더니 Y는 이렇게 말하더라.

    "어. 너 독어 말하는 것이, 불어 억양인데?"

    세월 정말 많이 흘렀뜨아. =.=

 
0022737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07일 [토] 18:20:40

    설마 하고 응모했는데 시사회(8 Femmes)에 당첨이되었다! -ㅁ-)/

    사연이 있는 커플이라면 양보하게씸. -.-





    사실 전 이영화를 보았거든요. 보고 싶으신 분 계시면(월요일 내에!) 연락해주세요. 결정은 제 맘대로이지만 ^^




    자! 당첨된 분 계십니다! 절세미녀가 부탁하지 않는 한 안 바뀝니다. :P

 
0022989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13일 [금] 14:01:25

    금요일! 별 약속도 없고, 조만간 백수가 되기에 딱히 즐거워할 명분(?)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기쁘다. 그만큼 이번 주가 바쁘기도 했기 때문이렷다.

    토와와 이니드, 사라를 오늘 만났으면, 그리고 장소가 신천 정도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뭐 다른 기회가 또 생기렷다.

    엄청나게 오래간만에 만나는 그녀들이련만, 별로 변한 게 없다. 다만 좀더 입들이 걸죽해지고, 쾌활해지며, 우울해질 뿐이다. 이율배반적일까?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탓이렷다.

 
0023060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15일 [일] 16:24:57
    아래 포스팅에서 금욜에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던가? 이제서야 피로가 좀 풀리는 데 -.-; 그날 저녁엔 회사(?)에서 단체로 놀았었다. 맥주에 소주에 -0- 폭탄주까지 석 잔인가 마셨던 듯 한데...

    ...역시 춤을 춰줘야 숙취가 해결! -ㅁ-)/

    신기하게도 In-Grid의 "Tu es foutu(Tu m'as promis)"가 영어 버전으로 나오더군. +_+ 이노래가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그 외에 미노그 언니의 노래에 맞춰서 춤추기는 언제나 즐겁다.

    글구 언제나 느끼는 바이지만 확실히 멋진 옵빠보단 멋진 언니들이 더 많다.
 
00231321 [] 그러니까 태초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17일 [화] 10:25:32

    블로긴에 처음으로 포스팅 했을 때가 작년 2월 18일이네. 날짜로 검색하는 방법이 없는 듯 해서, 잠시 삽질 좀 하였다. --; (설마 있는 것일까!?)

    그때 같이 블로긴을 쓰던 친구들은 지금 절반도 남아 있지 않긴 하지만, 새로운 친구들이 절반을 채워주었고, 난 그리 모질지 못한지라 큰일이 생기건 작은일이 생기건 잘 못떠나는 성격이다.

    역시 모질지 못한 탓이겠지. 나의 홈페이지에 있는 블로그와 여기 블로긴의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 -.- 아무래도 블로긴의 간편함때문에 날적이처럼 되어버리는 경향이 없잖지만, oho~이건 블로긴이건 말그대로 '꼴리는대로' 올릴 뿐이다.

    하여간 1년을 기념하야, 날 기억하는 모든 미소녀(수줍~)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대하며.

 
00231749 [] Big Fish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18일 [수] 11:19:32

    위 장면처럼 아름답고 섹시한 장면은 드물다. 결국은 그와 그녀의 사랑이 빚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팀 버튼에 대해서는 잠시 잊자. 그의 영화 팬이라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가 아니면 못만들었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 어떤 기교나 분위기보다 이 영화는 바로 내 안에 들어앉아있는 "그 무언가"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그 무언가.

    아무리 주변이 덤빈다고 하더라도, 마음 깊숙이 있는 그 무언가는 나를 나로 만들어준다. 그것이 아무리 환상으로 표현된다 하더라도 그 무언가는 나를 지켜준다. 나를 사랑한다. 나를 미워한다. 하지만 그로써 나는 살아나간다.

    역시 울 수 밖에 없다. (또 눈물이.;;; )

    같이 울어준 당신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우린 아직 사람인게야~)

 
0023224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19일 [목] 14:15:13

    점심 식사 후(명동 교자집이 유명하긴 유명한가부다. 단체 관광객이 단체 식사-ㅁ-;를 하러 줄을 길~게 서있더라. 일본인들인 듯.), 지원씨, 은영씨랑 각자 커피, 차 등등을 사들고 명동 성당에 산책을 다녀왔다.

    원래 가까운 곳에 있으면 더 가지 않게 되잖아? 뭔가 공사를 크게 하고 있던데, 뭔지는 모르겠더군. 명색이 까톨리꼬이긴 한데, 라이꼬로서 그곳에서 미사를 드린 적이 없다. 앞으로도 거기까지 가서 미사할 일은 없을 듯. 거기서 하면 한 시간을 넘길 거 같아서다. ㅡ,.ㅡ

    한켠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이(오바질 잘하는 사람들은 어쩜 이들을 '노동우'라고 부를 지도 모르겠다...) 밥을 지으며, 통기타를 켜고 있었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는 자기나라 말로, 다르면 영어나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이들. 평화로워 보였지만, 이렇게 시위를 할 수 있는 이들은 시위마저 못하는 이들에 비하면 축복이라는 생각이 얼핏 미쳤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이건 너무 평화로운데...

    법률은 인간이 아니다. 돈 기부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는데, 뭐랄까. 모든 것을 시스템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궁색해진다.


    분위기를 바꿔보자. 미소녀 기자를 아시는 분들. 다음 주 대장금을 보시길. :)

 
00232719 [] Peps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20일 [금] 15:37:33
 
0023375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23일 [월] 11:20:57

    처음에는 스타텍만 생각했었는데...

    스타텍2004와 스핀모토, SKY 7200 중에서 골라 봐야 할 듯. =.=
    (아차.. 이걸 사버리면 아이포드 미니는 살 수 없으려나.;; )

 
00233825 [] Lost in translati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23일 [월] 15:32:01

    딴 로그에 딴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는데, 그래도 이 영화,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그것만 있지는 않다. 절대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의외의 장소에서 동창을 만난다던가 하면 둘 사이의 친밀감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험은 누구나 알고 있을 듯.

    게다가 외국 아이가. 외국에서는 외국인들끼리 서로 그 나라 말을 못한다는 이유 하나로 가까워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테면, 50주년 기념식 때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유럽 대사들 누구누구가 오는 지 물어보았던 경우도 마찬가지인기라. 프랑스어(일부러 불어권 나라들을 먼저 말해 주었다.;; )를 할 줄 안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네트워크'때문에 갈 마음이 생긴다는 이야기지.

    전혀 뜬금 없는 이야기겠지만, 둘리와 또치, 도우너도 지구인들의 별에 있기 때문에 친해졌잖아. 공룡별이나 타조별, 깐빠띠야 성에서라면 그들이 친해졌을 리가 없다.

    즉, 공통의 관심사가 꼭 있어야 친밀해지지는 않는다. 공통의 벽이 있는 서로 다른 사람들도 친밀해질 수 있다. 서로 전혀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친해지는 경우는? 그게 워낙 드무니까 드라마로 나오지 뭐.

    생각해보니, 공통의 관심사보다는 공통의 벽이 오히려 코드 일치(?)에 더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코드 일치. 적어도 비슷하기라도 해야한다. 나이가 들 수록 더욱 그러하리라.

 
00233863 [] 네게 강같은 평화 - 공지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23일 [월] 16:46:14

    참여하지 못한 자는 양심의 거리낌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무임승차라는 그 거리낌은 여지 없이 눈 속의 습도를 높였다.

    무척이나 분하고 무척이나 답답했다. 진짜 소설이 부여하는 가짜 양심의 어긋남이다. 

    슬펐다.  

 
0023509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2월 26일 [목] 16:48:51

    오늘로서 유네스코 근무가 끝난다. 어리버리하게 있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대규모 행사(?)를 조직하는 팀에 있어본 적도 처음이었고, 단순무식한 일(!)까지도 재밌었으니... 충실했다. 만족한다.

    유네스코 한국 위원회란 조직도 마음에 든다. 30대 초중반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분위기 쥑인다. 썰렁한 농담이 거리낌 없이 나올 수 있고, 서로간에 따뜻하게 갈구는 분위기.

    ...머 내가 썰렁해서일 수도 있다지만. ( -_-);

    자. 3월에 갈 곳은 어떤 곳일까. 다행히도 백수는 안되긴 했는데 말이지...

    부디 그곳도 명랑한 분위기-_-였음 좋겠네~*

 
00236220 [] KILL BILL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1일 [월] 18:33:24

    다른 이야기들은 다른 이들이 이미 말해줬으니 다른 이야기거리를 생각해 보았다. 바로 밑에 나오는 쥘리 드레퓌스. 오렌 이시이와 빌의 변호사, "소피"로 분한 여자다. 자세히 검색해 보시면 인터뷰도 어디에선가 볼 수 있다. :P (그녀는 사실 혼혈이 아니다. 다만 일본어를 열라 잘할 뿐이다. -ㅁ-;; 그리고 일본판 킬빌은 미국판과 좀 다르다...? )

    그리고 배틀로얄에 나왔던 고고양. 어쩌면 이 일본 여자와 프랑스 여자가 등장한 건(죽임을 당했다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혹시 '미국 영화'로서 건드릴만한 외국이 일본과 프랑스라는 생각이 아닐까? 사실 Lost in translation에서도 잠시나마 불어가 등장했었고(정말 따분한 대사였다.;; ), 킬 빌에서도 마지막 앙탈부리는 장면에서 소피가 불어로 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일본과 프랑스. 아마 미국 영화에서 사소하게나마 제일 많이 다루는 '외국'이 아닐까? 일본을 통해서 아시아를 보고, 프랑스를 통해서 유럽을 본다고 하면 오바일 지도 모르겠지만... 미국 영화에서 '외국'이 어떻게 그려지는 지는 정말 흥미롭기 짝이 없다. (아니 외국이 나온다는 것 자체를 높게 사야할 지도 모르겠다.;; )

    Slap Her, She's French!!

 
0023661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2일 [화] 15:22:38

    KIEP에 처음 와서...

    ...아직은 걍 앉아있는 중이다. ㅡ,.ㅡ 물끓이는 게 없네. 처음 온 곳이 다 그렇지 뭐. 계속 눈치를 살피는 중!

 
0023674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2일 [화] 21:32:41

    으하..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출처: �의 싸이코월드 --;
    (�씨는 여기 모르려나..;; )

 
0023811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5일 [금] 17:21:41

    바쁘다. 요새 무슨 일을 하는고 하니


     ...물론 커피도 끓이고 복사도 한다. ( -_-)


    * 주요국(주요국이라면 한국의 경쟁상대일 G7국가와 기타 잘 사는 국가들 이야기다.) 증권 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 비중


    * 적정 외국인 투자 비중에 대한 아티클


    이정도...인데, 쉬울 거 같나? 절라 어렵다. -ㅁ-; 제일 문제가 되는 게 OECD나 IMF 통계는 FDI 안에다 Securities를 죄다 집어 넣더라구. FDI를 계산해버리면, 금융 시장을 추정하는 게 의미가 사라져 버리잖나. 그래서 겨우겨우 KSRI와 접촉해서 기본적인 데이터는 받아 두었다.


    하여간, 자료 찾는 중에 알아낸 흥미로운 사실.


    한국과 영국 증권 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이 거의 막상막하다. 정말 희안하지 않나? 무섭다던 영국의 자본 동원 능력이 어디로 빠져나갔을까? 그리고 왜 영국이 투자처가 됐을까?


    좀더 연구해보면 굉장히 재미나는 결과가 나올 듯 하다. 당근 한국이 비슷한 상황은 아니긴 한데...


    막무가내 주장을 감히 한다면, 당분간 Sudden Withdrawal(혹은 Reverse)는 없다. 없어야 한다.

 
00238807 [] iLife Fun Part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7일 [일] 23:18:04

    헤~. 금요일날 아이라이프 펀파티의 쥔공 카이저 컨설턴트님-0-을 만나뵙고 찍은 사진. ^^ (원출처는 Caizer.com )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2시, 코엑스 반디앤루니스 서점 맞은 편에 있는 애플 체험 스토어에서 열립니다! ;)

 
00239046 [] 사마리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8일 [월] 14:22:56

    심각한 감상은 딴 로그에 썼으니 여긴 좀 가볍게 가볍게~*

    이거 보고 나서, 불어동 사람들하고 대화를 나눌 때, 소위 "2차"를 보내주는, 혹은 가는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확실히 패가 갈리더군. 직장 다니는 쪽은 그럴 법 하다쪽인 듯 했고, 아직 학생인 쪽은 그럴 순 없다쪽인 듯 했으니.

    그런데 근본적으로 왜 원조 교제를 할까? 이걸 40~60대만 하는 건 아닌 듯 하다. 그들보다 우월한 환경(?)에 있는 20~30대 남자들도 상당히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왜 하는 걸까? (남자가 고객인 비율이 압도적일테니 남자만 예로 들겠다...)

    애인이 다리를 안 벌려줘서일 수도 있고, 젊을 수록 왠지 좋을 것 같은 그런 남성우위 마초이즘의 발호일 수도 있다. 순수함을 파괴한다는 원초적인, 가학적인, 그리고 미학적인(!) 무의식이 자리잡고 있을 수도 있다.

    뭐 객관식 문제로 내놓아서 얻을 수 있는 답은 아닐 거라. 각자의 성 취향이 다르듯이 왜 원조를 하세요라는 질문에도 제각기 다른 답변을 낼 테니까.

    근본적으로 이게 죄가 되는 지는 모르겠다...라고 말은 쓰지만, 내심 죄는 아니리라고 보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중고딩들부터 끼리끼리 해봐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방(?)이 된다면야 생각할 수 있는 일이긴 하다. 정말 그러한 세상이 된다면, 어른들도 굳이 저런 갖가지 이유를 대며 돈으로 사야할 일이 사라질 테니까.

    하지만 회의감이 든다. 창녀는 곧 성녀였던 시절도 있었다. 몸과 몸의 결합은 아무리 그 의미를 폄하하기 위해 애쓰더라도 굉장한 형식상, 의미상의 뭔가를 느낄 수 있는 법이다. 걍 단순하게 예쁘면 꼴린다라는 말이 제일 좋다. 그렇잖아. 얘네들도 예쁘더라. 꼴리더라구.

    물론 그 이후는 각자의 책임이다. 그게 어른이다.

 
0023951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9일 [화] 18:06:18

    와... 목이 메인다. 목소리가 변할 정도다. 한국을 "정상 국가"로 만드는 게 이렇게 고난의 여정일 지는 몰랐다. 슬프다.

    ...하지만 이건 곧 기회다. 백성을 어여삐 보지 말 지어라.

 
00239625 [] TAJ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09일 [화] 23:16:14

    으흐... 이제는 자주 갈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는 곳이다. 가격이 좀 나가긴 하지만 가끔 먹으면 좋다.

    사진은 양고기 카레. 에... 커리라고 해야 하나? -_-a 난 빵에 찍어 먹는 거야 딴나라에서 이골이 났으니 금새 금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추천함! 위치는 명동 성당 맞은편.

    추가) 탄도리 치킨 사진은 딴 로그에~

 
00239960 [] 박완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0일 [수] 18:05:56

    한 때 서울주보에 박완서의 글이 매주 올라왔던 적이 있다(최인호가 올릴 때는 정말 빠뜨림 없이 봤었는데.;; ). 동네 성당에서 책읽기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있고 해서 그런지, 박완서를 초대한 모양이었다. 유명인을 직접 보는 기회는 흔치 않은 법! 일요일도 아니고 청년 활동도 하지 않지만 성당에 가보기로 하였다.

    그녀가 글을 잘 쓰는 지는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웬만한 상은 다 받았고, 각종 수상 심사 위원이기도 하니 소설가로서의 인생은 분명 행복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제 성당에 와서 한 이야기는 자기 인생, 특히 아들을 잃었을 때의 신앙심이 중심 내용이었다.

    아들을, 그것도 다 장성한 아들을 잃었을 때 당연스레 그녀도 "내가 뭘 잘못했길래"라는 생각이 들었댄다. 그러다가 식욕이 거짓말처럼 돌아오는 걸 보고 놀랐고, 이차적으로는 "내가 뭐가 유별나길래"로 바뀌었다고 한다. 겸손함이다. 그저 흐름에 맡기고 살 사람은 살아가야한다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겸손함만은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삶에 대한 겸손함이기도 하다. 그 과정을 통하여 아들의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

    정치적인 입장으로, 그녀 글에서 느낄 수 있는 비루한, 그리고 비릿한 복고성때문에 그녀를 별로 탐탁스러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이를 괜히 먹는가. 들어줄 건 들어 줘야지 암.

    어쩌면 그녀야말로 진짜 보수일 거라. 가짜 보수였다면, 자기 자식 서울대 의대에 어떻게 힘들게 보냈는가만을 자랑했을 거다...

 
0024077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2일 [금] 15:20:55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가 총선 전까지 결론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에 들어가는 대법관들 대부분 아버지들도 일제때부터 법관들인 사람 아닐까? 이번 기회에 대통령을 확실히 조져놓지 않으면, 그대로 부메랑으로 돌아올텐데? 물론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하여간에 신문들은 모두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헌재 판례에 합법이라고 나와있다. 즉 선관위가 잘못한 거다...)이나 측근 비리에 집중하여 입을 다물고는 있긴 한데, 선수들끼리 왜이러시나. 당신들은 국회의원 선거 보이콧을 바라는 거 아니야? 게다가 한민당(!)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자민련도 끼었지. 자민련의 당론은?


    내각제다.


    지금의 국회 구성이 바뀌지 않아야, 언론 권력도 계속 강건한 대로 남을테고, 학연으로 뭉친 각종 대학, 기업, 연구소 카르텔도 깨지지 않은 채 온전히 남을 수 있다. 총리는 딴나라와 민주당이 돌아가면서 하면 되고.


    그러면 앞으로 시끄러운 일 하나 없이 술술 잘 풀릴 거다. 아랫 것들은 주기적으로 금모으기를 알아서 해 줄테고, '정치란 더러운 것'임을 확실히 주입시켜서 절대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 않겠어?


    법으로 정해져있는 것이기에 당장 한 달 남은 총선을 없애지는 못할 거다. 아마 탄핵 직전에 대통령과의 타협이나 '계엄령'같은 걸 바랬겠지. 그러면 선거가 자연스레 사라지니까. 하여간에 국민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오늘 국민 주권이 강간당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다시 똑똑히 새기게 하려면 모두가 투표하는 수 밖에 없다.


    정치는 국민이 하는 거다. 그리고 국민을 그대로 반영한다...


    P.S.
    * 이참에 투표를 할 수 있는 게 분명한데도 안 하면 수백만원 벌금을 때리게 하는 법이 생기면 좋겠다. 딴 나라는 모르겠는데 벨기에는 실제로 그렇게 하거덩? 언제나 투표율이 백 퍼센트에 가깝게 나오지.


    * 설마 설마 하고 있긴 하지만, 또다시 군대가 나서지는 않겠지.


    * "인물 보고 어쩌고~"하는 거 다 소용없다는 사실들 이제야 아셨나? 지금은 전쟁중이라 할 수 있다. 전쟁에는 중립 없다. 양비론/양시론 펼치는 넘이 있다면 꼭 그 배경을 뒷조사 해보길.

    추가) 제발 총선할 때, 너그들은 합당이나 연합 공천을 해주면 좋겠다. 으흐흐...

 
0024136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4일 [일] 01:11:04

    세 번째의 쿠데타. 물론 감정이 벅차 올라 참여한 것은 맞지만 이걸 친노, 반노로 몰고 가고 싶어한다면 당신의 뒷배경에 누가 있는 지 참 볼만 할 거라.

    이건 아이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이다. 얘네들이 앞으로 좀더 상식이 통하는 곳에 살게 하려는 최소한/최대한의 행위다. 정말 일상에서 뻔히 볼 수 있는 우리 모두는 강하다. 아름답다. 그리고 지혜롭다. 위에서 가르치려하는 사람들, 위에서 관심 갖지 않는 사람들은 결코 깨달을 수 없는 바닥의 진리다. 바닥에 앉아서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기회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리고 그 때, 역사가 바뀔 것이다.

 
00241828 [사람] 드디어 카테고리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5일 [월] 11:30:07

    뭐니뭐니해도 사람이 제일이잖나? ^ㅁ^

    사람이 제일 사랑스럽고,
    사람이 제일 까탈스럽고,
    사람이 제일 희망스럽다.

    앞으로 내가 보는 이 사람!의 내용으로 카테고리를 만들었음. 절대로 내 주변인들만 중심으로 올릴 생각이고... 링크는 절대 안 할 것임. -0-

    이야.. 내가 카테고리를 다 만들다니. *-ㅁ-*

    PS 역시 미소녀들이 중심이잖을까 싶음. ㅡ,.ㅡ
    PS 첫 번째 타자는 지선씨.

 
00241858 [사람] 지선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5일 [월] 12:56:23

    내가 지선씨를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만큼 늦게 알았고, 그만큼 어설프게 봤으리라. 간단히 말해서 내가 아는 건 별로 없다.


    물론 자신도 백 퍼센트 파악하지 못하건데, 감히 남을 이러이러해서 안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도 수 년간에 걸쳐 만나온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즉, 최소한의 요건인 "시간"의 과반수(웃음)를 채우지 못한 만남이라는 거다.


    이럴 때 고민이 되는 점은, 가족 관계가 어떻고,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 지 밝혀도 될까 하는 점이다. 그녀가 지금 부리는 성질(?)과 태도를 볼 때 반드시 이어지는 관계가 있음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일단은 묻혀 둘까 한다. 텍스트란 사람의 기억을 빼앗기 때문이다. 글은 곧 글 자체로서 머리 안에 응고해 버린다. 즉,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배경을 모두 다 알아 버린다면, 그만큼 판단의 융통성은 희생을 해야 한다. 난 그게 싫다. 워낙에 책이나 글의 대가가 생각보다 거대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마찬가지다. 그녀의 글(아래에 말한 바와 같이 링크는 결코-_-없다.)만 읽어서는 그녀에 대해 잘 알 수가 없을 거다. 걍 피곤해 하고 상처가 있으며, 솔직한 여자라고 파악하겠지. 사실 그게 그리 틀리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시켜야 할 점이 있는데, 그녀는 결코 여유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여기에서 여유라고 일컫는 단어는 시간 관리를 잘 한다거나(잘 못하는 듯...), 돈이 많다거나(많진 않은 듯...;; )를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아무리 우울하고 기분 나쁘고, 불쾌한 일이 있더라도 어느 순간 적당한 거리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이건 분명, 미덕이다.


    P.S.
    *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한 마디 덧붙이자면. 그녀는 내게 돈까쓰를 사 주었다.;;
    * 사진은 허락 받고 올리는 것이며, 찍은 이와 날짜는 미상이다. 장소는 커피 빈. 제목은 자주 짓는 표정.

 
0024193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5일 [월] 16:14:58

    오오.. 안수찬 기자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www.poems.com/lostimer.htm>http://www.poems.com/lostim ...  

    유럽이
    아무리 언어가 많다고서리, 남쪽 언어 한 가지, 북쪽 언어 한 가지 공부해 두면, 여러모로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 독일어나 네덜란드어(비유가 적절친 않다.;; )를 어느 정도 알게 되면, 나머지 에스파냐어나 카탈로냐어, 폴란드어나 스웨덴어 문장들이, 단어들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한국어를 문득 깨달으면, 일본어도 눈에 들어오는 경험들 있지 않으신가. 어쨌건 이 시도 어쩌면 남쪽 언어(불어)와 북쪽 언어(독어)를 모두 다 했던 시인의 말장난에 불과할 지 모르겠다. (그의 배경과 아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번역과 반역의 문제. 이것은 곧 정숙한 추녀와 부정한 미녀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모두가 LOST다. 하지만 아무 것도 LOST가 아니다. 시를 읽는다는 것, 문학을 느낀다는 것은 무엇이든 자신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까.

 
0024236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6일 [화] 16:12:55
 
0024238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6일 [화] 16:57:33

    오늘은 한 번, 양재천을 따라 쭈욱~걸어가서 퇴근해 봐야겠다. (BoA라는 말의 쓰임은 정말 한국어의 독특함 중에 하나다. '시도'와 '미래'가 결합하여, 굉장히 개성 있는 표현으로 한국말에 남아 있다. 물론 딴나라 말들도 그런 '독특한' 표현이 없진 않지만.) 어제도 공원을 어무이랑 몇 바퀴인가 돌았었는데, 매일 걸어서 가다 보면 저절로 운동이 되지 않을까?

    당연한 귀결이지만, 목표는 다이어트. --;

    추가) 역시 난 어리버리했다. 약 두 시간 걸렸다. =ㅁ=;

 
00242468 [사람] 은미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6일 [화] 22:06:17

    역시나 이 카테고리는 미소녀 탐방으로 흘러가고 있다. 뭐 우짜겠나. 걍 참으시길. (남자들도 후보가 없진 않다...)

    뭣보다 먼저 밝혀야 할 점은, 이건 순전히 내맘대로의 인상 비평, 이미지 비평에서 거의 나아가지 못한다. 실제로 내가 이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느끼는 바를 백 퍼센트 모두 밝힐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틈만 나면 밝히건데, 난 웬만하면 낙관적이다. 그래서인지, 최대한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만 보인다. 딴 로그에서 '정치는 감별'이라고 써서 뭔가 무섭게 썼던 것 같은데, 나와 정치적인 지향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같이 놀 수 있다.

    ...물론 같이 오랜 기간 나아갈 수는 없을 테지만.

    아무래도 정국이 정국이다보니, 같이 나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인가 생각이 난다. 어쩌면 여기 은미씨도 같이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일 거라. 게다가 은미씨는 나와 '코드가 통하는' 이 이기도 하다. 이건 비단 정치 얘기를 하는 것만이 아니다. 적당할 때에 썰렁 개그(...자학 개그;;)도 아랑곳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각의 방향이라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 등등 그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마찬가지로 내가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시시콜콜한 정보는 쓰지 않겠다. 내가 그녀를 판단하는 것은 그런 정보를 토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안 지도 이제 꽤 되었다. 깊은 상처도 있는 그녀이지만, 언제나 명랑한 표정으로 우울함을 말하되, 희망을 놓아 두지 않는다. 이를테면 그녀는 나와, 공통의 벽을 안고 있다.

    P.S.
    * 공정을 기하기 위해 말해두건데, 그녀는 내게 영화 CD를 빌려 주었다.;;
    * 사진은 허락을 받지는 않았다. 왠지, 이 사진 찍는 모습의 사진은 내 마음에 든다. 표정 뒤의 어두운 배경과 옷 색깔이 기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00242487 [] 허걱.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6일 [화] 23:03:53

    하루에 네댓 건 씩이나 포스팅을 하다니...

    블로긴을 쓴 이래 하루 최다 포스팅이다!;; 딴나라에 살 때야 접속이 어려워서, 며칠에 한 번 정도였는데, 이제는 접속이 쉬워지니 글도 쉬이 써지는 모양이다.

    물론 안 써질 때는 또 안 써지지. 딴 로그도 마찬가지다. 요새는 거기에 거의 매일 올리곤 하는 데...(방금도 하나 또 올렸다) 이거 또 고질적인 로그 비교가 되려나.

    아무래도 그 딴 로그의 글들이 좀더 심각한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웃음)

 
0024284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7일 [수] 20:58:17

    채식주의를 비꼬는 노래-> http://outoftheblue.x-y.net/veggi.htm

    소농을 살리자는 영상-> http://www.themeatrix.com/

    ...난 뭐든 잘 먹는다. 인간이 제일 위에 있으니 뭐든 잘 먹고 잘 싸는 게 인간답잖겠나. 채식주의에 대해서는... 뭔가 웰빙 비슷하게 계층(계급?)을 나누려는 음모가 느껴진다. 냠.. 쓰기도 귀찮다. =.=

    사실은 고기를 더 좋아한다. (히죽)

 
0024317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8일 [목] 17:28:27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때문에 잘 알려진 나라들 재경부와 금융 기관들 샅샅이 뒤져 볼 기회를 가졌다. 다국어 환경 사용에서는 역시 맥을 써야 편한 법이다. 연구원까지 노트북을 가져가서 랜을 꽂고 검색을 하려던 찰라!

    "멀티라터럴에는 딱히 협정이 없댑니다."

    머.. 그리하야 오전에는 빈둥빈둥 놀았다. 확실히 노트북 갖고 꽃으니까 좋더마. 속도도 왠지 집보다 빠른 듯 하다. 게다가 NESPOT도 깔려있나보다. 나야 머, 집에서만 사설 무선 네트워크를 쓰니 별 상관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오후는 달랐다. 일이 꽤 많았는데, 북한의 3대 교역국이 중국과 일본... 그리고 태국이었다! -o-* 4위는 인도, 5위는 독일 6위는 싱가포르, 7위에 가서야 러시아가 등장한다.

    히야.. 노서아. 아무래도 기차가 뚫려야 다시 비중이 높아지려나? 요새, 지금도 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뭉글뭉글~

 
0024347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19일 [금] 16:11:28

    무기력해졌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사실은 아무 생각이 없다. 주변에 워낙 많은 사건(!)이 생겨서일 수도 있겠지만, 사소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어 하는 성격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원래도 과묵하지만;; 더욱 말이 없어지고, 애써 친구들도 만나려 하지 않는다. 아침에 와서 커피 마실 때가 제일 행복하고, 업무이건 다른 개인적인 일이건 전화할 때가 제일 불편하다. 아름다운 여자를 봐도 쫓아 다닐;; 마음이 나지 않고, 모든 것이 차분해졌다.

    이럴 때일 수록 잠적을 해야 하나? 혼자 여행이라도 떠날까? 다음 주 초에 하루 이틀 쯤 쉴 수 있을 듯 한데, 개인적인 일처리가 있어서 여행까지는 무리다...

    당분간은 걍 보고 듣고 하는 일만 할 생각이다. 본질은 이거다. 아직 마음 속에서 깊숙이 느껴지는(!) 제 자리를 찾지 못해서다. 그 때까지는 우울하다던지, 만사가 시큰둥하다던지가 계속될 듯.

 
00244700 [사람] 나영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3일 [화] 01:40:33

    역시나 이 시리즈는 미소녀 탐방이 되어 가고 있다.;; 꼴리는 대로 써서 그릉가? -.-a

    이번에는 나영씨~.

    아래 사진처럼 찍힌 나영씨 모습은 평소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니다. 색깔을 죽였기 때문에(아이포토 만세!) 더 자연스럽기도 한데, 사실 초점이 나영씨가 아니라 뒤의 벽에 맞춰져 있어서 저렇게 바꾼 이유가 있었다.

    그녀를 안 지도 꽤 오래 되었다. 알게 된 고리가 있기는 했다. 그래도 학부를 다닐 때부터 알았더라면 유쾌한 관계를 예전부터 가졌을 지도 모르겠다...지만, 글쎄. 내가 바라본 그녀의 모습은 무엇보다 여자의 모습이다. 이건 말장난이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여자라고 하면 우선은 감성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그녀를 보고 생각나는 코드는 무엇보다 감성 코드이다. 게다가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 데에도 능숙하고,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 지도 잘 알아낸다(사실 이게 더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이야기니까.).

    비단 사랑하고 있을 때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때가 아니더라도, 어떠한 일이건 간에, 그녀는 느낌을 잘 간직하고, 잘 표현한다. 의식, 무의식적으로 부던한 연마가 없었다면 힘든 일이다. 자신은 모르겠지만, 그녀는 바지런하다.

    그녀는 곧 여자다.

    P.S.
    * 이 글은 공정하다. 난 그녀에게 맥주를 샀다.
    * 사진은 허락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 내가 찍었다.

 
0024491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3일 [화] 17:40:02

    아자! 내기 이겼다! -ㅁ-)/

    ...박그네가 됐으니, 난 이제 통닭을 얻어 먹을 것이닷!;; 머 이유야 딱히 없었다. 딴나라들. 이기려면 5공 세력이 물러나야 하잖겠나? 근본부터 다져야지, 엉?

    다카키 마사오의 딸과 3공 세력이 일어서야 할 때다! ;;;;

 
0024531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4일 [수] 16:25:14

    진짜 투표로 들어가면 모르는 법이다. 아무리 디시 폐인들도 나선다고는 하지만 젊은층들 투표율이 20%나 넘을까 몰라. 게다가 지금 '한 표 줍쇼'식으로 여당이 백 프로를 먹으면 안된다는 식의 여론이 먹혀들 수가 있다.

    근데 특히 딴나라당이 우익일 수가 있을까? 생각해 봐라. 우파의 개념이 그런가? 이번에야말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노론 이래 친일파-친미파로 내려온 지주 집단을 최소한 정치판에서만은 몰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닐까?

    다카키 마사오의 육체적/정신적 후계자들을 21세기에서도 상전으로 모셔야 한다면 매우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00%의 호들갑이 역사의 심판을 막아서는 안 된다. 야당은 민노당이 아니더라도 우리당 안에서 분명히 나올 거다. 백프로 먹어도 상관 없다는 이야기지. 여당 프리미엄 어쩌구 하는 시대는 벌써 사라졌잖나. 민노당도 그렇고 우리당도 그렇고 결국은 또 갈라질 거다. 분명하다. 딴나라, 너넨 아니다.

    요는 두려워 말라는 것. 이게 지금의 역사다. 역사 또한 셀프다.

 
0024569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5일 [목] 15:28:10

    그러고 보니 벌써 이틀 전 일이구나...


    유네스코의 혜경씨와 혜미씨랑 명동의 한 까페에 들어갔었다. 유네스코는 참 재밌는 곳이었다. 역시 사내 경쟁이 없었던 탓일까? 굉장히 유연하고, 굉장히 슬랩스틱 코메디가 유행하며;;; 썰렁한 농담이 표준이 되어 있는, 그런 곳이다. 아뭏든 신나게 엄청난 크기의 빙수를 하나씩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잠시, 사진 설명을;

    맨 아래가 내 손이고, 혜미씨는 손가락만 보였으며, 혜경씨는 손목도 약간 보인다. 옆에는 녹차 빙수다. 찍은 이유는 "초록색"을 모두 착용(!)하고 있어서였다.;;;;;

    여하간, 소파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데, 옆에서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그가 이곳에 근무하는 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스스로가 내가 나온 고등학교 자체를 매우 좋아하지 않으며, 연락하는 동창도 거의 없던 터였다. (공부를, 아니 시험을 잘 못 봤던 탓도 있다. -.-; )

    뭐랄까,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다. 반갑지 않았다라고 한다면 부정적인 뉘앙스가 들어가니까 그렇게 말해야겠다. 지금까지 별 연락이 없는 친구였고, 앞으로도 웬만한 계기가 없는 한 별로 연락할 것 같지 않은 친구(?)다. 그리고 고딩 동창 중에는 그런 애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그런 점을 뻔히 알면서도 인사를 해 준 그에게 고마워 해야 할까, 아니면 걍 계속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갈까?

    당연히 답은 후자다. 고마워해야할 필요까지는 없잖겠어? 다만, 다만 말이다. 한 때 동거동락동고동락하였던 이들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아니 상황이 바뀌어 감에 따라 나와 코드가 틀어지고, 남남이 되어 가는 현상이 썩 편하지는 않다. 불편하다. 어차피 연락하거나 같이 놀 일도 없을테니 언젠가는 그의 이름도 잊을테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면서 나름대로 사회 생활 하겠지만, '퀭 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적합하리라. 그래도 인사는 밝게 해 주어야 퀭한 마음이 어느 정도 다시 채워지지 않을까.

    그에게 반갑게 인사를 해 주었다.

 
0024596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6일 [금] 11:04:27

    지금도 그나라에 있었다면 이렇게 무감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야신이 처참하게 죽었다. 테러리스트라는 야신이다. 이건 비단 미국 언론들 뿐만 아니라, 웬만한 유럽 언론들도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 정도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엄연한 독립 운동가요,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이스라엘과 미국에 끌려 다니는 아라파트에 절망한 팔레스타인 인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서구 언론들은 한결같이, 야신이 죽은 다음 날, 이스라엘에서 '폭탄을 숨기고 들어온 소년'을 사로 잡았다고도 보도하였다. 그러고서 '소년'에 밑줄 쫙~. 작년에는 자살폭탄 얼짱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각 언론에 나왔었지. 그래. 니네가 그렇지 뭐. 직접 취재하지 않는 한국과 일본 언론도 다르지 않다.

    "당한다면, 우리도 그만큼, 아니 그 이상 보복한다."

    평범한 이스라엘 사람들 인터뷰가 저렇더라. 무고한 민간인이 '테러'에 당한다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를 나무란다면 그거야말로 이스라엘의 불도저에 죽은 미국인 운동가 레이철을 두 번 죽이는 격이다. 팔레스타인 땅의 해법은 무조건 이스라엘의 양보가 있어야만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그것을 좌시할 리 없다...

    그렇지만 나의 '더려운 현실'인식은 중동의 혼란이 한국의 안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역시 야신은 테러리스트였나?

    ...하지만 역사는 어떻게든 '발전'한다. 야신을 독립운동가로 칭할 때를 대비해야 할 거다.

 
0024606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6일 [금] 17:12:42

     밑에 손 사진을 보니 생각나는데, 세수는 별로 안 해도;; (따라서 화장도 안 한다), 손은 엄청나게 자주 씻는다. 굳이 오줌/똥 쌀 때 말고도 손만 씻으러 화장실 갈 때도 많으니 말이다.

    일을 하건, 무엇을 쓰건, 언제나 땀 기운이 사라진 말쑥한 상태에서 하는 편이 좋다. 편하다. 그게 버릇이 되어 있다. 지금 당장 회사의 키보드에 덧붙여져 있는 비닐 플라스틱 때문에 손이 금방 더렵혀지는데(?) 거의 시간 마다 씻어 주고 있다.

    결벽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충 하고 다니고, 청소도 잘 안하며, 정리는 더더욱 안 하니까. -.-

    다만, 뭔가 말끔한 기분. 그 왜 있잖아. 환기를 하는 이유가 꼭 공기 순환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 마찬가지라고 봐.

 
0024645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7일 [토] 22:54:12

    음. 볼 수도 있겠군.;;

    헤어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었다. 비단 헤어 스타일만은 아니었다. 왜그리 말이 없냐 묻는다. 뭔가 변한 점이, 신상의 변화가 있느냐고 묻는다. 물론 변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한 큐에 해결 되는 답변이 있지.

    "봄을 타나 봐." (웃음)  

    머리..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지금도 "자연스럽게~" 주의이다. 무스 등을 바르지도 않고 그냥 넘어가는 대로, 흘러 내리는 대로 하고 다닌다. 그녀도 알고 있다. 생각 없이 나온 말이겠지만, 요점은 "변화"다. 털털하게 웃어 넘기고, 적당히 얼버 무렸지만, 뭐랄까. 나는 변하였다?

    ...아니, 변하지 않았다. 나도 변하지 않았고, 그녀도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이 변한 점이 있는 것 같냐는 질문이 목 끝까지 올라 왔지만 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우리 관계의 분위기일테다. 느낄 수는 있되, 표현하는 순간 느낌이 달아나 버리니 딱히 말하기 힘들다. 그래. 쓰지 말자. 말은 느낌을 속이기 쉽다.

    당연히 힘든 상태였을 것이다. 걱정이 된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그녀는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앞으로도, 아름답겠지.

 
00246489 [] Mr. Children 1/42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8일 [일] 00:32:10

    몇 곡 올려 놓았습니다만... 저의 딴 로그 아시는 분이라면 알아서 받아가세요. (웃음)

    마이코 씨의 선물이었지. (먼 산)

    (추가) AAC 파일올시다. iTunes 등이 필요하죠. 아이튠즈가 뭔지 모르시는 당신!! http://www.apple.com/itunes/download/ :)

 
00246813 [] 정치적 성향 테스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9일 [월] 09:58:54
 
00246941 [] Win a date with Tad Hamilt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29일 [월] 15:23:29

    생각보다 재밌었다. 유명 영화 배우, 태드 해밀튼의 "일일 데이트"에 당첨된 여자(남자였다면? 고전 형식을 갖춘 퀴어 영화가;;), 로잘리, 그리고 로잘리를 먼발치에서 애태우는 피트의 이야기다. 마지막 결말이 예상대로의 해피 엔딩이어서 찝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진정한 사랑'이 승리하는 현실을 좀처럼 보기 힘드니까 영화로나마 위안을 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게다.


    세상에는 완벽한 남자가 (정말로) 존재한다. "완벽하다"라는 말 그대로 쓰지는 않았다. 여기서의 완벽한 남자란, 모든 면에서 따라 잡을 수 없는,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한 눈에 사로잡은, 그래서 결국 질 수 밖에 없는 그런 남자다. 그리고 그런 남자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와 반대로 완벽한 여자가 존재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소위 잘 노는(?) 남자들이건, 잘 못 노는 남자들이건 어떤 특정한 여자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는 법(!)이다. 보통 20대 남자들이야 섹스를 위해서 어떻게든 여자를 꼬셔 보려고 안달이지 않나. 그런데 그게 아닌 여자가 있다는 말이다. 좋은 말로 하면 femme de sa vie라고 해야 할까... 불어의 저 표현으로서 영어나 한국말에서 뉘앙스가 비슷한 표현이 있는 지 잘 모르겠다. 저 영화에서는 treasure라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이 단어도 뉘앙스가 같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안 좋은 말로 하면? "임자"를 만났다가 되겠지;; 이 때 이르러 모든 남자는 베르테르가 되고, 모든 여자는 롯테가 되며, 모든 마음이 롤랑바르트의 "그 책"에 씌여 있게 된다. 그리고... 알베르트가 존재한다. 아니 아직 없다 하더라도 결국은 누구에게나 알베르트가 찾아오게 되어 있다. 괴테의 "그 책"은 성장 소설이다...


    사실 사랑의 웬만한 문제가 다 여기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누구나 "존재하지 않는", 혹은 "정말로 존재하는" 알베르트와 마음 속으로 결투를 벌이며, 정작 롯테에게서는 그녀의 사소한 행위마저 과대 포장을 하게 마련 아닌가.


    소설도 그랬지만, 현실적으로도 그녀는 '알베르트'를 택한다. 용기 없이 소심했던 소년들은 그로 인해 성장하고, 또다른 롯테를 언젠가 만나게 된다. 이번엔 자신이 알베르트가 되려고...


    그런데 계속 베르테르로 남는 사람들이 있다. 다짐과 현실은 냉혹하리만큼 달라지게 마련이다.

 
0024734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3월 30일 [화] 13:09:32

    또다시 정치 이야기다. 아래에 생각하던 바를 몸소 보여준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그러했는데 왠지 서양의 이미지를 칭송한다거나, 개인의 성공 비결(!)을 칭송하는 이들은 동양의 이미지에서 무의식적인 환멸을 일으키고, 성공하지 못한 개인에 대해 무의식적인 비웃음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에 반해 그들은 대단히 가면을 잘 쓴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사람들이다. 선량하고, 책 많이 읽으며, 외국(이라기보다는 서양) 이야기 자주 읖조린다. 그러면서 "정치는 잘 몰라염~"이런다.


    탄핵 쿠데타(!) 덕분에 그런 사람들이 이제는 손쉽게 식별된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들은 애늙은이다. 대통령을 향해 말조심을 할 것과, "국민 통합(정당 이름 아니다;;)"을 부르짓는 그들은 "청년 수구"요, 신자유주의(!)의 첨병이 될 인물들이다.


    ...그리고 세속적인 의미에서, 정글보다 더 정글스러운 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둘 사람들이다.


    장담컨데 이들은 최소한 한국에서 SKY 출신이거나 서양의 유명 대학을 나왔거나, 혹은 소망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국 사회의 주류 코스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엘리트다. 일률적 객관식 정답 매기기의 세례를 받은 이들은 사회도 그렇게 파악한다. 일률적 객관식 정답 매기기가 어디서 나왔겠는가?


    "메이지 이신"이 그러했다. 일본이다. 아직 한국은 독립을 안 한 거다. 유교와 권위주의적인 자세가 몸에 배어 있다는 뜻이다. 위에서 까라고 하면 까야 한다. 이들은 서양이 이뤄 놓은 시민 사회의 저변을 보지 않고, 오로지 서양의 성과를 다룬 이미지만을 좇는다.


    물론 이들도 나름대로 생각을 한다. 책을 많이 읽은 이들은 어디서 줏어들은 건 있는 지, "포퓰리즘"을 싫어한다. 장담컨에 이들은 포퓰리즘에 대해 거의 모를 것이다. 그저 "대중에 휩싸이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겠지. 대중에 휩싸이는 것? 이들에게는 위협이다. 기존의 엘리트 구조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일단 대세를 좇아(?) 탄핵을 반대하는 한 편, 자신의 로그를 통해 포퓰리즘에 대항할 것과, 언제나 '고결한 선비'가 될 것을 다짐한다. 적당한 서양 용어를 빌려 쓰면서 말이다.


    말인즉슨 무엇인가? 무엇이 이 선량한 "청년 수구"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는가? 요는 시대의 변화다. 지금 한국은 변화하고 있다.


    (참고)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소시적 개구리에게 돌 던지던 때를 기억 못하는 자들이다. 딴나라당은 사라지더라도 "청년 수구"는 언제고 다시 일본과 미국을 숭배하는 단체로 다시 태어날테지.


    통합을 말하지 말라. 분열해야 생존한다. 분열해야 건강해진다.

 
00247945 [] Monst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01일 [목] 00:12:47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 영화.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지랴의 주제로 보아야 할까? 괴물은 과연 누구인가로 보아야 할까? 고스트 월드에서처럼, 주변에 적응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봐야 할까? 역시나 '코드'의 문제로 보아야 할까?

    나는 성장 영화로 보았다. 바로 엔딩 부분 때문이었다. 셀비는 애일린에게 죄를 모두 덮어 씌우고, 애일린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이로써 셀비는 무죄가 되고 풀려난다. 당연히 셀비는 죄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셀비는 애일린의 "곁"에 있었다. 곁에 있었다는 건 여러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애일린의 연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사랑은 언제나 비참한 법. 비참하게 끝나지만, 그와 동시에 첫사랑의 열정은 평범함에 대한 동경으로 너무나 허무하게 바뀐다. 이건 누구나 다 겪는 일이다. 워낙에 남아공 미소녀(?)가 연기를 잘 해버려서 셀비를 잘 못 비췄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셀비다. 결국은 셀비의 삶에 대한 화두이니까.

    "앞으로 평생 넌 나같은 사람 못 만나."

    라고 애일린이 말했다. 자신이 창녀라서가 아니다. 자신이 배알이 맞는 친구라서가 아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진정성, 자기가 갖고 있는 진실함을 아무런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때는 오직 그 때 뿐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셀비는 충실히 부응하였다.

    하지만 불편한 점이 하나 있다. 롤러 스케이트 장에서 만난 수많은 평범한 아이들, 일요일이면 교회에 나가는 평범한 중산층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날 지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 아닌가. 셀비의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애일린이 셀비를 이용했다고 열받아 하지만 사실 셀비는 자신의 성인식 제물로 애일린을 바쳤다.

    ...따라서 역시 이 영화는 비극이다.

 
00248528 [사람] 은혜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02일 [금] 13:00:24

    편견이 하나 있다. 음악하는 이들은 왠지 모두 미남 미녀일 것 같다는 편견이다.(미술은 아니다...;; ) 그런데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들어 준다. 지금 생각나는 내 주변의 음악인이 현민씨와 지금 소개하는 은혜씨인데 둘 다 정말 미소녀거든. :)

    ...이렇게 해서 또다시 미소녀 탐방이 이어진다.; 아~ 남자 후보는 언제쯤에나;;;

    나도 국민학교 다닐 적에 한 때, 바이올린을 켰던 적이 있다. 5~6년 정도 배웠을까나? 하여간 그덕에 중학교 올라가서는 클래식 기타나 만돌린을 거의 자력-0-으로 터득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때는 바이올린으로 실기 시험 본 애가 독일어반 아이들 중에 나와 고등학교 때의 "그녀"밖에 없어서 매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었지. (음... 추억이지 추억.; 내가 알기로 블로긴에 내 고딩 동창은 없으니 마음 놓고...; )

    여기의 그녀도 바이올린을 켠다. 물론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한 적이 없다. 내가 모르니까. -_- 하지만 그녀가 연주한 음악을 들어볼 기회는 많았다. ^^ 함부로 놀릴 말은 아니지만, 바이올린 음악은 묘한 것이 가슴 한 켠을 헝크는 그런 묘미가 존재한다. 첼로도 마찬가지랄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미술을 상상하게 되는, 그런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참 좋은 악기랄 수 있지.

    안 지는 꽤 되었는 데, 사실 그녀의 연주를 직접 들은 적은 없다. 아니 만난 적도 몇 번 없다. 그런데 그녀가 말하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연주하는 바이올린만큼이나 그 장면을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보스락대는 일상도 그녀가 꺼내면 갑자기 고스란해진다. 어쩌면, 그녀는 바람의 이미지를 갖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곧, 자연스러움이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만나기는 힘들지만, 가끔이라도 맞이하는 시원한 바람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P.S.
    * 이 글은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예전에 딴 나라 있을 때 받았던 책이 있어서. ^^
    * 사진은 허락을 받았다. 최근에 친구가 찍어 주었다.

 
0024884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03일 [토] 11:41:44

    http://www.digitalronin.f2s ... ass/iconochasms.html

    상당히 충격적이다...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면,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이다.

    그리고 외교는 정말 동물 세계보다 훨씬 동물스럽다. 어쩌면 이게 인간의 진짜 모습일 지도 모르겠다.

 
00249291 [] 이사소동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05일 [월] 00:20:50

    르몽드에 나와 있는 이 영화 리뷰를 보니(어쩌면 정치적인 공정성;;을 위해 리베라씨옹 류 언론의 리뷰도 봐야 하겠지만, 그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니 접어 두겠다) 재미난 부분(!)의 대사가 그대로 실려 있었다. 인용한다.

    "On fait l'amour tous les jours ! - Vous aimez cela, alors ! - Non, on s'y fait !" Sociologique : "Je suis tout le temps amoureux ! - De qui ? - De personne. C'est un sentiment général." Ou digne de Pierre Dac : "Mon mari est fier quand je jouis. Pourtant, c'est moi qui jouis !"

    음... 굳이 해석하실 필요는 없다. 몰라도 각종 불어 시험에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말들이니까. --;

    여하간, 이 영화. 프랑스 영화다운 영화랄까? 게다가 집을 사기 위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의 면모는 그대로 연극 무대로 올려 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왠지 부조리 연극 냄새가 나는 이 영화가 결국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저 위 대사에 다 들어가 있는 지도 모르겠다. 특히 이 부분. "난 언제나 사랑에 빠져! - 누구와? - 아무도 없어. 그렇지 뭐." 그런 거다. 누구에게도 사랑스러울 리가 없는 한 사람의 개인은 주변의 상황이 싫어서라기보다는 그것을 감내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이 싫어서 매일 이사를 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지도 저렇지도 않게, 예상치 않은 이야기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그래도 의연히 살아간다는 것. 페미니스트적인 상징 때문에 여성주의 영화라고 불리는 이 영화는 혹시 페미니즘이란 말이 사라질 세상을 추구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0024991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06일 [화] 17:44:25

    하루 내내, 우중충 하지만 자리에 창문이 가까이 있지도 않아서 을씨년스러운 추위만 탓하고 앉아 있다. 원래는 뭐 씹은 표정의 셀카도 올릴까(!) 했었는데, 양심상;; 이용하게 된(그리 관계는 없는 이야기인데, 명색이 맥 사용자로서 포토숍을 설치한 적이 없다. 그래픽 컨버터로 버틴 지 어언 7년? 8년? 쯤 되겠군.;;) GIMP 조작법을 잘 몰라서 걍 사진 없이 올린다.

    여하간, 사시사철, 하루 종일 햇살이 강렬하고 따사로운 곳에서 고작 몇 년이나 살아봤다고 우중충한 날씨가 좋아졌다. 그래도 습기가 없어야 기분이 상쾌한 건 어김 없는 사실이다. 오늘처럼 습기 많은 날은?

    별 생각이 다 나는 날이지 뭐. 여기 앉아서 무엇을 하고 있냐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5 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 지 오싹하기도 하다. 간단히 말해서? 신세한탄이다. ㅡ,.ㅡ

    그러다 보니 나도 비슷한 걸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대 후반 아저씨의 바램이야 뻔한 거 아니겠어? 5년 후에는 찰랑찰랑 바다와 같은 사랑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감상파들은 인생의 그림자에서 푸념만 늘어 놓기 십상이다. ㅠ.ㅠ

    참. 바다나 가 볼까. 어딘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줄 도깨비가 필요하다.

 
0025019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07일 [수] 12:08:37
 
0025176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2일 [월] 12:50:30
 
0025232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3일 [화] 17:13:55

    나야 딴 로그에서 예전에 밝혔듯, 민노당으로는 표를 줄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여담이지만, 왜 민노당이 붉은 장미를 마크로 삼을 수 있었는 지 모르겠고, 그럴 자격이 있는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난 우파거덩. --;

    유럽식 기준으로 본다면야 민노당도 마냥 왼쪽이라고 할 수만은 없겠지. 머 이런 얘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여러 모로 볼 때, 이번 선거 때 딴나라를 골로 보내기는 매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 유시민 글과 "수구"에게 줄창 '이용(?)'당하고 있는 진중권 때문에 시끄럽긴 한데, 보다 중요한 게 있잖나? 선거 이후다.

    자. 선거 이후, 민노당은 우리당과 공조를 통해 딴나라를 골로 보낼 수 있겠는가? 과연 '공조'를 민노당 내에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건 소위 '진보' 이념의 추진을 위해 현실 속에서 '손실'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과 같다.

    물론 나는 지극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보수 정당'과의 공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난 당신이 민노당 지지자인지 의심스러워할 거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다. 자기 이념대로, 자기 생각대로 투표하면 된다.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자. 우린 할만큼 했다.

 
0025258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4일 [수] 10:54:57

    영어권으로 어학연수라도 가야했던 게 아닐까? -_-;;;

    호주대사관 전화를 받았는데,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불어 때문에 대략 난감하다. =_=; 역시나 아무리 그 전에 영어를 했다(?) 하더라도 직접 생활했던 나라의 말이 더 익숙해지는 모양이다. 무서운 일이지. 뭔가 뇌에 새겨지면 그게 자기 의지로 바꿔지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니까.

    요크 시에 곧 마련될 친구 집에 놀러라도 가야겠다. ㅎㅎ

    (무...무슨 돈으로!;)

 
00252665 [] In the cu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4일 [수] 14:07:22

    아니 오늘이 짜장면 먹는 날이었나? -_-a


    여하간, 오늘의 메뉴는 인 더 컷이다.


    욕심과 욕망이라는 단어의 감각이 주는 차이는 무엇일까? 감각의 제국인가? :P 당연하겠지만 욕심이 주는 이미지는 욕심이 스머프(!)밖에 없지만, 욕망이 주는 이미지는 "차타레 부인의 욕망"이다. 더 거센 말로 하자면 "욕정"쯤 하면 되려나. 인 더 컷이 아무리 여자의 욕망을 그려냈다는 영화라지만 글쎄. 자신이 받을 수 없는 오랄섹스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오랄섹스의 차이가 무엇일까?


    질문이 매우 엉뚱스럽기 때문에 대답은 간단하다. 없다. 당연히 화성인과 금성인이 받는 느낌은 사못 다를테지만, 굳이 멕 라이언이 아니라 미스터 빈이 엿보았을 지라도 결과는 같았으리라는 말이다.


    또 김규항 책을 인용해야겠는데 당장...책이 옆에는 없고;; 어쨌건 대충 기억나는 대로 지껄여 보자면, 많이 배웠다고 하는 남여들은 그 '배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성이라는 말을 듣고, 그게 머리카락을 가리키는 말인 지, 머리속을 가리키는 말인 지를 헷갈려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지성을 쌓은 거다. 넘치는 지성은? 감성을 공박한다.


    공박...이라고 하였다. 공격이 아니다. '압박'의 의미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선택한 단어다. 뭐 현실적으로 많이 배웠다고 하는 "남자"들도 사타구니의 반항 앞에서는 약한 게 사실이지만, "공박받는 감성"과 "넘치는 지성"을 가진 남자들도 꽤 있거든. 여자들은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둘의 역사는 다르니까.


    역사가 "이루어지려면"? 역시 꼴리는 대로 사는 게, 안 꼴리는 척 하고 사는 것보다 건전할 거다. 하지만 그 말대로 쉽게 살지는 못할 껄? 당신은 "인텔리"니까.


    음. 오래간만에 딴 로그와 비슷한 내용이 올라가는군.;;

 
00253236 [] 부끄럽다. 흑흑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6일 [금] 10:27:35

    역시나 땅값 집값의 가격에 따라 딴나라와 비-딴나라로 나뉜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경상도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고 지역주의라 비난받는 거다. -_-)

    내가 사는 동네도 결코 집값이 싼 곳은 아니다. 내가 찍어서 국회의원 된 사람이 없다.;; 여기야 말로 막대기만 꽂아 놓으면 딴나라가 되는, 뭐 그런 곳이다. TK의 서울 주재 대사관 중 하나이지.

    이번에 딴나라에서 나온 후보도 세금 한 푼 내지 않았던 데다가, 원래 강서구 주민이다가 선거 때문에 이사와서 금뱃지 챙겼다. 뭐 예전에 이회창이 금뱃지 챙기려고 옆동네로 이사왔다가, 당선먹고 바로 튀었던 전력이 있으니 이건 이 동네의 전통이라고 봐야 할까?;;

    그만큼 답답한 곳이다. 그래도 표 차이는 예전에 땅부자 맹모 앵커가 됐을 때 보다는 줄어들었다. 다음 번에는 혹시? 그 다음 번에라도??

    신자라면 응당 가져야 할, 희망의 양식. 양식이자 상식이다.

 
0025337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6일 [금] 17:44:44

    오랜만에 해 보니 어렵네. ㅡㅡ;

    내 홈의 BOARD에 르몽드의 한국 선거 관련 기사 세 편 올려 두었다. (르몽드디플로가 과연 한국 기사를 다음 호에라도 쓸 지 매우 궁금하다...)

    1: 여성정치인
    2: 강금실
    3: 디지탈 민주주의

    그나마 르몽드가 제일 열의(?)를 갖고 취재한 듯 하다. 다른 불어권 언론들은 대부분 짤막하게 언급하고 지나가 버렸더군.

    무엇보다 이 신문이 초점을 기울인 부분은 "여성 정치인"의 등장이다. 그리고 역시 호쾌한 이 신문은 박정희와 전두환을 '대통령'이라 표현하지 않았다. ㅎㅎ

    그런데 도대체 왜 강금실에게 관심을 기울였는 지 모르겠다. 점 찍어 두었을까? 하기사 나도 사르코지나 올랑드를 점찍어 두기는 했지.;;

    궁금하면 알아서 보시라. --;

 
0025407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8일 [일] 23:52:50

    오래간만에 조카들을 데리고 고려대 공원;;에 가서 놀았다. 차몰고 교외까지 나가기는 좀 그렇고, 생각난 곳이 저기더라구. 아이들이 차 없는 넓직한 곳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마음껏 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으니까. (그리고 아이들 놀이 장소로 흔치 않다는 장점도!...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노는 아이들은 꽤 많았다.)

    하여간, 아이들은 놀아야한다. 흥분;;했는지 계단을 올라갈 때부터, 신발을 신고 낑낑 거리면서도 기어이 올라간다. 결코 무겁지 않은 내 지갑을 노리는 나쁜 넘들;이지만(우째 어린이날 선물을 오늘!;;) 그래도 "고즈넉"한 하루였다. 얘네들도 남들 다 가는 학원을 다 다니지만... 노는 걸 보니 역시 좋긴 좋다. 놀아라, 놀아!

    너희는 우리 가족은 물론 미래의 희망!

 
00254195 [] WAT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19일 [월] 10:35:02

    나나난 키리코의 그림은 거칠다. 단순하다. 심심하다. 혹은 삼삼(!)하다. 그것이 그녀 만화의 매력이다.


    하루키의 냄새가 짙게 배어나는 20대 초반을 위한 만화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현재로서의 나는 하루키의 '냄새'를 매우 싫어한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그녀/그들의 삶을 그 자체로서 이해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면, bedtime story로 손색이 없다 하겠다.


    그래도 이 단편집에 실린 이야기들을 보면 어둠과 암울, 우울에 가득찬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이 작가, '어둠'의 작가는 아니다. '호박과 마요네즈'에서와 마찬가지로 보일듯 말듯 대책 없는 낙관성이랄까? 내 성격과도 어느 정도 통하는 면;;이 있다는 말이다. 오바스럽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바쁘건, 나른하건 간에 일상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것이지.


    절대로 나른한 일상일 리가 없는 '일을 하는' 젊은이에게도 어필할 수 있잖을까. 게다가 이야기를 전하는 주요 소재(아니면 코드?)가 섹스이기도 하다. 격정이나 열정이 없는 밋밋함. 하지만 세련됨. 그리고 거기에서 느낄 수 있는 지혜가 여기엔 그득~


    읽어보세요들~

 
0025468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20일 [화] 17:18:04

    관련기사: http://www.thisislondon.co. ... 309233?view=Standard

    뭐 뻔할 뻔 자의 이야기이지만 이런 주제는 끊임 없이 보아도 흥미로운 주제임에 분명하다. (그러니까 이 영화가 연극으로도 나오지. 윗쪽의 포스터는 연극 포스터다.) 간단히 말해서 무엇이겠나?

    등잔 밑이 어둡다... 정도일까?

    친구가 괜히 친구가 되는 게 아니오, 사랑이 괜히 사랑이 되는 것 또한 아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 다만 위의 링크가 말해주는 대로, 첫인상은 거의 100% 외모인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친구'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미 알고 있는 그 편견(?) 때문에 skin deep이 좀 더 예쁘게 보여진다는 이야기지. 즉, 외모를 가꾸려면, 원만한 사교성을 가져라~정도가 될 것이다.

    그럴려면 역시 많이 만나고 봐야 하며, 많이 부대껴 봐야 한다. 그럴 수가 없다면 베르테르를 또 하나 잉태하고 마는 꼴이 되어 버릴테니.

    하지만 친구와 연인 관계라는 것도 하는 짓이 계속 똑같지만은 않으니, 사랑이 친구의 연장이라고 간단히 결론내릴 일도 아닐 게다. 각자 알아서 해야할 일이겠지만, 갑자기 섹스앤더시티에서의 에피소드가 기억나네. 캐리의 섹스파트너는 결국 캐리의 친구가 될 수 없었던가...

    구관이 명관이라는 이야기도 걸맞을 지 모르겠다. (웃음)

 
0025576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23일 [금] 13:11:18

    나도 올린다. 제일 가까이에 있는 책 23쪽 다섯 번째 문장!
    (이게 맞나? --;; )  윈도우즈에서 쓸만한 유니코드 컨버터를 발견하지 못한 관계로 스크린 캡쳐로 해결!;;

    PS) 맥에선 매우 쉬운데. ^^

 
00256649 [] 죽도록 달린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26일 [월] 13:27:57

    딱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여인천하.


    삼총사 이야기를 이렇게 틀어버릴 지는 전혀 몰랐었다. 게다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왜곡한(?) 역사 말고도 당시 프랑스사를 조금 알고 있는 나로서는, 상당히 다르게 나오는 장면들 때문에 매우 매우 불편스러워 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순간 이후로 정말 초롱초롱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삼총사 이야기가 아니거던. 그저 등장 인물들 이름만 따 왔을 뿐, 주제는 "우리는 하나다"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다"는 왕비와 보나슈간의 "우린 친구잖아, 그지?"의 대목만큼이나 공허하다. 오히려 마지막의 대사, '요새는 사소한 일로 벌받는 사람들이 많아~"정도가 주제 아닐까?


    이건 여자의 이야기다. 극본을 어떤 사람이 썼는 지는 모르겠지만, 권력을 가진 여자와 권력을 이용하는 여자(신체적으로 이 둘이 나뉘어져 있다는 말은 아니다...)들의 이야기 아니겠나. 사랑이 나오기는 하지만 결코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다. "힘"의 이야기이지.


    마지막으로 인용 한 토막.


    총각들은 여자를 볼 때, 아름다운가, 그렇지 않은가로 봐.
    결혼을 하면, 이 여자가 아들을 낳아줄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는 가로 보지.
    곁에 있는 여자들한테는 이 여자를 가질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는 가로 본다.


    어떻게 알았지? ㅡ,.ㅡ


    PS. 보나슈로 나온 조희정  송희정 팬이 되기로 하였다! -ㅁ-)/

 
00257574 [EC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4월 28일 [수] 17:46:26

    대학원 다닐 때 이야기다. (헉 전공이 다 드러났군 -0-;; ) 한국 경제사가 전공이던 그 선배는 자신이 서당을 갈 나이가 아니라면서 상당히 아쉬워 했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전공은 영어와 중국어, 일어 정도만 해도 상당한 결과를 낼 수 있기에 겸손의 말이라고 여겼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 선배의 안타까움은 근본적으로, "한국 경제사"를 공부할 자신이 없다는 것 아니었을까? 교수가 되는 그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다. 옛날 어른들이 사용하던 글을 모르고서 어떻게 그 뜻을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

    물론 나도 이제 서당에 다닐 수 있는 나이를 지나가고 있다(이미 지났나? -_-a ). 나 역시 한문을 읽을 줄 모르며, 한시 하나 지을 줄은 커녕, 멋드러진 한시 하나 외우지도 못한다. 한국사에 대해 왈가왈부할 염치가 없다는 이야기다. 뭐 그러면서도 줄기차게 읽어대고는 있지만, 셰익스피어가 쓴 당시의 영어는 어느정도 파악하면서, 그 기간에 퇴계나 고봉이 쓴 글을, 파악은 커녕 읽을 수도 없다는 인식은 정말 부끄럽고 참답하기 그지 없다....는 생각이다. (약방의 감초 코멘트. 역시 나는 우파다. -0-)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거나 매몰차게 때려 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 (히죽) 하여간 한국사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그런 "염치"가 가슴 한 켠을 사로잡는다.  Carr의 말에, 내 딴에 감동을 받은 지 어언 11년 째. 역사는 현재와의 대화 아니겠나. 읽건, 해석하건, 즐기건, 어떤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웃음)

    뭘 읽고 이렇게 오바하나 궁금하시...진 않겠지. ㅡ,.ㅡ

 
0025911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03일 [월] 14:51:10

    선배 결혼식을 삼성동에서 해서 다행히도(!) 뒷풀이가 신천에서 있었다. 나야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신천은 원츄이다. 그렇게 해서 놀다가 집으로 오는 와중에 키노 극장 앞에서 웬 길 통제를 하더라구. 뭔가 하서 보니까, 이서진과 이은주가 "불새"를 찍고 있었다. 전에도 아파트 앞 공원에서 에릭과 이은주가 촬영을 하고 있더라는 말을 들었다. 어느새 울 동네가 드라마 촬영 장소가 됐지? -_-a


    허나 "불새"의 내용을 모르므로 그런가보다~하고 걍 지나쳐 버렸다. 디카도 손에 들고 있었는데 찍을 걸 그랬나...싶기도 한데, 연예인 사진이야 나보다 훨 잘 찍은 사진들이 웹에 많으니 무슨 상관일까.

    아~ 비와서 좋건만, 술 한 잔을 씨름할 벗이 그리웁나니~

 
00259129 [사람]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03일 [월] 15:45:07

    일전에 나도 아이를 길러 보고 싶다고 한 바 있다. 그건 지금도 변함 없다. 다만, 조카들을 보면 착잡한 생각이 드는게... "이건 아니야. 이건 아니라구."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다.


    뭐, 집 값 비싼 동네 중에 하나인 울 동네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라는 탓이 크다(누나 식구가 같은 동네 산다. 역시 딸을 낳아야 할진저!). 거의 강남구 모모 동 비슷한 동네라서인지, 그 동네 유명 영어 학원 차량이 내가 사는 동네에도 다닌다. 다행히도 매형이 돈을 잘 벌어서(?) 그 학원을 두 아이 모두 문제 없이 보낼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다행히도"라는 말을 썼다. 그렇게 역사 운운하고 수구 운운하는 내가 말이다. 이거 정말 비참하지 않나? 부끄러운 정도가 아니다. 내 조카만은 한국에서 어떻게 커갈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공평성이고 공정성이고 다 물리치게 되어 있다. 외삼촌도 이러한테, 한 때 맹렬(!) 386이었던 아버지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그들은 이렇게 보수가 되어 간다...)


    이 미묘한, 아니 명백한 뒤틀림이 어디에서 시작됐나. 비-서울(허... 이런 단어를 생각하다니;;) 지역 아이들을 보낼 수 있는 학원과 대치동 학원은 분명 수준 차이가 명백하다. 말인즉슨? 이제 신흥 부자들이 강남/분당으로 이사간다더라는 말이 생겨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내가 사는 동네도 그러하거니와, 강남구 모모 동들도 서서히 "씨족촌" 비슷하게 되어가고 있다. 이게 과연 올바른가? 이렇게 되어도 괜찮을까?


    씨족촌. 이 안에서만 정보의 공유가 일어나고, 이 안에서만 소위 엘리트(?)들이 자라나간다. 이 안에서만 놀던 아이들은 커서도 "이 안에서만" 생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안"의 어른들도 매우 친절하며, 학력도 높으시다. 언제나 생글생글, "어머 그러셨어요."를 연발하면서 남이 가진 정보가 더 있나 눈을 부라린다.


    정말 우려스러운 일은, 초등학교 내에서도 아파트 값 별로, 그리고 아버지/어머니가 무엇을 하는가를 기준으로 친구들이 나뉜다는 거다. 한 번은 누나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학부모 모임에서 내가 마음에 들었나봐. 그 아줌마 내 옆에만 있더니만 집에 같이 가자데. 그래서 차에 태워줬지. 우린 XX 아파트로 간다고 하면서 말이야."


    "근데 어떻게 됐길래?"


    "XX 아파트에요? 그러더니 표정이 바뀌더라구. 그러면서, 저 다른 차 탈래요 하면서 문을 닫더라. 근데 우리 아파트 가는 차만 소나타더라. 저 쪽은 다 렉서스더라구. 뭐 어쩌겠니.(웃음)"

 
0026031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06일 [목] 23:35:15

    봄의 한국 정치 상황을 한 마디로 정의내린다면, 단연 "물은 셀프"다.

    마찬가지로, 아라한 장풍 대작전도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있다.

    방송실에 계세요?

    사진은 아마 회색인님이 찍어 줬던 걸로 기억한다. 카메라도 회색인님의 것. 손가락은 아마 개미님? -_-a

 
0026046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07일 [금] 13:20:27

    좀 부끄럽긴 한데;; 내가 쓴 로그를 내가 인용(핫핫!).


    "...아니, 변하지 않았다. 나도 변하지 않았고, 그녀도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이 변한 점이 있는 것 같냐는 질문이 목 끝까지 올라 왔지만 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우리 관계의 분위기일테다. 느낄 수는 있되, 표현하는 순간 느낌이 달아나 버리니 딱히 말하기 힘들다."


    초점은 '변하지 않는다'이다. 뭐 총각/처녀들 이야기이니 변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테지만, 웬만한 영화에서는 다 "변하지 않으셨군요." 대사가 한 번 씩은 나오기 마련이다.


    극 중 헌준은 눈을 뒤로 약간 밟았다가 다시 되돌아간다. 그 때 이미 헌준이라는 사람됨을 파악해 버렸다. 웬만한 남자들은 다 이렇다. 모두 이렇게 바보다. 중요한 건, "내가 섹스 해주면 깨끗해 지는 거야."라 말하는 판타지가 아니라, "넌 나뻐"라며 도망가는 그의 모습이다. 무엇이 나쁠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니 아무도 변화시킬 수 없는 그 자체가 엿같지 않나? 오히려 도망가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현실을 그려낸 영화가 아니었을 지도 모르겠다.


    역으로 생각해 보자. 남자는 여자의 과거다. (웃음) 헌준은 선화를 만나면서 반제를 만들었다가 선화를 도망치면서 합을 이루었고, 그 패턴은 귀국하고 나서도 그대로 돌아간다. 남자는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자는 그걸 과거로 보낼 수 있다.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남친도 바꾸고, 직업도 바꿔 가면서 말이다. 다만, 그녀는 남자를 바꾸지는 않는다. 왜? 과거니까.

 
0026046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07일 [금] 13:33:50

    이 영화의 마법이라는 건, 도대체 어떻게 이런 판박이들을 생각했느냐는 거다. 극중의 문호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중에 하나일 거라. 남의 떡이 커 보인다라는 말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법이다. 친구의 여친/남친이 왠지 자신을 초라하게, 자신을 흥분되게 만들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거지.


    뭐 꼭 그래서는 아니었겠지만, 결국 그는 헤어스타일을 바꾼(마음을 먹은?) 선화를 쟁취(!)하는 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사랑도 추억으로 흘러간다. 다리의 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리에 털이 많네요?"로 받아들인 그도 선화를 영원히 사랑(?)하지는 못한다. 뭐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캐릭터가 나왔더라면 이 영화는 감각의 제국이나 사마리아 정도로 나아갔겠지.


    남는 건 역시 섹스밖에 없었을 것이다. "보고 싶었어"가 아닌, "빨아 줘"가 정답이다. 달리 무엇을 말하건 무슨 상관이겠나. 이제 와서 돌아갈 것도 아니고, 피치 못할 상황이 닥치는 것도 아닌데, 오래간만에 만난 친목의 활로는 역시 섹스밖에 없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건 판타지는 아니다. 아래 헌준이 판타지를 넘나드는 남자라면 문호는 어쩔 수 없는 아저씨... 정도가 정답일 거라.


    그렇다면 제자와의 섹스(?)도 설명이 된다. 학생들 중앙에 앉아 존경받기를 원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선화씨도 예전같지 않고(!) 하여 실의에 빠진(?) 그에게 나타난 "오늘 하루만이에요~" 소녀를 그가 어떻게 물리쳤겠나. 이래저래 슬픈 가장의 모습일 거다. 마지막에 그가 보인 호들갑을 보면 정말 슬퍼진다...

 
0026051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07일 [금] 15:31:39

    정성일에 따르면, 김기덕은 종교를 만들어냈고, 홍상수는 미학을 만들어냈다고 하더라. 그릉가? ㅡ,.ㅡ

    뭐 그때 그때의 감정에 충실하다면 무엇을 갖다 붙이건 간에, 자기 자신의 생각을 남자의 미래로 투영시키면 되는 거다. 수정이 안 된다? 못 바꿀 것 있나. 그게 바로 생활의 발견이겠지.

    헌준의 추억담에 나오는 선화는 충분히 빠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강간"당하고, 이어서 헌준에게 "세례"를 받는다. (아~ 영화배우가 되고프다!;; ) "남자들은 다 똑같아!"라고 말하면서도, "그냥 안아주기만 했으면."이라면서 씁쓸해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선화는 남자에 따라서 이중성을 보이는 흔하디 흔한 '여자'를 그려냈을까?

    이중성이라는 말이 참 묘한 것이, 일단 첫 인상이 더럽다. 기분 나쁘다. 왠지 뭔가 구린 듯 하다. 그러나 이중성이라는 말은 곧 현실이다. 현실은 구질구질 하다. 기분 나쁘다. 뭔가 구리다.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 자체로서 재미가 없다. 영화와 같은 '필터'를 통해야 재미가 생겨나겠지. 나도 한 때 떠나는 여자를 향해 울기도 하고, 기다림이라는 말만(!) 했던 적이 있어서인지, 시간에 따라 시나브로 바뀌는 마음에 이해가 간다.

    따라서 선화도 뭐 달리 변할 것이 없는 우리 주변의 그렇고 그런 여자다. 물론 영화에서의 모습에서, 저런 여자를 만나면 일단 다리(혹은 입?)는 벌릴 수 있겠군이라고 환상을 가져도 뭐 어쩔 수는 없겠지. 그게 남자니까. 하지만 '다리 벌리기'라는 사고의 틀을 떠나서, 이 영화의 승자(?)는 선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술집(?)을 한다는 그녀의 직업도 그렇거니와 그녀는 그러한 흐름을 알고는 있되, 결코 휘둘리지는 않는다. 그저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남자들이 도망가서 잠시 흔들리기도 하지만, 정말 잠시일 뿐이더라. 헤어 스타일이 계속 변하기도 하거니와, 그녀는 좋아하던 음식도 싫어할 줄 아니까.

    따라서 그녀는 미래다. 구질구질한 현실과는 반대되는 의미로서.

 
0026128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0일 [월] 01:32:13

    Bin ich gott?

    푸코의 진자에서 벨보는 끝 무렵에 저렇게 말하였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자기 모멸감이 심하면 심해질 수록 얻을 수 있는 건 완벽한 자유밖에 없다. 무슨 자유? 요컨데 두 가지가 있다. 이 세상에서의 자유와 저 세상에서의 자유다. 무슨 말인 지 알겠지? 죽음이 아니면 신이라는 이야기지.

    그녀에게서는 그런 '자유'의 냄새를 느낀다. 그녀가 죽지 않는다면(?), 살아 있다 하더라도 그녀는 자유로울 거다.

    ...그런가.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세상이 싫어지다 보면 자기가 싫어진다. 자신이 싫어지다 보면, 결국 무엇을 싫어할 수 있을까? 아니, 다르게 생각을 하자. 세상까지 갈 필요도 없이, 자기 자신을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있다면 더 나뻐질 일이 있을까? 제일 못생긴 내가 내 눈에 보이는 데 다른 게 보일 턱이 있을까?

    끊임 없이 우울감을 토로해도 결국은 다람지 쳇바퀴밖에 될 수 없다. 나로서는 끝까지 갈 자신도 없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다시금 자신이 싫어진다. 틈날 때마다 세상을, 자신을 부정하는 쾌감(!)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는 법.

    그것은 바로 자기 모멸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은 무엇? 자기 사랑이다. 나우시카는 괜히 만들어진 만화가 아닌 거다.

 
00261502 [EC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0일 [월] 17:08:24

    Bin ich ein gott? 이라고 부정 관사를 붙여야 할까?;;

    여하간, 이 세상은 정말 기가막힌 기적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이렇게 불완전한 각 경제 주체들이 그럭저럭 한데 모여서 먹고 사는 광경을 그려보면(절대로 3~4 차원으로 생각해서는 이해할 수 없을 거다. 무한대 차원으로 기하학적인 모델을 그려보시라 -0-) 이건 정말 기적이다. 뭔가가 부족하면, 반드시 그 뭔가를 채우는 것이 존재하고, 그런 식으로 경제는 '균형'을 유지한다. 뭐 굳이 경제랄 것 있나. 자연이다. 누구나 존재하는 이유는 반드시 존재한다. 다만, 그 이유를 스스로 깨닫는 자는 그리 많지 않을 거다...

    요컨데 방금 전, 모 방송에 나가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요인과 X월 인상설, 그 여파에 대한 '해설'을 할 분을 위해 자료를 모아 주었다. 여기에서 나는 완벽한 벨보로 바뀐다. 신이 되는 거지. 20대 초중반일 때의 나였다면 일을 해 주면서도 반드시 "이건 아니야~"하며 술자리에서 마냥 씹어대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옳은 건 옳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래. 그 말이 옳다. 그런데 무한대 차원으로 이뤄진 복합계에서 "올바른 일"은 "올바르지 않은 일"과 별 차이가 없다. 모두 나름의 존재 이유가 없다가도 생겨나고 바뀌고 하기 때문이다. 결국 남는 것은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능력. 요컨데 아무리 미치고 돌아버릴 것 같은 상황이더라도 그 자체를 속으로는 즐기고 농담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지 않을까.

    도대체가 이런 바보같은, 속사정을 아는 이들에게는 허풍에 지나지 않은 글과 자료라 할지라도, "바보같고 허풍에 지나지 않아야" 장사가 된다. 솔직히 지식이란 게 99%는 다 이럴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지식을 팔고, 몸을 팔아서 근근히 살아가고, 조직도 운영이 된다. 이거 정말 고깝지 않다. 매우 부조리하다. 하지만 부조리하게 보는 시각 역시 부조리하다. 모든 건 순간 순간 바뀌어가는, 바꿀 수 있는 일종의 '가상 현실'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저런 생각이 가끔 든다고 했나? 난 그 순간마다 신이다. 홋홋.

    이건 일종의 '장진구'를 위한 변명 쯤 되려나. (웃음)

 
0026243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3일 [목] 01:38:52

    뭐랄까...

    그런 장면이 나오면 무슬림의 호전성(?)을 떠올리는 게 바로 한국 크리스트교의 엄청난 세뇌 공작에 따른 것이라고 봐도 되겠지? 왠지 모르게 음으로 양으로 이스라엘을 떠받들게 되어 있잖아. 어제 동네에 왔던 최인호씨도 그런 말을 하더군. 자기는 무슨 폭탄이 터지더라도 꼭 이스라엘에 가 보겠노라고 말이야...

    보통은 한국 개신교를 보고 미국과 이스라엘 나와바리라며 욕하기는 하지만, 천주교도를 자처하는 소설가가 그 말을 할 때 사실 난 열심히 아이포드로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어.; 정말 확 깨더라고. 그동안 역사 소설을 써 왔다는 사람의 그 말에는 왠지 이 양반, 역사 의식이 없을 것 같다는 생긱이 미첬거든. (잃어버린 왕국에서는 그렇게 안 봤는데... 내가 틀렸기를 바래.)

    물론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도 미국 나와바리 답게 이스라엘을 좋아해 주는 덕분에 휘발유 값이 1400원 대로 유지 되는 지도 모르지. 미국과 미국의 보스, 이스라엘(?)이 없었어 봐. 휘발유 값이 리터당 2천원은 하고 있을 지도 몰라. 당근 한국의 경제 성장도 그만큼 늦춰졌을 테고. 하지만... 하지만 올바르지 않잖아. 분명 죄를 저지른 당사자는 현대 유태인들, 그리고 미국이라고. 아랍인들은 그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 그러니 나보고 "너네 나라는 유태인이 없어서 발전한 거야"라는 농담을 태연히 하지.

    UN이 나설 것도 없어. 사실 에너지 기업들을 모두 국유화 시켜 버린다면 중동 문제가 쉽사리 풀릴 지도 몰라. 하지만 그러기에는 미국 정부가 너무 힘이 약하지(!). 한국 부패 구조의 중심에 (신문이 아니라) 삼성이 있다고들 그러잖아? 세계적으로는 7대 석유 기업이 그 근본일 거야. 그러나 이런 말 하다가 제 명에 못 죽은 사람들 많겠지...

    이런 X같은 상황에서도 세상에 진보(?)를 이루려면 어쩌겠어? 정말 말 꺼내기도 우습지만 역사를 알아야 해. 못 배운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터득을 하는 지식이 그만큼 많아질 수록, 정말 세상은 발전할 수 있을 거야. 왜 그런 말 있잖아. 5-18이 6-29를 거쳐, 탄핵 반대 촛불 시위로 '집단 기억'을 이어 갔다는 말.

    이번 사건과 같은 일, 불과 24년 전에 이 땅의 광주에서도 있었거든. (눈물) 물론 모두들 다 까먹었지. 그래도 우리들의 '무의식'에 그 장면들은 생생히 남아 있어. 개인적으로는 모르더라도 역사가 아는 거야. 이 땅이 아는 거야. 이라크에서의 일? 이라크 땅이 기억해. 올바르지 못한 전쟁 세력은 패할 수 밖에 없어. 십자군도 그랬으니까.

    결국 역사가 복수를 해 주겠지. 하지만 몇 세대나 흘러 가야 지금의 불의를 씻을 기회가 올까. 승리? 승리의 댓가는 고통이야. 고통일 수 밖에 없어. 잘잘못을 가려줄 신은 고대나 현대나 번제물이 필요한 법.

 
00262720 [EC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3일 [목] 23:25:57

    언젠가, 글쎄 내 살아 생전에 볼 수 있을련 지는 모르겠는데, 결국은 남북한 철도에 일본까지 터널로 연결 되지 않을까? 통일의 여부와는 상관 없이 그정도는 되어 주어야 동북아 중심 국가(!)를 해낼 수 있겠지.

    그럴려면, 유럽 꼬시기가 거의 필수적이랄 수 있다. 돈이 있는 한국과 일본이 백날 돈지랄;;해 봤자 러시아와 유럽이 움직이지 않으면 딸딸이로 끝날 뿐이거든. 이를테면 다음 주 동북아경제포럼에서 주제가 나올 지 안나올 지는 잘 모르겠는데, 두만강 유역 개발 이야기가 있다.

    한국/북한: 간도는 우리 나와바리 아이가. 당근 빳따 개발 찬성
    일본: 만주국은 예전에 외지(아... 일제시대 용어로군;;; ) 중 하나였지~ 찬성!
    노서아: 지역 균형 발전. 찬성!
    중국: 지역 균형 발전. 찬성!

    미국: ... 거 왜 핵도 있고;;

    아시겠나? 비단 핵 문제 뿐만은 아니다. 두만강 개발비? 엄청나다. IMF와 IBRD를 장악한 미국을 꼬셔야지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그 때문에 여기에 당연히 유럽을 참여시켜야 한다. 카드가 많아지면 '협상력'이 높아지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런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사전에 염두에 두고 OECD 연설을 했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내용을 보니 정말 말을 잘 했더구마.

    비단 두만강 이야기 뿐만은 아니다. 핵문제도 그러하지. 북한과 사이가 좋은 유일한 서방국가(?) 독일도 그렇고 프랑스도 틈만 나면 달려들 게 뻔해. 왜? 한반도-시베리아-유럽은 곧 미래거든. 절대로 같은 성격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조지 오웰의 책;;을 다시 읽어 보시길.

    결론은? 우... 독어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결론이. -.-;
    (이번에 새로 가입하는 동유럽 나라덜 대부분 예전에 독일 나와바리 아이가;; )

    물론 엄청나게 복잡한 스또리가 될 수 밖에 없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꼴리는 대로~ ㅡ,.ㅡ

 
0026276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4일 [금] 01:05:46

    갑자기 라멘이 땡기네...

    집에 된장 라면(!)을 사다 놓은 게 있긴 하지만, 글쎄... 여유 있을 때 뭔가 잔뜩 집어 넣어서 끓여 줘야 맛있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명진이(조카)는 밤 11시에도 "삼촌 라면 끓여 줘"라고 말하더라. 역시 라면의 맛은 강력하군! (조미료가 강력한 건가;; )

    아니 왜 라멘 얘기하다 라면 얘기가;;

    여하간, 딴로그(!)에는 숙명여대 근처의 그 라멘을 올렸지만, 아래는 예전 유네스코 식구들이랑 같이 먹었던, 명동의 모...라멘 집인데, 이거 또 이름이 격 안 나네. -_-a 여긴 찾아가라면 확실히 찾아갈 순 있다.

    값도 적당하고 맛도 적당히 맛있어서 매우 만족해하였고, 여기에서 라멘을 먹은 세 명은 맛난 아이스크림으로 그날을 '클리어~'했다는 소문~.

    라멘 먹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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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6일 [일] 01:20:55

    그 때, 술 마실 때 누구에게 말했는 지 모르겠는데, 노회찬이 역사 의식(?)이 없어 보인다는??말을 하기만 하고 곧바로 다른 주제로 넘어갔던 게 기억난다. (아무리 마셔도 기억은 잘한다 --;; ) 정말 그럴 지도 모른다는 슬픈 사례가 나와 버렸으니.. 흐.

    겸임을 하지 않기로 한 당론은 잘 따르면서, 정치세력(신문이 아니다. 당신은 그 기관이 신문으로 보이나?)과 담쌓기로 한 당론은 왜 안 따랐지? 입법 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과 자연인으로서의 국회의원을 혼동하고 있나? 그 정치세력 노조가 바뀔 수 있는 노조라고 생각하시나? 그랬다면 70년대에 이미 언론다운 언론이 생겨났게? 그 신문사의 역사를 정말 모르시나?

    같은 당원인 홍세화 선생의 말을 왜이리 흘려 듣는 사람들이 많나? 경쟁 대상과 극복 대상은 구별해야 하는 법.

 
0026337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6일 [일] 01:39:15

    소식 듣고 역시 흥분했나 싶다. ㅎㅎ 뭐 무슨 상관이랴. 어찌 됐건 예전의 수치;;가 알려주는 대로 난 상당한 우파적인 사상을 갖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흥분할 수 밖에.

    그나저나, 오늘 수와 나머지 일당들(!)을 만나고 왔는데, 이거 완전 우리를 디지탈 카메라 동호회에서 나온 지 알겠더라. 여기 저기 일부러 표정 짓기를 하여 사진을 찍어대는데... 재밌더구마!;; 사진기 없으면 무슨 재미로 모일꼬;

    다음에는 출사를 나가서 직각 촬영 연습;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는 블루군. 모자를 한 번 뺏어 쓰고 싶었는데 그러지는 못했다.

 
0026359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6일 [일] 23:46:27

    걍 교보 문고 외서 코너에서 친구 기둘리다가 조갑제를 보았다! -0-

    역시 생각대로 걍 평범한 아저씨더구만. 요즘같은 세상에서, 군사 쿠데타를 선동하던 기백은 조금이라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이양반 누군가 고소하지 않았던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

    그런데 이 양반... 곧바로 일본 도서 쪽으로 가더군. 역시나.. 훗.

    참. 정작 하고 싶었던 건 자카리아의 정치론 책인데... 이 책 살까말까 고민중에 있다. 키신저나 슐레진저의 책들에 비하면 확실히 이사람 글 재밌게 쓴다.

    물론 리차드 펄따위는 쳐다보지도 않았다.(웃음)

    (추가) 망설이는 책은 다름아닌, "The Future of Freedom: Illiberal Democracy at Home and Abroad" 아직 하드커버밖에 안 나왔다. 민주주의와 민주화에 대한 구분이 신선해 보여서였다. 이쪽 전공이 아니니 이게 밥벌이인 분들에게는, 이런 게 완전히 새롭지 않겠지만, 전혀 WASP가 아니면서 WASP의 길을 가고 있는 그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암튼 자세히 읽어보고프다는 생각~.

 
0026402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8일 [화] 10:22:59

    http://casaubon.tv/images/petrol.png>석유 지도
    클릭하시면 크게 열려요~

    가스 지도를 보면, 미국을 알 수 있고, 석유 지도를 보면 일본을 알 수 있다?

    가스 지도를 보면 가스 유전 표시가 빨갛게 되어 있다. 미군 배치도는 못구했는데, 저 빨간 점들 중에 중앙 아시아 지방에는 모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위에는 물론 모두 러시아. 대충 윤곽이 잡히지 않나?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였고, 중국도 그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지금은 참을 수 밖에 없다. 대신 러시아랑 친해지려고 하는 거 알겠지?

    석유지도는? 일본이 북방 섬 반환 협상을 끈질기게 벌이는 이유와, 옐친과 푸틴이 끈질기게 사할린을 안 넘겨주는 이유가 나오지 않나? 동해도 마찬가지다. 고작 생선--; 더 낚으려고 독도를, 일본해를 이야기할까? 저건, Marre Nostrum을 위함이다. 딱 보이잖아. 남중국해(?)로 석유 운반하는 일본이 얼마나 아슬아슬 하겠어? 마레노스트룸을 이용하면 안전하게 착착 될 텐데. (조어도 문제도 그것으로 봐야 한다...)

    자... 여러분이 알게 모르게, 혹은 대통령 입타령만 할 동안 금융 허브 문제는 계속 논의중에 있다(지도는 내일 발표할 일본측 자료에서 슬쩍;; ). 자원이 모이면 돈도 모일 수 밖에 없지. 정말 한국은 중심지다. 러시아-일본간의 파이프라인 연결 계획이 체결됐던가? 그게 좀 아쉽긴 한데, 북한 핵 문제만 해결되면 정말 만사천리가 될 수 있다.

    최근에 있었던 미국의 모 의학 학회에서도 절대 일어날 수 없는 현상 중에 마지막 항목으로서 부시의 재선을 꼽았다던데? (웃음)

 
0026425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18일 [화] 23:45:51

    ㅠ.ㅠ



    그녀가 돌아왔다. 감상은 꼴리면 올림.;;

 
00264769 [] 꼴렸다. ㅡ,.ㅡ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20일 [목] 15:05:37

    (어제 회의;;에 대한 내 소감이 보고픈 분이 혹시 계시다면;; 딴 로그로 가셈~ 딴 로그엔 딴 로그가! -ㅁ-/ )

    나도 마찬가지다. 커트 코베인의 부인으로서 그녀를 처음 알았으니까. 하지만 Hole을 뒤늦게(대학교 2학년 때던가...) 안 건 정말 안타까웠다. 가비지나 노다웃과는 다른, 정말 여자 록커로서 그녀가 최고다(물론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쥐;)는 걸 그 때 듣고 나서야 알았으니까. 역시 코베인은 천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녀랑 결혼했잖아.


    물론 욕하는 사람들 많고, 실제로 코베인의 자살에 그녀가 관여를 했을 지도 모른다. 홀의 멤버, 펄로니의 죽음도 그렇다는 말이 많지. 어쩌면 그들의 영혼을 바치고 능력을 얻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그녀의 노래는 앨라니스 모리셋이나 아브릴 라빈 따위;;와는 다른, "마력"이 있다. 매력이 아니다. 마력이다.


    거 왜, 서양골동품과자점에서, '마성의 게이'가 나오잖나? 그런 마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전체적으로 그녀가 이번에 새로 내놓은 앨범은 Celebrity skin의 연장선상에서 들어도 그런대로 수긍할 수 있다. 어쩌겠나. HOLE의 리더였으니 당연한 것을. 하지만 두 번째로 들어 보면, '연장선'이라는 수식어는 곧 잊을 수 있다. 그녀의 마력, 혹은 마성이 빛을 발휘하는 건 두 번째, 세 번째 이후부터이기 때문이다.


    결코 이 앨범은 HOLE의 연장이 아니다. 발전, 진전? 아니 모두 진부하다. 진화라고 하면 될까나? 비슷하되, 결코 같지 않다. 독립한 지 10년, 홀 앨범을 마지막으로 낸 지, 6 년 동안 그녀가 담고 있던 거다. Deadly missed her. ㅠ.ㅠ 그녀와 비슷한 록밴드가 수백 개는 있을 테지만, 그녀의 노래는 그녀가 아니면 도저히 들어줄 수 가 없을 것 같다. 그웬 스테파니나 셜리 맨슨의 노래는 사실 겉모습만 좀 받쳐 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을 거야. 아... 셜리 맨슨은 좀 다르기는 하겠다. 최소한 그웬 스테파니는 걍 예쁘고 노래 잘 부르는 미소녀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코트니는 어떤고 하니...


    마성의 여자인 거다! -0-


    그녀가 입을 벌리면 그녀만이 담고 있는 마성을 내뿜는 듯 한 환상도 갖게 되거든. 가사 내용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겠다만, 그녀가 만드는 리듬과 노래, 묘한 용모를 합쳐 놓으면 이건 아무도 beat할 수가 없게 되어 버린다. 게다가 사생활도 멋지잖아. 4년 전 그녀가 소속 음반사와 냅스터를 싸잡아서 맹공격할 때도 역시 감탄한 적이 있지. 누구라도 끌어들일만하지만, 누구라도 적으로 만들 수 있고, 누구라도 노예로 만들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그녀.


    난 그녀가 좋다.

 
0026617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25일 [화] 01:00:15

    토요일 날, 대학교 다닐 시절 동아리 모임이 있었다. 그동안 한 삼 년 정도를 못 나갔으니 모를 법도 하겠지. 그런데 한 가지 에피소드!

    한 03학번 여자애는 "혹시 98?" 이랬고, 한 04학번(!) 남자애는 "99아니에요?" 이랬다.

    ...옆에서 듣고 있던 98들은 아주 속이 뒤집혀 하더마. ㅋ

 
00266179 [] [한뼘소설 CC 5호] 멸망을 위한 소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25일 [화] 01:19:49

    그녀는 남아 있던 커피를 모두 다 마셔 버렸다.

    "커피는 나빠."

    그녀는 남아 있던 담배도 모두 피워서 없앴다.

    "담배는 나빠."

    그런 식으로 그녀는 끊임 없이 먹고 삼키고 빨고 내뿜었다. 그러자 그녀에게서 날개가 돋아났고, 서울은 붕괴하였다.

    자. 다음 차례는 사탕과 초코렛이다.



    이 글은 [한뼘소설 CC 5호]입니다.
    쓰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손 한뼘 정도만의 분량으로 짧은 글을 이어쓰는 것입니다.

    형식과 장르와 제목은 전적으로 자유지만, 소재로 반드시 커피와 담배가 들어가야 합니다. 커피와 담배를 주인공으로 쓰셔도 좋고, 중심 소재로 쓰셔도 좋고,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소품으로만 쓰셔도 좋습니다. CC는 Coffee & Cigarette의 약자입니다.

    소설의 형식에 얽매이실 필요는 없지만, 나름대로 이야기 내용은 갖추어야겠지요. 단, 이어쓰는 글이지만 줄거리는 잇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전적으로 하나 하나가 독립된 것이 됩니다.
    장르는 무제한입니다. 추리, 멜로, 호러, 심리스릴러, 포르노... 뭐든지 좋습니다. 총 포스트 횟수는 30회로 제한하겠습니다.

    참가하고 싶으시면 가장 최신 포스트에 코멘으로 신청하시되 '다음 글을 이어 쓰겠습니다'라고 명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첫번째로 신청하는 사람이 이어가도록 합니다. 신청한 시간으로부터 반드시 하루 이내에 글을 올려야 하며,이전 포스트의 꼬리꼬리를 눌러서 써야 합니다.
    제목에는 [한뼘소설 CC-X]라는 말머리를 달아주십시오.

    Writing is Fun!?평범한 글로 놀아보자고 시작한 것이니 누구나 과감하게 도전하십시오. 만약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문화건달에게 물어주세요.
    (이 글은 복사하여 모든 참가글 하단에 첨부하되 위의 번호만 바꿔주시기 바랍니다)

 
0026679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26일 [수] 23:23:01

    숙원이던 전화기를 드디어 바꾸었다. 양양 언니보다 내가 더 먼저 빨강 스타택을! ^ㅁ^)/

    생전 처음 칼라를 보니 열라 신기해 하고 있다. -0-
    (근데 흑백 전환 모드는 없더군.;; )

    이제 두 번째 모토로라다. 싸이언-애니콜-모토로라 V.을 거쳐, 노키아를 쓰다가(딴나라에서;; ) 이제는 다시 모토로라! 노키아 바 형태의 전화기가 좋아졌는데, 한국 휴대폰들은 왠지 다 그나물에 그밥처럼 느껴지더라구.

    사실 100%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어느 때이건 간에 그런 전화기는 안 나오겠지.

 
0026685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27일 [목] 01:51:03

    머 대단한 건 아니다. 전화기 사면 비닐 케이스 같은 거 공짜로 주고 그러잖아? 그런데 폴더형 전화기의 특색은 얇은 비닐막이 액정에 붙어 있다는 것이거던. 케이스에 넣으려면 이 비닐막을 떼어야 하쥐요. 그런데 전화가게 언니가 이러더라구.

    "이 비닐막은 손님들이 모두들 자기 손으로 떼고 싶어 하시더라구요."
    "상관 없는데요.;; "
    "그래도 손님이 떼세요."

    그런가? 이런 전화기 비닐막(!)조차 첫경험의 짜릿함을 느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걸까.

    스타택을 선택한 이유는 물론 후까시;;가 상당한 작용을 했지만(난 빨강이 좋아! 검정색은 구-스타텍이잖나. 색깔을 바꿔야 새 스타택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난 원래 원색이 좋더라구~), 오히려 내장 소프트웨어가 제일 나아 보여서였다. 싸이언과 애니콜의 인터페이스는 너무나 윈도우즈틱해서 왠지 정이 가지 않더라구. (그러나 천지인만큼은 애니콜과 큐리텔의 손을 번쩍!)

    스타택의 인터페이스를 뭘 사용해서 작성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회사가 회사인만큼(임베디드의 절대 강자잖아), 오픈소스의 냄새가 풍기는 그런 인터페이스더라구. 기술적으로 같은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느낌이 그래.

    외양만 스타택, 열면 애니콜이라는 말도 많긴 하지만, 사실 칼라폰들 인터페이스는 하나같이 모두 마음에 안 들어. 그래도 개중 스타텍이 마음에 들더라.. 이겁니다요.

 
0026720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28일 [금] 01:26:05

    오늘은 무척 찐득하고 습기도 많은 게... 술마시기 좋은 날! :D

    사진은 이화대 후문 쪽의 섬(SUM), 예전에 세탁소 자리였다고 하더라? 겉보기에는 걍 까페가 아닐까 하고 들어갔었는데, 의외로 옛 음악(?)이 빵빵한 좋은 술집이었다.

    좋더라구. 좋아. 잘 알지는 못하더라도 명인들의 음악을 LP로 들을 수 있는 곳이... 나만 몰랐나? -_-a 그러고보니 신촌에만 그런 곳이 있는 듯. 모던하고 미니멀한 까페나 술집도 그런대로 맛이 있겠지만, 허름하고 장사에 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사람들이 장사를 하는 구수한 곳도 정말 그 나름의 맛이 있다는 말씀. 찾아보면 이런 데 많을 것 같긴 한데. ^^

    저녁을 배불리 먹은 지라 여기에선 술만 홀짝이기는 했는데, 기분이 매우 매우 좋았음을 고백;합니다. 이런 날씨에는 역시 술! 이런 기분(?)에는 역시 술! 이런 음악에는 역시 술!

 
0026778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30일 [일] 00:58:49

    아래 사진은 역시 이화대 후문 쪽에 있는 드미타스(드미타스에는 클래식 II가 진열되어 있었다. 요건 딴 로그에;; )에서 먹었던 피자다. 요새야 뭐 한국에도 저렇게 화로에 굽는 피자가 많아진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밀라노에서 피자 먹을 때 사진을 안 찍어 놓았네. --;

    내 입맛은 나의 여러가지 다른 취향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호오의 감정이 없다.;;; 걍 맛있으면 맛있나보다~ 하는 것일 뿐이지. 여기 피자도 맛이 있었는데, 이름이 뭐였는 지가 기억이 안 난다. 나이 탓인가. -.-

    아뭏든, 이거와 안심; 샐러드를 하나 시켰었지. 샐러드가 특히 맛이 좋았다. 올리브가 듬뿍~ 있었다. 딴나라 살면서 올리브의 참맛을 알게 됐거든. 올리브라는 거, 정말 김치처럼, 반찬처럼 먹으면 된다. 귀국한 다음 거의 처음으로 올리브를 양껏 먹은 것 같았는데, 수퍼에서 파는 건 못봤다. 종류도 그리 많지는 않겠지.

    참. 이 식당에 대해 말을 별로 안 했네.;

    Pros: 일단 조용해서 좋고, 주차해도 좋을만한 공간이 있다. 음식도 맛있어. 피자랑 샐러드만 먹어 보았는데, 다른 것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Cons: 시키면 상당히 늦게 나온다. 머, 그런대로 맛있으니 참을 수는 있다. 다만 사장 아저씨의 말씀이 상당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오바스럽다고 해야 할까나. (웃음)

    하여간 결론은... 맛있는 거 서울 도처에 많다. 많이 먹자! (이...이게 아닌가;; )

 
0026832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31일 [월] 16:45:12

    사진을 모처(?)에 올리기 전에 먼저 사전 조사를 받음.

    저와 실제로 만난 분들만 해당됨. 단, 이 분들은 블로긴에 거의 하루 내내 접속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화요일까지 해당하는 사람은 쪽지나 메일로 연락 부탁함. (컨택트를 몰라서 이러는 것임. -.-)

    1) 자기 사진을 빼달라는 분
    2) 특정 인물을 보고 싶지 않다는 분

    아... 귀찮다. 걍 사진은 나만 갖고 있을까. ㅡ,.ㅡ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반 수 이상일 경우 사진 전달(?)은 없음.

 
00268425 [사람]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5월 31일 [월] 21:50:43

    사진 하니까 생각나는 게 하나 있다. 예전에 상당한 미소녀; S씨랑 사진 찍으러 돌아다닌 적이 한 번 있다. 차몰고 갔었으니까 아마 2000년 아니면 2001년이었을 거라. 아이포토 뒤져 보니까 지금도 나오긴 한다. 아마 그 때, 커다랗고 멋진 디지탈 카메라를 누군가에게 빌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면 디지탈 카메라가 흔치 않던 때였던가? 흔했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닌가? 하여간 내게는 사진기가 있었고, 그녀에게는 자태(姿態)가 있었으며(동산과 부동산이라는 차이가 있을까?), 둘 다 시간이 있었으니 동등한 거래였다. 서울과 경기도 등지를 다니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 기억이 난다. 증거는 지금은 바래졌지만(디지탈이?), 아래의 입술이다. 지금은 어디서 뭘 하는 지 연락을 하진 않아서 모른다. 딱히 시시한 안부나 물어 보려고 인사하고 싶진 않네. (웃음)

    사실 윗글은 이야기하고 싶던 바와 전혀 상관 없는 추억담이다.;; 친구(?)의 사진을 찍는 것이 (장난스러운 의미로서의) 테러라는 말을 들은 지도 한 몇 년 된 듯 하다. 스스럼 없이 찍히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결코 찍히지 않으려는 친구들이 있다. 왜 안 찍으려 할까? 영혼을 빼앗길까봐? :D

    설마 애니미즘도 아니고 토테미즘도 아닌 멀쩡한 한국인이 그걸 믿을까. 다만, '자신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무언가의 행위에 대한 반항이 아닐까 싶다.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있으니 사진도 허락을 할 것이다. 사람 마음 속은 모르는 일이지만, 찍사가 전혀 못미더운 형편 없는 놈이라서 허락하지 않는 것(...그래서 허락하지 않을 수도;; )은 아니다.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사 행동이기에 손으로 가리고 등을 보이고(얼굴이 등보다 중요하긴 한가 보다) 하겠지. 사실 찍히는 거 싫다는 사람도 셀프샷은 가끔(?) 찍는 모양이더라구.

    머 탓할 수는 없다. 그래도 청년;;일 때 아름다운 모습을 남겨 놓아야 나중에 한숨 지으며 쳐다 보잖겠나..라고 말을 해도 막무가내인 경우가 많다. 평소에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주제의 문화 상품을 열심히 보면서 실천을 못하는 걸 보면 딱한 심정도 든다.

    동의 없이는 사진 쉽게 안 올린다. 그리고 내가 최대한 여러분을 담으려는 이유는 일종의 노후 대책이다. :P

 
0026914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02일 [수] 17:58:09

    히야. 한국에 언제 퍼졌는 지는 모르겠다. 어제 압구정에서 술마실 때, 동석했던 분(누군지 모른다;; )이 Goth족이었거든! 한국인이 이러고 다니는 거 처음 본 지라 굉장히 신기하더라구. 물어 보았더니 이대 쪽에서 옷이나 악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그런다.

    그런 차림에 거부감이 들면 아저씨고, 들지 않으면 젊은이일까? 흐. 하여간에 나로서는 마음만 동할 뿐이지 얼굴을 하얗게 만들고 머리를 시꺼멓게 염색한 다음, 눈화장을 하기가 (매우) 버거워서 goth처럼 할 수는 없다. 게다가 검은색 옷은 별로 와닿진 않거든. 하지만 그런 차림이 어울리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 goth족을 봐서 놀랍기도 했지만 무척 반가웠다. 다양하게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압구정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거 왜, e모양이 지적하는 대로 '청담동 맏며느리' 식의 패션은 너무 시시하지 않나. 미학적으로~)

    어둠, 밝음의 반대편을 지향하는 패션은 goth나 불여우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러면 한국형(?) goth들은 소복이라도 입어야 할까? 어쨌건 검정색은 곧 어둠의 색이 되었고, 어둠은 곧 뭔가 좋지 않은 면을 가리키는 상징색이다. 물론 진실을 따지자면, 어둠이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이겠지. 사람의 성격이라는 건, 밝음도 아니고 어둠도 아닌, 회색의 여러 단계에 불과할 테니까.

    하지만 미인블랙은 맛있더라.;; (이게 아닌가 -.-)

 
0026975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04일 [금] 15:59:02

    그러고보니 비슷 비슷한 일은 연달아 일어나는 것 같다. 딴 로그에선 자동차를 말했으니, 이번에는 옷을.;;


    아니, 그러고보니 자동차나 옷 이야기만도 아닐 거 같다. 내가 다니는 곳은 정직원이건 임직원이건 비정규직이건; 임금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이름, 기관 이름이 주는 아우라와 하는 일을 생각해 보면, 돈이 아닌 명예랄까. 뭐, 자부심도 상당히 있는 듯 하다.


    그런데 빌딩을 혼자 쓰지는 못 하지. 어차피 둘 다 국가 기관이긴 한데, 냉방을 거의...; ? But i digress. -0- 여하간 아침마다 이 빌딩에는 진풍경이 일어난다. 아마 큰 회사라면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뭐냐고? 두 기관의 "짱"이 도착할 때마다, 프론트 아가씨에게 "짱이 간다"고 연락이 온다. 그러면 수위 아저씨가 후닥닥 대문을 90도로 열어 젖히고 나서, 고급 승용차가 도착하면 문을 열어주고 깍듯이 인사를 한다.


    ...그리고 그 때까지 프론트 아가씨는 엘리베이터를 붙잡아 둔다.


    상당히 웃기는 광경이다. 옆에 서 있는 나는 옷차림이... 어제 본 분들 알듯이 놀러가는 옷차림일 때가 대부분이다(지금은 선명한 빨강색 티를 입고 있다. -0-). 그게 허용이 되는 게 다행이기는 한데, 물론 웃을 수는 없다. 걍 딴 데 보는 척 하고 있는 편이 편하쥐.


    왜 저 이야기를 길게 늘여 놓느냐... 다 똑같기 때문이다. 확실히 옷이 날개고, "이름"이 날개인 법. "명함"이 곧 그 사람의 신뢰성을 말 해준다. 하기사 객관적인 정보(?)가 없으니 이름과 명함, 옷, 자동차 등등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뭔가 휑하지? 그러니까 굳이 불쌍한 희생양, '외모지상주의'나 까대고 있는 게 아닐까. 역시 "이름"이요, "명함"이다. 그게 힘이다. "예쁜 얼굴"이나 이미지는 권력이 없으니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밖에.


    잠깐. 끝나지 않았다. 밤에 갔던 와인바 주차요원(그는 양복을 말쑥하게 빼입고 있었다.)은 아이포드를 들으며 건들건들 들어가던 나를 붙잡았다.


    "손님, 죄송하지만 자리가 없습니다."


    사진은 어제 입었던 청바지. G-Star 제품이다.

 
0027018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06일 [일] 02:07:26

    사실 식도락이 취미는 아닌데, 어쩌다 보니 맛난집 다니기를 즐기게 되었다. (모두들 이렇게 빠져드나?;; ) 오늘의 맛순례는 이태원에 있던 파키스탄 음식점 모굴.

    파키스탄이야 인도 왼편에 있는 사이 좋은(?) 나라이니 인도 음식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인도 음식과는 달랐다. 같은 탄도리라고 하더라도 맛이 많이 다른 듯. 역시 진짜 본토의 음식을 먹으려면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 움직여야 하잖을까 싶기도 하지만, 서울 하나만 하더라도 탐구(?)해 볼만한 곳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걍 생각하기로 하고.

    음. 주말에만 가능한 뷔페를 먹었는데, 걍 요리를 시켜도 값은 비슷하다. 택스와 서비스비에 주의할 것. 맛은 내 입맛에 아주 좋았다. :D

 
0027112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09일 [수] 01:07:39

    결국은 올리게 되는군.;

    일요일날 점심에 먹었던, 도산공원 근처의 "뽀뽈라레" 피자집이다. 한국말로 하면 "유명" 피자집인가.;; 번번이 갔다가 다른 걸로 바꾸거나,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먹었었는데, 이번 일요일 날은 어떻게 시간이 맞았었다. 이 집, 점심 시간, 아니면 저녁 시간에만 문을 열거든.

    나만의 선호랄 수 있지만, 에어콘도 빵빵하다.;;

    위 사진은 제일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다고 할 수 있을(뎡말?) 버섯과 햄 피자다. 맛있더라고. 한국에서 수입한 화로는 다 비슷비슷한 걸까? 화로에서 구운 피자는 왠지 모르게 엇비슷한 맛을 내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피자헛 따위;;의 피자보다야 백 배 낫다.

    본토의 맛이라고 흥분도 잠시 하였는데;; 걍 맛있고 조용한 아담한 곳~ 정도가 어울림. 일단은 다른 피자도 먹어 보고 싶다.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걸 시키는 건, 아무래도 같이 갔었던 조카들 탓. :D

 
00271264 [사람]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09일 [수] 12:55:17

    언제 함 보자~라고 해서는 절대로 만날 수 없다. 예전에 비해 오히려 "번개"의 효과가 한 층 깊어졌다고 할 수 있을 거다. 전혀 친구들 만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휴대폰이라는 묘한 물건 덕택에 이렇게 강남쪽 사람들이나마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형준옵을 빼면 모두 동갑.


    나오는 이야기. 뻔하지? 다 옛날이 좋았어~이야기지.


    이를테면, 전화 접속 터미널(0141x)이나 텔넷 터미널로 접속을 시작한 세대와 DAUM이나 NAVER로 접속을 시작한 세대는 역시 세대 차이가 나더라는 심각한(?) 주제가 등장했지만...만?


    청년들 모이는 데에 연애 이야기 빠질 수 있겠나. (웃음)


    사진에는 찍사라서 나오지 않았는데 지니와 형준옵은 온/오프라인 삽질(?)로 결혼에 이르렀다. 그들의 연애 행각을 몇 명이나 눈치챘는가. 어떻게 연애 행각을 도모하였는가 등등은 다시 들어도 손에 땀을 쥘 만큼 흥미 만점이다. 나도 그 당시 참여자(혹은 방관자?)였으니 생생히 기억나는 일이 많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그들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어제 이렇게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 수 있었을까?


    말로는 쉽다고야 말하겠지만, 과연 그게 쉬울 지는 의문이다. 다만 어제의 친구들은 언제든 모여서 수다떨 수 있는, 내가 어떻게 되건 부대낄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이다.

 
00271789 [] The day after tomorrow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11일 [금] 01:17:30

    원작과는 의미도 다르게 왜 "투모로우"가 됐냐면, 그게... 외국어(외래어가 아닌 외국어)를 영화 제목에 쓸 때는 다섯 음절까지만 되어 있어서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 이거 정말 궁금하다. 아는 분 계시면 확인 부탁바란다.

    (그러고보니 여섯 글자 이상, 외국어로 된 영화 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 사실인가?)

    하여간에 이 영화는 극장에 걸려 있을 때 보아야 제맛일 터. 더군다나 코엑스에서는 디지탈 어쩌구라고 해서 사못 다른 느낌으로 이 영화를 볼 수 있다. 거의 예전, 63 빌딩에서 아이맥스를 볼 때 느낀 기분이랄까?

    재난 영화의 이야기나 메히코;;와 완전히 입장이 틀려진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으렷다. (거 왜. 무너진 기상청에서도 속에서 청소하던 히스패닉은 살아났잖나.) 다른 이야기를 좀 해 보겠다.

    내가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본 인물들은 북해에서 외로이 기상을 연구하다가 장렬히(!) 죽은 저 세 사람의 영국인들이었다. 젊은 백인 남자(리차드 맥밀란. 이름부터 스코티시하다;; )는 영화속 장면 사진이 인터넷에 나온 것이 없어서 엄한 사진으로 고를 수 밖에 없었다.

    왜? 이 사람들은 미국 영화의 고유한 특성이랄 수 있는 affirmative action을 상징하도록 나왔더라구. 젊은 백인 남자는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축구나 즐겨 보고, 흑인 남자는 근면 성실하며, 백인 여자와 결혼한 상태다. 할아버지는? 당근 '파인딩 포레스터'에 나온 코너리 씨처럼 '스승'의 역할이지.

    지나간 세대의 백인 할아버지는 '포레스터'의 역할이다. 흑인에 대한 이미지 관리를 위하여, 근면 성실하고 애국적인(마지막에 '잉글란드'를 위하여~! 라고 외치잖아.) 청년을 자상하게 돌봐주는 '아버지'의 역할이라는 말씸. 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대사도, '인류를 위하여!"였잖나. 그동안 인류의 복리(?)를 위해 불철주야 가리지 않았던 백인 지식인을 상징한다고나 할까?

    백인 청년은 '만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하여~!라고 외치더라구. 미국 주류 영화(?)에서 백인은 좀 까도 되는 존재, 희화화 시켜도 좋은 존재라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 왜, 하리포터의 말프로이도 금발에 재수없이 하얀 소년이지? 매이트릭스의 스미스 요원도 마찬가지.) 아주 예전에(아마 90년대 초반?), 뉴스위크에서 '백인 남성'이 미디어 도처에서 희화화되고 있다면서 나라를 건국한 백인 남자가 어쩌구 저쩌구 그러던 기사가 실렸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사례가 아마 미녀와 야수에서의 '가스통(논산의 가스통 말고.)'이었지.

    그런 사례가 미국 영화에서 계속될까? 어차피 현실에서야 바뀌지 않는 상태이니 미디어에서 이렇게 숨통을 터 주는 건 계속 되겠지. 그나마 흑인 남자는 대접을 받으니 다행일까? 그러고보니 동양인 여자도 항상 지적인 역할만 나오는 듯. 세월이 갈 수록 '좋은 이미지' 역할이 계속 확대되리라고 보는데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좀 쓸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P.S. 나 언제나 오바 자주 하니까, 그러려니 해줘염. ㅡ,.ㅡ
    P.S. (추가) 회색인님이 '데스티네이션'이 있다는 정보를 알려 주었음. 내가 잘못 안 것이었다. 그렇다면 제목 적는 규칙이 따로 있을까나~

 
0027228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13일 [일] 00:39:28

    오늘의 요리는 청담 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Le Branché. 프랑스 음식 전문 식당이다. 물어 보니까 주방장 아저씨가 불란서에서 요리 공부하고 식당에 들어왔다고 하네. 요새는 뭘 하려 해도 유학이 기본인가보다...라는 생각이 잠시나마 들었다. -.- 그와 동시에 만화 '대사각하의 요리사' 주인공도 생각났다. (키득)

    자고로 파스타집 간판과 메뉴는 이딸리아노로 써 있어야 제맛이고, 양식당이라면 프랑세로 써 있어야 제맛 아닌가. 다만 이곳 메뉴는 모두 영어였다. 그런데, 식당 간판에는 뉴욕 몇 년(기억 안 난다). 이렇게 써 있었다. 뉴욕에 이 식당이 있나 봐? 브랜치인가? (웃음)

    그렇다면 혹 미국식이 가미된 요리? 정말 그러한 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에 사진 찍으러 가 본 적이 없으니까. (다른 구체적인 '일'이 있다면 얼마든 가보고 싶은 나라이지만 관광가고 싶지는 않다.) 인테리어는 걍 무난하다. 다만 동네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뭔가 범상치 않아 보이는 손님들이 앉아 있다. 오늘도 멋지게 차려 입은, 옆자리 두 "엄마"들은 아들 미국 유학에 대해서 열띈 토론을 벌이더군. ㅡ,.ㅡ 아, 또 한 가지 주의. 여기도 점심과 저녁 때만 문을 여는데, 커피만 마시러 와도 괜찮을 듯 하다. 아차차.. 커피를 안 마셔봤군. 커피가 미국식이라면 별로일텐데.

    셋트 메뉴를 시킬까 잠시 망설였지만 샐러드랑 본요리 시키는 값과 별 차이가 없어서, 아래 사진처럼 무슨 무슨 물고기(기억 안 난다-.-) 샐러드와 오리 고기를 시켰다. 그리고 음식 나오는 시간이 꽤 길었다... 당연하겠지. 요즘 세상에 요 값을 받는 식당치고 미리 어느 정도 만들어 놓고 파는 식당은 없잖겠어? 문제는 요리 방법과 재료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주 마음에 드는 곳이다. 사실 재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요 밑의 요리를 구성하는 각각의 재료들이 하나 하나 주의깊은 '처리'를 받았더라구. 어림짐작해서는 잘 모르겠다. 조그마한 것 하나 하나 두 세 단계 씩은 거치는 모양이었다. 결론? 싹 비웠다. 아. 행복해~.

 
0027258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14일 [월] 00:37:36

    오늘의 산책 코스: 명동->시청->호암 아트홀->시네큐브->성곡미술관->청와대->대림미술관->광화문->세종문화회관. (당연한 말이지만 mit meiner iPod. 어라... 여성형!?)

    하지만 사진은 딱 네 장 밖에 안 찍었다. 청와대에서 한 번, 중앙박물관 길에서 한 번, 대림에서 한 번, 세종문화회관에 마침 아이들 만화 그려주던 프랑스 만화가 한 번. 위험한 곳인 교보는 가지 않았다. (웃음)

    주말에는 약속이 없는 한(거의 없다;; ) 대충 집에서 방콕하자는 주의인데 이렇게 삘이 꽂히면 마구 돌아다닌다. 원래는 프랑스 영화제를 볼까 해서 이런 영화 좋아할만한 사람들 연락을 해 보아도 아무도 안 받더군. 그런데 주변이 어디 걍 아무 데나 있는 곳이던가. 당근 돌아 다녀야지. 햇빛이 좀 덜 하고, 힘이 좀 더 있었더라면 안국동 쪽도 좍 돌아다녔을텐데 그건 좀 안타깝다.

    그래도 직접 돌아다녀 보아야, 직접 맞닥뜨려야 안다. 집하고 정기적으로 가는 곳만을 간다면 서울 시민이라고 말하기가 좀 그렇잖겠어?  지하보도를 걸으며, 청계천 공사를 보며, 시청앞 일장기 잔디밭을 보며, 청와대 앞의 고즈넉함을 보며, 중앙박물관 철거 현장을 엿보며, 세종문화 회관 앞 사진 중 모로코 사진의 설명을 비웃으며 엄청나게 많은 생각들을 하였다. 이게 다 자본 축적이 이뤄져서 결정적일 데에 도움이 될 거다. 지금 바로 보고 있는 서울 그 자체가 말이다. 부르디외도 직접 알제리에서 현장을 목격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저작을 남기지 못했겠지. 기회가 있는대로 직접 보고 느껴야 할 거다. 나중에 무엇에 쓰더라도.

    아오시마. 사수가니겐바가쯔요이다. 네~

 
0027276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14일 [월] 14:55:33

    (인용) [on the pseudo-scholar]
    Pseudo-scholarship is, on its good side, the homage paid by ignorance to learning.

    .... he follows the method of a true scholar without having his equipment. He classes books before he has understood or read them. .... Everything he says may be accurate but all is useless, because he is moving round books instead of through them, he either has not read them or cannot read them properly. Books have to be read (worse luck, for it takes a long time); it is the only way of discovering what they contain.
                                                 - E. M. Forster, Aspects of the Novel



    확실히 "지혜"는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바로 밑의 로그에서 "춤추는 대수사선"의 아오시마 말을 흉내냈는데, 그런 어구를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게다. 저런 유쾌발랄 일본 드라마보다 심각한 사례를 들고 싶다면 서머셋 모옴을 읽어 보는 것도 괜찮을 터. 대림 미술관에 있는 부르디외 사진들도 마찬가지겠지.

    책으로 읽는 것과 머리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취미는 독서이고 특기는 음악감상이어요~*라고 말하는 사람 천지인 이 나라(딴 나라라고 별 다를 건 없는 것 같은데...)에서 Pseudo-scholar가 여기 저기 나서대는 꼴은 매우 혐오스러우면서도 그만큼 자연스럽다.

    문제는, 아니 "아이러니"는 책을 졸라 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한다는 것. 틈날 때 마다 꺼내는 이야기인데, "저 사람은 그 많은 책을 읽은만큼 무엇을 잃어버렸을까."라는 질문과 맥락이 같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최대한도로 직접 느끼는 것 외에는 자신을 지킬 방법이 없다.
 
00273411 [] Une Vie A T'attendr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16일 [수] 11:22:16

    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데, 남자는 헤어진 여자를 못잊고, 여자는 헤어진 남자를 잊는다는 말이 있다. (이게 아닌가? -_-a 하여간)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따라 틀리다. 못잊는 사람도 있고, 잊으려는 사람도 있는 반면, 정말 요긴하게시리 새까맣게 잊는 사람도 얼마든지 존재하니까.


    물론 예술은 모두 다 "못잊는 사람"에게 맞추어져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여자 친구 잘 사귀고 있던 남자 앞에 예전에 자기를 찼던 여자가 나타나서 청춘사업?이 뒤죽박죽 되어 버리는 내용이다. 요 말만 보고 나면 발랄할 것 같지?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두 여자 사이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는 남자의 심리가 기가막히게 잘 나왔기 때문이다.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눈물밖에 안 남는다.


    그런데 이 영화, 역시 프랑스 영화다. '편견'으로 정착한 듯 한데, 프랑스 연애 영화의 줄거리 이어짐은 거의 급작스럽고, 심리 위주로 흘러간다고 보면 된다. 말인즉슨, 이 영화, 전혀 '발랄한 영화'가 아니다. 이딸리아에서 쟌이 부르는 노래, "Pour Une Amourette"의 가사를 보고 듣노라니 눈물이 맺히더라. 순간 별을 따지만, 또 한 순간에 흘러 보낼 수 밖에 없다는 그 '짧은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느 인간이 붙고 어느 인간이 떨어지건 계절의 여왕은 흥미가 없다. 사람들은 응답없는 자연을 두고 종교를 만든 것처럼, 계절이 바뀌면 사랑이 오기를 고대한다.


    Les Histoires d'amour finissent mal... en général (관련은 없지만 이거 영화 제목임.;; )


    그리고 의문이 또 하나 있다. 알렉스는 악당도 아니고, 바람둥이도 아니다. 그림을 접어 두고 어머니의 식당을 이어갈만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자 하나 사랑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그런 남자다. 영화 속에서 그의 심경 변화는 별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때문에 일어나곤 하지만, 그 이유들은 사실 '촉매'였을 뿐일 거다. 이유라고 할만한 이유는 '아이'밖에 없더라구. 그럼 그 의문이 뭐냐고? 쟌이건 끌레르이건, 그가 "진실한? 사랑"을 안 했던 것일까, 아니면 둘 모두에게 "진실한! 사랑"을 했던 것일까.


    하지만 내 감상은 의문과는 관계 없다. "당신을 기다림"의 연속이 곧 삶이건만, 이 삶은 각자 고유의 어떤 비루한 삶, une vie일 수 밖에 없다.


    첨언. 좀 질질 끄는 감이 없지 않았는데, 마지막 장면은 보기에 참 좋았다.;;
    첨언. 아... 술 때문에 오늘 오전 다 날라갔다. 이제 술 안 마실래! ㅠ.ㅠ

 
00273728 [] 남들 하는 거 나도 해 본닷!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17일 [목] 09:31:10

    아.. 그란트 오빠, 기어 오빠 모두 모두 져아져아~*

    근데 마크 다카스코스 씨는 누구인가요?

 
0027448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19일 [토] 23:14:35

    올드보이를 극장에서 한 번 보려고, 씨어터 2.0를 갔었는데(낼 여섯 개의 시선도 볼까?) 비가 엄청나게 오더구마. 좀 더 돌아 다니면서 고즈넉하게 놀아볼까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러기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돌아가기에는 좀 그렇잖아. 폴리멘탈님의 로그가 기억이 나서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로 가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들고 버스를 탔다. 생각보다 치즈 종류가 별로 많지는 않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맛있었다(물론 치즈를 좀 수입이라도 해서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도 자주? 가끔? 갈 것 같은 느낌~*

    그렇게 해서 한 손에 샌드위치 들고 우산을 썼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 로망!

    이를테면 오늘처럼 비가 엄청나게 많이 오는 날, "샌드위치 사갖고 올래?"라는 전화를 받는다. 종이 봉지에 사들고 머리 속으로는 전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녀는 집에서 커피(따끈한 차도 좋다)를 끓여 놓고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폭우 소리를 들으며 티타임을 갖는다. 이야기의 주제는 이번 호우 경보와 수재민 발생의 가능성...이 아니라 (웃음) 방금 봤던 영화 이야기와 저녁에는 뭘 먹을까라는 이야기다. 좋지?

    그 때, 누나로부터 라면을 사오라는 전화가 왔다.

 
00275255 [] 여섯 개의 시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22일 [화] 16:28:28

    맨 먼저 든 생각은, 이 영화는 수출 안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현실을 그대로(그래도와 그대로는 묘한 미감의 차이가 있다. 어감이 아니라 '미감'에 주목) 나타내는 편이고, 항상은 아니지만 정직이 최선 아닌가. 이걸 보고 뭔가 느낌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 거다. 만족.

    여섯 편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첫 번째, 임순례 감독 것이었다. 무엇보다 유쾌해서였지. 여균동 감독 것도 만만찮게 좋았지만 그래도 여균동은 좀 괘씸해서(웃음).

    사실 몸매 좋은? 아니 걍 괜찮은 정도의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사는 사람들일 거다. 가끔이나마 비싼 거 먹어도 가슴이 쿵쾅거리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마음도 여유가 있을 뿐더러, 자기 관리도 잘 한다. 돈이건 마음이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몸을 불릴 수 밖에 없는 것이지. 그것도 일종의 균형이니까.

    그렇게 유쾌한 영화에서 계급을 보았다면 개운치는 않잖을까? 그상태로 끝났더라면 분명 개운치는 않았겠지만, 마지막 장면은 정말 깼다. 임순례씨, 당신의 승리요.

    인권을 주제로 했다지만, 환상특급이 있었다. 정재은 감독과 박광수 감독. 보고 나서는 두 편의 영화들이 참 눈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변명을 할 수는 있잖을까? 인권과 사회는 연결될 수 밖에 없잖은가. 작가주의 영화를 좋아하는 '인간'이라면 작가가 보는 사회관을 놓칠 수, 아니 놓쳐서는 안 된다. 정재은이 보는 사회는 주상복합체(외제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푸코의 원형감옥이라고 해도 좋을 거다)가 상징하는 사회이며, 박광수가 보는 사회는 임순례가 보는 사회와 정 반대의 사회다. 몸매가 좋아야 취직이 되지만, 동시에 미인박명(美人薄命)*이 공존하는 사회이니까.

    사회와 연결된다는 것은 박진표 감독의 '신비한 영어 나라'도 마찬가지이리라. 한국 중산층의 "어떻게서든 자식 새끼만은 나처럼 안 살게 할래~"라는 인식이 어떤 비극을 낳는 지를 봐야 한다. 눈에 보이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영어 뿐이걸랑. 사다리를 올라가면 무엇이 있을까? 이미 메인스트림?은 잭의 콩나무를 타고 올라가 버렸는데.

    박찬욱 감독의 찬드라 이야기는 글쎄... 세련된 '자선'이랄까? 그의 영화는 분명 세련됐고 재미났지만 이 영화가 무엇을 알리려 하는 지는 좀 불명확했다. 그래서 뭐? 외국인 노동자의 고생담 에피소드같은 건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식'이 되어 버렸잖나. 국민학교에 한국애들과 같이 다니는 그들의 자식들 이야기를 찍어 보는 건 어떨까? 자연스럽게 이놈의 국적 속인주의 정책을 속지주의 정책으로 바꿀 여론을 만들 수 있잖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꼭 영화 속의 그 미녀가 죽어서 꺼낸 사자성어가 아니다. 미녀는 미녀대로 사회의 편견을 안고 살아간다. 얼굴값은 곧 아름다움의 비용을 뜻한다.

 
0027569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23일 [수] 19:10:02

    어찌됐건, 난 파병을 해도 그런가보다 이해할 수 있고, 안 해도 그런가보다 이해할 수 있다. 딴 로그에 글을 길게 쓰고 났더니 뭐라 딱히 또 덧붙일 말이 없네. --;

    다만 파병을 반대하려면 온라인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말만 덧붙이겠다.

    그리고...

    너부리아빠님과 오늘 (목요일) 저녁에 술마시기로 했다. 혹 끼고 싶은 사람은:

    1) 전화를 하시덩가, 아니면
    2) 6시(18시)에 강남역 아이겐포스트(Eigenpost) 앞으로 오시덩가~
    3) 아무나 오셔도 상관 없다.

 
00276358 [] 얼짱 각도 연습 ㅡ,.ㅡ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26일 [토] 01:28:48

    메트로섹슈얼 벙개라고 자칭하기는 했다만, 조작님;;이랑 거짓말-0-님도 왔었다. 원래는 너부리아빠님이랑 권군님이랑 셋이 허심탄회하게 현시국을 논하게 되잖을까;; 했는데, 말그대로 "멋지게" 빗나갔다.

    술 안 마실꼬야~라고 했던게 저번 주던가. -_-a 이것이 인생!!

    쪼~금 마셨어. 쪼~금. 마지막의 글렌피딕은 거의 한 컵밖에 안 마셨다구. 집에도 당당하게 지하철 타고 갔단 말여~.

    독자 써비스--;;로 얼짱 각도로 찍어 본 사진을 함 올려 본다. 조작님 사진 중에 예술-0- 사진이 상당히 많은데 좀 더 많은 독자들과 볼 수가 없음이 한스러울 따름이로세.

 
0027636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26일 [토] 01:59:01

    혹시 참수 동영상을 돌리는 곳 중에 blogspot.com도 있었나? 아는 분들 홈페이지 중에 이 쪽이 접속이 안 되더라구. 기억나나? 기억나지 않나? 97년이었나? 그렇게 옛날인지는 나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북한 웹사이트를 막는다면서 정부에서 geocities 도메인 전체로의 접속을 막았던 '뻘짓'이 기억난다. 그런 식이지 머. 이런 '간단한' 조치를 통해서 자기들이 뭔가 '일을 하고 있다'라는 성취감을 느껴 주신다면 그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거다.;;

    아뭏든 기분이 좀 그렇다. 포르노도 서양 포르노보다는 한국 포르노가 훨씬 인기가 많듯이, 참수 동영상도 한국인 참수 동영상이 훨씬 인기가 많은 게 아닐까? 훨씬 와닿잖겠어? 똑같은 게 아니라고? 글쎄... 아무리 생각해도 똑같다고 보거든. 미국인의 목을 따는 건 다들 '가상 현실'로 보았지만, 한국인의 목을 따는 건 다들 "갑자기" '현실'로 보더라구. 사실 그것도 좀 웃기긴 하지. 어제 너부리아빠님 말마따나, 이 사회에 갑자기 이렇게 많은 휴머니스트들이 생겨난 게 좀 의외야. 닉 버그의 목을 딸 때는 그 영상이 음모인가 아닌가갖고 다들 치밀하게 '분석'도 했었잖아? 현실이 아니니까 그런 이성이 빛을 발한 것이겠지.

    김C의 참수 동영상도 누군가 치밀하게 '분석'하잖을까? 누군가는 하겠지. 누군가는 그 때문에 텔레비전에 나오기도 하겠지. 아뭏든 그냥 죽는 사람도 없고 그냥 사는 사람도 없다고 본다. 절대악이나 절대선 따위는 신들의 이야기이지,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니까.

    다만... 스너프(!) 필름에 대한 호기심도 포르노처럼 그에 대한 금기에서 나오잖을까 싶네. 남들이 못 보는 본질(?)을 본다는 자가당착적인(이 말 자체가 좀 차별적이긴 하다) 자부심(!)도 한 몫 할테고.

 
0027707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29일 [화] 02:17:42

    그것은 일종의 게임이었을 것이다. 아니, 게임이었다.

    육체가 갖고 있는 눈으로 볼 수가 없을 때는 당연히 마음의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는데, 이 때에 이르러 그녀는 여신이 된다. 그러나 일 할 때에는 그토록 유용한 전화가 그녀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최음제가 되기도 하는 동시에 고문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물론 현실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한다. 상상을 빗겨 간다. 상상을 짓밟는다. 마음이 뛰고 있던 나는 절제와 감정의 내전 때문에 갈팡질팡이었다. 지금 전화를 걸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잘 지내냐는 질문은 사실 질문이 아니다. 마음 표현에 있어 최악의 동물인 인간으로서 자신을 이중, 삼중으로 숨기는 가면이자 보호막으로서의 의미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 그건 양파다. 그것도 속이 다 투명하게 비치는 양파다. 결국, 관계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 자신에 대한 근거 없는 비하는 결국 침묵만을 남겼다.

    예상치 못한 쪽은 오히려 그녀로부터의 전화였다. 받는 쪽은 언제나 수동태(受動態)가 되어야 하기에, 나는 최선을 다해 가능한 립 서비스를 다 하였다. 우리의 통화에서 그녀의 걱정은 백 퍼센트 해결이 되었으며, 그녀의 불안도 백 퍼센트 해결이 되었다. 물론 우리의 긴장감은 백 퍼센트 더 올라갔고.

    사랑은 오로지 두 가지의 불가능한 합체가 있을 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완전히 부정과, 당신에 대한 완전한 소유다. 당연히 쉽지 않다. 중간에서 머뭇대다가 온갖 에피소드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나를 지키면서 그녀에게 나를 바쳐야 했고, 나를 바치면서 그녀를 지켜야 했다. 가져야 했다.

    어떠한 모멘툼을 발견 못한 채, 우리는 상당히 근사하다고도 할 수 있을 긴장감만을 남기었다. 아니, 아니다. 나의 우유 부단함과 꼬여 있는 마음이 100%의 여자 아이를 저 어른들의 세상으로 유배시켜 놓고 말았다.

    전화는 그 뒤로 울리지 않았고, 나는 그녀 앞에서 미소만 지었다.

 
0027748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6월 30일 [수] 17:30:29

    아... 또 긴 로그를 올렸더니 쓸 힘이 엄따. = =;

    쿠르드와 터키 관련해서 현 이라크 사태(?)에 관심 있는 분들은 저의 딴 로그 보셈.;

    일단은 이라크 연방(?) 추진에 대해서 더 알아 봐야 할 부분이 많지만, 여기서 접으련다. 앞으로도 발생할 일들이 엄청나게 많거든.

    (여담) 개인적으로 알-자르카위 등은 미국의 끄나풀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벗뜨... 오늘 알았다. 기밀 사항과 관련된 내용을 발설할 경우 나는 국가 보안법 제 4조 1항에 의거하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ㅡ ㅡ;

 
0027793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02일 [금] 01:48:23

    우연찮게(!) 스파이더맨2를 당초 약속(?)보다 일찍 보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 우연찮게(!) 아래의 저 책을 교보에서 거의 한 삼사십 분 넘게 서서;; 읽어보게 되었다. 전혀 다른 미디어에 다른 주제와 소재를 다루고는 있지만 묘하게 연결된다고 본다면 이것 역시 '우연찮게(!)'일까?

    왼쪽은 폭스 뉴스 소속다운 존 깁슨의 책이고 오른쪽은 헐리우드다운 수퍼히어로 물이다. 일단 왼쪽부터 설명하자면, 한 마디로 쓰레기다. --; 웬만하면 모든 미디어를 좋게 좋게 보려는 주의이지만 호기심에서 펼쳐들었다가 환멸감으로 책을 덮고 말았거든. 도대체 왜 이런 책을 교보 문고에서는 하드 커버와 소프트 커버를 둘 다 들여다 놓았는 지 이해가 안 간다. 게다가 이 책은 하워드 진의 책과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이 저자는 세계가 왜 미국을 싫어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한국은 자랑스럽게도 "Axis of Envy"의 범주에 카나다, 벨기에와 같이 들어가 있다.) 몇 가지 새로운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목표도 너무나 뻔해서 이건 완전 정치 포르노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그런데 인상깊은 문장이 맨 끝에 있더라. 어쨌건 우리는 싸울 것이다라고. 바로 이 부분이 스파이더맨과 연결된다.

    스파이더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자신의 정체성과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 머뭇거리던 스파이더맨이라 하더라도 결국 수퍼히어로는 수퍼히어로일 수 밖에 없다. 수퍼히어로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영웅을 필요로 하며, 자신의 분수(?)와는 상관 없이 영웅을 지켜주고, 영웅에게 재량을 주어야 한다. 또한 영웅은 최대한의 선량함을 보여 주면서 공권력이나 언론이 어떻게 대응하던지 간에 자기 나름의(바꾸어 말하면, 지좆대로) 원칙에 따라 세상을 구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수퍼 히어로물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이야기다. 나로서는 윌렘 데포가 등장했던 장면만 반가웠을 뿐이다. 게다가 순수한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그와 그의 아들의 역할이 더 기대된다. 스파이더맨3이 더 기대된다는 얘기지.

    미국은 자신을 세상을 구원하는 수퍼히어로로 생각하고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걸 백주대로에 매우 뻔뻔스럽게 떠벌리면서 세상을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존 깁슨의 목표야 "공화당(네오콘) 만세"이지만, 그의 대답은 "예스"다. 피터 파커의 대답은? 역시 "예스"다. 그는 자신이 누구이어야 하는 지를 이 영화에서 깨닫는다.

 
0027812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02일 [금] 15:17:06

    Bloody Sunday에 대한 감상이랄까? 매우 쉬운 말이다. 그리고 매우 어려운 말이다.

    Poem by Martin Niemöller
    that was said to have been written in 1946.

    First they came for the communists, and I did not speak out - because I was not a communist;


    Then they came for the socialists, and I did not speak out - because I was not a socialist;


    Then they came for the trade unionists, and I did not speak out - because I was not a trade unionist;


    Then they came for the Jews, and I did not speak out - because I was not a Jew;


    Then they came for me - and there was no one left to speak out for me.

 
0027865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04일 [일] 18:46:49
 
00282181 [] 파리의 연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15일 [목] 23:54:40

    성공(금전적인 성공이건, 명예이건, 아니 요새는 금전이 명예던가)과 컬트에 대해서 움베르토 에코는 '짜깁기'와 '해체의 가능성'이라고 말하였다. 에코씨는 짐짓 '가설'일 뿐이라고 허허거리지만, 사실 '짜깁기'와 '해체'가 곧 무슨 말일까?

    바로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이다. 짜깁기나 해체나 해석의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언제나 틈만 나면 꺼내는 말 중 하나를 또 말해야겠다. 작가는 글을 쓰면 죽어야 하는 법. 꼭 글이 아니고, 각종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천재적인(1) 저자라도 그 저자에게 엄지 손가락(2)을 올리거나 내리는 판관은 대중이니까. 이를테면 이천 년이 넘는 성서의 성공에는 '공식 해석'과 '대안 해석'의 갈등 구조가 녹아 내려 있다. 히트를 안 칠래야 안 칠 수가 없지.

    성서보다 좀 더 고상한 것을 생각해 볼까? 바스끼아의 그라피티(?)도 결국은 짜깁기 아닌가 말이다. 배철수가 나오는 옥션 선전의 원조 할아범은 그 정도가 더 했지. 아. 원래 하려는 이야기가...

    카사블랑카였다. 이거 모로코랑은 전혀 관계가 없는 곳에서 찍은 것 다 아시겠지? 물론 '낭만'에 죽고 못 사는 분들이라면, 카사블랑카 하얏트 호텔 안에 있는 "까페 아메리카"로 가셔서 확인하셔도 좋다. 당근 맥주는 '카사블랑카' 맥주 시켜 주시고~.

    옛날 걸작(!)들에 대해서는 한 번 쯤 의심을 해 봐야 하잖을까? 똑같은 내용(3)으로 요즘같은 때에 걸린다고 해 보자. 내 조카들이 나중에 늙어서, "커스틴 던스트만한 여배우가 요새는 없어."라는 대사를 태연하게 지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너무나 '마초'냄새가 나지 않나? 지고지순한 싸랑을 연주하고, 라 마르셰에즈를 허락하는 그가 정말 느끼하지 않나?

    정답은 바로 이러한 '짜깁기'(4)에 있다. 형평과 선(5), 커먼센스, 집단기억이 만들어내는 퀼트가 하나 하나 모여서 '인기 좋은' 걸작이 나오는 것 아니겠나. 하나 하나 '해체'시켜서 욕하고 흉볼 수 있다. 완벽한 극이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잖은가. 불완벽함이 생명력을 갖게 될 지, 못 갖게 될 지는 전적으로 나름의 '해석'을 해 댈 대중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드라마 좋아하는 것을 '개인적인 미감'의 차이로 기술(記述)하려 한다면 전혀 문제가 달라지긴 한다. (웃음)

    (1) 천재라는 기표가 기의를 '제대로' 갖고 있는 지는 전혀 확신할 수 없다.
    (2) 썸즈 업!이라고 해야 쿨한가?
    (3) 지금 내걸면 좋을(?) 영화이긴 하다. 정치적으로, '참전(參戰)'을 부추기는 영화 아닌가.
    (4) '짜깁기'와 '해체'가 '해석'의 범주에 들어가긴 할 테지만 분명 기의는 다르다. 달러야 한다.
    (5) Ex aequo et bono

 
0028238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16일 [금] 18:20:26

    방가워쓰요~! 飛鳥!

    촬영은 Anik씨. 신촌.

 
0028281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19일 [월] 01:46:05

    농담할 때의 표정이다. (아래 사진과 같은 날 찍혔음.) 역시 고즈넉함이 농담을 할 때에도 그대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나는 농담에 관련하여 프로이트의 어떤 책도 읽지 않았다. (웃음)

    다만 농담에 대해서는 뭐랄까, 독특한 형태의 신뢰감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오바성 과잉 농담(간단하게 썰렁함;; )의 정도(程度) 차이가 있겠다만, 농담할 줄 모르는 진지함이나 열성, 근성(!)이야말로 변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예컨데 말이나 글로써 구태여 정리할 필요가 없는 그러한 교훈이나 진실은 여러 사람들의 농담에서 알아차릴 수 있다. 그 때문에 나는 고즈넉할 수 밖에 없고, 그 때문에 말하기보다는 듣기에 열중할 수 밖에 없다.

    미안하다. 농담이었다.  

 
0028387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23일 [금] 02:02:34

    내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던 장면은 아버지가 텔레비전을 보며 환하게 웃는 장면이었다. '어머니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던 딸의 마음과는 좀 다르다고 말해야겠다. 뭐랄까. 마르셀 프루스트라도 인용해야 할까? 그런 장면에서 눈물이 난 것은 역시 내가 한 아비의 아들이라서일 거다.

    그리고 몇 일 전, 누나 생일날 나와 대판 싸워서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나는 인터넷 깨나 본 젊은이답게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대답하였고, 아버지는 신문 평생 본 늙은이(!)답게 버럭버럭 소리지를 따름이었지만, 도대체 내가 왜 그렇게 이야기를 끌어 나갔는 지는 지금 생각해도 화끈거린다. 분명히 아버지의 말은 다른 의견이 아니라, '틀린' 고집이었다. 그리고 그 고집은 바꿀 수가 없는 외고집이다. 아버지는 더 이상 유연해지지 않아 가고 있다. 그리고 나도 그 점을 고스란히 빼어 닮어가고 있었다.

    "이제는 쉬고 싶어."

    (늙은 상태의) 아버지 대사는 별로 많지 않다. 평생 착하게만 살아온, 남들에게 간접적인 피해(!)를 입혀온 그 양반은 적어도 '착하기'라도 하였다. 결코 뗄 수 없는 핏줄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여기에서의 감정은 그러한 '핏줄'을 넘어선 의식이다. '선함'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실제로 무엇이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갑자기 마음을 자극해서였다.

    죽는 지 알면서도 생활을 한다는 그런 간단한 진리를 그동안 얼마나 잊고 지냈던가. 패배할 지 알면서도 살아가는,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세상, 증오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얼마나 태연하게 몸을 팔며, 마음을 팔며 지내게 될까. 얼마나 많은 '타협'을 하면서 내가 늙어갈까.

    최대한 애써 보았자, '싱거운 년', '싱거운 놈'이 될 뿐이다. 오로지 남는 것은 귀소본능일 게라.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보너스로 핑크 노래 하나~.

    신이 DJ라면, 인생은 댄서, 사랑은 리듬, '나'는 음악이다.
    (Deleted)

 
0028466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27일 [화] 01:04:18

    처음에는 이 저자가 마냥 인도인의 얼굴을 쓴 WASP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쓰는 내용이나 인용(2)을 볼 때, 보수와 리버럴(1) 중에서 리버럴 쪽에 좀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 물론 이 양반이 쓰는 각종 글을 보면 보수에 가까운 분위기도 많이 나온다. 하기사 요즘 세상에 성향을 나누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3)

    아뭏든 이 책은 제목처럼 '자유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 주지는 않는다. 다만 자유의 짧은 역사와 함께, 최근의 근황을 알려 준다. 즉, 앞으로의 방향이 보이지 않냐 이것이지. 제일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만 인용한다.

    The Twentieth Century was marked by two broad trends: the regulation of capitalism and the deregulation of democracy.(4)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이라면 무엇보다도 매우, 매우 풍부한 '현실 사례' 아닐까 싶다. 비록 수학적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 증명은 없지만(웃음), 현실 사례를 통해 '상식'으로 생각해 온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있다.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은 책이기도 하다.

    글 하나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일단, 이 저자는 1인당 GDP와 민주주의와의 상관 관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전쟁 빈도, 인도(5)와 구소련, 아프리카의 사례들에 대해서, 흥미로운 분석을 내어 놓는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별 상관이 없으며, 민주주의와 돈(6)은 상당한 관계가 있다는 말이지. 눈치챘겠지만 이 양반, 엄청난 현실주의자다. 여기서 뚝. 궁금하시면 교보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이니 사서 읽기 바란다. 그리고 나로서는 이 책에 대해서 내 의견을 생각하고 말할만큼 내공이 쌓여 있지를 않다.
    -.- 다만 코멘트 할 부분이 없진 않다.

    또 쓸 지 모르겠다. 또 읽어 보고 싶긴 한데, 시간이 될련지는 모르겠네.

    (1) 해석하지 않는 편이 낫다. 다만 미국의 '리버럴'과 유럽의 '리버럴'은 매우 다르다고 본다.
    (2) 한 번은 로버트 케이건의 글을 인용한 것이 있는데, "뉴 리퍼블릭(그렇다! 영화 Shatterd Glass의 그 잡지!)"에서 케이건은 놀랍게도 한국의 민주주의가 '도덕적인 선의' 때문에 이뤄졌다면서 김대중을 칭송했었다. 이럴 수가. 로버트 케이건이?
    (3) 마이클 무어는 과연 '진보'일까? 여담인데, 최근 미국의 큰형님(!) 아리엘 샤론이 가자지구 철수로 한 건 올린 모양이다. 리쿠드당이 팔레스타인국을 인정(!)했다는 거다. 리쿠드당이!?
    (4) 다른 누구도 아닌, 리차드 닉슨이 케네디를 흉내내서 한 말이 있다. "우리는 모두 케인지언이다!"
    (5) 이 책에는 인도 민주주의의 비결(!)이 나온다!
    (6) 잘 살면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나라는, 서남 아시아를 제외하면 싱가포르가 유일하다. 유일하게 성공한 공산주의 국가랄까? ㅋ

 
0028515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28일 [수] 23:44:22

    웬일이냐, 애플 코리아. 정말 오래간만에 한국다운 기사가 올라왔다.

    http://appleforum.com/showt ... &threadid=35036>애플 포럼의 글에 따르면, 아직은 영화 제작에 AVID 시스템이 주로 쓰이지만 앞으로 편집 시스템이 HD 기반으로 옮겨가는 경우, 시장이 FCP+맥으로 급격히 이주할 수 있다고 한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현장 편집은 FCP로 했다더군. 나야 그쪽이 아니니 정확한 사정은 전혀 모른다. 근데 AVID이건 HD이건 원래 비선형 편집은 맥이 꽤 강하지 않았었나? -_-a

    어쨌건 싸이는 역시 무서운 곳이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나온 고등학교가 '매우' 마음에 안 들어서 소수의 친구 빼고는 거의 연락을 안 하고 지냈었다. 그런데 그놈의 호기심이 죄이지. 시작은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애 찾아보자였거든. 그런데 그녀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두 그곳에 있는 듯. = =;;

    평소에 착하게 살아야 했던 것이어따.

    그래서 오늘도 노래 두 편 서비스다. 오늘은 프랑스 특집...이라고 이름 붙일려다 말았다. 여가수는 모델 출신인데 원래 체코 사람이거든. 남자 가수는 세네갈 출신인가 그렇다. 다채로운 origin이 문화를 살린다. 한국도 다채로워지길 빌며~. (iTunes로 들으셈!)

    사진은 성서;;, 코스모폴리탄에 나왔다는 Iva Frühlingovà의 사진이다.

    http://casaubon.tv/files/La ... 20Est%20Belle.m4a>La vie est belle, MC Solaar

    La muerte mi amor~
    Mis à mort, mis à mort, mis à mort~

    La vie est belle
    La vie est belle...

    Seul dans ma chambre, un jour normal
    J’apprends dans les journaux que j’suis dans l’Axe du Mal~

 
00285651 [] iPod min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7월 30일 [금] 23:39:03
 
00287128 [] 화씨 9/11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06일 [금] 02:45:52

    사진은 '대부'의 작가 마리오 푸조의 또다른 소설, '제 4의 K'다. 번역이 됐던 것으로 아는데, 고딩일 때 읽어서 지금도 한글판이 나오는 지는 전혀 모르겠다.

    이 소설에서는 케네디가의 네 번째 큰 인물, 프란시스 자비에 케네디가 "신 사회 계약"의 기치를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되건만, 여자 부통령, 여러가지 테러와 의회의 탄핵 시도, 소크라테스 클럽(삼각위원회?)의 음험함 등등, 마지막 장면이 어디에선가 본 듯한 장면으로 끝난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내세우는 중요한 이야기의 흐름은 프란시스 케네디의 성격이 변화해가는 과정이다. 그는 미국에서 유신(維新)을 꿈꾼다...

    왕가 없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왕가가 케네디 뿐만은 아니다. 부시가 혹시 저 소설을 읽었는 지는 모르겠다. 부시도 유신을 꿈꿀까?

    마이클 무어의 화씨911을 본 감상은 좀 '시큰둥'이었다. 생각보다 부시를 제대로 까지도 못하였으며, 기대만큼 현재의 역학 관계를 파헤치지도 않았다. 여기에 대한 썰은 딴로그에서 보시고, 블로긴에서는 좀 흐름을 다르게 해 보겠다. 과연 부시가 유신을 꿈꿀만한 '인물'인가?

    도리도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는 '깜'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깜은 아니다. 유신을 꿈꾸는 건 냉전 이후 없는 위기를 만들어야 할 '그들'일테지, 그들의 꼭두각시 부시가 아니다. 그런데 마이클 무어의 이 영화가 존 케리 당선에 도움이 될까?

    네가티브.

    과연 별로 존재하지 않는 비-공화, 비-민주계 유권자들이 이 영화를 보고 케리를 찍을까? 화씨911은 분명 '영화적'으로 좋은 영화이지만 '선전용'으로서는 많이 부족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야 깨달았다.

    부시가 이긴다.

    그래야 힐러리가 나올 수 있다...는 농담같은 이유이기는 하지만(웃음), 흘겨들을 말은 아니다. 케리의 진영에 '클린턴 사단'이 과연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 지 모르겠다. 그토록 전당대회를 열심히 벌이고, 부시의 끝없는 삽질에도 불구하고 케리는 전혀 지지율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결정적으로 외교(?) 문제의 중심인 중동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는 위치에 있다. 왜? 칼 로브가 지금도 민주당으로 가야 할, 유태인들의 대선 자금을 계속 공화당 쪽으로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왜? 부시가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자를 대규모로 별려 놓았다. 클린턴 때의 여유를 부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바보 국민들.

    물론 자기들은 전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http://www.amazon.com/exec/ ... 0755228?v=glance>Its still the economy, stupid! 바보 국민들과 연결된다. 우리는 언제나 미국이 '한 나라'인 것으로 생각하고, 또 상대한다. 그러나 미국은 각 지방 주가 모인 연방 국가일 뿐이다. WORLD가 곧 AMERICA이고 AMERICA가 곧 USA인 곳에서 무슨 놈의 외교인가? 자식이 죽고 나서야 정부를 비난할 줄 아는 어린 백성들이 모인 나라가 미국이다.

    무관심과 빈곤이 번영의 열쇠다.

    For once, i agree with you, Mr. Moore. 복잡한 심정이다. 모든 국가의 모든 지배 엘리트들은 저 경구를 무의식적으로 새겨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주와 강태영의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만 볼 줄 알지, 강태영과 윤수혁이 왜 바로바로 취직이 되고, 한회장의 "근본이 없어!" 호통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야말로 국가 유지의 기틀이다. 지금의 미국이 제퍼슨의, 해밀튼의 미국이라는 환상의 이미지 또한 미국의 거룩한 양식이다. 영화 속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말이 기억 나는가.

    Ending marks...

    케리도 JFK라고들 한다. 마이클 무어나 존 케리나 '북한'에 대해 매한가지의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역시 그들도 미국 백성이다)이나, 영화에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흑인 국회의원들도 자식들을 이라크로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 민주당이라고 해서 이라크에서 결코 발을 빼지는 않으리라는 사실 때문에 착잡하기만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어쩌면 입장이 뚜렷한 부시를 다루기가, 교활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을 다루는 편보다 수월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끝낼 말은 아니지만, 한국 입장이나 대만 입장이나 크게 다르지가 않거든.

    허무한 영화다. 무관심과 빈곤은 세계 평화(?)의 열쇠다.

 
00287663 [] King Arthu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08일 [일] 22:26:10

    10 년 전, 런던에 갔을 때다. 웬만하면 기념품은 사지 않는 주의이기도 하고, 여행에 갖고 다니면서 심심풀이로 읽으려고 웨스트민스터에서 샀던 책이 바로 Collins Gem 시리즈 중 하나인 "Kings and Queens"였다. 제목 그대로 영국 왕/여왕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나와 있는 3.5£짜리 페이퍼백이고, 제목 그대로 흥미진진하다. 물론 사진과는 다르다. 내가 구입했던 것은 91년도 판(10년 전에 샀으니;;; )이고, 사진은 최신판이다. 업데이트할 내용이 많이 생겼나보다. -ㅁ-

    사실은 오늘 Artorius Rex를 보았거든. 이 책에도 있나 찾아 보았다. 정말 있었다. 한 서 너 줄?;;

    내가 읽어본 아더왕 소설(?)은 Howard Pyle의 19세기본이다(중세식 영어와 일러스트가 매우 흥미롭다. 강추!). 여기에 대해서는 딴로그에 썼으니 간단히 저 위 책에 나와 있는 실제 역사(?)와 비교해보면... 정말 아르토리우스는 평범한 지도자였다. -.- 파일의 책에서는 Uther Pendragon(아더의 아버지)을 시작으로 멋지게 나오는 반면, 역사상의 아더와 아버지(Ambrosius Aurelianus)는 앙글로족의 외침을 물리친 바 있으며, 아더가 벌인 열 두 번의 싸움에서 색슨족도 물리치게 된다.

    그러나 Mount Badon 대첩으로 이룩한 PAX ARTORIA는 40년 정도 밖에 못 간다. 아르토리우스 자신도 통일 왕국은 커녕;; 켈트족 끼리의 내전에서 죽은 것으로 추정...이라고 나와 있다. 멋진 기사님들은 전부 어디에? ;ㅁ; 아르토리우스가 죽은 이후 영국은 그야말로 앙글로/색슨의 세상이 되고, 잉글란드의 통일은 10세기 쯤 되어야 일어난다. (커누트?)

    그런데 문제는 이 아르토리우스가 크리스트교 신자였다는 건데, 그 때문에 갈리아/켈트 등등의 신화가 대거 아더왕 신화에 덧붙여지게 되고, 급기야는 아더왕의 전설에 켄터베리의 대주교가 멀린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까지 나오기에 이른다. (물론 성배는 말할 것도 없고.) 전설로서, 이야기로서야 이런 fairy tale이 재미날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는 Marc(영어/불어판)왕의 이야기로 슬그머니 등장하기도 한다. 반면, 실제 역사는 참으로 비루하다.

    그렇다면 영화, Big Fish의 문제로 돌아가는 것일까? 기억하고 싶은 것과 실제로 있었던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실제로 있었던 것에 근사치를 맞추어 이 영화를 재미나게 제작한 이들에게 칭찬을~

    P.S.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등장 인물 대부분 고대 켈트어와 라틴어를 말했어야 한다. 물론 이 영화는 "예수의 수난"이 아니니까 넘어가자. 또한 실제로 전투가 이런 식으로 일어났는지는 불분명하며, 아르토리우스와 원탁의 기사들이 벌인 모험담은 거의 대부분 창작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물론 조카들에게는 전설을 먼저 보여줄 것이다. :D

 
0028904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13일 [금] 21:33:23

    친구 최모군. 어지간히 심심했나 보다. 영화를 같이 보며, 술마시고 놀 건덕지를 만들자고 제의하였다.

    "난 걍 혼자 보고 집에 들어가는데?"
    "자슥, 바뀌었구나..."
    "미소녀가 많다면야, 나도. -ㅁ- "
    "자슥, 안 바뀌었구나..."

    사진과는 전혀 상관 없다. VT 시절에야 저 명령어를 치면 네 개(?) 주요 통신사 영화 모임으로 다 들어갔겠지. 하여간 집에서 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소일 거리가 영화보기가 되어 버렸다. 딴로그 보니 7~8월 로그의 거의 90%는 영화 보고 나서 쓴 글인 듯. 이 쪽도 만만찮게 올라와 있다. 아무래도 영화 보기가 제일 만만하니까. 영화 보고 쓰기가 제일 공격을 덜 받으니까. 영화는 누구나 좋아하니까. (정말?)

    그리고 제일 큰 이유는 아무래도 더운 여름이다보니, 에어콘 트는 곳에서 모든 쇼를 알아서 보여 주고 챙겨주는 극장이 아니 좋다 말할텐가. 연극은 인터랙티브를 요구할 때가 종종 있고, 음악회나 뮤지컬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돈"과 "우아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게다가 뙤약볕. 걸어다니기도 용이하지 않다.

    무언가 큰 목표, 이를테면 음모가 있지 않다면야 나의 가벼운 영화 보기는 꾸준할 터.



    그냥 끝내기는 아쉬우니 음모나 하나 꾸며 보자.

    "결사를 만드는 거야. 술이 있어야 겠지. 거래를 하려면."
    "하지만, 나는 언제나 혼자서 처리해 왔다고."
    "바뀌셨나?"
    "그 여자애는 있나? 나도 한 몫 챙겨야 하잖겠어?"
    "안바뀌셨군."

    자, 나는 이로써 집회시위에 대한 법률과 불법 거래, 자력구제의 원칙, 비밀단체 가입과 매춘착취 등에 대한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웃음)

 
00289299 [] I, Robo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15일 [일] 03:19:52

    92년이었던가? 93년이었던가? 당시 '과학동아'에서는 별책부록으로 아시모프의 SF 단편집을 끼워 넣어 줬었다. 그 책에는 네 편이 들어 있었고, 그 중 두 편에서 수잔 캘빈이 출현하였다! 한 편은 장편 '로봇'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파운데이션' 시리즈에서는 '문화영웅(?)'으로 등장하는 베일리/올리버, 그리고 나머지 한 편은 바로 "200년을 산 사나이"였다.

    ...여담: Nightfall처럼 이 이백년을 산 사나이도 처음에는 단편이었고 나중에 장편으로 변화해서 끝내는 영화로 나온다. I, Robot 이후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영화화도 폭스에서 계획중이라고 한다. 과연 스타워즈처럼 파운데이션 키드를 만들 수 있을까? 참, Nightfall도 영화가 있더군.;;;
    (땡기면 찾아 보시라 -ㅂ-)


    하여간 오늘 I, Robot을 보고 이 책을 찾으려고 한참을 뒤졌는데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어디론가 사라진 모양이다. 아시모프 소설들이 한글화가 워낙 더디어서 저런 단편이 '정식 출간'되기를 기다리기가 참 뭐한데, 딱히 영어로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머 아시모프 말고도 읽어야 할 책은 쌓였으니까. 그러고보니 파운데이션 시리즈도 빌려간 넘들이 돌려주지 않은 것이 꽤 많다. 이런. (Forward the Foundation은 남아 있었다! 럭키!)

    기억을 되살려 보면, 아시모프가 쓴 장편은 크게 두 가지, '파운데이션'과 '로봇'이다. 아시모프는 끈질기게, 죽을 때까지 이 두 이야기를 연결시키고자 노력하였고, 실제로 연결시켰다. -0- 나야 걍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팬이기에 그의 노력을 재미나게 보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음에 주의. 말인즉슨 그의 책을 다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불가능하기도 하다. 그 할배가 책을 얼마나 많이 썼는데. -0- )

    그리고 아시모프 SF 소설의 중심 테마는 당연히 로보트공학 3원칙이다. (물론 3원칙이 중심이 아닌 소설도 많고, 대부분의 로봇이 나오지 않는 그의 소설들은 매우 재미있다.) 3원칙에 대한 생각은 딴로그를 보시고. 역시나 여기에서는 좀 흐름을 달리 해 보면.

    1) 윌 스미스 역은 소설에는 없는 인물이다. 영화의 상황과 별 관계가 없는 아시모프의 다른 장편에 나오는 주인공, '베일리'를 그대로 재현시켰음은 VIKI의 말마따나 undeniable이지만, 정말 그럴까? 그의 한 쪽 팔이 로봇팔이라는 의미는 이 영화가 SF 영화가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가타카'와 같은 풍자 영화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바로, 전형적인 현대 미국 영화의 '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개인적으로는 90년대 초반 한국판 뉴스위크에서 '잠시' 사용했던 번역어인 '정치적 결벽증'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를 뜻하기 때문이다. 아이로봇은 '샤프트'와는 좀 다르게, 모두들 윌 스미스가 흑인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고양이와 흑인은 궁합이 맞지 않다느니의 대사도 그렇긴 한데,'로봇 = 이성이 허락되지 않는 노예'로 볼 경우, 그의 한 쪽 팔에 대한 이야기는 African American의 상징을 나타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이성'밖에 몰랐던 하얗고 투명한(!), 그리고 unique한 로봇, Sonny가 '휴머니티'를 인식하여 스미스에게 악수를 청하는 장면에서는 위의 P.C.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다.

    2) 광고가 너무 많다. 첫 장면의 FedEX, 운동화, 리모콘으로 움직이는 JVC 오디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우디 마크나 너무 자주 보인다. ㅎㅎ 그래도 SF잖나. SF 영화의 특기란 바로 지금 당장 보이는 것들이 마치 미래의 "레트로 스타일" 취급을 받는 장면들 아닌가? 거 왜, 카우보이 비밥에서도 이런 대사 있잖나. "80년대 오락이 짱이야."

    3) 블레이드 러너나 공각기동대, 혹은 인기 좋은 필립 K 딕을 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로봇의 인간화는 아시모프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아니 로봇의 인간화가 아니라, 영화에서 나오듯 '코드의 엉킴이 야기하는 의외성'이 영혼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개념, 바로 그 개념이다. 그렇지만, 가깝게는 프랑켄슈타인에서부터, 멀게는 오딧세우스의 모험에 나오는 '전투 인형(해골?)'까지를 생각해 보면 누구의 전유물, 누구의 영향을 거론하기에는 좀 성급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4) 로봇의 입장에서 '진화'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법칙은 깨지라고 만든 법(말이 이상하다)이며, 3원칙도 결국은 진화한다. 최종적인 목표점은? 인간으로의 로봇 통합이다. 이것은 아마 장편 '로봇'과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다 읽어야 납득이 갈 지도 모르겠다. 로봇공학 3원칙은 사실 인간의 관습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의심이 가면 로봇에 인간을 대입시켜 보면 된다.

    ...아시모프가 이 모두를 다 염두에 두고 3원칙을 고안했을까? 그 할배, 천재다.

 
0029008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18일 [수] 01:55:36
 
0029020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18일 [수] 14:24:26

    사진은 일요일 저녁에 먹었던, 이집트 요리다. 이 식당(알리바바)은 2001년 추석 때 쯤(9-11조금 후였다. -0-), 한남동 모스크를 방문했을 때에도 갔었던 식당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아랍 음식점은 보기 힘들다. 여기 이 식당도 전문 요리사가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점원도 이집트 사람은 아닌 듯. 솔직히 비슷한 방식의 인도/파키스탄 요리가 더 맛있긴 하다. 그래도 오래간만의 아랍 음식. 맛있었다. ;ㅁ;

    물론 점장은 이집트 사람이다. ~مسلامل했더니 그대로 받더구마. ㅎㅎ

    같이 먹었던 유네스코의 박 모 씨와의 대화. 순서는 없다.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서;;

    "오만 왕자가 잘생겼더라구."
    "그럼 왕자와 결혼하시오."
    "좋지. 아마 마흔 몇 번째 처가 되잖을까? 그래도 왕자인데 살림살이가 피지 않겠어?"
    "하지만 결혼인데? 랄라 박은 수청을 들라! 하면 우짤낀데?"
    "수청만 안 들고, 그냥 살면 안 될까?"

    똑같지 뭐. 우리는 농담을 통하여 신데렐라/온달 컴플렉스를 극복해냈다. -.-

 
00290771 [] Meisje met de parel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20일 [금] 18:21:17

    17세기의 네덜란드라면, 일단 뒤마의 삼총사, 아니 철가면에 나오는 루이14세 때의 프랑스-네덜란드 전쟁을 들 수 있다. 아토스의 아들이 여기서 죽었던가? 달따냥이 죽었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여하간 Delft는 로테르담과 헤이그 사이에 있는 중요한 도시였다. 헤이그에 무엇이 있던가? 국제사법재판소가 여기 있다. 국제법 공부했으면 모두들 알 터인 그로티우스의 고향이 바로 여기다.

    그리고 화가, 요하네스 프르미어(퍼미어? 화란어는 e 처리가 까다롭다.)의 도시이기도 하다. 베르메르라고 표시를 해 두었던데, 이것은 플란더스를 플랑드르라고 부르는 이유와 같잖을까? 물론 프랑스 왕국 통일 이전에 브르고뉴 공국의 땅이긴 했으니 플랑드르라는 말이 일리가 없지는 않지만, 뭔가 프랑스어틱한 표현을 써야 화가의 '가오'가 산다는 느낌에서 베르메르라고 썼는 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이 영화의 주제는 그동안 Scarlett Johansson이 나왔던 유명한 영화, Ghost World, Lost in translation(판타스틱 소녀 백서, 그리고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0-;; )과 같다고 본다. 이른바, http://www.blogin.com/blog/ ... keyY=00233825>공통의 벽이 코드 일치를 일으킨다는 주제와 통하는 면이 있다는 이야기다. 즉, 이 영화에서의 Griet의 첫사랑은 곧 비극일 수 밖에 없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고, Vermeer가 Griet에게 느끼는 사랑은 Vermeer 자신이나 Griet 자신을 둘러싼 '공통의 벽'이 이끌어낸 호감이라는 말이다.

    그 결과는? 희대의 걸작이다. 다만 그 혜택은 장본인들이 못누리는 그런 걸작이다. 물론 뜬금 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김광석이 살아 있었다면 JSA의 대사가 참 볼만 했을 거라. -0-

    겉으로는 하녀와 영주에 봉사하는 중산층 화가라는 상당히 큰 차이이지만, 이들이 눈빛으로, 그리고 두건의 색깔로 막연하게 느낀 하나의 '코드'는 푸주간 소년(영화 생각나지 않나?;;; )과 카테리나/마리아/코넬리아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알고 싶지도 않은 그러한 것이다. 혹자는 그것을 예술에 대한 감이라고도 보지만, 혹자는 이것을 청승이자 오바로 본다.

    서로간의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애틋한 눈빛을 그러내려 했다는 영화...겠지.

    근데 진짜 결론은 언제나 마지막 문장에 있는 법. 이 영화, 상당히 졸렸다.;

 
00290975 [] 납량특집 릴레이 다섯 번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21일 [토] 21:23:49

    빨갱이귀신 bonobono님과 파란귀신 젤다님, 얼굴없는 미녀 눈보라콘님, 1/2 돼지몬스터(?) doonie님의 뒤를 잇는 다섯 번째 귀신. -0-

    (추가) 이름정해씀다. 주들오 귀신!;;

    스펙) 포토숍이 없어요. 가난해서요(?). ㅎㅎ 사용소프트웨어는 GIMP, MacOS X의 X11 Window system을 기반으로 사용함. 과다하게 필터링한 위 사진의 원본은 음...;;;

    장소) 뻔함. 술집임.
    시간) 뻔함. 저녁임.
    찍사) 뻔함. 친구임.

 
00291534 [] La misteriosa fiamma della regina Loan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24일 [화] 02:09:00

    Sono molto sorpreso di questo libro nuovo!

    엄청나게 놀랐다. 우연히 찾아봤는데, "그분"의 새 소설이 나왔을 줄이야! -0-

    아직은 이탈리이어 판 밖에 안 나왔으며, 내용은 Milano의 한 책장사;;가 맞이하게 된, "기억 상실"과 관련하여 온갖 잡다한 소재(웃음), 그리고 (칼라!) 그림이 만발해 주실 예정이다. 근데 왠지 "일 두체" 이후 이탈리아 상황에 대해 좀 알아야 재미가 더(!) 있을 듯한 냄새가 풍긴다.

    과연 한국어 판은 누가 번역하고 있을까? 김운찬씨? 이현경씨? 아직 이탈리아어판 밖에는 나오지 않았으니(영어야 그렇다치고, 아직 Edition Grasset의 불어판도 소식이 없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이윤기씨는 후보에서 제외. -.-

    불어판이든 영어판이든 한국어판이든 먼저 나오는 걸로 사야지. 정식으로 이탈리아어를 언제 배우려는 지 아직으로서는 까마득하기만 하다.

    * 출판사 사이트: Casa editrice http://tools.rcs.tiscalibus ... bompiani/eco1.pdf>La Stampa의 리뷰 (PDF, 이탈리아어) - 요거는 잘 못알아보겠다. -0-

 
0029209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26일 [목] 03:18:40

    요새 이덕일의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도(!) 읽고 있다. ㅎㅎ 이 책 광고 문구대로 이 때는 한국사 최대의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던 시대 아니던가. 서학(西學)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선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들은 일단 딴로그에 적어 놓았다. 딴로그가 아무래도 좀 더 심각하거든.;;

    그리고 이덕일의 의도(?)와는 다르게 조선의 계몽군주라던 정조에 대한 나의 인식이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소설, 머나먼 제국이 형상화시킨 정조는 아무래도 진짜 정조가 아닐 듯 싶어지더라구. 숙종 때부터, 아니 더 멀리 나아가서 소현세자, 아니 광해군 부터라고 해야할까? 그 때부터 군주를 군주로 모시지 않았던, 체이부정(體而不正)과 정이부체(正而不體)를 논하는 역적들에 대해, "역사 청산"의 기회를 왜 놓쳤을까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서다. 예송논쟁(禮訟論爭)을 빌미로 정권을 바꾸던 국왕들에 비해 정조가 정치력이 없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더군. 여하간 또 생각이 나면 더 써 보겠다. 딴로그에. ㅎㅎ

    하여간 역사청산이 안 되면 결국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것이 조선의 교훈이다. 누구보다도 역사 청산의 명분을 갖고 있었던 정조는 영조의 명령 때문에, 노론의 발악(?)때문에 묶여 버렸다. 지금은 누가 역사를 두려워할까? 누가 진도 나가는 것을 방해할까.

    전혀 몰랐던 사실도 하나 알았다. 황사영의 백서에 써 있었다는데, 정조 집권기 말에 양선(洋船)이 한 번 온 적이 있었더군.

 
00292304 [] 2004년 8월 26일의 한국, 그리고 1801년, 1909년, 1958년의 한국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26일 [목] 23:52:17

    미안하지만 이번 글도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을 읽고 드는 생각들이다. 물론 딴로그에는 좀 더 심각하게 올라가 있다. -0-

    국가 보안법 독소(!) 조항들에 대한 합헌 판결 뉴스를 보니 역시 역사는 과거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더구나 요새 읽는 책이,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아니겠나. 정약용의 가족, 친지들은 물론 거의 대부분의 당시 남인들은 '천주학'이라는 불온한 사상 때문에 조선의 치안유지법의 심판을 받은 셈이다.

    천주교가 왜 불온했을까? 아직 정하상(정약용 조카)이 상재상서를 짓기 전 이야기니까 이야기의 초점은 천주실의로 흘러들어가야 한다. (이덕일이 천주실의를 읽어 보았는 지 약간 의심이 든다.) 이마두가 천주실의를 지은 이유는 '서양 선비'로서 유학/유교의 방식으로 천주학을 퍼뜨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마두는 유학의 무엇을 칭송하였는가?

    공맹으로 돌아가자였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천주교 신자임을 '포기'한 정약용도 거의 공맹으로 돌아가자 정도의 생각/사상을 갖고 있지 않았나 싶다. 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다.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자. 북한이나 중국의 지식인이 만약,

    마르크스로 돌아가자.

    라고 주장하면 그는 어떤 대접을 받게 될까? 물론 주희가 모택동/김일성과 비슷하다는 건 아니지만. ㅎㅎ 집권당 입장에서 천주교는 불온의 온상일 수 밖에 없고, 무엇을 꼬투리 잡아서라도 탄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말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함석헌을, 장준하를 다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은 어김 없이 '반공'의 철퇴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들이 공산주의자가 절대로 아니었음에도 지난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웬만한 대~한민국의 사상가들은 '빨갱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국가보안법이 메이지/다이쇼/쇼와 시절의 일본제국에 대한 '치안유지법'을 그대로 옮겼다고 해서 비판을 벌인다. 맞는 말이다. 이것은 올바른 법이 아니다. 독일 연방법의 '정당해산'법(아직도 있나?)도 명시적은 아니지만 나찌에 대해서만 해당했었고 지금은 그 효과가 소멸된 상태다. 국가 보안법은 형법으로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법이다.

    다만 예전에 국가보안법 4조 어쩌구 농담처럼 올렸던 것이 기억난다. 별 거 아니다. 내가 국가 기관에 근무하기 때문에 거기서의 일을 누설(漏泄)하는 경우, 그리고 그러한 작위(作爲)가 국가 안보에 누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나의 인권이 사정없이 짓밟힐 수 있다는 '사실'을 갖고 농담을 했던 거다. 누가 말했던가? 아마 호머 심슨^^;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유머가 웃기는 이유는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0029278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29일 [일] 03:12:03

    작가님은 이상형으로 시인 '김수영'을 들었다. 나 아직도 그의 산문집을 읽지 못했으며, 그에 대해서는 대충 들어 알고 있는 약력과 그의 작품 몇 편 뿐이다.

    ...그의 작품 몇 편 뿐이다.

    산문을 보면 더할 것도 같은데, 김규항 말마따나 그의 시들을 보면 뜨겁다. 정말 뜨겁다. 화끈거려서, 주눅들어서 부끄러워서 눈물이 나온다. 그가 가지고 있는 '일상의 뜨거움'은 치졸하고, 겉멋만 잔뜩 든 내게 있어서 용암보다도 활활 불타오르는 그러한 일깨움이다. 이 남자는 과연 어떤 남자였을까?이 남자는 무슨 말을 삼키고, 무슨 말을 뱉었을까? 이 남자의 눈빛은? 눈빛은?

    뜨거움을 말할 줄, 뜨거움을 느낄 줄 알았던 이 남자의 매력은 헤아릴 길이 없을 것이다. 신동엽도 마찬가지겠지만, 비록 사진으로나마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는 남자는 그리 흔치 않다.

    '시끄러운' 김지하가 아직도 김수영에 대해서 말하는 지 살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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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8월 30일 [월] 14:25:19

    서비스;;로 미국 대선을 맞이하야 지지 성향을 알아보셈~ 단, Libertarian Party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http://h21.hani.co.kr/secti ... 24003.html>댄디보이, 카사노바

    패션을 창조하고 철학가와 논쟁하는 남자라면 공유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 마디로 유식한 바람둥이에게는 그의 자유 의지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 왜냐면 이런 남자들은 여자들을 위해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누구나 비밀은 없다'에 대해 썼던 딴로그에서 아무도 슬픈 사람이 없으니 윈-윈이라는 코멘트가 있었다. 사실 카사노바를, 그런 매력적인 '아담'을 싫어하는 사람은 여자이기보다는 남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면에서 여자의 판타지를 그렸다고도 할 수 있는 거다.

    역으로 남자들에 대해, '나는 평범하지만 괜찮은 놈이다'라고 주장하는 그런 남자들에 대해 비꼬는 영화이기도 하다. 평범한 건 죄라니까 그러네. 뭐, 그런 식의 이야기는 매우 풍부하다. 학교 다닐 때, 역시 그녀는 공부 잘 하는 녀석에게 가더라에서부터 시작해서, 역시 그녀는 사짜에게 가더라, 역시 그녀는 부자집에 가더라에 이르기까지 남자들은 웬만한 실패담에 꼭 자기 변명을 집어 넣게 마련이다. 그런 남자라면 앞으로도 '그녀'가 술안주 밖에 될 수 없다.

 
00293589 [] iMac G5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9월 01일 [수] 23:59:34

    영화 광고에서 잘 쓰이는 말을 써 주어야 제맛!

    Stunning!

    저 전원 하나만 연결하면, 무선 마우스/키보드/에어포트로서 완벽한 컴퓨팅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얇기 때문에 자리도 훨씬 적게 차지할 것이다. 데스크톱을 산다면 저 아이맥 G5가 완벽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나로서는 파워북을 데스크톱용으로서;; 잘 쓰고 있기 때문에 당장 사야 할 이유가 없다.

    컴팩이나 삼보에서 이미 저런 디자인의 LCD 컴퓨터를 내놓지 않았는가라는 주장도 있는데, 글쎄다. 그렇게 따지는 사람들이 90년대 초반 신도리코(당시 IBM 데스크톱을 신도리코에서 팔았다)의 IBM PS 시리즈를 기억하는 지 모르겠다. 근본적으로 따지면 모니터+본체 합체형 디자인은 1984년의 매킨토시가 처음이다. 이 디자인도 요새 애플의 습성 상 분명히 특허를 제출하였을 터인데, 아직 공개된 문서를 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특허 제출자라면 1984년 매킨토시를 언급했을 것 같다.

    뭐, 디자인 갖고 싸울 팔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넘어가겠다. ㅎㅎ 간단하게 언급하고 끝낸다면, 난 이번 아이맥 G5의 디자인이 스파르타쿠스+아이포드라고 생각한다. 끝.

    어찌됐건 근본적으로 내가 내 돈 주고 사는 컴퓨터는 애플이 계속 하드웨어를 만드는 한, 계~속 맥일 것이다. MSX와 애플II, 삼보의 PC로 컴퓨팅을 시작하였지만, 한 마디로 끝내자면 맥만큼 '우아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플랫폼은 없다. 그리고 또 중요한 점, 맥을 쓰면 "컴퓨터가 나를 따라온다"라는 느낌이다. 리눅스나 윈도우즈를 쓸 때에는 "내가 컴퓨터를 따라간다"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더라구.

    탐미적으로 본다면 키보드의 촉감을 빼 놓을 수가 없겠지. 이 세상에 몇 남지 않은 히피(!) 기업, 애플이여, 그대는 지갑의 적이로다! -0-

 
00293848 [사람] 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9월 03일 [금] 02:39:32

    내 안에 있는 건달끼 때문인지 나는 문학하는, 예술하는 (적어도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아니 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역시 코드가 맞아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ㅎㅎ

    하여간 어느새 서로 안 지가 십 년이 훌쩍 넘은 Y가 요크로 떠난다. 미안함이 없지 않다. 내가 카사블랑카로 떠났을 때 나는 이렇게 '오래 묵은(!)' 친구들에게 거의 알리지 않고 떠났었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면 얼마 안 되는 세월이지만, 지금 당장은 언제나 '느리고 질긴' 시간이다. 앞으로의 시간도 마찬가지다.

    Y는 근사하다. (Y, Y 하니까 왠지 현진건 소설 같지 않나? 아니, 그 사람은 T였나;; -0-) 나보다 똑똑하고 나보다 뜨거우며 나보다 지혜롭다. Annie Ernaux를 찾을만큼 섬세하면서, Bernard Werber를 선뜻 건네줄만큼 사려깊다.

    너무 아부성 짙지? 하핫. 어쨌건 우리의 문제는 '미래가 궁금하다'일 게다. Y는 나의 세계를 나눌 수 있을 여자가 누구일까 궁금해 하였다. 이정도면 최고의 칭찬을 받은 거 아닌가? (헤벌쭉~) '아는 여자' 정도가 아니다. '나와 맞는 여자'따위도 아니다. 세상을 말하지 않았는가. 천하를 논하지 않았는가. 어차피 독고다이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연약하면서도 심지 깊은 인생의 칼 앞에 무엇이 있을까? 이것은 성공이나 실패 따위가 아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천하를 두고 겨뤄야 할테니 스스로 삭히고 스스로 나아갈 뿐이다.

    Y여, 네 천하는 너를 어떻게 상대할까? 기대하고 희망하겠다.

    P.S.
    (1) 사못 오바성으로 쓰긴 했는데, 결국은 잘 살고, 잘 살라는 뜻이다. -0-;
    (2) Y는 코멘트 금지. 이거 너무.. ㅎㅎ (웃음)
    (3) 사진은 유감스럽게도(?) 없다. 오래묵은 친구가 그렇지 뭐. ^^

 
00294914 [] 3 몬스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9월 08일 [수] 00:48:28

    무엇보다 이 장면이 나의 미감을 굉장히(!) 충족시켜 주었다. Key, the Metal Idol이라는 아니메가 생각나더라구. 물론 만화를 베낀 장면은 아닐 것이다. 이런 비슷한 장면은 여러 영화에도 나온 것 같으며;; 못 움직이게 묶어 넣고 하는(?) 판타지도 있잖아.

    하지만 기괴하다고 할까? 극중 강혜정은 피아니스트이다. 그리고 그녀의 몸은 피아노줄로 묶여 있으며, 곧 있으면 절단을 당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대사 몇 개 하지도 않는 그 역할을 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0- )

    사실 '3 몬스터'에서 일본과 홍콩의 두 몬스터는 박찬욱이 만든 몬스터에 비해 별로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역사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의 몬스터는 개인의 자아 안에 극단적으로 휩쓸린 몬스터를 그렸고, 홍콩의 몬스터는 극단적인 탐욕스러움의 몬스터를 그렸는데, 이 둘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지 않았다. 그저 기괴함과 오싹함만을 안겨다 주었을 뿐이다. 물론 "만두" 편에서 중국의 산아 정책에 대해 생각해 볼 수는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그 생각보다는 (중국) 삼국시대의 전설의 현대화만이 머리를 메운다. 즉,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에 어떻게 살을 붙였을까라는 의문 뿐이라는 말이다.

    이런 말까지 하면 아무래도 오바겠지만 정말 한국 영화는 강하다. 창조적이다. 뒤끝을 안겨다 준다. "매우 특이한" 현대사를 거쳐서일지, 아니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감독이라서일지는 모르겠지만 딱 30분 간의 러닝타임동안 지금 한국에서의 권력 구조를 이렇게 희화화시켜 놓다니. 하나도 아까운 셋트가 없을 정도였다.

    맨 처음 염정아가 연기했던 흡혈귀의 대사, 영화셋트같은 집, 녹즙을 챙겨 먹으라는 메세지, 장기판같은 마루 바닥, 감독의 완벽함(!), 두 번째로 일어나는 흡혈귀의 몸짓, 감독과 엑스트라. 감독과 말이 통하는 의상 디자이너.

    하나 하나 생각하는 바를 쓰려니 이거 엄청 길어지겠더라. ㅎㅎ 그런데 (영화 보기) 전에 Y와 대화하다가 이런 말도 나왔었다. Y의 말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나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목표가 무엇이겠는가. 중산층 늘리기 아닐까. 반면 상위는 고정되어 있고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오싹해 지는군. 이 영화는 바로 내 말을 백 퍼센트 몸소 나타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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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9월 14일 [화] 02:37:24

    잘 하면 주간(혹시 월간?) 블로거가 될 수도 있겠다. ㅎㅎ 암튼 바쁘긴 바쁘다. 나야 로그에 사생활을 시시콜콜 올리지는 않으니 걍 그런갑다 해 주시면 감솨~.

    여하간, 브루스 커밍스와 박명림에 대한 글을 보았는데, 그 둘은 상호대체재일까 상호보완재일까? ㅎㅎㅎ 한 때(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이다), 브루스 커밍스의 책은 국가보안법에 걸리는 저작으로서(마치 조선시대 때 천주실의가 그랬던 것 처럼) 다들 보는 책인데 걸리면 죽는, 그런 책이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따르면 커밍스의 본교(시카고였나?)에 안기부 직원들이 파견됐었다더군. 박명림의 책은 그런 심각한 건 없지만 무엇보다 유쾌한 것이, 한국 박사 학위 논문으로도 커밍스와 맞짱을 뜰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달까? 이거 정말 중요한 쾌거(!)다. 주변에 한국경제사 공부하는 사람 있으면 물어 보시라. 한국 역사 자료가 과연 한국에 많이 있는 지를.

    커밍스와 박명림의 예를 들었는데, 정말 한국 전쟁 하나만 하더라도 남침과 수복, 후퇴, 휴전에 이르기까지 이 단순한 과정 아래에 수많은 분석과 이론이 들어가 있다. 작년 설날 특집-0-으로 딴로그에 미국과 북한의 핵 전략에 대한 모델을 게임 형식으로 만들어서 썼던 것이 기억나는데, 인생, 복잡하잖아. 정치론도 게임으로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합리적이지 못했던(?) 선택들을 후대의 사가들이 합리적인 이론으로 바꾸려 하니 쉬울 리가 있겠나.

    하지만 아무리 설명하는 논리나 이론이 많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점이 있다.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사실(史實), 혹은 사실(事實)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도발의 주체를 논하기에 앞서서, 비극적이었던 전쟁의 참화에 대한 '분명한 책임자' 정도는 가릴 수 있다. 작은 일부터 한 걸음씩. 그것이 과거사 밝히기가 시작해야할 발걸음 아닐까? 베르세르크 전기에서도 마녀 할머니는 시르케에게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역시 나는 인용했다 하면 만화란 말인가. -ㅁ-;; )

    "눈 앞의 기적을 보렴. 그는 살아 있단다."

    이제는 좀 지난 호들갑(?)인데, 눈 앞의 '사실(事實)'을 통계와 소위 '객관성'의 잣대로써, 견백동이(堅白同異)의 궤변을 말한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은 자신이 누구에게 이득이 될까 생각한 적은 없었을까? 아니,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서, 일제(다이쇼오) 시대에 잠시 형성됐던 중산층이 과연 어떤 사람들일 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그는 학자일까?

 
0029727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9월 18일 [토] 01:38:51
 
00299227 [] 명동백작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09월 28일 [화] 00:54:30

    로그 두 개를 쓰다보니, 먼저 딴 로그를 쓰다가, 오늘 내용에 이걸 써야지 했었는데 까먹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오늘도 그런 일이 발생해 버렸군. --;

    뭐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 EBS의 드라마, 명동백작에서 다루는 그 시절의 분위기 때문이다. '딴스홀을 허하라'라는 책이었던가? 하여간 그 책이나 정비석 책(ㅎㅎ)을 안다면 그 시절 분위기는 대충 알 것이다. 우리가 워낙 우리 것을 다루질 않고, 서양 것들만 봐와서 그렇지 한국의 50년대, 60년대도 꽤나 '쿨'하다. (물론 지금 와서의 이야기다. 그 시절을 막상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특별히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쿨'했던 분위기를 살려내자는 드라마가 바로 명동백작이다.

    이런 드라마가 나온 계기라고 할까? 하여간 그 시절 명동은 온갖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두 어우러져 술을 마시는 곳이었다고 한다. 주된 주인공은 박인환과 김수영이기는 하지만, 드라마 역시 무용가라든지, 이중섭이라든지를 놓치지 않는다. (장욱진은 등장하지 않을까? 워낙 서울을 싫어한 그였기에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데, 서정주의 처제와 결혼한 김관식과 이병도의 딸과 결혼한 장욱진은 묘한 대비를 이룬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 요즘 말로 바꾸면 뭐겠어? 바로 네트워크다. 그것도 '번잡' 네트워크, '혼합' 네트워크다. 서로 다른 예술가들끼리 만나서 술퍼마시고 서로 취하고 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는 거지. 그것이 명동을 '풍요'롭게 만들었고, '쿨'함을 이끌었다는 의미렷다.

    그 시절은 그랬는데 지금은 어떤고? 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겠다. '그 때가 좋았지' 스타일의 '요즘' 젊은이들도 결코 적지 않기는 한데, '어떤 한 시절'이 더 좋다는 생각은 나로서는 수긍하기 힘들다. '바로 지금'은 누구에게나 너주레하지 않나? (웃음) 아뭏든 지금은 홍대 근처가 그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 아니, 전에 없던 '사이버 세상'이 생겨났으니 그것대로 서로간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잖을까 싶다. 물론 지금의 이야기를 '21세기 벽두의 쿨함'이 나오는 드라마로 보려면 앞으로 2~30년은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르겠다.

    One more thing. 한 가지 걸리는 캐릭터. 사진(배우는 이재은이다)의 전혜린이다. 나는 둘의 눈빛이 애매하게(?)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ㅎㅎ

    전혜린. 정말 마약같은 여자다(비유를 용서하시라. 칭찬이다). 정말 이 여자 글 앞에서 독자는 한없이 비루해진다.

 
00300046 [] 블랙호크 다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02일 [토] 02:57:33

    블랙호크 다운을 보고 나서 딴 로그에서는 네 가지의 화두를 들었는데, 여기서는 일단 인도적 개입부터 생각해 보겠다. 밀리터리 만세나 미국 나빠요 말고도 이 영화에서 고민할 거리는 꽤 많이 있다.

    인도적 개입의 문제는 그 단어 자체의 모호성이다. 아이티 사태 때문에 '민주적 개입'이라는 개념도 생겨난 모양인데, 어떻게 보면 솔직함이야말로 제국주의요, 위선이야말로 민주 평화랄 수 있다.

    어느 쪽을 원하시는가? ㅎㅎ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밑의 두 사례에서 전자에는 '인도적 개입(?)'이 있었지만 후자에는 '립 서비스'만이 난무했고, 지금도 난무하고 있다.

    (1) 소말리아야 유전이 있었기 때문에 대량 학살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르완다에는 유전이 없었기 때문에 '인종 청소'가 일어났다?

    (2) 코소보의 무슬림들은 '백인'이었기 때문에 NATO의 직접 개입이 있었고, 수단의 기독교도들은 '흑인'이기 때문에 아직도 언론에 보도가 잘 안 될까?

    개인적으로는 인도적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보지만, '착한 일' 하기란 매우 어렵다. 쉽게 말하자면 아직 국제 공동체라는 것 자체가 되어 먹지를 못해서이다. 가령, 돈 문제만 하더라도 다음의 문제가 걸릴 수 있다. 미국 다음으로 UN에 돈을 많이 내는 일본이 '자위대'를 PKO로 파견시켜도 한국과 중국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극장판 패트레이버 2를 보신 분들은 앞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파병 장면 말이다.

    사실 나로서는 미국 나빠요를 외치기에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를 생각할 정도로 생각이 늙어 버렸다. 인도적 개입의 기준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은 피와 돈을 바칠만한 이해관계를 따질 국가들일 수 밖에 없다. 우리들로서야, 솔직한(그리고 호쾌한) 제국주의와 위선적인(그리고 뒤통수 치는) 민주 평화의 행복한 결합. 그 배율에 따라 "그게 나라 이름이야?"에서 "아니, 어쩌면 저런 참혹한 일이!"로 반응을 바꿀 수 밖에.  

    그렇지 뭐.

 
00301301 [] Jeux d'Enfant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08일 [금] 01:51:41

    Love me if you dare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저게 웬 구리구리한 제목인고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영어 제목이 이해;;가 가더라. '아멜리 뿔랑의 멋진 운명'과 비슷한 분위기랄까? '제 8요일'과 비슷한 분위기랄까? 여하간 미국인들은 절대로 못 만들, 아니 프랑스어권이 아니면 못 만들 분위기라고 해 두면 되려나? 물론 멋진 '동화'는 어느 나라나 만들 수 있지만 그 나라만의 특색이랄까, 설명할 수 없는 그러한 특징은 분명 영화에 존재한다. 더구나 프랑스어권 영화들의 그러한 특징은 매우 짙고.

    그런데 과연 10년의 '한 판' 약속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둘 씩이나 딸려 있는 남편, 사랑스럽기도 하거니와 온국민의 영웅의 부인이라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외적 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일까? 인용을 하나 해야겠다. 이번 인용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만화에서의 인용이다. -ㅁ- 마침 이 만화는 원판으로 보는 만화라서 그대로 인용한다.

    初めて会ったものがこの世で最高のものだった。。。
    アイシャ コダンテ、The Five Star Stories X. p.124


    말하자면 이렇다. 첫사랑에 허덕(?)일 때는 첫사랑이 영화에서처럼 80 노인때까지 이어지기를 희망하게 마련이다. 뭐 어려서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첫사랑 이후로는 그보다 나은 사랑을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아닐까? 당연히, 합리적인 설명 따위는 없다. 원래가 그렇게 세상이 돌아가도록 되어 있다. 거기에 지느냐, 이기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다음 단계가 펼쳐지지 않게쓰?

    아니 꼭 그렇게 승부를 가리지 않아도, 마음 속에 그 형체(!)가 누구(자신)도 모르게 남아 있지 않을까 한다. 무서운 건 애꿎은 지금의 연인, 배우자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물론 그 자체를 '복귀(復歸)의 미학'으로 받아들인다면야 별다른 문제겠지만 과연 그럴까? R. 바르뜨 씨는 사랑에 대하여 언제나 베르테르의 '질투'를 중심으로 설명하였지만, 어쩌면 베르테르가 싸웠던 것은, 아니 사랑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처음 만났던 그이'와 같은 보이지 않는 '적'일 터.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ㅎㅎ

 
0030195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12일 [화] 01:52:29

    비가 내린다. 이럴 때는 좀 심각하게 나가 주어야 제 맛! ㅎㅎ

    내가 좋아하는 글(로그) 중에는 아무래도 '불편한 글'이 많다. 지금은 못 보지만 지금도 존경(!)까지 하고 있는 한 분은 그런 글을 이렇게 표현했었다. "반박은 하고 싶은데 못하겠는 글." 어떤 글이겠는가? '안 하는 글'이 아니라 '못하겠는 글'이다. 강력하게 마음을 끌어당기되, 해당되는 독자는 그 끌어당김에 대한 저항이 그 글을 향해서인 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향해서인 지 혼란스럽다. 바로 그러할 때 저와 같은 탄식이 나오잖을까?

    장담컨데 그러한 글은 대부분 좋은, 아니, '좋다' 따위의 형용사보다는 이것이 더 좋을(웃음) 듯 하다. '건강한' 글이다. 이것을 읽고 이것을 알아야지 정도가 아니다. 이것을 읽고 자신을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것이 '건강'하다. 이것을 읽고 쉬어야지의 글이라면 정말 평생 쉴 수 밖에 없으련지 모른다. 쉬면 뭐 하나. 부르디외나 데리다의 '글'들이 그냥 '천재라서' 나온 줄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이 부끄러워지되 그것을 '건강하다' 여기는, 마조키즘적인 성향인 것일까? ㅎㅎ 그럴 지도 모르겠다. 다만 거울을 보는 것과, 거울 보는 것의 취향을 가리는 일은 별개 아니던가. 사실 남을 신나게 '글'로써 두둘겨 패는 글들도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두둘겨 패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때리기'의 방향이 따땃한 곳에서 편안하게 자판 두둘기는 사람들이라서일까. 단, 뚜렷한 생각이 없는 '투덜이 스머프'라면 질색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이 인간 관계에 과연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평소에 내가 하고 다니는 헛짓 거리를 보면 별 상관이 없는 듯 하다.;;

    자. 오늘의 선물은 The Vines! Maroon 5와 바인즈를 비교한다면 노래는 바인즈, 뮤직비디오는 마룬 5에 점수를 주는 편이다(확실히 섹시하잖아!). 이거 너바나와 펄잼을 비교할 때도 그랬었던가? -_-a 글쎄. 뚜렷이 대비가 되는 그룹으로서 마룬 5만 생각이 나네.

    하여간 요즘 노래좀 들으라우요. 친구들. ㅋ

    http://casaubon.tv/files/08 ... m4a>Rainfall

 
0030255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15일 [금] 01:51:03

    우연찮게 이희수 교수(한양대 문화인류학)의 강의를 민예총에서 듣게 되었다. 주제는 "한국과 이슬람". 사실 여기에 나온 내용은 대부분 정수일(무하마드 깐수 기억 나시는가?) 씨의 책에서 보고 아는 것들이었다. 삼국시대, 특히 통일신라 시대에서 고려 시대까지 이슬람 상인들과 교류가 잦았으며, 그 기록은 조선시대 세종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내용이다. 새로 알았던 사실은 직접 언급은 안 되어 있으나 저 유리잔(경주 금령총)과 당시 이슬람의 기록이었다. "신라는 황금이 많고 경치가 좋아, 우리 동포들이 거기에 가서 돌아오지를 않는다."

    "황금의 땅 신라" 좀 웃기지 않나? 에스테반이 찾던 그 나라가 고대 한국이었다는 말인가? 아니 돌려 생각해 보면 장보고 등의 해상세력 덕택에 당시 통일 신라는 경제적으로 아시아 초강대국이었다는 의미가 된다. 저 유리잔은 같은 시대에서 볼 때 오로지 신라 왕릉, 사찰에서만 출토된다고 하니까. 장사가 된다? 당연히 몰려올 수 밖에 없다. 끊임 없는 논쟁의 대상인 '처용'의 실체도 그 맥락에서 보면 된다는 말이지.

    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훨씬 많지만, 정작 재밌었던 것은 강의 그 자체보다는 날 초대했던 유네스코 아가씨, 이희수 교수, 그리고 교수의 추종자인 듯 한 아저씨가 가졌던 술자리였다. 역시 직접 맞대 보아야 알 수 있는 법. 사실 나는 9-11 직후인가(?) 나왔던 책, '이슬람'에 대해 삐딱한 시각이었고, 정수일 교수의 책에 훨씬 호의를 갖고 있었다. 정수일 씨 책은 언젠가 딴로그에 썼던 것 같은데... '이슬람'의 글들이 워낙 짜깁기이기도 하고, 베낀 것도 여러 글이 있다고 하며, 인기 있는 건 좀 까줘야(?) 쿨하지 않은가(그래. 내게 돌을 던져라)라는 속물 정신도 있어서였다. 결정적인 것은 총감수자인 그가 '터키어' 전공이라는 데에 있었지. 이래저래 전공과 하는일을 연관시키는 '오류'에 빠진 거다. 이거 정말 아무리 주의해도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갖는다. 뭐 단순하게 말하자면 내가 바보였다. (지금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리라. -.-)  

    결론만 말하자면 정말 괜찮은 분인듯 하다. 여유가 있고 경직되지 않은 분이라는 인상을 가져서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인맥(몇 안 되지만 -.-)들과도 친한 듯. 분위기 때문에 쿠르드 문제까지 대화를 나누어 보지는 못하였는데(뭐 큰 대수랴), 정말 유쾌했었다. 동동주 한 솥(?) 가지고 즐긴 술자리로서는 요근래 최고였으니 말이다.

 
00303249 [] 빈집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19일 [화] 00:02:21

    nature abhors a vacuum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는 뜻이다. 딴로그에 '빈집'에 대한 글을 쓰다가 불현듯 고딩 때 배웠던 저 문구가 생각이 나더구마. ㅎㅎ 그렇다고 해서 김기덕 감독의 이 영화를 아리스토텔레스 대 플라톤의 관점에서 파악하자고 한다면 이것은 너무나 '속물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아는 것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다른 글감을 찾아보자 했더니 이번에는 기형도의 시가 나온다. (인터넷 만세!) 짧다. 그대로 옮겨 보겠다.

    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혹 영화 보신 분들은 어떠신가? 아무래도 김기덕보다는 기형도가 좀 더 느끼하지? ㅎㅎㅎ 잔뜩 살가웁게 써 놓은 저 소재(?)들을 보라. 장르가 아예 다르다는 치명적인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아무래도 영화에서 느끼는 공간감은 '차원'이 다르다. 빈집을 보면서, 정말 유치한 표현이지만, 무한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상상력을 어떻게 배설(!)시켜야 할까?

    뻔하지. 상 줘야지.

    이 영화는 김기덕 싫어하는 사람들도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잖을까싶다. 내가 아는, 내가 보는 김기덕은 여자를 싫어하는 것이 아닌데 그게 좀 투박하게 나왔을 뿐이거든. 아주, 아주 투박하게. 이 영화도 투박하지 않은 건 아닌데 언제나처럼 그 감독은 이러쿵 저러쿵 떠들기를 잔뜩 바라면서 만들었을까? 아니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홍상수틱한가?

    김기덕이 그의 '천하'를 이미 만들었다면 부질없는 감상일 터.

    그런데 마지막 자막은 너무 느끼했소. ㅎㅎ 뭐, 서양 팬들을 겨냥한 써비스 자막이라 생각하기는 하지만.

 
0030384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21일 [목] 23:50:37

    일단 '꼬리꼬리'에 연결된 시지푸스 군에게는 살짝 양해를~ ㅎㅎ

    법학은 잘 모른다. 관심(관습? -_-)때문에 국제법만 좀 봤을 뿐인데, 상식적으로 너무나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들의 말대로라면 한국 역사 5천여년 중에 헌법재판소가 있었던 것은 40년도 채 되지 않으니 관습적으로 없어져야 옳을 것이다. 4960년에 걸친 인민의 법감정과 전혀 무관한 초법적 기관이기 때문이다. 아, 경국대전? 잘못된 판결을 내릴 경우, 파면은 물론 곤장 4백대를 때렸던 시절로 돌아가야 옳을 것이다. 이건 적어도 400여년은 지켜졌거든? 물론 호주제도 당연히 부활시켜야 하며, 여성 정치인은 '관습법적'으로 허용이 안 되니 헌법재판소의 전효숙 판사를 비롯한 모든 여성 국회의원들도 사퇴해야 '관습헌법'에 맞을 것이다. 아, 제사도 관습적으로, 그리고 또한 19세기 조선의 법률로 엄히 다스려졌으니, 제사를 거부하는 모든 종교는 반-국가단체로 규정지어야 한다. 모든 교회와 모스크는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려야겠지.

    ...어, 그러고보니 국가보안법은 관습법이라고 하기에 너무 짧은 기간동안만 있었군. 없애라. ㅎㅎ

    도대체 이런 코메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당장 출판사들은 환호성을 지르리라. 안 그래도 시험 때문에 많이들 사보는 '헌법' 책이 싸그리 몽땅 바뀌게 되잖았나. 세상에 성문헌법이 엄연히 있는 나라에서 관습'헌'법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나다니. 켈젠이 탄식하고, 슈미트, 스멘트가 비웃을 일이다.

    관습법 대신, 차라리 관심법을 써서, '난 걍 대통령이 싫으니 철회해라." 이랬으면 헌재에 대한 존경심은 조금이나마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자, 열기를 식히기 위해 뮤직 비디오 두 편.

    http://casaubon.tv/files/Ea ... reezy-Utada.mov>Easy Breezy, Utada-우타다 히까루 언니의 영어 앨범에 있는 노래 뮤직 비디오다. 언니는 여전하시다. 다만 뮤직 비디오가... 흠흠.

 
00305227 [] Collateral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29일 [금] 00:30:54

    일단은 톰 크루즈 형님 보는 맛이 일품이다. 사실 딱히 그의 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왠지 그도 이혼한 뒤부터, 그리고 나이가 들 수록 더욱 멋져지는 것 같다. (키드먼 언니도 마찬가지다.) 재밌게 봤다는 뜻이다.

    ...라고 끝내면 허무하지?

    누군가 열자 평에서도 쓴 것 같은데, 여기서의 재미라면 숨어 있는 한글 간판 찾기가 될 듯. 코리아타운이 영화 촬영하기에 저렴하기라도 한 지, 이 영화 한글이 곳곳에 등장한다. 한국 관객들이야 그런 '이국적인 요소'에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물론 영화 제작자의 입김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외에, 같은 감독의 전작이었던 "히트"와 비교해서 이 영화를 난도질하곤 하던데, 글쎄. 내가 보기에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스토리 라인이었다. 톰 크루즈가 멋져서가 아니다. '빈센트'가 결국 '맥스'와 '애니'를 죽이는 장면으로 끝냈으면 어땠을까여서다. 무슨 말이냐면.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소시민이 아무리 안경 벗고 소리를 낮추며 달라져 봤자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철학(!)이 계속 이어지는 비극(?)으로 끝나는 편이 낫잖았나 싶어서다. 영화에서처럼 여검사와 아저씨 택시기사가 어디 어울리는 일이 현실에 있던가? 재판 준비로 짜증나는데 모리셔스 사진이나 건네는 소심한 아저씨인데도? 빈센트도 계속 '야수'의 빈센트이어야 했다. 갑자기 터미네이터인양 쫓아오는 빈센트는 전혀 이 영화의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니, 나라면 차라리 지하철 씬을 없앴을 거다. (LA에 지하철 많지도 않지 않나? -0- )

    잠시 '어둠'을 맛보고 뭔가 바뀐 양, 뭔가 영웅에 될 수 있는 양 들뜨다가 역시 '순리'대로 죽는 소시민. 이렇게 만들었다면 더 낫잖을까 싶은 것이지. ㅎㅎ

 
00305407 [] stepford wiv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29일 [금] 23:56:47

    생각날 때, 시간날 때 써 두어야겠다. 스텝포드 와이프는 예전에 이미 같은 이름의 소설과 영화(그것도 공포 영화!)가 있었다고 한다. 주제는 동일하다. 아차... 모기 놓쳤다.;;

    하여간 도입부가 매우 '구수했다.' 미국 사람들은 정말 그 좋았던 50 년대(어차피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다)에 대한 향수가 그윽한가 보다. 최근에 보았던 '다운 위드 러브'도...아, 이건 60년대였던가? 어려울 거 없다. 트루먼쇼 비슷하다 생각하면 된다. 다음의 장면을 상상해 보시라.

    눈부신 아침, 밝게 웃으며 켈로그를 부어 주는 어머니와 식탁을 돌아보며 미소짓는 아버지. 어머니를 도우며 우유를 따르며 즐거워 하는 딸과 수저를 들고 켈로그를 바라보는 아들. 식탁 밑에서 역시 위를 올려다 보며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이게 바로 "글로리 데이즈"라 이거다. 뭐 미국인들만 갖는 상상은 아닐 것이다. 북아프리카 인들의 생각도 매우 다르기는 하지만 '단란한 가족'은 거의 비슷했고,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일 걸? 한 편, 저 이미지에서 풍기는, 냄새 맡을 수 있는 '이데올로기'를 생각해 보면 저 이미지에서 공포 영화를 '손쉽게' 만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렵지 않다. 화목함의 환상 안에는 애써 인정하기 거부하는, 모르는 척하는 '뒤틀린 이해 관계'가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의 일일 드라마에서는 그 모든 '뒤틀림'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애정으로 극복한다.)

    이 영화, 극장에서 볼 사람은 거의 다 봤을테니 막 얘기해도 되겠지? ㅎㅎㅎ 원작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난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클레어" 역할을 맡은 글렌 글로즈라고 생각한다. 사라 제시카 파커의 부군이자 우리의 가제트 형사, 톰 크루즈 형님의 전 부인이자 우리의 버지니아 울프(물론 난 그녀의 '이사벨 아처'-여인의 초상- 이미지도 좋아한다.)가 주인공임은 당연하지만 영화의 메시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 여자거든. 배울만큼 배운, 똑똑한 돈 많은 여자거든.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서가 아니다. 여자의 남자에 대한 동경과, 남자의 여자에 대한 동경을 50년대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렸다고 하면 되려나? 너무 무리한 생각일테지만, 성경이나 다른 신화들에서처럼 인간이 본래 한 몸에서 나왔다고 본다면 무의식적으로 여자는 곧 남자이고, 남자는 곧 여자라는 인식을 갖지 않을까 싶다. 클레어는 결국 자신의 또다른 자신, 남자를 만들기에 성공했고, 여기에 나오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애어른들이다. 언제까지나 자신이 처음 나왔던 여자의 뱃속에 안락하게 드러눕고 싶어하거든.

    그 뿐만이 아니다. 클레어는 온 마을의 여자를 남자로 만들었고 남자를 여자로 만들었다. 겉을 보지 말아야 한다. 수퍼마켓을 보며 서로 웃음지어 인사하고, 엄청난 '댄스'를 하며, politically correct한 이야기만을 나누는 아낙네들은 곧 남자의 모습이지 않나? 반면, '마이크'의 지도로 부인들 조종하는 재미와 시덥지 않은 의식에 열중하는 그들은 곧 여자의 모습이자, 아이의 모습이지 않나?

    사실 저 장면들을 보면서 생각났던 장면은 Everyone says "I love you."에서 머리가 어떻게 되어서 공화당을 지지하던 아들이 다시 머리가 어떻게 되어서 민주당 지지자로 돌변하는 장면이었다. 노아가 괜히 암수 한 쌍씩만 배로 데리고 들어갔겠나. 누구에게나 있는 남자와 여자가 영화적으로 표현된다면 저렇게 될 수도 있잖을까라는 생각이다.

 
0030555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0월 31일 [일] 00:29:49

    참, 그리고...

    거의 90%의 영화를 혼자보는데, "Before Sunset"만은 혼자 보고 싶지 않다. 수다 떠는 영화는 영화 본 다음에 다시 수다 떨어 주어야 제맛!

    저랑 데이트하실 분?...이라고 해도 되나 모르겠네. 걍 혼자 보게 될지도 모른다. --;

 
00306205 [사람] 지하철 스토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1월 03일 [수] 00:19:24

    아산병원을 찾아가기 위해 성내역에서 내렸었다. 이 곳은, 이곳은 추억이 어린 곳이다. 이 근처에 살고 있었던 그녀는 아침마다 이 역을 오르락 내리락 했으리라. 그 때, 그당시 전철을 타면, 뭐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잠실역에서 성내역 구간은 지상 구간, 즉 바깥이 보인다.

    그당시 전철을 타면 난 그녀가 사는 아파트를 탐미스럽게(!) 내다보고는 했었다. 그러면서 언제나 꿈꾸었다. 우연히 내가 탄 칸에 그녀가 올라타기를. 그러면서 언제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이 동네를 지나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행여나, 혹시나 그녀가 이 주변을 걸어다니고 있지나 않을까? 물론 그녀는 거기에 없었다.

    그랬었다. 꽤 오래 전에 알았던 그녀와 단 둘이 성내역에서 만난 것은 알게 된 지 한 5~6년 넘어서였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됐었나? 나는 어렸고, 안절부절 못 했었다. 같은 나이인 그녀는 성숙했었고, 침착했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바이올린용 악보도 같이 봤었던 것 같다. 서로를 못 만나게 했던 삐삐음만큼이나 스즈끼 교본에 나오는 작곡가들은 하나같이 우리를 엮어 주기도 했었다. 단편적인 기억이다. 촘촘하지 못한 추억이다. 이어지지 못한 안타까움이다.

    20대 초반. 그 때 나는 이 전철역에서 그녀의 티끌 하나에도 목말라 했다.

    후일담은 없다. 최근 그녀는 안부를 물어 왔고, 나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인 '언제 보자.'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뱉었다. 이것은 나의 지하철 스토리.

 
0030713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1월 08일 [월] 01:37:36

    놀고 들어와서 피곤하다. 어쨌건, 난 오늘 비포 선셋을 보았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행복해했다. 이 영화와 같이 늙은 것이 행복했다.

    당국은 이 영화를 성인관람가로 높여야 마땅하다.

    간 김에 프로디지 올해 앨범을 샀는데, 프로디지보다는 보자마자 집어든 러브사이키델리코 2집에 더 애착이 가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프로디지는 여전했지만 내 귀가 변한 듯 해서 그렇다.

    1) 좀 더 긴 글(?)은 다음에 쓰겠음. -0-
    2) 옛날 음악도 좀 들어야 할텐데. -0-
    3) 아... 야이다 히토미씨의 노래도 매우 좋다.;;
    4) 결국 영화와 관계 없는 말들이;; 그렇지 머.

 
00307360 [] before sunse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1월 09일 [화] 01:44:39

    난 낙관적이다. 언제나 낙관적이다. 가면 가는 것이고, 오면 오는 것이다. 하루 동안의 인연이 이어지면 이어지는 것이고, 십년 동안의 인연이 찢어지면 찢어지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다. 그때 나는 베개로 머리를 감싸고 한 차례 소리 지르며 미친듯 웃어댔고, 그 다음에는 동네 한 바퀴를 뛰었었다. 그녀는 나를 찼었고, 나는 그 때 비로소 내가 뭔가 자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비관적이다. 언제나 비관적이다. 가면 가는대로 가슴을 흔들고, 오면 오는대로 가슴을 찢는다. 하루 동안의 인연이 이어지면 다음 날에는 끊어지고, 십 년 동안의 인연이 끊어지면 이십 년동안 나도 모르게 상처로 남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때 나는 갑자기 그녀의 입술을 덮었고, 그 다음에는 다리를 휘감았었다. 그녀는 화답했었고, 나는 그 때 문득 피할 수 없을 이별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결론은 '자라났다.' 이 영화는 관객과 함께 영화를 살려냈다. 또 하나의 결론은 '죽어갔다.' 스무 살 때부터 뇌세포가 파괴된다고 하잖나. 셀린을 찾고 싶은 마음에 작가가 되고, 책을 썼지만 정말 셀린을 찾기 위해서였기보다는 자신을 살려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제시를 또다시 만날 수는 없으리라면서 '결혼할 남자'들을 사귀었지만, 정말 '사랑'을 했다기보다는 제시를 떨쳐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리고는 9년만에 이들은 다시 '자라나고' '죽어갔다.' 한 시절의 낭만은 이제 그동안 흐른 세월의 낙담을 지나가 다가올 시대에의 관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나 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끄덕일 수 있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미소를 '드디어' 남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둘은 9년이나 걸려 완벽한 '변태'가 되었다.




    기념으로 셀린의 기타+노래 부르는 장면 http://apple.co.kr/quicktime>QuickTime이 필요합니다.)

 
00308966 [] 사소하다면 사소한 거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1월 17일 [수] 00:51:53

    Corpus Hippocraticum에 이런 말이 써 있다고 한다. "의사가 되려면 반드시 영양 섭취를 잘해 건강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라고 부탁하고 싶다... 의사가 환자 방에 들어가는 순간 의사는 의자에 앉는 자세,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써야만 한다. 의사는 옷을 잘 입어야 하고 표정은 침착하고 행동은..."

    히포크라테스도 별 수 없이 '마케팅'을 강조했다는 의미다. '진짜' 의사처럼 보이는 그 무언가에 의지하는 것. 그런 가짜 페르소나(?)가 의사를 만들고, 환자를 치료한다. 마찬가지다. 온세상이 '코스프레'다. 비포 선셋이 주는 이미지를 진짜로 받아들이고 울고 웃는 것 또한 이 영화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세련된 사랑의 공식의 장단에 내가 춤출 뿐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춘향과 이도령, 자유부인 등 모두가 보는 이들에게 웃고 울어야 할 곳을 가르쳐 주는 거다.

    그리고 거기에 따라 머리가 돌아간다.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셀린이 노래를 부르면 제시는 감동에 젖어야 하고, 제시가 책을 출판하면 셀린이 그 광경을 엿 보아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보며 지나간 9년을 천천히 돌이켜 보아야 한다. 당연히 해석에 있어서 한계는 있어야 하는데, 그 한계라는 것도 결국은 이 영화, 이 영화를 만든 집단 무의식이 만들어 줬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갑자기 우울해졌다.

    한 마디로 이것 또한 '영화'이자 대중 문화이기 때문이다. 에코의 말마따나 기껏해야 할 수 있는 건 자기 경멸과 자신의 고통속으로의 은둔 뿐이다. 물론 요새는 그러한 '도피 행각'마저 대중문화의 '쿨'한 코드로 나오고 있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0030982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1월 22일 [월] 01:07:35

    결국은 이 말도 하게 되는구만. 정말 그런 것 같다. 20대 중반에 한 번 고민의 시기가 오고,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다시 한 번 '고뇌'의 시기가 온다. 콘돌리자 라이스야 26살에 교수가 되었지만(아무리 affirmative action 시절이라고 해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 콘디는 정말 똑똑한 인재(人材? 人災?)다.) 한국의 20대 중반들은 어디 그러할 수가 있으랴? 영어 성적도 높여야지, 고시공부도 해봐야지, 군대도 다녀와야지, 대학원도 기웃거려 봐야지, 그때까지 자기가 항로를 결정해본 적이 없는 한국의 20대 중반들은 처음으로 뭔가 자신에 대해 대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온다.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애도 이때 하는 연애가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기는 듯 하다.

    그러다가 진학을 하든, 취직을 하든, 집에 있든 20대 후반이 다가온다. 그때까지 해오던 일이 '장사'가 될만한지 다시 한 번 그들은 그들의 선택을 해야한다. 슬슬 간판보다 실속이 더 다가오게 된다. 배팅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 일(공부)을 할 수 있을까. 일에 성공을 거뒀을지라도 마찬가지일 거다. 실패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만큼, 성공한 사람은 성공한 사람만큼 나름의 고민에 휩싸인다. 생각이 없다면야, 무조건 도피부터 한다면야 그것대로 괜찮은 일일 거다. 하지만 결국은 맞닥뜨리게 되어 있다. 귀차니즘이 보장되는 인간은 이 세상에 얼마 없다.

    걱정마, 행복할테니까는 걱정을 하건 안 하건 행복하게 살라는 말 아닐까. 이 시기에도, 이 시간에도, 이 나라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사랑하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나를 본다.

    PS 상당히 궁금했는데, 어떻게 아리스가 나오나 했더니 아오이 유우의 극중 성이 아리스가와(有栖川)였다.
    PS 난 하나가 더 예쁘다.

 
00312625 [] 미야모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2월 07일 [화] 02:48:47

    넌지시 쓰기는 했지만 궁금한 것은 미야모토의 입장이다. 영화 속으로만 본...것은 아니지만 정말 일본 남자들은 저 주인공과 비슷한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여담인데 영화에서 미야모토의 만담동아리 친구로 나온 남자애는 파팅군과 꽤 비슷하다. ㅎㅎ) 정말이지, 좋게 말하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일념(!) 하에, 엄청나게 소극적이다.(묵국수!) 극중 미야모토도 딱히 만담 대사 외우기 외에는 '다레니데모히미쯔가아루' 광고 대사처럼 '연애 경력 제로'였을 거다.

    그때 하나가 등장하였다. 아리스도 등장하였다. 거짓말처럼(?) 사랑이 지나갔고, 하나와 아리스덕분에 미야모토는 남자아이가 된 거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꽤나 난처할 거다. 하나도 예전처럼 대할 순 없을테고, 아리스도 예전처럼 대할 순 없겠지. 이미 그 추이는 짐작하실게다. 하나와 아리스를 다시 사귈 수는 없게 되어버렸다. 아무리 오비를 매주더라도(이장면 무척 섹시했다) 하나는 예전의 하나가 아니며, 아무리 하트 A 카드를 깊숙이 간직하더라도 눈물을 터뜨리던 아리스는 아니게 될테니까.

    앞으로 미야모토에게는 어떻게 남게될까? 한국 남자들처럼 지갑 속에 하트 A를 갖고 다니려나? (웃음) 생김새도 수려하고 의외의 유머도 갖추고 있으니 미야모토군 앞으로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겠지만, 또 같은 말을 인용하겠는데 다음과 같다.

    初めて会ったものがこの世で最高のものだった。。。
    アイシャ コダンテ、The Five Star Stories X. p.124

    이 범주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트 A는 끈질기게 그의 인생을 북돋는, 혹은 괴롭히는 존재가 되겠지. 서랍에 있건, 신경 써서 찢건, 잊건 간에 말이다. 신기한 것이 꼭 중요한 순간에서 그 '하트 A'가 생각나지 않던가. 델리스파이스가 '고백'이라는 노래를 괜히 만들지는 않았을 거다. 아련한 추억은 그렇게도 깊게, 치명적으로 가슴에 배여 있으니까.

 
0031278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2월 08일 [수] 00:55:52

    예전부터 말이 많았는데 나도 드디어 설치해 보았다. Konfabulator! 쿨스톰님 로그에서 본 것도 있고 쓸만한 날씨 프로그램 없나 고민하다가, 결국은 쓸만한 것 대신 예쁜 것을 고르게 되었다. 그렇지, 그렇고 말고.;; 저 달 모습만 보아도 설치하고 싶어지잖을까. 정말 으스스한 것이 늑대가 나올 것 같잖나. -0-

    우연히 KBS에서 한국어 다큐멘타리를 잠시 보게 되었는데(웹사이트에서 볼 수는 있겠다만 맥에서는 역시 트릭이 필요할 듯. -.-), 보았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삼국 시대의 어휘는 서로가 상당히 달랐으며 이를 삼국사기 지리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30 년 전, 미국 선교사가 만든 조선어 교본을 보면 지금 쓰는 말과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거의 의사 소통이 안 될 정도다. 그리고 마지막, 중원을 호령하던 만주어는 사라졌다. 만주족도 사라진 것이나 다름 없다.

    두 가지가 생각났다. 영화 황산벌과 노래하는 역사. 특히 노래하는 역사는 고3 때 자습시간에 보다가 빼앗겼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황산벌이야 사투리를 통해서 코믹하게 그린 것이고, 노래하는 역사는 그 사투리가 일본어에 반영되어 있다는 주장인데...

    공통점을 말하자면 둘 다 꽤 허황됐다고 생각하다만, 노래하는 역사에서의 접근법은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보는 편이다. 일본 고대가요는 한국어로 해석하는 것이 맞잖을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KBS 다큐멘타리에서도 그랬거니와, 니혼쇼키를 보더라도 분명 자신의 글을 남길만한 계층은 도래인(渡來人)이었으니 말이다. 아직은 가설일 뿐이라지만 백제의 왕들이 일본에서 왕 수업을 받고 백제의 왕에 올랐다는 가정이 맞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가설 자체가 그만큼 당시 한국과 일본은 서로 말이 통할만큼 긴밀했다는 것을 반증하지 않나?

    황산벌도 그러하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신라의 스파이가 경상도에서 쓰는 어휘를 쓰는 바람에 들통이 나는 장면이 있던 것 같은데, 무슨 의미일까? 어휘만 알면 웬만하면 통하는, 현대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보다도 더 가까웠다는 뜻 아닐까. 어떻게 보면 그 코메디 영화가 뜻하지 않게 진실을 전할지도 모른다는 뜻.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몽골어나 북만주 지방의 민족어들, 넓게는 터키어까지 정말 구조가 비슷한 것일까? 뭐 조금만 세월이 더 흐르면 카작스탄 고려인의 말도 거의 한국어와 일본어 수준으로 분화가 될텐데. 미래를 볼 수는 없으니 자꾸만 과거에 흥미가 땡긴다.

 
00313643 [] Z Gundam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2월 13일 [월] 00:08:37

    서점에서 뉴타입 12월호 비닐이 뜯겨 있는 것을 발견! 서서 주르륵 읽어내릴 수 밖에 없었다. 국민학교 때 좋아했던 만화라지만 정말 마술과 같이 그 이야기 구조가 다 기억나더라. 특히 이제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좀처럼 주류 문화에 등장하기 힘들 '쿨하지 않은' 주인공이 바로 제타 건담의 카미유 비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텔레비전 판에 나오는 것처럼 그 이름은 여자 이름이긴 하다. 그러나 그 이름 이상으로, 그는 이 이야기 구조 속에서 모두를 잃고 나중에는 자신마저 잃어버린다. 상당히 충격적인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그는 자신의 곁에 있던 그 많은 유령들과 합세를 하였고, 시로코는 카미유의 정신을 그 댓가로 가져가 버린다.

    메카닉 자체가 훌륭하긴 했지만 그 깊은 묘사의 캐릭터들을 몽땅 다 죽여버린다고 비난(?)받던 만화가 바로 제타건담이었다. 카미유도 죽일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정신 병원에 갇히는 것으로 끝났으니 더 깊은 비극을 이룬 셈이다. 아무래도 16세기 영국의 비극과 18세기 프랑스의 비극, 그리고 20세기 일본의 비극 만화;;를 비교하기에는 좀 어불성설이다 싶은데(국민학교 때 까미유 끌로델이 한국에서 개봉을 했었던가? 하여간 그녀와 제타에서의 카미유를 비교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책(호르헤가 불태운 거 말고! ㅎㅎ)을 안 읽었으니 딱히 아귀가 맞게 말할 거리는 없다.

    다만 비극의 주인공은 고귀해야 한다는 것. 세상에서 나만 제일 힘든 것 같고, 나만 겁나게 고생하는 것 같고, 나만 완전히 외면당하는 것 같은 '저급한' 자기 위안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건담 마크 II를 훔쳐내고, 어쩔 수 없이 무력하게 그 모든 주변인들의 희생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그런 주인공이래야 비극의 주인공이랄 수 있겠지.

    실은 내년 봄에 개봉한다는 제타건담 극장판의 카미유 그림체가 좀 생뚱맞아서 쓴다는 것이 이렇게 길어져 버렸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원래의 텔레비전판과는 달리 상당히 분위기가 밝다고 전해지는데... 흔치 않은 비극성 소년 만화가 21세기를 위한 밝은 만화로 바뀐 것을 과연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게다가 총 세 편으로 이어지는 이 영화가 텔레비전판과 같은 결말을 내진 않을 듯.

 
0031418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2월 16일 [목] 00:26:59

    허... 인물과 사상 12월호에 나온 정희진의 글을 보고 열받아서(!) 딴로그에 썼었는데, 001 java.net.UnknownHostException:이라면서 퍼블리시가 안 되고 있다. 아니 우째 이런 일이 일어나지? 이번 달 호스트 비용도 냈는데. -ㅁ-

    뭔가 회사에서 조작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좀 기둘려 봐야겠다. 뭐 내용이야 상당히 논란성 짙은 (꽁떼스따블르한 ㅎㅎ) 것이다. 정희진은 김규항의 '그들만의 페미니즘' 글에 대해 상당한 비판(!)을 해서 낯이 설진 않다. 결론만 말하자면 정희진도 결국 자신이 비난하는(?) 그 남성 권력의 기반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

    하여간 그놈의 낙성대 교수 때문에 별별 글을 다 보게 된다. 전에도 썼던 바 있는데, 그 교수(?)는 '통계 수치'가 '객관적'이라는 신화를 믿고 있는 광신도이며, '객관적인' 통계는 곧 일본과 미국 통계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통계는 아니지만 해석학을 한때 공부(?)했던 경험에 비춰볼 때, 그런 자세는 매우 위험하다. 근본까지 치고 들어가면 객관성은 곧 권력의 해석이기 때문이다. 수학이 철학이라는 말도 거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의 전공이야 어차피 고등 수학이나 통계를 전혀 몰라도 딸 수 있는 '경제사' 교수이니 이해가 가긴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야 착한 인물이겠지(들리는 소문으로도 그러하다. ㅎㅎ). 그도 부인에게 살가운 사랑의 인사 정도는 건넬 줄 아는 '합리적인' 사람일 거다. 그러니 안타까울 수 밖에. 한때 이병도(도대체 장욱진 화백은 왜 그의 딸과 결혼을?)가 만리장성이 황해도까지 있었다는 주장을 편 적이 있다고 한다. (진짜인지는 모른다.) 그의 행적을 생각해 본다면 능히 그런 말을 했을 법 하다. 하지만 황해도에 만리장성이 없음은 누구나 다 안다.

    바로 눈 앞에 있는 사실조차 모른다면 정희진이나 이영훈이나 모두 성서에 나오는 '토마'와 다를 바 없다. 자신들의 발언이 지록위마(指鹿爲馬)가 될 수 있을지 전혀 모를 사람들이니 토마보다 낫진 않은 듯.

 
00314958 [] 암퇘지(Truism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2월 20일 [월] 23:20:12

    딴로그에서는 깠으니;; 여기서는 칭찬을 해야겠다. 뭐 첫 소설인데 이정도만 해도 어디랴. 게다가 나는 Marie Darrieussecq의 다른 소설들은 아직 읽어보지도 않았다. 고백하건데 아멜리 노통씨의 소설도 아직 접해본 바 없다. 하지만 그녀가 발언한 말 중에 뼛속깊이 새겨둔 것은 있다.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는데, 거짓말에는 화가 날 리 없다는 의미의 말이었다.

    아니, 자연스럽게 노통씨의 이야기가 나오네. 역시 다리으세끄는 노통이랑 쌍으로 봐야 한단 말인가. -0- 여하간 난 저 말이 맞다고 본다. 모든 감정은 '진짜'가 아니면 그대로 전해질 수가 없다. 웃음이건 울음이건 기쁨이건 노여움이건 진짜를 상대하려면 으레 진짜가 나서야 하는 법이다. 전에 인용했던 호머 심슨의 말, "유머가 웃기는 이유는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와 일맥상통한다.

    이 소설은 분노의 소설이다. 변신에 대해 웬만큼은 내성(!)이 있다고 자부 할지라도 돼지로 변했다가 사람으로 변하는 상황은 그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다. 주변은 주인공에게 분노하고, 세상이 분노한다. 단골 손님에게 분노하고, 불법이민에게 분노하며, 자신에게 분노한다. 이렇게 '생 분노'를 리드미컬하게 나타낸 글은 흔치 않다.

    이 소설은 어머니의 소설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도연의 영화 인어공주와 견줄만 하달까. 뜬금 없긴한데, 어쩔 수 없다. 그 영화를 보면서 흐르는 눈물과 이 소설이 상징하는 어머니의 이미지(pseudo-시니피에라고 해야 좀더 그럴듯 하겠지?)를 양립하는 이미지로 본다면 분명해진다. 정에 이끌리는 가족제도 역시 자본주의를 악랄하게(!) 진행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설명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민담(民譚)이다. 돼지가 나와서가 아니다. 돼지가 나와서 그런 민담이 된다면, 황금돼지 설화도 동급이라고 봐야 할까? 아니다. 아무래도 다리으세끄는 사드나 파솔리니랑 연결을 시켜도 무방할 듯. 역자는 라블레와 사드를 언급하면서 프랑스 전통을 운운했는데, 그런 것은 한 나라의 전유물이 아니다. 화랑세기를 읽어봐도 알 수 있을테고, 신라의 토우(土偶)를 보아도 알 수 있을 일이다.

    정리를 하자면, 제일 환상적이되 제일 치밀하게 '사실'을 그렸기 때문에 이 소설은 재밌다. 게다가 뻔하긴 해도 엄청나게 많은 상징들때문에 읽는 것이 즐거워진다. 지독하게 중세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독하게 좋아하잖을까.

 
0031559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2월 25일 [토] 00:08:28

    답 코멘트라고 올려 놓기는 했는데, 좀 찜찜해서 다시 올리겠다. 아래 소설, 사실은 SF(?) 소설이다. 시대적 배경도 근미래. 다만 풍부한 상징과 경직된 은유때문에 중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뿐이다. 물론 위의 생각은 에코 평전을 읽으면서 더 굳어져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와 제임스 조이스를 관통하는 생각의 시스템이 비단 옛날 뿐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시간 뿐만이 아니라 공간도 초월한다. 이를테면 한국 드라마에 대한 공식에서도 알 수 있고, 최인호나 박완서의 소설에서 공통된 바를 추적해도 어느정도의 법칙을 구성할 수 있다. 물론 그 법칙이 상징하는 체계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 체계가 갖고 있는 경직적인 은유야말로 중세와 근대를 가리는 잣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중세라는 단어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잖겠는가라는 생각도 할 법 하다. 이를테면 한국에 있어서 16세기~19세기까지 성리학은 서양에 있어서 크리스트교를 방불케하였다. 헬레니즘은 불교와 도교 철학에 빗댈 수 있을까? 문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갖건 당신이 '현대'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편리성으로 '중세(이것도 후쿠자와가 만든 말일지 모르겠다)'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확장적이되 폐쇄적인 부조리한 논리체계, 이것이 바로 중세다.

    또 한 가지. 책 좋아한다는 사람들 중에 중세 좋아하는 사람들 많다. 그들의 관심이 ENIGMA 1집에 대한 관심인지(웃음), 조이스의 '율리시즈'에 대한 관심인지는 불명확하지만, 아무래도 만만한 '논리 체계'가 중세여서가 아닐까? 꼭 서양서를 볼 것도 없다. 성리학이나 제자백가, 사자성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할 수 있다 하더라도, 진짜배기 유학이랄 수 있는 주역에 대해서는 토정비결만큼이나 오해를 한다는 사실에 빗댈 수 있잖을까. 몸은 현대에 있으면서 언제라도 외계인에게 "take me"를 외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중세는 언제까지나 '음탕하되 플라토닉한 유혹'일 수 밖에 없다.

    성탄절이군. 자야겠다.

 
00316371 [사람] 오. 아지즈! -0-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4년 12월 30일 [목] 02:17:28

    ma deuxième ville natale, 모로코의 둘도 없는 나의 노총각 친구 아지즈가 나도 모르게 결혼을 해버렸다. 정말 il faudrait avoir été là. T.T !!تقديم التهاني؛  تهنئة

    암튼 한국도 어쩌면 옛날에 그러했으리라 생각하는데 여기도 결혼식할 때 남자는 보통 양복을 입고, 여자는 전통 의상(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을 입은 채, 가마를 타고(!) 결혼식장에 들어선다. 젊은 연인들이야 양식으로 걍 빨리 끝내고 간단히 즐기고 싶어하지만 결혼식이 어디 젊은이들의 잔치랴. 부모님과 부모님 친구들의 잔치이지. 열이면 아홉은 다 걍 전통식으로 하더라.

    내가 직접 봤던 결혼식은 누구더라... 대사관의 사이드였던가. 하여간 저녁 먹을 때쯤 시작해서 자정이 되어야 신부가 등장하고 잔치는 새벽까지 이어진다. 요리는 계속 나오고 중간에 모두들 같이 춤추고 우...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혼식 참가하기도 힘들다. -0-

    그립다. 확실히 그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나저나 아지즈가 어서 장가가는 노하우를 내게 가르쳐줘야할텐데 대답을 안 해주고 ":P"만 계속 보내고 있다.;

 
00317193 [] iPod U2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1월 03일 [월] 22:32:02

    결국은 질렀다. -_-)/

    코엑스 스토어에 내가 산 이후로(PM 20시), 딱 세 대 남아 있다. 앞으로는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왼쪽은 이미들 익숙;;하시겠지만 불어자판을 가진 나의 파워북, 오른쪽은 왠지 U2 iPod를 질르라고 미리 무의식적으로 산 것이 아닐까 싶은 로지텍 마우스. 그 외에는 다 싸구려다. 자세히 보면 머리카락도 보임.;;

    아뭏든 한국에서야 뮤직 스토어를 이용할 수는 없고, U2의 새 앨범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역시 이러한 새 문화 아이콘의 구입은 흐뭇할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에 있어서 칼라나 라디오의 효용성에 있어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로서는 이 아이포드가 최적이다. 물론 결국은 컴퓨터가 그러했듯이 칼라로 나아가겠지? 그 전의 아이포드로서는 4세대가 최고일까? 매킨토시 클래식이 그랬던 바 처럼?

    한국에서는 많이 빗겨간 이야기이긴 한데, 아이포드와 아이튠즈의 궁합은 디지탈로 돈 버는 획기적인 새 방법을 개척해냈고, 우아한 휠 인터페이스(특허 걸려있다)와 함께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고 있다. 자칭(?) MP3 플레이어 종주국 국민으로서는 편치 않지만 역시 아이포드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아무쪼록 후광 효과를 한국에서도 내어라!

 
0031764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1월 06일 [목] 01:56:09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을 드디어 다 읽었다!;; 원래는 그에 대한 글을 딴로그에 쓰려고 했는데, 서울신문에 난 이덕일의 칼럼을 보다가 결국 또 정조 이야기로 빠지고 말았다.;;;; 원래는 상당히 중요한 '연결 고리'를 발견해서 그것을 쓰려고 했었다. 물론 한문 실력;을 길러서 원본을 본다거나 해야 제대로 알 수 있겠다만 그래도 상당히 기분은 좋았었다. 정약용-공자-천주실의-주희-움베르토에코-카를로마리아마르티니의 연결 고리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 정말 그러하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

    언제나 그렇듯이--; 처음은 그럴듯 하더라도 끝은 역시 미약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요샌 시간도 별로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핵심적인 취약점이 있다면 저게 다독(多讀)에서 나온 생각이 아니라는 거다. 이덕일이 '해석'하고 '설명'해준 정약용의 모습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니 역시나 그냥 심심풀이 놀이로 끝나게 될 듯. 원본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거대한 허점이 아닐 수 없다...

    뭐 편하게 읽지도 못하였다. 주역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넘기다시피 하였으니까. 하여간 아이포드 U2는 정말 실물이 훨~씬!!! 예쁘다. 어서 걸맞는 케이스를 하나 입양해 주어야 할텐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그나마 크리스탈 케이스가 가장 낫겠더구만. (아이포드 양말이라면!)

    근데 아멜리 노통이 언제 노통브로 바뀌었지? -0-
    아차. 여기서는 '인크레더블' 쓰려고 했는데. -0-

    추가: 벨기에식 불어 발음이 '노통브'랜다. -0-;; 전혀 프랑쎄 드 벨지끄에 대해서는 정보 없음. 프랑쎄 프랑쎄즈;로 읽으면 당연히 노통일텐데 한국의 '노통'과 비교해주려고 바꿨는지도 모른다는 음모설이 떠오른다.

 
00318109 [] 생각난 김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1월 09일 [일] 00:03:30
 
00318193 [] 적의 화장법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1월 09일 [일] 23:15:16
 
00321209 [사람]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1월 27일 [목] 01:56:07

    쓰다 보면 역시 즐기는(!) 것 같은데, 영어로 글을 잔뜩 썼더니 보는 사람이 왜이리 불어식 스펠링이 섞여 있냐고 그런다. 다시 보니 정말 그렇다. -0- 역시 한창 쓸 때는 이것 저것 그것 다 모르는 채로, 마음은 커녕 머리도 아닌 손이 쓰는 거다. 손 자신이 잘 아는, 제일 익숙한 형태로 글을 쓰는 것이니, 이것이 알려져 있는 뇌의 작용과 다를 바가 무엇일까. 괜히 공각기동대 내용이 떠오르는 밤이다.

    대단한 것은 아니고, 노문과 나온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뭐랄까. 역시나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수능점수'가 정해 주어서 전공들을 택하는 까닭이 아닐까? 전공이라서 하기야 했지만 노어 해서 어떻게 먹고 살겠느냐라는 생각이 박혀 있더라구.

    어차피 인문계라면(자연계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대학에서 배운 '학문' 99%는 쓸모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무엇을 하건, 어떤 말이 필요하건 교육을 '노후의 담보'로 생각하는 이 사회는 모든 대학교육을 의무 교양 과정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그런데 그것과는 별도로 러시아가 북한에게 자꾸만 '퍼주기'를 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기차 연결도 모잘라서 다른 나라에는 절대로 공여(供與)하지 않는 비행기나 핵잠수함을 마구 주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자신의 군사 기술(비단 핵 뿐만이 아니다. 괜히 outpost가 아니다)을 마구 퍼뜨리려 하고 있다. 이게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가 앞으로 전세계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

    넌지시 쓰기만 하겠는데, ㅎㅎ??베네수엘라 농지 개혁의 성공 여부, 그리고 이란과 이집트가 핵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를 잘 보아야 할 거다. 어쩌면 생각보다 일찍 미국 헤게모니가 근본부터 무너질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알비님 홈에서 발견하여 너무나 기쁘게 쓰고 있는 텍스트 에디터 TextForge. 맥오에스텐은 정말 아름답다.

 
00322177 [] Mixed Tap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2월 02일 [수] 00:36:47
 
00326107 [] clos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2월 28일 [월] 02:40:32

    그래도 2월 마지막 날은 채우기로 하였다. -ㅅ- (아래 로그 문제 답안이 궁금하시면, 그 로그 코멘트를 참고하시길.)

    책 깨나 읽는 이 중, 많은 이들이 싫어해 주시는(!) 나나미 씨가 자기가 왜 로마를 좋아하는지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기억이 잘 안 난다). "로마는 스스로 무엇 하나 노력해서 생산할 줄 모르지만, 돈 주고 뒷바라지해주는 남자가 부족해본 적 없는 아름다운 고급 창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클로저를 저 시각으로도 볼 수 있잖을까 싶다. 딴로그에서처럼, 남자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네 명의 주인공들에게 애정을 갖고 본다면 꼭 남자 이야기라 단정지을 것만도 아니리라. (번역자 참 힘들었을 거 같다. 통신 용어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네 명이 쏟아내는 말들을 그대로 전해주기는 불가능했다고 본다.)

    왜? 사랑은 무엇하나 생산적인 것을 남기지 않지만, 모두가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아름다운 고급 창녀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당하면서도 우리는 줄기차게 사랑하는 거다. 그렇게 진짜를 듣고도, 500 파운드 이상(!)을 허벅지에 써대도, 빵껍질을 잘라도 사랑은 모 영화 대사처럼 all around다. 사랑만 그러하랴. 우리들도 모조리 다 언제나 내 사랑 찾나, 언제나 내 사랑 전해주나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족히 인생의 35% 정도는 사랑하는(두근거리는) 사람 기다리기로 허비하기 일쑤다. 기껏해야 섹스의 댓가로 얻는 선택의 자유랄까? 받는 것은 별 게 없는데, 주는 것이 참 많다. 그(녀)를 가졌다는 기쁨은 순간인데 그 순간부터 '살아 움직이는 심장'은 지치기 시작한다.

    그렇다는 것을 네 명 모두 알아차렸을까? 가장 피해를 덜 입은 듯 해 보이는(그녀 몸을 본 사람은 많아도, 마음을 본 사람은 생기다 말았다. 정말 직업을 잘 정하였다) 알리스는 뺨 한 대 맞고서 진짜 자신의 이름을 찾으러 가고, 댄은 알리스 뺨 한 대를 치고서 알리스의 진짜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래리는 정말로 술탄이 되어 '받은 만큼 되돌려 주었고', 안나는 래리의 책을 덮어주고 되돌아 누우며 전등을 끈다. 괜히 진실을 알고 싶다는 댄에게 매혹당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미 귀여븐 쥬들오 옵에게 매혹당한 이들은 많겠지만 말이다.) 사실 말이다. 사랑에 있어 진실같은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거다. 기껏해야 500 파운드 쯤 벌 수 있을 뿐이다.

    혼동이 많긴 한데, 진실은 사람간의 애정에 중립이며, 별다른 가치일 뿐이다. 그러니 당연히 사랑의 기반은 허약할 수 밖에 없다. 놀라울 것이 없는 게, 원래 사랑의 시작도 허약할 수 밖에 없잖던가. 아무 것도 아닌 우연은 사랑을 촉발시키기도 하고, 식히기도 한다. 그리 약하디 약한 사랑에 모든 마음을, 생명을 거는 것은 워낙에 인간이 칠칠치 못한 탓이다. 바다 속에 오줌을 싸는 건 생선과 인간 뿐이잖을까.

    You are a double divorcée. (맞나? -0- )

    극중 댄이 안나한테 튕기는 말인데, 실은 우리들한테 튕기는 말 아닐까.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모든 것을 다 예상한다. 모든 것을 다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사랑한다. 사랑할 거다.

    PS. 좀 잘린 장면들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뭐랄까. 연극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00326249 [] 살인자의 건강법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3월 01일 [화] 02:27:46

    이것은 아무래도 '적의 화장법'과 비교를 할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위고는 대충 알아도 셀린을 모르니 나로서는 살인자의 건강법에 어떻게 건강해진다는 것인지 잘 모를 수도 있을 거라. 적의 화장법이 철학적 화장(?)을 그렸다면 살인자의 건강법은 미학적 살인(!)을 그렸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키워드는 제대로 즐기는 쾌락이다. 그것만은 진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말이다.

    일단 열린 광장에 잔뜩 존재하는 모종의 "프레텍스타 타슈"와 니나의 싸움에 있어서, 딴로그에서는 니나가 졌다고 판단내렸다. 손놀림(!)이 주는 쾌락을 알아버렸다는 것은 프레텍스타 식의 미학을 니나가 온 몸으로 받아들였다는 뜻, 쉽게 말하면 프레텍스타 타슈의 사랑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굳이 "졌다"고 판단내릴 이유가 있을까?

    분명히 나는 거기에서 프레텍스타 타슈가 시사하는 인간에 대해 묘사를 하였다. 문제는 그 묘사에 어느 정도 "진짜"가 들어 있다는 데에 있다. 처음의 기자 네 명(맞나?)과 차례로 만나가면서 나오는 타슈의 말들이 '걍' 멋지다고 생각되지 않으시던가. 좋게 차려 입은 중산층 지식인들의 소위 교양과 사랑을 잘 보여주는 아래의 '클로저'와 같은 영화에서도, 진실로 보자면 그들은 정말 '정나미가 떨어지는 인간의 모습'일 뿐이다.

    니나가 그것을 해결하지 않냐고? 여자인 니나가 타슈를 기게 만들지 않냐고? 기자인 니나가 타슈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끄집어 내지 않냐고? 맞는 말이다. 니나는 타슈같은 사람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다. 소설이 보여주는 우울한 대화의 양상은 곧 힘에는 힘으로 받아치는 것 외에 없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분명 니나는 '분별감'을 갖고 타슈를 대하였으며, 도저히 생산적인 것을 못 하는 암컷으로서 최선을 다하였다.

    적의 화장법에서 보이게 될 묘사를 이 소설이 먼저(시기상으로는 적의 화장법이 먼저 쓰여졌을 거라. 노통브의 증언에 기초한다면 말이다) 보여줬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지. 싸우려면, 사랑하려면 그(녀)를 알아야 한다. 타슈의 전작을 주의 깊게 읽은 니나는 타슈가 되어서 승리를 낚아챘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타슈가 되어 있었다.

    앞에 넌지시 말만 던져 놓고 내용은 펼치지도 않았는데, 아무리 혐오스러운들 말이지, 과연 타슈의 말 중에 틀린 말이 많을까? 미학적인 살인은 물리적인 살인과 다르다. 말하자면, 미학적인 폭력이 물리적인 폭력과 뿌리는 같으면서도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리라. 김기덕이 자신만의 언어로 여자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찬사를 나타낸다면. 이 소설에서의 타슈는 자신만의 혐오로써 멸종되어야 마땅할 여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Mariage parfaite. 사우쓰 파크의 "항상 죽는 케니"는 곧 우리들을 일컬음이다.

    그렇다면 니나도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해야 할까? 까미유가 기동전사 제타건담에서 어떻게 시로코를 이겼는지 생각해보면, 진실이라는 것은 역시 피아를 가리지 않는 칼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00326691 [] Vibrato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3월 03일 [목] 23:59:59

    비포어 선셋 이후로 또다시 눈물 흘린 영화가 나타났다. 정말 날이 갈 수록 눈물이 많아지네. 슬픈 일이 많다기 보다는 회한(悔恨)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회한을 가져야 사람이다. 영화 자체는 전혀 눈물 흘릴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오히려 즐겁게 봤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편의점에 비쳐지는 레이의 얼굴을 보면서 왜이리 눈물이 나던지. 여기서도 젊은이의 "유행"인 소통 어쩌구를 따진다고 하지만 주제는 소통이 아니다. 본능이다.

    제목이 왜 바이브레이터인지 의심을 한 번 쯤은 가졌어야 했다. 왜 레이에게 환청이 들리는지, 왜 레이는 구토를 하는지 생각 쯤은 했어야 했다. 왜 레이가 타카토시의 트럭에 올라타고 싶어했는지, 왜 "사와리타이"라고 했는지.

    결국은 맨 처음의 사와리따이와 타베따이로 귀결될 것이다. 원작 소설도 참 읽고 싶어지는데(워낙에 일본 작가들은 촉촉한 단어 집어내기에 명수다) 바이브레이터는 사실 그 본연의 뜻보다는 유머의 소재에 더 어울리지 않던가. 영화 대사에도 나오듯이 레이의 집에 주인(남자)은 없다. 레이는 전화를 받으면서 태연자약하게 물을 틀고, 바이브레이터를 트는, 그리고 밥먹고 토를 하는 여자였다.

    단순한, 수수한, 조곤조곤한 애정 영화일 뿐이지만 드러내는 의미는 사못 장대하되 표현할 길은 없다. 그래도 대사 하나하나가 정말 촘촘히 박힌다. 이 남자의 천절은 마음 씀씀이가 아니다. 본능이다. 이 남자를 먹었다. 이 남자에게 먹혔다. 여기에서 자막은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는 한 편 내러티브는 말로 나타나지 않는 그 무언가의 본능을 접촉시킨다.

    본능과 촉감의 영화인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기어이 북받쳐 올랐던 것을 토해낼 수 밖에 없다. 있는 그대로, 그대로를 사랑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 20대의 소통 부재 따위는 주제가 될 수 없다. 처음 트럭을 운전해 보는 레이에게서 느낄 수 있는 활력은 남자의 본능, 그녀의 본능에게서 나왔다.

    앞으로 무엇을 더 잃고 무엇을 더 후회해야 할련지, 울고 또 울 것이다. 앞으로의 추억은 본능의 눈물 뿐이다.

 
00327346 [사람] The Great Expectation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3월 09일 [수] 01:51:02

    계속 보면서도 몰랐는데 새삼스럽게 지금 보니 사모했던 A씨(세상에는 여러 A씨가 있다)를 빼닮았다. 물론 옛날 옛적에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때 나를 자기 집앞에 마냥 잡아 두었던 A씨에게는 훌륭한 아들도 하나 있다. 마음 먹으면 만나지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음을, 세상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음을 그때부터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당시 A씨는 나의 롯데, 일종의 나의 에스텔라였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물론 10년 후에 2005년의 나를 생각해 보아도 비슷한 한탄을 벌일 확률은 매우 높다) 대화와 롤랑바르뜨가 알려준 사랑의 단상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어리석음, 그리고 드문, 그 드물기 짝이 없는 확률이 하나 맞았다고 해서 알랭드보통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화려했던 시기였다.

    영화처럼 뭐가 거창했던 것은 아니다. A씨와 내가 계급적인 차이가 (크게) 있는 것도 아니었고, 딘즈모어 여사가 A씨 집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것만은 가끔 생각한다. 내게도 핀처럼 루스틱이 있었다면, 아니 없다 하더라도 세상이 알아주는 힘을 가졌더라면 나는 과연 A씨 약혼자를 물먹일 수 있었을까.

    화려했던 시기의 나는 인간적으로 추했었다. 상대적인 의미라 애써 위안도 해 보지만 그때의 나로 있었더라면, 아무리 위대한 유산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결코 지금의 내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정말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게, 충동이 있을 땐 용기가 부족하고, 용기가 넘쳐날 땐 충동이 시들해지는, 그런 아이러니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거다.

    문득 보면 내게 있는 A씨의 위대한 유산 OST가 어쩌면 굉장한 시사점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인간이 밖으로 부실하면, 안으로는 온갖 사소한 것에 모든 의미를 갖다 붙이지 않던가. 옛날 생각은 이렇게 쓸데 없이 마음의 부실함을 부추긴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부끄러움만으로도 이미 죄값은 충분히 치르고 있을 거라.

    http://casaubon.tv/files/06 ... 0A%20Friend.m4a>Like a friend, PULP

 
00328154 [] 여자, 정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3월 15일 [화] 00:43:25

    가끔 C씨와 통화를 할 때는 엄청나게 수줍어 하는 나로 돌아가곤 한다.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에 워낙 익숙치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맘속에 있던 이야기를 목젖에서 한 번 거르기 전에 그대로 나와서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주로 듣는 편이긴 한데(그렇다. i am a good listener ㅎㅎ), 가끔씩은 나름대로 '오바'한다.

    뭐 지금의 생활과 관련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대화는 거의 가족들하고만 나누고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혼자 처리한다. 혹시 내가 원래 그런 넘이 아니었는지가 그 전화를 할 때 뛰쳐 나왔던 말이다. 더 자세히 나아가지는 않았는데, 가령 전철역에서 정말 우연하게 친한 친구가 플랫폼에 내려온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딱히 가서 반갑게 대하지 말았어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나는 '먼저' 눈치를 채고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철저하게 혼자 즐기는 취미랄 수 있는 음악, 아이포드가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궁금한 것은 내 본성이 원래 이런 것일까 하는 거다. 내가 원래 이런 넘일까.

    내 입담은 AB형일 거라는 오해도 불러일으켰으며(방긋), 딱히 스스로를 가둔 적이 없다. 그렇지만 그동안을 돌이켜보면 난 항상 그때 그때 만나는 사람들만 만났었다. 뭐 싸나이의 우정은 확인받지 않아도 좋다고 여길 때도 있지만, 앞으로도 그때그때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그 주변만 맴돌 가능성이 도탑다. 간단하게 말해서, 난 친해지기가 (약간은) 어려운 사람이다. 친하기도 (약간은) 어려운 사람이다. 능동태와 수동태가 다른 가치임에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군.

    이런 식으로 나는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을 거라. 무엇보다 여자, 정혜를 보면서 고양이때문에 빨리 집에 가야 한다는 대사보다, 자기는 남편이 있다는 대사가 더욱 더 불편했다. 스스로 닫는 것은 그 잘난 일상은 커녕 낭만도 아니다(단어의 순서에 유의하라). 정혜는 과연 피를 보고 나서야 그것을 깨달았을까?

 
00328664 []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3월 18일 [금] 01:16:09

    사진은 정송희의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에 나오는 "그게 뭔지 몰랐어"의 한 장면이다. 딴로그에 썼듯이 여자, 정혜를 보고나서 충동적으로 샀는데 매우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이런 만화를 왜 이제서야 봤는지 모르겠다. 뭐 무엇이든지 압축해서 받아들이는 이 나라에서 이 만화에 나오는 내용들을 갖고 페미니즘 운운 할텐데 글쎄...

    숨기고 싶은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체 사회의 기억은 알게 모르게 공유가 이뤄진다. 나이테를 두른다는 것은 일종의 '도마' 사도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꼭 보아야 아는 것이 있는 반면,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체'와 '접촉'이 바로 그러하다.

    문제는 그것이 따져보면(!) 별 게 아니라는 데에 있을 거다. 하기사 '문제'는 원래가 별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거리두기, 낯설게 하기가 바로 문제가 되는 거다. 자신으로의 흡수와 자연스러운 표현은 문제가 될 리가 없다. 이 만화가 주장(?)하는 게 바로 그거 아닐까. 약자로서의, 일종의 '성의 수동태'로서의 구조가 실은 별 거 아닌 데에서 더 문제화된다는 거다.

    이 만화가 지극히 칭찬을 받아야 마땅한 이유는 바로 그에 대한 '관찰'에 있다. 가령 위 '그게 뭔지 몰랐어'에서 거짓말을 한 자는 누굴까? 잊고 싶은 기억은 거짓말을 해도 되는 것일까? 기어이 반응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남자와 잠자고 있던 '이번 한 번만?'의 개념을 드러낸 착한 남자는 결국 같은, 동일한 남자 아닐까. 요컨데 이 장면에서, 작가는 개입 없는 관찰로 정말 '치밀하게' 개입을 하고야만다.

    그런데 기억을 들춰내고 추억을 일갈하는 이 만화에 '남자 독자'로서 불편한 점은 남자들을 정말 현실대로 그렸기 때문일 거라. 딱히 올바르고 올바르지 않고를 떠나서, 소위 남자의 '능동태'적인 성격(?)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그때문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마찰을 해결하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위의 '관찰'이다. 어쩔 수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모든 남자들이 바나나 잡고 반성해야 할 터이다.

    이 책을 읽어보기 권한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림을 못 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00328978 [] 타케시마를 회수하는 방법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3월 21일 [월] 01:44:22

    당연히 흥분될만한 일이고 지금은 흥분하는 편이 옳다. 그러한 전국민적인 흥분이 한국의 협상력, 한국 성깔의 더러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을 상대해야 할 미국에게 유리할 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반장관의 발언만 보자면 쌀여사가 일본을 무척 혼낸 모양이다 ㅎㅎ). 그런데 일본 입장에서 타케시마를 회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 정치, 군사 세 가지 방법이 있을 거라. 경제로서는? 경제 문제로 한국이 일본 앞에 무릎 꿇기에는 지금 너무나 많은 이들이 커밍아웃(?)을 해 버렸다. 그리고 한국은 너무나 덩지가 크다.

    법: 국제사법재판소(ICJ) 이야기가 많이들 나온다. 국내에 있는 헌법재판소도 그러할진대, 국제 재판소는 더하다. 법의 얼굴을 위장한 정치 싸움이라는 이야기다. ICJ 규정 36조에 따라 ICJ의 관할권이 정해지는데, 동 조항은 상호주의가 원칙이다.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게 양국이 당사자로 있는 UN 헌장이다. 헌장 2조3항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명시하고 있으며, 2조4항은 영토문제에 대해서는 무력을 써도 괜찮다는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일본 입장에서는? 무조건 분쟁화 시켜야 한다. 정부와 정부가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내 여론을 센카쿠나 에토로후 정도로 들끓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미국 형님이 노려보고 있으니 일단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할 거라.

    하지만 일본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헌장 53조에 명시된 적국조항, 그리고 을사조약이나 시마네 현의 1905년 고시가 국가의 강박에 따른 조약의 무효 사유, 그리고 강행 규범의 무효 사유에도 포함이 된다. 상임 이사국?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결론? 어렵다.

    정치: 원래가 국제법은 없는법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ICJ이니 뭐니 해도 결국은 정치란 이야기다. 일본의 목적은, 아사히(개인적으로 이번에 엄청나게 실망했다)와 한국계 일본신문인 조선, 동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이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어업협정이나 김영삼을 기억하는 일본으로서는 정부 협상에서(그리고 여론이 조용할 때) 능히 한국을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정부협상을 끌어내기만 해도 일본에게는 승리다. 분쟁 지역이라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사히에서 "같이 대화로 풀어보자"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거라.

    하지만 일본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체제경쟁, 선명성 경쟁을 해야 한다. (왜그런지는 추측해 보시라.) 또한 연이은 커밍아웃으로 일본계 한국 핵심 엘리트(?)들이 여론의 포화를 맞으며 사라지고 있다. 술마실 때 엔카 부르는 엘리트들이 지금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일드에 열광하는 한국 젊은이들은 일본 입장에서는 애석하게도, 잘해봤자 역사 관심 없어염일 뿐이며, 이들은 여론을 조성시킬 능력도 의지도 없다. 당신네 편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론? 어렵다.

    군사: 대응책 나온 것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이 울릉도 해병대 설치안이다. 실제로 설치를 안 한다 하더라도 선언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 그리고 솔직히 일본이 제아무리 세계 군비 2위라고 해도 독도를 점령하려고 다가서는 순간 일본은 북한의 (핵) 미사일 세례를 받을 것이며, 한국과 북한은 UN 헌장 51조의 자위권과 2조4항의 영토고권을 원용할 것이다. 53조의 적국조항도 자동무력개입을 허용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일본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러시아가 가만 있을 리 없다. 말인즉슨? 설사 러시아와 분쟁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본이 갖고 있는 최정예 해군 함정들은 독도에 못 온다는 이야기다. 절반 이상이 훗카이도 쪽에 있거든. 자, 오야붕인 미국이 과연 허락을 내릴 수 있을까, 없을까?

    결론? 어렵다. 먼저 도발하면 먼저 망하게 되어 있다니까 그러네.


    결론: 독도는 빼앗기기가 매우 힘들다. ㅎㅎ 이 기회에 한국 해군과 공군 재편이 이뤄지면 그것대로의 성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입장으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일본에게도, 그리고 미국에게도 할 말을 할 여건이 더 성숙해지니까. 그런데도 일본은 앞으로 계속 삽질을 도발(?)할 거다. 그래야 할 이유가 있거든.

    머. 결국 돈은 미국이 먹을지도 모른다. 각국이 이지스 시스템 장착시키고, 인공위성 정보 더 빼려고 하면 MD에 돈 더 내라고 하겠지 아마?

 
00330311 [] 몽상가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3월 30일 [수] 00:49:16

    딴로그에서 깜빡 잊고 매튜를 쏙 빼어 먹었다. 뺄 수 없지. 암.

    테오와 이자벨이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별 다를 것이 없게 자라나리라는 힌트를 보여주었다면 매튜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불어를 배운다는 핑계로 프랑스로 왔다는 그를 볼 때, 영어를 배운다는 핑계(?)로 영국으로 도피유학을 한 클린턴이 매치되는 건 우연이 아닐 거라.

    폭력은 싫어염. 전쟁은 싫어염. 하지만 감옥은 더 싫어염.

    머 저런 정도의 '건전한 시민 윤리'를 갖고 있는 매튜라면 당연히 68년, 어쩌면 무라카미 류도 농담조로 보낼 69년을 히히덕거리며 고향 사람들에게 베트남전 못지 않게 장광설을 떠벌릴 것이 뻔하다. 나는 분명히 보았다. 그는 혁명의 구호를 외쳤다. 그는 이자벨과 테오를 말렸다. 그리고 그는 이자벨과 테오를 외면하였다.

    굳이 베드로를 연상시킬 것은 없으리라. 어쩌면 우리는 이 평범한(?) 미국인을 용서해 주어야 할 것이다. 위대한 프론티어를 외치던 천주교도와 그의 형이 피살당하고, 꿈을 꾼다고 떠벌리던 목사 할아버지도 총맞아 죽는 통에, 이 미국인에게는 그저 '잠시' 도피할 곳이 있으면 족했었다. 그래, 그래. poor mathew. 그는 신대륙의 보수성과 구대륙의 역동성이 갖는 역사적인 의의를 이해할 수가 없었을 거다. 이것은 아무리 섹시한 입술을 가져도 소용 없다. 그는 기껏 핸드릭스 형님만 모실 뿐이다.

    하지만 베르톨루치 영감이 정말 영악스러운 점이, 그러한 매튜가 이자벨과 테오의 눈부실 정도의 순수함을 일순간 더럽히도록(주류 언론들은 '성장시켰다'고 쓰더라) 장치했다는 데에 있다. 당연히, 자연스럽게 살인자의 건강법에 나오는 프레텍스타 타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소설에서 타슈는 승리하였다. 영화에서의 '타슈'는?

    결국 이들은 몰로토프 칵테일을 던졌다. 이들이 가진 순수함이라는 것이 미국인이 잡는다고 해서 잡히는 게 아닌 거라. 그들은 새로이 진화한 거다. 난 태연하게 수표책을 다시 적어 주는 아버지와, 돌 하나때문에 가스를 되돌리는 이자벨의 모습에서 전혀 새로운 '샴 쌍둥이'를 떠올렸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시아 인들을 현혹시키는, 소위 구대륙의 역동성과 미학이라는 것.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엄연히 남아 있다. 진화를 거듭하면서.

 
00331057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4월 03일 [일] 23:31:47

    세카츄(セカチュー)... 피카츄를 방불케 하는 이 제목의 영화를 아직 안 보기는 했는데, 이 세카츄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것도 축약형 단어가 있던가? 혹시 이마아이?)는 뭔가 닮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아마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죽음일 것이다.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면 미소녀취향의 변태 감독 슈운지(ㅎㅎ)의 러브레터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이건 아무래도 이제까지의 전형적인 사랑공식에 대한 찬사에 다를 바 없을 거다. 쉽게 말해서 윗세대가 인정해주는 사랑의 형태를 젊은이들도 바라고 있으며 눈물 흘리며 감동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그런데 딱히 반박할 수가 없기도 하다. 그건 사실이거든.

    어차피 인간이라는 것이 좋은 기억만을 남기는 성향이 있다고는 해도, 극장을 나오며 저 주인공이 실제의 '나'라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할 수 있잖을까? 하지만 대부분은 그 생각을 못 할 거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나가세 씨만 바보된 게 아닌가.

    하지만 보이는 것은,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위에 있는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죽음이다. 뭔가 현실과 맞지 않는듯한 (정말) 헌신적인 사랑에서부터 정말 깨는 소학교 선생의 목소리(YOU라는 이사람 누굽니까? -0-)에 이르기까지, 주요 대상 관객들이 바라고 있는, 그러나 가질 수 없을 그런 사랑을 보여주니 감동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는 없을 거라.

    머 이러쿵 저러쿵 말하기는 했다만 걍 부담 없이 좀 흐느껴 주고 나오면 깨끗이 잊혀질, 그런 영화다. 그나저나 교황이 돌아가신 오늘은 교황도 교황이지만 제주도를 위해 한 번쯤은 머리를 차분히 비워야 할 필요가 있다.

 
00332098 [] 대사각하의 요리사21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4월 11일 [월] 02:53:18

    한국에 돌아 와서 제일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역시 만화다. 아무래도 나의 만화 취향이 어느 정도 심각한 면은 있지만(웃음) 그래도 한 물 간 비싼 불어판을 사야 했던 그곳(?)보다는 당연히 좋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만 감상적인(?) 부분이 나오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가령 이번 21권에 나온 9.11 이야기와 관련해서도 괜시리 숙연해지는 게 더 읽으면 눈물이라도 나올 성 싶었다. 하지만 금새 냉정해진 것은 아무래도 나의 예상과 빗나가서였을까. 20권 마지막에 암시되었던 존 케리(?)의 뭔가 부족한 점을 21권에서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에... 미국 대선 하기 전에 그렸다면 뭐 우짜라고. 이해가 간다.

    근데 괜시리 기대되는 것은 올해 계속 이어지는 한일간의 문제를 이 만화가 내년 즈음(?)에 어떻게 풀어낼까 하는 거다. 정말 일본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왜그리 외교를 이따구로(?) 하냐이다. 주변국들 모조리 적으로 돌려서 우짤려구? 당장 고이즈미 쪽과 아베 쪽이 손발이 안 맞는 걸 고려하면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큰형님(?)이 베푸는 잔치도, 자기 큰형님도 친히 가시겠다는데, 조그마한(?) 나와바리 문제로 안 가겠다고 버티는게 능사인가? 고작 국내 투표 지지가 국제적인 지위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첫째로는 돈만 믿은 게 패착이오, 둘째로는 미국 큰형님만 믿은 게 패착이다. 돈때문에 한국과 러시아, 중국이 아무 말 못할 줄 알았겠지. 물론 노대통령이 셔틀외교는 계속 한댔으니 숨통을 틔어준 건 사실이고, 중국 정부 공식 논평이 일본을 비난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수입선을 일본에서 독일로 바꾸려 하고 있고(독일 괜히 가는 거 아니다...), 중국은 반일을 근거로 다시금 국공합작(?)을 기도하는 중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일본 부럽지 않게 나날이 늘어가는 중이고.

    정말 알 수 없는 건, 메이지 시대 이후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는 그 동경대 엘리트(?) 집단께서 왜 이런 일을 예상 못하셨을까다. 현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가 태평양 전쟁에 참가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렇게 철두철미하게 큰형님 말씀만 따라하는 걸까? 나라 전체가 조폭 문화라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만, 그렇게도 '보통 국가'가 좋은가, 응?

    만우절날 정말 거짓말같이 일본은 예금자보호제도를 폐기(?)하였다. 더이상은 정부 자금으로 못대준다는 뜻. IMF때의 복수를 할 날이 가까워 오고 있다. ㅎㅎ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물론 요리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보겠지만.

 
00332695 [] 밀리언 달러 베이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4월 15일 [금] 02:28:12

    영화에 나왔던 매기의 별칭 모쿠슐레(?)가 원래는 이렇게 써야 한다고 한다.

    A Chuisle Mo Chroí

    A는 호격이고, chuisle는 떨림. 즉, 적절하게 해석하면 '내 마음을 설레이게 만드는 당신' 정도 될까? (영화에서는 스펠링이 다르게 나왔다. h가 s뒤에 나왔었음.) 모쿠슐레는 자막에서 원래 모쿠슈라라고 나온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당근 원래 발음에 목숨이라도 걸어야 하는 법. 모쿠슐레에 더 가깝다고 한다. 머... 검색해서 아는 거다. 괜히 내게 갤릭어 물어보시지는 말라.;;

    우찌됐건 괜시리 궁금해지는 것은 왜 이 영화가 에이레를 띄어줄까이다. 이스트우드가 아일랜드계인가? 피츠제랄드가 아일랜드에서 많이 쓰이는 성씨인가? 극중 프랭키에게 매기가 소개한 '레몬파이가 끝내주는' 집, 마지막에도 어렴풋이 나오는 그 집은 IRA's DINER였다. 영화를 보면서 저 IRA가 Individual Retirement Account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 영화 분위기도 분위기인지라, 그렇게 생각했다간 자칫 이 영화는 코메디가 되어 버린다. 물론... 조금 더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코메디가 되어버릴 수 있다. 가령 http://www.blogin.com/blog/ ... keyY=00332838>우기고 영화제에 이창동 감독님이 모습을 나타내셨다! 우기고님의 추천에 따라 "영향 아래의 여자(A woman under the influence)"를 보려고 줄을 섰는데 누군가 자연스럽게 내 앞을 새치기 하더구마. 이장관님이었다.;; 그도 우기고님의 추천을 받았을까? 안타깝게도 펜도 없었고 카메라도 없어서 그냥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영화를 보러 다니는 양반이(당연하겠지만; ) 고위직 공무원을 할 수 있는 나라는 희망이 있는 거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로 돌아가서, 이 영화, 정말 만만하지 않은 영화다. 제일 먼저 화면을 그득 채운 건설직 노동자들의 모습과 무엇보다도 그들의 극중에서의 이름. 이 이름에서 뭔가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거라. 남편(닉)의 성은 극중에서 롱게티이고, 부인(메이블)의 성은 원래 모르텐센이었다.

    당연하잖나. 롱게티는 이탈리아계이고 모르텐센은 스웨덴 쪽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닉의 어머니의 끝없는 간섭과 메이블의 아버지가 나중에 "I'm not a spaghetti man."이라고 나오는 대사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닉의 노동자 친구들이 잔뜩 왔을 때, 메이블은 그들 하나 하나에게 이름을 묻는다. 네 명은 흑인이고 나머지는 대다수가 '그리말디' 등의 이탈리아계 성씨였다. 부르는 노래도 깐쵸네? 아무리 유럽의 흑인을 에이레 사람들이라고 한다지만 미국에서 이탈리아계 역시 백인의 최말단에 위치하지 않았을까. 마피아 보스들은 대부분 이탈리아 계 성씨 아니던가.

    이 영화가, 단순히 심리 스릴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거기서 드러난다. 이탈리아 계에다가 건설직 노동자. 스파게티와 짧게만 언급됐지만 비토 그리말디의 형, 마르코의 이야기는 존 카사베츠(그러고보니 카사베츠도 왠지 이탈리아계 같은 이름이다)도 혹시 빨갱이(웃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거다. 50년대였다면 만들어지기 힘든 이야기 구조거든. 게다가 차이나 타운도 마찬가지였지만, 고전이 될 수 있는 예술은 순수한(?) 예술이 아니다.

    그런데 주요 무대가 되는 집을 보면, 70년대 건설직 노동자도 저런 집을 장만할 수 있었던가 하고 부러움도 살짝 가미. 영화와는 관계 없는데, 현재의 미국 같으면 저런 동네에 블루 컬러가 저런 집을 장만하기 힘들 것 같다.

    또 한 가지 순수한(?) 예술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꼽으라면 메이블이 나타낸다는 광기(?)에 있을 거라. 무엇보다 영화를 보다 보면 닉이 더 미친 것인지, 메이블이 더 미친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하지만 독한 술 원샷에, 원나잇스탠드를 하고서도 blackout 되어 버리는 메이블이 첫 부분에 나왔어도 영화가 진전될 수록 관객은 그러한 단서를 잊어 버리게 마련 아니던가. 요는 여기서 나타나는 광기와 그 광기에 대한 주위의 시선, '병원'에서의 격리와 퇴원 이후의 따뜻한(?) 환영, 갑작스러운 종료가 현대 사회라는 걸 그대로 나타낸다는 거다. M. 푸코의 책을 굳이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메이블의 감정 표현에 대해 약간이라도 동정을 느낀(마치 그녀의 아이들처럼) 시청자들은 그들 스스로가 메이블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워낙에 이 사회는 "
    내 세대의 영화가 아니기에 배우나 감독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두 남녀 주인공의 연기는 정말 근사하다. 볼 기회가 있으면 꼭 보기 바란다.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 또한 영화 밖 세상을 날카롭게 찌르고 있으니까.

    참. 차이나타운은 딴로그에;;

 
00334454 [ECON] Interpret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4월 28일 [목] 04:16:30

    블로거.컴이 내부 문제가 있는듯, 어쩔 수 없이(?) 인터프리터가 갖는 영화적인 한계(?)는 나중에 딴로그에 올린다. 올렸다. ㅎㅎ  여기에는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 있다.

    바로 이 영화가 까려는 나라가 너무나 확실해서 영화 자체가 천하게 보일 정도라는 데에 있다(깃발마저 거의 흡사!). 마토보는 도대체 어디?

    1979년까지 남부 로데지아라고 불리었던 곳, 짐바브웨다. (북부 로데지아는? 우습게도 ICC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감비아이다.)

    이안 스미스(정말 '스미스'라는 성은 여러가지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의 백인 정권 통치 하에서 로버트 무가베는 무장 투쟁을 벌였었고, 결국 79년에 나라를 탈환(?)하여 이름을 짐바브웨로 고치고 총리직에 스스로 오르게 된다. 그 후 1987년 무가베는 대통령이 되었고, 선거에 계속 당선되어 앞으로도 한동안은(아무래도 죽을 때까지 할 것 같다) 계속 대통령 직에 있을 듯.

    그리고 영화에 나온대로 그는 well-educated이다. 영문학과 역사학 박사이며 독실한 천주교 신자에 학위가 여섯 개인가.. 있고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teacher" 노릇도 했다고 하더라. 다른 아프리카의 장성 출신 독재자들과 비교해 볼 때, 인텔리겐챠 독재자(?)는 오로지 무가베 한 사람 뿐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교육자답게 짐바브웨를 아프리카에서 거의 최고로 문맹률을 낮추었다.

    주의...라고 해야 할까? 아프리카에 관한 한 영어 계열과 불어 계열의 모든 미디어는 한 번쯤 의심을 하면서 보아야 한다. 생각 없이 베껴대는 한국어 미디어는 처음부터 제외이다. 도대체 왜 그렇게 영국과 미국은 짐바브웨를 저주할까? 짐바브웨보다 사정이 훨씬 안 좋은 국가들은 아프리카에 널렸다. 잘 알려진 수단도 그렇고, PKO 성추행;;으로 알려진 콩고도 그러하다. 왜 짐바브웨일까? 왜 쌀여사는 "폭정의 전초기지"로서 짐바브웨를 뽑았으며, 왜 아이즈와이드셧의 젊은 오빠(?) 시드니 폴락은 짐바브웨를 "다른 측면에서" 비난하기로 마음 먹었을까?

    간단하다. 폭정의 전초기지로 뽑힌 국가들을 생각해 보라. 기본적으로 반미국가들이고, 토지의 무상 몰수, 무상 분배를 하는 나라들이다. 특히나 짐바브웨는 "white farmers"가 거의 운영을 해 왔던 나라라서, 그 대상이 대부분 영국계 백인에 집중되었다. 영화에서처럼 무가베에게 충성하는 백인 관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압박과 살해 위협을 받는 백인 농장주들은 대탈주를 감행할 수 밖에 없었다(그 결과 현재 백인 짐바브웨인은 전체 1%를 약간 밑돈다. 그래도 지난 올림픽 때 수영 선수들은 죄다 백인들이더만.). 말인즉슨 웬만한 생산 수단(토지와 장치자본)의 국유화다. 미국과 영국이 아프리카의 교두보 하나를 잃는 순간이다.

    선진국이 자신의 자본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별 거 없다. 축적을 많이 하면 되고, 그게 구체적으로는 웬만한 모든 나라의 기간 산업(자본)의 민영화로 나타난다. 또한 상대 정부가 부패될 수록 좋다. 차관과 민영화로 인한 인수는 곧 간접 통치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종속론의 냄새를 느끼는가? 아니다. 신고전주의로 해석해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핵보유국인 남아공과 짐바브웨는 전통적으로 맹방에 가까운데다가 핵무장국 북한과의 사이도 매우 좋다...??

    BBC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단번에 무가베와 카스트로가 포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기사는 역시 무가베를 까는 기사였지만 다른 거 없다. 일단 백인 농장주들을 몰아내서 입게 된 "인간 자본"의 손실을 쿠바에게서 메꾸려고 하는 것이겠지. 바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카스트로와 친한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카스트로는 이미 앙골라에게 그런 지원(?)을 했던 전력이 있다. 결국 무엇? 결코 만만한 사람도 아니며, 영어 기사 몇 개 읽었다고 그것대로 파악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영화에서 주와니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보통 사람 쿠만-쿠만(?)처럼 민영화 칭송자였더라면 ICC 어쩌구 하는 비극은 없었을테지. 아무리 안 차려입어도(?) 어여쁘기만 한 키드먼 언니는... 글쎄. 총들고 찍은 사진이 정말 매우 거북스러웠다. 사실 짐바브웨에서 백인 농장주들에 대한 토지 몰수가 일어난 것은 90년대부터이다. 그만큼 시간을 줬는데도 정신 못차렸었다는 이야기지. 미국과 영국이 발광(?)한 것도 그때 부터였다.

    머 딴로그에서도 쓴 말인데, 미국이 ICC를 활용할 리가 없다는(!) 것도 그렇고 인터프리터의 전개 과정은 상당히 거북스럽다고 할 수 있다. 시드니 폴락은 공화당 팬인가, 아니면 그저 민영화에 만세 부르는 유태인 자본에 속해 있나. 아니 다른 모든 걸 단지 영화로서 이해하고서라도 주와니 대통령 한 놈만 잡으면 마토보 인들이 행복해질까? 차라이 완전히 미지의 나라로 해 버리지. 아니, 구 유고 정도가 모델이었으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섰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너무 노골적이다. 그때문에 정말 선정적인 영화다. UN 건물 안이 궁금한 분들과 키드만 언니 팬 말고는 안 봐도 됨.

 
00335106 [] 음주인터뷰 - W님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03일 [화] 02:25:52

    인사동 모처에서 E씨와 자리를 함께 하여 약 세 시간 반 정도 벌인 인터뷰. 뭐 읽으면 누군지 다 아실 거 같기도 함. ㅎㅎ 오래간만의(!) 음주이기도 하고 해서 기억나는 것만 올림. --; 순서는 매우 뒤섞여 있다.

    위: 촬영자로서 존경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W: 그럼요. 게다가 아주 많이 있죠.


    그는 영화 촬영자이다. 나는 어지간히 존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굳이 꼽으라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잔머리를 쓰는, 내가 하던 일과는 달리 이것은 손과 감각, 머리가 모두 필요한 종합 예술이다. ARTE가 라틴어로 예술이라고 해도 되지만 '기술'이라는 의미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듯, 예술은 원래가 '참조'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웨스턴이 7인의 사무라이를 낳았고, 이것은 황야의 무법자와 스타워즈를 낳았으며, 이는 다시 건담 시리즈로 태어나듯이 말이다. 당연한 말이다. 당연한 말을 확인하는 것 또한 어느정도는 의미가 있다.

    위: 첫사랑은 언제 하셨었나요?
    W: 전 상당히 늦게 했었어요. 이십대 중반쯤?
    위: 혹시 같은 업계에서 주변 사람들 모두 그러한 성향이 있나요?
    W: 제 주변은 다 그런 것 같네요.


    끼리끼리라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편리한 해석 이전에 어쩌면 근본적으로 또아리를 틀고 자리잡았을 수 있는 섬세함이 그것을 늦췄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섬세함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이 또한 여러 가치들과 마찬가지로 양날의 칼이다.

    위: 어떤 영화를 싫어하세요?
    W: 실미도나 태극기...처럼 여러관을 동시에 잡아버리는 그런 영화가 싫죠.


    정말 그렇지 않나. 난 태극기를 아직까지 안 본 자존심;;이 있는데, W님에게는 실미도를 아직까지 안 본 자존심;;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자원의 최적 배분은 보통 주변자들의 심리를 뒤흔들게 되어 있다. 그런 거다. 영화란 것이.

    W: 바이브레이터의 그 남자 어땠어요?
    위: 그 남자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W: 맞아요. 일본에서는 그런 남자가 거의 환타지라고 하더라구요. 일본 여자들만 불쌍한 것이지.


    그랬었나? W님의 설명에 따르면 '바이브레이터'에 나오는 그런 남자는 한국 남자들로서는 숱하게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내가 생각해 봐도 그렇다. 물론 영화에서의 '본능'과 보통의 이성관계에 있어서의 '본능'이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음을 알고 있다(웃음). 아. 우리 둘의 코멘트에 대해서 우리 둘은 우리가 무슨 말을 썼는지 까먹은 상태이다. 아마 그 남자와의 연결 가능성이었을 것이다...

    위: 김기덕 영화는 어떠세요?
    W: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대단하긴 하죠. 영화 끝나고 쫑파티할 때 술도 안 먹고 우유 한 컵 마신 다음, 바로혼자 나가서 다음 영화 구상을 한다더라구요.


    아마 뒷이야기가 꽤 있을만한 발언이 이어졌다. 호기심이 나기는 하지만 나야 그의 영화가 전해주는 메세지에 대해 팬이랄 수 있다. 내게 있어서 홍상수가 주는 불편함이나 김기덕이 주는 불편함의 차이는 그리 넓지 않다.

    E: 여자 정혜가 정말 불편하더라구. 그런데 거기 있죠. 칼을 들까 말까 할 때 옆을 째려보는 장면에서 써클 콘택트렌즈가 비스듬하게 보이더라구요. 처음에는 김지수가 저렇게 예쁠 수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그게 렌즈더라구.
    위, W: 아니 그래요? 전혀 몰랐는데.
    E: 전 보였어요.
    W: 이거 알려줘야겠네. (웃음)


    E씨가 불편해 했던 것은 아마(?) '여자, exposed'라는 측면에서일 거라. 그런데 써클 렌즈 낀 것이 보인다는 건 정말 처음 들은 말이었다. 아니, 다시 보아도 모를 것 같다. 남자들이 그렇지 뭐.

    E: 정말 그나이로 안 보이세요.
    W: 그게 옷도 자유롭게 입고 다니고 해서 그럴 거에요.


    그랬다. 숀 코너리가 늙어서도 최고의 섹시가이로 뽑힌 이유는 아마 숀 코너리가 일반 회사를 다닌 적이 없어서가 아닐까? 일찌기 군대 조직이 발전했다고 할 수 있는 '회사'는 군대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부속품으로 만드는 데에 대단한 재주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빠르게 늘어만 간다. 어떠한 측면을 보아도 물리적으로 일반 회사보다 좋을 것이 없는 영화판은 그래도 부속품화를 좀 '다르게' 한다. 만사에 공짜는 없는 법.

    위: 이 사람이라면 한 번 찍어 보고 싶다. 찍으면 재밌을 것 같다는 배우 있나요? 동서양 통틀어서.
    W: 좋아하기는 드류 배리모어 좋아해요. 찍는다면 문근영? 근데 말이죠. 저번에 장만옥 왔을 때 제가 앞에서 찍기로 했었는데, 막상 장만옥이 나타나자 몸이 순간적으로 얼어버렸었어요. 계속 촬영중이라 찍히긴 했었고, 장만옥을 뒤따라 가서 계속 찍었어야 했는데, 갑자기 몸이 안 움직이더라구.


    당시 같이 입국했던 양조위가 실제로 보면 참 왜소하다고 한다. 게다가 배우가 갖는 카리스마, 아우라는 장만옥이 양조위를 훨씬 능가한다는 말. 그러고보니 나이가 들 수록 카리스마가 더해지는 배우야말로 정말 좋아할만 하지 않을까. 간단히 말해서, 장만옥은 멋진 여인이다.

    위: 시와에서 찍으신 건 친구가 찍어주지 않았나요?
    W: 그것도 셀프에요. 타이머 작동시키고, 앞에 앉아서 일종의 연기를 하는 거지.


    정말 그냥 내키는대로 찍는 것과는 다르다. 디카가 타이머가 없어서 나로서는 저렇게 할 수 없을 듯. 이 외에는 가족이나 여러가지 주변 사람들(우리 모두가 아는) 이야기가 주종을 이루었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더 자세한 것이 많았다. 생각지도 못해가지고 따로 메모를 못했네.

    음... 아이포드에 보이스레코더를 달아줘야 할 시점일지도 모르겠다.

 
00335823 [] 혈의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08일 [일] 04:33:12

    원래 사극을 좀 좋아하기는 하는데, 극장가에서 사극 만나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다. 더군다나 인기를 모은 사극 영화는 더욱 더 흔치 않다. 그런데 이건 정말 뭔가 해내지 않을까? 어찌됐건 이인직의 소설과는 정말로 관련이 없다. 마지막 즈음, 핏빛 비가 내려서 지은 제목...이라기보다는 글쎄. 보시라. 또 보라고 해도 볼 것 같다. ^^

    간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황사영 백서 사건(1801년)이 난지 7년 뒤, 종이 특산지(한국은 예로부터 종이 잘만들기로 유명한 나라다)인 동화도에 1801년 당시 천주교도로 몰려 죽었던 자의 원혼이 나타났다는 징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 그의 가족이 죽었던 방식 그대로 사람들이 매일같이 죽어 나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수사관 원규가 사용하는 안경이나 망원경은 당시 조선에서 쉽게 구하거나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게다가 1808년(아직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기 전이다)에 군관을 지내고 있으며, 아버지도 높은 벼슬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의 집안은 1801년의 난(?)때에 쫓겨나지 않은 모양이다.

    말인즉슨? 노론 북학파 정도 된다는 이야기지. 오회연교로 정승이 된다던 금대 선생(이가환)은 목이 잘렸고, 문체반정으로 짤린다던 연암 선생(박지원)은 천수(天壽)를 다 누리지 않았던가. 그 시대가 그런 시대였다. 선왕 시절 홍문관 대제학을 지냈던 김치성은 동화도로 쫓겨 내려와 다시는 올라가지 못했고(여기서 그가 남인, 혹은 소론 계열이었음을 알 수 있다), 1801년이나 1807년이나 동화도에 내려온 토포사는 한결같이 노론 계열이었을 거다.

    어쩌겠는가. 1805년이나 되어야 김조순이 정권을 잡을 수 있었고, 그때까지 그나마 깨어 있었다던 북학파나 노론 시파 모두 조용히 풍파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 속의 동화도가 조선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음은 보면 알 수 있다. 동화도의 주민들이 그러했듯이, 19세기 초의 조선도 서학쟁이들에게 덮어 씌운 죄에 누구도 항변하지 않았었다. 그 결과는 원규가 예언했듯(?) 서학과는 관계 없이 홍경래의 난과 진주 민란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비단 조선의 이야기는 아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바로 지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스포일러는 없다고 생각한다. 걍 보시라.

    ||@@||en plus...||fermer||@@||

    갑자기 요새들어서 자주 쓰는 말인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도처에 존재한다. 나이와도 상관 없다. 사람 사는 곳이 으레 그러하기 때문이다. 장객주의 죽음에 누구도 나서지 않고 그저 앞일의 이득만 본 백성은 마치 몇 명의 의인이 없어서 무너진 소돔이나, 사흘 전에 옷을 깔고 환영했다가 오늘에서는 예수를 죽였던 이스라엘을 연상케 한다. 게다가 그래도 '착한' 백성을 믿었던 원규는 거의 끝에 이르러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이인직의 혈의 누보다는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시나리오 쓴 사람은 분명 그 책을 읽었을 것 같기도 하다. 심증이다.;; ) 극중에서 원규의 아버지가 냈던 문제인 '흉년에도 소작료를 거둬야 하는가'는 어려움 없이 자라난 원규의 '과유불급'이 꼭 답이 아니라는 사실, 바로 그 사실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백성은, 아니 사람은 착하면서도 악하고, 합리적이면서도 무속적인(!) 면모를 두루 갖추면서 자신의 이득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뭐, 범인의 의도(?)가 이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계속 합리적으로 흘러가던 영화는 일종의 광기와 핏빛 비를 만나면서 다시 또 뒤엉키게 되니, 어찌 사소한(!) 범인의 의도 따위가 이 이야기의 주제가 될 수 있으랴.

    순박함. 백성의 순박함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순박함 자체가 일종의 '나와바리'(?)를 형성하게 되어 나머지를 '순박하게' 제외시키는 거다. 잔인함은 거기에서 나온다. 살아가는 고통이라는 것이 거기에서 나온다. 바로 그 경계 지점에서 모두는 헤겔이 얘기하는 '세계의 밤(die Nacht der Welt)'을 형성하는 거다.

    비극이 아닐 수 없다.

 
00336346 [] reality checks - 킹덤오브헤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12일 [목] 02:39:50

    체크할 사항들. 나머지는 꼴릴 때 쓰겠음.; 아. 역시 딴로그에? ㅡ,.ㅡ

    1) 어디까지가 실존 인물들인가?

    발리안빼고 죄다 실존 인물들에 실제 사건들이라고 생각함. 시빌라의 여왕이 서방에서 온 젊은 기사와 사랑에 빠진 건 맞는데 그가 예루살렘을 지켰는지는 모름. -0-

    그리고 주의할 점이 옛날 사람들을 등장시키거나, 이름을 바꾸거나 한 사람이 꽤 있음. 이를테면 발리안의 아버지(?)로 나오는 곳프리는 1차 십자군 때의 "예루살렘의 수호자", 고드프루아 드 뷔용(이 양반 모범청년임. 아들 없음 -0-)을 묘사한 것으로 보임. 타이베리아스(절라 영어틱한 발음 되시겠다)는 티베리아스 영지를 다스리는 트리폴리 백작, 레이몽 3세인 듯 함. 발리안과 타이베리아스가 착용한 문장(紋章)이 바로 고드프루아의 문장임.

    기 드 루지냥과 시빌라(이 역시 절라 영어틱한 이름. 원래는 '시빌')의 여왕은 실존 인물. 보두앵 4세도 실제로 나병에 걸려서 죽었음. 레이날드는 르노 드 샤티옹으로 보임.

    2) 진짜 기 드 루지냥이 왕위에 오르는가?

    실제 역사에는 나오지만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음. 보두앵 5세(4세가 죽은 뒤 일 년 뒤에 죽음)와 보두앵 4세의 또다른 여동생 이자벨이 있음. 중요하진 않음. ㅎㅎ 기 드 루지냥은 스스로 왕위에 올랐고, 영화에 나오지 않는 하틴 전투에서 패해서 쫓겨남. 단, 살라딘의 원칙, '왕은 왕을 죽이지 않는다'덕택에 살아남던가.

    3) 실제로는 어떻게 되었길래?

    영화에서처럼 타이베리아스가 키프로스로 떠나지 않았음. 키프로스는 나중에 사자왕 리챠드, 그리고 그 후에 기 드 루지냥이 점령. 타이베리아스, 아니 레이몽 3세는 살라딘과 우호를 유지하지만 역으로 살라딘에게 포위당하였고, 결국 포위를 뚫지는 못했음.

    실제로의 예루살렘 회복(?)은 전투가 아니었음. 발리안이 열심히 뛴 것으로 나오지만 예루살렘이 자신을 지킨 것은 살라딘에 대한 공갈 협박이었음. (가령, "우리의 목숨을 보전하지 않는다면 이슬람 사원도 죄다 쳐부수겠다.") 즉, 모두에게 "중요한" 성지를 인질로 하여 시민들 목숨을 돈으로 삼. 흥미로운 사실은 이때 중동 지방의 기축 통화(즉 요새의 달러나 유로)가 비잔틴 금화였음. 칼리프이니 살라딘이니 뭐니 해도 역시 천 년 묵은 나라 못당함.;;

    4) 살라딘의 아랍어가 근사하다!

    직접 들어본 바, 정말 나무랄 데 없는 "현대" 클래식 아랍어임.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살라딘(살라흐-앗-딘 이라고 해주고 싶지만 한국인이라면 역시 영어식으로 발음해줘야 구수하지 않나? -0-)은 아랍인이 아님. 쿠르드족임. ㅎㅎ 게다가 12세기 아랍어와 현대 아랍어의 발음 차이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런 거 따지면 영화가 아닐 것임.

    5) 나쁜 놈 이름은 역시 프랑스인!

    미국인의 감정을 고려해 주었다고 할 수 있음. ㅎㅎ 당시 십자군은 대부분 프랑스인이었고, 아랍인들도 이들을 "프랑크족"이라 불렀음. 다만 곳프리의 아들납치대(!)의 구성을 보면 알듯이 기사단(그러니까 당시 두 개의 기사단, 구호기사단과 성당기사단)의 구성은 매우 '국제적'. 또한 당시 프랑스어는 요새 프랑스어와 완전히 다르다고 봐도 무방. 프로방스어에 브르고뉴어 등등 엄청난 사투리들이 쓰였을 것임. 우짜겠나. 그곳에서는 국제어인 라틴어, 희랍어, 아랍어를 썼겠지.

    6) 기 드 루지냥과 레이날드가 옷이 비슷해서 헷갈리더라.

    FSS 팬들은 아주 잘 알 터인(미라쥬 기사단의 모델되시겠다) 성당기사단 제복임. 주인공 발리안의 친구로 나오며 "누구나 죽네" 하면서 전쟁에 참가하는 그 멍청이 친구는 흰 십자가를 문장으로 하는 구호기사단임(혹은 병원기사단...이지만 그 성격으로 볼 때 '구호' 기사단이 맞다고 생각함). 실제로 당시 전장에서 성당기사단의 악명(?)은 드높았으며, 매우 강경파였음.

    7) 살라딘의 속을 긁는 꽤 생긴 아랍 귀족은 누군가?

    모름;; 다만 정황상 누레딘 쪽 귀족이 아닐까 함. 살라딘 개인이 직접 거느린 군대는 2만 명이 못됐기 때문에 영화 속의 전투는 물론이고 여러 차례 남의 군대 빌려서 전투를 벌임. 채권자는 원래 채무자를 괴롭히는 법. 물론 나중에 살라딘이 싸그리 몽땅 차지함. ㅎㅎ

    8) 발리안은 왜 그 많은 사람들을 잃어가며 전투까지 치뤄 놓고서 달랑 협상해 버리는가?

    그러니까... 두 시간의 영화에서 보여주기는 힘들었다고 보는데, 이때에 이르러 발리안은 완전하게 오리엔트 사람 다 됐다고 봐도 무방. ㅎㅎ 비잔틴인들이나 이슬람 교도들은 클라우제비츠의 명언(?)에 충실했음. 이들에게 있어서 전쟁은 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었음.

 
0033661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14일 [토] 03:41:43

    어디서 하건, 소재가 무엇이건, 언제 나오건 이제는 볼 수 밖에 없는 감독들이 있다. 김기덕이 단연 그러하다. 어떻게 보면 내가 그나 홍상수 등등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영화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영화라는 것을 수단으로 사람을, 세상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더 흥미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은 두근거릴줄, 가슴설레일줄 아는 나이라서 그런지 정말 고리타분할 수 밖에 없을 남녀 이야기는 나의 주요 글감이 되기도 한다.

    이제까지 그러했듯 꼴리는대로;; 쓰자면, 난 '활'에서 (아마 의도하지 않았을) 철학적인(?) 살인과 부활을 보았다. 그건 아무래도 최근에 대충이나마 접하고 있는 S.지젝과 J.라캉에 그 이유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랑은 곧 살인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의 '소녀'와 '영감'을 데미안의 구조로 볼 수도 있겠고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활'에 대한 (아마) 김기덕의 메세지로 파악할 수도 있겠다만, 뭐랄까. 빈집에 이어서 "주연들이 대사를 하지 않는" 구조는 배제와 반배제, 주체와 비주체간의 관계로 파악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즉, 말하지 않는 대상과, 말하는 대상과의 분리는 '통상적으로' 말하는 대상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갖게 되지만, 빈집과 이 '활'에서는 그와 반대다. 씨네21의 관련 기사에서도 지적한 것 같은데 말하는 조연들의 대사는 대부분 천박하기 짝이 없고, 말이 없는 소녀와 영감의 표정은 그야말로 풍부한 영감;;을 이끌어낸다. 역전인 거다.

    이것은 곧 상징적인 살인, 그것도 사랑이 일으키는 살인으로 이어진다. 영화에서의 활이 불러일으키는 처녀성과 영감의 행방불명도 그와 관계가 있다. 여자는 남자의 '증상'이기 때문이다. (Une femme est un symptôme même pour un homme.)

    ||@@||more...||close||@@||

    [지나가는 말 시작]
    보충 설명을 위해 그림으로 한 번 그려 보았는데, 저 문장이 바이닝어(O.Weininger)의 말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음부터 알아야 할 거다. 소위(!) 페미니즘이 라캉과 친하지 않은 이유도 마찬가지인데, 여자란 남자의 증상이기 때문에 여자가 존재하지 않는다(La femme n'existe pas)는 것을 그림으로 보자면 저렇게 남자가 여자에게 속하는 집합이라는 설명과 동일해지기 때문이다. (바이닝어는 바로 저런 도식을 생각하지 못했다. 중딩때 집합 수업을 소흘히 했나보다.)

    그림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여자가 있기에 남자가 존재한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또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ㅎㅎ 나이에 현혹되어서는 아니 된다. 소녀가 있기에 영감이 존재하는 거다. 영감이 소녀를 길러서 잡아 먹는 것이 아니다. 영화 활은 그 반대를 보여준다.
    [지나가는 말 끝]

    가령 우기고영화제;;에서 봤었던(관련글은 딴로그에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주인공은 나름대로의 femme fatale;;과 사랑에 빠지면서 모든 일이 어긋나게 되는데, 이는 페이 던어웨이가 '꼬리를 쳐서'가 아니다. 페이 던어웨이가 극중 잭 니콜슨의 탈선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비단 저런 영화 뿐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 심지어는 스컬리도 멀더의 '증상'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읽혀진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의 소녀는 영감이 나타내는 영감의 욕망인 동시에 또다른 영감인 것이다. 스컬리가 과학으로서 멀더의 직감에 균형을 가져다 주어 멀더의 증상이 하나를 이루도록 돕는다고 볼 수 있다면, 소녀 또한 영감의 갈빗대를 완벽하게 맞추어주는(ㅎㅎ)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결혼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다른 평범한 남여 영화와 다른 점이(따라서 대단해 보이는 점이) 따로 있다. 굳이 화성/금성을 읽어볼 것도 없이, 하나의 인간을 완성시켜주는 여자와 남자가 분리, 혹은 분열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보여주었다는 거다. 젊은 남자로 대표되는 또다른 가능성이 생기면서 소녀의 눈빛은 영감에게 다른 것을 원하는 눈빛으로 발전한다. 분리다. 분열이다. 성장이다. 영감의 소녀에서 '하나의 소녀'로 발전해 나가는 순간이다.

    앞서 사랑이 곧 살인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영감이 소녀를 사랑하는 이유는 자신의 '증상'을(실제로 영화에서 영감은 자학을 한다) 되물리기 위해, 분열을 다시 합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소녀를 죽임으로써(실제로 영화에서 영감은 소녀에게 활을 겨눈다) 그의 사랑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영감과 소녀의 성관계는 하나의 상징으로서만 나타난다. 소녀에 대한 살인과 소녀와의 합쳐짐은 곧 상징과 실제 사랑간의 모호한 관계를 얼버무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 라캉을 등장시킬 수 있다. 영화에서 안 보이는 것처럼 성관계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Il n'y a pas de rapport sexuel.) 무슨 말인가? 분리는 필연적(indispensable)이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김기덕이 이런 모든 것을 예상하고 만들었을까? 물론 그렇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ㅎㅎ 소녀가 아가씨로 되어 가는 과정을 빗대어 진실(?)을 내비쳤을 따름이고, 김기덕은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는 진실을 노출, 혹은 누출시키는 데에 재주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가 하는 이야기를 보면 '활'의 주변을 조용히 에워싸서 지켜보고 있을 바다가 되는 기분이다.

    P.S. 사마리아에 이어 연속 출연(!)한 서민정, 아니 한여름의 미소는 바수밀다이다. 퇴폐적이고 요염한 그 미소는 곧 순수와 정숙함의 냄새를 풍긴다. 그녀가 좋다.

 
0033729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18일 [수] 17:24:37

    요새 몇 달째;; Carr의 The Twenty Years Crisis(한글판-0-; )를 읽고 있는데 이 책 정말 잘 쓰여졌다. 기억해야 할 주옥같은 부분이 너무나 많은 나머지 다 읽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이 책 내용을 쓰게 된다.; 가령 그는 모든 정치가 곧 '힘'으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독일을 둘러싼 나라들, 가령 스웨덴과 체코 등이 왜 북한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지 그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아무리 독일이 과거사에 대해 반성을 하더라도 이들은 독일의 과거사 반성이 '힘센 미국과 유태인'에게 하는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그 온갖 난리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대사관을 끝까지 철수하지 않은 서방?국이고 총리가 직접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체코는? 오늘 연합 뉴스 보니까 슈뢰더-혹은 슈토이버-랑 한 판 붙더만. 그리고 체코 하원의장이 이번 달 말헤 남북한을 동시 방문한다.)

    간단히 말해서? 통일 독일에게서 위협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평화 좋아하시고 反戰에 홀리시는 분들은 잘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동유럽인들의 안보불안?은 생각보다 깊다. 일단은 여기서 스톱. Aber ich schweife ab...

    아뭏든 카는 '힘'으로 움직인다고 말하면서, 바로 다음 문장에 "그러나 모든 프로파간다는 보편성을 말한다"고 썼다. 좌우의 날개 뿐만이 아니라 힘과 명분이라는 것도 쌍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실제적인 무기 뿐만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선전, 모두가 인정하는 善에 대한 인식도 실로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때문에 결국은 정의?가 정의구현사회?에게 승리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모두들 그 명분을, 언어를 선점하기 위해 애쓴다. 뻔뻔하게 광주를 애도한다는 그들을 보라. 힘으로 안되니까 化粧을 하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걸리는 점은 역시나 우리들 모두 '먹고 살지 않으면 죽는' 존재라는 거다. 일요일날 약간의 착각으로 고려대에 갔었는데, 평화고대라는 단체가 '사과하지 않으면 학생회를 탄핵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이른바 '먹고사니즘'때문에 어줍잖은 중산층 자식들은 적당히 이건희 측과 학생회 양편을 모두 비난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겉으로만 주체적인 북한주민처럼 변해가고 있다.

    한편 안암 총학에서 주최한 관련 토론회에서는 총 아홉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00337941 [] 범 블로그적 인기를;; 모으는 음악 글; (실은 작님 로그 보고 삘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24일 [화] 05:37:45

    1.컴퓨터에 있는 음악 파일의 크기
    나의 iPod U2가 20GB인 관계로 현재 약 12G 선을 유지중.;; 타이거 업데이트를 하면서 아예 음악 폴더를 시원한;; 대용량의 외장 하드로 옮겼다. 하지만 인코딩 하지 않은 CD들이 또 한 저정도 있을 것 같다. 말인즉슨 듣는 것만 듣게 된다는 것.

    근데 새삼 음악 듣는 방법이 바뀐 것을 느낀다. 오디오필이 아닌 다음에야 상당수의 사람들이 현재 음악을 디지탈로 듣고 있으니까.

    2.최근에 산 음악 씨디

    MOLOKO다. 몰로코라고 할 수 있겠다만 저게 원래 노어에서 땄기 때문에 몰라코(МОЛОКО)라 읽어야 할 것이다. 왜? 원래 쫌 배운 한국인이라면 원산지 발음에 집착해 주어야 제맛. 처음에 봤을 때(2년 전, 딴나라 살 때 폴란드 쪽 뮤직채널에서 봤었다)는 리드 싱어가 그리 예쁜 것도 아니고-0- 노래가 원래의 취향도 아니라서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듣고나서 찾아보니 에반(코엑스)에서 팔길래 덥썩 집었다.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링크는 통보 없이 지울 수 있음.) 졸린듯한 목소리가 오히려 엄한 상상력(!)을 키우는 힘으로 발전하게 된다. 취한 채로(!) 흔들기에 제격인 거다. 그리고 신기한 점은 비슷한 클럽 장르의 음악인데도 북유럽에서 더 인기가 있는 곡이 따로 있고, 남유럽(그리고 프랑스)에서 인기있는 곡(이를테면 Gabin?)이 따로 있다는 거다. 민족적인 차이가 반영된다고 할 수 있을까? 몰라코는 주로 영국과 독일, 동유럽 쪽에서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내가 봤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음악 방송들에서 그녀들의 모습을 본 적은 없다.

    안타깝게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흐느적거린 적은 아직 없다. 기회가 생긴다면야~.

    Familiar Feeling
    Forever More
    100%

    3.지금 듣고 있는 음악

    일본 밴드, LAMP의 두 앨범 そよ風アパートメント201와 恋人へ. 말하자면 Kings of Convenience 정도라고도 할 수 있는데(그것보다 약한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 겉늙은 청년들의 음악이 좋아졌다. 다음에 소개할 일이 있긴 할텐데 언제일지;;

    4.즐겨듣는 노래,혹은 사연이 있는 노래 5곡
    전사의 후예, HOT
    중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인가 Bobby Brown의 Humpin' Around를 외운;; 이래 대학교 초쯤까지는 거의 록과 랩만 들었었다. 나야 겉으로는 열렬한 태지옵의 팬이었지만 랩은 역시 듀스가 낫지 하던 차였고. ㅎㅎ 뭐 그때야 나서게 됐을때; 주로 부른 곡은 하여가였다. 그런데 갑자기 언젠가 들었던 전사의 후예가 좋아지더군. 아마 고딩때의 스트레스와 가사가 융합작용을;;; 일으킨 탓이 클지 모르겠다.

    대학 다닐적에 노래방을 가면 난 항상 이 곡을 부르곤 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HOT 멤버들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It had to be you, Harry Connick Jr.
    유명한 영화(!)에 나온 곡이라는 건 다 아실테고... 실은 작업용으로 이 곡을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난다. 뭐 열정이 그득했던 대학 시절 이야기다. ㅎㅎ 하지만 그녀는 이런 노래보다는 테크노를 더 좋아했었고, 노래로 마음을 열 용기가 없었던 나는 결국 이 노래를 포기했었다. 그 이후 나는 급속도로 일렉 계열에 빠져들게 된다. (웃음)

    運命の人, スピッツ
    그러고보니 이 곡도 작업용으로 열심히 공부했던(!) 노래다. 제목 자체가 자극적이 않은가. ㅎ 그래도 가사는 상당히 귀엽(!)긴 하지만서도... 그런데 그녀는 우타다를 더 좋아했다. 대략 실패다.;

    girl talk, 김윤아
    그녀를 싫어하는 (업계) 사람은 그녀를 엄청나게 싫어들 하는 모양인데 나야 그쪽 속사정은 알 바 아니다. 난 그녀가 좋으니까. 근데 호오(!)를 떠나서 저 곡의 가사는 정말 방황하는 사춘기 뺨치는 가사들이며, 김윤아의 목소리가 아니면, 어쩌면 그 감정이 반감이 됐을지도 모르는 곡이다. 그리고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앞으로도 들기 어려울지 모르는 나는 특히 저녁에 저 곡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더군.

    love virus, Roller Coaster
    이게 롤러코스터 2집이었던가? 이 음반은 선물로 받았는데, 왠지 작업의 기미가 느껴지는 음반이었다. ㅎㅎ 듣고 싶다니까 바로 받게 되었거든. 어찌됐건 지나간 이야기인 건 맞습니다, 맞고요. 당시 이 곡에 쓰인 해금(?)이 상당히 인상 깊었었다. 국악은 모르지만 POP과의 결합이 이렇게 근사해진다는 건 하여가 이후로;; 처음이었으니까.

    5.그리고 바톤을 이어받을 다섯 분
    쓰고 싶은 분 쓰시라.

    아참. 상당히 흥미로운 현상이 있는데,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유난히 벽을 쌓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아니 특별히 벽을 쌓지는 않더라도 음악이라는 것이 워낙에 혼자만의 취미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개성이 독특해지다고나 할까? 하지만 난 나의 취향과 다르다 하더라도 그러한 개성이 좋거든.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다르게 드러내는 바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다지 유리한 태도라고 볼 수만은 없을지도. (웃음)

 
00338258 [] Kinse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26일 [목] 02:24:11

    사르트르는 타자는 지옥이다(L'enfer, c'est les autres.)라고 말한 바 있었다. 이를 뒤바꿔 아멜리 노통브;는 우리가 곧 지옥임을 살인자의 건강법이나 적의 화장법에서 우리가 곧 지옥이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사실 사르트르나 노통브나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실은 타자에게서 '윤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이를 종교에 빌리지 않아도 될 윤리의 시작점이라 표현했었고, 정약용도 인(仁)을 해자(楷字)하면서 똑같이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말이다. 일단은 타자에게서 '욕망'이 발생한다는 점부터 인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욕망을 규제하는 문명(?) 사회에서 그 방향이 학술적이건 퇴폐적이건 그점을 인정하려는 시도는 거의 대부분 탄압의 시기를 거친다. 19세기의 누드화들로부터 시작해서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진보적인 국가로 생각하는 미국의 킨제이, 그와 시대를 같이한 자유부인에서부터 마광수에 이르기까지 '밝히는 까진 년놈'(이럴 땐 '년'이 '놈'보다 앞선다...)은 언제나 압박을 받아 왔고, 그 유산은 지금까지도 '젊은이'들 마음속에 생생하다. 찍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시대가 흘렀건 간에, 그런 이들의 희생을 통해 역사의 주기에 따라 이제는 다시 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려 하고 있는(떠오르려면 아직 멀지 않았을까) 시기가 오고 있긴 한데, 성이 바로 그 '타자'에게서 발생함이 분명하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의식/무의식을 자꾸만 유머로 승화시키고(!) 있다. 역시 문제는 '타자'에 있기 때문이다.

    비단 성 뿐만이 아니라 인종차별(아이러니컬하게도 킨제이는 대부분 백인만 인터뷰했다고 전해진다)도 마찬가지이고, 최신 유행이 된 듯 한 남들과 다른 성을 추구하는 이들도 다 같다. 어른들은 그들을 싫어한다.

    ||@@||왜일까?||그것은...||@@||

    위에 쓴 '어른'은 생물학적인 어른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이들은 사회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들은 음으로 양으로 사회가 그대로 굴러가도록 도와줘야 한다. 하지만 '밝히는 년놈'들이나 동성애, 시체애호 등등은 어른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향락'을 훔치려고 하며, 오히려 그들 나름대로의 어떠한 '향락'에 도달하려 하고 있다. 이거 불안하다. '무지' 불쾌하다. 자신들이 밀려날 수 있는 거다. 그때문에 모든 사회 혁명은 성을 어느 정도 매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타자'들이 '우리'들과 '다른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이는 사회 주류의 집단적인 '환상'을 조성하고, 이러한 환상들은 서로 평화롭게 어울리지 못한다. 타자의 '쾌감'이 '우리'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교육을 잘(?) 받은 중산층 오빠, 언니들이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은 그러한 불일치의 소산 중 하나이다. 거기에서 희생자가 생겨나고, 한국 드라마는 그 희생자를 개종(?)시키는 데에 완벽하게 성공한다. 젊은이들은 이렇게 말하게 된다. 그로써 사회가 다음 세대를 이어간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해야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정말 세련되지 않았나? 과거의, 킨제이 시절 때의 무조건적인 도덕적 비난에서 우리 시대에는 위와 같은 타자에 대한 존중으로 출발하는 비난으로 발전하였다.

    타자가 지옥이라는 말은 역시 맞는 모양이다...

 
00338894 [] 극장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5월 31일 [화] 02:22:07

    세상에, 스타워즈를 메가박스1관(디지탈!) 조조로 보려고 아침 일곱시 반에 갔거늘, 줄서다보니 매진이 되었다. 고민을 잠시 하다가 선택한 것은 조조로 다른 영화를 보고 2회의 스타워즈를 보는 것. 그렇게 해서 보게 된 영화가 극장전이긴 한데, 좀 끼워팔기식이 되어버렸지만서도 어차피 홍감독 영화는 언제 어디서건 극장에서 보게 되어 있다. ㅎㅎ

    우찌됐건 극장전은 Secretum Secretorum을 테크노처럼 알려준다. 영화 속의 영화와 영화 속의 이야기가 기묘하게 빚어내는 유사성때문에 반복의 미감을 이끌어내는 것, 그리고 그 주제가 바로 비밀 속의 비밀을 추구한다는 걸 드러냈기 때문이다.

    홍상수의 영화가 다 비슷비슷하다는 지적(이를테면 남녀 여관씬, 죽고 싶어 씬, 음주 연기 씬 등등)이 있긴 하지만, 글쎄. 꼭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홍상수 영화가 다 똑같은 가면을 쓴 모두 별다른 사람들처럼 뭔가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그의 영화에 언제나 쉽게 다리를 벌려주는 여자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남자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는 모양인데, 그게 다 섹스가 관객의 눈을 가려서 그런 거다. 홍상수가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이 그런 클리셰때문은 아니니까 그렇다. 얼마나 그동안 말들이 많았으면, 영화 중 영화에서 "우리 섹스는 하지 말자"하고 거듭 대사가 나오겠는가. 이건 홍감독이 관객을 깐 거다. ㅋ

    그렇다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이전보다 훨씬 '밝어졌다'는 평이 다수인 '주제'라는 건 또 뭘까? 영화 속 영화부터 보자. 유형적(!) 대사인 '우리 죽자', 흔하디 흔한 '수면제 자살', "옥상에는 아무도 올라오지 않았다." 영화 속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쿨한 척", '그 배우의 몸에 나 있다는 상처', 감독의 병문안, '여배우도 여자일 뿐이에요', '영화를 잘못 보셨군요.(이것도 통상적인 관객들 까는 거 아닌가? ㅎㅎ)', "이제 그만. 재미 봤으면 이제 그마안."

    무엇이겠는가? 비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인생, 숨기는 것이 없으면 참을 수가 없는 인생, 음모가 없으면 음모를 하나 만드는 인생, 문제는 그러한 비밀중의 비밀, Secretum magnum이 실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데에 있다. 최고의 비밀이라면 이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그래야 분노에 찬 원수가 뺏어갈 수도 없고 자신만이 그것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이 아무도 감히 발설할 수 없는 인생의 비밀이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결코 가르쳐줄 수 없는 어른들만의 비밀.

    개인적으로 볼 때 이 영화에서 제일 마음에 든 장면은, 엄청나게 멋지게 나온 영화속 감독의 회고전 포스터와 병문안을 갔을 때 그가 보인 모습이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으스대며 최신 껍데기를 자랑하고 다니지만 결국은 '아무 것도 없다는' 비밀을 내비칠 수 없어서 그런 거다. 근데 확실히 홍상수 영화는 친구들과 같이 보고 나서 수다를 떨어야 제맛인데...

    ...다 혼자 보고 있군. ㅡ,.ㅡ

 
00339236 [] 스타워즈 3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6월 02일 [목] 01:42:40
 
00340712 [] 연애의 목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6월 14일 [화] 01:11:41

    이것도 정말 제목 잘 지은 영화다. 연애의 목적이란 무엇일까? 당연히 모범 해답은 "없다"가 되시겠다. 가령 나나난 키리코의 만화에서 연애의 목적은 아무래도 '소통'일 거라. 그런데 그건 꼭 사랑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역시 결국 뿅뿅(애욕전선을 보시라!)인가? ㅎㅎ 허나 그것도 좀 그런 것이, 위의 나나난 만화(어느 여자아이의 생일)에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한 뒤의 남자는 냉정하다라는 거 정말이었구나." 좋은 말은 분명 아니지만 나쁜 말도 아니리라. 우짜라구.

    결국은 영화중에서 박해일이 리드(?)하는 식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맞는 말이다. 극중 박해일의 행동은 정말 성폭행과 작업의 수위를 넘나든다. 후반부에 벌어질 반전(?)과도 관련이 없지 않은데, 이건 정말 위험한(?) 형식이다. 무엇보다 열려는 남자와 닫으려는 여자, 즉 능동형 남자와 수동형 여자, 그 갈등과 화해라는 굉장히 고전적이면서도 마초적(?)이랄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형식을 경고하는 글은 쌔고 쌨다. 감독도 남자라며? (작가는 여자라며?)

    하지만 그런 시각은 영화중에서 국어 선생의 시각과 별다를 게 없지 않을까? 영화의 내용을 경고하는 이들, 영화에서 드러나는 남성적인(?) 시각을 주의시키는 이들은 그들 자신이 남자의 증상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한 마디로 현실과 영화가 얼추 비슷하기에 불편한 거다. 이게 결코 코메디가 아니라는 게 그점에 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이야기는 한 순간에 성폭행으로 변해 버릴 수도 있고, 그 구분에 대한 논쟁은 한도 끝도 없다. ||@@||정말 그렇다고?...|| 영화가 현실을 반영한다고? ㅎㅎ||@@||

    이 영화를 본 이들 모두다 말할 거다. 박해일 너무 귀엽다구. 이게 바로 현실이다. 영화 속에서도 나왔지만 사랑의 화학작용이란 거, 그거 생각보다 신기하다. 모든 편견을 덮어 씌우는 한 편, 모든 벽을 무너뜨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귀여움과 느끼함의 기준도 바로 그 알 수 없는 모호한 '인상'과 관련이 있다. 결국은 진정성이 보인다면 어떻게든 연애의 목적이 채워진다는 뜻이 될까?

    또 한 가지, 생뚱맞은(?) 반전 부분에서 정말 이 영화 작가가 범인(凡人)은 아니구나라고 느꼈던 점이 학교와 학생에 대한 묘사이다. 보통의 '타협적인' 영화였더라면 결코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선생들이 다구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책상 위에 서는 식으로 하지 않았을까 몰라. 아니 일본 영화에서 그리는 식으로 만화처럼 커튼 휘날리는 배경에 학생들을 곳곳에 '도우미'들로 배치시켰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ㅎㅎ 관객들은 그런 걸 바라거든. 하지만 그런 바램은 여지 없이 깨져 버린다. 정말이지 학생들을 정확히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궁금하면 직접 보시라.

    PS 이 영화에 대해서 오프라인에서 할만한 이야기들이 매우 많다.(웃음) 연인이 없건 있건 보시라.

 
00341123 [] 연애의 목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6월 17일 [금] 01:55:15

    장안의 화제(!) '내이름은 김삼순'을 처음으로 보았다. 키스하는 장면에서 약간 늘어지는 듯 한데(의도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재밌더구마. 그보다 새로 안 사실. 키스 5분간 소요되는 열량이 커피 한 잔이 갖는 열량과 같다며? 처음 알았다. -0- 다이어트하려면 역시;;

    그래서 사진은 미소녀 려원으로;
    (영어 잘하데~)

    그런데 그것때문에 다시금 연애의 목적으로 생각이 틀어졌다. 아무래도 스타워즈보다 그 영화를 두 번 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웃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혜정에 대한 호감이 거대해졌다. 푸하. 원래 내가 분위기 있는 미소녀에게 약하다.

    요는 내가 내 주변에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한정되진 않았나 하는 거다. 역시 군대갈 때마다 사람되는 게 확실해지는게,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라고 할 수 있을까? 다들 연애 잘 하고 있다. 연애의 목적 재밌다고 알려 주어도, "아. 그래요?" 이게 다이다. 취침 때만 되면 서로들 연인에게 연락하느라 바쁘고 보고싶다와 사랑한다를 연발하더라.

    그런데 많이 배울 수록, 많이 가졌을 수록, 많이 생각할 수록 연애를 못한다. (결혼은 잘 하나 몰라 ㅎㅎ) 목적이 뿅뿅이건 완전한 차지(charge?)이건 상관 없다. 자신을 못 버리기에, 자신은 "소중하니까" 쉽게 허물지를 못한다. 아니 허무는 것보다 다리를 벌리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울지도 모른다. 모든 '정상적인 관계'를 벗어나야 연애일텐데 그러지를 못하는 거다. 눈이 높아서가 아니다. 눈이 '있어서'이다. 보일까봐 그렇다. 잃을까봐 그렇다.

    역시 세상에 공짜가 없는 걸까? 극중 여자들은 자기들이 김삼순보다 못한 게 뭐냐고 불평하지만, 바로 그것때문에 김삼순보다 못한 거다. 졸라 맛있는 최홍이나 졸라 맛있는 이유림이 되지 못한다면 그거 애들 장난 아닐까 몰라. 사랑이 그저 한 순간의 장난이라면 한기주와 강태영이 나오는 드라마나 보면서 왕자님 나타나기나 기둘려야 할 거라.

    장난 아니다. 목적이 없는 것만큼 위험한 거 없다. 하고 싶나? 그럼 많이 해라.

 
00341405 [] 엘렉트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6월 20일 [월] 02:25:12

    양양님의 소개 덕택에 연극, 엘렉트라의 소개글을 쓰게 되었다. (딴로그에 그 글 올려 두었음.) 엘렉트라 하면 프로이트가 소개한 엘렉트라 컴플렉스로 유명할텐데...

    ...사실 고전같은 것은 읽지 않아도 대충 아는, 집단 기억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다. 누가 읽겠어? 뭐 한국의 고전도 마찬가지다. 이상은이 공무도하가를 불렀을 때 그 노래가 어느 정도 옛날 노래의 제목을 땄다고 생각했을까 몰라. 그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랄까? 프로이트가 중간에 개입하는 바람에 엘렉트라 이야기가 끈적스런(?) 이야기라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듯 하다.

    딱히 틀린 건 아니라고 본다. 어차피 시작은 아가멤논과 엘렉트라, 그 가족들의 이야기에서부터이니까. 끈적스러운 것을 바란다면 오히려 장화홍련(영화판)이나 에반겔리온을 논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이야기의 테마는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라기보다 화끈한 복수극 아니었던가.

    그래도 어차피 그 편안한 '가족'이라는 얼굴을 한 채 나타나는 인간사가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대로 봐도 좋을테고 상징으로 봐도 좋을 터. 뭐 위에서 '오해'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실을 아는 것일 수도 있겠다. 가만, 그렇다면 차이나타운에서 올드보이에 이르는 모든 복수극들이 죄다 오이디푸스/엘렉트라에서 나왔겠네. 이래도 엘렉트라가 고전일 뿐인가? ㅎㅎ

    그런데 장화홍련에서 '그대로 봐도 좋을' 장면들이 많이 나오기는 한데, 김감독이 나중 장면에서 '상징으로 봐도 좋을' 장면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엘렉트라도 각 연극마다, 극작가별로 다른 버전이 있긴 한데 살해나 상간을 나타내는 부분은 모호하게 처리한다거나 "한국적 정서에 안 어울릴 것 같아서염~"따위의 변명이 나오곤 한다. 음으로만 즐기고 음으로만 보이는 게 한국적 정서일련지도. ㅎㅎ 흔히 듣는 말인, 네 가족이 당한다고 생각해봐라도 결국은 오이디푸스/엘렉트라와 관계있지 않을까. '거부'가 곧 강력한 '미혹'이라는 것일련지.

    PS 연극은 수요일까지 한다. 정말 재밌으니 이왕이면 직접 가셔서 보기 바란다. 고전을 고전이라 생각해선 안되어요~.

    정보: http://elektra.ce.ro

 
0034199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6월 24일 [금] 01:49:49

    요새 카트린 M의 성생활을 읽고 있는데 아니 에르노와는 달리 요 책은 불어로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지는 않는다. 똑같은 성을 그리는 책이라 하더라도 아니 에르노가 내 코드에 더 맞았다는 것일까, 아니면 번역된 한국어에 충분히 만족해 한다는 것일까.

    나도 모르겠다. 다만 지적해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 블로그를 둘러 보더라도 쉬이 알아차릴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여자가 쓰는 글은 다르다. 섬세하다. 촘촘하다. 뭐 허구한 날 쓰는 형용동사(한국어에서 형용사와 동사를 나누기란 여간 어렵잖다)라고 구박해도 어쩔 수 없다. 나라면 어울리는 단어를 생각하는 데에 시간을 꽤 쓸텐데, 그녀들은 정말 타고나는대로 쓰는 것일까?

    잠시 에르노와 밀레를 위에서 비교했는데, 둘은 그다지 다르지도 않다. 반과거를 오바해서 쓰기는 했지만 에르노의 불어 글이 알려주는 인상과, 밀레가 알려주는 느낌은 그리 먼 거리에 있지 않다. 둘 다 성을 주요 소재로 써서 그럴련지는 몰라도 결코 차분해 할 수 없을 장면을 맞은편 안락의자에 앉은 상담자처럼 관조(觀照)하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남자들이 똑같은 소재로 글을 썼다면 확실히 느끼한 글이 나왔으리라는 점이다.

    어쩌면 그녀들의 글이 그토록 차분하면서 치밀한 이유가, 일종의 세련된 변명이어서 그럴까? 그렇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내게 없는, 내가 못본, 내가 원하는 글은 어떻게서든 보게 되어있다. 좋아하건, 실망하건, 삼천포로 빠지던 말이다. ㅎㅎ 아차. 카트린 M의 소재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지식(?)이 미천한지라 별로 논할 건 없다. 하기사 감성으로 다가서야 할 글에 지식을 들이대니 그녀를 오독하기 십상이다.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녀의 글을 즐겁게 읽고 있다.

    오늘의 여담. 확실히 아이포드는 매킨토시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최소한 한국에서만 하더라도 아이포드가 등장한(2001년?) 이래 4년만에 매킨토시의 시장 점유율을 훌쩍 뛰어 넘었으니 말이다. 오늘도 친구가 MD를 깨뜨렸다고 하던데, 만약 수리비가 많이 나온다면 아이포드 셔플이나 한 대 사겠다고 한다.

    사실 셔플이 처음 한국에서 판매되던 날 아침, 신기하게도 전철역에서 셔플을 자랑스레 달고 있는 (그것도 꽤 예쁜!) 아가씨를 본 적이 있었다. 신기해서(?) 말을 걸까 말까 하다가 걍 전철을 탔는데, 정말 아이포드는 iTunes가 없는 한국에서도 점점 자리를 넓히고 있다. 아무리 아이포드 양말이 때밀이 수건처럼 보이더라도 말이다. -ㅁ-

    사진은 대희의 아이포드 미니와 곰아저씨.

 
00342426 [] No man's land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6월 28일 [화] 02:22:09

    딴 나라 살 때 본 적이 있는 영화인데 완전하게 다 못 보았었다. 때마침 e가 도와주어서 보게 되었는데...

    분명 모두를 위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국제정치에 관심 있다면 꼭 보아야 할 영화일 거라. 너무나 뻔한 비유(?)에 느끼함이 넘치던(!) Interpreter보다 훨씬 생동감 있고 현실감 있으며, 무려 주변을 돌아봐 주게 해주기까지(!) 해서이다. 내용은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 세르비아간의 참호 사이에 우연찮게 세 명의 양편 군바리들이 모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Made in the EU"라고 적힌 지뢰(!)에 깔려 있다...

    정말 하나 하나가 상징하는 게 너무나 풍부하다. 안타깝게도 유고쪽 이름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름도 그렇다. 가장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프랑스 평화유지군 뒤부아는 영어에서 거의 스미스급-0-이다. 분명히 일반인들은 측은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저 여기자의 이름도 제인 리빙스턴이다. 타잔 여친의 이름과 데이비드 리빙스턴 박사(?)와의 기묘한 조합. 구 유고는 일종의 검은대륙이라는 함의일 터이다. 더군다나 저 리빙스턴은 알량한 선의때문에 노예해방에 간섭하여 국제문제를 일으킨 놈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영화에서는 두 유고 병사 모두 그녀에게 서툰 영어로 꺼지라고 일갈한다...

    유럽도 어쩔 수 없이 한심할 수 밖에(?) 없다. 위의 지뢰부터 시작해서, 유럽을 이끈다는 프랑스 평화유지군은 가는 곳마다 불어 할 줄 아냐고 묻는데 영화 안에서 불어 하는 비-프랑스 인은 한 명도 없었다. 저 리빙스턴 빼고는. 뭐 그렇다고 영어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장면도 역시 곳곳에 나온다. (참고로 이 영화 제작사는 벨기에와 슬로베니아였던 걸로 기억한다. 슬로베니아? EU 가입한 나라다. 저~ S.지젝이 탄생하신 곳이지.)

    독일인 지뢰 전문가가 와서 하는 말이 "저건 절대로 지금 장비로 분해 못해요."인데, 섣부르게 구 유고 해체에 개입(!)했던 제4제국(?)의 무책임함을 드러내려고 일부러 독일 사람으로 분하게 한 건 아닐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독일이 구 유고에 대해 얼마나 (생각없이) 간섭하려 했는지를. 아직도 독일의 무료 교육이니 사민주의니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다른 면도 주목할 지어라. ㅎㅎ (CDU가 이번 기회에 정권 탈취하면 더더욱 심해질 거라.)

    지뢰 깔고 누운 병사야 지금의 보스니아를 상징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알아차릴 터이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외국으로 나간(십중 팔구는 이탈리아 루트일 걸) 여자를 "아는" 나머지 두 병사가 서로 싸우는 것도 상당히 가슴 아프다. 치키와 니노 모두 "누가 전쟁을 일으켰나?"라면서 싸우는데 결국은 총가진 사람이 만족한 대답을 듣더라. 그게 무슨 말이겠나? 결국은 총가진 놈이 역사 청산 한다는 이야기다. 누군가 시작은 했겠지만 그것이 과연 중요할까? 오늘도 신문 보니 나카소네가 동경재판소 전범들이 무죄라고 지껄인(?) 모양인데, 선후 관계 따지면 미국이 먼저 유도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다. 을미사변도 민비가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안중근은 이토가 죄를 자초해서 이토를 죽이지는 않았다. 나중에 총을 가진, 나중에 펜을 가진 편이 결론 내리는 거다. 그리고 깔려 있는 지뢰. 결과는 엄연하다. 유고는 노맨즈랜드이고, 어쩌면 이 제목은 모든 나라에 해당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정말이지... 다른 측면에서 전쟁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00342768 [] L'ennu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7월 01일 [금] 00:52:17

    우선은 권태라는 제목에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보통 한국어에서 권태라고 한다면 사전적인 의미인 '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의 의미로 쓰인다기보다는 실질적인 의미로서 '부부간의 싫증과 나른함'을 뜻한다. 영화 본 사람들에게 묻겠다. 이 영화 내용이 부부간의 싫증과 나른함을 보인다고 생각하시나? 뭐 부부의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겠다만 그저 불한사전의 제일 첫 번째 의미로 써버린 것이 아닐까싶다. 그냥 '짜증'정도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한 가지. '클로저'를 보고 나서 받았던 감동이 약간 멋적어지기까지 한다. 젠장맞을. 프랑스 놈들은 언제나 앞서간다니까. ...라고는 하지만 만약에 만약을 더 보태어서, 클로저가 이 영화를 본보기로 삼았더라면 잘못 베낀 거다. 영어권 놈들은 언제나 잘못 베낀다. 아니, 영어 자체가 잘못 베낀 불어던가. ㅎㅎ 권태는 사랑과 진실놀음따위의 영화도 아니고, 권태를 그린 영화도 아니니까 그렇다.

    내가 보기에는 왠지 홍감독도 요런 식의 영화를 본보기로 삼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 영화의 주제는 17세 팜므 파탈에 빠져든 40대 교수가 아니라, 이성에 대한 깔끔하고도 완벽한 감성의 승리가 아닐까? 한 마디로 아는 놈에 대한 모르는 년의 승리라는 거다. 남자들은 말할 것 없고 여자들도 이 영화를 별로 재밌게 볼 것 같지는 않은데 곳곳에 '따지기 좋아하는', '토로하지 않으면 못참는' 상징이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은? 못 버리는 놈이 100 푸르썽(pour-cent) 지게 되어 있다. 못 버리니까. 자기가 알고 싶어하는 것, 이미 아는 것이 거품이라는 점을 인정 못해서 그렇다.

    하지만 세실리아와 같은 여자는 흔치 않다. (반면 나머지 캐릭터들은 모두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몸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생각 나는대로 진정으로 자신을 따라가는 사람. 흔치 않기에 사람이 아니다. 바로 여신의 현현(顯現)이다. 마르땅 따위야 당연히 자신을 제물로 바칠 수 밖에.

 
00343431 [] 이와이 슈운지의 다크포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7월 06일 [수] 01:53:29

    nkino였던가? 이번에 개봉한 이와이 슈운지의 작품 네 개를 그의 다크포스라고 썼던 기사가.

    정말이지 러브레터나 하나와아리스 따위(!)의 영화로 존재하는 이와이와 이번 개봉작들로 존재하는 이와이는 다르다. 막연하게 이와이가 그런 넘인가 보다 했다가 이번 기회로 인해 완성된 느낌이랄까? 드디어 그가 좋아졌다. 어쩜 이렇게 균형잡힌 인간이라니;;

    우찌됐건 패키지표로 본 영화는 네 편이다.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릴리슈슈의 모든 것, 언두, 피크닉. 저 중에 스왈로우테일은 98년도인가 이화대에서 했던 영화제에서 본 기억이 난다. 당시 무식했던 나로서도 이와이 영화중에서는 저것이 제일 좋았던 기억이 난다. 저 엔타운 이야기가 이제는 일본의 이야기도 아닐 뿐더러, 줄거리가 러브레터보다 훨씬 흥미 넘쳐서 그랬을까?

    하지만 그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나머지를 보고 나서도 스왈로우테일은 여전히 1순위다. 이와이는 릴리슈슈를 1순위로 꼽고 싶다 했다고 한다. 내 옆자리 앉아 있던 이름 모를 아가씨는 릴리슈슈를 보면서 눈물을 훔치던데 릴리슈슈를 보고 눈물 흘릴 정도라면 릴리슈슈나 하나또아리스나 비슷한 영화라는 이야기밖에 안 되잖을까? 내가 보는 릴리슈슈는 그런 성장기 청소년의 감성 드라마가 아니다. 이와이를 여느 평범한 일본 영화들과 구별시켜주는 영화다. 하여간 이와이의 영화들을 통해 흘러나오는 다크포스의 집대성은 아무래도 스왈로우테일이다.

    그래서 이렇게 그 영화들을 한꺼번에 다루는 거다. ㅎㅎ 내가 보기에 '다크포스'로 불리어지는 이와이의 작품들이 드러내는 건 '일본'이다. 아무리 정신병원이나 강박증, 중학생들의 범죄행각이 거론된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영화에 (감성적으로) 빠진다기보다는 '일본'이 생각나더라구. 직접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을 터이고, 비유로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을 터이다. 가령 검은 옷의 코코가 결국 자기가 죽어야 된다는 씬이라든지, 좋은 물(?)을 먹구 돌변한 호시노, "찬또~"를 외치는 아내, 존재하지 않는 에테르에 과도한 존재성을 붙이는 릴리슈슈의 팬들이 나타나는 게 무엇이겠는가. 그러고 나서도 지금까지 릴리홀릭 사이트에 영화에서처럼 글을 올려대는 일본애들이 많은 것은 또 무엇이겠는가.

    글이 좀 묘하긴 한데, 그것때문에 실망했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저렇게라도 자기 나라를 드러내는 감독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렇다. 순정만화 주인공 모습을 하고 있는 이와이, 스왈로우테일을 찍을 정도라면 그런 의식이 분명 없지 않을 터이다. 다 보인다. 다 보여. 그가 보는 시각이. 그러고보니 러브레터도 결국은 살떨리는 스토커의 이야기겠군. ㅎㅎ

    가만. '에테르'는 포스와 같을까?

 
00344033 [] Die fetten Jahre sind vorbe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7월 11일 [월] 01:33:10

    der beste Film den ich überhaupt gesehen habe...라고 하기엔 뭣하기는 하지만 must-see라 할 수 있다. ㅎㅎ

    여하간 에쥬케이터는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우울한 영화다. (잠깐. 에쥬케이터라는 국적불명의 조어는 아무래도 독일어틱하게 만드려고 쓴 단어인 듯. 독어에 없는 단어다.) 68년을 다룬 영화이기에 더욱 더 동시에 리뷰가 되고 있는 "몽상가들"과 다른 시대이지만 결국 두 영화 모두 누가 몽상가인가를 겨루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96년에 연세대 사태(!) 이후로 완전히 죽어버린 한국의 학생운동에도 뭔가 시사점을 던져주지 않나? 이미 민청학련 세대가 지금 한국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386도 그렇고 전대협-한총련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옛 일을 자랑거리 삼으며, 안주거리 삼으며, 한 단계 위의 어른들에게 투항하는 사람들은 계속 나올 거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그들이 '변절했다'고 할테지. 그러면서 옛 선배들의 '잘못된 투쟁방식'을 비판한다거나, 너그들도 똑같다라는 식의 편리한 냉소로 되받아칠 것이 뻔하다.

    결국은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정답이긴 할 터이다. 그럼 혁명은 죽었는가? 계속 매트릭스에서 살아야 하는가? 어차피 매트릭스가 무엇인지 깨닫고 나면 살아갈 수가 없는 세상이 매트릭스이긴 하건만.

    Jedes Herz ist eine revolutionäre Zelle.

    스티브 잡스도 Stay foolish, stay hungry을 스탠포드대 졸업생들에게 주문했었다. 누구에게나 심장, 혹은 가슴은 혁명의 공간이며, 이는 어른이 되는 순간 콜레스테롤의 공간으로 바뀔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체 게바라가 낭만적인 오토바이 여행자려니(?) 생각하는 세상이다. 사복 경찰이나 프락치가 대학 내에서 감시를 벌이는 대신, 자신만의 생존욕(?)이 스스로를 감시하는 내재적인 원형감옥이 생겨난 세상이다. 이유 없이 경찰서에서 곧바로 군대로 끌려가던 불과 십 몇 년 전의 세상은 분명히 아니다. 이유 없이 학생의 학생다움을 욕하는 세상이다. 핍박하던 자들이 핍박받는다며(?) 울부짖는 세상이다.

    초심을 강조하는 게 같잖은 말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명의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래야 매트릭스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고, 좀 더 나은 세상을 최소한 '몽상'할 수 있잖겠나? 몽상이 모이면 절대로 현실화 되게 되어 있다. 그런 과정은 계속 보아온 터이며, 세상은 분명 5년 전, 10년 전하고 달라졌다. 다만 보고서도 믿지 않는 '어른'들은 아직도 많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진보를 믿는다. 물론 국내정치에서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웃음)

    자신의 생활이 오로지 자신의 덕이라고 본다면 이미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염치를 모르는 것이겠지. ㅎㅎ 하지만 세상에 청년은 여전히 많다. Manche Menschen ändern sich nie. 앞으로도 그러할 거다.

    언제인가는 '님을 향한 행진곡'이 국가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00344198 [] we are not afraid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7월 12일 [화] 02:06:59

    Sorry Everybody 사이트의 형식을 그대로 따라한 werenotafraid라는 사이트가 생겨났다. 형식은 똑같으며(만든 틀이 WordPress다. pMachine이 정치화됐다! ㅎㅎ), 벌써 http://www.blogin.com/blog/ ... yY=00292959>언제인가 언급한 적이 있을 거다. (아 생활비 절반 부담에 걸리지만 않았어도!;; ) 아름답지 않습니까~ -_-)/

    굳이 more까지 쓰면서 끄적이는 이유는 "어려워~"라는 말을 들어서이다. 현학적인 취미가 없지는 않고, 여러가지 말을 거론하는 걸 즐기며;;, 다양한(-_-) 관심이 있으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내가 쓰는 것(?)들 대부분 농담이거든. 그냥 무난히 설명하자면, 나한테만 재미나는 해석(!) 정도가 되겠다. 그게 4~5년 간 쌓이다보니 어느새 나의 옛 경력(?)과 어우러져서 나의 스타일이 된 거다.

    그래서 이름을 보지 않아도, 내가 쓴 글인지 알겠더라는 말이 무척이나 좋다. 내용? 내용 좋다. 하지만 정작 특허가 허용되는 것은 콘텐트가 아니라 인터페이스이다. 굳이 둘을 나눌 이유도 없거니와, 그러한 나만의 인터페이스가 쌓였다면 그것만으로도 난 달밤에 춤을 출 수 있다.

    요는, http://www.kyomusic.com/>공식 홈페이지(불어)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사전 경고 없이 며칠 뒤에 삭제하겠음.

    Chaque seconde, KYO
    Je cours, KYO
    Tout envoyer en l'air, KYO

    I'd rather dance with you, Kings of Convenience (퀵타임을 요구함)

 
00346399 [] 올드빼숑라부쏭~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7월 31일 [일] 02:53:58
 
00348260 [] L'ennu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8월 16일 [화] 00:05:59

    어쩌면 맞춘 것일지도? 나는 세실리아가 흔치 않기에 사람이 아닌, 여신의 현현(顯現)이라 표현했었다. 당연히 마르땅은 자신을 제물로 바쳤어야 했을테구.

    그런데 저번 주인가, 저저번 주인가 무비위크에 이경덕이 쓴 "권태로움에 관한 짧은 보고서(온라인에는 없다)"에 보니 비슷한, 아니 훨씬 치밀한 진술이 나온다. 권태는 본래 신의 영역에 속하기때문에 인간은 그 영역(혹은 본질)을 알 길이 없다는 내용이다. 인간은 원래가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비밀을 묻혀두기보다는 파헤치는 편을 택하게 되어있고, 그로인해 어쩔 수 없이, 부수적(?)으로 제물을 바쳐야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근거로 등장한 신화는 에우로페의 조카인 세멜레, 그리고 바람둥이 신 제우스와 세멜레의 유모로 변신한 친절한(!) 헤라씨의 이야기다. 친절한 헤라씨는 둘 사이를 파멸로 이끌고, 둘 사이의 자식(디오니소스)마저 미치게 만들었다. 그런데 디오니소스의 광기를 고쳐준 신관(?)의 이름이 레아이다.

    관계는 그리 없다(?)고 할 수 있겠다만 푸코의 진자에서 레아의 역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ㅎㅎ Pim. Fiat lux. 여기서 스톱.

    그렇다면 세실리아 역시 찰나의 인생에 목을 매다는 사바세계(!)의 경험을 느껴보고 싶어하는, 지상에 내려온 신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 거다. homo sapiens일 수 밖에 없는 인간, 철학교수인 마르땅은 신을 이해할 수 없다. 철학과 신학은 엄연히 구분되지 않던가. 그러니 계속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을테고, 오히려 자신이 권태롭다(!)고 멋대로 생각해버릴 것이다. 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테니 소피로서도 이해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말인즉슨 Closer에서 Dan과 Alice가 보여주는 장면과는 격이 다른 거다. 앨리스는 기껏해야 원더랜드로 돌아가버리지 않았던가. 역시 프랑스 놈들은 언제나 앞서는 것일까. ㅋ

    그런데 신들의 입장을 이해해야 하잖겠나. 데쓰노트에서의 사신들도 권태롭기 짝이 없어서 데쓰노트를 부러 인간들에게 주기도 한다.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에 나오는 '우주인'들 또한 권태로운 신들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 할 수 있으며, 사우쓰파크에서는 매번 죽는 캐릭터가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도 권태로워지면 다른 장난을 벌일테지. 구미호에게는 꼬리가 아홉 개나 있듯이.

 
00348676 [ECON] 정부는 왜 마피아와 싸우는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8월 19일 [금] 00:32:49

    실은 이마뉴엘 월러스틴(Immanuel Wallerstein)의 '세계체제론'을 읽다가 생각난 것이다. 그의 책에서 보면 정부와 마피아와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국가가 권위를 강화하여 힘을 더욱 키워서 마피아의 역할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 안에 거주하는 인구집단을 하나의 '민족(nation)'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비단 민족 뿐만은 아니다. 하나의 정체성이면 충분하다. 국공립학교 체제와 군대복무, 공공 경축행사를 통해 국가가 하나의 체제를 만들어서 잘먹고 잘살자는 이야기인데...

    그가 정치학자라서 그런지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 ㅎㅎ 나같으면 경제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싶어서 좀 궁리를 해 보았다. 사실 일제시대때에도 "민나도로보데스!"라고 외치면서 모두가 다 도적이라고는 했지만 그래가지고야 분석이 제대로 될 수 없다. 왜 때만 되면 조폭들을 경찰이 잡으며, 선생들은 불법서클을 없애지 못해 안달일까? 이거 수학적으로 가능하다.

    주제: 왜 국가는 불법 단체(일진회에서 시작해서 거대 마피아에 이르기까지)들과 싸워서 이기려고 할까?
    가정: 국가는 S(state), 불법단체는 M(mafia)로 놓는다.

    X는 합법적인 재화/서비스 생산과 소비, Y는 불법적인 재화/서비스 생산과 소비 - 즉 여기서는 경제 주체가 딱 둘(정부와 마피아) 뿐인 경제를 가정한다. 이 경제는 정부 부문과 마피아 부문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체제로 돌아가며 저마다 효용을 극대화하려 한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리적인 주체를 가정하며, 두 주체들간은 서로 독립적이다.

    정부의 소비/생산 효용은 준선형 효용 함수의 형태를 띈다. 정부의 불법행위(Ys; 어라, YS네?)에서 생겨나는 효용도 있기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정부 부문은 공식적인, 즉 합법적인 소비와 생산으로 효용이 높아진다. 따라서 정부의 효용 함수는 X에 대해 자연로그를 취하는 상태로 된다. (왜 자연로그인지는 알아서 경제/수학 책 뒤져 보시라.)

    마피아의 소비/생산 효용은 두 가지를 가정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합리적인 주체이기 때문에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따른다고 본다면 마피아의 효용은 기본적으로 원점에 볼록(convex)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흔히들 하는 생각처럼 마피아가 불법적인 사업만 벌이는 것은 아니다. 마피아는 돈세탁(?)을 위해, 혹은 정식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서 합법적인 사업(Ym)도 벌이며, 최소한의 비용(예산)으로 얻는 함수라면 Min(...) 함수로 효용함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마피아답게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함수로 나타날 것이다.

    자, 지금까지의 전개 과정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마피아의 경우 함수가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으며, 서로 효용극대화를 통하여 둘 뿐인 경제에서 서로 효용을 극대화시켜주는 파레토 효율점을 구성하게 된다. 즉, 서로간의 MRS(한계대체율)가 같다고 놓으면, 아래 해처럼 X가 무한대가 나오거나 Y=1이 나온다.

    ||@@||무슨 말인고 하니...||이런 말이다.||@@||

    즉, 합법적인 사업을 무한대로 하는 편이 파레토 효율이라는 것이다. (착한 편이건 나쁜 편이건 정직하게 살아야 덕을 본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히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것이 수식으로 증명되는 순간이다.) Y=1로 정해진다면(불법 행위의 수준이 정해진다면) 결국 정부는 lnx에서 역시 X를 무한대로 늘리는 편을 취할 것이다. 그래야 효용이 극대화될 뿐더러 둘 간의 파레토 효율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마피아는 상관 없다. 이경우 합법을 무제한으로 늘리거나 최저비용을 구성하는 X,Y를 짤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을 그래프로 그린다면 위 그래프의 오른쪽 꼭지점 또한 파레토 효율점이다. 따라서 정부 몫이 최대일 때, 마피아의 몫은 없다.

    자, 어쩌겠는가? 마피아를 탄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증명이 나온다. 물론 정부 내에 마피아 사람이 심겨져(!) 있지 않다는 전제 하에서이겠지만. ㅎㅎ

    눈치들 다 까셨겠지만 저번의 사랑 게임(?)도 그렇고, 경제학 하는 넘들이 욕얻어 먹는 이유가 다 이런...

    ㅡ,.ㅡ

 
00349164 [] 친절한 금자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8월 23일 [화] 01:31:39

    생각해 보면, '복수 3부작'이라는 말은 그저 호사가들의 입방아때문에 만들어진 단어가 아닐까? 꼭 3부작이 복수이어야 할 이유도 없고, 복수 이야기를 3부작씩(?) 찍어댈 이유도 없지 않나. 박감독이 얘기하는 "복수 이야기의 끝"이라는 것 또한 자그마한 농담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인가? 영화 앞머리 즈음에서 이영애가 걸어 지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나레이션이 나오지.

    "어떤 감독은 그녀를 주제로 영화를 찍겠다고 나섰다."

    실제 이유는 저것 뿐이지 않았을까? 뭐든지 이쁘지 않으면 안 되잖나. 이영애의 미모에 반해서 이 영화가 나온 것이고, 이영애의 미모때문에 이름이 '금자'씨가 된 것이며, 이영애의 눈화장에 최민식이 죽어버리는(?) 흔치 않은 영화가 되어버렸다. (그러고보니 백선생의 '눈화장이 그게 뭐야'라는 대사는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네;; ) 정말 순전히 이영애 때문에 이런 삽질(?)을 해냈다면 박감독을 다시 봐야겠다. 팬이 안 될래야 안 될 수가 없잖겠어?

    그렇다. 이것을 이금자의 '복수' 이야기로 보려면 눈 높으신 한국(?) 관객분들이 좋아할 리가 없는 영화다. ㅎㅎ 뻔하다고 할 수 있는 오바스러운 뻘건(빨간이 아니다)색에 역시나 오바스러운 (전작의) 까메오들, 올드보이의 아이러니한 비극(?)이나 복수는 나의것에 나오는 박감독의 정치적 정체성(!)도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속죄 뿐이니 어디 눈길이 가겠는가. 사실 그리 재미나는 영화라고 보기도 그렇다. 입양시킨 딸 이야기나 영어 자막들은 왠지 서양 팬(?)들을 위한 서비스인 것 같고, 복수극에 여러 아저씨 아줌마들이 끼어들면서 영화는 갑자기 연극이 되어버린다. 욕망을 좇는 종교인 한국 개신교에 대한 풍자도 역시 서양 팬(?)들을 위한 서비스. "너나 잘하세요."에서 느낄 수 있는 뭔가 어색한(!) 뉘앙스를 그들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좀 지난 다음에 생각해보니 이건 완전히 나레이션과 똑같던 것이라~. 팬 무비를 만들어도 이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된 팬 무비 아니겠나. ㅎㅎ 정말 오지게 마음 먹었나보다. 정말 영화다운, 영화같은 팬 무비 하나 만들어 보자구. 그것도 명예(!)를 얻은 지금 만들어 놓아야 장사도 좀 할 수 있잖겠나. (멋지지 않은가!) 어차피 감독이나 관객이나 이영애 얼굴만 쳐다볼 수 밖에 없게 되고 나머지는 정말 "예쁘지 않으면" 주의를 끌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예쁜 것"들이 모조리 다 이영애만큼 "예쁘지" 못하다. 심지어는 '친절한' 제목마저도 사람들을 홀린다. 제목 때문에 이영애를 제대로 볼 수가 없게 되어버리잖은가. 그저 손쉽게 제목만 패러디하게 되잖던가. ㅎㅎ

    당연히 괴리가 생긴다. 이영애도 괴로울 것이다. 이정도 노력을 해도 "영혼의 구원을 못 받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두부에 머리를 쳐박지.

    ...웃는 걸 감추기 위해서.

 
00349481 [] Fabula privat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8월 25일 [목] 03:47:27
 
00350293 [ECON] in good compan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8월 31일 [수] 15:00:28

    경제학을 배웠으면 다 아시겠지만,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완전 경쟁과 그에 따른 파레토 균형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거시 경제학을 감안해서 얘기한다면 물가의 신축성으로 인해 장기(장기에는 모두 죽지만. ㅎㅎ) 균형을 달성한다는 의미와 같다. 그런데 완전(파레토) 균형이라는 개념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한 균형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자주 든다. 여기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 보지는 않아서 이미 퍼블리케이션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정적이라는 그 '균형'이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요새 자주 든다.

    수식으로 표현하면야 매우 복잡해지리라고 생각하는데, 말로 하면 간단하다. 균형 상태에서는 누구나 정상 이윤만을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 체제 하에서 정상 이윤만 생긴다면 결코 기업 활동이 지속될 수가 없다. 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 자본가는 더 많은 자본을 원하기 때문이다. 즉, 이 사업에서 더이상의 초과 이윤이 생겨나지 않을 때, 당연히 이윤이 남는 다른 사업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 가까운 예로 말하자면 IBM이 개인 컴퓨터 사업부를 중국의 레노보에 팔아버린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한국에서 더이상 가발 산업이 존재하지 않듯이 말이다.

    내가 왜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한, 그리고 불안한 생각이 들었냐면, 더이상 제 1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이윤을 올리는 방법이 인력 감축 밖에 없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닐까라는 불안때문이다. 어떠한 한 사업에서 기업이 초과 이윤을 얻으려면 생산성의 지속적, 혹은 대폭적인 상승이 있어야 하고, 그럴려면 가장 좋은 사례가 신기술의 등장, 아니면 신시장의 창출이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나올데로 다 나와버렸고, 신기술도 90년대의 *IT 거품(?) 이후로 그다지 눈에 보이는 부분이 없다. 그나마 있다면 우석 황의 복제 기술이라 하겠지만 아직은 너무 '장기적(長期的)'이다. 자, 그러한 동아줄이 안보인다면?

    결국 남는 것은 인력 감축이요, 사람 자르기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해도 초과 이윤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해도 잉여 수요가 생겨나질 않는다면? 실제로 사람을 자를 수 밖에 없다. '소비를 충분히 못 하는 일반인'들은 국가를 위해 총알받이가 되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보자면, 실제로 그렇게 해서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전쟁으로 '잉여 인간'을 없애고 나서야 정상적인 전후 호황이 시작됐다.

    J. 레프킨의 책들을 읽지 않아도 좋다. 낌새가 수상하지 않나.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끝나고 나면, 혹은 중국이 수출국이 아닌 소비국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초과 이윤은 없다. 남는 것은 오로지 기업 합병과 인력 감축 뿐이고 결국은 실질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연히 이 영화를 보면서 우울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 호황은 곧 호환으로 봐도 좋다. ㅎㅎ IT의 발전이 실제로 생산성을 얼마나 늘렸는지, 새 시장을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창출했는지 의심스럽다.

 
00350564 [] Lucía y el sex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03일 [토] 02:28:38

    스팽글리시에 페넬로페와 비스무레하게 나왔던 파스 베가가 원래 유명해진 영화가 이 영화때문이라고 한다. 즉, 미소녀(!)이니 안 볼 수 없다. 개봉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데(상암하고 강변 정도?), 역시 보는 사람도 많지 않더라. ㅎㅎ 일단 경고. 영화가 약간, 아니 많이 복잡하다. 두 번 볼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한데, 내용을 이성(?)으로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두 번 이상은 봐야 할 듯 하다. 중간 중간에 이해가 안 가는 장면들이 몇 있으며, 소설 속의 인물 이야기와 현실 속의 인물들이 혼재(混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너무나 고전적인 센스 되시겠다. 야한 것 바라고 보러 갔다간 역시나 바보되기 십상이다. ㅋ 한국판 제목은 원제에서 el sexo를 뺐는데(영어판 제목은 서반아어 제목을 그대로 직역했었다. 하지만 영어의 sex와 서반아어의 sexo의 뜻은 보통 차이가 있을 때가 많다. ?rganos를 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이런 관객을 배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까 그렇다.

    한편, 루시아만 달랑 제목에 남겨 놓은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사실 루시아는 곧 luz, 즉 '빛'이다. 따라서 제목이 뜻하는 바는 서반아어로 쓸 때, La luz y el sexo이다. 자, 생각나는 문구가 있을 거라. 라틴어로 쓴다면 Sexus lux mea.로 바꿀 수도 있잖을까? 섹스는 나의 빛. ㅎㅎ ('빚'이 아니다. 아.. 이런 장난은 그만 둬야할텐데.) veritas보다야 sexus가 훨 진솔하잖나.

    하지만 영화 보다 보면 저런 야한 화면이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건 굳이 homo ethicus가 아니더라도 머리에 걍 떠오른다. 이 영화가 포르노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한 편에서는 포르노이기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베리타스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위에 말했듯이 섹수스는 베리타스의 자리를 바꿀만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거짓말같다고? 글쎄. (웃음) 영화 제목 자체가 '엘 섹소'인데도?

    실제로 '엘 섹소'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 성 그 자체의 의미로서도 그렇고, 성기라는 별도의 의미에서도 그러하다. 생각 같아서는 그 예전 자우림의 노래처럼 마드리드 한복판에서 루시아가 스트립을 벌였으면 했는데, 감독이 거기까지는 차마(?) 못한 듯 하고, 로렌쏘와의 관계 시작과 소설의 시작은 물론 소설의 위기와 절정 모두가 '엘 섹소'에 따라 이뤄진다. 그런데 저런 야한 화면이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은 순전히 이름의 차이 때문에 그렇다. 이름. 이름이다. 로미오와 쥴리엣을 결국 죽음으로 이끌어내고 만 그 '이름'이다.

    영화 자체가 그러한 혼란을 조장한다. 뭐, '혼란'이나 '혼재'가 영화가 노리는 바이니 당연하다. 극중 루시아가 기분 좋을 때마다(?) 부르는 'rayo del sol'은 한 4~50년 전 에스파냐에서 많이 불렀던 노래라고 하고, 남자 주인공인 로렌쏘 또한 태양을 뜻한다고 한다. 게다가 '최고의 섹스'에서 낳게 된 아이의 이름은 Luna였다. 해(sol), 빛(luz), 달(luna). 갈팡질팡 할 수 밖에 없다. 루나의 어원이 갖고 있는 어두운, 광기의 이미지가 저 반대편에 있는 루시아와 로렌쏘의 이미지를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어두움과 광기는 너무나 순결스럽고 밝은 어린 여자 아이의 이미지로 나타나고, 결국 로렌쏘가 소설 속에서 탈출하는 길은, 다시 루씨아를 만나는 길은, 그리고 '몰타'의 여인과 재회하는 길은 '원래 주인도 잘 무는 개'를 통하여, 그리고 그 책임자들을 모조리 자살시키는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소설인지 현실인지 관객들은 헷갈려한다. 힌트는 인터넷의 수배서에 나오는 서반아어 글귀인데 너무 빨리 지나가서 잘 모르겠다. 불어 짬밥이면 대충 알 수 있거든. 물론 여기에 쓰지는 않겠다. (싱긋)

    그렇다면 결국 연애의 목적(우하하)은 무엇일까? 해와 빛의 만남으로 인한 시너지(in good company를 보시라) 효과인가? 모범 정답인 '아무 것도 아니다'일 뿐일까? 자. 별 수가 없다. 뿅뿅은 너무나 광대하니까.

 
00350891 [] 서동요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06일 [화] 01:16:13

    프란체스카는 프란체스카이고(아니, 두일이 죽었었던가!? 게다가 삼순이 아버지가 나오다뉘!), 서동요 1회도 보았다. 내용이야 워낙에 흥미롭기는 하지만 SBS HD의 칙칙한 화면은 여전해서 별로 보고싶어지지 않는다. 백제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다뤄지기는 첫 번째 드라마이니 그정도로 의미를 둘 수 있을까? 근데 '패션70'도 그렇고 왠지 모르게, 유명 작가나 PD들도 SBS로 가면 다 망가지는 듯 하다. 대장금을 생각하고 봤다면 오늘 첫 회는 대실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SBS는 역시 다크포스인가. ㅎㅎ

    사실 백제를 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서동요의 주인공, 무왕의 아들이 왕에 오른 후에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대충 기억해 보면, 개구리가 울기 시작하고 나라에 변괴가 끊이질 않으니 나라가 가히 망할만했다라는 기록인데, 3000 궁녀가 떨어져 죽기에는 당시 인구상 말이 안 된다는 건 아실게다. (물론 해상 제국주의(!) 국가 백제를 생각한다면 가능하다고도 본다.) 고구려와 신라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발해가 망할 때도 백두산 화산폭발설이 한 때 강력하게 대두됐었다는 사실이 기억난다. 발해의 마지막 왕세자(아니 그럼 고려에 망명했던 대광현?)를 모시는 검사의 이야기를 다룬 '무영검'이 어떻게 영화에 나올지 모르겠는데, 화산폭발설은 여러가지 반증때문에 거의 부정된 상태이다. 발해 얘기는 다음에 할 때가 있을 거라. ㅎㅎ

    주안점은 바로 이것이다. 발해가 화산 폭발로 인해 망하지는 않았을 지라도, 백제가 각종 변괴(!)때문에 망하지는 않았을지라도 망한 국가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씩 존재한다. 자연재해가 바로 전설화된 것이다. 국왕이 부도덕하여 대자연마저 그 나라를 버렸다는 민간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인데, 어찌 국가가 망할 때만 자연재해가 나리라는 법은 없다. 요는 재해가 생겼을 때 그 국가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가장 최근 사례를 들까? 엉뚱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운 관동 대지진 이후 제국주의 일본이 망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실 것이다. 2003년 한국, 2004년 동남아시아처럼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나라는 아직 운이 남아있다(!)는 말이지. ㅎㅎ 나도 설마 미국이 저정도인지는 미처 몰랐었다. 뉴올리안즈의 희생된 영혼들은 훨씬 나중의 북미 대륙에 어떤 전설을 남길까?

 
00351124 []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07일 [수] 23:37:34

    드디어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를 다 읽었다. 지금은 칼럼집인 '뷰티풀 몬스터' 개정판을 읽고 있는데 정말 이 여자 읽으면 읽을 수록 매력적이다. 당연히 찾지도 않던 바자 사이트를 찾아가고, 읽지도 않던 바자를 까페에 앉아 탐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것도 feature 필자를 집게 손가락으로 꼭 확인해 가면서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뷰티풀 몬스터에 실루엣으로만 나오는 사진이 참 궁금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바자 홈페이지 필진(?) 소개에 나오는 사진이더라. 사진과 텍스트가 merge 되어버린 사진이라서 올리기는 좀 무엇하다. 여기다, 여기. 내가 좋아하는 화장에 내가 좋아하는 헤어스타일이다. ㅎㅎ

    더 스토킹(?)해보자면, 오마이뉴스 기사에 김경의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김경이 인터뷰하는 것과 김경을 인터뷰하는 것과의 간극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한 마디로 별로 잘 쓰여진 기사가 아니다. 실제로 이 여자가 어떻게 해서 이리 발랄하게 글을 쓰는지, 바자에서의 글과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타일을 위해 한겨레21의 칼럼니스트직을 떠났다고는 하지만 니체(!)정도 되지 않고서야 글 쓰는 스타일은 좀처럼 바뀌어지지 않는다. 다만 읽는 이들의 가슴이 바뀔 뿐이고, 글이 글 자체로서 살아날 뿐이다. 내가 보기에는 바자에 쓰여진 일반 기사글(?)도 김경 스타일이 여전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바자 8월호의 알랭 드 보통 인터뷰는 짜깁기로 한 것인지 궁금하다. (웃음)

    어쩌다 인터뷰 된 사람('인터뷰이'라는 표현은 익숙치 않다. 쓰고 싶지 않다.)들의 인터뷰 모음집에 대한 이야기는 않고, 인터뷰 한 사람 이야기만 읊조리고 있다. ㅎㅎ 아래에 김훈에 대해 편치 않은 심경을 드러냈지만 뭐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나머지들 중에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했는데, 이 책 전체의 인상을 표현하자면 역시 인터뷰 된 사람을 드러내기보다는 김경을 드러냈다 볼 수 있다. 아, 그러니까 인터뷰 한 사람 이야기만 할 수 밖에 없지. 밥벌이로 쓰는 글, 바자의 독자층이 얼굴을 찌푸리지 않아도 될만한 글을 발랄하게 쓰려면 어느 정도의 한계까지, 어느 정도의 예의를 지켜주어야 하는지 표본처럼 나와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뷰할 때 녹음한 대화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알 길이 없으나 실제로 이 책에 쓰여진 것처럼 싱그러운, 상스러운, 그리고 상서로운(?) 대화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김경은 이 인터뷰에서 표현한 글 이상을 낼 줄 아는 사람이다. 역시나 반복하건데, 이 책을 읽는다 함은 싸이나 장동건, 강혜정 등을 읽는 것이 아니다. 김경의 '받아들일만한 코드'를 읽는 거다.

    그렇다면 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한계가 있는, 예의가 있는, 간달간달하게 평행봉 묘기를 보이는 글이라는 말은 곧 그렇지 않은 글을 보여달라 떼쓰는 꼴이 되잖은가. ㅎㅎ 그래서 칼럼집이 있는 거다. 남에게 보여주지 않을 글들은 아무래도 통념상 그 작가가 죽고 나서야 나올 수 있을테니, 아슬아슬한 발랄함을 만끽하려면 일단은 그녀의 글이 나오는대로 읽을 수 밖에 없다.

    난, 그녀의 팬이다.

 
00351527 [] Speer and Hitler - The Devil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12일 [월] 00:00:30

    일본 애들이 잘 하는 게 있다. 자기들의 피해자화이다. 하기사 한국에서도 ‘그들’은 그 일을 잘한다. 같은 민족(!)이니 그럴법 하다. 자기들은 잘못이 없고, 오로지 원폭의 피해만 들먹이는 것, ‘그 시절에는 어쩔 수 없었어염’으로 일관하는 것. 그리고 그것은 사실... 독일 애들도 잘 하는 짓이다. 의외지? 물론 독일이 일본보다야 만 배쯤 낫기는 하지만, 정말 의외로 여러 모로 시민은 피해자임을, 관리들도 모두 피해자임을 은근슬쩍 드러낸다. 어쩔 수 없지. 범죄자이니까 그런 거지.

    실은 EBS에서 일요일 오후에 해 준 드라마, “Speer and Hitler - The Devil's Architect” 때문이다. 원제도 비슷할 것 같은데, 영어버전을 다시 번역한 모양인지 한글 제목이 “스피어와 히틀러“로 되어 있다. 스피어라니? 슈페어 아닌가. ㅎㅎ 하여간에 꼭 보셨음 한다. 이왕이면 鶴見寸助(つるみすんすけ)의 전쟁시기 일본 정신사 강의 모음집인 ‘전향’도 같이 읽어보시길. 슈페어는 하나의 상징이랄 수 있기 때문이다. 슈페어같은 사람들이, 그리고 그에 동조한 뉘른베르크 법정의 미국인들이, 독일 민간인들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히틀러에 대한 ‘악마성’의 전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말이다. 쯔루미 선생의 책도 같은 맥락이다. 책 좀 깨나 읽었다는 놈들이 얼마나 나약한지. 토요일날 SBS에서 했던 영화인 ‘나두야 간다’에서 정준호가 어떤 인간으로 돌변하는지 알아야 한다. 느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게임 울펜스타인에 나오는 히틀러의 악마 이미지와, 춘원 이광수가 역설했던 독일 제3제국과 퓌러의 위대성(아마 동아일보였던 걸로 기억한다)은 그리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 슈페어는 그의 한팔(그것도 히믈러나 괴링스와 비슷한 수준의 최대의 한팔)이었으되, 종전 후 잡혔을 때 자기 변신에 성공한 사람이다. EBS의 드라마(혹은 다큐드라마)는 그가 히틀러의 국방장관에서 감옥에 갇힌 후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고 한다. ㅎㅎ 다 보지는 못할 듯 싶긴 한데 뭐 그러하다.

    건축가로서, 예술가로서, 그리고 학살에 대한 책임과 V2 로켓트에 대한 책임도 있건만 그는 “예술”을 강조하고, “미친 퓌러”, 그리고 히틀러에 대한 철저한 부정으로 일관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 동조한 독일과 미국 여론은 결국 사형을 안 시킨다. 독일 국민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드라마는 그 이전에 있어서 히틀러에 대한 ‘보통사람’다운 접근이 상당히 인상깊을 것이다. 희생양을 만드는 이들은 영화에서건, 실제 생활에서건 구린 놈들일 따름이니 그정도만 깨달아도 대성공. ㅎㅎ

    그러고보니 고이즈미가 (대)승리하였다. 슈뢰더도 이길 것 같은 예감이 들긴 하는데, 전세계가 아무래도 대연정(?)으로 가는 듯.

 
00351657 [] 레드핑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13일 [화] 02:18:08

    어떻게 보면 형님(?)들 이야기를 주로 그려온 よしながふみ의 “愛すべき娘たち”를 방불케 하는 만화인데, 사실 내가 많이 안 봐서 그렇지 이런 형식의 만화는 매우, 꽤 많이 나와 있다. 일본 작가들 중, 개인 심리 묘사와 잔잔한 감동(?)을 치밀하게 안겨 주는 작가 저변이 매우 깊다는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하루키는 하루 아침에 자라나지 않았다. 야오이 만화를 보아도 참... 말줄임표 쓸만 하잖던가.

    물론 이리에 노리코(入江紀子)의 레드핑크(원제가 아마 아카핑쿠?)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20대 여자들이 사랑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여자들이 원하는 사랑 판타지의 집대성(!)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 싶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단편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거든.

    꼬이면 다 꼬이게 보인다는 말이기도 한데, 제일 자신을 열어야 할 20대에 제일 자신을 닫아버리는 한심한, 혹은 혼자만 쿨한 그런 여자들에게 좀 깨어나라는 계몽성(?) 만화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물론, 비단 여자들만 그러라는 만화는 아닐게다. ㅎㅎ

    3권까지 봤는데, 전권을 꿰뚫는 주제란 것이 있다면, 1권 마지막 대사인 “사랑의 줄다리기는 그만 두고, 아줌마 노선으로 나가야 한다.”아닐까 몰라. (웃음) 사랑이 점점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나이가 되면서, 눈에 보이는 것만 확인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사실 말이지. 난 지금 조금은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아무리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아무리 눈물 흘리는 일이 많아진다 하더라도 결국은 또 찾아내고 계속 사랑타령을 해서 그렇다. 결국 지금 그대로 살라가 정답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말하지 말아야 할 해답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동안 또렷이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너무 말하지 않았던 말이 있다. 언뜻 머리 속으로 세어 보아도 손가락 수를 채울 수가 없다. 이것만은 자랑스럽지가 못하다. 쿨이 핫을 식혀버린 것일게다. 계절은 마음만 건드리지 입은 못 건드리더라구.

    갑자기 후회가 쏟아진다. 후회는 지나고 나서 해야 제 맛. 그래서 더욱 더 씁쓸한 맛.

 
00351956 [] 간만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16일 [금] 01:46:55

    에 책이 몇 권있는지는 모른다가 정답. 그런데 알려줄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내가 하두 헷소리를 자주 해서 그런지 책도 절라 많고 책을 절라 많이 읽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꽤 있다. 실은 별로 읽지도 않을 뿐더러(책보다는 인터넷이 더;; ), 다 읽고 나면 다른 사람 주거나 조카를 주거나;; 할 때가 많다. 딱히 ‘수집’에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몇몇 만화책은 제외한다. ㅎㅎ

    좋아하는 작가는 단연 움베르토 에코. 가장 감동적이었던 책과도 연결된다. 푸코의 진자에 나오는 까소봉은 내게 ID 뿐만 아니라 정체성도 심각하게(!) 안겨다 주었다. 두 번 말하면 입만(손만?) 아프다. 가장 최근에 ‘다’ 본 것은 아래 나와 있는 레드핑크. 이리에 노리코의 만화책이다. 읽고 있는 책이라면 인물과 사상사에서 새로 나온 박노자 책이 있는데 제목이 기억 안 난다.;; 다루는 주제는 구한말-일제 때 어떻게 한국의 근대가 형성되었는가이다. 몰랐던 사실을 많이 깨닫고(?) 있다. 가령 명동은 메이지街에서 생긴 동네 이름이었다. 어쩐지 옛날부터 번화가라 했지.

    앞으로 쓰게 된다면, 글쎄. 당연히 로망이야 멋들어진 추리 소설 하나 쓰고 싶다이다. 당연히 역량이 못미칠 듯(!) 한데, 안 된다면 지도가 풍부하게 들어가는 동서양 근대 역사부도를 하나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다. 팩트가 문제가 아니다. 땅의 위치가 문제다. ㅎㅎ 뭐, 현실적으로 돌아간다면 로그 두 개에 있는 것들 코멘트까지 합쳐서 책으로 펴고 싶다. 친구들 몇 명과 나만 소장할(?) 비매품으로서 말이다. 석사 논문(!) 이래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될지도;.

    귀찮아서 책은 안 피겠다. 기 소르망의 Made in USA가 있음. 허무한 감이 없잖지만 좋은 책이다. 바통은... 자신이 책을 잘 안 읽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해주시길. 많이 읽는 사람들의 글을 읽을 짬이 안 생길 듯. 호호~??

    원래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집에 있는 책은 몇 권 정도?

    2.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

    3. 가장 최근에 본 책의 제목은?

    4. 가장 감동적이었던 책은?

    5. 앞으로 책을 쓰게 된다면?

    6. 이 바통을 이어받을 사람은?

    7. 근처에 있는 책 23p. 5번째 문장은?

 
00352264 [] Black Hous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19일 [월] 22:43:43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혹은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의 공동 원작이 ‘리플리’ 시리즈인데, 그 원작 작가(아래의 파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지은 단편 중에 ‘검은 집‘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래 사진의 책에 실려 있다.)

    미국 어느 작은 마을에 이사 온 한 젊은이는 선술집에서 언덕 위에 있는 검은 집과 관련된 유년의 모험담을 듣는다. 마을 사람들 말에 따르면, 검은 집은 마법에 걸렸거나 살인광이 살고 있는 악마적인 장소로서, 젊은이는 이를 확인하고자 다음날 저녁 직접 그 집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집은 별다를 게 없는, 아무도 없는 버려진 집일 뿐이었다. 그는 술집으로 돌아와 자신이 본 것을 말한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혐오감을 표하면서 이 젊은이를 죽인다.

    정확히 ‘혈의 누’가 그리는 바와 일치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잘 배우고 감수성 예민한(?) 블로거들이 업신여기는(?) 무식한 일반인들이라고 해도 그 업신여김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일종의 환상, 그 환상의 충돌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이 환상이 침범당했을 경우, 이 환상이 전혀 생소한 기준으로 해석당했을 경우 느끼게 되는 적대감은 무지하게 커진다. 한 마디로, 저 마을 사람들의 행위는 ‘정당 방어’다.

    20세기 소년에 나오는 유령의 집(?)도 저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정작 ‘친구’가 누구냐를 모두들 궁금해하지만 그 ‘친구’가 후쿠베가 아니어도 상관 없다. 우민당이 어떤 환상을 불러일으켰는지, 그리고 그 환상을 깨주는 충격을 가하면서도 인류를 구원할 구세주인 켄지가 어떻게 등장하는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즉, 어떻게 보면 이 세상 이야기의 구조가 왠지 모르게 모조리 ‘성서’를 닮아 있다...

    “난 너와 다르다. 그리고 난 너가 왜 다른지, 왜 네가 고쳐져야 하는지를 말해줄 수 있다.“도 같은 맥락이다. 어떻게 보면 요새 쫌 배운 사람들은 냉소의 마약맛에 길들여진 나머지 이처럼 세련된 방식으로 은근히 까는 것을 즐긴다. 하나 하나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면서 말이다. 도처에서 목격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는 ‘정당 방어’를 실시할 뿐이다. 즉, 위 만화에 나오는 ’절교‘이다.

    5촌 조카는 ’다르게‘ 살고 싶어한다. 모두들 말린다.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만만하지 않다.

 
00352666 [ECON]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23일 [금] 09:49:17

    찰리와 초콜렛 공장은 원래 백여 년 전(!)에 동화로 나왔었고, 70년대에 한 번 영화화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2002년 Craig David의 “What's your flava?"의 뮤직비디오로 나온 적이 있다. 거기에서 Craig David은 윌리 웡커 역할을 하였고, 네 명의 아가씨들이 CD 안에 들어 있는 골든 티켓(?)을 들고 콘테스트를 벌인 바 있다.

    뭐 그건 그거고, 목요일자 한겨레에 헐리우드식 가족과 어린이 극 어쩌구 저쩌구 하는 글이 있더군. 내용이야 대충 짐작이 가실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버튼 형님을 믿는다. (아울러 뎁 형님도 믿는다.) 말인즉슨? 지극히 보수적인, 다시 생각해 보아도 권선징악인 이 영화가 실제로는 버튼의 동화책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에 나오는 것처럼 지극히 끔찍스러운 미국(?)을 찬란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첫 번째. 웡커는 고작 몇몇 산업 스파이의 존재(!)때문에 모든 직원을 해고한다. (정확히는 폐업일 것이다. 생산을 중단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오로지 낭만적인 기억 뿐이다. 해고에 대한 앙심 따위는 없다. 절대 빈곤 이하의 생활을 하게 됐음에도 말이다.

    두 번째, 한 명을 여러 명으로 늘리고 때마다(?) 마스 게임을 펼치는 움파-룸파 족은 원주민(?)에 대한 시각을 드러낸다. 우리는 그들 개인을 보려 하지 않는다. 단체만을 보려 한다. 뉴올리안즈 시민의 피해는 흑인에 대한 차별로 바뀌었다. 같은 맥락이다.

    세 번째, 제 값으로 다시 웡커 초콜렛을 만들기 위해 웡커는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였고, 공장 안에서만 서식(!)하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였고, 자신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노심초사한다. 무엇을 가리킬까?

    네 번째, 가난은 행운이 아니면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굴러 들어온 행운에 대해서는 위협과 협박을 해야 더 많은 행운을 얻을 수 있다. ㅎㅎ

    다섯 번째, 인간인 노동자는 찰리의 아버지처럼 점차로 쫓겨날 수 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별 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아버지가 기계 수리공으로 다시 들어갔다는 점은 역시 골든 티켓이 가진 운의 힘일까? 실망 실업자나 단시간 노동자 등 불완전 실업자, 저임금 노동자의 비중을 나타내는 “부적합 취업률”이라는 지표가 있다. 미국은 23.8%로 ‘소위’ 선진국 중 제일 높다. (일반적인 ‘선진국’들은 10~15% 수준이다. 한국은... 32.8%다.)

    그런데, 아래 사진. 시계 태엽장치 오렌지 생각들 안 나시는지?

 
00352881 [] 애플을 제소해 보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26일 [월] 01:01:38

    근에 발표한 아이포드 나노때문에 한동안 온라인이 들썩들썩했었다. 항상 10G 이상의 음악이 들려 있어야 마음이 편안한;; 나로서는 살 생각이 없다. 지금의 iPod U2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음악이 점점 더 차 가면서 불안하긴 하다. 60G 짜리를 사야 하나. -0-) 그러다가 삼성과의 특별한(!) 거래 때문에 불만이 많다는 소식 또한 여기 저기에서 들렸다. 여기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은 애플을 덤핑 위반으로 제소할 수 있을까?

    1994 GATT 6조 이행협정(즉, 반덤핑 협정) 2조(판정)에 따라 한국으로 수출된 애플 아이포드 나노가 한국내 소비되는 동종상품(like product)보다 낮을 때, 아이포드 나노는 반덤핑 위반으로 제소를 당할 여지가 있다.

    단계 별로 잘 보자!



    1) 3조의 피해 판정에 보면 물량 및 수입품이 국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쳐야 하고, 이러한 제품의 국내 생산자가에 미치는 결과적인 영향(consequent impact)가 심각한 피해(material injury)를 입혀야 한다. 아이포드 나노가 팔린지 이제 이틀(?) 됐으니 지금 당장 제소는 무리데스.

    즉, 3조에서 벌써 막힌다. 지금은 무리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재미가 없지. 한국 업체를 위해(?) 좀 더 살펴 보자.

    2) 여기에서 국내 산업의 정의는 4조에 따른다. 국내 MP3 플레이어 업체 전부, 혹은 상당 부분을 접하는 국내 생산자가 들고 일어서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애플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삼성전자는 4조의 예외 조항에 따라 제외된다. 뭐, 삼성의 점유율이 한국에서 아이리버보다 높던가? 어떻게든 제소는 가능할 것이다. 단 5조의 조사개시 절차에 따르면, 삼성을 제외한 이들의 비중이 50%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소한 업체들의 비중이 25% 이하일 경우에는 각하된다. 단결이 요청되는 바이다. 삼성 빼고.

    3) 5조에 따르면 덤핑마진(수출가격 대비 백분율)이 2% 미만이면 역시 기각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이포드 나노의 미국 판매가보다 한국 판매가가 아주 약간이기는 하지만 싸지 않다. 2% 미만은 커녕 당연 기각된다는 의미다. 안 되겠지? 무시하자. 하지만 5조 8항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아이포드 나노가 수입되어봤자 얼마나 수입됐을까? 당연히 3% 미만일텐데, 이때,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수입하는 MP3 플레이어의 수입량도 각기 3%가 안 될 경우 총합이 7%가 안 되면 기각된다. 오호라. 이거라면 기각이 안 될 수도 있다. PSP를 동종 상품으로 본다면? 드라군이 출동한다면?

    4) 모두를 다 통과한다고 해도 수출자에게 해명의 기회를 30일 줘야 하며, 증거조사(6조) 다음, 60일 후나 되어야 잠정조치를 할 수 있지만 4개월까지만 가능하다. 잠정조치란?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이다. 실제 반덤핑 조치도 마찬가지인데, 약간 가격을 올리는 관세만 가능할 뿐이다. 당연히 맞제소도 가능하다.


    대충 이 정도 된다. 두 번째 것(4조의 국내 산업의 정의)의 제소 적격 빼고는 모조리 다 해당 사항이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아이포드, 팔려 보아야 얼마나 팔리겠나? 아이포드가 잘나서 팔리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국내 업체들의 자충수때문에 판매가 자꾸 아이포드쪽으로 건너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법에 매달리는 건 정말 보기에도 구차하다. 찌질스럽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라.

    계속 이러다간 결국 아이튠즈까지 들어오게 되어 있다.

    사진은 애플포럼 telyho님의 아이포드 나노 블랙과 B&O A8 이어피스 사진.

 
0035327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09월 29일 [목] 02:43:13

    르고 벼르던, 나이트 플라이트를 드디어 보았다. 머, 그건 딴로그에 썼고, 여기에서는 역시나(!)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확률이다. 어느 로그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에...

    당연히 다른 이야기다. 영화 안에서 남녀 주인공(?)은 우연히도 비행기에 나란히 앉게 된다. 그런 확률은 정말 천문학적인 수치이다. 더군다나 짧은 시간이기는 했지만 둘 사이에는 호감이 가득했거든. 아니, 꼭 비행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매한가지이다. 제대로 되먹은 남자들은 다들 이상한 년들이 채가고, 정말 매력많은 여자들 또한 다들 괴상한 넘들이 채간다. 게다가 말이다. 전에 했던 말을 또 써먹는다면, 충동이 있을 때는 용기가 안 생기고, 용기가 만땅일 때는 충동이 시들해져버린다. 완벽한 비대칭성이다.

    천문학적인, 거의 해가 서쪽에서 뜰 확률이던가?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확률에 알게 모르게 매달리게 되어 있다. 가령 매우 오래 전, 생일이 같다는 이유로 내 마음을 뺏어간 이가 있었다. ㅎㅎ 당시 내 입장에서 그런 이를 만날 확률을 “알랭 드 보통처럼” 계산해 보면, 0.0000456621005가 나온다. 0.004%로군. (정확한 수치 대입은 밝히지 않겠다. 365일만 대입하지는 않았다. 더 많은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 변수는 밝히기 힘들다. ㅎㅎ)

    0.004%의 그이를 만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웃기기는 한데, 사실 어떻게 만났건, 어디서 만났건 실제로 이런 사람을 ‘우연히’ 알거나 호감을 갖게 될 확률은 누구건간에 다 저렇게 천문학적으로 되게 마련이다. 누군가 말했잖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자, 여기에서 바로 확률이 마력이 가진 치명적인 허점이 등장한다. 알랭 드 보통도 ”그 책“ 안에서는 그 허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일까?

    터무니 없는 우연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정말 기가막힌 기적이라 할 수 있는 지구, 자연, 나 자신은 당연스럽게 생각한다. 당연히 오늘은 잠을 자고 내일 일어나며, 친구들과 신세한탄할 궁리를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하게 된다. 즉, 무엇 하나 ‘의미’를 두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로 여기에서 슬픈 베르테르가 탄생하기도 하고, 기쁜 베르테르가 탄생하기도 한다. 성 구분도 의미가 없다. 슬프건 기쁘건, 고뇌하는 이 누구나 자신은 베르테르이며, 타자는 롯데일 수 밖에 없으니까.

    따라서 그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 (우연이 아닌) 우연을 필연이라 생각한다는 것. 사랑이다. 이를테면 앤디 워홀의 ‘잠’이라는 영화(?)에서 모든 스토리와 플롯을 상상해내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ㅎㅎ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베르테르임에도 불구하고, 롯데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쎄고 쌨다. 자라나려 하지 않는, 그리고 자기 혼자 외롭다는 신세한탄은 다시, 여기서 시작한다.



    http://www.albireo.net/powe ... 4317,40644,>알비레오 파워북에서 보고 냉큼 사용해 본다. 뭐, 뻔히 아는 얼굴이니만큼 하루 이틀 써 보고 말겠지만 정말 이거 아이디어 좋지 않나? 쿼츠 그래픽 엔진이 워낙 좋으니 이런 ‘물건’이 나오는 것일 터. Windows Graphics Foundation이 비스타에 진짜 탑재가 되긴 될까? ㅎㅎ

    왼쪽은 내 파워북 모니터이고, 오른쪽은 파워북에 붙여 놓은 싸구려 LG 15인치 LCD임. 당연히 맥 오에스 텐이어야 한다. 타이거 이상일 것...같음. ㅎㅎ 확실히 윈도우즈보다는 맥을 쓸 때 이런 자질구레하고도 정감나는 악세사리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건 분명 맥의 우월성이다. 핫핫.

    음. 다른 미소녀 사진을 올릴 것을 그랬나;

 
00353678 [] 사랑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03일 [월] 02:24:31

    알고보니 해피엔드의 감독이었다...라고 쓰고보니 해피엔드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나질 않는다.;; 머 주연 배우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볼 사람은 볼테고, 안 볼 사람은 안 보겠지. 그런데 마냥 다 밝힐 수는 없다만 역시 경험하는대로 보인달까? 조금은 아픈 추억이 떠올라서이다.

    글쎄다. 흔한 나이대(?)가 아닌 쌍들은 다른 뭔가(?)가 있다. 딱히 그네들만의 특징이랄 수는 없겠지만 ㅎㅎ 서로간에 질투심이 대단하다는 거다. 결론은 심각한 다툼으로 발전한다는 데에 있지. 아직 사랑이 남아 있다면 모멘텀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오래 전, XX동의 한 놀이터에서 경험한 적 있다. 묘사하기는 좀 어렵다. 싸웠던 이유는 못쓰겠고, 새벽녘에 되어야 둘이 펑펑 울면서 화해했었다는 기억이 난다. 오래 가지는 못했었지만 정말이지... 잊고 있었다가 영화를 보면서 불현듯 생각나더라는 거지. 그래. 난 극중의 이석, 극중에서 땡깡(?)을 부리는 이석, 정말 유치하게 행동하는 이석을 이해한다. 그것도 절실히 이해한다. 나도 저랬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시기(?)의 나는 인간적으로 추했었다.

    그래서랄까? 난 이 영화를 대단히(!) 재미나게 보았다. 구성 자체는 일일 드라마만큼이나 비현실적이랄 수 있겠다만 그놈의 ‘이름’ 부분만 빼면, 정말 현실적이다. 게다가 이 영화의 미덕이랄까? ‘여자, 정혜’보다 굉장히 튼실하게(?) ‘여자, 인영’을 그렸기 때문이다. 중간 부분 등장하는 ‘액정 모니터’나 KTX에서 보이는 충격적인 반전(!)도 그렇거니와 이 영화는 서른 살 먹은 ‘인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알 수 없는 미래를 동시에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과거와 현재는 모두가 다 ‘이석’이었다...

    ‘나 정말 쿨하게 살고 싶어’처럼 쿨하지 못한 대사가 없건만, 그런 사소한, 그리고 시시한 단점들을 빼고 나면 정말 이야기 자체가 쿨하다고 할 수 있다. 예상대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도 않을 뿐더러, 이석의 비중은 의외로 거대하다. 다시 말하거니와 ‘여자, 인영’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이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more...||close||@@||

    ‘오 나의 여신님’ 몇 권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우르도는 과거의 여신, 베르단디는 현재의 여신, 스쿠르도는 미래의 여신이었다. 여신 만화이니 그들이 여신인 것은 이해해야 할 것이다.(여기서 북구 신화 이야기 꺼내면 반칙!) 단, 이 영화에서는 ‘여자, 인영’의 상대 역할이어야 할테니 이들은 모두 과거와 현재를 어루만져 주어야 했고, 끝에서 모두가 한 자리에 만나는 청년들이어야 했다. 인영은 저절로 사랑니가 아퍼오기 시작했고, 오히려 그 아픈 사랑니를 갖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어쩌면 될 수 있을 미래에게 모두 장난(!)을 건다.

    그 장난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생각치 못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된다. 아래 사진은 그 ‘반복’을 나타내는 장면인데,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져 왔다. 정말 저 장면 나올 때는 환~해지더라. 그렇다면 서른 살의 ‘인영’은 어떤 것을 선택할까? 이석으로 끝낼까? 정우로 나아갈까? 모두 다 짊어지고 가면 안 될까? ㅎㅎ 무당 할머니도 말씀하신다. “복스러운 년.“

    우리의 여신, 베르단디도 이런 말씀을 남긴 바 있다. ”여자란, 사랑을 하면 언제나 소녀.”

 
00354025 [] 독일 총선 결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06일 [목] 02:44:13

    갑자기 삘 받아서 쓰는 거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정말 코멘트 해야 할 필요성을 갑자기 느꼈다. ㅎㅎ 딴로그에도 썼지만 ‘굿바이 레닌’에 나오는 ‘향수(鄕愁)‘가 현실화되어 가고 있어서 그렇다. 한국도 앞으로 마찬가지가 되지 않겠나? 물론 일당독재로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사실은 슈피겔에 나오는 의석분포표와 르몽드에 나오는 의석분포표의 설명에 흥미로운 차이점이 있어서 그렇다. 슈피겔의 성향이야... 글쎄. 개인적으로는 르몽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관점의 차이랄까? 슈피겔의 분포표는 플래시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르몽드의 분포표를 올리겠다.

    르몽드의 분포표에는 분명 국가민주당(Nationaldemokratische Partei Deutslands)가 언급되어 있지만, 슈피겔의 분포표에는 없었다. 혹시 영국도 선거를 벌이게 된다면 르몽드에는 BNP가 언급될지 그것이 궁금할 따름이다. ㅎㅎ 의석 수가 없으면 차라리 안 올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사소하지만 그래도 표를 딴 당을 올려주는 편이 나을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이 당이 어떤 당인고...하니, 간단하다. 독일 헌재에서는 판결을 보류(?)했지만 네오나찌당이다. 아니 뭐, 아직 공식적으로 차단(?)당하지 않았으니 극우파라고 해 두자. “national"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면 대부분 그러하다. (한국도. ㅎㅎ)

    사실 걱정할 바(?)는 못된다. 예전에 비해 득표수가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주인공, PDS(Partei des Demokratischen Sozialismus, 여기에는 Parti de gauche라고 되어 있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원래 있던 동독 공산당과 SPD에서 갈라져 나온 라퐁텐의 일파(?)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좌파 정당이다. 이 PDS가 2002년 총선 때는 의석이 딱 두 개 였거든.

    보시라. 지금은 54 석이나 차지하였다. 대부분은 SPD에서 뺏어 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 외 녹색당 의석이 세 석 줄어든 것도 뭔가 영향을 끼쳤으리라. 그리고 언론에서 잘 안 다루는 것 같은데, PDS 말고도 FDP의 약진(?)도 봐줄만 하다. 얘네들은 이번에 성공했다고 뻥치는(!) CDU에서 표를 뺏어왔다. 르몽드에서는 그저 리버럴이라고 표시했지만 개인적으로는 CDU보다 훨 우파라고 본다.

    별 재미 없는 이야기같지? 그런데 이게 다 한국이 앞으로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모습이라서 그러하다. Große Koalition도 그 일부이긴한데, 정치의 양극화이지 뭐. 경제 뿐만이 아니다. 모든 것이 양극화 되어가는 듯 하다. 남는 건 으스스한 불안감 뿐이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00354241 [] 친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08일 [토] 00:20:03

    20세기 소년을 읽어보셨다면 ‘친구’가 누구일지 참으로 궁금할 겁니다.

    현재 ‘친구’로 등록한 사람은 A, enid, 뚜비님입니다. 에.. 피라미드 식으로 할 거에요. ㅎㅎ 추천할 사람 있으면 추천하셈! 주로 사진이 올라올 겁니다...

 
00354424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 주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09일 [일] 23:35:28

    이제는 다들 내가 눈물이 얼마나 많은지 아실까나.; 실은 어제 침대에 누워서 ‘사랑해야하는 딸들’의 제 3화를 읽으면서도 눈물이 났었다. 특히나 사야코의 할아버지와 같은 사람들이 전쟁 기간동안 얼마나 고초를 겪어야 했는지, 주변 사람들이 다 ‘전향’하는 모습을 어떻게 지켜 보아야 했는지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그 할아버지를 쏙 빼어 닮은 사야코가 수녀의 길을 가는 것은 정말 모순이 전혀 없으니 눈물이 안 날 수 없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균형이 잡히기 때문이다.

    실은 이 영화에서 임창정 부부(?)가 연기하는 장면도 슬프다기보다는 저런 사람들이 실제로 많기에, 어쩔 도리가 없을 때가 많음을 알기에 서러워서 막 눈물이 났다. 그리고 ‘러브 악츄얼리’가 얼마나 느끼한 영화인지, 일단 먹고 사는 사람들의 말장난과 판타지가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세상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지가 서러워서였다. 정말이지 그 영화는 설탕도 될 수 없다. 사카린일 뿐이다.

    당연히 이 사회가, 무엇이든 양극단으로 달려가는 이 사회를 어떻게 할 수가 없는지도 서러웠다. 사람을 어떻게 ‘전향’시켜 놓는지 정말 실감나게 깨달을 수 있지 않나.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거부감, 왠지 모르는 마지막 양심의 제한을 ‘돈’은 가뿐히 뛰어 넘는다. 그런 사회가 이 사회이다. 한 번 갖고 나면 절대로 풀 줄 모르는, 한 번 움켜쥐고 나면 언제나 자신만의 ‘자유’를 원하는 사회가 이 사회이다.물론 꼭 이 사회만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나라들도 대부분 비슷하다. 행복지수 따위는 말장난일 뿐이고, 전원 생활의 낭만은 그야말로 판타지다. 하지만 한 번 갖고 나면 진짜 행복 운운하면서 낭만을 찾게 되고, 러브 악츄얼리같은 영화를 보게 되어 있다.

    한편 그렇기 때문에, 정글과 다를 바가 없는 금수(禽獸)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가 본 상업영화중에 제일 그럴싸하게 보여준 영화가 바로 복수는 나의 것이었는데, 이 ‘내 생애...’도 해피엔딩이 되기 직전에 끊어버렸으면 나만의(?) 칭찬을 받았을 것이다. 장사에서는 망했을테고. ㅎㅎㅎ

    그런데 어떻게 보면 금수만도 못한 사회이기 때문에, 아니, 금수보다도 못해야 걱정 없이 편히 살아갈 수 있기에 예술이란 게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요는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만큼 좋은 예술의 소재가 없다.

 
00355270 [] 프라하의 연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18일 [화] 02:28:01

    정말이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대사가 있다. 투캅스(1993)에서 안성기가 궁궐같은(?) 집에 들어갈 때 “누구세요?”라는 부인 목소리가 들린다. 안성기는 그때 이렇게 말했다. “경찰이야.” 프라하의 연인 작가도 그 대사를 염두에 두고 “도둑이 들어왔어요.”를 만들었을까? 그랬으면 좋겠고, 그랬을 법 하기도 하다. 오늘-앗, 어제로군- 프란체스카에서 형사(누구지?)가 현영(나 현영 너무 좋다! ㅎㅎ)에게 “이제 못 나가요. 여기 들어왔으니까.” 하는 정말 느끼한 대사보다 덜 느끼하면서 아이러니컬하거든.

    일요일날 H누나와 점심을 먹다가도 프라하의 연인 이야기가 나왔고, 그러고보니 오늘 H와 점심을 먹을 때에도 프라하의 연인 이야기가 나왔다. 나도 최근 것은 못 보았지만 SBS 드라마치고는 대단히 재밌지 않나. 누나는 이렇게 말했다. “전도연이 ‘나 양다리 걸칠래.’라고 말했는데, 그거 정말 여자들이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고 입박으로는 못 내는 말이라구. 너무 시원하더라.“

    사실 극중 김주혁 같은 남자가 실제로 있다면 내가 아는 여자들 중 열 중 아홉은 손사래를 칠 것이 뻔하다. 당연하다. 잘생긴 김민준이라면? 제아무리 장두령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손사래를 칠 여자들이 많지. 그렇다고 그것을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남자’이니까~ 하고 끝내는 건 뭔가 석연치 않다. 위 누나의 발언도 그러하고 남자도 그러하고 여자도 그러하고, 그러고보니 다 그렇네. 결국은 한 명의 마음이면서 영화 큐브에서처럼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마음의 레이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간단하게 말하면 걍 꼴린대로~가 정답이시겠다. ㅎ

    나야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상황 설정(대통령의 딸이라든가, 장애인 호모(?)같은 친구라든가, 프라하는 전부 다 양념에 불과하다. 삼각 관계로만 한 시간 끌기에는 너무 지루하지 않겠나)에 대해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려면 저렇게 짜증나게 계속 딴 여자, 딴 남자 쳐다봐야 하잖겠나라고 말하긴 했지만 주옥같은 대사와 함께 그런 생각은 무력해진다. 일요일날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정말 기가막히긴 하던데, ‘저렇게까지는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흡인력은 오로지 ‘드라마이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제아무리 판에 박힌듯한, 아니 얼토당토 않는듯 하게 설득하려는듯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저건 어느별에선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저렇게 정신나가도록, 쎄빠지도록 사랑하는 사람은 분명 있었다. 기가막힌 장면은 조금만 바꾸면 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함부로 불평할 수 없다. 불평해야 한다면, 그랬던 사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돌을 던져도 자격이 있어야 던지지.



    그런데 저 유명한 대사들을 실제로 연애할 때 쓰게 되면 어떻게 될까 사못 궁금한 바이다.

 
00355595 [] 새드무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21일 [금] 01:32:46

    사진은 ‘심각한 얼굴로 아이엠그라운드를 하는 임수정’.

    이것도 ‘러브 악츄얼리’ 풍으로 나온 영화 중 하나이다. 이런 것도 장르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목을 다른 걸로 지었으면 좀 더 낫잖을까 싶었다. 거 왜 가장 유명한 사례가 ‘이중 간첩’ 아니던가. 제목에서 모든 사실을 알 수 있으니 기대도 그만큼 안 하게 된다는. 새드 무비라는 제목도 ‘이별을 대행해드립니다’ 정도로 바꾸면 좀 더 기대를 올릴 수 있잖을까? 물론 그렇게 할 경우 시나리오도 꽤 수정해야 했을테지만.

    비슷한 컨셉(?)으로 나온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 주일‘과 비교한다면 ’~일 주일‘에 편을 들 수 밖에 없겠다. 그 영화 글에서 썼듯이 ‘느끼도’를 통해 측정한다면 ㅎㅎ 새드 무비는 좀 느끼하다. 진부하다는 말만으로는 충분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똑같이 죽어서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좀 더 한국 드라마같지 않게 장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군다나 놀이 공원 커플(!)의 이별은 도저히 이별이라 여겨지지가 않았으니... 딱히 눈물도 나지 않았다.

    어째 보니 욕만 한 셈이 됐는데(!) 솔직히 재밌게 보았다. ㅎㅎ 의외로 개그 장면이 많아서 생각보다 즐겁더라구. 게다가 꼭 켄 로치같은 사람이 한국에 없다 하더라도 느끼한 서양 로맨틱 코메디들보다는 훌륭한 상황이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다. 뭐, In good company정도의 로맨틱코메디(?)라면 대환영이지. 임시직의 연속밖에 될 수 없는 후리타(한국도 후리타들이 꽤 있을 걸로 짐작한다)라면 아무리 끼리끼리 모인다 한들 연애 전선에 심각한 먹구름이 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차태현-손태영 에피소드만 떼어나서 장편으로 만들어도 왠지 모두가(?) 공감하잖을까 생각한다. 장기에는 모두가 죽듯, 결국은 모두가 일자리를 잃게 되어 있어서 그러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수정님은 정말 매력적이다. 수정님 사랑하는 분들은 필 관람. +_+

 
00355930 [] Les poupées russ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25일 [화] 01:17:00

    딴로그를 뒤져보니 오베르쥬 에스빠뇰(한국에서는 괴상한 제목, ‘스패니쉬 아파트먼트(??)‘로 잠깐 개봉했었다)의 내용을 그 로그에 올렸던 때가 2003년 4월이다. 루이님의 뽐뿌(!)로 프낙에서 DVD를 샀던 기억이 나는구만. 그 때 로그를 보니 코멘트에서 루이님이 재밌어할지 걱정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0-

    ㅎㅎㅎ 굉장히 재밌어 했었다. 자막이 정신 없게 색색깔(본 사람들은 안다. 여기에 몇 가지 언어가 나오는지;; )로 나와서 그렇지 정말 이와 같은 (Quel bordel!) 유럽이 엉성하게나마 합쳐진다는 우화를 보기가 별로 쉽지만은 않잖던가. 게다가 영화의 영원한(!) 주제인 ‘성장통’이 아주 생생하게(vivement!) 그려져 있는 영화이기도 했던 것이 바로 오베르쥬 에스빠뇰이었다. 마지막 쎈(씬 대신 쎈이라고 읽어주겠다. ㅎㅎ) 기억 나시는가. 아, 본 사람이 별로 없을텐가... 자비에는 결국 고급 공무원(?)직을 포기하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였고, 굉장히 폼내면서 끝낸다.

    팔릴만한 매체는 거기서 모두 끝난다. 적당한 도발로 마무리를 지어야 ‘여운’이라는 것이 남고, 아직은 세상이 아름답지 하면서 밖으로 나서게 된다. 사실 오베르쥬 에스빠뇰의 주제가 꼭 ‘다른 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럽 통합 사상을 뒷받침하는 데에 더 충실한 영화였기 때문에 간과해도 상관 없는 일이다. 그런데 클라피슈 감독이 이번에는 뭔가 더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러시아 인형이다. 밖으로 놀아 봤으니, 이번에는 안으로 놀아보자인가. ㅎㅎ 포스터만 보아도 자비에를 중심으로 여자들 사진이 주르륵~ 나열되어있고, 실제로 표면에 드러나는 자비에의 문제는 결국 ‘여자 문제’로 귀결된다. 남자의 답답한 속을 알아주는 속깊은 레즈비언 친구, 이자벨(세실 드 프랑스!)은 거들 뿐. 겹겹이 쌓이는 자비에의 여자들은 자비에를 성공적으로 30대로 이끌어 줄텐가.

    게다가 현실적으로 영화 안에 나오는 드라마, Passion d'amour ? Venise처럼 한국 아침 드라마(!)같은 극본과 대필(!)로 삶을 꾸려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전편에서 폼나게 직장을 뛰쳐 나갔던 자비에는 힘들기만하다. 뭐, 뛰쳐나가는즉시 주변에 손벌려야 하는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곳(!)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꿈만 꾸면서 실천하지는 않는, 그런 걸 정말 실천하는 경우 무지막지하게 내려올 메피스토텔레스의 유혹이 아니겠는가. 아무 것도 모르는 할아버지는 그저 꿈을 잃지 말라는 꿈같은 소리나 한다. 그를 안 속일래야 안 속일 수 없다.

    자비에와 비슷하게 갈림길에 서있는 사람으로서 깊이 그에게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오늘은, 내일은 어떻게 영혼을 팔아야 하나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도가도 끝없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처럼 답은 안 보이고 뻬쩨르스부르크에 있다는 ‘이상(理想)’의 거리는 그저 러시아인들의 괴팍한(?) 취향을 드러낼 뿐이다. 결국은 뭔가 하나라도 중심을 잡으라는 말이렷다?

    이 영화, 사실 20대 중반 이상 관람가는 되어야 할 듯, 게다가 전작인 오베르쥬 에스빠뇰을 되도록이면 보고나서 봐야 한다. 그리고 중대한 교훈. 영화에서도 나오는데, 사랑은 통역되기 힘들다.


    PS) 마지막 대사의 단어가 dass였는지 was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dass였다면 더더욱 심증이 굳어지는 거라. ㅎㅎ

    사진은 천사 마리온(!).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불어와 독어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원래는 프랑스 배우임.

 
00356470 [] 下妻物語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0월 31일 [월] 02:43:47

    생각이 많이 나는 영화일 수록 양 로그를 다 채우게 마련인데, 이번에도 그러하다. ㅎㅎ 오늘의 메뉴는 “불량공주 모모코”이다. 이 영화에 대해 어떤 사람(검색해서 들어갔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의 로그를 봤더니, “이 영화는 왠지 모르게 혼자 보는 사람이 많았다.”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흠칫. 원체 혼자보는 영화가 많은 나로서는 딱히 뭐라 할 바가 없다 하겠으나, 이 영화 내용 자체가 ‘혼자’라는 단어가 워낙 많이 나와서 찔리기 때문이다. ㅋ 여담인데, 이 영화에서는 고독(孤独)보다 혼자(一人)라는 단어가 쓰인다. 단순한 단어 차이라고, 일본어의 어감 차이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하나’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히토리가 코도쿠보다는 더 나을 것이다...

    단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정말 인상 깊은 대사 중 하나가 ‘배신이라고 쓰고 인간이라고 읽는 거야.’라는 모모코 공주님(!)의 말씀이다. 일본어, 특히 인쇄되는 일본어의 특징이 바로 한자로 쓴 다음에 한자 위 발음(후리가나)을 뜻은 통하되 전혀 다른 말로 바꾸어도 ‘된다’라는 점이다. 생각해 보라. 데쓰노트의 주인공 ‘야가미 라이토(夜神月)’를 한자만 보면 누가 저렇게 읽겠나. “밤의 신, 달”, 그리고 “빛”을 뜻하는 영어 단어 light를 “라이토”라고 바꾼 데쓰노트 작가의 장난질과 만화 내용을 연결시켜 놓고 보면 일본어의 편리함(?)이 이런 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ㅎㅎㅎ

    하여간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 인간, 그것이 배신. 정확한 표현 아니겠나. 자기도 자기 자신을 저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에, 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의 룰을 자신이 지킬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친구를 양배추와 같다 여길 수는 있겠지만, 그 양배추가 양배추로서의 의리(?)를 저버리고 자신을 교통사고로부터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 영화 하나 하나가 되씹어보면 여러모로 써먹을 구석이 많이 나온다.

    즉, 자기 자신의 룰을 자신이 지키기 위한다는 것? 바로 시모츠마 마을에 들어선 대형 양판점, 쟈스코가 츄리닝(Jersey 스타일?)을 판매하는 것이 대한 정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잠옷 밖에 안 될 로리타 드레스에 장미 문양을 새기는 것과 같다. 개성을 없애면서 자유라 망발을 하는 ‘시장’에게 ‘베이비‘가 본 때를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룰‘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그곳은 바로 로코코가 지배하는, 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될 터이다.

    이것이 바로 아담 스미스 선생이 설파하신 진정한 자본주의다. 모두가 자기 욕심을 채우면 공공선은 저절로 세워진다. ㅎㅎ

 
00356762 [] 전향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03일 [목] 01:08:26

    딴로그에도 이 인용을 하였는데, 여기에도 하겠다. ㅎㅎ

    I cannot and will not cut my conscience to fit this year's fashions.
    Lillian Hellman
    , letter to Committee on Un-American Activities of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May 19, 1952

    릴리안 헬만(그녀의 책은 읽어본 바 없다...)은 그저 decency를 지키노라 말했었다. 쯔루미 슈운스케의 ‘전향’에서의 해석은 ‘정상성’이라고 되어 있다. 보통의 영한 사전에서는 체면이라 되어 있지만 보통 체면이라는 말 뜻이 부정적인 어감을 갖게 되어버렸기에 ’정상 감각‘정도가 제일 나은 번역이지 않을까 싶다. 당연한 말이다. 그 흔치 않은 ’정상 감각‘을 가졌다면 저 미친 광풍에 그저 엎드려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말을 끝까지 지켜냈다. 인용으로 된 말은 릴리안 헬만이 메카시 위원회(무슨 위원회인지는 저기 써있다)에서 했던 말이다.

    자, 저 위원회 표시명도 잘 보자. 하원 비국민행위 위원회라고 해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이 책, 전향에서 역자는 반미국 행위 위원회로 하였지만, 쇼오와 시대 때 반체제 인사들이나 조선인들을 압박할 때 쓰던 용어가 “비국민”이다(그 이전, 메이지나 다이쇼오 시대 때에도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 신문 잘 보는 사람이라면 최근에도 저 단어를 이시하라 신타로오가 썼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Un이 갖고 있는 의미를 Counter로 해석하기보다는 “非”로 해 주어야 그럴듯 하다는 의미다. 메카시가 잡으려고 했던 것은 결국 빨갱이라기보다는 미국인답지(?) 못한 모든 유명인들이 아니었던가...

    아니 뭐 번역 강좌(?)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ㅎㅎ 말을 지배해야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더더군다나 이 전향과 기막히게 어울리는 김규항의 ‘나는 왜 불온한가’ 맨 처음에 나오는 글도 ‘친일파’에 대한 소재로 ‘적절한 단어의 중요성’이 드러나 있지 않나. 그런데 선생님께는 좀 애석한 말이지만 친일파라는 단어 자체는 워낙에 견고하게 뿌리박혀 있다. 비국민이 ‘국민이 아니’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듯이 말이다. 자신의 친일성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반일을 조장했던 그들 덕분에 더욱 더 친일파의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悦)를 친한파라고 해 보면, 그것은 정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중립적인 단어’이다. 그러나 친일파가 친일파로 되어버린 것은 우리 자신들의 탓이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나는 인물이 있다. 어렵사리 사진을 구한 박열이다. 맨 오른쪽 인물이다. 부인이 임신한 채로 자살 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지 무척 궁금하다. 천황 폐하의 은사를 가슴 깊이 기뻐하고 있었을까? 그를 생각하며 나를 생각한다.

 
00357098 [] 노란 구미의 한국일본 이야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06일 [일] 23:58:33

    스포츠 투데이의 미루쿠 부쿠로나 새댁 요코짱의 한국 이야기 등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만화로 나타낸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식으로 심각하게(싱코꾸나~) 시작하면 왠지 안 될 것 같다. ㅋ

    결론만 말하자면 세 만화들 중 내 마음에 제일 든 책은 정구미 씨의 ’한국일본 이야기‘이다. 구입해서 읽어보시기 바란다. 일본인들의 한국 이야기도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회색인(!)의 이야기가 좀 더 심장이 끌리지 않을까 싶다. 자이니치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하지만 긴장감을 잃지 않게 실어낸 매체가 흔치 않아서 그러하다. 정구미씨 정말 화이팅이다! :D

    비단 자이니치들에게만 그런 것은 아닌데, 실제로 그들을 반쪽빠리라고 불렀던 아이들이 예전에는 분명 있었다. 지금은 당연히 그런 시각이 있을리 없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여전히 입국에 통제를 가하고 있는 자이니치들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 가령 아래 로그에 연결시킨 사진에 나오는 사진을 클릭하면 앉은 사람 맨 오른쪽의 박열 옆에 김재화가 나온다. 그는 ’총련‘도 아닌 ’민단‘이었고, 민단의 ’장‘까지 맡았었다. 그러나 그는 김대중을 ’살린‘ 죄로 한국에 입국하지를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한민통 단원들 모두가 다 그러했을 것이다). 그가 살린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어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한국을 다스리는지 알만하다...

    물론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다. 한국이 점점 떳떳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총련계 아이들도 별 어려움 없이 한국에 입국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자이니치들도 한류덕분인지는 몰라도(웃음) 밟게, 더욱 더 밝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여담이다.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던데, 자이니치들 중 ‘조선’ 국적을 가진 사람들은 북한 국적을 가진 것이 아니다. 일본은 ‘조선인민공화국’과 수교를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국적을 줄 수가 없다. 인정을 안 해서 그렇다(웬 할슈타인 원칙?). 이들이 가진 ‘조선’ 국적은 ‘조선’ 호적(戶籍)일 따름이다. 즉, ‘조선‘ 호적을 가진 이들은 일종의 무국적자이다. 당연히 일본 국내법상 차별을 받는다. 그리고 이들에게 ‘한국’ 국적이나 일본 ‘국적’을 부여하는 일은 제도상으로‘만’ 간단할 뿐이다...

 
00357318 [] 愛がなくて|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09일 [수] 01:17:32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요시나가 후미가 그린 만화다! 절대로 실제 인물과는 관계 없으며, 단 식당만은 실제로 있다고 주장하지만, 첫 장을 보면 여지없이 요시나가답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리얼하다. ㅎㅎ 첫 장 부터 “Y나가 F미. 남자들간의 애널 섹스 등등을 그려 생계를 잇고 있는 31세.”라는 대사가 나온다. 으흐흐 요시나가가 그린다면 사실 무엇이든 다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무엇보다 한 권으로 이뤄진 이 만화의 미덕은 아무래도 먹거리에 대해 ‘마치 자기가 만든 양’ 떠들고 싶어하는 유쾌한 방식이다. 메뉴얼처럼 요리를 이렇게 저렇게 하는 만화보다 실질적으로는 이런 식당 순례 만화가 더 먹히지 않을까 싶은데, 한국도 이런 거 잘 그려줄 작가가 누가 있을까. 당장은 생각이 안 나네...

    그리고 만화에 나오는데, Y나가와 S하라는 30살이 됐을 때 결혼하기로 20대일 때 약속(보험?)을 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주위에 그런 약속 한 사람들 꽤 된다. 다들 그러고 사나봐. 그리고 그들은 이내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그 제한을 35세로 늦춘다. 아니 Jeux d'Enfants과 같은 영화도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니라. 20대들이여. 그런 약속 함부로 하지 말 지어라. (웃음)

    덤으로 S하라는 분명 시노하라일테고, Y나가는 요시나가, K코는 쿄코일까? M모토는 마쯔모토겠지.. 하는 식으로 이름 맞추기 게임도 재미가 꽤 쏠쏠하다. 물론 해답은 Y나가 언니만이 알고 계시겠지~.

    ||@@||매 화 끝마다 이런...||자세한 정보가!||@@||

    동경 여행갈 때 아무래도 필참을!

    참참. 일본 아마존 사용자 코멘트란에 보니까, 한국식당 할렐루야의 지도가 틀리다더군요! 고쥬이시떼요~

 
00358236 [] Persepolis 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18일 [금] 02:23:48

    사실, 그쪽(?)에서 “마르잔”이라고 하면 시장을 뜻하기도 하고, 왕족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다던, 그 나라(!) 대규모 할인매장 이름이기도 하다. 카사블랑카에 장보러 갈 때면, 신토불이(?) 기업, 마르잔과 네덜란드 체인인 “메트로”가 있었는데 으레 마르잔을 가곤 했었다. 좋았거든.

    의미 없는 이야기다. 이란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곳도 아니고, 알파벳도 아랍어에서 보다 확장된(?) 형태를 사용한다. 발음은 대충 비슷한 것 같은데 도저히 모르겠다. ㅎㅎ 정말 이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여러분들도 별반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나 모르겠으면, 저번 이란 대선 때, 이란 문제를 토론하는 데에 있어서 이란어과 교수가 왜 나오는가. ㅎㅎ 하기사 그쪽 언어를 공부하는 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모두가 정치 문제도 거론하곤 한다. 어차피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 책, 페르세폴리스는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아트 슈피겔만의 “쥐”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지만(그 이유는 좀 복잡하다), 이 책만은 꼭 추천한다.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은 아직 안 보아서 뭐라 말하기 그렇다.) 절대로 생각 없이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이란 현대사를 짐작도 못하는 사이에 매우 효율적으로 주입시켜줘서 그렇다. ㅎㅎ 사트라피가 직접 쓴 머리말에도 나와 있지만 이란에 대한 평균적인 ‘인상’이 실제와는 당연히 다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일종의 개인적인 역사청산이랄까?

    용서는 해 주어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50년대에 모사데그 총리를 몰아내고, 국유화시켰던 앵글로-이란 석유회사에 ICJ 재판까지 걸었던 그들이 누구인지, W. 처칠과 T. 루즈벨트의 손자가 거기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과연 카터가 이란 대사관 인질 사건 때문에 재선에서 떨어진 것인지를 누군가는 알아야 한다.

    이 책이 그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위 그림에 나오듯 굳이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닐지라도 그쪽 아이들도 유행하는 청자켓을 입고, 가수 뱃지를 달고 싶어한다(외출을 위한 풀라를 꼭 착용해 주는 센스;; ). 당연하듯 싶지만 그걸 생각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서 첫 단계를 너무나 재밌게 제공해준다. 2권도 조속히 번역되길~ ㅋ

 
00358382 []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20일 [일] 01:19:21

    위의 짓거리(?)... 꼭 해 보고 싶었지만 못하였다. ㅎㅎ

    정말 우기고님 말마따나 보고 나오면서 누구와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애플 체험 센터 한 번 찍고, 서울 문고 한 번 찍고, 에반스 한 번 찍고 나왔을텐데 그저 홀린 사람처럼 빨간 목도리를 성급히 맨 채 허겁지겁 밖으로 나갔다. 누가 볼 까봐 두려운 탓도 있었을 것이다. 누가 알아 볼 까봐 두려웠을 것이다. 누가 말을 걸 까봐 무서웠을 것이다.

    좋은 글이라는 것이 원래 독자를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글이니만큼, 좋은 영화도 아마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 아닐까? 대단히 불편한 영화다. 영화 자체가 모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도저히 잊혀지지 않은,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는 기억의 공백(lacuna) 때문이다. 아니, 그런 공백은 한 두 개가 아니다. lacunae라고 써야 할 것이다. 굿 모닝, 라큐나~

    그런데 더욱 난처한 점은, 그러한 공백이 순간적으로 튀어 나온다는 데에 있다. 벌건 대낮에 길을 가다가도, 전철을 타다가도, 음악을 듣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머리 속이 가위 눌린 듯한 느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 차례의 예외도 없었다. 모두가 다 예전 사랑의 기억이었다. 그럴 때 나는 무의식적으로, 거의 자동적으로 욕설을 퍼붓는다. 일종의 기도요, 일종의 굿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래도 기억이 남는 것이 좋을까? 정말 스타일 좋은 커스틴 던스트가 마지막에 하는 행위(?)는 과연 올바를까? 모르겠다. 어느 한 편을 들 수가 없다. 기억해서 되돌릴 것이 아니며, 기억 안 해서 행복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따금씩 이름마저 기억이 안 날 때도 있다. 잠시동안 괴로워하다가 이내 잊는다. 기억 같은 것 하지 않아도, 매번 상대를 바꾸며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하고서야 직성이 풀리는 가련한 인간이라서 그럴까.

    여자야, 좋은 여자야. 내게 술을 사다오.

 
00358751 [] 나는 왜 불온한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23일 [수] 01:08:28

    그의 로그 초기에는 코멘트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이내 트랙백만이 남게 되었다. 세상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그가 트랙백만을 남겨 놓은 것은 좀 얄굿다. 밤마다 ‘사회평론가’로 돌변하는 네티즌들을 속으로 비웃기 위해 남겨 놓은 것은 아닐까 몰라. ㅎㅎ

    암튼, 나는 그가 지향하는 바와 사뭇 다른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있고, 대외 관계에 있어서는 철저하기 그와 반대편이라 생각한다. 말하자면, 이라크 파병은 내키지는 않지만 찬성하는 편이다. 그런 문제에 있어서 나는 철저히 성악설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를 ‘선생님’이라 생각한다. 정신 분열적인가? 그래도 실제로 그를 만난다면 고개를 조아릴 것이다. 그리고 아무 말도 못꺼낼 것 같다...

    떠드는 것보다,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쓰러지건 터지건, 심지어는 완전히 납작 엎드릴 수 밖에 없더라도 직접 싸우는 것만 못하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 머리 속의, 혹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속의 체게바라를 숭상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옆에서 행동하는 ’게바라‘들을 비웃는 걸 대단히 불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지금도 누군가의 딸의 죽음을 더 애처로워 한다. 국회의사당에서 지금 당장 죽어가는 노인(?)이 있다는 건 알련가. 다른 나라, 다른 현실에서 올바른 것을 선택하기란 대단히 쉽다. 우리 나라, 우리 현실에서 올바른 것을 선택하기란 무척이나 용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더욱 더 불편해진다. 나의 정신분열적인(?) 행보는 결국 뭔가 취미 하나를 잡아 거기에 매진하는 형태로 옮겨가서 옛 글들을 ‘끌끌’거리는 아저씨가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ㅎㅎ

    69 쪽, ‘마리아의 기억’을 읽을 때는 정말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읽었다. 나 자신이 이리 부끄러워지는 거야 짐작은 했건만, 김규항의 글들은 내게 ’인스턴트‘ 양심을 선사해준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이상 못나간다는 건 정말 이 비루한 삶에 부담을 더 안겨다 준다. 정말이지, 결국에는 침묵만이 남게될지도 모르겠다.

 
0035875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23일 [수] 01:19:54

    좀 되었는데, 르몽드를 읽다가 자끄 아딸리가 미테랑에 대해 쓴 책과 관련, 인터뷰를 하는 기사가 있었다. 기사 내용이야 대충 알만한 내용들인데,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바로 밑의 사진이었다. 미테랑 뒤에서 장난스럽게 걸어가고 있는 아탈리가 찬 빨간 목도리이다. ㅎㅎ

    그래서 난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빨간 목도리를 요구하였다. 지난 겨울에 찼던 파란 목도리와 모자와는 상반된 색깔이니 더 신이 난다. 이 참에 빨간 모자도 하나 샀으면 한데, 쇼핑할 시간은 좀처럼 나지 않는다. 하여간 친구는 정말로 빨간 목도리를 사 왔고, 그 모습은 정말 아래 사진에서 아탈리가 찬 목도리와 똑같다. 선명한 빨간색. 사랑스러운 색깔이다. 결코 건반 덮개는 아닌 것이다. ;D

    어떻게 보면 아프리카 갔다 온 다음부터 원색에 관심을 가졌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 정말 칼라풀한 옷들이 좋다. 지금도 즐겨 Ÿ侍� 옷들은 어느 정도 화려한(?) 색깔들이다. (단 꽃무늬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 사실 엄밀히 말한다면 조금이나마 젊게 보이려는 지랄;에 다름 아니다. 실체가 젊다면 어떤 우중충한 색의 옷이라도 카바가 된다. 실체가 못그러니 옷으로나마 어떻게 해보려는 나의 가련한 노력은 성과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웃음) 아니, 비웃지(?) 마라. 여러분들도 그렇게 되거나, 이미 그렇게 하고 있잖나. ㅎㅎ

    그런데 내가 올겨울 컨셉(?)으로 잡은 외투는 진한 검정색이었다. 영락없는 아이포드 U2인가? ㅎㅎ 친구들은 하얀색 잠바에 빨간 목도리가 더 어울린다고 한다.

 
00358880 [사람] 옛날 편지를 보다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24일 [목] 01:02:18

    정말이지, 아래 ‘이터널 선샤인’보고 오바해서; 쓴 글에도 있지만 이름마저 까먹고 있던 S가 있었다. 원래는 ‘선생님’으로부터 온 편지를 검색했었다.(달랑 하나 뿐이군 -0-) 그런데 선생님 이름이 언급된 편지가 또 하나 있었다. 편지 하니까 말인데, 이메일이다. 알려주지 않아도 됐을지 모르겠군.

    ㅡ,.ㅡ

    ||@@||별로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다...||걍 기억이 되살아난 김에~||@@||

    여하간 몇 년 전, 이상한 소개팅(?)으로 만났었고, 만난 그날 바로 둘이 술마시러 갔었다. 혹 이거 읽는 사람들 중에 날 만난다면 알겠지만, 내가 평소에는 말을 잘 않더라도(?), 한 번 말 꺼내기 시작하면 대단히 수다스러워진다. --; 그날도 별 걸 다 얘기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남아 있는 메일에 언급된 내용을 보니 이제서야 묻혀 있던 기억이 다시 재조합되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되었다.

    그날, 우찌됐건 내가 엄청나게, 그리고 방대하게 썰을 풀었었나보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다 소용없다는 이야기로 끝냈던 걸로 나와 있다. 교훈은 바로 이것. “다 부질 없는 짓이야. 애들하고나 많이 놀아 줘.“ S는 대단히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 내가 괜히 썰을 푼 건 아니었다. 풀만한 사람을 만나서 푼 것이지. --;

    S는 바로 집에가서 그 책(!)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S는 너무 냉소적이라 동의하고 싶지 않다는, 에코가 푸코의 진자에서 그런 결론을 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다만 삶의 의미가 책이 아닌 일상에 있는 거라는 말이라면 공감한다고 되어 있었다.

    “동의한다/하지 않는다”나 “공감한다/하지 않는다”는 평소에 쓰는 말로서는 대단히 적절하지 못하다. (웃음) 책 많이 본 것 뿐만 아니라 고민을 많이 해 본 20대 중반이래야 아무렇지도 않게 쓸 수 있는 말이련가. 그런데 편지 말미에 다음의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었다.

    후배들과 제자들이 마련한 환갑잔치에 아빠가 아시는 분이 눈물을 펑펑 쏟았댄다. 가족도 없고 평생 공부만 하시던 분인데 나이 60에 인생을 헛살았다는 걸 알겠더라는 이유에서였다. 어떤 위로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더라. 원래 인생의 의미를 알아차리게 될 때, 극락으로 가는 것 아니겠나... 인생의 뜻? 알면 곧 끝이다. ㅎㅎ

    그 뒤로 S는 몇 번인가 더 만났었고, 우리는 수다만 떨어댔다. 그러던(아. 이 표현좀 바꿀 수 없을까) 어느 겨울날, 그녀는 광화문 스타벅스...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곳에서 시쳇말로 ‘쿨’하게 그만 만나자고 하였다. 뭐 연락을 담에 하자느니, 쏘라느니 하는 늘상 하는 접대성 멘트가 이어졌고, 난 그저 하릴 없이 종로에서 책좀 보다가 집에 돌아왔다.

    내가 그저 말많고 쓸데없는 고민이 많은 재미없는 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 뭐 그건 죄가 아니다. 사귀었다면 사귀었다고 할 수도 있을테지만, 아니었다가 더 정확할 것이다. 이리저리 재단해 볼 수도 있겠다만 이제와서 의미는 없다. 뭘 어쩌려구?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언제나 말문이 막혀버리는 필자. 대책 없다. ㅋ

    뭔가 드라마틱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동안 S가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S는 지금도 이 도시 안에 있다. 나도 이 도시 안에 있다. 그렇지만 여기는 도시다. 도시에서는 잊어야 한다. 그리고 되풀이 되어야 한다.

 
0035908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26일 [토] 01:48:28

    OHO 로그에는 매우 건전하게 적었는데 ㅎㅎ 친구만 보는 데이니 좀 리얼하게(?) 쓰고자 한다. 이번 사태(?)로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밥그릇에 대한 희망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승리: 불교, 황교수, 평범한 사람들, NL, 경상도쪽 한나라당(조중동 보셈), 열우당.
    패배: 기독교(천주교와 개신교 모두), MBC와 프레시안, 미국, 쫌 배운 사람들, PD, 경기도쪽 한나라당.

    핵심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승리: 한국(?)   - 물음표를 넣은 건 이 이득을 확실히 챙길 수 있을까 해서이다.
    패배: 미국

    윤리를 들먹이는 MBC의 민노당 당원인 PD(프로듀서)와 친미파/친독파 진중권 PD(ㅎㅎ), 피츠버그대 의대의 모 한국인 교수(섀튼이 있는 곳 아닌가!), 밖으로는 반전시위 깨작거리면서 안으로는 친미파 일색인 민노당 등등 여러 사람들이 애써 삽질하고 있는데, 그들은 알면서도 모른채 하고 있다. 그 근본에는 미국이 있다는 것을.

    유치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은 정말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망해가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간간히 내 로그에 그런 냄새를 비춰왔다. ㅎㅎ), 황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줄기세포는 마지막 한 가닥 거품(!)을 몰아넣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정말 중요하다. 당연히 미국이 황교수 제자 3명에게 어떻게 대할지는 상상이 간다. 황교수는 이번에 백의종군(?)하면서 이순신식 시나리오를 다시 벌이고 있는 거다. 대단히 정치적인 사람이다. (사실 그래서 더 황교수가 좋아졌다;; )

    넓게 보면 이 또한 현 미국 중심의 체제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미국에 밥그릇을 의존하는 사람들은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곧 될 수도 있다. 체제 하니까 뭔가 거창해 보이는데, 사실 황교수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미국에게 유로를 내놓으라고 하는 순간 미국은 내분에 휩싸일 수도 있다. ㅎㅎ 이유는 꼴리면 써 볼텐데 시간이 날진 모른다. 여기다 쓰는건 혼자만 알아두셈.;;



    그리고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내경우에는 자이젠님 남편분처럼 자궁 염증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진 않을 것 같다;; (추측형ㅎㅎ)  부부에 있어서 성관계의 신뢰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게 전부라고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자가 아니라 정자였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황교수를 상징으로 하여 넘어뜨리려는 시도는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동양 새끼들이 감히 원천기술을 들먹이다니! ㅎㅎ

 
00359087 [] 나의 결혼원정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26일 [토] 02:57:10

    우즈베키스탄이 괜히 영화에 등장한 건 아니다. 제일 고려인이 많이(카자흐보다도 많던가?) 이주한 곳이기 때문이다. 20만 명이 넘는댄다. 실제로 그곳 출신 고려인들과 결혼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다고 한다. 보통 선진국(?)으로 결혼 이민가는 이들은 대부분 여자들인데, 여성운동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잘 안따지더군. 역시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밥’의 문제이련가. ㅎㅎ I digress.

    암튼 현 정권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도중인 듯 한데, 국내에서는 철권통치인 모양이다. 자기나라 국민에게 군대가 발포하는 사건도 꽤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우짜겠나. 우즈베키스탄에도 석유가 있고 가스가 있다. 러시아, 중국, 미국 모두 놓칠 수 없는 나라다. 당근 조용히 지나가고 있고, 거기에 한 몫 못낀 EU는 제재를 한다느니 낑낑대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 그곳에는 한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이 모두 있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고민되는데, 건전하게 본다면야 이 영화는 대단히 재미나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영화이다. 정말이지 “나 여동생 없어요”를 소리치는 만택씨나, 친구의 하룻밤(?)을 방해하고 돌아눕는 만택씨의 표정, 마지막 장면에서 농약을 뿌리는 만택씨의 모습은 매우 아름답다. 예쁘다. 순정이다, 순정. 게다가 비록 조연이기는 하지만 신은경씨(아나운서!나 우리가 익히 아는 영화배우!가 아니다. 원래 MBC 공채 탤런트랜다 -0-)는 정말 고려인 여자처럼 나온다. +_+ 나중에 정보를 보고는 놀랐다. 한국인이었다니;;;

    자, 결국 이 로그는 미소녀 로그였던 거시어따...??(물론 난 수애의 목소리도 사랑한다; )

    ㅎㅎ 아이러니한 점이 있는데, 일본과 스딸린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인의 DIASPORA 말이다. 연해주의 한인들은 원래 소련 내에서 ‘조선공화국’ 설립까지 건의할 정도로 세력이 컸었고, 협동 농장 체제로 들어가려는 스딸린과 몰로토프(맞다. 화염병의 그 몰로토프이다)는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각 ~스딴 나라들에게 분산 배치를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백만 명을 기차로 옮긴 것도 신기하고, 거기에 또 가서 쌀이라는 품종(?)을 퍼뜨린 선조들도 신기할 따름. 그리고 그덕에 경제이민이 아니라, 진짜 고향을 그곳으로 삼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민족이 되었다. 거의 독일인 다음이지 싶다. (아시는가. 독일인들은 시베리아 근처에도 산다 -0- 역시 스딸린 덕분이다.) 그게 다 지금 발판이 되고 있다. 거기 석유도 우리가 좀 가져야 하잖겠나? 결혼도 아주 좋은 시작이다.

    단순히 이국적인 경치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로 제일 많이 국제결혼을 할 중국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즈벡이 선택된 이유는, 우즈베키스탄이라는 곳에서 한국인과 북한인, 고려인, 덤으로 러시아인(교육받은 사람들은 인종을 불문하고 러시아화되었을 게다)까지 한 곳에 모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세련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의 의미를 아주 재미나게, 소소하게, 그리고 간접적으로 드러내서일 것이다.

    자. 무엇보다 정재영 나오는 영화는 다 괜찮더라. 보셈. 정말 재밌삼. ㅋ


    * 제대로 연구된 바는 없는 걸로 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과 중국동북3성의 조선인들에 대한 견제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다. 일본 스파이로 믿어서 이주시켰다는 설은 별로 안믿는다. 일본과 열라게 싸워댄 것을, 같이 싸웠던 볼셰비키들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

 
00359653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1월 30일 [수] 23:52:52

    오아시스를 비교하는 이들이 많던데, 그건 순전히 장애인이라는 이유(도대체 장애우라는 말을 왜 쓰는지 모르겠다)때문이다. 조제가 장애인이라는 설정은 그야말로 빼인트다, 뻬인트. 거기에 속으면 안 된다. 그저 단순한(?) 사랑 영화일 뿐인데 말이다. 다음의 대사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네가 그렇게 내가 부러우면 너도 다리를 자르면 되잖아.”

    조제는 실로 지극히 건강한 교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남자주인공 전 여친(!)은 사랑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하기사 그런 걸 이해하면 사랑 못하기는 매한가지이니, 무식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가령, 생각해 보자. 정말 조제가 장애인이라서 남친을 사귀게 됐을까?

    필요조건인지는 몰라도 충분조건은 아닌 거다. 이것은 그와 그녀가 나중에 헤어지게 되는 계기도 마찬가지이다. 누가봐도 확연한 ‘차이’는 사실 늘상 붙어다닐 수 밖에 없는 그들에게는 사랑일 수 밖에 없었다. 그저 사랑이 지나간 거다. 봄날이 가버린 거다. 그래서 그는 떠나갔고, SM King을 이별 선물로 받았다.

    장애인을 사람으로 인정하는 건 달리 보면 결코 건강한 자세가 아니다. 어차피 때리고 느끼고 흥분하는 SM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책을 집어 던지고, 채소를 갖다 바치는 자세가 건강하다. 사랑이 같은 지위에서 이뤄진다는 건 한 마디로 말해서 판타지일 뿐이다. 조제가 부러 장애인으로 나온 상징이 바로 그러할 것이다.

    한 쪽은 S가 되고, 다른 한 쪽은 M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줏어온 교과서에서 글씨가 틀린 걸 재밌어할련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붙어 있을 때는, 밥먹을 때는 ‘당연히’ 조제가 S이다. 조제가 뺨을 얻어맞았을 때에는 남자 주인공이 S였다. (무슨 카드 광고인가 --; )

    그리고 그것이 갑작스레 평형을 맞이했을 때, 정말 정상의 관계, 그러니까 1대 1의 평등한 관계가 되었을 때 사랑도 끝날 수 밖에 없다. 그걸 아는 우리의 남자 주인공은 흐느낄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상징적 의미의) 채찍을 휘두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맞을 수도 없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볼 수는 없으리라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들은 이제 서로 나란히 걸을 수 있다. 부둥켜 안는 것은 끝이 났다.

 
00360057 [] Flight Pla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05일 [월] 05:27:45

    사진은 알렉산더플라츠 역 내부 사진이다. 영화 Flight Plan의 시작이 이 전철역이라서 갖다 붙여 놓았다.;; 왜 여기부터 시작했을까? 베를린의 우울한; 분위기를 묘사하기 위해서였을까? 주인공의 복잡한 심산(!)을 알려주기 위해서였을까? 베를린 천사가 봐주고 있다는, 즉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Lux in tenebris lucet et tenebrae eam non conprehenderunt.:요한복음 1장 5절)”는 일요일자 미사 강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베를린 알렉산더플라츠라는 파스빈더의 영화(?)에 대한 오마쥬였을까? (으흐흐~)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파스빈더에 대한 오마쥬때문에 조디 포스터의 플라이트플랜도 알렉산더플라츠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안보고도 싫어하시는 대표적인 감독(?) 김기덕도 파스빈더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그 얘기는 나중에 꼴리면 하겠고, 사실 플라이트플랜이 알렉산더플라츠에서 시작한 이유는 그 영화에서 라인홀트의 죄를 뒤집어 쓴(?) 프란츠, 죽임당한 밋체의 혼미한, 어지러운 영상을 상기해보시오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즉, 조디 포스터의 딸, 쥴리아(그러고보니 위 성경 문구는 요한복음이다)는 죽임을 당했을까, 아니면 아버지와 같이 죽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관객을 혼돈에 빠뜨리려는 포스터씨의 음모? ㅎㅎ

    이거 너무 깊게 생각지 말기 바란다. 일종의 오바, 영어로 말하면 overreacting이다. 그저 단순한 미스터리물로 보면 족하다. 누가 죽였을까, 어떻게 죽였을까가 문제가 아니라 그녀는 과연 미쳤는가가 주안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은, 어쩌면 킬빌이나 에이리언2와도 통하는 주제가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딸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할 얘기가 없어서 저리 장엄하게(!) 썰을 풀어 보았다. 메롱.

    (원래 이 글의 구상은 요한복음으로 뒤엎어버릴까였다. 그러나 장난치기란, 늘상 그러하듯이, 정말 힘들다.)

 
00360235 [] High Fidelit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06일 [화] 22:53:45

    요새 즐겨듣는 밴드는 The Raveonettes이다.(Chain Gang of Love와 Pretty in Black) 하이피델리티의 여주인공 Iben Hjejle와 같은 덴마크 출신 밴드인데, 딱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단순하다.”

    장욱진이 생각나는가? ㅎㅎ 사실 고전급에 올라갈만한 노래들은 원체 코드가 그리 많지 않고, 따라 부르기도 쉽다. 똑같이 부르기가 어려운 것이지. 요새는 심지어 밴드 주자나 구사하는 악기까지 줄이지 않던가. 원맨밴드도 있고 말이다. 물론 그런 형식상의 단순함도 있겠다면, 여기서 말하는 단순함이란, 50년대에 장욱진이 이야기하던 것처럼 설명하기 힘든 그러한 단순함을 뜻할 것이다.

    훈련받지 않은 탓도 있을테고, 뭔가를 ‘평’한다는 일 자체를 잘 못하기에 더 이상 설명할 도리가 없다. 뭐 CD 속지에 들어가는 ‘평론가’들 글도 다시 한 번 보자면 똑같다고 생각한다. ㅎㅎ 그들에게 많은 건 좀 더 많은 “~를 방불케 하는!”과 같은 지식 뿐이다. 인생을 흔든 노래, 장례식에 부를만한 노래같은 것은 원래 시장에서 팔리는 CD 안에 들어갈래야 들어갈 수 없다.

    근데 위와 같이 쓰면 당연히 어딘가 모르게 재수없다는 생각도 든다. ㅎㅎ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는 동방신기를 듣건, 브라이언 에노를 듣건 결국은 하나의 ‘취향’을 형성하는 행위이다. 영화 대사에도 나온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The thing is what you like, not what you are like.이었던가.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이미 외로운 당신을 더욱 더 외롭게 만드는 행위이다. 음악 좋아하는 사람치고 사교성 밝은 사람은 흔치 않다.

    로브가 영화에서 여자들에게 채인 이유는 뭐 여러가지가 있겠다만 그와 그녀의 취향에 서로가 녹아들어가지 못해서가 아닐까. 그거야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어느 순간 상대방(혹은 나 자신)이 혼자 떠들고 있다는 소름끼치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그 순간은 ‘끝’이다.

    그런데 사실, 따져보면 이런 섬세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 참 어렵게 살기 마련. 어차피 trade-off이다.

 
00360368 [] Being Juli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08일 [목] 02:27:33

    자신의 매력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끊임 없이, 은근히, 재치넘치게 드러내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2차 대전 전, 영국을 무대로 하는 영화에는 그런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갑자기 서머셋 모옴이 동성연애자였는지 궁금한데, 사실 원작이 된 소설(Theatre) 속에서 로저와 티오엠(톰), 혹은 돌리와 쥴리아 사이에 그러한 기미가 보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아니, 확실치 않더라도 확실히 의심은 간다. 모옴이 여자를 묘사하는 방식에 그런 낌새가 없지 않기 때문이지. ㅎㅎ (왠지 miraciel이 설명을 해 줘야 할 것 같다! ㅋ) 그렇다면 옆 그림의 작가인 (동시대에 활동한) 타마라 렘피카는 어떨까? 영화 속에서 극장 전면을 장식한 ’줄리아 램버트‘ 초상화는 바로 이 렘피카의 그림에 대한 오마쥬가 아닐까 싶은데, 렘피카는 과연 질투에 충만하게 살정도로 젊게 살았을까?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질투, 질투, 질투에 대한 영화다. 진정한 배우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지만, 티오엠은 곧바로 아름다운 배우는 영화에 나온다고 받아친다. 그리고 그녀는 모든 눈길을 티오엠에게 쏟는다. 젊은 남자는 현명하게도 젊은 여자와도 사귀고, 젊은 여자 또한 현명하게도 늙은 남자와도 사귄다. 그러나 늙은 남자와 늙은 여자는 자칭 ’모던‘ 커플이며, 30년대 복장을 한 제레미 아이언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때 정말 아이러니와 함께 묘한 질투심을 느끼면 성공한 거다. ㅎㅎ

    그런데 오로지 질투라고는 하더라도, 숙성도(!)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이 여우같은 늙은 남녀들. 복수가 문제가 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괴롭고 지쳤다 하더라도, 할 일은 다 하면서 맥주로 자신을 위로하건만, 아직 열정이 계약서보다 앞서는 젊은이들은 중간에 나가려 하거나, 연극을 그만두고 싶어한다. 그것도 펑펑 울면서.

    주인공이 아닌 젊은 여자와 젊은 남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계약서가, 밥줄이 열정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젊은이의 복수가 아닌 어른의 복수를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깨닫는 것과 상관 없이 계속 여기 저기 부딪혀 가며 산다면 그 또한 의미가 있는 법.(아니, 난 그러한 삶을 더 좋아한다. 물론 내가 그들에게 밥을 줄 것은 아니다.)  

    티오엠, 울지 마. 울지 말라니깐.

 
00361056 [] Harry Porter - Goblet of fir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15일 [목] 00:20:44

    해리포터를 처음 접했던 건 아프리카 살 때였다. 인기 많은 소설이 있다길래, 그것도 ‘마법’을 다룬 것이라길래 집어든 것이었는데 1권을 좀 읽다가 안읽고 말았다. 소위 ‘안티’는 아니다. 그저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너무 ‘커버려서인가?’ 아니, 어른팬들도 많으니 그런 이유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소설보다 영화가 재미나서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영화에는 에마 왓슨이 나오니까 더더욱.;;

    게다가 이번 해리포터는 마법세계를 ‘세계화’시켜놓았다. 하필이면 왜 불가리아와 프랑스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뭐 따져본다면 어떠한 유래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정말로 ‘창조된’ 이야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백인화된 머리(?)를 갖고 있는 동양인이 굳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을 듯 싶다. 그리고 극장판이 많이 잘렸다는 이야기도 많던데, 그렇다면 ‘델라쿠르’ 양의 활약을 더 볼 수 있단 말인가!? 그게 궁금할 따름이다. ㅎㅎ

    그런데 교회에서 해리포터를 싫어하는 이유는 해리포터가 마법과 판타지, 한 때 처절하게(!) 박해했던 ‘마녀’들이 잔뜩 나와서가 아니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마법과 판타지가 잔뜩 나오는 ‘나르니아 연대기’는 미국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잖은가. 가톨릭과 개신교를 막론하고 교회가 해리포터를 싫어하는 이유는 아마 ‘성서의 재해석’이 아닐까? 매트릭스를 싫어하는 이유와 같다고 본다.

    영화도 소설과 같다고 생각해 보면(그러고보니 조카들때문에 영화는 빠짐없이 다 보았다), 영화는 매번 해리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릴리 포터는 거의 성모처럼 등장한다. 허마이오니는 막달라 마리아요, 론은 베드로인가? ㅎㅎ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영원한 명예로 해리를 개입시키고 기어이 그를 이용해 소생(?)하는 볼드모트는 루시퍼의 영원한 주제와 같다. 해리포터가 인기를 끄는 것도 무영검의 모태가 된, 홍라녀의 전설과 같이 모든 영웅들의 전설의 이야기 구조를 어느정도 따라가기에 그런 것이고, 그 기반은 아무래도 성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덤블도어 영감도 언제나 해리에게 강조하는 바가 있으니, 해리에게는 ‘친구’가 있다. 성서에 친구가 주제던가? 아니다. 성서를, 가부장제의 근간을 해리가 뒤흔드는 요소가 있으니 그것은 ‘친구’이다. 교회가 ‘절교’를 고려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20세기소년 최근 권에서 ‘친구’는 칸나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여담인데, 런던에서 기껏 사다준 해리포터를 조카들은 여전히 읽지 않고 있다.

 
00361534 [] INNOCENC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20일 [화] 00:51:44

    '총몽'의 키시로 유키토는 한 때 자이니치가 아닌가 하는 소문이 돌았었다. 그의 만화에 심심찮게 한글 간판이 등장해서 그러하다. (물론 그는 일본인이다.) 그럼 오시이 마모루도 혹시 자이니치의 피가...? ㅎㅎ 모르겠다. 그저 멋져 보여서 한글 글자가 등장한다고 보는 편이 낫겠지만, 그보다 좀 더 깊은 이유가 숨겨져 있다. 일본인들이 느끼는 북한의 존재때문이다. 단순히 멋진 글자 때문이라면 태국어가 있지만, 태국어가 잔뜩 나오는 일본 만화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바로 옆에 등장하시는 해커, "김"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독일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폴란드나 헝가리인들이 독일에게 갖는 무의식적인 안보 불안감은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총련계에 있어서 일본인들의 안보불안에게서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이미 그런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된 바 있다. ㅎㅎ

    오시이가 의식하고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아니, 여기서는 시로우 마사무네라고 해야 하나), 김이 괜히 등장한 것은 아닐 거다. 얼마나 만드는데 짜증났으면 입술도 안 움직이면서 대화하는 부분이 자주 나오는데, 이노센스의 주어(주제보다는 주어가 더 적확하다)가 바로 '복제'이기 때문이다. 고대 한국의 복제(!)인 일본이 진짜로 거듭나기 위해 한반도 출신(?)의 "김"은 적으로서 등장하고, 그 거듭난 진짜도 '광대한 네트' 앞에서는 무익하다. 그러고보니 오래간만에 등장한 쿠사나기 소좌 또한 입술 한 번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예산 부족? -0-)

    그러고보니 예전, 이노센스가 처음 등장할 때 일본판 포스터에는 이렇게 써 있던 걸로 기억한다. "이노센스, 그것은 생명." 우리의 에코님;;께서 보편적인 윤리의 최소 기준은 몸을 해치지 않는다였는데, 이노센스의 어원이 원래 '해치지 않다'이다. 결국은 그 괴상한(?) 시인의 말대로 '생명'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건가? 하지만 그 말과는 달리 공각기동대에 나오는 '고스트'들은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그야말로 생명답게(!) 행동한다. 말이 안 맞지 않나?

    간단하다. 공각기동대 1편에서부터 계속 나왔듯 모두가 생명일 수 있으며, 그것은 남을, 결국은 자기를 해치도록 되어 있고 그 전에 '전이'해야 한다. 해치지 않는 생명은 하느님의 소관이지 인간의 일이 아니다. 그 자체로 지극히 순수한 이노센스는 아마 이해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푸코의 진자에서 까소봉은 컴퓨터 암호를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NO"라 쳐서 로그인하였다.

    즉, 생명의 자기 복제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일어나려 하고 있다. 다만 힘 없는 인간은 인형이 되기 싫다고 말만 할 수 있을 뿐이고, 인형은 그와 반대로 인간이 되기 싫다고 무표정하게 있을 뿐이다. 복제는 자기를 늘리기 위해서만 하는 게 아니다. 자기를 파괴하기 위해서도 하는 것이다.

 
00361751 [] Der Untergang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21일 [수] 23:10:57

    옆의 사진은 영화 '몰락(Untergang)'의 여주인공(?) 트라우들 융에(Traudl Junge)의 실제 사진이다. 실제 사진을 보아도 영화 배우처럼 참 예뻤을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영화에서처럼 피난(?)에 성공하여 오래 오래 살았고, 결국은 책, "히틀러 최후의 14일"에서 증언을 해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맨 앞과 뒤에도 직접 출연하였다. 이 영화는 그녀의 증언과 여러가지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보시기 바란다. 더군다나 스필버그식 영화나 불쌍한 유대인 추켜세우기 류의 영화에 진력이 난 사람이라면 더욱 더 효과가 클지도 모르겠다. 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관심을 기울여서 보아야 할 부분은 다름아닌 트라우들의 증언이 나오는 맨 앞과 맨 뒤, 그녀의 대사이다. 그녀는 종전 후 프란츠요제프(이 이름을 듣고 뭔가 생각한다면 당신은 아마...ㅎㅎ) 거리를 걷다가 조피 숄의 비석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녀는 조피와 같은 나이였고, 조피가 처형당했을 때, 히틀러의 비서가 되었다.

    젊음은 변명이 될 수 없어요.

    벙커 밖과는 달리 퓌러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트라우들은 전쟁 기간 동안 흰빵과 잼, 그리고 포도주를 언제나 먹고 마실 수 있었다. 한편 '전향'하지 않은 숄의 남매는 하늘로 올라갔다. 복잡하지 않나. 사실 조피 숄은 영화때문에 많이 조명받기는 했는데,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긴 사람은 아니다. 대체복무(나찌 시절에도 대체 군역이 있었다!)를 통해 대학에 들어간 오빠와 함께 나찌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시내에 뿌리다가 발각, 처형 당한 것에 불과하다. 그녀를 영웅화시킨 것은 영화화만 세 번을 한 독일의 '무의식'과 '죄책감'이다. 영웅이 될만 하긴 했나? 그 말이 딱히 틀리다고야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이 로그는 Untergang에 대한 글이나 다시 돌아가겠다.

    괴벨스 부인이 다섯 아이들을 모두 손수 죽이는 장면은 상당히 비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황산벌에서 박중훈과 김선아를 생각하면 대략 난감하겠지만 말이다. ㅎ 그래도 끝없이 머리 속에서 괴롭히는 의문은 위에 써 놓은 문장이다. 젊음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젊음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처음 나오는 증언에서 그녀는 그저 호기심때문에 들어가게 되었고, 급기야는 총통과 최후를 같이 하겠노라고까지 말하게 된다. 그녀는 죄인인가? 영화에서 그녀가 직접 말하는 대사처럼, '그냥 집에 돌아가서 미안했어, 그러면 되나요?' 분명 착하디 착한 그녀로서는 조피 숄의 비문을 보고는 죄의식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독일 국민은 과연 죄가 없는가.

    착잡한 것은 (일본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 이 '하느님의 섭리'에 일개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히틀러나 괴벨스처럼 자살 정도나 하면 모를까, 자살이 아니라면 그저 악랄하게 살아갈 수 밖에, 생존할 수 밖에 없다. 사실 트라우들이 비서가 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과연 바이에른에서 조피와 행동을 같이 했을까? 영화 속에서 히틀러가 죽기 직전 장군들의 대사처럼 '마시는 것 외에는 일이 없다.' 역사 앞에서는 정말이지 그 어떠한 기기묘묘한 생각을 펼쳐나간다고 해도 겸허해질 수 밖에 없다는 말을 간단히 풀이한게 그거다. 술이나 마시자. ㅎㅎ

    그래서 마지막 장면의 증언을 들을 때에는 눈물이 났다. 이렇게도 무력한 것을, 이렇게도 약한 것을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언제라도 영혼을 팔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00361951 [ECON] 올해의 인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23일 [금] 21:58:43

    너무 로그가 영화판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잠시 짤방;;을 한다. (사실 올릴 영화가 몇 편 더 있긴 하다. ㅎㅎ)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다. 작년에는 부시였고, 재작년에는 미국 군인들이었다. 그 전 해에는 생소한 월드컴과 엔론 간부였고.

    최근 목록만 훑어 봐도 알 것이다. 당연히 미국 잡지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타임지 표지가 나왔을 때 바램이 있었다. 보노가 설마 게이츠 부부와 동석하진 않기를! 저 사진이 합성이기를! ...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대연정(?)이었다. ㅎㅎ

    하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면 그들이 결코 멀리 떨어진 이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약과 돈, 그것이다. 게이츠 부부는 의약 쪽에 자금을 붓고 있고, 보노는 콘서트를 이용해서 아프리카국들 부채 탕감을 이끌고 있다. 이것이 왜 헛짓인지는... 말 해야 하나?

    근본적으로 아프리카의 여러 빈국들을 살리려면, 엄한 나라를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못박기 전에 선진국들 스스로 자국에 부여하는 농업보조금이나 WTO 협정(과 그 하부의 AoA협정)에 따라 폐기해야 마땅하다. 식민지 모국들을 대상으로 시장 조사만 하면 금방 나온다. 식민지 관계는 아직 청산되지 않았으며, 식민지가 필요로 하는 작물만을 재배하도록 (시장의) 강요를 받고 있는 나라들이 각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2~3차 산업까지 가려면 1차 산업이라도 발전을 해야 하는데 선진국들이 직간접적으로 자국 농민에게 부여하는 보조금은 그것을 집요하게 방해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세계 제 1의 록스타, 제 1의 갑부라도 농업보조금을 함부로 말하다간 그날부로 암살대상이다. ㅎㅎ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농민 한 명을 죽이면, 태국 농민 몇 명이 살 수 있을까? 한비야는 그런 걸 알고 World Vision에서 '수수한' 돕기에 열정적인 것일까? 쉽사리 답할 수 없다. 농자천하지대본아닌가. 차라리 아예 WTO 협정에서 농업 부문을 빼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카길(뒤로는 케언즈그룹)이 그걸 허용할 리가 없다. ㅋ

    뭐... 국내 빈자들 구호도 연말의 캠페인이나 빨간색 저금통에 의존하는 판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사실 Before Sunset에서 셀린은 연필 하나가 아프리카인들에게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설득시키려 애쓴다. 중요한 것은 연필이 아니라 '행동'일 거라. 게이츠 부부가 아무리 제약회사 카르텔과 어떠한 연관이 있건 간에 눈에 보이는 업적은 올해의 인물이 되고도 남는다.

    그리고 Don't get me wrong. 나는 보노의 노래를 매우 좋아한다.

 
00362063 [] Y Tu Mamá Tambié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25일 [일] 17:26:04

    어제 밤, 가족들이랑 동네 중학교에 있다는 일진회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정말 내 때와는 또 다른 상황인 것 같다. 당장 내후년에 아들을 중학교로 보내야 하는 누나는 정말 치밀하게 정보를 얻고 있었다. 그 중학교 학생의 동네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벌써부터 꿰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단연 그 문제가 평준화때문에 그렇다고 하셨다. 비평준화 때 학교를 다니신 분이니 '요즘 애들이란...'의 인식이 강해서 그러리라고 본다. 사실 학교 폭력이 평준화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자폐증에 걸려 있다는(?) 어떤 애(2학년)가 운동장에서 지갑을 파묻고 있었고, 그 사실을 모르는 1학년 짜리 애는 당연히 남의 지갑이라 생각하여 자기가 갖다 주겠노라고 하였다. 며칠 후, 2학년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1학년 짜리를 다그친다. 네가 그애를 때렸지? 하면서. 걸린 거다. 재수 없게. 하지만 선생님들도 2학년들의 행위(?)를 본 채 만 채 한다. 긁어 부스럼이랄까? 오히려 그 1학년 짜리에게 무조건 잘못했다 빌어라고만 조언(?)을 준다.

    자, 세간에 크게 유행중인 사건(!)과도 관계가 없지 않다. 누가 죄인인가? 무엇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건 결국은 무조건 잘못했다 빌어야 끝나지 않는가? 당연히 마지막이 해답(?)이다. 이 사회는 그렇게 학습되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 갑자기 생겨난 일도 아니다. 당연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실 부자집 애들만 모아 놓는다고 해서 폭력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타펠 안에 있는 중학교 내에서 문짝이 남아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분리해도 문제가 나고, 같이 있어도 문제가 난다. 그렇다면 당연히 '분리'의 문제가 핵심이 아니라는 추론을 해야하건만, 아버지도 그렇고 여전히 그 문제를 '분리'의 문제로 본다. 추세 정도는 확인할 수 있다. Affirmative action은 분리 정책이 아니었다.

    위 이야기는 실화이며, 옆의 사진은 Y Tu Mamá También에서 테녹과 훌리오가 우연히 만나 까페에서 인사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이 때 나레이션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그 이후로 다시 만나지 않았다. 그 때 흐르는 대사는 다음과 같다. "또 보자구."

 
00362530 [] Johnny English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30일 [금] 02:38:08

    쫌 배웠다는(?) 사람들은 바로 이 질문부터 머리에 떠올릴 것이다. 도대체 영국 여왕이 무슨 힘이 있다고? 도대체 어떤 권력이 있길래, 빠스깔 소바쥬는 굳이 족보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왕위에 오르려 했을까?

    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알 수 있는데, 정말 의외로 허술한(?) 나라가 영국이다. 발음이나 다니엘 헤니;;, 문학 등등으로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허허허... 실제로 여왕이 마음만 먹는다면 전 토지의 국유화도 가능하다. (The King can do no wrong!) 지금 체제 그대로 말이다. ㅎㅎ 뭐 그것을 경고하기 위해 이런 영화가 나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암튼 소바쥬의 계획(!)이라는 것도 참 상징적이다. 영국을 전세계의 감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었지 않나. 이 시점에서 호주가 생각나셔야 한다. ㅋ 옆의 여주인공, 임부를리아(아직도 그녀의 성 발음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0-)도 호주 출신 아니던가.

    그렇다면 또다른 의문. 영화 안에서 여왕(!)은 소바쥬의 협박(!!)에 굴하여 자진 사퇴를 한다. 전 가족에 대한 왕위 요구를 안 하겠다는 조항을 덧붙여서 말이다. 이것만은 구라이다. 소바쥬가 진정 그것을 합법적으로 하려면 그 사퇴서를 상하원에 보내 통과시켜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프랑스에서 영국 왕위를 주장하거나 받은지는 꽤 되었다. 노르망디 공 기욤이 헬리 혜성(!)과 함께 영국에 들어간 이후로 이따금씩 계속 있었다. 영어 단어 태반이 불어 어원을 갖는 것도 그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서로 끔찍이(!) 여기는 역사도 굉장히 오래됐다. 갑자기 해저터널에 누가 더 돈을 댔는지 궁금해진다. 포클랜드 전때 엑조세가 셰필드를 침몰시켰을 때에도 프랑스에서는 은근히 환호를 올렸겠지, 아마?

    영화 자체는 뭐 그저 그렇다. 우리의 나탈리께서 애써 나오셨으니 그걸로 플러스이다. 007 패러디로서는 오스틴 파워를 능가하는 영화가 당분간(?)은 나오기 힘들게다. 그런데 우리의 로완 앳킨슨은 빈, 혹은 조니 잉글리시 후편을 계획 중이시라카는 루머.

    그러고보니 드라마 '궁'에 윌리엄이 과연 나올텐가? 아, 현지 촬영이 태국이라고 하니 안 나올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원작 만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00362531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30일 [금] 02:47:17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니, 어설프게는 이해가 간다. 모든 언론이 황우석 박사 한 명만을 죽이려 하는 그 이유가...

    전에 내가 예상을 했던 적이 있다. 결국 승자는 한국, 하면서 옆에 (?)를 썼었다. 바로 그 이유가 한국 내부에 엄청나게 많은 코메리칸 분들(사석에서 나는 이들을 미국 간첩이라 부른다)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모든 학계와 언론이 광기를 갖고 달려드는 건 내가 뉴스 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황박사를 죽이는 것으로 끝이 날까? 천정배 장관이 그래도 다른 정모씨나 신모씨보다는 더 믿음이 가기는 하지만 모든 언론들이 미국 앞에서 벌벌 떠는 상황을 고려할 때 그리 녹록치는 않을 거다. 슬슬 나올,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 얼핏 내부 정보(?)를 듣기도 했는데 정말이지 이 나라는...

    하지만 인터넷이 있다. 인터넷에 이렇게 희망을 걸기는 오래간만이다. 여기서의 승부가 바로 내년도부터 일어날 일(!)들의 전조가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나는 낙관적이지만...

    여담인데, 돈 잘 버는 직장에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게 되면 소위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꼭 압박이 아니고 '호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정말이지 어느 정도 위치에 있게 되면 99%는 코메리칸이 되는 듯 하다. 새삼 멀홀랜드드라이브가 생각난다...

 
00362669 [] 태풍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5년 12월 31일 [토] 23:11:37

    영화 속의 '장치'에 대해 네가 안 가져가면 파키스탄 '친구'들에게 줘버리겠다는 대사가 있다. 재미난(!) 거 하나 가르쳐주자면 핵무기 보유가 허락된(?) 나라는 UN 상임이사국들 뿐이다. 이들을 핵보유국그룹이라 부르며, 이들을 중심으로 핵확산을 막겠다는 체제가 바로 소위 NPT 체제이다. 그러나 여기에 끈질기게 가입하지 않는 국가들이 있으니 이스라엘과 파키스탄, 인도이다. 그리고 세상은 이 세 나라를 모두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라고 한다.

    세계의 흐름에 대해 절대로 박노자나 김규항같은 생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난 결국 저 나라들 주변국들도 웬만하면 모두 핵보유국이 '조만간' 되리라 생각한다. 중동에서야 사우디가 뒷돈을 대어 주고 있는 파키스탄과 이란,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북한이 되겠지. 유럽에서는 특히 스웨덴이 의심스럽다... 또한 미국이 이들을 막을 힘이 없어져간다는 사실도 그 이유를 곰곰히 따져보시라. (그런 의미에서 6자 회담은 이제 별볼일 없는 회담이 되어 간다... 이유는 꼴리면;; )

    영화 속에서 어린 시절(?)의 '씬'은 누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나중에 자기가 돈 많이 벌면, 대포랑 미사일로 남조선과 조선을 부셔버리겠다고. 그 나이에 대단한 통찰력이 아닐 수 없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겠지만) 실제로 전쟁을 벌인다면 결국은 대포랑 미사일 싸움이 될 수 밖에 없거든. 북한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판에, 한국은 180킬로미터로 계속 제한을 받고 있으니 한국으로서는 미군이 나가게 된다면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어진다.

    영화에서 보셨듯, 한국 부근의 해안은 미군의 잠수함이 지켜주고 있다. 아무리 해군사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애인 없는 솔로들이 죽어야 한다 강변하는 강대위가 있다고 해도, 결국은 '네들이 가 봐야 뭐가 달라지나?' 소리밖에 못듣는 거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셨듯, 사사건건 미국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정말 사사건건.

 
00362798 [] 2005년 내가 뽑은 영화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02일 [월] 02:11:06

    그래도 새해인데 기념할만한 글을 하나 올려야 되잖겠나. ㅎㅎ 올 한 해 동안 딴로그와 블로긴에 올린 영화 관련 로그를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딴로그(43편): The Incredibles, 클로저, 그때그사람들, 몽상가들, 여자정혜, 인터프리터, 차이나타운, 노트북, 달콤한인생, 쏘우, 킹덤오브헤븐, 빌리지, 스타워즈3, 우주전쟁, 아일랜드, In this world, D-13, 씬시티, 배트맨비긴즈, 노맨즈랜드, 스팽글리쉬, 복수는 나의 것, 웰컴 투 동막골, Red Eye, 4월 이야기, 박수칠 때 떠나라, 스윙걸즈, 불량공주 모모코, 베를린 천사의 시, 러시아 인형, 권태, Wicker Park, 굿바이 레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유령신부, Stay, 베니스의 상인, 이뚜마마탐비엔, 몰락, 이노센스, 하이피델리티, 킬빌2, 태풍.

    블로긴(51편): 클로저, 몽상가들, 여자정혜, 바이브레이터, 인터프리터, 영향아래의여자, 펀치드렁크러브, 주먹이 운다, 밀리언달러베이비,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극장전, 킨제이 보고서, 활, 킹덤오브헤븐, 혈의누, 노맨즈랜드, 연애의 목적, 11:14, 스타워즈3, 아일랜드, 하나이사치코의 화려한 생애, Die fetten Jahre sind vorbei, 스왈로우테일버터플라이, 릴리슈슈의 모든 것, 언두, 피크닉, 권태, In good company,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친절한 금자씨, 웰컴투 동막골, 루시아, 찰리와 초콜렛공장,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나의 결혼원정기, 이터널선샤인, 불량공주 모모코, 러시아 인형, 새드무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 주일, 사랑니, Flight Plan, 하이피델리티, 빙 쥴리아, 해리포터-불의 잔, 이노센스, 몰락, 이뚜마마탐비엔, 멀홀랜드 드라이브, Johnny English, 태풍

    ||@@||여기에는 당근 블로긴에 올라간 글들을 위주로 선택한다....||딴로그는 딴로그대로 쓴다.||@@||

    최고의 영화:

    하나이 사치코의 화려한 생애: 꼭 보기 바란다. 정말 유쾌하면서 센슈얼(!)한 영화이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 만드려면 정말 아직도 멀었다. 일본 영화, 결코 여전히 만만치 않다.

    권하면 당신들도 볼만한 영화:

    Die fetten Jahre sind vorbei(에쥬케이터), 몽상가들: 광주에서 술판을 벌인 386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이 영화를 보고 불편하다면 당신의 가슴은 아직 건강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안 보았다면 보기 바란다. 단, 너무 핵심을 찾지 말라. 핵심을 찾으면 당신은 사랑하는 데에 대단히 어려움을 겪을지도. ㅋㅋ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 주일: 러브 악츄얼리는 분명히 느끼한 영화이다.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맨인블랙보다 확실히 재밌다. 이제는 SF마저 신대륙보다는 구대륙 영화가 더 몸에(!) 맞단 말인가?

    권해도 당신들은 결코 보지 않을 영화

    영향 아래의 여자: 단순히 광년(?)이 연기를 원한다면 더 좋은 영화도 많을 거라. 하지만 그들의 '이름'을 주목해야 한다. 이탈리아식 성씨, 그리고 북구식 성씨의 충돌, 가족의 충돌, 문화의 충돌.
    : 빈집과 더불어 김기덕 영화가 전에 없이 우리들 곁으로 '내려왔는데도', 우리들은 김기덕이 우리들 곁으로 '올라왔다'면서 불쾌해 한다.
    사랑니: 모두들 판타지라 생각하지만, 사랑에 있어 판타지란 의식적으로 거부하려 애쓰는 그것이다.
    러시아 인형(사랑은 타이밍): 안그래도 한국서 쫄딱망한 오베르쥬에스빠뇰(스패니쉬아파트먼트)를 먼저 보셔야 한다. 그래야 이해가 간다.
    바이브레이터, 권태, 루시아: 어쩌면 이해가 안 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다른 사람을 사랑해 본적이 있다면 더 쉽게 이해할 것이다.

    안 권해도 당신들이 볼 영화

    클로저, 연애의 목적, 이터널선샤인: 사실 이 세 영화는 나 자신이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들이다. 쓰라린만큼 좋은 영화다. 특히나 난 연애의 목적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결국은 뿅뿅때문에 이리저리 고생하는 거니까. ㅎㅎ
    혈의 누: 요새 왕의남자가 한창 주가를 올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혈의누, 제발 많이 봐 주시길. 정말 오지게 제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친절한 금자씨: 금자씨 제목에 홀려 모두들 박찬욱의 전작보다 못하다며 오해(?)를 한다. ㅋㅋ

    권하고 싶지 않지만 어찌됐건 당신들이 볼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 다른 미국 영화와 좀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난 이스트우드가 느끼하다고 생각한다.
    아일랜드: 팬 무비로 본다면 재미난다. 하지만 나도 나이가 든 탓(?)인지 토탈리콜이 더 좋다.

    권하고 싶지 않고, 당신들도 안 볼 영화

    여자정혜: 대학교 영화과 졸업반이 만든 영화라면 정말 좋게 봤을 터. 정혜에 공감은 가긴 하지만,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진 않는다.
    새드무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 주일만 보았다면, 이것까지 보지는 마시라. 개봉시기가 달랐다면 어땠을까?
    해리포터: 자식이나 어린 조카가 있다면 대략 낭패.

 
00363147 [:: 클립 ::] 우유 문답
◎ 글쓴이 : 내꽃연이
◎ 글쓴날 : 2006년 01월 04일 [수] 23:00:51

    마티오님이 운영하시는 'MATIO?' 블로그에서 발견한 우유 문답이에요. 이 문답은 저작자가 명시되어 있어서 질문을 다듬지 않고 답만 달아서 올려요.


    01. 당신의 닉네임을 말해주세요!!
    - 내꽃연이

    02. 당신은 우유를 좋아하나요?
    - 예! 제법

    03. 당신은 하얀우유? 바나나우유?딸기혹은 쵸코나 커피?
    - 다 좋아해요 *^^* 그치만 굳이 하나를 따지라면 바나나우유!

    04.그 우유가 왜 좋은지??
    - 다른 우유에 비해서 뭐랄까... 더 향긋하게 느껴져요 *^^* 색도 이쁘잖아요

    05.당신이 싫어하는 건 무슨우유?
    - 커피우유

    06.그 우유가 싫은 이유는??
    - 마시면 잠와요 =_=;;

    08.자신의 주위에서 우유와 가장 잘어울릴것같은 사람[혹은캐릭터]??
    - 생각해보니 한명 있어요. 사실 소금이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친구 은주.

    09.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우유라는 고소한 이미지하고 잘 맞는거 같아요. 그친구는

    10.우유에 타먹는 제티[혹은 네스퀵]를 드셔보셨나요?
    - 네.

    11.그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끈기를 가지고 녹이면 정말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죠 *^^*

    12.개인적으로 우유와 가장 잘 어울리는 먹거리는?
    - 식빵!! 그것도 딸기쨈과 마요네즈를 같이 바른~ 으흐흐

    13.당신이 우유를 좋아하는 마음을 그림혹은 글로 표현해주세요!!
    - 굳이 당신을 마시고 설사를 해도 전 당신이 좋아요.

    14.앞으로 새로운 우유가 나온다면 무슨우유?[예:자두우유,포도우유등;]
    - 우움...복숭아맛 우유!!!

    15.당신은 우유를 살때 주로 몇ml을?[예:250,500,1000ml.]
    - 500밀리리터

    16.당신이 우유를 마시는 이유는?
    - 고소하니까요. 배고 고플때 마시면 제격이구 *^^*

    17.주위에 우유를 광징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사람이있는지?
    - 있어요 ^^

    18.이 문답을 만든 사람은 우유를 좋아하는것 같습니까?[,,솔직히;0]
    - 오히려 우유를 별로 안좋아하실거 같아요.

    19.이 바톤을 하고 우유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 갑자기 설사의 고통이;;;;

    20.마지막으로 바톤을 넘겨줄 10분!!
    - 골빈해코님, 야옹온, 하늘이님, 신회장님 (여기까지는 외부 블로거분들이고..), 락위듀님, 쿨스톰님, 승재맨님, 강희누나님, 아미짱님, 호오님!

    ★우유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우유문답★
    문답 제작자 : 스카이(http://blog.naver.com/dms12sk)

    ||@@||혹시 다 읽으셧다면...||close||@@||

    아래의 도움을 요청하는 포스팅을 지나지 말아주세요 ;ㅁ; 엉엉

 
00363243 [] 왕의 남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05일 [목] 23:50:58

    그런데 위 사진, 왠지 모르게 여왕 마고의 그유명한(?) 사냥 장면 생각나지 않으신감...

    아는 사람은 알텐데,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에 가면 조선왕조실록이 온라인화 되어 있다. 한글 번역과 원문 한문 모두 말이다. (승정원 일기는 원문 서비스만 제공된다. 하기사 그거 한글화시키려면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당근 공길에 대해 검색을 해 보았지비. 아시다시피 내 맥의 사파리나 파이어폭스, 오페라 웹브라우저는 실록 사이트에서 검색이 불가능하다.;; 그저 왕별로 볼 수 있을 뿐이니 누가 좀 알려주시라. 어떻게 나와 있는지. 머 기사들을 보면 실제 공길은 참형에 처해졌다고 전한다.

    그건 그렇고 당시 신하들은 임금을 보통 '상(上)'이라 불렀다. 중국과 관계해서 이야기할 때는 심지어 대인 칭호도 있던 모양이다. ㅎㅎ 하지만 광대들이야 왕이 더 친숙했을테고 관객을 위해서라도 왕을 꿋꿋이 유지하였다. 상의 남자, 하면 이상하잖나. 또 한 가지, 연산군이니 성종이니 하는 시호는 왕이 죽은 다음 신하와 왕간의 기싸움(?!) 끝에 정해지기 마련이다. 그때까지는 대행대왕으로 불리는 것이 조선이었다. (고려 때는 나도 모름 -0-) 흥미가 땡겨서 연산군 즉위 초 기사를 좀 훑어 보았다.

    젊은 나이에 죽은 성종에 대한 음모론적인 내용(!)도 있었고 대행대왕의 시호를 인(仁)으로 할 것인지, 성(成)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상당한 토론이 일어나고 있었다. 명(明)나라 황제들은 물론 고사, 옛 황제와 왕들의 시호까지 모두 다 고려하는 그 토론은 정말 볼만하다. 연산군은 결국 성(成)을 택하였고, 인(仁)은 훨씬 나중의 불행한(?) 왕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잘 선택한 셈이다.

    영화 속에서 경극이 나온 건 구라이고, 김처선이 죽은 방법도 구라이며, 뭣보다 연산군은 광대놀음(?)보다는 처용무에 빠져 있었다. 즉, 이 영화를 사실일 거라 믿으면 안된다. 물론 실록이 구라라면 뭔들 상상 못하겠냐마는 ㅎㅎ (그래서 조선 전기 승정원일기가 없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그런데 가끔 사극으로, 옛날 영화로 등장해오던 연산군들 중에서 이 영화가 제일 연산을 가깝게 그려내지 않았나싶다. 감독 인터뷰에서도 본 것 같은데 연산군은 대단히 정치적인 사람이었고 무엇보다 제정신(!)이었다.

    사실 중종반정이 터진 이유는 성종때의 중신들이 자기 땅을 뺏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주의 깊게 본다면 연산군이 빼앗았다는 땅이나 재물은 모두 양반층이나 성균관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백성들이야 굉장히 재밌어 했겠지. 아무리 연산이 여자를 좋아하여 채홍사를 전국에 파견했다 하여도 밥만 맥이면 백성들은 불평이 없다. (그건 그리 머지 않은 과거에도 그러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이런 놀이판을 이용하여 숙청을 하곤 하였다. 신하들 입장에서야 이런 폭군이 다시는 없을 것이다. '조선은 앞으로 나가야 한다'거나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말했겠지.

    이어 광대들이 궁궐에서 직접 왕과 부대낄 수 있었던 시절이 곧 끝났고, 조선은 이제 완전히 양반들의 과두체제가 된다. 장금이가 훗날 고생하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웃음)

 
00363563 [] 청연(靑燕)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09일 [월] 15:26:33

    청연은 친일 영화가 맞다. 그런데 그 이유는 박경원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대충 딴로그에 적었다.) 만약 이거 만든 감독이 예전에 학생운동을 했다면 분명히 PD 계열이었을 거다. 더 나이가 먹었다면 제헌의회 계열이었겠지. 구라로 조선적색단이라는 희안한 단체를 낑겨 넣은 취미때문에 영화가 참...

    여담인데, 적색단이라는 이름으로 보건데 공산주의 계열이다. 20년대, 아니 배경이 되었을 30년대 일본 내 공산주의 운동은 그 유명한 '전향'의 시대라서 정말 지지부진했었다. 조선이야 신간회때문에 어느정도 세력화 되기는 했지만, 일본에서는 전혀 그러하지를 못했다. 당시 일본 공산주의 단체(?)들은 인터내셔날의 명령에 충실히 천황제 폐지운동을 벌였고, 그 결과 30년대 초 전쟁시기와 맞물려서 대부분 전향을 해버리게 된다.

    참고로, 어떻게 보면 박경원의 삶과도 매치가 되는데, 박경원과 비슷한 시기에(!) 사노마나부(佐野学)라는 공산당 위원장이 있었다. 그는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를 왜곡시켰는데, 공산당 위원장이라는 자가 천황에 대한 비판을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전향'해 버린 것이다. 위원장부터 저러니 당이 지리멸렬해질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지리멸렬하다.)

    왜 매치가 된다는 것일까? 박경원이 '자신의 꿈'을 이룬다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도저히 조선인들로서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박경원의 꿈은 곧 당시 일본 정부의 세련된 사냥개가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노마나부도 자신 생각으로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와는 다른 일본만의 독특한 사회주의를 구성한답시고 천황(을 대표로 한 정부)에 대한 찬성을 해버리고 말았다. 자기는 다른 의미로서의 '세계시민'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세계시민, 좋은 말이다. ㅎㅎ

    그것 외에 또 있다. 이건 정말 오래묵은 스타일인데, 원래 식민지 사람이 본토에 가서 갖은 구박과 압박, 심지어는 고문(!)을 받고나서 1등(1등이 중요하다) 먹는다는 스타일은 왠지 80년대 일본의 축구 만화나 90년대 한국의 콩쥐 팥쥐형 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그런 식으로 밖에 이야기를 만들 수 없었을까? 이 영화의 시나리오 기초를 쓴 사람은 다름아닌 이인화 교수이다.

    어떤 평에서 보았는데, 정말 박경원이 실존 인물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ㅎㅎㅎ

 
00363728 [EC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10일 [화] 23:52:19

    로빈슨 크루소우의 경제는 섬 안에서 로빈슨 크루소우가 혼자 살아갈 때의 그 섬 경제가 어떻게 되는지 추적하는 이론이다. (여담인데 로빈손의 여행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나?) 시작은 이러하다. 그 섬의 경제 주체는 당근 로빈슨 크루소우 한 명 뿐이다. 프라이데이가 오기 전까지 말이다. 말인즉슨 로빈슨이 생산하고 로빈슨이 소비한다. 시장은 없다. 대신 그에게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며 하루의 일부는 노동을 하더라도, 다른 일부는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는 등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때 그의 최적 생산/소비량은 어떻게 될까를 푸는 모델이다.

    이 모델이 유용한 이유는 화폐가 없기 때문이다. 즉, 모든 요소가 실질 요소이고, 모든 소비가 실질 소비이다. 거시경제학의 로빈슨 크루소우 섬모형으로 가면(실은 루카스의 섬모형) 화폐가 등장하지만, 이 모델은 기본적으로 경제 주체가 얼마나 만들고 얼마나 소비하는지, 그 최적량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게 해준다. 얼마나 유용한가하면 마르크스도 자본론에서 크루소우를 모델로 하지 않았겠나. (아니... 좀 다른 의미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경제학이 화폐에게 적대적일 수도 있다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는데, 화폐는 재화와 서비스의 상대 가치, 즉 일종의 환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계량화하기 편해지기는 하지만 그만큼 실질량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화폐를 없애고 분석하는 편이 좋다.

    여기서 프라이데이가 등장하게 된다면?

    일반적인 자본주의식의 경제학에서는 왈라스 균형으로 갈테고, 공산주의 경제학에서는 자본 착취 모델로 가게 된다. 즉, 로빈슨 크루소우 하에서 두 이념은 하나의 통일이 되는 셈이다.(사실 파레토 효율을 생각하면 두 이념의 '균형'은 실제로 같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김기덕의 섬에서 현식은 일종의 프라이데이인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섬에서도 화폐는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한다 하더라도 모욕의 상징, 혹은 버릴 수 없는 비루함의 상징으로 나올 뿐이다. 맞다. 희진이 분명 몸을 파는 것은 맞지만 실제에 있어서나 마음에 있어서나 그것은 로빈슨 크루소우의 생산 양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저 방대한 낚시터에서 희진은 일종의 자기 영역을 구축하였으며, 거대한 낚시장이자 화장실인 호수 곳곳에 자신의 체액을 흩뿌리고 다닌다. 영역 표시다. 자신을 사는 남자들도 영역 표시를 위한 일종의 초식동물 먹이감 밖에 못 되는 거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곧 프라이데이가 등장하는데, 그것이 현식이다. 프라이데이라고는 하지만("도대체 네가 뭔데?"라는 힐난으로 자신과 희진의 거리두기를 시도한다...), 현식은 도피처를 찾아, 즉 자기 영역을 찾아 낚시터까지 온 또다른 로빈슨 크루소우였다(철사 미끼로 낚시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이여자가 나를 좋아하나보다고 여겨 덮치기도 하지만 이내 희진의 견제를 받게 되는데, 도리어 현식은 자기 영역을 딴 여자에게까지 넓히게 된다.

    자, 당연히 파레토 효율을 극대화시키려면, 너와 나 중 둘 중 하나가 죽던가, 아니면 둘이 완벽한 결합(mariage parfaite라고 하면 뭔가 더 유식해 보일거다 ㅎㅎ)을 이루어야 한다. 김기덕 감독이 어느 편을 더 좋아하는가는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의 모호한 처리가 다양한 해석을 담보하고 있으며, 감독 스스로가 그것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난 완벽한 결합으로 추측한다. 그것 또한 죽음을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남자는 다른 사람들을 죽여가며 영역을 지켰고, 여자도 그에 따랐기 때문이다. 평온한 숲 속의 섬에서 그녀는 이제 알몸으로 누울 수가 있게 되었다. 낚시에 물린 곳은 곧 생명이 태어나는 곳이며, 이미 거기에는 풀이 자라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자이젠님에 대한 선물성 글이다. :D

 
00364129 [] Macworld 2006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15일 [일] 11:24:02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저리 열광시킬 수 있을까?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구글도 아직 카리스마가 넘치는 CEO를 모시지는 못한 듯 하다. (혹시 CES에서의 구글 기조 연설을 보셨는지?) 맥월드가 저런 열광을 이끌어내는 이유는 아무래도 애플과 잡스라는 떼어 놓을 수 없는 두 카리스마(?)가 합쳐졌기 때문일 것이다.

    말인즉슨, 아무리 지난 번 WWDC 때 처럼 충격적인 발표(?)가 없다 하더라도 잡스는 우리를 흥분시킬 수 있다. 정말 저 관객 속에 나도 끼어 있었다면 스티브의 RDF(Reality distortion field)에 사로잡혀 멍하니 웃고 박수치고 했을 것이다. ㅎㅎ (그리고 그렇게 되는게 소원 중 하나이다.;; )

    제일 인상적인 부분은 세 부분이었는데, 차례로 보도록 하자. ㅋ

    1) 가령 스티브는 기조연설에서의 데모를 몸소 실천한다. 그 준비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고 들었지만 그의 데모를 보노라면 정말 나도 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 아닌 환상을 갖게 된다. 일종의 RDF인 셈이지. 그런데 말이다. 이번에는 좀 특이했다. 부처님 손바닥 위. 애플은 루머를 갖고 논다. 기조연설 전이나 기조연설 후나 루머는 끊이질 않고,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하여 웃음을 선사하는 스티브. 정말 고단수이다. 저런 유머를 가졌으니 그 많은 여자들 마음을 사로잡았지. ㅎㅎ

    개러지밴드 데모

    2) 시가 총액으로는 인텔이 애플을 능가하고도 남음일 거라. 요새 애플의 시가총액이 DELL을 넘어섰다는 기사가 많던데, 시장인식도도 그러하고, 쫌 안다는 사람들은 인텔을 컴퓨터 산업의 '몸통' 중의 '몸통'으로 친다. (물론 IBM을 거론한다면 할말 없다. ㅎㅎ) 즉, 애플이 '을'이요, 인텔이 '갑'으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다. (실상은 애플이 '갑'이다.) 어떻든 간에 오텔리니에게 버니를 입혀서 등장시킨다는 발상은 누가 했을까? 당연히 스티브일 것이다.

    한국 같으면 삼성이나 LG 회장이 저런식으로 등장한다는 상상을 할 수 있을까?

    폴 오텔리니의 등장

    3) 무엇보다 1997년 보스턴 이래, 스티브 잡스가 계속 기조연설을 맡으면서(작년인가 재작년인가 파리 맥월드를 제외하고서는 최소한 샌프란시스코 엑스포는 계속 잡스가 연설했었다), 대히트시킨 유행어 중 하나이다. 그 외에 몇 가지 더 있기는 한데(가령 I'm thrilled to announce...) 깜짝쇼로 한 층 더 감동을 주는 맥월드이니 One more thing!만한 어구는 찾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굉장히 능청스럽게, 자연스럽게 말하는 스티브.

    원모어씽!

    당장 지르고 싶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어버리는 RDF이다. 이러쿵 저러쿵 기술적인 장단점이나 여러가지 한계(가령 지금 나온 인텔맥들은 EFI 바이오스라서 오에스 텐 외에는 거의 설치 불가능이다)가 있다손 치더라도, 감성을 자극하는 회사는, 아니 스티브 잡스의 기술에는 넙죽 엎드릴 수 밖에 없다. 인터넷을 못쓰던 그 시절에도 나는 넥스트큐브나 스테이션을 한 대 갖고 싶어했었다. ㅎㅎ

 
00364327 [EC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17일 [화] 11:54:49

    그래도 가끔은 조중동 중에 동아일보를 보는 편이다. 그래프나 그림을 잘 그리기(!?) 때문이다. 가령 작계5027~5030에 대한 그림은 너무나 훌륭해서 출력해서까지 갖고 있기도 하다. 동아일보의 기술자들은 70년대에도 지금도 그대로인 듯 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조중동의 칼럼니스트들은 믿을 바가 못된다. 어차피 사설이라는 것이 데이터를 가지고 자신이 가공하여 쓰는 글이겠지만, 아무리 그렇게 보아 준다고 하여도 자기 글 안에서 모순되는 내용을 글이랍시고 쓰는 이들은 정말 못봐주겠다.

    동아일보에서 대표적으로 모순되는 글을 쓰는 사람을 꼽자면 김순덕이 있다. 작년부터인가 남미 내용이 나오면 계속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데, 그녀가 남미에 대해 쓴 글들이 정확히 걸리고 말았다. ㅎㅎ 그녀가 바보가 아니라면 분명 정치적인 의도가 독해력을 넘어서는 거라는 판단 밖에는 안든다. 그런데 김순덕만큼이나 왜곡하는 칼럼니스트를 또 하나 발견했다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이동관이다.

    로빈후드 포퓰리즘에 대해서 쓴 그는 베네수엘라가 포퓰리즘을 이용하여 대중독재를 펴고 있으며, 그 피해가 대중에게 돌아가고 있노라고 주장한다. 이 사람 역시 어디선가 포퓰리즘에 대해 줏어들은 것이 있는 모양이다. 그가 갖고 있는 포퓰리즘의 정의는 30년대의 페론 시절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니, 한국 신문에 글을 쓸정도의 힘이 있는 이들은 모두들 그런 시각을 갖고 있다. 이것은 조중동이 아니라 소위 그 반대쪽 신문들도 마찬가지이다.) 자, 그에게 묻겠다. 언제나 국민투표로 국민에 호소하여 유신 개헌을 이룬 박정희 전 대통령은 포퓰리스트인가 아닌가? 쟝마리 르펜에 대해, 국민에 '호소'했던 자끄 시라끄는 포퓰리스트인가 아닌가? 함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 포퓰리즘이다.

    뭐 그건 그렇고 토마스 프리드만(차리리 밀튼 프리드만을 인용하시지?)의 말을 인용하면서 베네수엘라에 필요한 것은 빌 게이츠라 역설한다(독재를 비난하면서 엘리트주의를 주장한다?). 빈곤층 비율이 늘어났다면서 말이다. 자, 그는 경제 성장이 빈곤율을 낮춘다는 명제에 동의할 것이다. 오케이?

    그렇다면 그는 영어도 모르고 에스파냐어도 모른다는 결과가 나온다.  ㅎㅎ 기본적으로 베네수엘라 통계에 대해 사전 조사도 하지 않고 글을 써댔으니 말이다. 2005년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2004년 통계에서 보면 경제 성장율만 16.8% 성장이다. (설마 동아일보에서 미국 통계가 잘못이라고 하진 않을 게다. ㅎㅎ) 성장을 주장하는 게 아니었다면야 봐줄 수 있다. 40%의 기업이 문을 닫았다고 하지만, 그 40%의 통계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국유화가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은 존재한다.

    자, 당신은 성장을 주장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앞뒤가 안 맞다. 이 칼럼의 주제 중 하나는 '경제나 성장시켜라'이기 때문이다. 이 양반도 바보가 아니라면 정치적인 의도를 오지게 갖고 글을 썼을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봤더니 김순덕은 핀란드의 질 좋은 교육이 성과와 경쟁을 중시했다고 쓴다. 그녀가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사실이 있는데, 핀란드는 한국 입장에서 보자면 거의 공산주의 국가이다. ㅎㅎ 도대체 월마트 이코노미(?)를 하자는 필자가 이렇게 모순적인 내용을 하나의 글에 적어내다니.

    어쩌면 모순적인 내용을 멋드러지게 써 주어야 밥이 해결되는 세상이라서? ㅋ

 
00364476 [EC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19일 [목] 01:29:50

    이동관이 설마 내 블로그를 보았나? ㅎㅎ 포퓰리즘을 말하던 그가 용어를 바꾸었다. 나눠먹기식 '민중주의(페로니즘)'이라고 쓴 칼럼이 어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포퓰리즘 인식은 50년 전 페론주의에서 '한 발짝'도 앞서나가지 못한다. 똑같다.

    그래도 오늘은 무려 퍼센트씩이나(!) 칼럼에 써 주셨으니, 나는 통계의 출처도 밝히겠다. 내가 본 통계는 IMF와 UNDP, 그리고 아르헨티나 재경부와 중앙은행이다. 그는 2002년 기준으로 민중주의 때문에 빈곤층이 44%가 되었고 완전실업률이 18.3%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나눠먹기 때문이랜다.

    먼저 현재 통계는 완전히 뒤바뀌었음부터 알리겠다. 2003년부터 2005년(이나라는 2005년 통계도 나와 있다)까지 아르헨티나는 8% 이상의 고도 성장을 하고 있으며, 완전실업율은 11% 이하로 떨어졌다. 인구 성장율이 8%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에 실질 성장율을 따지자면 3년 사이에 나라 경제가 무려 10% 이상 커졌다. 인구 성장율이 못미치다는 의미는? 고용율도 현저하게 늘었다는 의미다. 환율 때문에 1인당 GDP를 바로 비교하기는 뭐하지만, 구매력으로 평가한다면 만 불이 훨씬 넘는 잘 사는 나라이다. UN도 아르헨티나는 고도개발국(선진국이라는 얘기다)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그런데 빈곤층 최근 통계는 찾지 못하였다. 대신 UNDP에 가보면 HDI 지수가 있다. 인적자원개발지수이다. 빈곤율과 기대수명, 교육 정도 등을 모두 합쳐놓은 지수이다. 여기에서 아르헨티나는 34위이다. 한국은? 28위이다. 그리고 둘 다 고도개발국으로 분류되어있다.

    그리고 이동관의 글에서 또 한 가지 모순되는 내용은 2002년 통계가 왜 그리도 안 좋았는가이다. (이때 성장율은 마이너스였다.) 그는 나눠먹기 식 페로니즘 때문에 그렇다고 전한다. 하지만 당시 집권자는 이동관이 그렇게도 좋아하시는 '신자유주의'의 기수, 아돌포 로드리게스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때는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을 받고 IMF의 '가혹한' 조치를 받고 있던 때였다. 98년 한국이 어땠는지 기억하신다면 잘 아실 거다. 웬만한 회사들 다 문닫고, 웬만한 은행원들 다 '해피엔드' 찍으러 나갔으며, 실업율은 급증했다. '신자유주의' 정권 때였다.

    그 후, 두알데 임시 대통령 체제 이후, 2003년 대선 때에는 '사회주의자' 키르츠네르가 당선된다. 자, 이동관이 이야기하는 '나눠먹기식' 정책은 2003년 부터 시작된다. 그 전에는 메넴 이후로 쭈욱 자유주의 경제체제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빨갱이(?)로 바뀐 뒤로 아르헨티나는 일취월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IMF는 자신의 구제금융 정책이 '나빴다'고 공식 인정하고 사과하는 초유의 조치까지 있었다. 부족한가? 진짜배기 빨갱이 국가인 쿠바도 그새 산유국이 되었고 2005년 현재, 5.2%의 성장율을 올리고 있다. (이 나라의 실업율은 불과 1.9%이다.)

    사실 저 좌파국들이 잘나가는 이유는 자원 값이 올라서인 이유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닭짓(?)을 하는 통에, 그리고 중국이 욕심을 부리는 통에 전세계 시장이 다 그들에게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다. 전문 용어로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정도가 될까? 말인즉슨, 함부로 페론주의 운운할 수 없는 때라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쓰려면 도대체가 주제를 support 해 주는 소재를 갖고 써야 기본이다. 아래 글이건 이 글이건, 나는 그의 세계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 바이지만, 그걸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글을 쓰라는 것이지.

    그런데 어떻게 보면 내가 '돈 받고 글 쓰는 일'을 하지 않아서 이렇게 나대는 것일 수도 있다. 머리가 옵션은 아닐 터. 그도 자기 글이 뭔가 핀트가 안 맞음은 조금만 검색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 가족들 맥이려면 어쩔 수 없지 않겠나? 물론 직접 만나서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의 칼럼 타이틀이 '횡설수설'인가?

 
00364665 [] Mr. and Mrs. Smith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21일 [토] 04:16:56

    사실 이 영화 본지는 꽤 오래 되었다. 작년 여름 즈음에 메가박스에서 봤으니 말이다. 간단한 영화다. 사랑스러운(!) 주인공 부부가 화끈하게 한 번 놀아주고 나니, 별다르게 쓸 글도 없었고, 쓸 생각도 안 났다. 그러면서 지나갔는데, 오늘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히치코크 영화 중에 똑같은 제목의 영화가 있었던 것이다!! (1941년작이었다. 진주만 사건 전에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제목만 같으랴. 극중 스미스 부부의 이름은 다르지만, 상황이 유사했다. 히치코크의 흔치 않은(?) 코메디 영화인 이 '스미스 부부'는 부부로서 행복한(?) 삶을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자기들이 정식으로 혼인 등록이 안 되어 있다는, 즉 불륜(?) 상태로 동거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이제까지는 결혼 상태였는데 알고보니 아닌 거라.

    자, 피트와 졸리 부부도 매한가지이다. 이제까지는 결혼 상태였는데 알고보니 서로 상대방의 누군가(?)가 고용한 킬러였던 거라. 이제까지의 행복했던(?) 삶은 깨지게 되고, 둘은 총을 겨누다가 진상(!)을 알고는 다시 결합하여 홍콩 영화 한 편 찍는다. 그리고서는 실제로 임신(!)도 한다. ㅎㅎ 두 영화를 한 마디로 줄이자면 다음과 같다. (사실 히치코크의 영화는 못 보았다. 뭐 언젠가 기회가 생기긴 하겠지만.)

    "그 둘은 정말 부부같죠? 그런데 정말 부부랍니다."

    말장난 같다. ㅎㅎ 그렇다면 다음으로 바꾸어 보자. 그러면 좀 더 이해하기 쉬워진다.

    "넌 A를 무척 닮았어. 그래서 네가 좋아."
    "난 A야."
    "그렇다면, 역시 네가 좋아."

    뭐 정반합의 개념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스미스 부부는 부부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중간에 알게 된다. 하지만 사건에 사건(!)을 거듭한 끝에 진짜 부부가 되었다. 이제까지 서로 배우자로 알고 있었는데, 그 사실이 진짜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거칠게 말하자면, 이제까지 자신이 알고 있었던 A는 죽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이 그 공백을 채워주는 A의, A가 맞지만 자신이 전까지 알던 A는 아닌 그 A가 새로 나타나서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때문에 스미스 부부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게 미국 부부들을 풍자한 장면이라는 거 맞습니다, 맞고요. 그 또다른 이면을 보자면, 스미스 부부가 알고 있던 스미스 부부는 죽었고, 이제 새로운 차원에서 (여전히 스미스 부부라 불리우는) 스미스 부부가 태어난 것이다. 그걸 정말 쉽게 처리(?)해서 보여준 게 스미스 부부이다.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려고 쓸데 없는 걸 끄집어 냈는지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ㅎㅎ 요는 이러하다. 봄여름가을겨울 아저씨들이 노래불렀듯, 사람들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말조차도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사실은 보통 잘 모르는 채로 나타난다. 그리고는 예전에 알고 있던 '그것'을 내놓으라 윽박지른다. '그것'은 그것이 아니되 새로운 그것이 되었거늘 받아들일 수가 없다. 바로 여기에서, 어쩌면 김기덕 감독이 히치코크와 통하는 구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볼 영화, 봐야 할 영화는 쌓여 있다.

 
00364789 [] 더더?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23일 [월] 04:27:43

    더더 1,2집이 나왔을 때는 나도 한창 젊을(?) 때였다. 어떻게 보면 밴드가 여자 보컬을 내세우는 풍토(?)가 시작된 것도 더더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면서부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물론 결정적인 '처음'은 자우림이라고 해도 좋을 성 싶다. 윤상이 뒤에서 기타를 쳐 주었던 예전의 김완선 언니는 제외.). 그 이전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 긴 '흉아'들이 듣는 파고다 극장의 오빠밴드들 외에는 별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백두산에서 내세웠던?! 여자 가수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물론 난 파고다 극장의 그 밴드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줏어 들은 것만 있을 뿐. ㅎㅎ

    암튼 더더 이야기는 아니다. (여담인데 1234집을 다 좋아하는 팬은 흔치 않을 듯 하다. 난 다 좋아한다.;; ) 더더의 뮤직비디오를 봤기 때문이다.(퀵타임 파일이다.) 정작 그 때는 뮤직비디오를 봤다는 기억이 안 난다. 근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10여 년 전의 스타일을 보면 어떻게든 '촌스럽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이라. 정말 그 때 사람들 저렇게 하고 다녔었다. 뭐 지금 저렇게 하더라도 욕 먹을 것 같지는 않지만, 시간을 생각하면 정말 '구수'하지 않나. ㅎㅎ 게다가 "내게다시"를 보면 혜화동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보며 '흐뭇'해 하는 모습이 나온다. 물론 저렇게 '흐뭇'해 하는 모습보다는 '나는 네가 모르는 옛날을 알지'라는 비웃음을 보내는 사람이 훨씬 많음을 안다. 하지만 그런 것도 한 10 년만 '더더' 지나 봐라. 흐뭇해 지리라. 날이 갈 수록 순해지는 위민복씨이다.

    그것보다... 아마 건국대 근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 나는 P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그래.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내가 갖고 있던 더더 음반을 P가 그곳에서 빌려갔던가 그랬을 거다. 지금의 나를 생각하면 그때는 상당히, 완전히 다른 사람(정말?)이었다고 생각해도 좋다. 거 왜, 말한 적 있잖나. 많이 가질 수록 못 버려서, 무서워서 사람 잘 못사귄다고. 그때의 내가 딱 그 꼴이었거든. 물론 틈만 나면 만나고, 혹은 그 틈을 항상 내려 하고 그랬지만 어떠한 '모멘텀'은 결코 찾아오지 않았다. 그 때 나를 딱하게 바라봤던 한 선배는 이런 말을 했었다. 신호는 세 번 온다.

    신호는 세 번 온다... 숫자에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ㅎㅎ 여하간 핵심은 신호가 오긴 온다는 것이고, 그것을 잡느냐 못잡느냐는 심장에 달린 일이요, 하늘에 달린 일이다. (앗. 이 말은 동학 아닌가;; ) 그렇지 않으면 '좋은(?) 친구'가 되니 말이다. ㅎㅎㅎㅎㅎ 신호란 건 워낙에 아무 편도 아닌지라 어디로 튈지 모른다. P와 흉금을 트기도 하였고, P의 방에도 가 보았지만 P가 보냈던 신호는 옛날에 이미 유통기한을 만료한 뒤였다. 그리고 유통기한 지난 거에 함부로 달려들다간 체한다는 사실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을 이것저것 따진다는 것 자체가 유통기한이 끝난 거다. 이따금씩 잊는 것은 좋은 일만 기억하려 하기 때문이오, 이따금씩 생각나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할 수 없는 어리석음 때문이렷다.

 
00365309 [] 스크린쿼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1월 29일 [일] 15:55:21

    여담인데 내가 한 때 살았던 나라에서도 최신 영화(주로 미국과 프랑스)들이 상영되곤 했었다. 그것도 제 때 맞추어서 말이다. 신기하지 않나? 도저히 그런 것을 수입해서 살 돈(혹은 예산)이 어디서 나올까?

    해답은 간단했다. 그런 최신 영화들은 극장에 딱 일 주일 간만 상영된다. 주로 프랑스의 배급사들이 아프리카 지방에 뿌리는 자선(?) 명목의 필름인 것이다. 즉, 저렴한 값에 일 주일간 상영한 뒤 바로 다른 도시나 다른 국가로 필름이 돌려진다. 아마 프랑스 배급사를 통해서였을텐데, 무사(La princesse du désert)도 프랑스어 더빙으로 상영했었던 기억이 난다.

    여러분들이 흔히 생각들 하는 선진국들과는 사못 다른 풍경이다. 그렇다면 그곳의 씨네필(영화애호가...라는 좋은 단어가 있는데 씨네필이라 해야 삘이 나는 모양이다)들은 어떻게 영화를 보는가? 쉽다. 한 해 이천 명이 넘는 사망자를 무릅쓰고서라도 유럽으로 밀입국하던지, 아니면 읍내 리어카(!)에서 판매하는 불복 비디오CD로 본다. 그렇다면 그 나라 영화는 죽었는가...하면 그렇지도 않다. 만들어지기는 만들어진다. 세계에 영화 안 만드는 나라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모두가 만든다. 그리고 모두가 굶는다.

    어찌됐건 복잡한 문제이다. 현재의 스크린쿼터 상영일자는 1985년, 무려 20년 전에 정해 놓은 수치가 변하지 않은 상태이다. 물론 절반으로 줄인댔으니 앞으로는 변하기야 할 터이다. 너무 돌아왔다 싶은데, 바로 말하자면 스크린쿼터는 '카드'로서의 역할, 그것 밖에는 의미가 없다. 제아무리 '소프트파워'를 거론한다 하더라도 '하드파워'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미국의 어떤 '양보'를 이끌어 낼 경우 스크린쿼터는 그 수명을 다해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내가 보기에 스크린 쿼터의 문제는 다양화의 가능성에 있다. 얼마 전에 '투사부일체' 상영 때문에 '홀리데이'를 내렸다가 항의를 받고 다시 올렸다고 한다. 자, 이것은 정부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시장경제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화인들은 마땅히 '투사부일체'와 CGV 뒤에 있는 CJ, 즉 삼성을 공격해야 한다. 그 좋다는 '다양성'을 위해서 말이다.

    그럴 수 있는가? 삼성을 공격할 수 있는가? ㅎㅎ

    정부는 할만큼 다 하고 있다고 본다. 허리우드 극장에 돈을 좀 더 많이 지원하게 해 주고, 방송국들이 쌓아 놓은 현금 좀 풀게 해 주면 그만이다. 거기서 끝이어야 한다. 게다가 이것 저것 예를 들 수 있는 그러한 문제들은 모두 '스스로' 푸는 것이 Coase 정리(!)에도 맞다. 그리고 영화인들은 만만한 정부만 공격할 것이 아니라, 배급 시스템, 영화 제작 시스템 자체를 싸그리 고쳐나갈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시위'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하기사 삼성을 공격하기보다는 만만한 정부를 공격하는 편이 수월할 것이다. ㅎㅎ

    그리고 항상 미국 영화들한테 점령당해염~이라고 양치기 소년같은 멘트가 계속되는데, 근본적으로 미국 영화는 빛을 잃었다. 미앤유에브리원같은, 매치포인트 같은 영화들이 미국 영화라고 보는가? 정서적으로 맞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위기(!)가 닥치기 전에 미국에게 받아야 할(혹은 삥뜯어야 할) 것들이 아주 많이 있고, FTA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00365471 [ECON] 폐전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2월 01일 [수] 00:07:30

    아무래도 월러스틴에 빠지다 보니 비관론자가 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다. 한국시간으로 아마 모레 정도 부터이면 버냉키가 FRB 의장이 된다기에 기념글(?)을 딴로그에 쓰다가 다시금 비관론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지금 달러와 금 간의 전투(??)가 한창이다. 그런데 역사에 자고로 명목지수가 실질지수를 이긴 적이 없다. (사실 80년대 초반의 금값이 지금보다 더 비싸긴 했다. 하지만 곧바로 플라자 합의와 저유가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때에는 비만 투성이의 미국인들이 세계를 금(!)으로부터 살린 거다. 그리고 우연히 때를 같이 한 한국은 무역흑자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뭐, 무슨 말인지 모르셔도 상관 없다. 가끔은 이런 글을 써 주어야 나 자신이 정리가 되니까. 그런데 멀리 볼 것도 없이 국사책을 보면 어느정도 방향(!)이 나와 있다. 성호사설에 나와 있는 폐전론(廢錢論)이다. 정통 국사학계에서는 이를 조선선비의 한계로 보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를 '실물가치 우대론자'로 본다. 국사책을 보다보면 의문을 가져보아야 한다. 고조선 시대 유적(낙랑이라고 봐야 할까?)에서 명도전(明刀錢)이 나온 바 있는 한반도에서 상평통보가 널리 퍼진 것은 숙종조 이후가 정설(定說)이다. 돈을 왜그리 안 썼을까? 우리 조상들이 그만큼 미개했을까?

    물론 그만큼 미개했을 수도 있지만 ㅎㅎ 농사와 토지, 그리고 농부라는 종신고용제로 운영되는 사회가 자본주의식 거품(!)을 유발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성호선생도 폐전론에서 투기나 도박, 시기 등 온갖 나쁜 영향을 거론하는데, 그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다름 아닌 주식과 환투기이다. 잉여자본이 생겨나면 그만큼 그 고삐를 틀어잡기 힘드니 아예 거품(그린스펀 말에 따르면 irrational exuberance이다 ㅎㅎ)을 근본적으로 없애버리자는 주장이 폐전론인 것이다.

    당연히 박제가의 실용후생(實用厚生)은 당시 농업의 신자유주의화(?? 당시 광작의 유행은 요새 말로 '양극화'이다)로 생겨나는 잉여자본을 한 번 돌려보자는 이야기다. 물론 새로 생겨나는 산업(광업과 상업은 요새 말로 '신경제', 혹은 '새로운 성장동력'이다)에 대한 거품의 기대(?)를 안고 있다고 보아도 좋다. ㅎㅎ

    하지만 우리 역사에서 사례를 찾아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는 거 알고 있다. 역시 식민지 백성답게 서양 사례를 써 주어야 제맛.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폐전론(廢錢論)을 간접적으로 주장한다.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속은 주민들이 지폐(紙幣)를 만들어 쓰게 되고, 위 성호사설에 쓰인 온갖 폐단으로 망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소식. 뭐, 머리가 땡긴다면(!) 모파상의 Bel Ami, 디킨즈의 ...아. 기억이 안난다. 취소.;;; 하여간 예가 많이 있다. 아니 그러고보니 성경에도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는 문구가 나온다.

    아참. 그런데 말이다. 바이마르 공화국 초기 독일의 재무장관을 맡았던 이가 바로 괴테 전문가였다는 사실. 역사가 참 얄궂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위의 생각은 그냥저냥 지하철에서 졸다가 떠올린 것일 뿐이며, 관련 논문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00365830 [] 홀리데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2월 05일 [일] 02:24:42

    이 영화의 작가는 실미도를 각색한 그 사람(누군지 모른다)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실미도 삘이 많이 난다. 더군다나 실미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 홀리데이가 전개되는 방식도 그리 마음에 든다고는 볼 수 없었는데... 그래도 논픽션 아니겠는가.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통하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했다. (여담인데 베니스의 상인도 결국은 같은 주제를 다룬다고 보아도 좋다. 샤일록보다 더 부자인 포시아가 결국 이긴 것 아니겠나. ㅎㅎ 재산을 갖추면 미모와 미덕, 그리고 지혜도 갖추게 된다. 찔리지?)

    게다가 심금(?)을 울리는 자막이 따로 있었다. 보호감호법이 작년 여름 쯤에서야 폐지가 된 것이다. 26년의 일생이다. 하기사 법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 그 법이 폐지되기까지는 36년이 걸렸었다(1933~1969, 뭐시라? 독일은 '역사청산'을 했었다고?). 한국은 양호한 것인가? 또한 지강헌이 계속 복역을 계속했더라면 올해에 나올 때가 됐었다고 전한다. 보호감호법 폐지 부칙은, 보호감호법 폐지가 되더라도 이미 형을 확정받은 이들이 그 혜택을 못받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지강헌이 살아서 나왔어도 적잖이 짜증낼 것임은 분명하다. 정태수가 다시금 잡혀가는 사건이 나기도 하고, 유전무죄의 전통(!)은 여전히 생생히 살아남아 있으니 말이다. 사업하는 사람, 아니 월급쟁이라도 그 전통은 능히 알 수 있다. 학생들은 모를테구. ㅎㅎ 당시 지강헌은 전경환이 엄청나게 해먹었어도 형을 받은 게 얼마 안된다는 사실에 분개했었다. 뭐, 87년에 흘린 피를 고스란히 그들에게 다시 넘기고 말았던(?) 어린 백성들이니 그런 신문보도를 받을만 하다. 그런데 말이다. 역사가 그래도 조금은 진보한다는 말도 어느정도는 맞다고 본다. 가령, 작년에 보호감호법이 폐지되던 때에 다음과 같은 판례가 헌법재판소에서 나온적이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원래 법률 제목은 띄어쓰기 안 한다. 이해해라.)의 위헌소원이었는데, 이 법률상 경제범죄 가중 처벌의 조항은 살인죄와 비교하여 더 형기가 두 배 더 높게 되어 있다. 헌재는 대형금융사고의 발생방지의 입법배경, 공무원의 경우를 비교하여, 가혹하다거나 과잉형별이라고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당 조항은 다음과 같다. "수수액이 5천만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가혹하다는 주장이었지만 판결은 합헌이다.

    하늘에 있는 지강헌도 조금은 위안을 얻었을까?


    사실 이 영화, 최민수 말마따나(!) 재미 없는 영화가 맞다. 영화 자체가 뭔가 좀 어색한(도대체가 '순수했던' 어린 시절 좀 안 나오는 영화는 왜 '안 나올까'?) 이야기 구조라는 것은 둘 째 치고서라도, 88년 당시에는 없었던 저 고층 아파트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저절로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염치'의 문제이자, '예의'의 문제이다. 어차피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은 다이쇼오 시대와 마찬가지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일 것이다. 알아도 모르는척 하는 것이 세상 살아가는 '기술'이자, '성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짜겠나. 오래 오래 전에 이미 선악과를 따먹어버렸는 걸.

    고로 이런 불편한(?) 영화는 계속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 롯데와 삼성 간의 싸움때문에 화제가 된 이 영화는 그런 '배급 문제'에 낚이기에는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여담이다. 감옥 안의 오야붕(?)이 치킨을 뜯으면서 지강헌에게 훈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단체생활(?) 해 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얼마나 치킨이 먹고 싶어지는지. ;ㅁ;

 
00365986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2월 07일 [화] 01:35:23

    사람들이 대단히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이슬람=아랍'으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슬람이 전세계에 뻗쳐 있는 걸로 여기는 그네들의 실수도 있긴 하다. (대학교 나온 사람들도 따로 혼자 공부하지 않았을 경우, 이슬람이 전 아시아를 석권한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도 이슬람 국가라는 식이다. 물론 난 그들과 말싸움을 한 적은 없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그러기는 힘들다고만 코멘트 해 주었을 따름. 물론 정치적으로 보자면 또 다른 주제이다.)

    사실 무슬림이 제일 많은 나라는 걸프 쪽 국가들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이다. 그리고 시아파 쪽이나 파키스탄 쪽으로 가면 모하메드(왜그리 영어표기형인 마호메트를 선호하는지 모르겠다. 역시 식민지라서인가?)를 그림으로 표현한 유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북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무슬림들은... 대단히 날라리(?)이다. ㅎㅎㅎ

    사진에 흔히 나오는 불지르고 쳐들어가고 하는 무슬림들, 일단은 이해해 줘야 한다. 일할 곳도 없고, 무슨 이벤트만 생기면 달려나갈 궁리를 하며 종교 빼면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흔히들 식민지 한국언론사들이 그대로 미국 보도를 베껴쓰게 되어 '오류'가 발생하는 '헤즈볼라'나 '하마스'는 무장테러단체가 아니다. 한국에서 비슷한 단체를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꽃동네'를 선택하겠다. 자선단체이자 교육단체, 그리고 정치단체, 즉 정당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종교에 무슨 위해가 가해졌다고 한다? 일단은 저지르고 보자이다.

    (또 한 가지... 영미계 언론이고 불어계 언론이고 독일어계 언론이고 모두다 '조작'을 하고 있는데, 팔레스타인 자살 폭탄 테러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중에는 크리스트교 교인들도 많다.)

    암튼 우리 생각으로야 만화 마 그까이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게 맞다. ㅎㅎ 그리고 그게 맞기 때문에 더 문제이다. 애초에 처음으로 나온 그 만화가 그려진 덴마크는 중동 지방이나 이슬람에 별 아쉬울 게 없는 나라이다. 비록 크로네화와 페그제로 고정되어 있지만, 유로도 가입하지 않았으니 더욱 더 그러하다. (재밌는 건 덴마크의 천주교도는 인구의 3%, 무슬림은 인구의 2%라고 한다.) 제일 큰 이유는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꿀릴 게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뭔가?

    만화가지고 으›X으›X 하는 건 모두 깃털이고, 몸통은 다른 데에 있다. 영국, 에스파냐, 프랑스, 호주에 이어 덴마크에까지 튄 이 이슬람풍(!)은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간단히 말해서? 앞으로 '똘레랑스' 팔고 다니는 지식인(?)들은 밥그릇 걱정 좀 해야 할 거라.

    당연히 만화야 '언론의 자유'를 누린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도리어 자국의 불만을 터뜨릴 '호재'로 작동하기 십상이다. 1930년대 독일의 유태인 지위를 지금의 아랍인 이주민들이 받게 된다는 의미다. 만화야 만화일 뿐임은 지극히 맞다. 그러나 항상 뒤에 붙는 말, '따라하지는 말자'를 잊고 걍 생까버리면 그것은 정치도구화되기 쉽다.

    아래 만화(!)는 스위스 신문인 트리뷘 드 쥬네브에서 가져왔다. '몸통국가' 시민들은 별 관심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분위기의 방향은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00366098 [] 낚였으니 할 수 밖에 -0-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2월 08일 [수] 00:08:23

    4 things

    Four Jobs I’ve had in my life (일생에 가졌던 네 개의 직업)
    * (ㅅ모)연구원, 교수(!?), (ㄷ모)연구원, 파트타임 번역;;, 백수 --;

    Four movies I can watch over and over (몇 번이나 다시 볼 수 있는 네 가지 영화)
    * 연애의 목적 : 연애 영화 중 그나마 제일 현실에 가깝다고 본다.
    * 비포어선라이즈/비포어선셋 : 두 편을 보는 데에는 대략 10년이 필요하다.
    * 몰락 : 히틀러를 그나마 '다르게' 보여주는 수작이지만, 그건 낚시이고... 이건 한 개인과 역사에 대한 영화다.
    * 이사소동 : 아커만 영화인데... 요새 아마 아트시네마에서 하고 있는 중일 거라. 지극히 프랑스적(?)인 영화.

    Four places I have lived (살았던 적이 있는 네 곳의 장소)
    * 서울시 도봉구
    * 모하메디아, 하산2세 거리
    * 서울시 송파구

    Four TV shows I love to watch (좋아하는 네 가지 TV 프로그램)
    * KBS 새벽 뉴스 : 노현정 아나운서가 진행함.
    * 명동백작 : 이거 DVD 파나?
    * 그 외에는 텔레비전을 거의 안 봐서 잘 모르겠삼.

    Four places I have been on vacation (휴가 중 갔었던 네 곳의 장소)
    * 마라케시 : 다음엔 호텔에서 잠자는 럭셔리한;; 여행을 해보고 싶다.
    * 파리 : 나의 파워북을 샀던 장소... 오로지 이곳은 쇼핑용~
    * 런던 : 왜이리 번잡한 곳만 골라 갔지? -0-
    * 밀라노 :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지대로 함 느껴보고픈 곳임.


    Four websites I visit daily (매일 방문하는 네 개의 웹싸이트)
    * blogin.com
    * 나의 딴로그
    * 애플포럼
    * 다음.넷

    Four of my favorite foods (가장 좋아하는 네 가지 음식)
    * 김치찌개
    * 도곡동 일마레의 볼로네제 피자
    * 라면
    * 명동성당 맞은편 인도식당의 치킨


    Four places I would rather be right now (지금 있고 싶은 네 곳의 장소)
    * 이불 속
    * 광화문
    * 남산
    * 동해안

    Four bloggers I’m tagging (태그를 넘기는 네 명의 블로거)
    * ASUKA
    * lian
    * 풀팅
    * 뚜비

    재량사항임. 안하신다고 하여 징벌을 내릴 수단이 없음 -0- 바로 밑 로그에 코멘트 달아주신 고마운(ㅠ.ㅠ) 분들인데 아수카님 외에는 직접 만난 적이 없음.;; ㅎㅎ 근데 제목이 왜 다 영어이고, 왜 다 4인지 궁금함. 질문은 네 게도 아니면서.

 
00366370 []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2월 10일 [금] 23:45:49

    따지고 보면 시간의 역순으로 배열되는 영화는 예전에도 없지 않았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Irréversible"이 생각난다(제목의 뜻과 더불어 묘한 느낌을 준다). 영화 뿐만이 아니다. (영화가 아닌 전래 이야기 그대로의) 장화홍련전도 '되짚어가보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연극(!)도 이런 구조가 꽤 있다. 가령 프리스틀리(J.B.Priestley)의 "Time and the Conways"(역시 con+ways의 조어때문에 묘한 느낌이 온다. 도시 이름일랑 잊을 것.)의 이야기는 대충 다음과 같다.

    제1막: 20년 전(과거), 콘웨이 가족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며 즐거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제2막: 20년 후(현재), 콘웨이 가족은 모두 실패하여 우울하게 다시 모여 있다.
    제3막: 20년 전(과거), 콘웨이 가족의 즐거운 저녁식사 때로 되돌아간다.

    이터널 선샤인의 이야기는 바로 현재의 이야기에서 과거로 돌아갔다가 다시금 현재로 이어진다. 순환의 이야기로 보아도 좋겠지만 보는 사람은 이 이야기의 시작과 중간, 끝을 모두 알면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이미 알려진 운명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점을 알고 보면서도 보는 사람은 이들이 다시 맺어지기를 빌고, 다시 만나기를 빈다. 여러가지 곁가지 이야기들은 양념일 뿐이다. 그러면서 보는 사람은 '익히 알고 있는' 자신의 추억담을 돌이켜 본다.

    이야기는 빠르게 다시금 과거로 돌아간다. 절교를, 최초의 갈등을, 사랑의 절정을, 최초의 데이트를,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The End of the Affair"에서 파인즈는 무어에게 나지막히 말한다. "You know, I'm in love." 그리고는 탄식한다. 바로 "잘 알고 있어, 하지만... (Je sais bien, mais quand même...)"으로 이어진다. 알면서도 그대로 갈 수 밖에 없는, 하지만 "...이랬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를 마지막 실마리로 남기고 싶어하는 바람이 은근히 드러나는 것이다.

    즉, 때가 되면 빠질 수 밖에 없는, 알면서도 속는, 속지 않으면서도 오류를 범하게 되는 상태, 그런 느낌은 늘상 갖는다. ㅎㅎ 이터널 선샤인이 훌륭한 점은 바로 그러한 따끔한 '불편함'을 일깨워 주었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신이와 채경이 황태자 부부임을 알면서도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율의 마음, 효린의 마음이라는 건 절대로 드라마가 아니다. 현실이 저러하기 때문에 거북해 하면서도 열광하는 거다.

    이 역시 지하철 타고 졸면서 떠올린 생각. 아무래도 음악을 듣던지 해야겠다.

 
00366629 [ECON] Happy Valentin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2월 14일 [화] 03:02:07

    2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이다.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하여 잠자다가 문뜩 생각나서 써 본다.

    214는 2×107이다. 107은 소수(素數)이다. 즉 약수가 1과 자기자신 뿐으로서, 하나의 완전체, 성인을 뜻한다고 보아도 좋다. 성인 둘이 만났으니 역시 사랑스러운 수라 할 수 있다.

    한국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연인이 생겨나면 언제나 이들을 떼어 놓으려는 '가족'의 개입이 시작된다. 21과 14로 떼어놓았다고 하자. 그러나 이 둘은 굴하지 않고 계속 만나게 되고, 결국 다시 곱해진다. 21×14는 294이다. 294=2×3×7×7이다. 2×3은 6, 6은 완전수이다. 자기 자신을 제외한 양의 약수를 더했을 때 자기 자신이 되는 양의 정수(6=1+2+3)이다. 되돌아온 사랑은 완전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행운을 가져온다. 그것도 '제곱'으로. 그리고 214의 각 수를 더하면(2+1+4) 7이다. 역시 '행운'이다. 각 수를 곱하면? 2×1×4=8이다. 원자번호 8번은 '산소'를 뜻한다. 산소 없이 살아갈 수 없지만, 산소를 봉이 김선달인양 파는 이도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리라.

    또한 거꾸로 놓아도(412) 소수인 103과 2×2로 이뤄진다. 바로 하건 거꾸로 하건 소수 둘씩 만나서 이뤄진다는 의미렷다. 한편, 214를 더한 6은 원래 남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발렌타인이 가져오는 행운인 7은 여자를 의미한다. 여섯 번째 날에 남자가 만들어지고, 일곱 번째 날에 여자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즉, 발렌타인은 여자가 남자에게 행운을 안겨다주는 의미로 받아들일만하다. 8은? 8은 7+1이다. 보통 아이들은 여덟살이 됐을 때 세례를 받는다. 7이 뜻하는 완전함과 행운 뒤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여러분들, 해피 발렌타인. 나는 수비학을 믿지 않는다.

 
00366920 [] Lordy N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2월 17일 [금] 00:14:54
 
00368344 [] Quoi en voi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05일 [일] 00:16:46

    달려라 장미는 일단 보았고, "은밀한 것들"을 볼까, 아니면 에릭 로메르 것을 볼까? 물론 도착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질 것임. --;

    도대체 이번 달, 아트시네마는 안 달려갈 수가 없다는 말씸. 열분도 와서 보셈~!


 
00368359 [] Letter from an unknown woma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05일 [일] 02:31:13

    상당히, 아니 그보다 엄청나게 섹시하다고 여기는 장면들이 몇 개인가 있다. 가령 '순수의 시대'에서 손장갑을 천천히 벗기는 장면이 그러한데, 이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에도 그러한 장면이 있다. 바로 아래 장면이다. 하지만 베일을 벗겨 올린다 하더라도 정작 핵심은 알 수 없다. 원래, 여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남자가 생각하는 거짓말은 말을 안 하는 것일 뿐이다. 남자들은 그것을 달리 해석하기에 훨씬 훗날 Closer같은 영화가 나오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LISA였다.

    하지만 뭣보다 1900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의 일상(?)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금 이야기다. 그것이 이 영화 대사에서도 나오더군. 여자의 엄마는 여자에게 자기가 재혼을 해야 할 구차한(!) 이유를 말해준다. '연금 갖고는 살 수가 없단다. 너도 알잖니?'

    자, 원래 청혼을 한 군인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야, 이 여자가 원래 사랑하던 사람이 따로 있어서였을 것이다. 1900년대 초기 오스트리아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아는 사람이라면야 이 여자의 선택이 올바랐음을 깨닫겠지만 영화보는 데에 그런 것까지는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시 연금이다.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의 공무원 연금(영화에서 여자의 생부는 기상청에 근무했었다)이 나머지 가족이 살기에 부적당했다면 이들은 역시 '군복을 납품하는 사장님'에게 달라붙을 수 밖에 없다. 영화에 직접 묘사가 되지는 않았지만 후에 꽤 부자집에 시집을 간 것도 사장님 아버지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가정은 모조리 한 자녀 밖에 갖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모두가 알듯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은 1차대전으로 와해되고, 왕정 폐지의 짧은 혼란기 뒤에 돌푸스의 독재정치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다른 오스트리아인이 다스리는 독일에 합병이 되어버리지.

    망해가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의 참상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도 있잖을까? 연금으로는 생활이 안 되고, 여자는 사회에 도움이 안되는(!) 피아니스트에 빠져있다. 게다가 여자와 아들은 장티푸스로 죽고, 피아니스트 역시 자신의 댓가를 치르러 나아가는 설정.

    막스 오퓔스가 과연 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여자가 이름을 구태여 밝힐 필요가 애초부터 없었다. 어차피 여자는 남자의 여자가 될 수 없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도 해체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으니 굳이 합스부르크 만세를 영화 안에 되뇌일 필요가 없었다.

 
00368430 [] Le genou de Clair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06일 [월] 01:53:13

    전에 밀라노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탈 때였다. 파리로 가는 비행기편이 어느 떼르미날인지 물어보아야 했다.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이탈리아어는 써져 있는 말만 대충 그것이겠거니 할 수 있는 정도일 뿐, 말은 안된다.(따라서 에코의 새소설도 이탈리아어판은 감히 주문못하였다...) 그런데 이 사람들, 정말 영어는 X도 모른다. 그런데 머리속에 생각난 사실. 밀라노 공국이 예전에 사실상 프랑스의 식민지였다는 사실! 수 백년? 마 그까이꺼. 불어로 바꾸어 물어보았다. 이게 웬걸. 친절히 대답해준다. 신기한 건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내 불어 질문에 대해 이탈리아어로 답변을 해 주었었다. -0- 그런데 대충 생각하니 찾아갈 수 있겠더군. 줄을 선 승객 아주머니에게 다시 한 번 불어로 물었더니 이번에는 불어로 대답해준다. 힐끗 봤는데, 여권은 역시 이탈리아 여권이었고.

    사실 그때는 굉장히 궁금했는데, 지금은 당연히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 "끌레르의 무릎"에 나오는 '오로라'가 이탈리아인 작가로서 이탈리아어틱한 불어를 말하더라구. 어떻게 보면 본토(?) 발음보다 이탈리아어틱한 불어가 알아듣기 더 쉽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 발음체계 때문일까, 아니면 억양(푸하하)때문일까? 구조가 같은 언어라면 정말 배우기도 쉽고, 능란하게 하기도 쉬워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에스파냐도 그런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한국어와 일본어도 마찬가지.

    물론 (아니, 어느새 두 단락 -0-) 그 얘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무릎' 이야기를 해야겠다. 만약 1970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를 현대 한국에서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누드화의 80%가 여자누드화라는 타이틀이 신문기사(여성의 관점에서 본 미술사인가 그러했다)에 대문짝하게 등장하는 나라가 2006년의 한국이다. 남근숭배와 자웅동체라 할 수 있는 여체보호때문에, "끌레르의 무릎"과 같은 발랄한(?) 영화가 나오기는 아무래도 2006년의 한국에서 힘들지 않을까싶다. 게다가 10대의 마음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 이걸 못받아들이는 여자들이 여자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 역시 힘들 것이다.

    하지만 블라지미르 나보코프가 로리타를 썼던 해가 1955년이다. 당연히 프랑스에 문제(!)의 소설이 들어갔을테고, 어떻게 보면 훨씬 나중에 나온 영화, 권태(L'ennui)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아직 성숙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성숙했다 주장하는 당돌한 사춘기 소녀에 남자가 어떻게 휘둘리는가? 사실 "끌레르의 무릎"에서 오로라는 자기도 세 명의 소년을 꼬셨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과정은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소년을 꼬시기란 대단히 쉽거든. 김정은의 '첫사랑'을 꼭 보시기 바란다. ㅎㅎ 그러나 남자라면, 그것도 쫌 배운 남자라면?

    그리고 여기서 제롬은 오로라와의 '게임'에 돌입한다. 스스로 실험체(!)가 되어서 말이다. 소설 주인공으로서, 실제의 제롬으로서 로라와 끌레르에게 어떻게 매혹당하는지, 어떻게 욕망을 느끼게 되는지가 정말 여실하게, 간간히는 웃음이 나오게 만들기도 하는 이 영화는 실로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 욕망의 해소(?)도 어떤 한 사건(?)을 계기로 일어나게 되지만 보는 사람은 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대사 분량에서 로라가 끌레르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릭 로메 하면 따발총 대사 아니던가.

    요새 La recherche de la langue parfaite dans la culture européenne을을 '매우 천천히';; 읽고 있는데, '말씀'은 세상을 창조하지만, '말'은 사실 다양한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 아이들이 쳐내는 공을 숨기는 장난을 벌이느냐, 아니면 유혹을 위해 말을 붙이느냐는 바람둥이에게 있어서는 별 것이 아닐 터이다. 그러나 지식인(?)에게 있어서는 정말 그 과정을 오로라의 말마따나 속기(速記)로 옮겨서 작품 하나 낼 만하다. 욕망이 이렇게도 표출되는 것이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예전에(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보면  포르노 사이트 대문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었다. 20세(아니, 18세던가?) 이상이 아님을 클릭하면 디즈니 사이트로 포워딩시키는 것이었다. 욕구를 디즈니에서 느끼는 아이라면 정말 대단한 변태일 것이다.

 
00368750 [] 음란서생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09일 [목] 15:58:22

    로그 두 개가 옛날 영화로 흘러가 버렸지만 난 요새 영화를 더 좋아한다. ㅎㅎ 그리고 로그에 올릴만한 춘화 찾기가 좀 어려웠다. 화랑세기를 봐도 그러하고, 고려가요를 봐도 그러하고, 김홍도와 신윤복, 최우석의 그림을 봐도 그러하다. 한국인들은 졸라 야한 민족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아래 그림은 김홍도 그림이라는데 난 모르겠고... (김홍도 전에 당연히 춘화는 안 나오니 알 도리가 없다. 따로 배우지도 않았고.) 그나마 좀 '건전한' 화풍이다. 다른 그림들은 올리기에 좀 뭐한 면이 많다. 노골적이라는 이야기다. ㅎㅎ

    좀 당황스러운 점이 있었다. 말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는데,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꽤 비중있게 나와서이다. 국왕이 여기에 개입하는 부분의 이야기는 빼버리는 편이 낫잖을까 싶기도 한데, 이야기의 전개상 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그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야설작가의 세상'을 그려내는 편이 낫다고 봤거든. 야설에서 사랑은 글 밖에서만 존재한다. 원래의 목적이 그러하니 당연한 섭리이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음란서의 역할은 여염집 여인네들의 '댓글'을 유도하는 것 뿐만이 아니다. 왕의남자와 마찬가지로 '풍자'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공권력의 보호(?) 안에서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 좀 이상한가? 어찌 됐건 나중에는 공권력의 추격을 받으니 매한가지이겠다. 그런데 이점을 이해하려면, 1968년 유럽의 데모대들이 어찌하여 성혁명을 외쳤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윗 입 주랴, 아랫 입 주랴.'에서처럼, 위에 있는 사람을 끌어 내리려면, 나도 너도 아줌마도 아저씨도 모두 다 즐기는 떡(!)의 세상으로 그들을 초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들도 우리와 달라질 것이 없다. 자고로 '윗분들'은 은밀하게 즐겨왔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쾌락으로 말이다.

    당연히 윗분들 입장에서야 적당히 무마하면서 막을 수 밖에 없다. 그 발전 과정이 바로 검열철폐의 역사이자, 노루표의 확산 과정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가 바로 노루표의 확산과 궤를 같이 할 것이다. 조선시대 때야 그릇을 사면서 야설을 사야 했지만 지금은 접속만 하면 되거든.

    문제는 '몸'을 신성시 하는 사람들일 거라. 제아무리 존엄성이 어쩌구, 인권이 어쩌구 하더라도 밥먹고 똥싸면서 살아가는 몸뚱아리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밝은 세상'을 바라는 이들인데 그것도 시기가 되면 최고의 섹스기술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 더욱 더 기다려진다. ㅎㅎ

 
00369052 [] La double vie de Véroniqu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13일 [월] 04:04:29

    한국에 예전에 상영할 때는 못 보았었는데, 그 때도, 재상영을 하는 지금도 한국어 제목은 여전히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이다. 이중 생활이라는 단어는 Wassenaar 협정에서나 쓰이는 "이중 용도(dual use)"가 풍기는 느낌처럼 은밀하고도 농밀하다. 게다가 쉽사리 '불륜'을 생각나게 하는 단어이다. 하기사 키에슬롭스키의 영화를 계속 수입하려면 이 영화를 일단 성공시켰어야 할테니 이해를 한다. 제아무리 예술 어쩌구 해도 일단은 '실적'이 있어야 극동의 나라에까지 수출이 되기 마련이다. 정말 이해한다. 진짜로.

    하지만 내가 이 영화에 이름을 붙였다면, 그것도 현재 이 영화를 수입해서 이름을 붙였다면 걍 "베로니카, 베로니크(Weronika, Véronique)" 정도로 하잖았을까? 아니면 중간의 쉼표를 없애든지 했을 것이다. 아니, 그 편이 더 낫겠다. 오히려 그것이 이 영화의 모호한 지루함을 보다 더 덜어줄 수 있을 게다. 그리고는 흥행에서 망하여 다시는 영화 수입장사를 못하게 되겠지. 뭐, 언제나 그렇다. '이중 생활'이란 제목을 붙일줄 모르는(혹은 타협을 거부하는) 사람은 언제나 조선의 영화관객 수준, 혹은 정부탓을 결국 하게 마련이다. (껄껄)

    ||@@||F. 브로델의 장주기(la longe durée)만큼이나 길다. ||물론 그보다는 짧다. ||@@||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키에슬롭스키를 보건 오퓔스를 보건, 혹은 히치코크를 보건 김기덕을 보건 그 면면에 흐르는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게 마련이다. 여기에 철학을 개입시킨다면 S. 지젝이 되기 십상이고, 순간의 느낌에 충실하다면 블로거가 되기 십상이다. 어느 편이 좋은지는 물론 알 수 없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이나, 날지 않는 돼지는 돼지가 아니라는 말은 들릴 때만 달콤하지, 실제로 바닥을 굴러보면 정말 살의를 느끼게 하는 말 밖에 안되니... 요점만 말하자면 매트릭스의 빨간색약이나 파란색약은 결국 원가가 같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 원가가 같다는 느낌을 빨리 받느냐, 느리게 받느냐의 차이는 있겠다. 그렇다면 블로거가 낫겠는가, 지젝이 낫겠는가? (웃음)

    나의 개인적인 배경이나 봐온 책, 경험, 자잘한 생각들은 지젝이 되고 싶어하는 블로거로서의 나를 부추긴다. 따라서 이 영화가,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이라는 이 영화가 그저 '도플갱어'라든지, 어딘가에 살고 있을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표현시킨 자아분열이라든지, 아니면 정말 어이없게도 결국 사랑 영화라는 감상을 이해는 해도 받아들이기는 좀 그렇다. 물론 이렌 쟈콥은 근사하지만.

    사실 신대륙의 영화를 볼 때는 별 준비를 하지 않고 봐도 상관이 없다. (물론 히치코크는 다르다...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분명 구대륙의 영화들은 어떻게든 대충이나마 준비가 필요하다. 대부분에게 있어서 키에슬롭스키 영화들은 우선 잠부터 충분히 잔 뒤에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ㅎㅎ 그런데 그것보다 더 염두에 보아야 할 것이 역사이다. 어차피 신대륙에는 역사가 없으니 모든 게 그대로, 나신(裸身)으로 드러날 수 밖에. 폴란드의 하얀 독수리가 왜 왼쪽을 쳐다보는지를 느끼고 있었어야 하잖을까.

    호사가들은 박찬욱이 복수 3부작을 만들어냈다고 하고, 스타워즈도 한 시대에 에피소드가 세 편씩 나왔다고 말한다. 당연히 키에슬롭스키는 제목 자체를 Trois couleurs라 정해버림으로서 그런 풍조를 자초했다고 봐도 좋을 거다. 그런데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그 서곡이라고 한다. 그런데 키에슬롭스키가 왜그리 프랑스 국기 색깔에 집착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은 보지를 못하였다. 어차피 '3부작'+서곡이라는 방정식과 모호함을 심리에 점착시켜서 보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시간 많고 배운 거 자랑하고도 싶어하는 한량들이 좋아하는 일이다. 비슷한 다른 사례로 물어보겠다. 어째서 마리아 스쿼도프스카(Maria Skłodowska)는 프랑스 남자, 피에르 퀴리(Pierre Curie)와 결혼했을까? 아니,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호핀은 어째서 쇼팽이 되었을까? (그러고보니 쇼팽도 프랑스 여자 조르쥬 상드와 연애했었다.) 베로니카는... 어째서 처음에 하얀색 블라우스를 물에 적시고, 빨강색 셔츠와 검은색 코트를 입고 크라코프를 돌아다녔을까?

    뭐 그 색깔 감각 때문에 나중에 색깔 삼부작으로 옮겨갔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여담인데, 파리의 베로니끄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곡이 네덜란드에서 나온 곡이랜다. 실제로 이런 곡이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뭐 감독이 시뮬라크라를 알고서 찍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역사상 삼색 국기를 맨 처음 차용한 나라가 다름 아닌 네덜란드이다. 프랑스는 두 번째임. 아니, 그래서 이 영화가 '서곡'인가?)

    어떻게 보면, 심각한 쪽에서 이 영화는 굿바이레닌에 영감(!)을 주었고, 안 심각한 쪽에서는 스파이더맨 1의 키스장면(!)에 영감을 주었다고 볼 수 있겠다. 1991년이 부러 영화 앞머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레흐 바웬사가 드디어 대권을 쥐었던 때가 1990년이고 그 해 총선에는 100여개의 정당이 난립했을 때가 1991년이었다. 당연히 데모도 많이 일어나고 레닌 동상은 열심히 어디론가(?) 전해지고 있던 때였다. 그리고 당시 프랑스는? 이미 오른쪽으로 쏠리는 정책들을 펼치고는 있었지만 아직은 사회당이 집권하던 때였다. (최초의 여자총리 에디뜨 크레송이 91년에 총리였다.) 영화가 자연스럽게 폴란드에서 프랑스로 간 것은 사회주의의 심장이 폴란드에서 죽어버리고 프랑스에서만 싹을 틔우고 있어서였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19세기에도 그랬지만 폴란드의 불우한 엘리트와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프랑스는 일자리를 주는 고마운 존재였고.

    생각해보면 홍세화가 처음 히트친 책에서도 폴란드인 택시기사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아멜리 노통브도 폴란드에 갔다 왔던가? 백 년이 넘는 '동경'때문에 쇼팽도 가고, 퀴리도 가고, 키에슬롭스키도 가게 된 것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따지자면 폴란드 구석에서 영화 만드는 것보다 '내지'에 가서 큰 거 한 방 노리는 편이 나으니 당연하다. ㅎㅎ

    자기가 옷을 벗고 있는지도 모르고 할머니를 도와주겠다고 외쳤던 베로니카. 어차피 드러날 것은 다 드러났는데도 왼쪽을 굳이 쳐다보는 폴란드의 독수리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다. 분명 재능이 있다. 그리고 심사관 만장일치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노래는 받아들여졌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다 죽었다. "우리집 여자들은 원래 건강할 때 죽는단다"라는 말이 들어맞는 순간이다. 또한 파리의 베로니크는 그 때 까닭모를 눈물을 흘리게 되고. 아버지 집을 들락거리는 베로니크는 당시 프랑스 PS가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Lutte ouvrière같은 곳에서 PS는 더이상 사회주의당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터이니.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인형극이었을까? 천사가 되어 날라가면 끝나는 것일까?

    분명 fabriquer에서 생겨났을 인형술사의 이름, 파브리는 베로니크를 스토킹(!)하면서 베로니크를 두 개 만든다. 하지만 이듬 해에 PS가 쫄딱 망하고 전총리가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는 그런 사태를 키에슬롭스키가 몰랐을리 없다. 아니, 당연히 자크 시락이 올라서는 걸 알고서 영화를 찍었을까? 파브리는 베로니크에게 인형이 원체 잘 부서지기 때문에 또 하나를 예비용으로 만들어 두었다고 말해준다. 그러면 베로니크는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될까? 불리한 증언을 해야 하는데도?

    마지막에 베로니끄는 금속을 자르는(!) 엔지니어 아버지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무를 어루만진다. 제아무리 90년대 초반의 '이념'이 흔들린다 하더라도 뿌리를 잊지 말자는 태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이 영화를 보는 태도가 과연 합당한 것일까? 키에슬롭스키가 색깔에 집착했던 것을 고려하니 이런 결과는 당연할까? ...키에슬롭스키는 요한바오로2세를 더 존경했을까, 아니면 바웬사를 더 존경했을까? 어디엔가 있을 또다른 나는 혹시 Stay나 멀홀랜드드라이브에서 유행하게 될 독립적인 또다른 자아일까? 혹시 이 모든 것이 환상은 아니었을까? 환상이었던 편이 더 낫진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보면 것은 널려있기도 하고 ㅎㅎ 나로서는 '동구권 폴란드'라는 점때문에 그놈의 빨갱이를 대입시키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이미 언급한 마지막의 나무때문에 더욱 더 그러하다. 낫이건 망치건 간에 손잡이 부분은 모두 나무로 만든다는 점이 머리를 스친다. 사실 어느 문화권이건 나무와 나무의 밑, 뿌리는 생명과 그 근원을 이야기 해준다. 이 영화에 엄마가 나오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사실 이 영화는 재미 없는 영화 맞다. ㅎㅎ 글도 재미 없을 수 밖에 없다. 키에슬롭스키 영화는 마음을 지우고 친구를 지우는 영화이다. 내 옆 역시 아무도 없었다. 발견이라면 발견이랄까? 되씹어 보아야 맛이 느껴지는 영화는 전혀 '추천작'이라거나 '열분도 보삼'의 영화가 될 수 없다. 오로지 나의 것이 되고, 오로지 나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 바로 우울증의 시작이다.

 
00369226 [] 롤러코스터 5집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15일 [수] 03:49:37

    주제넘긴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롤러코스터. 좀 위험하지 않을까...

    옛날이 더 좋았어염~따위의 일반적인(!) 코멘트가 아니다. 분명히 롤러코스터가 개척한 분야가 있으며, 현재 그 분야로 수많은 동종 아티스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역시 롤러코스터가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다. 클래지콰이따위;보다야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물론 보컬이 날이 갈 수록 예뻐진다는...음. )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왠지 모를 '주변부 정서'도 여전하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4집보다는 더 듣기 편하다. 4집보다 낫다고 해석해도 좋다.

    문제는 그러한 롤러코스터의 장점, 혹은 귀에 쏙 달라붙는 그러한 느낌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있다. 딱 휘감기는 곡이 별로 없다. 롤러코스터가 개척한 장르가 지겨워지고 있다는 말로 보아도 좋다. 물론 리사오노처럼 처음부터 (질겁할 정도로) 느끼하여 차마 못듣는 그런 장르도 있지만, 그래도 롤코의 장르는 정말 청량감이 있었다. 그게 이곳 저곳에서 계속 복사를 계속하면서 그 '효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말인데, 그것이 롤코의 탓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동종 밴드들의 탓일까? 부분적으로는 그렇다. 그렇담 자미로콰이는 왜 안지겨운가? 모두가 싸랑해주시는 영국 '분' 아니신가. ㅎㅎ 사실 롤코를 깐다는 것은 그들이 쫌 튀는(?) 한국밴드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자미로콰이는 까기에는 자기 색깔이 너무나 분명하다. 모르기는 할 지언정 함부로 싫어할 아티스트는 아니라는 말이다.

    롤코의 진짜 문제는 이런식으로 나아가다가는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데에 있을까? 나만 그런 것이 아닐까도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리듬, 사운드를 들었을 때 이건 롤코만의 음색이라 자신할 수 있을련지는 정말 '옛 팬'으로서 자신이 없다. 물론 롤코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롤코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 것도 없다. 장르는 다르지만 바비킴이 요새 귀에 착착 감기는데, 그네들처럼 '꽤 젊은 축'에 드는 그룹도 아니니 신선함을 선사할 수는 없으리라. 쐐기를 박을만한 자기 색깔 만들기? 말은 쉽다. 수명이 오래된 록이나 힙합을 배워라? 역시 말이 쉽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국민 밴드'가 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한국이 도저히 음악으로 먹고 살 만한 곳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장르를 계속 바꿔대던 서태지의 고민도 거기에 있었을까? 제아무리 아이돌 그룹을 급조한다고 해도 한 철 장사이다. 게다가 4천만 명 이상의 인구를 거스린 나라에서 이정도로 음반이 안 팔리는 나라도 드물다. 어쩌면 '인디 밴드 멋져염~'이라 외치는 똑똑한(?) 팬들이 오히려 음악계 전체를 죽이고 있다고 봐도 좋을 거라. 감히 누구에게 '주변부 정서'를 끊임 없이 강요하냔 말이다. 자기는 주변부도 아니면서... 어차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일텐데 말이다. 누구 하나를 희생양 삼을 수 없으니 참 답답해진다.

    어찌 됐건 직접 구입해서 확인할 도리 밖에는 없다. 롤코가 과연 위기를 맞이하게 될까? 결혼 발표라도 해야 하나? ㅋ

    (어쩌면 이 글은 롤코에 대한 고도의 낚시성 선전이 될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다 하더라도 목적(?)은 어느 정도 이룬 셈이다. ㅎㅎㅎ)

    숨길 것 없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iTunes에서 들으셈.

 
00369600 [] V for Vendett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19일 [일] 02:25:48

    원작 만화(?)와는 과연 사못 다르다. 일단 영화를 먼저 보았으니 호흡이 빠른 영화가 더 낫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V는 대단히 무책임한 히어로이다. ㅎㅎ 바이킹식 장례식으로 걍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저게 뭔지 알려주면 스포일러가 되어버리니 말하지는 않겠다.)

    미국 애들 말마따나 ultra liberal들이나 좋아할 영화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고민스러운 부분은 이 영화의 배경이 어느정도는 지금의 추세를 상당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토요일 웬만한 신문 1면에 모두 프랑스 CPE에 관련된 데모 장면 사진이 나왔음을 아실 것이다. 진짜 빨갱이가 집권했던 유일한 서유럽국가가 완전 쌩보수화 되어가고 있는 상징적인 사진이다. 그렇게 데모하면 세상이 바뀔까? 자기들 '밥'이 다른 데에 없음을 나중에 깨닫는다면? 그런 데모로는 기껏해야 도미닉 드 빌팡만 몰아낼 수 밖에 없을 텐데, 니콜라 사르코지가 빌팡보다 더 하면 더할진데도.  

    1930년대 국가사회주의당이 '선거'를 통해 집권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작 만화에서는 1930년대 초반 여당이었던 독일 사민당(SPD)과 마찬가지로 영국의 80년대를 '노동당'이 장악한 것으로 나온다. 이 노동당은 스스로 핵무장을 철폐하고서 3차 대전을 빗겨간다. 그래 놓고 영화에서는 '셔틀러'가 선거를 통해 '하이 챈슬러'에 오른다. 프라임 미니스터와는 사못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서는 우리의 V는 방송을 통해 셔틀러 외에도 그의 '공범'으로서 일반 시민들을 가리킨다.

    셰익스피어나 괴테 대사가 난무하는 영화이지만, 토크빌의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De la démocratie en Amérique"이다. 관련된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다. "민주사회에 개인주의가 만연하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유대가 거의 해체되고, 그러면서 또 사람들이 물질적인 복지는 바라는 얌체가 되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기능이 강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개인들은 다수의 여론이 지적, 도덕적 권위를 행사하게 하고 거기에 안주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한다. 이러한 정치적 무관심은 사적 관계가 공적 영역을 침범하도록 만든다."

    이 영화는 언론에 나오는 브이의 '테러'가 핵심이 아니다. 브이와 이비(Evey, 이브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그럴 듯 하지?)는 상층부만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볼까? 아래 사진의 수많은 가이 폭스들은 새 세상을 만든 다음, 훗날에 다시금 히틀러를, 셔틀러를 불러들일 사람들이다. 실제의 가이 폭스도 가톨릭파를 꺾는데 기여해버리지 않았던가. 영화 안 방송국 PD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왜곡을 하지 않아. 보도만 할 뿐이지."

    한국에서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많으니 그렇다 치지만 세상은 점점 더 세상일에 무관심해져 가고 있다. 다시금 정신 차려야 할 때가 가까이 오는 모양이다. 짬 날 때 반드시 다시 읽어야 할 소설이 오웰의 1984이다.

 
00369668 [] Pride & Prejudic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20일 [월] 00:07:08

    개인적인 경험(ㅎㅎㅎ)으로 미루어 볼 때, 영문학 전공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제인 오스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문학으로서 말이다. 읽고 싶어서 읽은 것이 아니라, 노턴 책에서, 혹은 교수가 시켜서 읽은 책들이라 그러한가? 물론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서도 ㅎㅎ 뭔가 위에서 관조하는 듯 한, 그녀의 냉소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시각(최근에 어떤 아가씨가 나보고 '냉소적이면서 긍정적이군요'라는 말을 하더군...)은 확실히 '고리타분'할 수 있다. 버지니아만큼 뼛속까지 그 처절함이 느껴지지도 않고, 와일드처럼 그 재치에 혀를 내두를 만하지도 않다. 제임스처럼 숨을 가쁘게 쉬면서 읽어야 하는 책도 아니다. 아차, 제임스는 미국 작가이니 패스.

    애초에 영화 대본으로 태어나야 했을까? 그녀의 책을 다 읽지는 않은 나도 그녀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는 대부분 다 '찾아서' 볼 정도이니, 이런 매력은 어떻게 설명해야 옳을까? 오스틴에 관심을 가졌던 예전과 지금의 보는 시각은 또 다르기 때문에 근시일간 영화들을 다시 봐야 할 상황이기도 하거늘... 게다가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 특별판을 구입하면서까지 보았던 나는 팬이라 할 수 있을까.

    우선, 이것부터 말하겠다. 압축 버전을 원한다면 이번에 나온 영화판, 참 잘만들었다. 추천 때림. 그러나 '드라마'가 영화보다 더 낫다고 본다면 드라마는 '절대로' 추천이다. ㅎㅎ 물론 콜린퍼스(그는 그 역할을 맡기 전에 소설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가 '지나치게' 어울리는 연기를 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영화도 잘 만들어졌다고 본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Kelly Reilly까지 나오고, DOOM에서 차가운 박사 역할을 한 예쁜 언니(누구였더라...)도 '제인 베넷'으로 나온다.

    그리고 도대체 제목은 누가 처음 한자로 번역을 했을지도 궁금하다. 일본의 번역가들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보통은 다시가 '오만'을, 엘리자베스가 '편견'을 가졌다고 광고주들은(ㅎㅎ) 생각한다. 물론 그들 둘 다 오만과 편견에 가득찼음을 독자나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워낙에 멋진 제목 때문에 실제로 베넷 가족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나치게 마련이다. 간단하다. 돈 문제이다. 지혜롭고 자상한 아버지도 거기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지혜롭지 못한(?) 어머니도 마찬가지이다.

    일단은 영화에 나오는 말마따나 '주부의 행복'을 누릴 만한 곳이 된 다음에, 이제 성격이나 교양이 나오는 것이다. 당시 형성중이던 중산층(즉, 부릴 하인이 있고 적당한 부채를 가지고 있는 계층)인 베넷 집안은 재산을 "increase"하기 원했다. 제일 빠르고도 합법적인 방법은 역시 결혼 뿐이다. 더군다나 그럴 정도의 재산을 가진 남자가 똑바르기까지 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의도와 목적은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지금도 제일 빠르고도 합법적인 방법은 정말 결혼 뿐이다. 그때문에 모두들 '적당한' 재산과 '명예'를 가진 남/녀를 고르고 있으며, 이는 '모두'가 그러하기 때문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10대 시절, 모두가 평등한(?)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사랑이야말로 지고지순하다는 생각은 모두가 똑같이 하는 공부와 모두가 똑같이 입는 교복 때문이다. 다른 걸 볼 수가 없잖나. 보여야 믿는데, 처음에는 다 안보이잖나.

    즉, 오스틴은 그런 점을 그 옛날부터 꿰뚫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을 자연스럽고 유머스럽게 감추는 동시에, '반듯한 사랑'으로 그 외피를 감싸니 이렇게 수명이 긴 것이다.

    그래도 정말 잊을 수 없는 건, 다시와 엘리자베스의 작은 다툼일 것이다. 인용한다. 정말 보고나서, 읽고나서 웃겨 죽을 뻔했다.

    다시: Miss Elizabeth. I have struggled in vain and I can bear it no longer. These past months have been a torment. I came to Rosings with the single object of seeing you... I had to see you. I have fought against my better judgment, my family's expectations, the inferiority of your birth by rank and circumstance. All these things I am willing to put aside and ask you to end my agony.
    엘리자벳 베넷: I don't understand.
    다시: I love you.

 
00369911 []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22일 [수] 02:24:47

    대단한 영화다. 거의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표 살 때 신분증을 요구 받아 봤으니. ㅎㅎ 그런데 빨간 마후라는 무슨... 동영상 찍는 아이들을 대단히 기대했건만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하기사 시대적 배경이 그런 동네에서 비디오카메라를 갖춘 집이 거의 없기야 없었으리라. 하지만 빨간 마후라를 보았다면 다 알 것이다. 아이들은 언제나 어른들의 예상보다 그 이상의 것을 알고 있다. 어른놀이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그런 아이들이 컸을 때이다. 그들은 어떻게 컸을까? 소시적에 공부를 열심히 하여 대학교 교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놀다가 세상 좋아져서 대학교 교수가 된다 하더라도 그 안에 들어 있는 찌질함은 어쩔 수가 없다. 어렸을 때 우리는 모두 빨간 마후라를 찍은 아이들을 의식/무의식적으로 동경하였고, 이제 크고 나니까 명예로운 직장을 가진 날라리들을 의식/무의식적으로 동경한다. 아니 꼭 명예로운 직장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남자들은 여자와, 그것도 늘상 보는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한 번 해 보는 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비웃어야 할까? 힐난해야 할까? 어느정도(!) 홍상수 삘이 나는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남자들은 근본적으로 양아치들이다. 아니, 실제로도 모두가 양아치일 것이다.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헥헥) 여자가 나타나면 어느새 모여들어서 남성성을 드러내야 할 터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돈을, 명예를, 심지어는 목숨도 바쳐야 한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 남자는 정말 재미있다.

    다시 빨간 마후라로 돌아가 보면 그 아이들은 서로를 희롱하며 정말 순수하게 '한 판' 놀았다. PDA를 PDI라 불러도 상관 없다. 조은숙 교수는 순수하게 놀 줄 아는 사람이다. 너무나 그점이 은밀해서 그 매력을 남자들은 계속 모른다. 언제나 말하지만 여자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할 말을 하지 않을 때가 있을 뿐.



    문소리, 역시 빛난다. 지진희, 생각보다 양아치스럽지 못하다. ㅎㅎ 왠지 삭제된 장면이 있었을 듯.

 
00370287 [] Dial M for Murd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26일 [일] 03:09:45

    사실 히치코크 영화를 극장에서 필름으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걸 보기도 하였지만, 히치코크 영화는 언제나 클라이막스 장면만이 머리를 맴돈다. 역시나 '사이코'의 그 장면일 거라. ㅎㅎ 이 '다이얼 M을 돌려라'는 원래 연극이었고, 워낙에 영화 자체가 연극틱하다. 그다지 뇌리에 팍 박히는 비쥬얼이 없지만 그래도 저예산에 후다닥(?) 영화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이야기 자체가 대단히 현대적(..이라는 낱말이 있다면)이다. 지금 당장 각색을 해도 괜찮으리라는 말이다. 물론 휴대폰 문제 때문에 각색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ㅋ 하지만 꽤 최근에 Perfect Murder로 나온 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는 팔트로가 켈리 역할이었지 아마.

    S랑 수다 떨면서도 생각을 해 보았는데, 어쩌면 이 영화가 훨씬 나중에 나올 신부 죽이기, 아,??마누라 죽이기였던가? 그 영화의 전범이 되잖았나 싶기도 하다. '태양은 가득히'도 생각나지만 이건 파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원작 소설이 더 옛날일 것 같아서 오히려 이 영화가 베꼈는지도 모르겠다. 등잔 밑이 어둡다...라고 말하면 좀 이상할지 모르겠는데,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사르트르의 말인 타자가 지옥(Les autres, c'est l'enfer.)이 아니라, 가족이 지옥이다. 바로 옆에 있는 일촌;; 배우자가 사랑에 눈이 멀어(?) 하루 아침에 살인 계획도 세운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완전 범죄'와 '장미의 전쟁' 이 두 가지가 큰 틀이랄 수 있겠다.

    * 완전범죄

    극중에서 마크가 말하는 바대로 '완전 범죄'는 계획상으로만(on paper) 완벽하다. 실제로는 어긋나게 마련이기 때문에, 추리소설작가인 마크는 실제로 완전 범죄를 저지를 생각도 못한다. 물론 개구리소년 사건은 잠시 잊자. 완전 범죄가 추구하는 것은 아무래도 미학적인 '완성'이 아닐까 싶은데, 그것을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답게 드러낸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요즘세대'이기 때문에 다른 더 좋은 '어두운' 영화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미학적인 완성은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는, 그 자체로서의 완전함이다. 그 자체로서 빛나기 때문에 주변은 어두움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완벽함'에 대한 열망이나 추구는 곧 '어두움'의 완성이기도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완벽한 '성공'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서 영 어색하다. 완전함과 절대적인 불완전함은 곧 직감적으로 생명과 관계되기 때문에, 결국 완전범죄는 곧 완전살인으로 연결되기 싶다. 논리적인, 그리고 인본적인 미학을 추구하는 자들 중에서 제일 매니아들이랄 수 있는 추리작가들은 그런 완전살인에 완전히 매혹되어 있다. 이것은 마치 인문학에서의 연금술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완전함이란 하느님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히치코크가 제아무리 '금발녀 주인공 원칙'을 세우고 나름의 미학적 완성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거기에서 낯설기를 느끼는 이들은 50년대 영화를 90년대 감수성으로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긴 한데, 마지막에 웬디스가 열쇠로 열기를 포기했더라면 그의 범죄는 완전범죄가 되었을까?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이다. (푸하하) 이승에서는 완전범죄가 완전해질 수 없다.

    * 장미의 전쟁

    히치코크는 금발녀가 당하는 모습(?)에 집착하는 듯 하다는 평이 많다. 김기덕도 비슷한 평을 많이 받는데, 원래가 폭력은 지는 사람이 먼저 저지르게 되어 있다. '자해'도 비슷하게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자해를 했으니, 먼저 서브를 했으니 자기 자신이 당하기 쉽다. 커튼 속에 있던 남자에게 교살(絞殺) 위협을 받는 그레이스 켈리의 모습은 정말 죽어도 때깔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생각나게 만들기도 하지만 ㅎㅎ 사실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의 바느질 기구'로서의 가위와 '여자들의 스타킹'은 결국 웰리스 씨를 옥죈다. 당연한 귀결이다. 히치코크 역시 여자를 지극히 사랑하고 숭배하기 때문이다. 그가 그레이스 켈리에게 밝은 색 옷을 고집한 것도 매한가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부의 관계에서 웰리스의 심경 변화는 되새겨볼 만하다. 원래 그는 남자 살해 계획을 짰었고, 시간이 흐르자 부인 살해 계획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스스로가 협박 편지를 쓰고 하면서도, '먹이'를 곱게 키워서 나중에 잡아 먹을 생각을 한 것이다. 물론 돈 문제가 안 낄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경감이 수염을 수염빗으로 매만질 때까지 마고를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이다.

    토니: 이런. 여러분들은 제가 부인을 죽이려했다고 보시는군요.
    경감: 옙. 확실히 그렇습니다.
    토니: 흠. 우리 모두 한 잔 하지요.
    마고: 좋아요.

    더할 나위 없이 명쾌한 엔딩 대사가 연극을 그대로 따라했을지는 모르겠다. 겉보기에는 '쿨 브리티쉬' 정도로 보이는 토니는 죄를 인정하지만 고개는 뻣뻣이 든다. 부인이 죽기를 바란 사내가 보일 태도는 아니다. 하지만 부인을 자신의 일부로서, 자신의 돈으로서 사랑한 것만은 틀림 없다. 부인의 불륜을 알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의 기억만 남기려 했던 그는, 차라리 난리법석을 피우고 이혼하는 사내들보다는 부인을 분명 꾸준히 좋아했으리라고 본다. 황금 오리를 죽이는 꼴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살인 사건의 경우 적어도 한 때나마 사랑하지 않았다면 살인을 저지를 리 없다. 웰리스의 대사에 이미 나와 있다. People don't commit murder on credit.

    * 기타

    S에게 들은 홈즈/왓슨 유머를 잊기 전에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여기 적어 두어야겠다. 정말 박장대소하고 웃었었다. 그들은 들판에 캠핑을 왔다.

    "왓슨. 저 별이 반짝반짝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글쎄. 현재 날씨가 맑고, 별의 광도가 높으며, 위치가 별 관찰하기에 좋은 위치라서겠지."
    "그것은, 우리가 텐트를 도둑맞아서라네."

 
00370472 [] 귀여워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28일 [화] 01:39:26

    '귀여워'는 대단히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한다.

    ...라고는 말하지만 나도 뭐 최근에 봤으니까 할 말은 없다. ㅎㅎ 포스터 때문에 야릇한 상상을 할 수 밖에는 없는데, 이 또한 맹점이라면 맹점이랄까? 어차피 팔아야 했을 터이니 그 또한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포스터의 츄리닝 복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들 봤어야 했다. 결코 만만치가 않음을. 게다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청계 고가도로, 황학동 장면이 계속 나온다. 아주 잠깐 청계 고가를 많이 탔던 때가 있었는데, 새벽에 달리면 그 고가도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는 사람만 알 이야기이겠지. 한 때 나는 한 친구에게 네 고향에는 고가도로 없지 하면서 놀렸던 적도 있다. ㅎㅎ 그러나 다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 아마 먼 훗날 이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면(과연?) 셋트를 다시 다 지어야 할 테니... 역시 무리데스.

    그렇다면 뭣땜시 이러느냐 하니, 사회에 대한 우화로 본다면 그리 볼 수도 있고, 판타지라면 판타지라고도 볼 수 있다. 어쩌면 성장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 조폭 영화라고도 볼 수 있을 테고. ㅎㅎ 어찌됐건 그 중심에는 언제나 '순이'가 자리한다. 제일 투박하지만 제일 발견하기 힘든 여자 이름인 순이. 그녀가 이 영화에서 뮤즈요, 이 영화에서 '어머니'요, 이 영화에서 '여신'이다.

    사회에 대한 '우화'라는 것은 철거민의 애환 따위;가 있어서가 아니다. 어차피 블로그 쓸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그런 애환에는 관심 없다. 그런데 유독 눈길이 가는 것은, '이 서울의 절반은 내가 졌다 이말이지~'를 말하는 '뭐시기'의 대사이다. 실제로 저런 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 더 이상 도깨비불을 도깨비로 보지 않는 시대에 있어서 한 사회의 '신화'가 만들어지는 방식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나온 이 영화가 주목받아야 할 이유이다. 내가 한 때 신이 내린 자지였지. 저 깃발은 하늘에 닿으라고 단 거야. 뭐 이 외에도 기억할 만한 대사가 한 두 개가 아니다. 거짓이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실이라 단정내릴 수도 없다. 그 중간에서 신화가 만들어지고, 도무지 합리적인 일이라고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도시 중심부에서 그런 신화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는 승천하였다. '활'에서처럼.

    그때문인지 이 영화는 두 번 이상 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처음부터 판타지라 여기고 봤다면 편했을 텐데, 이 영화가 그럴 여유를 주지 않아서이다. 아예 처음부터 아들들도, 무당도 모두 환상이었을까? 끝무리에 나오는 결혼식도 대단히 기묘하기 짝이 없다. 뭐시기가 돈을 챙기는 장면만 나오지 정작 주인공들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도 않는다. 후카시가 '사건과 실화'를 낭독하는 장면은 그 사건이 실화일까를 생각하기보다는 주변 광경과 어울러서 굉장히 기묘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 순이가 있다.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그저 모든 남자들이 자기를 사랑하면 되기 때문에, 순이에게 문제가 생길 리는 없다. 걍 기분 나쁘게 사랑받으면 복수를 하면 되니까. 즉,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사랑을 내리고, 신이 내린 자지에게는 특별히 은총을 주니,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순이는 이 영화에서 뻥튀기를 파는 여신일 수 밖에 없다. 기적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우울하기 짝이 없는 철거촌에서 순이는 웃음을 만들어냈고, 부자유친이나 장유유서를 깨끗이 없애버렸다. 만약 판타지가 아니라면 순이의 등장과 소멸로 인하여 그 가족들은 바뀌게 될까?

    사람은 꾸준히 자라나지 않는다. 변곡점이 몇 군데인가 있으며, 그 때에 순식간에 자라나기 마련이다. 적어도 다리 뼈라도 다치면서 그렇게 자라나게 되어 있다. 그 변곡점에 나타나 마술봉을 휘두른 순이는 그리 옛날이 아닌 서울의 옛모습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리우게 하였다. 순이야, 여신이야 뭐 까르르 쳐다 보면서 별 생각이 없을 테지만, 순이덕분에 자라난 우리들은 생각이란 걸 언제나 해야 하니까.

 
00370751 [] 박치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3월 31일 [금] 02:52:11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이다. 정말이지 중간 즈음 부터 계속 눈물이 나더라. 도대체 '임진강'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을 안 날 한국인이 있을까? 한국인만이 알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을 일본 영화가 제공해 줬다는 사실이 무척 샘나기는 하지만 뭐 어쩌랴. 자이니치들의 존재 자체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 말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간간히 나오는 재미난 에피소드에서도 웃기는 하지만 동시에 안습이 생기는... 그런 거다.

    게다가 원작('소년 M의 임진강')이 의도적으로 그러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배경이 1968년이다. '몽상가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모택동이 대단히 인기가 많던(ㅎㅎ) 시절이기도 했고 한국에서는 3선 개헌 파동이 난 시기이기도 했다. 아니 그 이후던가? 하여간 시기가 비슷하다. 무슨 말이겠나? 한국 분위기가 급격히 '공안' 분위기로 흘러가는 시절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남북한 모두 일종의, 70년대의 파멸을 앞둔(그러나 누구도 예상 못하던) 시기였다. 뭔말인지 모르겠으면 당시 경제 통계를 '추적'해보기 바란다. 여담인데, 한국은 정말 억세게 운 좋은 나라이다.

    고국 사정이 그러했다. 한국에서는 오지 말라 그러고, 북한에서는 오라 그러고, 일본에서는 '비국민' 취급을 하니 어쩌란 말인가? 지금도 변하지 않은 총련계 교복이 자이니치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일본과 한국의 '내지인'들은 절대로 알 수 없다. 그저 조센징과 반쪽빨이로 부를 뿐이다. 일본 국적이나 '한국 국적'을 갖지 않은 채, 조선 '호적'만으로 살아가는 그들이 가진 자존심이란 정말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 호칭이 '조센징'이다. 조센징. 극 중에서 경자가 데이트를 하자는 마쯔야마에게 묻는다.

    "松山君、朝鮮人になれる?”

    나야 꺼릴 것이 없었지만, 일본애들은 '조센징'의 발음을 대단히 조심스럽게, 목소리도 낮추어서 말한다. (당연히 나는 그때 국적을 갖지 않은 자이니치의 의미로 말했었고, 별 생각이 없었기에 또박또박 말했었다.) 그 낱말의 뜻과 쓰임새, 느낌때문에 나름의 PC를 발휘했을 것이다. 저 의미를 당연히 마쯔야마도 깨달았을 것이다. 그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할 일본인들이 과연 많을련지는 모르겠다...

    사랑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 영화의 주장에는 동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해만 하더라도 그게 어디인가. 게다가 할아버지의 호통은 영화를 본지 꽤 지난 지금도 머릿속을 맴돈다. "지금 알지 못하면 앞으로도 알지 못해." 비단 일본인들에게만 전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극중의 오다기리 죠오는 도대체 어디서 임진강을 배웠을까? 노래를 지금 틀어 보니 또다시 눈물이 난다. 한국인이라면 이 영화, 봐주시는 게 낫다. ㅎㅎ 귀에 거슬리는 자이니치식 한국어는 이해를 해 주삼. 원래 그런식이라고 한다.

    PS 딴로그에 적었는데 현재 금값이 너무나 올라가고 있다.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이 현실이 되어버리면... 아찔하다. 하지만 어쩔 도리는 없으니 지켜 볼 수 밖에.

 
00370904 [ECON] Syrian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02일 [일] 03:10:53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전화 한 번 하면 제까닥 일이 처리되던 '그 때 그 시절'이다. 그런 것 때문에 여전히 박정희 전대통령이 인기가 많다고 하면 지나치달까? 그런데 그것이 사실 전화 하나만으로 일이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과정이 이루어지려면 이전부터 '거래'가 꾸준히 있어야 하며, 특히나 떡값이 정기적으로 윤활유가 되어 주어야 유지가 된다. 비유가 이상하지만 로마제국이 융성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상하수도와 고속도로(!) 관리를 역시 꾸준히 해서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공공시설 관리가 엉망인 것은 참 인상깊다.)

    그 시각을 넓히면 세계에도 통한다. ㅎㅎ 예전에는 미국이 전화 한 통화만 해 주면, 각국이 알아서 형님의 '본심'을 파악하여 일을 처리해 왔었다. 하지만 이제는 언론에 대고 시끄럽게시리 매일같이 '금융제재'나 '법적제재'를 보도'씩'이나 해야하는 세상이 되었다. 역시 상하수도와 고속도로 관리가 꾸준히 안 되는 것이다. 요새 신문만 보아도 폴란드나 스위스가 벌써부터 형님 말씀을 안듣고 다닌다는 냄새를 풍긴다. (한국도? ㅎㅎ) 우리한테 축구를 졌던 앙골라도 형님 말씀 안 듣는다. 정유공장 지어준대니까 제까닥 짱깨들한테 넘어갔잖은가. 미국이 갖은 구박을 다 해도, 일본이 끝까지 이란 유전 안고 안 놓아주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뭐, 똑같이 따지자면 나이지리아도 공장 지어준대니까 바로 한국에 붙은 최근의 사례가 있다. 국제 관계가 실은 '광대한 떡값의 세계'에 다를 바 없다. 호사가들은 그 떡값을 음모라는 재치만점의 낱말로 부르기도 하고.

    영화 시리아나도 현재 미국 말빨이 잘 안 먹히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계좌 추적을 꾸준히 한다면야 멧데이먼의 회사가 나시르 왕자에게 붙는 것을 벌써~ 전에 막을 수 있었지만 못 막았다. 유럽계 은행들이 미국 말 안 듣는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자기만 고상한' 정의감 때문에 쓸 데 없이 애국자(?)를 둘 씩이나 깜방에 보내야 되는 사정이 생겼다. 게다가 그 잘생긴 클루니 오빠를 배불뚝이 아저씨로 만든 다음에 이리저리 고생시키고 있다. 하지만 주안점은 말한 바대로이다. 미국 말빨이 먹히던 좋았던 시절, 그 시절이 지나갔다...

    사실 전세계 어디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한국도 사람들이 즐겨 볼 만한 영화는 아니다. 다만 '광대한 떡값의 세계'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다면 강추한다. 물론 그런 사람이 이 영화를 볼 때, 특히 이슬람 신자들에 대해서 오독(!)을 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그래도 보는 편이 낫다.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폭탄 테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러분은 실업률이 20% 넘어가는 곳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가? (일반 실업률이 20 정도이면 청년 실업률은 30%나 40%가 넘는다고 봐도 좋다.) 난 살아본 적 있다. 청년 실업자에게는 정말이지 마드랏싸 밖에 없다. 자막에는 '종교학교'라고 나오지만 걍 모스크라고 하는 편이 낫잖을까 싶은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금이야기 부연(역시 재미없음 -0-)...||close||@@||

    금을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해도 어느 정도 사 두었다가 현재 매도한다면 약 20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겁니다. 현물 거래인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매매를 하는지는 저도 몰라요. 전 거시적으로만 볼 뿐입니다. 다만 제가 "아찔하다"라고 표현을 한 것은 금값이 달러의 가치를 표시해 주는 유일한 척도이기 때문이에요. 명목환율만 생각하면 이해가 잘 안가겠지만 실질 가치나 실질 화폐를 생각해 본다면 역시 금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니 오즈의 마법사가 태어났죠.

    미국이 중동 지방에 안정을 가져다 주지 않으려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역시 석유죠. 영화 대사에도 나와요, "Corruption is why we win!" 보통 미국의 정유회사가 외국의 유전지대에서 석유를 시추하여 가져가는 경우 90% 이상의 마진을 미국 회사가 가져갑니다. 엔론 스캔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에너지 사업이 정말 짭짤합니다. 미국의 수입원이 거기에서 나오죠. 나머지 10%는 거의 산유국 정치인들에게 들어가지요. 아니 10%나 될까 모르겠습니다. 그 나머지 돈을 정치인 외에, 현지 노조가 챙기기도 하죠. 바로 얼마전까지 베네수엘라에서 노동조합이 대파업을 벌였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금 이야기를 굳이 '시리아나'에서 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어요. 현재 미국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중동지방이 안정된다거나, 이란이나 이스라엘이 평화를 이룬다거나 하면 유가가 내려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중국 변수가 있긴 하지만 일단은 제껴두죠. 문제는 유가가 내려가고 있을 때, 이 금값이 안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세상이 어찌 되길래요?

    모르죠. ㅎㅎㅎ 정말 그렇게 된다면, 거시경제학 상식과 배치되는 현상이 여기저기서 일어날 겁니다. 겁나요. 그 때 미국이 어떻게 미쳐(?) 돌아갈련지는. 왜 연준(FRB)이 올해부터 M3 발표를 안 하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추측은 하고 있지만서도.

 
00371096 [] CACHÉ (HIDDE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04일 [화] 14:32:53

    우선, 오스트리아인 감독이 자기 물주(!)인 프랑스를 절라 까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게다가 이 영화가 프랑스에서 개봉(10월)된지 얼마 안 있어서, 이민자의 폭동이 나고, 현재는 CPE(Contrat Premi?re Embauche)의 폭동이 나고 있다. 도대체 이 미카엘 하네케는 무엇을 알고 영화를 찍었을까? 무엇을 예상하고 영화를 찍었을까? 무엇을 바라고 영화를 찍었을까?

    18세기 이후로 프랑스가 가져온 역사적인 위치를 생각하면 되잖을까 싶은데, 보통 프랑스는 유럽의 카나리아라고 한다. 광부들이 광산에 들어갈 때 카나리아가 들어간 새장을 갖고 들어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유독가스를 광부보다 카나리아가 먼저 맡고 죽거나 발광하거나(!) 하기 때문이다. 좀 그렇지? 우아하게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파리가 기침을 하면 유럽이 감기가 든다." 이민자 폭동이나 현재의 CPE 폭동은 곧 이제까지 40년 이상 받아왔던 사민주의 복지시스템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때가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멀리 한국에 있는 홍세화의 밥줄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ㅎㅎ

    흔히들 미국 애들이 프랑스를 깔 때 하는 말이 있다. "위선"이라는 말인데, 그 말이 딱히 틀리지 않기 때문에 들을 때마다 참 오묘한(!) 감정이 생긴다. 식민지 백성이 보기에는 둘 다 똑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 때문에 1961년 파리 센강 대학살 사건이 언론에 나오고 있다. 프랑스 언론이 40년이 흘러도 이 사건에 대해 생까고 있는 건 유명한데, 미국도 자기 나라 국민에게 총을 겨눈 사건이 없지 않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안다. 그리고 미국 언론 역시 거기에 대해선 생까고 있다. 그러면 정말 한국이 선진국이군. ㅎㅎㅎ 사실 웃을 일은 아니다.

    자기 나라 국민에게 총을 겨눈다... 정말 있으면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 관련된 미국과 프랑스 게시판을 둘 다 보면, 어느새인가 모르게 마지드와 그의 아들을 '알제리인'으로 보는 시각을 마주치게 된다. 정말 둘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을 딱히 탓할 수가 없는 것이, 도대체 그들을 알제리인으로 보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인종적으로 완전히 동화된다거나 창씨개명을 하지 않는 한, '이질적인 성격'은 여전히 남게 되고, 그것은 딱히 극우파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뇌리 속에 박히게 된다. 이 영화가 정말 솔직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또 하나 있다. 로렁씨가 친구 부부들을 초대하였고, 한 친구가 농담을 하는데, 그 친구의 부인이 흑인이었다. 그녀는 '부인인데도' 농담을 처음에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저녁의 서울 밤거리에서 특히 얼굴색이 짙은 외국인 남자를 보게 된다면 순간적으로 누구나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 사실. 나야 뭐 아프리카 살 때 항상 느끼던 일이다. ㅎㅎ

    근데도 역시 식민지 백성으로서 고역인 것은, 백인들 따라 공부도 해야 하고, 백인들 룰에 따라 살기도 해야 하고, 백인들 음악도 아는 척 해 줘야 하고 등등. ㅎㅎ 일자리가 곧 서구에 있으니 당연히 오리엔탈리즘을 우리도 가져야 할 것이다. E. 사이드 처럼 교수 정도는 되어야 단호히 오리엔탈리즘을 배격할 수 있지, 배고프면 어쩔 수 없잖나. 문제는 그런 미묘한 관계를 그려줄 영화감독이 아직까지는 안 보인다. 아니, 우리 모두가 그것을 '내재화'시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영화에 나왔던 그 흑인은 시댁과의 관계에서 떳떳할 수 있었을까?

    끝으로, 난 미카엘 하네케의 팬이 되기로 했다. 아무래도 그의 영화를 다 구해서 봐야 할 듯. 피아니스트에 이어 이 영화도 충격이라면 충격이랄 수 있다. 영화 보고 나오면서 미치는 줄 알았음. 한 장면 한 장면 갖고도 글을 더 쓸 수 있을 듯.

 
00371558 [] La Pianist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09일 [일] 14:27:51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Le Pianiste)는 느끼해서 도저히 참기가 힘든 영화였지만, 하네케의 피아니스트(La Pianiste)는 너무나 담백한 영화라서 대단히 편안한, 그리고 대단히 미치게 만드는 영화다. 이미 하네케도 김기덕처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너무나 뚜렷이 구분되는 것 같은데, 원래 철학을 전공했다는 그의 교육 환경이나 부모님 성격(!)이 굉장히 궁금할 따름이다. 어떻게 교육받으면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처신을 잘 했으면 텔레비전 PD에서 자라나 남의 나라까지 가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됐을까? 어떤 생각을 하길래 대단히 설득력 있는 자해(!) 이야기를 짜낼까? 신대륙이 만든 SAW따위의 자해 영화(!)와는 비교가 안 된다. ㅎㅎ 자해 하니까 생각이 나네. 여러 사람이 지적하겠지만 나 역시 하네케는 김기덕틱하다고 생각한다. 역시 구대륙 끼리의 정서라는 것이 있다는 말일까?

    원작 소설(한국에 '피아노치는여자'로 나와 있다)은 안 읽어 보았다. 내용은 영화와 비슷하다는데, 글쎄. 내가 영화를 먼저 봐서일까, 왠지 영화가 더 나을 성 싶기도 하다. 대상 범위가 다르니 '다른' 감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이건 책이건 반드시 읽어보시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망설여진다. 그것은 확실하다. 정말 contestable/controversial하다는 것.

    미학에서 쓰이는 공식 중에 M=O/C 가 있다. M은 미의 척도이고, O는 질서이며, C는 복잡성이다. 즉, 미의 수준은 질서에 비례하고, 복잡성에 반비례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수학 공식은 남다른 데가 있다. 이 식이 맞다고 가정하고 M의 범위가 0(절대적인 추악함)에서부터 1(절대적인 아름다움) 사이에 있다고 볼 때(아름다움이 추악함보다 높다는 것은 결코 무리한 가정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미의 척도한 질서와 복잡성이 같아질 수록 아름다워지고, 서로 멀어질 수록 미의 척도와는 거리가 멀게 된다. 단, 질서도가 0이고 복잡성만 있다면 추악한 것이지만 복잡성은 0이 될 수 없다. 영원히 뗄 수 없는 '증가하는 엔트로피'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클레머가 에리카에게 빠지는(!) 논리가 설명이 가능해진다. 클레머가 본 에리카는 질서도가 1에 가깝고 복잡성은 0에 가까웠다. 하지만 대화를 나눠 본 결과, 슈베르트(!) 전문가인 에리카는 질서도는 물론 복잡성도 1에 가까웠다. 완벽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안 빠질 수 없다. 전공이 제아무리 달라도, '피아노'라는 매개체가 있는 이상 클레머는 달려들었다. 자기 방식으로.

    그런데 복잡한 부분이 없지 않다. 에리카가 여자이기 때문이다. 마흔 살이 넘도록 어머니의 집중적인 보호를 받고, 틈날 때 포르노로 자신을 달래는 것 외에는 할 줄 모르는 여자가 에리카이다. 스스로의 복잡성을 거의 0으로 보는 에리카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자학으로 떼우려 하였다. 자, 갑자기 분모가 분자보다 커진다. 클레머는 당혹할 수 밖에.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찌질한 사랑이라고도 표현하겠지만 말이다.

    이러니 클라이막스에서는 일방적인 사랑 - 혹은 강간 -이 일어날 수 밖에 없게 된다. 바라면서도 정작 하지는 못했던, 어머니로 상징되는 자신의 질서도를 방안에 가둬놓고 에리카는 클레머의 몸을 받는다.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말이다. (정말 이자벨 위페르는 대단한 배우다.) 피가 얼마나 흐르건, 정액이 얼마나 흐르건 상관이 없는 일이다. 배운년이, 도도한년이 자기 만족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자해는 우아하되 거칠고, 아름답되 치명적이다. 한 번으로는 부족한가? 마지막 장면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무엇이 에리카를 길러내고, 무엇이 하네케를 길러냈을까? 난 클레머도 에리카로 보았고, 어머니도 에리카로 보았다. 심지어 에리카가 학대한(!) 안나도 또 하나의 에리카이다. (안나의 어머니를 보면 알 수 있다.) 에리카가 에리카를 낳고, 에리카를 만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아버지의 존재가 희미해진 도시는 에리카의 도시일까?

    밑의 까셰(혹은 히든)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피아니스트도 추천하지는 않겠다. 어차피 좋아할 사람은 알아서 찾아보게 되어 있다.

 
00371767 [ECON] 봄날은 간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11일 [화] 12:10:59

    I. 도입

    이 영화에서 은수는 상우에게 “라면 먹고 갈래요?”에서 “잠자고 갈래요?”로 대쉬(!)한다. 과연 상우는 라면만 먹고 갈까, 아니면 잠도 자고 갈까? 이것을 논리적으로 풀자면 다음과 같아진다.

    II. 상우와 은수의 보수표

    상우는 은수가 자기를 마음에 들어 하는지 아직 모른다. 즉, 은수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별 생각이 없는지 모른다. 이유는 역시 남자이기 때문이다. 단순하니까. 그렇다면 보수 행렬은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이렇게 보수 행렬을 정해보자. (A,B)는 (은수, 상우)의 보수이다.

    ||@@||과연 재밌을까?...||어쩌면.||@@||

    III. 상우와 은수의 전략


    상우 입장에서의 전략

    S: 잠도 자고 갈까요?

    R: 라면만 먹고 갈까요?


    은수 입장에서의 전략

    S: 잠자고 가요!

    R: 라면만 먹고 가셈.


    1) 은수가 상우를 내심 마음에 들어 하는 경우


                               S                         R

    S                         3,3                      3,2

    R                         2,3                      1,1


    (3,3): 둘 다 높은 수치이다. 때가 된 것이다. 둘 다 3

    (3,2): 잠을 잔다니 은수가 좋아할 수 밖에. 게다가 그는 라면도 먹었다. 은수가 3

    (2,3): 상우가 잠도 잔다니 기분은 좋지만 그래도 아직은 체면이 있다. 은수가 2. 상우는 3

    (1,1):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2) 은수가 상우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경우


                               S                         R

    S                         0,0                      1,2

    R                         2,1                      2,2


    (0,0): 상우: 잠이라도 잘까? 은수: 너 모냐?

    (1,2): 상우는 라면만 먹겠다고 했지만 은수는 잠도 자라고 한다. 불쌍하니까.

    (2,1): 상우:잠이라도 잘까? 은수:라면만 먹고 가셈. 먹기만 하구 가 주니 은수가 더 높다.

    (2,2): 라면만 먹고 헤어지니 둘 다 예의 바르고 깨끗하게 오늘 하루를 알차게 보낸 셈이다.


    IV. 실제 행동의 계산


    전술한 바와 같이 상우는 은수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아니, 별 생각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은수가 자기를 정말로 좋아할 확률을 p라 놓는다. 그렇다면 두 표에서 내쉬 균형은 다음과 같다. 상우의 행동이 기준이다. 즉, 상우가 S일 때와 R일 때로 나뉜다.

    ㄱ.    정말 정말 좋아할 경우: (S,S) & (R,S)
    ㄴ.    별 생각 없을 경우: (S,R) & (R,R)


    저 전략 묶음이 진정한 내쉬 균형이려면 다음의 식을 만족해야 한다. (S,S)가 아닌, (S,R)일 때의 기대보수가 (S,S)보다 낮아야 진정한 내쉬 균형이다. 따라서 여기에 p를 대입해서 기대 보수를 계산한다. 먼저 상우가 잠자고 간다고 생각 해 본다.


    3p + (1-p) = 2p + 12p + 2(1-p) = 2 보다 커야만이, 즉, (S,S)가 (S,R)보다 커야 상우와 은수는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된다. 즉, p > 0.5 이다.


    마찬가지로 상우가 라면만 먹고 가기로 결정한 경우에 판별식은 다음과 같다.


    2p + 2(1-p) = 23p + (1-p) = 2p + 1 보다 커야 한다. 즉, p < 0.5 이다.


    V. 결론


    따라서 상우는 은수가 자기를 좋아할 확률이 50%보다 커야만 자고 갈께요~ 했을 때, 그럼 자고 가요. ^^* 라는 응답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50%보다 작다고 가정한다면 라면만 먹고 갈께요~ ^^;; 가 우월한 전략이다. 업계 용어로는 베이지안-내쉬균형이라 일컫는다.


    그러고보면 결국 이 여자가 날 좋아하는지는 반반의 확률인 셈이다. 사랑의 실현은 수학적으로도 도박인 셈이다.

 
00371887 [ECON] 오다기리 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12일 [수] 17:02:18

    미남 미녀 배우들을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즉, 천연(...)기념물이라든지 지정을 해서 모두가 만끽할 수 있는, 일종의 '공공재'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이 그냥 나왔을까, 아니면 '치밀한 계산' 끝에 나왔을까? 경제학적으로 계산을 해 보면 이러한 주장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가령 오다기리 죠를 공공재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팬을 두 부류로 나누어 보자. 하나로 놓아 두어서는 공공재에 따른 균형점을 찾을 수 없다. 소비자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a와 b는 각 소비자가 오다기리에 대해 낼 수 있는 돈의 양을 의미한다. 400과 600이 다른 이유는 부자 팬과 가난한 팬(...)을 나누었을 따름이다. 선호야 오다기리 츄~이기 때문에 동일하다 가정하였다.
    소비자 A의 오다기리에 대한 수요: 400 - a
    소비자 B의 오다기리에 대한 수요: 600 - b
    여기에 대해, 오다기리의 대중 노출도, 즉 공급에 대한 식을 세워 보자. 유명 배우이니만큼 기본을 100은 주어야 움직일 테고, 그 다음에는 값에 따라 올라갈 것이다. 오다기리의 느긋하기 짝이 없는 성격;;을 고려하여 그 값 P에 대한 변수를 0.5로 놓았다.
    오다기리의 노출도: 100 + 0.5P

    ||@@||more...||close||@@||

    1. 오다기리 죠를 국가가 보호할 경우
    공공재는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을 띄기 때문에, 모든 팬들이 동일하게 만끽(!)하게 된다. 즉, 수요량이 같아진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A와 B의 수요를 같게 놓고 풀어야 한다. 그러므로 A수요 + B수요 = Q 하면 팬들 전체의 오다기리에 대한 수요량이 도출된다. 이 동일한 수요를 Q라 한다. 오다기리의 노출도 이에 맞추어야 하므로 노출도도 마찬가지로 Q이다.
    a + b = 1000 - 2Q
    이 Q를 오다기리의 노출도와 같게 놓고 풀었을 때의 균형 노출도와 오다기리에 대해 줘야 할 값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
    1000 - 2Q = 2Q - 2000  (오다기리의 노출도 식이 변형됐다.)
    Q* = 300, P* = 400
    수요가 300이므로 가난한 팬 A는 100만큼, 부자 팬 B는 300만큼 세금을 내고 오다기리를 300번 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그 세금의 합 400은 고스란히 오다기리에게 전해지게 된다. 그도 기뻐할 것이다.

    2. 오다기리 죠를 기획사가 보호할 경우
    기획사가 보호할 경우는 결국 회사의 이익에 따라, 회사가 노출시키는 만큼 밖에 못 누리게 된다. 즉, 가난한 팬 A나 부자 팬 B를 막론하고 모두가 다, 오다기리의 기획사에 같은 값을 내야 오다기리를 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A와 B가 낼 수 있는 값을 동일하게 놓고 풀어야 한다. 기획사가 이윤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즉, a + b 로 해야 한다. a = 400 - A,  b= 600 - B 이다.  a + b = 2P 라 한다. 한편 오다기리의 노출도 이에 맞추어야 하므로 P를 중심으로 푼다.
    A + B = 1000 - 2P
    이 Q를 오다기리의 노출도와 같게 놓고 풀었을 때의 균형 노출도와 오다기리에 대해 줘야 할 값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
    1000 - 2P = 100 + 0.5P (오다기리의 노출도 식이 변형됐다.)
    Q* = 280, P* = 360

    3. 결론
    오다기리 죠를 국가가 보호했을 때, 오다기리는 더 열심히 대중 앞에 나서게 되고, 팬들은 각자 가진 것 만큼 세금을 내면서 기쁘게 팬생활을 누릴 수 있다. 반면, 기획사가 오다기리 죠를 보호할 때에는 오다기리는 덜 나오게 되고, 팬들도 자기 사정과 상관 없이 오다기리를 국가가 보호할 때보다 훨씬 더 높은 값을 내야 한다. 즉, 팬들이 "오다기리 죠 같은 미남은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한다!"라는 주장은 합리적으로 설득력을 갖는다.
    국가는 어서 나서서 미남 미녀 배우들을 공무원화 시켜야 하겠다. (...)


    P.S. 재미들렸다. -ㅁ-

 
00372059 [] 대사각하의 요리사 24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14일 [금] 13:57:54

    일본인들이 크게 오해하는 점이 있다.

    1. 러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다?
    2. 북방 4개 섬은 샌1945년 프란시스코 조약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니 일본 영토이다?

    1. 뭐 실제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러일전쟁은 일본이 승리한 것으로 "보도가 된" 전쟁이다. 실제 피해액이나 전후 포츠머스 조약에서 일본이 얻은 것들을 생각해 보면 납득이 갈 것이다. 루즈벨트의 동창생, 가네코 켄타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포츠머스 조약이 성립된 것이다.

    2. 만화에서 소련은 8월 15일 이후에 일본에 쳐들어왔으니 전승국 행세가 웬말이냐는 대사가 나온다. 이는 독일과 일본의 동맹 체제에 대한 무지의 소치이다. 독소전에서만 2천만명(2백만이 아니다)의 군을 잃은 소련이야말로 2차대전 최대의 전승국이다. 즉, 미국이 뭐라 할 수 정도의 도덕적 우위를 당시 소련이 갖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북방 4개 섬은 소련도 소련이지만 미국이 양보한 점이 더 크다. 미국한테 따져라. 차마 못 그러겠다고? ㅋㅋ

    그러면 이제 일본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우선 나로서는 나중에 시간 나는대로 훗카이도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실제로 만화에 나온 것처럼 호전적인 문구로 가득차 있는 곳인지 궁금해서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일본은 저 네 개 섬을 차지할 수 없으리라고 본다.

    법적으로 현대 국제법은 영토의 사정변경을 99%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명시적으로 동의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정치적으로 러시아의 동의가 가능할까? 90년대 중반이었다면 가능했을 것이다. 그 때야 보리스 옐친이 술마시고 조약에 싸인하던 때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한국 바로 다음 순위이다. 나라가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다. 아쉬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일본이 옐친이 약속했던 섬 두 개라도 찾으려면 엄청난 출혈을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만화에서나마 이토오 켄지는 네 개 섬 일괄 협상파로 돌아선다는 설정이지만, 애초에 그가 있었던 두 개 섬 선행 반환파가 정말로 현실일는 것이다. 아마 일본인들도 그점을 알기에 만화에서라도 복수를 하려는 것이겠지.

    말하자면, 네 개 섬 일괄 반환파야말로 이 만화가 말하는 "케이지"이다. 우리가 할 일은 파이프라인을 사할린-훗카이도가 아닌, 북한-남한으로 돌리는 일이다.



    참고자료

    1. http://www.monde-diplomatiq ... as06_mondetokyo.pdf>http://www.monde-diplomatiq ... yo.pdf
    프랑스 애들은 이런 식으로 일본 전략을 연구한다. 대단히 재미나는 자료이다. 청일전쟁 당시 나왔던 이익선과 주권선의 개념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확대됐다.

 
00372328 [ECON] 소개팅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17일 [월] 23:37:00

    소개팅에는 주선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주선자들이 주선하는 사람을 어느정도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서 친구는 주선자에게 일종의 '보답'을 하게 된다. 하지만 친구들은 주선자를 보통 믿지 않는다. 주선자들도 똑같은 친구라고 가정해서 그러하다. ㅎㅎ
    그렇다면 가정을 해 보자. 주선자에게 친구는 어떻게든 보답을 하기로 약속을 맺는 것으로. 만남은 소중하지 않은가. 그리고 소개팅에 나오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누어 본다. 바로 킹카, 아니면 폭탄으로 말이다.
    가령 친구는 소개받은 사람이 킹카일 경우 주선자에게 12 번 밥을 사 주고(과한가? ㅋ), 폭탄일 경우에는 한 세 번 정도로 끝낸다. 주선자의 경우 친구에게 킹카를 소개시켜주면 에헴~ 하면서 한 아홉 번은 얻어 먹는다고 하자. 폭탄을 소개시켜줄 경우 뻘쭘하므로 한 번만 얻어 먹는다.
    그리고 킹카와 폭탄의 비율은 약 1:3이라고 한다. 이 확률은 자유로이 바꾸어도 좋다. 그렇다면 표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친구     주선자
    킹카          12          9
    폭탄           3           1


    1. 너무 뻔한 경우. 소개시켜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주선자도, 친구도 뻔히 아는 경우이다. 안 나가면 미안하니 일단 12, 아니면 3으로 균형이 이루어진다.
    2. 흔치 않은 경우, 소개시켜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주선자도, 친구도 전혀 모르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기대값에 따라 균형이 이루어질 테니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3 + 2x3/3 = 6
    3. 정말 흔한 경우, 주선자는 알고 있다. 그(녀)가 어떤 이인지를. ㅎㅎ 이 경우, 친구는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은 6번 사주는 걸로 땜빵하자고 우길 터이다. 하지만 그(녀)가 킹카일 경우 주선자는 손해이다. 즉, 주선자는 폭탄만 소개시켜주고, 친구는 만약 '합리적인 사람'일 경우 그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게 된다. 이 때 균형은 세 번이다.
    ||@@||끝이 아니다...||ㅎㅎㅎ ||@@||

    '보험팅'이라는 것이 있다.
    주선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친구에게 밥을 얻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소개시켜주는 그(녀)는 킹카임이 분명하며, 자기가 그것을 보증해 주겠노라고 약속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이때는 좀 복잡해진다. (당연하다.) 자, 친구는 그(녀)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 텐가?
    가령 주선자의 보증은 다음과 같다.
    a) 킹카가 나올 경우라 하더라도 이뤄지는 것과는 별개로 소개팅을 2 번 더 시켜주겠노라고 한다. 이 때 친구는 둘 중 하나라도 되겠지. 하고 받아들인다.
    b) 폭탄이 나올 경우일 때는 열 번을 따로 시켜주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친구는 그 중 절반은 건지지 않겠나 하고 기대하게 된다.
    일단 위 표의 숫자가 밥이라고 말은 했지만 걍 효용이라고 바꾸겠다. (사실 정말로 논문을 쓰려면 이런식으로는 곤란하다...)
    그렇다면 보험팅을 시켜 주었을 때, 주선자는 원래 킹카가 나왔을 때 받게 될 효용인 9보다는 커야 소개팅을 시켜줄 것이다. x가 보험팅 횟수라고 했을 때, 12 + x는 친구가 주선자에게 보답할 부분이고, - 2x는 주선자의 '비용'이다.

    12 + x - 2x > 9
    그리고 다른 제 3의 주선자가 친구를 뺏어가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폭탄일 경우라도 내가 보증한다!라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즉 친구는 보증을 받게 되었으니 킹카일꼬야~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경우 보답할 부분은 동일하고 주선자의 비용만 - 10x로 늘어난다. 식은 다음과 같다. 이 식이 폭탄일 때라도 친구가 보답하게 될 3보다는 작아야 이 보증이 실제로 먹히게 된다.

    12 + x - 10x < 3
    즉, 1 < x < 3 이 나온다. 보증으로 보험팅을 하려면 두 번은 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 보험팅이라는 말은 경제학적으로 논리가 있는 생활양식이다. 매우 바람직스럽기 짝이 없다. 안그래도 친구 소개팅 시켜 주어야 하는데 ㅎㅎ

 
00372791 [] Boot Camp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4월 23일 [일] 16:51:04

    나야 인텔-맥이 없으니 시도해 볼 수도 없을 터인데, 사실 조건이 됐다 하더라도 맥에 윈도우즈를 설치하는 불경스러운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드디스크 파티셔닝도 별로 좋아하지 않을진데.

    안다. 알어. 한국에서 "윈도"가 없으면 컴퓨터 생활하기 불편한 것 맞다. 그리고 그것은 목소리를 낸다거나 행동하기를 두려워하는, 그러면서 조낸 뒤에서 불평해대는 감수성 짙은 맥 사용자들 탓인 부분이 많다. 물론 근본적으로야 '마인드' 탓이다. 안 좋은 일은 남의 탓 해야한다. 그러면서 나는 나대로 놀련다. 나도 감수성이 있거든. ㅎㅎㅎ

    그런데 이놈의 부트 캠프 때문에 외국에서도 칭찬(혹은 불평)이 많다. 애플이 진짜로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에 모두들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야 실질적으로 윈도우즈를 맥에서 운영하려면 WINE과 같은 일종의 미들웨어를 사용한다든지, 아니면 VT(가상화기술)로써 동시에 운용을 해야 더 좋을 것이다. 부트 캠프가 담보하는 듀얼부팅은 맥으로 PC용 게임을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별로 능률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그러다가 어제 토요일,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IL L'A AIMÉE.

    ILLAAIMEE로 보면 된다.
    I가 한 쌍, L도 한 쌍, A도 한 쌍, E도 한 쌍. 유독 M만 하나 뿐이다. 불어는 정말 낭만적이군.

 
0037381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04일 [목] 14:38:17

    영화 번개. - -/ 필자가 내는 것은 아님. -ㅁ-

    필름포럼(낙원상가 구 허리우드)에서 하고 있는 ShopGirl (쇼핑걸? --; )

    오후 6시 40분 것을 볼까 함.
    당근, 시작하기 훨씬 전에 알아서 연락하셈.  ㅎㅎ

    클레어 데인즈 느무 예쁘지 않삼? ㅡㅠㅡ

 
00373849 [] Shopgirl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05일 [금] 00:46:01

    사실 여자친구, 혹은 좋아했던 여자를 미중년에게 빼앗긴 경험은 (아직?) 없다. 하지만 그동안 지내오면서 깨달은 사실은 있다. 굳이 미중년이라고 할 필요는 없는데, 원숙함이 풍기는 매력은 실제로 존재하며, 그것이 젊은 남녀를 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해를 하면서도 저항감이 들었지만, 이제는 뭐, 내가 알게 뭐랴이다. 확실히 자라난 것인가?

    남자야 뭐 어렸을 때부터 늙을 때까지 아이인 채로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면, 군대를 다녀왔다거나 한 만 25세 이후 정도라면 그럭저럭 (고집쟁이) 어른이 되는 것 같다. (투표연령을 팍 높여야 하잖을까? ㅎㅎ) 영화에서처럼 한 밤 중에 만나달라 떼쓴다거나, 콘돔인 줄 알았는데 사탕이라거나 등등, 귀여운 구석을 보이는 순진함(아니면 멍청함?)은 정말이지 어린 남자들의 특권이랄까? 장단점이 있을 거다. 심리는 수학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갈대로 비유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영화에서 레이는 미라벨에게 더이상 무엇을 어떻게 해 줄 수 있었을까? 그냥 사귀면서 마음 아플 때를 계속 미뤄두기만 해도 됐었을까? 답은 없을 것이다. 학자금 융자를 갚어주는 '제도상의 애정표현'이 제일 쉬운 법이다. 사소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파국으로 치닫는 게 사랑이니까. 원래 공든 탑은 산들바람만 불어도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 저 분위기를 알아차리는 데에 수년이 소요된다. 아니, 시간이 지나서 알기나 하면 다행이다. 남자는 단순무지하거든.

    이 영화, 어쩌면 30대 이상 관람가이다. ㅎㅎ

 
00373912 [] Last Day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06일 [토] 01:07:19

    중학교 2학년 때랑 3학년 때에는 기타에 미쳐있을 때...라고 하기는 좀 부끄럽긴 한데, 하여간 그랬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라식과 포크를 다 같이 함 해보려고 덤볐었고, 순전히 손가락이 덜 아프다는 이유로 클라식을 한 대 집에 들여놓았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 때는 역시 젊어서인지;; 웬만한 코드는 다 외우고 있었다. 친구도 한 명 선생으로 모셨었고.

    안타까워 해야 할지,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모르겠지만(일렉으로 넘어가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라고 해도 좋겠다) 기타를 즐겨 쳤던 때는 그 때 뿐이었고, 고딩 때는 음악 실기 점수 때문에, 다시 예전에 하던 깽깽이나 하게 되었는데, 글쎄. 사실 중학생이 알긴 뭘 알았겠나? 외국곡 카피를 해 본적은 없었고, 주로 쳤던 곡들이 가요대백과 ㅎㅎ 그런 책에 나온 곡들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만약 너바나가 세상을 휩쓸고 다녔을 때 기타에 정이 들었었다면 어땠을까? 너바나 곡들을 한 번 카피해서 해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록을 좋아했던 때는 대학교 들어간 이후였다. 중딩 때는 오히려 힙합을 더 좋아했으니 역시나 미스매치였을 것이다. 그리고나서 커트 코베인이 머리를 쐈다는 뉴스가 들려왔고, 지금의 나는 성가책에 나오는 코드조차 헷갈려 하는 따분한 남자가 되어버렸다.

    밝히건데 너바나 음반을 사모았을 때는 죽은지 한참 뒤였다. 재발견...따위의 단어를 쓰기는 너무 거창하고, 그때는 그저 록이 듣고 싶었을 따름이다. 너바나보다 홀을 먼저 들어봤더니 역시 원조가 낫겠더라~라고 설명하면 되려나? 지금도 보컬은 펄잼의 에디베더나 RHCP의 키에디스가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코베인에게는 저항할 수 없는 아우라가 씌어져버렸다. 그리고 그 아우라는 결국 이 영화까지 보게 만들었다.

    글쎄. 코베인의 열렬한 팬들이라면 영화에 나오는 사소한 장면들에 감동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구스 반 산트 작품답게 답답하다. 사실 이 영화를 보러 가신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다. ㅎㅎ 영화의 주제가 설명이나 의견이라기보다는 묘사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왜 저렇게 됐을까? 왜 저런 메모를 남길까? 왜 저런 짓을 할까? 그거야 코베인과 하느님만이 알 일이다. 감독이 원하는 바는, 그저 코베인의 심리를 한 번 느껴보고, 7000원을 얌전히 내기 바란다 정도일 터이니.

    다만, 이해한다...라는 말도 함부로 지껄일 단어는 아니다. 자살한 이의 심정은 어떻게 되새겨 보아도 망자를 욕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전에 무슨 말을 했건, 그때 어떤 상황이었건 간에 커트는 생을 마감시켜야 할 뭔가를 알아버렸을 것이다. 설사 타살이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예술가의 요절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자살하는 이 나라의 록 팬들에게 도대체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생각해 보는 것 자체가 사치이다. 커트는 편히 쉬고 있을 듯.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영화를 보아도 여전히 편하지 않았다. 나 때문이다. 커트가 자살했던 나이를 지나, 현재의 나는 청년 예수가 죽었던 나이를 향해 가고 있다.

 
00374250 [ECON] 국경의 남쪽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09일 [화] 22:33:43

    전에 학교 앞에 탈북자가 운영하는 술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이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를 때여서, 감히 뭔가 물어볼 엄두를 못냈었다. 그도 비슷한 루트를 따라 들어왔을까? 때마침 미국이 한 돈많은 탈북자에게 "낚였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고, 낚인 것을 좀 불식시켜려든 참인지 이제는 아예 난민신청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한국으로서는 재정 부담이 줄어드니 고마운 소식이다. ㅎㅎ 어디 계속 받아들이나 두고 보자. (정착금도 미국은 갚는 방식이라 들었다. 한국은 무조건 부여.)

    위 여론조사 출처는 조선일보이다. 가끔은 조선일보도 그래프를 예쁘게 그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 버릇 못준다고 언제나 한국 정부를 때리는 쪽으로 설명이 되어있다. ㅋ

    사실 국경의 남쪽은 좀 기대를 하고 보았었는데, 글쎄. 너무 멜로에 치중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물론 실제로 저런 이야기가 있을 성 싶기도 하다. 그나마 제일 공감이 가는 대사는 평양 내에서 전기가 나갈 때 나온 "아니, 하여간 미제놈들 때문에."라는 대사이다. 뭐 여러분들이야 선진국이나 관광지 외에는 거의 안가셨을 테니 실감이 안 나겠지만, 나머지 세상에서는 전기나 수도물이 끊기는 게 당연하다. 나도 처음에는 역시나 선진국, 한국 시민인지라 당황했었지만 이내 그러려니 하며 지냈었다. 그리고 여러분은 전기가 민영화된 나라가 아닌 나라에 살고 있다는 점에 특별히 더 감사해야 한다. 삶에 감사하지 않는 자는 직소가 심판할 지어라. ㅎㅎ

    위 대사가 나왔을 때는 간간히 웃음이 들려왔었다. 물론 웃음을 의도하려고 그런 대사를 집어 넣었겠지만, 북한이 가진 경제 위기라는 것이(묘하게도 한국의 경제위기와 겹친다) 본질적으로는 에너지 위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로선 웃기는 대사가 아니었다. 생각해 보라. 90년대 들어 소련은 지원을 어쩔 수 없이 끊었고, 중국은 갑자기 '시장가격'을 내놓으라고 덤벼댄다. 석유가 수입이 지체되면? 기본적으로 쓰는 전기는 물론 제조업이 대부분 중단된다. 유통도 줄어든다. (여담인데, 한국 현재 석유 소비량의 3/4은 교통용이 아니다. 한국이 워낙에 수출제품이 많은데 거기에 투입된다. 즉, 유가 올라갔다고 버스 지하철 이용하라는 이야기는 참... 여러가지를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이제 베네수엘라와 이란,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받고 있는 현재, 북한은 성장중이다. 경공업 사이클이 완성될 시기가 곧 올 터인데, 그 때가 되면 탈북자는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것 같기도 하다. 그 때가 되면 군축을 제의하겠지, 아마. 개성에는 자본가들이 겁나게 몰려들 테고. ㅎㅎ 6월에는 무슨 소식이 들려올까?

 
00374366 [ECON] 환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11일 [목] 01:04:11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먹고사니즘이다. ㅎㅎ 그렇다면 무엇이 먹고사니즘을 보장하는가? 직장이다. 그러면 무엇이 직장을 제일 많이 창출해 주는가? 아직까지는 제조업이다.

    무엇이 한국 제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가?

    환율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미 1970년대에 유럽이 땡깡을 부리는 통에 브레튼우즈가 박살난 적이 있다. 거기서 교훈을 얻은 미국은 80년대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래서 루브르 체제이니, 플라자 합의이니가 생겨났다. 단, 미국은 독일과 일본에게 시장을 제공하는 미덕(?)을 보였다. 그때는 미국이 그나마 benign 했거든. 그리고 한국도 거기에 무임승차하였다. 80년대의 정권은 정말 그런 면에서 복받은(?) 정권이다.

    그리고 지금 한국만 엄청나게 환율이 떨어졌다.

    사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야, 한국의 엄청난 무역/자본수지 흑자는 환율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70년대 이래 한국인들은 흑자=선으로 본다. 박정희 정권이 교육을 잘못 시킨 것이지. 그러면서 지금은 일본보다 환율이 더 떨어졌다고 또(!) 정부를 욕한다. ㅎㅎ 뭐 어차피 무슨 일이 일어나건 정부는 욕해보았자 보복(!)을 당하지 않으니 당연히 정부 욕할 만하다. 일본의 자본수지를 확인안하셨나보지. IMF의 관리를 받은 이래 한국의 환율은 거의 변동환율로 바뀌어버렸는데 뭘 어쩌란 말인가. 그리고 솔직히 달러를 자연스럽게 처분하려면 적자가 ㅤㅊㅚㄱ오다. ㅎㅎ 필요하단 말이다. 금값 오르는 거 보고도 모른다면 할 말 없다.

    하지만 그 속도는 충분히 문제될 수 있다. 외평채로 하다가는 골로 가기 쉽다. 1997년의 한국도 그러했고, 더 멀리 보자면 80년대 프랑스 사회당 정권의 온갖 삽질, 70년대 영국 노동당 정권의 갖은 뻘짓(그러고보니 1997년 당시 한국 빼곤 우연찮게도 모두 오렌지 좌파들이다. 지금 당장 당하고 있는 아이슬란드도 마찬가지)을 봐도 그러했다. 어떻게 할까? 금리를 내릴까? 금리를 내리면 부동산 값이 다시 폭등할 테고, 국민연금의 고갈은 더더욱 빨라진다. (아, 자식 밖에 믿을 게 없다니까.) 물가도 급하게 올라갈 수 있고. 돌이켜보면,  일본도 플라자 합의 때 중소기업들 조낸 망했었다. 그 결과 부품업체들이 대거 한국으로 와서 80년대 무임승차에 한 몫 하였고...

    즉, 달러 처분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고용력이 높은 업체들이 대거 망하기 직전이라는 이야기가 되겠다. 게다가 그런 업체들은 선물로 미리 외환을 사고팔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공계인들은 알겠지만 한국이 뭐 가진 게 있나? 죽어야 한다. 그거 모르고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뻘짓을 일삼는 단체가 존재한다. ㅎㅎ 이캉저캉 살아나갈 수 있을줄 아나보다. 우리는 프랑스나 독일이 아니다. 그까이꺼 복지 좀 해 주어도, 남의 피를 빨아먹을 배후 시장(프랑스는 아프리카, 독일은 동유럽)이 존재하지 않는 착한(?) 국가이다.

    결론은 정말 FTA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되고, 공장들이 북한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미국으로서도 한국은 일단 살려 놓고 봐야 할 걸? 한국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본주의 하려면, 정말 오지게 신자유주의식으로 해야 살아남는 세상이다. 이러니 애를 낳겠어?

 
00374543 [] Inside Ma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13일 [토] 02:54:43

    한국 영화에서 마음에 안 드는 점을 들라면, 하나의 영화에 많은 주제를 구겨넣는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역시나 내가 한국인이라서인지 한국 영화에 유독 짰었나 보다. 인사이드 맨을 보니 미국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도대체가 수많은 주제를 한꺼번에 넣는다는 것은 제아무리 스파이크 리라 하더라도 좀 자제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 이 많은 유명 배우들을 한꺼번에 넣으려 하니 어쩔 수 없었을까? (여담인데, 영화 속 아이가 PSP로 하던 게임과 실제로 비슷한 게임이 있다고 한다.)

    생각나는 것만 한 번, 목록을 한 번 뽑아 볼까?

    공무원의 수뢰, 알카에다, 아랍인으로의 오해, 공산주의, 나치즘, 유태인, 흑백문제, 흑인 남자의 문제, 여자 외모의 문제, '높은 분'들의 음모, AK-47, 폭력게임의 문제, 총기소유의 문제, 테러의 문제. 바쁜 남자의 사랑 이야기. 적당한 해피엔딩. 또 있나?

    미친 짓이다. 저 많은 주제를 눈에 보이게 구겨 넣으면, 이건 도저히 세련된 영화가 아니라고 본다. 역시나 9.11이 스파이크 리마저 이렇게 만들어버렸을까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그리고 계속 느끼는 것이, 너무 필요 이상으로 나치즘을 악마화시켜 놓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 유태인 질질 짜는 영화가 느끼하다고 생각하신다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머리로는 하고 있을 것이다. 선량한, 아니 필요한 정도로, 그러면서 날라리끼도 있는 그런 선량한 미국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런 작업이 계속 되어왔다고 보면 될까?

    그러고보니 이것은 애국영화였다. 어쩐히 요새 흑인들이 반이민법에 적극 동참한다더니. ㅎㅎ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윌렘 대포. 그를 좀 더 자주 보고 싶다.

 
00374786 [ECON] Cidade de Deu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15일 [월] 23:27:43

    브라질 범죄조직 공격, 상파울루시 확산조짐(연합뉴스)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폭들이 경찰서를 '총'으로 습격하는 나라가 브라질이다. 시티오브갓이 보여주는 영상이 현실과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안전하게 호의호식하는 평론가들은 킬빌이 시티오브갓보다 더 윤리적이니 어쩌니 말이 많지만 실제로 빈민가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개소리일 뿐이다. 오렌지 좌파가 집권한 제국주의 나라(!)답게 나라 질서가 바뀐 것이 없다고 말하면 될려나? 룰라 좋아하시는 모 단체 사람들은 한국에서야 걱정할 것 없으니 편하겠다. 좋겠다. 말빨로 살아가는 것, 글빨로 살아가는 것은 결국 가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영화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니,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신이 정한 규칙이 그대로 통용되는 곳이 바로 시티오브갓이라고 하려면 될까?

    이른바 절대무기(즉, 총)를 갖게 되면 그 사람이 어린이이건 할아버지이건 상관 없다. 적시에 먼저 쏘는 이만이 살아남게 되고 부와 명예와 여자(?)를 손에 넣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일찍 깨우칠 수록 살아남을 수 있다. 시티오브갓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는 네드는 그들이 왜 그곳에서 못벗어나는지를 보여준다고도 볼 수 있는데, 공부란 결국 과거제에서 신분 상승할 수 있는 양반들의 체제 하에서의 공부이기 때문에 시티오브갓 사람들로서는 공부로 승부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하다. 약으로, 돈으로, 총으로 승부하는 것이 오히려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넓게 보면 삶 전체를 아우른다고도 볼 수 있다. 거기서 나올 사람은 어찌됐건 나오게 되어 있고, 안 나올 사람은 어찌됐건 평균수명을 낮추는 데에 일조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동정심이 남아 있다면 어떡해야 할까?

    일자리를 주면 된다. ㅎㅎ 하지만 자고로 석유 팔아먹는 나라 치고(브라질 이야기하는 거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할 산업이 잘 발달된 나라는 극히 드물다. 게다가 브라질은 남미 내 제국 노릇(?)도 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만약 위와 같은 범죄조직의 공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면?

    최대 조폭 조직이 나설 수 밖에 없다. 보통 공식적으로는 국방부라 칭한다.

 
00374988 [ECON] Constant Gardn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18일 [목] 01:32:50

    존 르까레의 원작소설도 영화와 비슷한지는 모르겠다. (허나 읽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딱한 점은 왜이리 '국제사회'에 기대하는 이들이 많을까이다. 아무나 인터내셔널을 부를 수 있을까? 함마슐드가 개죽음 당하는 것을 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테사는 잘못 생각하였다. 한참 잘못 생각하였다. 암네스티나 NGO, 환경단체 등등은 절대로 '밥'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개량한복을 입고 다니는 수염쟁이들은 머리 속에 여자 생각만 가득할 뿐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일단 반대하고 본다. 반대를 하면? 누가 케냐인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할까? 국경없는 의사회에게 누가 돈을 대는지 아는가? 환경단체들에게 어느 회사가 돈을 대는지 아는가? 의도는 좋을지 몰라도 결과가 최악이 되는 경우는 역사에 숱하게 많다. 한 푼 쥐어주고 병따개 모빌을 아름답다 여기며 사 주면 보건 상태가 좋아지나?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깨끗한 물과 식량, 그리고 일자리이다. 그것을 제공한다면 파우스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영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영국에 공장이 많다는 이야기는 19세기에나 통하는 말이다. 1500여 개의 일자리를 약쟁이가 차려준다는 데에 정부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일단은 내새끼부터 살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일자리 1500 곳과, 알지도 못하는 원주민들 1500명의 목숨 중에 무엇이 중요한가? 너무 잔인한가? 하지만 일자리는 인터내셔널을 벌써 예전에 사라지게 만들어버렸다. 프랑스가 아무리 (미국)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아도 절대로 CAP(유럽공동농업정책)와 보조금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뭐 대단한 이유가 있는 줄 아는가? 조제 보베가 영웅인 줄로만 알지?

    하지만 영화의 메세지는 물론 위와 같은 암울한 결론이 아니다. 할 일은 해 보자라는 밝고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다. 문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 자체가 세상을 더욱 지금 상태로 고착화시킨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행동'을 한다는 이들은 만만한 각국 정부 앞에서 데모나 하고 있다. 정작 실제 대상인 각 기업들한테는 함부로 못하면서 말이다. (당연하다. 데모 쫌 한 다음에 취직하려면 그들을 욕할 수 없다.) 촛불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간디의 단식투쟁이 인도를 독립시켰나?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위로할 수 있을까?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정말 중요한 점 하나를 넌지시 알려주었다. 여러분도 알아야 한다. 언제인가 말한 바가 있는 것 같은데(아니, 딴로그에서였던가?), 진짜 WMD는 에이즈나 조류독감 따위가 아니다. 결핵이다. 결핵이 제일 무섭다. 실제로 제일 사람을 많이 죽이는 병이며, 난방과 영양 상태, 청결함이 갖춰지지 않으면 여지없이 당하게 되어 있다. 영화 안에서 한 엑스트라가 결핵검사에 혹했던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3Bees가 결핵약을 광고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내성결핵이 늘고 있다고 한다.

 
00375073 [] 오늘의 일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18일 [목] 23:50:30

    필름 포럼에서 키언니;와 트양부처;를 만나 갤러리 현대에서 American Funny (리히텐슈타인, 웨즐리, 크럼)와 피카소 전(시립미술관 것과는 달라요)을 보았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는 국제 갤러리에서 괴상한 가구들(조지 나카시마?)을 보고, 총리공관, 금융연수원 쪽 동네를 일주했어요. 맛난 식당을 찾으려 했는데, 그 산이 아닌가벼였답니다.

    그리하여 첫언니;와 만나 저녁을 하러 광화문 쪽으로 갔습니다. 두부를 맛있게 먹고 헤어졌어요. 거기서 전 다시 바깥으로 나와 가족들;과 함께 까페 BLOOM에서 요거트 빙수를 먹었답니다. 아이, 배불러. 오늘의 일기 끝.

    오늘은 압구정 스폰지에서 룩앳미나 레밍즈를 볼 거에염. 알아서들 연락하고 오셈. ㅎㅎ

 
00375328 [] American Funnies - R. Crumb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21일 [일] 23:22:06

    워낙에 일본식 아니메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양키들의 만화에는 생경스럽다거나 생뚱맞은 감이 없지 않다. 게다가 만화 소비층(과연 돈주고 보는 이는 몇이나 될까?)의 주류는 10대 삘의 만화를 본다. 실제로 크럼이 그리는 만화같은 것을 돈주고 볼 성인 소비자층(즉, 자금력이 있는 소비자층)은 한국의 경우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더군다나 집안의 아이들이 보면 왠지 안 될 것 같은 만화가 잔뜩 있는 크럼의 만화라면 참... 볼 만할 것이다. ㅎㅎ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만화의 종류 따위;;가 아니다. 현재 아트시네마에서 하고 있는(수욜까지던가? 빨리 봐야겠다) 일본 로망(?)포르노의 거장, 와카마쯔 고오지도 그러하고 크럼도 마찬가지라 볼 수 있는데, 섹스가 저항인가? 하는 의문이다. 사실 '저항'으로 상징못할 대상은 없기 때문에 어리석은 질문이기는 하다. 하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그동안의 모든 문명이 부부관계만을 정상관계로 용인해왔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지만 난 못하겠고, 남들이 해서 왠지 기분 나쁜' 그런 것은 충분히 저항이 될 만하다. 크럼이 그려내는 과장된 묘사, 혹은 징그러운 묘사는 그 과장됨, 혹은 징그러움 때문에 더욱 더 전하는 메세지가 강렬하게 인식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조낸 많기 짝이 없는 그 대사를 다 읽어보아야 크럼 만화의 묘미를 알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가 언더그라운드로서 갖는 최고의 장점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얌전하고 우아한 윗쪽 동네 환쟁이들, 혹은 까대도 상관 없는 자들을 까대면서 자기를 위로하는 언더그라운드는, 별 볼 일 없이 크럼이라도 쫌 알아야 왠지 모르게 윗동네에서 노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묘미'라든지 '의미'라든지 하는 것도 전부 다 제1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고보면 역시 섹스만이 모든 인류에게 평등하다. ㅎㅎ 대단히 폴리티컬리 코렉트하지 않삼?

    ||@@||more...||close||@@||

    현재 갤러리현대에서 절찬리에 전시중임. 첫째딸님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00375536 [] Lemming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24일 [수] 02:17:58

    스릴러적인 측면을 갖추었다고 해서 아무 데에서나 히치코크를 붙이기는 좀 그렇다. 오히려 데이비드 린치를 떠오르면 더 적당할 듯 싶다. (지금 살펴보니 '넥스트'라는 찌라시에도 그리 적혀 있다! -0-)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같은 형식보다 이 영화가 훨씬 마음에 들었는데, 그 이유는 뿌리 깊은 나의 '구대륙 영화 취향'도 있겠지만 이게 환상이 섞여 있다는 점을 한참 후에서나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나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 ) 영화 계속 좇다 보면 정말 모른다.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의도적으로 집어넣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끝장면 나레이션은 관객들을 낚는 데에 한 몫 한다.

    즉, 제목부터 내용까지 모조리 다 낚는 영화다. 그것도 린치보다 세련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대륙 스타일이 좋다면야 어쩔 수 엄따. ㅎㅎㅎㅎ

    그렇다면 이 영화의 주요 인물인 사장과 사장 부인, 알랭과 베네딕트의 넷 중에 레밍은 누구일까? 실제로 자살한 사람이 레밍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레밍일까? 어차피 이 영화 안 볼 사람들 많을 테니 약간 내용을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죽는 사람은 참 모호하게 죽는다. '한'이 서려 있어서 죽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교통사고를 당하고, 레밍 떼(!)를 만나기도 했던 알랭은 과연 레밍이 아니었을까? 정말 거짓말 같이 얼굴색이 바뀌는 베네딕트는 레밍이라 할 수 있을까? 레밍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집단으로 죽는다. 혼자 떨어진 레밍도 죽을까? 자살은 분명 그에 대한 로맨틱한 설명임에는 분명하나, 실제로 레밍이 '자살'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영화에 나온다. 그 대사가 나올 때 이미 영화의 기조에 대해 알아차렸어야 했다는 결론이다. 안 그러면? 역시 낚인다. 그리고 중요한 점이 또 하나 있다. "모델 커플"이다.

    본지 꽤 되어서 대사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알리스가 베네딕뜨에게 하는 대사에 그것이 나온다. 스크립트가 있거나, 링크를 안다면 가르쳐 주시라. 대충 이러하다.

    "Vous croyez supérieure avec le petit couple votre copine modèle?"

    물론 베네딕뜨의 답변은 "빠뒤뚜"였다. 3년 째 되는 신혼부부 게티에게 가혹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결혼 여부와 상관 없이 짝에게는 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꼭 해야만 할 때가 온다. 갑자기 올 수도 있고, 느리게 올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답변은 "예"가 되건, "아니오"가 되건 그 뒤에 닥치게 될 사건(!)과 전혀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의미가 없는 질문이 아닐까? 상대방을 믿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뽀뽀는 되어도 키스는 안 된다고 하면 충분한가? 마음으로 하는 간음도 단죄해야 마땅한가? 만약에 알랭이 간음을 저질렀다면 영화의 방향은 과연 어디로 흘러갔을까? 그리고 간음은 '간음'인가?

    사실 어제 한 친구에게 남친이 만약 숨긴 게 있다면 어떡하겠냐는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었다. 그녀는 현명하게도, 믿으면 믿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라 답하였다. 복잡한 이야기이다. 얻기는 고되어도 사라지기는 너무나 손쉬운 것이 신뢰이기 때문이다. 여차 저차 고민은 해 보겠지만 결국은 꼴리는 대로, 어쩌면 저 운명의 방향대로 가는 것일거라. 그렇다면 결국 모두가 레밍이 될 수도 있다. 스칸디나비아에서건, 프랑스에서건.


    말꼬리: 샤를롯 람플링의 포스는 정말 (vachement!!) 거대하다. 그녀의 언니는 자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00375667 [ECON] 壁の中の秘É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25일 [목] 16:53:01

    1965년, 와카마쯔코오지감독 작품이다. 말만 많이 듣고, 실제로는 이 "벽속의 비사"만을 보았는데, 어쩌면 지금도 살아있고 지금도 영화를 찍고 있는 와카마쯔가 혹시 일본을 예언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름아닌 이 영화 속의 주인공 중 하나인 재수생(?) 마코토가 "할 수가 없는", 일종의 '고자'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로지 오이나 소세지 등등 뭔가 길다란 탄소화합물로만 삽입이 가능하다. 그리 안 될 것 같으면? 살인이 나버린다.

    보통 한 나라가 고자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 가장 간편한 방법은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금리를 보면 된다. 문득 생각이 나서 일본은행(BOJ)에 가서 저당시 금리를 알아봤더니 6%가 넘게 나왔었다. 한국과 미국이 현재 이정도 금리인데, 요새의 일본 사람이라면 저 때가 기억이 날까말까 모르겠다. 현재 일본의 명목금리는 0%, 즉 '고자'이기 때문이다. (엄청 찍어대는 돈때문에 실질금리가 약간 플러스이기는 하다.) 암튼 일본이 저때는 고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놀라지 마시라. 50~60년대 미국 연준 콜금리는 10%가 훨씬 넘었을 때도 있었다. 금리가 높으면 연금보전도 그만큼 쉽게 되고, 물가도 쉽게 오르기 어려우며, 무엇보다 현재 소비를 미래로 옮기게 된다는 이야기가 되지만, 경제원론을 제대로 공부하셨다면 모두 아실 것이다. 금리는 내생변수이다. 명목변수가 아니다. 즉, 금리가 높다 함은 그만큼 경기과열징후가 짙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단어가 좀 그렇다면 바꾸자. 그만큼 좋은 시절이라는 이야기다. 택시운전사들이 불평해대는 시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일본은 봉건영주들(즉, 재벌) 때문에 금리는 계속 곤두박질쳐 0%에 다다랐고, 후쿠이(현 일본중앙은행총재)가 금리 올려볼까 말했다가 박살난 바 있다. ㅎㅎ 쉽게 말하자면, 현재 일본은 국민연금과 국민들의 예금을 재벌들에게 "퍼주기"해주는 금리이다. 그와중에 세계화 때문에 엔캐리 자금이 전세계를 휘젓고 다니니, 일본이 참 요물이긴 요물이다. (여담인데 저번달인가, 동아일보에서 일본이 되살아난다고 조낸 기사 내보낸적 있다. 조선 뿐만 아니라 동아일보도 일본신문화된 것이 아닐까?)

    문제는 일본이 고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데에 있다. 금리를 앞으로 도저히 올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봉건영주들 비위 맞춰주려면 환율조작을 많이 해 줘야 하는데, 금리를 높이면 백약이 무효이거든.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유럽(현재 3% 수준이다)도 고자가 되어간다는 데에 있겠지. 어느 나라이건 봉건영주들은 자기 영지에서 조낸 세금 많이 걷으면서 국왕에게는 이자 내려달라 땡깡을 쓴다. 그런데 한국만은 여전히 튼튼하게 서 있다. ㅎㅎ

    불쌍한 건 일본 국민들이다. 예전처럼 사무라이들에게 다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후리타들도 이제 세금 조낸 많이 내야 한다고 들었다.) 7인의 무사가 필요할 시점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 이전에 60년대부터 벽으로써 통제를 은밀하게 했다는 이야기이니, 헨타이들이 아니 많겠는가? 그리고 와카마쯔는 일본을 풍자하려다가 40년 전에 40년 후를 예상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사실 이 영화 첫 장면을 보면, 스탈린의 초상 밑에서 정사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전력을 볼 때, 이 노장 포르노 감독은 분명 공산당 계열에 표를 던질 것이 분명하다. 분명 그에 대한 "공부"를 했을 터이고. 어쩌면 정말 예언을 했던 것이 아닐까.

 
00376170 [] Munich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5월 30일 [화] 23:57:07

    사진은 실제의 '검은9월단'이 올림픽 선수촌을 점거했을 때 촬영된 사진이다. 이스라엘이 성립된게 1947년이니까 1972년이면 25년 째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공식적으로 압박받은지 25년이라는 이야기와 같다. 그리고 검은9월단의 창립에 관여(지시?)한 파타는 현재 팔레스타인의 여당이다. PLO의 정당 단체라는 의미다. 이 의미가 무엇일까?

    사실 나는 아랍, 특히 팔레스타인과 관련하여 관련 소식과 관련하여 영어권과 불어권은 물론 알자지라도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식민모국이야 그렇다 치고, 알자지라도 결국은 카타르 왕국의 시각(알자지라의 창립주는 카타르 국왕이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걸프 부국들은 실제로 팔레스타인을 어떻게 보는가? 정권유지의 차원에서만 호의적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쿠르드를 보는 시각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원래부터 나라없는 귀찮은, 하지만 우리나라 여론 확보에는 도움이 되는 족속이라는 이야기다. 이들의 나라를 도와주는 것이 아랍의 의무인가? 아랍연맹회의의 의견은 그러하다이다. 그리고 그것은 '회의'의 '성명'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여자 수상이 있다. 골다 마이어라는 여자인데 가차없는 복수로 원래부터 유명한 사람이다. 욤키푸르 전쟁도 그녀가 일으켰을 걸 아마? 이스라엘 내각의 유일한 '사나이'라 불리우는 여자였는데, 아마도 영화에서의 묘사가 맞을 것이다. 복수는 영화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특히나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군대에게서도 가슴에 와닿는 좋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야 노동당의 승리를 위해 복수를 지시했을 터이고, 어떻게 보면 아브너가 일으키는 문제의식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아닌, 개인 대 조직의 문제와 다를 것이 없다. 여기에 과연 역사를 대입해서 보아야 하는가? 개인은 개인으로 남을 수 있을까, 과연?

    앞의 말을 다시 하자면, 검은9월단은 원래, 당시 요르단 국왕 후세인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추방하려할 때 그에 반발하여 PLO의 파타가 세운 해방단체였다. 단어를 해방단체라고 한다면 좀 묘하긴 한데, 실제로 그들은 세계의 이목을 끌기 위해 테러를 감행한다. PLO 내부조직(?)인 파타의 1970년대 이미지는 그야말로 현재의 히즈불라였다. 하마스라고 보는 편이 더 맞긴 할 것이다. 검은9월단의 테러와 그에 이은 이스라엘의 맞테러는 피에 피를 계속 불러왔고, 결국은 지금까지도 엉망진창인 팔레스타인을 만들어 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파타는 친이스라엘 정당으로 규탄받고 있으며, 대신 하마스가 기세를 잡고 있다.

    하지만 결국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뤄지긴 이뤄진 거다. 이걸 못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유태인의 3천년보다 초단시간 내에, 엉망진창이나마 '내 집'을 만들기는 만든 거다. 물론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동정마저 사치일 수 밖에 없는 그 땅은 피로써 쟁취한 것이다. 저항하지 않으면 내 것은 빼앗기는 법.

    촛불로는, 데모로는 나라 못세운다.

 
00376268 [EC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01일 [목] 05:53:41

    글쎄. 착잡하기도 하고, 어차피 저 딴나라당 사람들도 한국인들이니 포용의 대상이기는 하다. 가정은 부질 없겠지만, 한 마디만 던져보겠다. 과연 부동산 폭등 지역이 '효과적으로 진압(?)'됐더라면, 하향안정세였다면 여당이 표를 얻었을까?

    쉽게 말하자면, 혹시 홍준표나 맹형규가 선거에 나섰더라도 (부동산 때문에) 강금실을 이기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과 유사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러하다라고 생각한다. 또한 저 가정도 부질없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00376465 []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03일 [토] 00:34:44

    맙소사. 역시 전혀 모른 채로 보는 편이 �오다. 현재 아트시네마에서 하고 있는 샘 페킨파(Sam Peckinpah)의 영화가 이리도 강렬한지 미처 몰랐다. 게다가 쓰디 쓴 유머가 곳곳에 잠복하고 있으니, 이 양반은 예술가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으리라고 본다.

    내용은 단순하다. 딸을 임신시킨, 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가는 여정이다. 느리듯 밋밋하게 나아가다가 도로상에서 불량배들이 나타나면서, 이 영화가 그려내는 폭력이 대단히 투박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포스터의 소설들 못지 않게 캐릭터들을 어이없게도 죽이는 것 하며, 끝장면은 도저히 예상할 수가 없게 관객을 배반해버리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교훈이 바로 느껴진다. 날 것이 강하다. 투박한 것이야말로 제일 섬세한 감정을 건드린다. 팔뚝에 자기와 잔 여자 이름을 새기고 다니는 바보같은 거친 남자의 느낌이 든다. 바보같은 남자. 비유가 정확할까? ㅎㅎ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어차피 직접 보셔야 알 것이다.

    게다가 페킨파도 꽤나 오해 많이 받았을 법 하다. 여자에 대한 묘사 때문이다. 세세히 다 설명하기는 뭐한데, 어쩌면 김기덕과도 통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단히 단순하면서 정반대로 돌아가는 수법을 쓰기 때문이다. 어차피 남자들은 알프레도 가르시아 머리에 끈덕지게 달려드는 파리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는 것은 언제나 아버지다. 뭐 복잡한 철학 떠올릴 것 없다. 헤페의 딸은 베니에게 아버지를 죽이라 명령하고, 가르시아는 아이를 남긴 채 이미 죽어 있었다. 도대체 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머리에 무엇이 있었을까?

    당연히 나도 그 파리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수십 권의 철학보다 영화 장면 하나가 더 멋들어지게 각인시킨다. 쉽지 않다. 흔치 않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

 
00376866 [] Match Poin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08일 [목] 03:13:10

    뭐 재미나는 영화들이 으레 그러하지만 이 영화를 두고서 IMDB에서 외국넘들이 벌이는 토론도 흥미진진하다. 눈길을 끈 주제는 우선 스칼렛 조한슨의 연기잘했다/목석같았다. 영국경찰은 머저리냐/아니다. 이건 완전 리플리인가/아니다. 등등이다. 아, 우디 앨런이냐/아니다도 있고, Nola Rice(조한슨의 극중 이름)를 갖고 아나그램을 하는 글타래도 있었다. 포스팅한 사람 말에 따르면 저 이름을 아나그램했을 경우, LIAR, ONCE가 나온댄다. 다빈치코드의 산업재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불편한 부분은 우디앨런 영화가 이렇지 않았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프랑스 애들이 요상하리만큼 그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영화에서 간간히 흘러 나오는 그 나름의 썰렁유머(!) 때문인데 매치 포인트에서는 그러한 유머가 전혀 나오지 않거든.

    오히려 심각하고 무겁다. 드디어 앨런이 어른이 되기라도 했나? 게다가 극중에서 계속 배우 오디션에 떨어지는 Rice의 얼굴과 조한슨의 표정이 계속 기억에서 떠나지를 않는데, 이건 완전 블랙유머라고 봐주면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가장 속았다고 느낀 것은, 트레일러의 장면들이 대부분 영화 전반부의 장면들이었다는 사실. ㅎㅎㅎ

    하지만 영화 맨 앞에 나오는 나레이션에 매치 포인트의 설명이 나오지 않나. 결국은 운이 좌우한다는 사실이고, 그 이야기를 두 시간여로 늘린 것 자체가 바로 앨런이 이야기하는 농담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별로 다른 영화들과 다르지도 않잖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 주인공들이 보러 가는 영화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인 것도 참 아이러니하다. (단연코 그 장면은 앨런의 장난이라 생각한다.) 그/그녀의 아버지(이름이 벌써 기억 안 난다 --; )는 어떻게 자본가가 되었을까? 그가 가진 오페라와 도스또예프스끼에 대한 취미는 과연 그가 진정 좋아하는 취미인가? 사냥이 취미인 것도 마찬가지랄 수 있겠다. 요는 클래식이다. 우아한 취향이다. 섬세함을 요구하는 세련됨은, 과연 어렸을 때부터 가정 자체에서 교육을 받아야 이뤄질까, 아니면 야망을 불태우는, 혹은 허영을 불태우는 청년들이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의 주인공은 도스또예프스끼의 해설서를 보면서 취미를 붙이고, 오페라 음반을 통해서 오페라를 좋아했던 것으로 비쳐진다. 게다가 극중에서 아일랜드 출신이라니 말 다했다. ㅎㅎ 노라도 콜로라도 출신이기에 두 청년의 야망(!)은 두 사람의 이른바 결계를 해이해지게 만들어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서로에게 있어서 결정적인 자기 파괴에 이를 수도 있는 길이었고 말이다. 즉, 가짜같은 진짜, 혹은 진짜같은 가짜를 추구하다가, 쌩 날 것으로 자기 자신을 만나버렸으니 결국은 누구 하나가 사라져야 해결이 됐으리라는 얘기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매치 포인트가 좌우한다. 기가막힌 농담이 아닐 수 없다. 앨런의 승.

 
00377081 [] OFFSID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10일 [토] 02:04:56

    말만 많이 들었던 이란 영화를 처음으로 보았다. 축구장에 못들어가는 이란의 여자 축구팬들의 사투(?)를 그린 코메디 영화인데, 제목이 그럴싸하다. 이 여자애들은 이란 사회에서 일종의 "오프사이드"를 범했기 때문이다. 오프사이드의 규칙은 이제는 전국민이 다 알잖을까 싶어서 넘어간다. ㅎㅎ

    이 영화 때문인지, 아니면 이란이 1998년에 이어 8년만에 또다시 본선에 진출한 댓가인지, 현재의 이란은 가족과 동반할 경우 여자의 축구 경기장 내 축구 관람을 허용한다고 한다. (페르샤어를 못하니 진위 확인은 어렵다.) 물론 진짜로는 경제성장율이 6%가 넘으면서 일종의 '여유'가 생긴 탓도 있을 것이다. 여담인데, 이상하리만큼(!) 반미 불량(!) 국가들은 하나같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ㅋㅋ

    나야 나이롱 무슬림들 틈에서 살았었기 때문에 충격적인(!) 장면은 못 보았지만, 사실 저 분위기를 이해는 한다. 실제로 순박한(?) 무슬림 남자들은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일념에 휩싸여 있다. ㅎㅎ 영화 속에서도 나오는데, 축구가 뭐 밥 주는 것도 아니고, 축구 잘한다고 그 나라가 잘 되는 것도 관계 없으니, 너네 여자들은 집에서 보호받으라는 것일 게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히잡도 쓴다.

    그런데 그게 단순하지 않고, 그들 자신도 객관적인 기준에 대해 대단히 헷갈려 한다. 가령 히잡 쓰고 다니는 것이 우리 눈에는 대단히 괴팍해 보이지만(내 무슬림 친구들은 '닌자'라고 빈정거린다), 영화에서 나왔듯이 '선한 무슬림(혹은 시민)'을 상징하는 여자 자신의 '표현양식'이기도 하다. 자랑스러운 시민임을 보이기 위해 부러 히잡을 쓴다는 것이다. (나이롱들은 패션으로도 착용한다.) 즉, 우리들이나 미사포 쓰던 시절 생각 못하는 크리스트교적 사고방식에 젖은 사람들은 히잡 안 쓴 여인들을 공격하는 광경을 보고 싶어하고, 여성 인권 운운하려 하지만, 이슬람의 여성 차별이라 생각하는 많은 사실들이 실제로는 그 지역민들의 구습때문인 경우, 혹은 가난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 게다가 인권(?)이 그들에게 밥/빵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가령 하마스 계열 청년들은 80~90년대에 히잡 안 쓴 여자들에게 실제로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요새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시골로 가면 또 모르지. 팔레스타인 크리스챤 여자들도 히잡 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영화는 대단히 유쾌하다. 남자이건 여자이건, 군인이건 민간인이건 축구 하나에 무너질 수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과 바레인 경기동안 촬영됐기 때문에 현실감도 충만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면 굳이 메세지를 찾는 일은 중단하고 ㅎㅎ 마음 편하게 영화를 봐주면 그만이다. 축구가 세상을 바꿀 일은 없지만, 모두가 공통으로 아는 것(축구)은 충분히 유쾌하게 사회를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란 화이팅. 이란 핵(!)도 화이팅. ㅎㅎ

 
00377411 [] La planète sauvag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14일 [수] 03:02:53

    아마도 현지인들을 다스리는 제일 모범사례는 앵글로계 백인들의 인디언/호주원주민에 대한 통치일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정부는 이들에게 보조금을 줄 뿐이지, (쓸모있는) 일자리는 주지 않고, 교육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철저하게 '바나나화'시키고, 자신에 대한 '타자화'를 시킨다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숫적으로 절대 우위에 있기 때문에 밀릴 리가 없다. 요새 출생률 생각하시면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시겠지만, 미국이 텍사스를 빼앗은 큰 이유 중 하나는, 백인들의 바퀴벌레같은 번식력을 들 수 있다. 지금와서는 정 반대가 되어버렸지만.

    마찬가지 이야기로 러시아 극동 공화국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침투도 문제가 된다.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근본적인 박멸이 불가능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문제가 시작되는 부분은 바로 그 '쪽수'부터이다. (막말로, 프랑스 인구 중 아랍계가 10%를 훨씬 밑돌았다면 폭동이 과연 발생할 수 있었을까?) 아예 소수인종이라면 걍 보조금 받으면서, 술과 약으로 세월 보내고 편안히 생을 마치면 그만이다. ㅎㅎ

    그리고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지식과 그에 따른 폭력이다. 만화에서 아주 자세히 나오는데, 일단은 무조건 통치자의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 다음에는 통치자들을 대량학살시켜야 한다. 통치 민족이 자발적으로 권력을 분점한 예는 역사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가져가는 식일 뿐이다. 균형이 이뤄진다면, 냉전처럼 절대적인 승리를 확보할 수 없을 때만이 이뤄질 수 있다.

    복잡한 공식이 아니다. 요는 지식과 폭력이다. 그 중 하나만 따지자면 폭력일 것이다. 원래 기술이라는 것이 거의 다 군사기술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가령 50~60년대에 미국에서 만든 칼빈총은 여간해서 총신이 (지금도) 휘지 않는데, 한국서 현대에 생산한 M16 총신은 내구성이 약해 수명이 훨씬 짧다고 한다. 제일 기본적인 무기가 이래서야, 비통치자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내구성' 있는 금속 주조 기술을 아는 민족이 현재의 서유럽/미국인들이다. (일본도 그정도로는 못만드는 걸로 안다...) 근본적인 기술로 파고들어간다면야 사대주의자가 안 될 수가 없는 것이라. 책만 읽고 어줍잖게 서유럽의 복지를, 정치를 그리워하는 이들은 절대로 알 수가 없다. ㅎㅎ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저들의 지식을 빼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한반도로 기술자 할배들을 모셔올 수 있을까? 내가 말하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은 문서화나 디지탈화가 아니다. 문명의 근본이 되는 금속 제련이나 플랜트 설비 제조는 블루프린트 본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뺏어 오거나, 모셔 오거나, 아니면 자연스럽게 이 땅에 퍼지도록 해야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회사들이 GM이나 3M, SCANIA 등이다. 이 회사들이 한국에 왜이리 오려하는지, 왜 왔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다면, '옴'족으로서 무조건 한국경제주권 빼앗긴다 찌질댈 수 밖에 없겠지. ㅎ

 
00377681 [] The Draughtsman's Contract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17일 [토] 01:44:47

    한 번 리메이크를 해 보자. 돈 받고 부자집 그려주는 화가가 성행할 때이니, 확인할 수 있는 역사에서 한국의 경우는 18세기 조선이 역시 적합하다. 기능인이면서 환쟁이 소리를 동시에 들었으니 17세기 영국과 그리 다를 바가 없다.

    장소는 경기도가 낫겠다. 허버트 씨는 한양에 올라갔다가 소식이 없어진 것이기도 하고, 그의 시체가 영지까지 와야 하므로, 호서나 영남보다는 경기가 적합하다. 게다가 역사적으로도 18세기 정도가 되면, 조선의 벌열은 대부분 한양과 그 근교에 집중된다. 자연스러운 구도이다.

    영화 속에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구교와 신교와 다툼이 있다. 역시 여기에는 파당을 개입시키면 될 것이다. 경기도의 땅 많은 양반 집안이라면 역시 일단은 노론 계열을 생각하면 된다. 아니 벽파(僻派)로 봐도 좋다. 화가와 같은 중인이라면 역시 소론이나 남인, 혹은 시파(時派)와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상인들도 한양의 육의전을 빼면 시파 쪽이랄 수 있으니 딱 들어맞는다. 영화 속에서 아이가 신교도로 자라나면 구교도 엄마는 사라지냐고 일갈하던 네빌의 말을 돌이켜 보라. 탈만의 심기를 더욱 더 자극하는 발언이다. 시파와 벽파 얘기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헌세자를 상께서 과연 아비라 부를 수 있나이까, 없나이까?

    그렇다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남편이 한양에 볼 일(?)을 보러 올라간 사이, 마님은 99칸 짜리 집을 구석 구석 그려서 남편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화가 A를 고용한다. 단, 고용할 때 화가가 원하는 것 무엇이든지 해 주기로(!) 한다. 그리고 화가는 열 두 폭의 그림을 화첩에 담아야 한다. 그런데 막 들여오기 시작한 서양문물에 혹한 이 화가는 원근법을 맞추고, 실사풍으로 그린다면서 집안 사람들을 하인 부리듯 한다. 이에 마님의 사위가 사사건건 불만을 터뜨린다. 가만, 집안 양반이 죽을 경우 재산은 누구에게로 가지? 사위? 사위가 데려온 조카가 눈에 띈다. 이 집안은 원래 시파 노론이었지만 사위 쪽은 벽파 노론이었다.

    실사풍을 고집하던 화가는 날이 갈 수록 풍경이 뭔가 달라져가고 있다는 점을 느끼지만, 18세기의 화풍은 역시 진경 아니겠는가? 그대로 그리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집안 양반의 시체가 못에서 발견되고, 마님의 딸이 화가에게 접근하고 새로 또 계약을 맺는다. 딸이 원하는 것 무엇이든지 해 주기로(!) 말이다. 그리고 사위와 화가 간에, 화풍(진경과 원근법)에 대한 논쟁이 약간 벌어지고, 서학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이윽고 화가는 열 두 폭의 그림을 화첩에 다 담게 되고 떠나지만, 별안간 열 세 번째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시 집에 들어온다. 못그렸던 못의 정자를 그리기 위함이다. 그리고 일찌기 서학교도임을 모함받던 화가는 사위 일파에게 죽임을 당한다.

    제목은 정자 살인사건 ㅋㄷ

 
00378009 [ECON] The Dreamer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21일 [수] 23:09:18

    곧 사라지는(!) 시네코아에서 다시 보았다. 미사일에 대한 글을 써볼까 했다가 왠지모를 자기검열(!) 때문에 ㅎㅎ 이 영화나 다시 쓰게 되었는데, 사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안쏴도 상관은 없지만, 북한은 미사일을 걍 쏘면 좋겠다. ㅎㅎ 뭐 그래도 못알아먹을 사람들은 계속 못알아먹겠지만.

    사실 68혁명이라고 하면 미국 달러가 처음으로 망할 위기(!)에 처해있을 때 일어난 일이다. 핵이 있는 나라이니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이기는 하지만 당시(지금도) 프랑스는 제국주의를 했던 나라이니, 체제에 속한 반-종속변수라고 봐도 좋다. 달러가 망한다->무역이 붕괴한다->? 뻔하잖나. 이걸 막기 위해 결국 미국은 베트남에서의 굴욕(!)을 맞이하게 되고, 갑자기 장미빛 미래가 사라져버린 젊은이들은 봉기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당시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때 공산당은 데모꾼(?)들을 요새 사르코지가 하는식으로 비아냥댔거든. 자본주의에 적응된 어용좌파라고 봐도 좋을 텐데, 이미 훨씬 이전에 프랑스 공산당은 베트남 전쟁에서 프랑스를 지지했었다. 그거면 다 끝난 것 아니겠는가? 명색이 좌파라면 인터내셔널은 기본 아닌가? ㅎㅎ

    당연히 학생들로서는 열받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비-공산당 노조 계열 노동자들도 들고 일어서니 그것이 바로 68혁명(?)이다. 그리고 영화가 시사하는 바처럼 드골 이후로도 퐁피두와 데스땅에 이르는 우파들이 계~속 프랑스를 통치하게 된다. 그런데 좀 이해해야 하잖을까? 당신이 프랑스인이라면 알제리와 베트남은 당근 우리땅이리라 생각해야 '어른'이지 않을까? 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위 글을 보면 좀 궁금하지 않으신가? 달러가 망하면 모두가 영향을?

    나도 궁금하다. ㅎㅎ 파운드는 별다른 위기를 맞이한적이 없지 않았던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19세기 파운드와 20~21세기 달러는 다르다. 영국은 자본수출국이었고, 미국은 자본수입국이며, 19세기, 특히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자본주의로 번성할 때 국제금융센터는 런던이 아니라 파리였다. 리스크가 이리저리 분산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달러는 미국 안에서, 미국의 소비력과 미국의 체력에 따라 유지가 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위기를 맞이한다.

    그렇다면 조만간 위기가 다시 발생할 때 어케 될까? (곧? 발생한다고 본다. ㅎㅎ) 뉴스는 모른 채, 안에서 유희만 즐기다가 세상 한 번 바꿔보겠다고 갑자기 뛰쳐나가서 몰로토프 칵테일을 던지게 될까? 아님 마오 주석의 책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죽창을 들고 나서게 될까? 누군가가 세계적인 소비부족을 해결해 줄까?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마냥 낭만적이기만 하다. 구대륙과 신대륙이 결국은 one of us가 될 수 없다는 메세지를 기발하게 나타내기는 하지만, 그네(!)들이 데모 쫌 깨작거릴 수 있었던 것은 그네들이 실질적으로는 반-인터내셔널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화혁명이란게 그러하다. 셋이 서로 좋아하기는 하지만 영화 속에서 쓰리섬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00378250 [] 한국-스위스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25일 [일] 01:57:51

    내 일생에 축구 때문에 잠을 안 자고 새벽까지 기다린적은 없었다. 이날도 역시 1시경부터 잠자기 시작해서 8시쯤 일어난 것 같은데, 밖이 시끄럽지가 않더군. 누운 채로 아마 한국이 졌으리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나중에 뉴스를 보니 참 억울하게 진 경기였다.

    그렇다면 이번 월드컵은 정말 커다란 교훈을 안겨다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별 관심이 없는 나까지도 이천수 선수 우는 광경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 이번 월드컵이 안겨다 준 교훈은 다름아닌 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10~20대 젊은이들한테 생방송으로 직접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축구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고 혀를 끌끌 차는 한국 내의 유사 선진국 시민들은 못깨달을지도 모르겠다. 허나 보통, 합리적이며 신사라고 생각하는 게르만 넘들도 별 수 없는 찌질이들이라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것이 보통 일인가? 걍 냉정하게 일상으로 되돌아가면 전과 똑같아질까?

    부회장 갖고 안 된다고 생각하면 결국 회장직을 먹어야 할까? ㅎㅎ 아니, 그보다도 기본을 다져놓기도 해야 할 테지만, 서유럽 놈들을 이기려면 역시 확실하게 찍어 눌러야 한다는 걸 배우기도 했을 것이다. 가능할까? 가능하다. 전국민이 이번 기회에 다 알아버렸거든.

    그리고 그것은 비단 축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확실히 압도해야 밥그릇을 유지한다는 것. 모든 영광의 시작인 동시에 모든 비극의 시작이다. 게다가 식민지 백성들이 그 사실을 알아버렸다. 세상 모두가 찌질하다는 것을.

 
00378496 [] 이라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6월 28일 [수] 02:27:09

    http://www.edaily.co.kr/new ... rtype=read>세계1,2위 철강사 합병, 포스코에 긍정적(이데일리) 그림은 세계일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더샵이 포철 것이었던가? 간판기업마저 간판 연예인들처럼 부동산 재미에 몰두하다 보면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여담인데, 톱 연예인들이 저마다 아파트 광고를 찍는 것은 왜일지 궁금하다. 정말 한국도 '건설족'들이 말아먹으려든다는 의미일까? 미탈이 아르셀로를 먹었다 함은 곧 유럽의 고급철강 기술이 고스란히 인도를 통해 전세계로 뻗쳐 나간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면 여러분께 묻고 싶은 질문이 또 한 가지 있다.

    신일본제철이 포철을 인수합병한다면, 그것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기술적으로나, 원래의 뿌리를 보나, 보유지분(이미 꽤 갖고 있다)을 보나 신일본제철이 포철을 인수한다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 밖에 없다. (사실 합병을 해도 아르셀로-미탈에게 대적이 될지는 의문이다.) 포철이 그만큼 고급강을 못만들기 때문이다. (아파트 장사는 제발 그만!;; ) 얼마나 못만들면 현대자동차에서 걍 직접 만들려고 나설까? 만약 아르셀로-미탈이 유럽기술을 인도철강(인도는 철강자원 조낸 많다)에 입힌다면, 정말 포철은 합병을 위해 이곳저곳 알아보아야 하는 시나리오가 실행된다. 그런데 제일 적합한 후보인 신일본제철이라면?

    포철이 괜히 인도에 공장세우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인도까지 가서 (한국보다 더) 최신설비를 들여다놓을까? 그리고 우리는 일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민영화가 이래서 안좋다. 여기에다가도 국민연금 쏟아부어야지 우짤꼬. 그 전에 정말이지, 조낸조낸 철광이 풍부한 북한으로 진출을 하면 좋겠지만, 그것도 못받아들일 사람들 많겠지. 무산철광에 대해 충격받을 사람도 많을 테고. ㅎㅎ

    --------------------

    영화 Good Company를 보고 썼던 것 같은데, 저런 거대 회사(그것도 국가가 뒤에 있는)들이 합병을 앞다투어 진행한다는 것은 한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신기술이 아닌, '합병'과 '다이어트'만이, 혹은 온갖 잡다한 '리스크 관리'만이 이윤을 보장해주는 자본주의의 앞날은 대단히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 젊은이들은 직장들 신중하게 고르시라. -0-

 
00378995 [] Rosemary's bab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05일 [수] 01:56:40

    어쩐지 눈에 익숙하다 했는데, 남자주인공 역할을 했던 존 카사베츠는 A Woman under the influence의 감독이었다. (그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악마의 씨"의 원작자(Ira Levin)가 쓴 다른 소설 중에 우리가 알만한 것으로는 Stepford wives도 썼다. 그거야 관계 없는 이야기이고...

    옛날의 한국에서 개봉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로즈마리가 성모마리아를 의미하는지 처음에는 잘 파악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악마의 씨'가 제목으로는 더 어울린다. 대충 내용은 로즈마리가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그 아이가 악마의 씨였다는 이야기인데, 모티브는 성서에서 따온 것이 분명하다. 양놈들이 만들었으니 당연하다고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런데 생각나는 영화가 있으시다. '오멘'이다. 리메이크판은 안보아서 모르겠는데, 기억하는 것으로 오멘 역시 악마의 아이를 다루었고, 주된 내용은 그 아이의 성장영화였다. 게다가 오멘의 리메이크판에는 악마의씨에서 로즈마리 역할을 맡았던 미아패로가 유모로 나온댄다.

    흥미가 나지 않나? ㅎㅎ

    어떻게 보면 서양인들이 만들어대는 악마영화들은 크리스트교 영화임에 다를 바가 없다. 정확히 매치되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들의 악마 영화는 거의 예외 없이 상대 역할로 천주교가 등장하고, 일종의 '의식'이 등장한다. 그리고 다는 아닐지 몰라도, 일단은 미국 (제작) 영화다. 뚜렷한 피아의 식별이 생존의 무기였을 터이니, 이런 영화가 잊을 만하면 나오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다. 간단히 말하자면, 구대륙에서 타자의 윤리를 논의할 때, 신대륙에서는 타자의 악마성을 논의했다는 얘기다. 이토록 구도가 선명하니 신대륙이 승리할 수 밖에 없다. 삶의 복잡성을 추구하는 시청자/관객들은 문화비용 지출 안(못)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 나오는 악마들은 "유럽에서 오신 분들"이었다. 돈과 지위와 명예가 있는 이들이 신은 죽었다고 타임지표지기사를 올리며 의식을 준비한 것이었다. 하기사 이 영화 만들어졌을 때는 월남전 막바지였으니, '윗분들'에 대한 반발감이 거세었을 것이다. 무의식적인 반발이 이런 '악마' 영화를 나오게 하잖았을까? 그렇다면 여름 때마다 극장을 찾아오는 국산 공포영화는 무엇때문일까? 장사가 잘 되긴 되나?

    무섭다는 것은 사실 타자와는 관계가 없다. 그것을 억지로 타자를 집어 넣게 되면 악마의씨나 오멘같은 영화가 나오게 된다. 무서움이란 자신의 통제나 지각(知覺)이 불가능해질 때, 그 때 도둑과 같이 찾아온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언제나 통제를 벗어나기 일쑤이다. 공포는 올어라운드.

    PS 로즈마리의 아래 머리는 비달사순 미용실에서 했다고 대사가 나온다. 영화 캐스트 올라가는 것을 보면, 헤어스타일링에 협조한 곳이 실제로 비달사순이었다.

 
00379058 [] 亂步地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06일 [목] 01:30:33
 
00379408 [] Sophie Scholl, die lezten Tag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10일 [월] 21:44:19

    주된 내용이야 딴로그에 쓸 테고, 여기서는 두 가지 점에서 놀란 부분을 쓰겠다.

    1) 감방 안에서 그녀는 빵에 "흰 버터"를 발라 먹었다.
    2) 비록 즉결처형을 받기는 했지만, 법적 절차가 그런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1) "Der Untergang"에서야 총통이 계시는 지도부였기 때문에 흰빵에 버터, 그리고 포도주까지 있는 상황이 이해가 갔지만, 뮌헨의 교도소 안의 죄수들은 비록 검은 빵이긴 해도, 빵에 버터를 발라 먹은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다. 전시이긴 하지만 대우를 그런대로 해 주었다는 뜻일까? 아니면 당시에도 바이에른은 부자주였다는 뜻일까?

    2) 이것도 충격(?)이었다. 소피 숄은 이른바 국가보안법 비슷한 법에 저촉되어 체포되었다. 하지만 경찰로부터 절차에 맞게 조사도 받았고, 석방 명령서를 받기도 했었다. 그리고 일방적이기는 하지만 재판을 받고 단두대형을 당하였다.(나찌가 특별히 잔인한 게 아니다. 나찌 집권 이전에도 독일은 민간인의 사형인 경우 작두를 내렸었다.)




    도대체가 동백림 사건이나 인혁당 사건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때 판결을 내린 판사와 검사는 사과를 과연 하였는가? 참회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나찌도 당시 법 집행을 법대로 했었다. 판결날 당일로 사형을 내린 것이 1970년대의 한국과 똑같았는데, 한국이 과연 1940년대 독일보다 사정이 나았다고 볼 수 있을까?

    역사 청산은 정말 해야만 한다. 안그러면 결국 반복되기 쉽기 때문이리라. 독일, 특히 서독의 역사청산이 문제가 없진 않지만, 최소한 정치계에 있어서 나찌를 철저히 배제하였고, 결국은 2006년 월드컵에서 독일 국가와 독일 국기를 마음껏 부르고 휘두르게 되었다. 지독한 현실주의자 입장에서도 넘어가야 할 부분이 분명 있는 것이다.

    조피 숄이 적었던 아래 글귀. 이 단어는 적을 만한 사람이 적어야 할 단어이다.

 
00379497 [사람]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11일 [화] 23:52:47

    아래 로그에서 스윗걸이 좀 상큼한 글 좀 올리랬다. 고민 좀 하다가 상큼한 글 좀 올리기로 하였다. ㅍㅎㅎ

    예전에 씨어터 2.0(지금도 그곳은 극장이다. 다름아닌 압구정 스폰지)에서 영화 볼 때면 사람 수가 거의 비디오방 수준;;일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스폰지는 도대체 어디서 수입을 올릴까?) 그래서 아무 자리에나 앉는 바람직한 풍습이, 그곳 관객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고 봐도 좋다.

    한 번은 영화 시작하기 몇 분 전에 표를 사가지고 들어갔는데, 내 자리로 표시된 곳에 웬 찰랑찰랑 아가씨가 앉아 있는 것이라. 학생 때의 나였더라면 그냥 힐끔 힐끔 눈치를 보면서, 베르테르의 슬픔을 기억하면서 걍 창백하게 영화나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때의 나는 달랐다.

    "원래 그 자리가 정확히 제 자리인데요. 그냥 앉으셔서 보셔도 돼요."

    그녀가 뭐라뭐라 말을 했지만 자세히는 안들렸다. 아니, 걍 앉아서 보겠다는 말에 감사의 인사를 덧붙여서 표현했던 모양이다. 실제의 의미는 관계 없었다. 그녀가 경계를 풀고 입을 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시작하기 전까지 몇 분이 안 남았었다.

    "저희 둘만 보게 되겠네요. 잘 보셔요."

    그녀와 나는 멋적게 웃음을 지었다. 영화가 끝난 후 어쩌면 영화관 뒤편에 있는 라운지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그 때 말을 걸면 우리는 즐겁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날씨에 대해 전문적인 견해를 펼친 다음, 단도직입적으로 퉁명스럽게, 하지만 날카롭게 사생활을 건드렸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후, 급한 연락이 왔고, 역시 처음처럼 멋적게 서로 웃음을 보인 후, 난 밖으로 급히 나갔다. 완벽한 수미쌍관(首尾雙關)이다.




    퉁명스러운 매력. 그거 정말 위험하다. (웃음)

    위 글에는 다수의 사실과 소수의 거짓말이 들어있다. 뭐, 상관 없는 일이다.

 
00379842 [] ピンポン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16일 [일] 23:13:56

    일본 애들은 여기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겠다. 나야 당연히 20대 초중반들이겠거니 하고 영화를 봤는데, 이게 웬 걸. 대부분 20대 후반이시다. 게다가 고삐리 역할이시다. 뭘 먹고 뭘 했길래 이리들 동안일까? (드라곤 역할의 배우는 30대다!) 일본 남자 배우들, 정말 인물 많다. ㅎㅎ

    암튼 한밤중의 야지상키타상은 정말 '아스트랄'했던 반면, 이 '핑퐁'은 참 만화스러운 만화 원작 영화이다. 그것도 정말 비호감스럽기 짝이 없는 주인공의 1등 먹기와 슬램덩크식 배우배치가 돋보인다. 영 같아보이지는 않겠지만 베르세르크도 비슷한 캐릭터 배치일 터이고, 멀리 보면 드래곤볼도 비슷하달 수 있잖을까? 간단하다. 강백호와 서태웅.

    물론 여기에서 쯔키모토는 한참 뒤에나 진정한 '탁구'를 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특별훈련(?)을 통해 초샤이어인(!)이 되어가는 이야기 구조 자체는 유별난 점이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름도 너무 뻔하다. 별(호시노)과 달(쯔기모토). 별은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이지만, 달은 별의 빛을 반사할 뿐이다. 당연히 그를 의도하고 그런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달은 반사함으로써만 빛을 내지만, 육안으로 볼 수 있고, 또 잘만 하면 사람도 갈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엔트로피는 역시 별빛을 통해서만 낮추어진다. 그리고 별과 달이 합쳐지면? 이슬람 표식이 되는군.

    하지만 꼭 저렇게만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너무 극단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꼭 탁구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저런 캐릭터의 성격을 지난 이들은 쉽사리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에서나, 어느 곳에서나 자기 자신은 언제나 살리에리이고, 타자는 언제나 아마데우스이다. 영화 속의 페코처럼, 계단 왔다갔다 해 보면 히-로가 될 수 있을까? 역시 영화는 영화일까?

 
00379999 [] 양아치어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19일 [수] 00:43:20

    우선 이 영화의 촬영이 대단히 특이하다는 점부터 지적한다. 다큐멘타리를 보는듯, 디지탈캠코더로 찍은 화면을 바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좀 더 보다보면 눈이 익숙해져버려서 더이상은 못느끼게 되지만, 시작부터 특이한 느낌을 준다는 것만은 틀림 없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우기고님의 설명이 필요한 것도 같고. ㅎㅎ

    사실 양아치어조와 같은 양아치들의 엇갈리는 이야기는 정말 잘 풀어내지 않으면 상업적인 성공이 전혀 보장이 안된다. 멋진(?) 조폭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달콤한 삶 얘기도 아니고, 경찰이나 검찰이 조폭보다 더한 사회부조리극도 아니다. 고작 양아치이기 때문이다. 걍 건달 흉내내다가 저열하게 살고 죽고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깡패도 못되고 건달도 못되는 양아치. 그러고보니 대충 중고등학교 때 그런 아이들이 갈라져 나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양아치에게 삥을 뜯긴 적은 중딩 때인가 고딩 때인가 한 번 있었다. 지나치게 운이 좋달까? 중딩 때는 양아치가 될 성 싶은 아이들과 많이 어울리기도 했었고, 고딩 때는 집과 너무 멀리 떨어진 학교를 다녀서 잘 못만났다. 일단 당시 양아치(?)는 결석은 좀 많이 해 주시고, 껌과 담배를 필수품으로 여기며, 이성친구도 곧잘 있었고, 다른 학교 아이들(?)과도 인맥이 많이 있는 애들이었다. 패션은 그리 튀지 않았다. 걍 폴로티에 청바지가 대부분이었고... 이상하게시리 돈이 좀 있었다. 걔네들한테는.

    그래도 영화에서처럼 츄리닝은 아니었다.ㅎㅎ 물론 칼과 각목도 필수랄 수 있겠군. 각목은 흔하게 들고 다니는 물건이 아니니, 칼 정도가 흔하게 볼 수 있다 하겠다. 실은 중딩 때 한 친구(!)에게서 칼돌리는 법을 친히 전수받은 적이 있다. 어떻게 잡아야하는지도 배웠지만, 실제로 써본적은 없고 그럴 생각도 안했으니 용하다 하겠다. 언제인가 적은 것 같은데, 중딩 때의 나는 날라리보다 기타와 음악을 더 좋아했었다.

    당연히 연락은 전혀 안한다. 할 생각도 안했고, 안그래도 동창 친구의 범위가 워낙 적기도 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인생 항로가 궁금해지기는 한다. 어떻게 지낼까? 영화에서처럼 결국은 조직에 들어가게 될까? 어떤 여자, 남자에게서 빚을 겁나게 지게 되진 않았을까? 아니, 혹시 몰래 인생에 대성공(?)하진 않았을까?

    한 5그램 쯤 생각하다가 다시 저울을 평평하게 돌려버린다.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갖기에는 너무나 챙길 것을 많이 가졌으며, 너무나 용기가 없어졌고, 너무나 현실적이 되어버렸다.

    나로서야 주변부를 갈망하되 바라지는 않는, 즉, 말할 자격이 심히 의심된다. 그래서 보는 내내 가슴이 아펐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아직까지는.

 
00380147 [ECON] 博士の愛し{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21일 [금] 02:56:22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를 봤을 때, 책까지 읽어지고 싶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가령 하리포터는 영화를 본 후에도 소설을 별로 읽고싶지 않다) 이 책은 왠지 읽을 때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박사와 형수, 박사와 가정부, 그리고 루트가 일궈나가는 생활이 정말 부러워서이기도 하거니와, 소설에는 없다는 루트의 성장 후가 또 정말 부러워서이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저런 수학 선생님이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딱히 슬픈 내용은 없지만, 매우 애틋한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데다가, 허수의 i가 愛의 아이로도 됨을 이제서야 알았다.

    지금은 로그방정식의 성질도 가물가물하지만, 수학을 좋아한다. 일본 대학 입시문제를 풀던 시절 때에도 그러하였다. 이상한 건 과학 네 과목(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은 그리 잘 하지 못했는데 수학은 왠지 끌리고, 계속 다시 보게 되는 그런 게 있었다. 그게 정말 동경의 대상으로 바뀌었던 때는 대학원 때였다. 해석학의 즐거움(?)을 얄팍하게나마 깨달았으며, 경제학의 증명이 주는 즐거움 또한 깨달았기 때문이다.

    영화에 나온 것처럼, 실제로 아름다운 수식 증명은 존재한다. 단순하면서도 우주의 질서를 보여주는 증명은 정말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게다가 내게 있어서 수식은 고고함으로만 존재하지 않았다. 바로 세상을 설명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틀로서도 기능하였기 때문이다. 가령 미분식 몇 개로써 가격이 왜 그렇게 정해지는지, 인간의 행동이 왜 그렇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분석도 가능해진다. 수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정말 아름다운 틀이되, 그 자체로서도 아름다운 예술이다.

    하지만 머리가 안좋아서인지, 잘하지는 못했었다. ㅎㅎ 수학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농담이 아니다!) 정말 상상력과 직관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럴 때가 분명히 온다. 일단은 주입식 교육 탓으로 돌리고는 있지만, 내게는 상상력과 직관이 모두 부족했었다. 언제나 숲을 보려 했었지만 결국은 나무도 제대로 못보고 허덕이던 때가 많았다. 뭐 공부를 더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과거는 과거이다.

    그러고보니 지금 글쓴 날이 7월 21일이다. 721은 7과 103이라는 소수(素數)의 곱으로 되어있다. 아름다운 만남이다. 행운과 더불어 한국 천주교회 순교성인의 숫자가 만났으니. :)

    ||@@||Euler의 공식에 대하여...||close||@@||

    오일러의 공식은 아름다운 공식이다. 다만, 영화 안에서 막바로 맨 아래의 식만이 나와서 약간 헤맸었다. 원래의 오일러 공식은 맨 위의 식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에서 오일러의 공식이라 표현한 식은, 오일러의 등식으로서, 오일러 공식의 특수한 형태 중 하나이다. x의 값을 원주율로 놓았기 때문이다. 그 경우에만 저 -1이 나온다. 코싸인 파이는 -1이며, 싸인 파이는 0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사는 저 식으로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을까? 원주율의 정의가 본래 반지름 1인 원의 둘레 길이를 뜻하는 길이이며, 보통 원은 완전체를 뜻한다. 자연로그에 허수, 즉 '사랑수' i 계승을 시키면, 가슴벅차오르는 완벽한 사랑이, -1로 표현되는 허수의 제곱이 된다. 즉, 사랑 X 사랑 = -1 인 셈이다. 참 대단한 사랑고백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영화 막바지에서 박사는 저 -1을 좌변으로 옮겨버린다. 우변에는 0만 놓는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새로이 하나가 더 들어왔다는 의미도 되고, 허수의 제로승, 혹은 4승(등장인물이 네 명이다)이 바로 1이기 때문에, 다시 우변의 완벽한 원이 그려진다는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자연로그로 사랑을 표현한다... geek들의 표현과는 또다른 고고함이다. 직선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은, 사랑도 할 줄 안다.

 
00380532 [] 한반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27일 [목] 00:55:21

    이 영화가 왜그리 혹평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탈민족화라든지 포스트모더니즘 운운하는 (포스트스크립트는 실생활에 쓸모라도 있다) 먹물들의 세련된 유행일 것이다. 자기들이 유럽인인줄 아나보지. 그들은 춘원선생의 글쓰기로부터 지금껏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ㅎㅎ

    지금도 이땅에는 "생존"이 제일 중요한 화두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놓치면 모든 내용을 놓칠 것이다. 영화에 직접 나오는 대통령 초상화는 DJ와 노통 뿐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일본 대사관에 맨 먼저 인사(!)를 드리러 갔던 것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실질적으로 한국이 독립을 한 건 IMF 이후라고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 전까지는 다 일본 총독(!)들 뿐이라는 얘기지.

    왜 '생존'일까? 어떤 택시기사(ㅎㅎ)는 IMF가 DJ의 음모(!)라고 일갈한다. 일반인들에게 음모론이야 언제나 인기많은 장르이지만, IMF 위기의 근본적인 이유야 전 일본 총독들 때문이고, 실질적으로 IMF 위기가 닥쳤던 것은 일본자금이 1997년 대거 이탈했던 탓이 있다. (그것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게다가 경제적으로 일본의 원자재와 중간재에 의존하는 부분이 여전히 막대하다.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말인즉슨 무엇일까? 아이러니컬하게도 일본 자금은 IMF덕분인지, IMF 이후의 경제운용이 잘된 탓인지 현재 그리 많지 않다. 돈으로야 지금은 일본에게 오히려 큰소리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경제적인 일본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현재의 노통은 미국과의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사정이 안좋다. 국가부채 1경원이 뭐냐. 1경원이. ㅎㅎ

    그렇다면 이제 이 영화를 혹평할 수 있는 정당한(?) 단서가 포착된다. 뭐 여러 사람들이 알아차리겠지만 미국과 북한이 영화 안에 없어서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일본 정부에 부역했던 이들의 자손이 여전히 나라 중추부의 대다수를 이루니 적을 집중시키려(!) 그랬을 것이다. 역사는 바뀔 수 있을까? 작전권을 돌려받으면 한국은 주권국가가 될 수 있을까?

 
00380642 [] 好き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28일 [금] 10:33:12

    우리는 저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 끝나기 때문이다. 어째서 마침표가 아닐까? 물음표나 느낌표야, 천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숙하긴 하지만 쉼표는 생뚱맞다. 그렇지만, 현대 일본어에서 "아이시떼루"가 점점 사어(死語)화 되어가고, "수키"가 더 널리 쓰이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는 것 같은데, 역시 한 발 떨어진 채 두근거리는 그 마음을 표현하려면 납득이 간다. 쉼표는 다음 말을 기다리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랑고백이 마침표로 끝나서야 곤란하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또 한 가지 곤란한 점이 있다. 대단히 무료하고 재미 없는 것이 분명한(!) 이 영화가 장면 장면 눈물나게 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침표로 끝내지 못했던 사랑의 기억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이 영화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때 내가 그 편지를 찢어버렸다면 오히려 계속 잘 되지 않았을까. 그때 나는 왜 그애의 손을 잡지 않았을까.

    중고등학교 때의 '작업'(!?)을 생각하면 참 웃음이 나오면서 눈물도 나온다. 다 큰 어른들이 생각하는 10대 때의 사랑이야 빛바랜 활동사진에 나오는 그(녀)의 모습, 몽롱한 상태의 눈빛이라 할 수 있겠다. 자라고 나서야 되건 안되건 분위기 알아차리는 데에 도가 트지만, 그때는 정말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사실이 아주 많았다. 절대로 해선 안되는 일도 매우 많았다. 그리고 절대로 다 깨지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17년 후를 상정하는 이 영화의 설정은 대단히 비현설적이다. 만나게 된다면야 반가울 테다. 만나게 된다면야 웃으면서 옛날 이야기나 할 터이다. 그렇지만 17년을 가슴속에 숨겨두면서 이제서야 끄내게 될 고백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그때" "그자리"에서 꺼내지 않으면 유통기한이 바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꺼내게 된다면 복통과 두통을 유발한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부분이 있다. 어디엔가는 저런 사랑도 존재하겠지. 나도 저런 애틋함을 아직은 갖고 있는 '인간'인 것이겠지. 이제는 말할 수 있겠지... 좋아해,

 
00380753 [] 姑獲鳥の夏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7월 30일 [일] 01:41:46

    '우부메의 여름(姑獲鳥の夏)'은 영화화도 되었다고 한다. 수입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용이 상당히... 인내를 요하기도 하다가 중간 즈음부터 갑자기 흐름이 빨라진다. 게다가 개성만점인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해주니 정말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대단히 향수를 자극하는 50년대 일본이다. '군대'에 안 다녀온 사람이 없고 정말 '하드-보일드'했던 그런 시절이다. 한국전쟁을 발판으로 '신일본'이 만들어지던 시절이다.

    그래서 그런지 후속작(?)인 망량의 상자도 최근에 번역이 되었고, 앞으로 그의 소설은 계속 될 듯 하다. 일단 이 우부메의 여름에 대해 스포일러(!)를 뿌린다면, 내가 보는 한 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고, 들리는 것이 들리지 않는다. 안보이는 것이 보이고, 안들리는 것이 들린다."

    여기에 쓰이는 동사는 모두가 다 피동형이다. 알파벳 언어에는 없는 품사이다. (수동태와는 정말 다르다.) 알파벳을 사용하는 언어로 번역되어도 과연 한국/일본 독자들만큼의 감성을 그들이 느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꼭 말때문만은 아니다. 이 소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피동태이기 때문이다.

    귀신과 굿, 그와 관련되는 자연스럽지만 부자연스러운 곤란한 분위기는 캐릭터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아니다. 사람이 귀신보다 무섭다고는 하지만 귀신을 사람이 만들지는 않잖나. 어쩔 수 없이 발견하고, 어쩔 수 없이 굿판을 벌인다. 마찬가지이다. 수동태도 아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구온지가의 저주는 아이에 대한 처리(?)를 둘러싸고 일어난 능동적인 행위에서 나온 저주이다. 게다가 캐릭터들 모두가 주저하며 끌려들어간다. 요는 피동이다.

    복잡해지는 이유는, 눈을 떠도 안보이는 것이 있고,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능동도 곤란하고 수동도 곤란하다. 맨 앞에 나오는 우부메의 민화(?)의 표정도 딱 그 표정이다. 어쩔 수 없는 마음 상태, 어쩔 수가 없는 사건의 전개, 정말 어쩔 수가 없는 끔찍한 결말(해피엔딩이랄 수도 있겠다)은 결국 운명의 실이란 끊어지지 않는 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대단히 대중적이랄 수 있겠다만,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누구 말마따나 여름용으로 딱이기도 하다. ㅎㅎ 작가가 쓴다는 '계간 요괴'가 진짜 있나 보러가야겠다. 출국은 오늘 오후이다.

 
00381332 [] Coffee and Cigarett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07일 [월] 01:22:52

    마치, 안녕프란체스카에 나오는 배우들이 프란체스카 빼고(박봉숙!) 모두 진짜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처럼, 여기 나오는 배우(?)들도 모두가 진짜 이름으로 등장한다. 얼기설기 만들어서 나중에 합쳐버린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가짜의 이름을 쓸 필요가 없었다. 각 단편에 나오는 배우들 모두가 각자 "커피" 역할과 "담배"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기 팝+_+이 나오건, 화이트스트라입스+_+가 나오건, 부셰미+_+가 나오건 그네들은 모두 서로에게 있어서 "커피", 혹은 "담배"였다.

    심지어는 대신 치과에 가주기도 하는(커피와 담배 모두 치아에 안좋다) 기호식품인 커피와 담배다.

    게다가 커피와 담배가 가진 특징이 있다. 없어서도 살 수 있지만, 없으면 못산다. 영화배우이건, 가수이건, 소위 '방송인'이건 그사람들 모두 없어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없으면 못산다. 즉, 사회에 '도움'이 되는, 혹은 없어서는 아니 되는 훌륭한 사람들은 절대로 커피나 담배로 비유해서도 안되고, 비유 자체가 이상하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손창섭이 말하는 '잉여인간'일 수 밖에 없기에 커피와 담배에 빠져들고만다. 커피를 안 마시고, 담배를 안빤다고 해도 기호식품은 얼마든지 많다.

    그리고 그게 뭐가 어때서? 커피와 담배를 커피와 담배가 허용이 안되는 극장에서 보는 아이러니가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뭐 모두가 끼리끼리 알고 치는 고스톱 아니겠나. 아. 술도 끼어넣지 않을 수 없겠다. 잉여인간으로서 기호식품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세계 평화를 농담으로 돌릴 수 있는 건 미스유니버스와 잉여인간만이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담배를 피지 않는다. 커피중독이랄 수도 없다. 그리고 커피나 담배, 술을 질색하는 사람과는 친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00381543 [] 내 청춘에게 고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09일 [수] 14:27:46

    에피소드 세 개의 연결고리가 있긴 있다. 계속 나오는 라디오 방송의 뉴스와 그 외에 몇 가지 장면이 있긴 한데, 감독이 부러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함정이 숨어있다. 시간상의 논리가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모르겠으면 다시 극장에서 보면서 공통된다 싶은 장면을 이어보시라. 시간상 말이 안맞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그것대로 '청춘'에 몰아 넣으면 그만이다. 그만큼 혼란하고, 앞뒤 안맞는(안맞아보이는) 일들이 연달아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제목이 Don't Look Back일까? ㅎㅎ

    첫 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정희는 남자친구에게, 그리고 아버지에게도 자신을 에비타라 불러주기 원한다. 에비타는 당연히 에바 페론을 나타내는 말이고(혹시 마돈나? -0-), 영화 안에서도 성녀이자 악녀로 대화에 등장한다. 그러나 왠지 감독이 말장난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는데, 이탈리아어로 E vita. 라고 표현하면 "그리고 인생"이란 뜻이 되며, È vita.라고 표현하면 "그것은 인생"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정희의 자살 시도에서 보이는 것 처럼 "그리고 생명", 혹은 "그것은 생명"이라 해석해도 좋다. 괜히 자신을 에비타라 불러달라는 것이 아닌 셈이다. 유동적인 청춘에게 있어서,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알맞는 이름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얼마나 적절한가? 에비타. 결국은 어쩔 수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정희의 모습은 역시 에비타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근우도 마찬가지다. 기찻길을 눈감고 걸을 때 선배가 "되돌아보지 마"라고 하는 장면이 첫 시작이다. 하지만 넌지시 언급되어있되 가장 중요한 대목은, 근우가 자신이 비정규직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파업하는 노동자들은 파업날 당일에서야 노조가입서를 퀵으로 보내라는등의 파렴치한 말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사장(?)도 해고통지서에 싸인을 권하는 장면이 나온다. 애써 마음을 돌려놓았던 여자도 사진을 보더니 당장 나가라 일갈한다.

    모두가 나가라는 것이다. 어디에도 속하지가 않는다는 거다. 공중전화기 수거라는 일 자체는 그야말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더욱 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업주 입장에서야 훨씬 싼 외국인 노동력을 구해도 될 일이다.(여담인데, 진정 노동자를 위하는? 좌파라면 외국인 노동자 몰아내는 주장을 해야하잖을까?) 어떻게 할까? 적극 파업에 동참하여 밥그릇 지키기에 힘쓸까? 기차길을 계속 지나다 보면 뭔가 보이게 될까? 대단히 우울한 에피소드이다.

    세 번째 에피소드라고 딱히 명랑하거나 밝지는 않다. 도대체가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전공해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인호는 과연 무엇을 택할까? 군대때문에 유학도 못나가고, 여자후배들이 그사이에 교수가 되는 광경을 지켜보는 한국남자 인호는 과연 자살을 하게될까? 마지막 장면에서 인호의 애인은 인호 아내의 구두를 발로 차버린다. 대단히 곤란하다. 아내를 시집보낼 수도 없고, 아무일도 없던 양 복귀하기도 미심쩍다. 도대체가 자신있게 할 일이 없고, 모두가 나와는 동떨어져있다. 괜히 기찻길에 귀를 대보아도 기차 소리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기찻길이 기차를 그리워하며 소리를 낸다는 대사가 있다. 헛소리다.

    그래도 다들 생각 없는 양 살아간다. 비록 한국에서 하루에 38명 정도가 자살하는 통계가 나왔지만 말이다. 그야말로 그것은 인생.

 
00381853 [] 야스쿠니 신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14일 [월] 16:00:08

    아래 사진은 야스쿠니 신사 옆에 있는 전쟁박물관 1층 내부이다. 태평양 전쟁 당시의 무기와 전투기(!), 각종 DVD와 서적을 판매하는 곳이며, 전시물을 눈물 흘리며 바라보는 할아버지들이 가득한 곳이다.

    저 기차는 쇼오와 11년...이니까, 1936년인가 37년인가에 나고야에서 만들어졌으며, 이후 태국에서 영국군과 싸우기 위해 일본군이 건설한 기차길을 달렸다. 종전 이후, 태국은 일본군이 만들어 놓은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70년대에 일본이 다시 이 기차를 요구하여 돌려받게 된다. 그리하여 야스쿠니에 진짜 모습 그대로 들여와서 전시물로 들어왔다. 태국이야 '점령'당한 것은 아니니 선뜻 내주었을 것이다. 게다가 일본군이 인프라까지 설치해 주셨으니 좋다고 사용했을 것이다. 일본산 철구조물, 그때나 지금이나 최고급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쓸 만하다. (저 기차를 현재의 한국은 설계하고 만들 수 있으려나?)

    어제 KBS 다큐멘타리에 출현했던 도죠 히데키의 손녀딸은 한국과 대만의 교육과 경제를 성장시켜주었다고 당당히 말했었다. 다른 발언들은 몰라도(야스쿠니 입장은 어쩔 수 없이 이해한다 치더라도), 저 발언만은 정말 불쾌했다. 다른 곳도 아닌, 일본 통계를 갖고 역시 당당히 일본이 은인(?)이라 주장하는 낙성대연구소 교수들이 생각나서였다.

    야스쿠니에 직접 가 봐서, 천황이 야스쿠니에 보낸 서간들, 야스쿠니에 진열된 서적과 DVD가 무엇인지, 무슨 내용인지를 봐야 한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이 소중하고 애처롭게 바라보는 그 표정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힘이 역사를 결정한다지만 그것만을 인정해서야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다. 그런 시각은 너무 천박하다.

    여담인데, 위의 손녀딸은 한국현충원도 참배하였다. 그리고는 한국은 군인들이 들어갈 수 있군요 하며, 너무 부럽다고 눈물을 흘렸다.

 
00381975 [] 괴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16일 [수] 13:58:51

    소위 평시작전권이라는 것은 1994년에 한국으로 이양되었다. 평시에 웬 작전권이냐는 논란이 당연히 있지만, ㅎㅎ 현재 논란(?)중인 전시작전권은 당시, 그러니까 김영삼 대통령 시절 당연히 곧(!) 한국에게 이양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논의는 노태우대통령때부터 있었다.) 그러다가 핵관련 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 얘기는 쏘옥 들어갔다가 요새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런 걸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는 발언은 참 개념 없다고 볼 수 있겠다만, 정치가들은 머리가 조낸 좋은 이들이다...)

    그리고 그러한, 즉 주권이 없다고도 볼 수 있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결국 없다고 보는 편이 나은 상태가 작금의 대~한민국의 상태이다. 괴물을 보고 평소에 외교 관계나 동아시아에 별 관심이 없는 유럽의 봉감독 팬들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될 만하다는 얘기다. 어떤 나라이긴. 미국의 기관이 뭔짓을 해도 다 덮어주는 나라이지. (경기도 화성도 미군 부대가 있는 곳 아니던가?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수도와 수도 근교에 외국군이 대규모로 배치되어 있는 나라는 누가 뭐래도 독립국가라 하기가 참 뭐하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도 주권국은 아니랄 수 있고. ㅎㅎ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거기서 나온다. 한국은 조낸 저항하거든. 일본 가서 굉장히 놀란 것 중에 하나가, 고속도로나 기차길 옆에 소음방지벽이 전혀 설치되어있지 않았었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때문에 안 서는 역도 서게 만들고, 어줍잖은 정유공장을 지방마다 유치시키는 일본이다. 그런데 그거 다 '단체'를 위한 것이었나보다. 일본 사람들은 무조건 권위에 복종한다는 얘기가 사실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 같으면 소젖이 잘 안나온다, 벼가 잘 안자란다, 애들 공부에 방해된다(?) 등등 길 옆은 물론 일반 도로 옆에도 소음방지벽을 기어코 설치해버린다. 이원복 교수가 한국인에 대해 말하는 것 중에 동의할 법한 내용이 하나 있는데, 한국인들은 정말 끝까지 함 가보는 성질을 갖는다.

    이거 참, 흥분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긴다면야 누가 안볼 때 내다버리고 싶은(!) 성격이겠지만, 한 번 빡돌면 어찌할 수가 없는 상대가 바로 한국인이다.

    하지만 물론 괴물이 한국인만 그리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 후반부에 각종 단체들이 나와서 아버지를 풀어내라며 시위하는 이들에 대한 야유(?)를 돌이켜보면, 과연 봉감독은 '당원'인가라는 의심이 드는데, ㅎㅎ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 장면이었다. 신장개업할 때 거리에 서서 나풀대는 커다란 풍선 거 왜 있잖나. 그 풍선을 세 개인가 세우고나서 열심히 아버지를 풀어 내라고, 에이전트 옐로우를 치지 말라고 시위하는 년넘들은 그저 기념사진 찍으러 나온 사람들에 불과하다는 설정. 어쩔 수 없다. 생존이 먼저이니까. 당연히 시위 좀 깨작깨작 하다가 물러나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그리고는 나중에 친구를 팔아서 "비과세 소득"이 되는 포상금을 챙기는 것이야말로 잘 사는 비결이다.

    그러면 미국이고 한국이고, 그런 년넘들 모두가 다 괴물이라고 보면 끝날까? 그래서야 너무 쉽다. 당연히 그렇게 봐서 끝나는 걸 바라기도 할 것이다. 딴지일보 리뷰는 괴물이 양넘들이 좋아할 만한 코드로 가득차있다고 썼던데, 다시 생각해 보면 역시 한국 영화다운 한국 영화가 괴물이다. 수출용이나 협상중이라는 리메이크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괴물이라는 것은 뭔가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정상이 아닌 상태인 나라에서 아직까지 괴물이 안 나오고, 영화 속에서나 이제서야 나왔다는 것 자체가 괴물 아닐까. 다시 말하지만, 하루에 38명이 자살하는 사회가 한국이다. 그중 몇 명이 한강에서 떨어질까? 그들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00382192 [] 대사각하의 요리사 완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19일 [토] 02:13:37

    만화가 한 번 인기를 끌게 되면 그 만화는 출판사의 압력으로 인하여 스무 권이고 오십 권이고 계속 나오게 된다. 원피스의 작가는 아예 자기가 100권으로 완성짓겠노라고(42권이 나왔지만 조카들에 따르면 아직 중간도 안왔댄다) 스스로 밝혔지만, 그런 "권 수 늘리기" 때문에 영 이상해진 만화가 한 둘이 아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 때문에 연재를 시원시원하게 끝내버리기 때문에 요시나가를 좋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인기만화가 아니다. 그래서 25권으로 완결되어버렸다고 생각하면 될 터인데, 이 만화의 팬으로서 대단히 아쉬운 점이 많다. 이 만화가 정작 핵심적인 일본 외교에 대해서는 그냥 슬슬 넘어가버리거나 아예 다루지를 않아서이다. 여기서 다루는 쿠라키 카즈야 대사의 모델이 오구라 카즈오(小倉和夫)라는 사실을 알아서 더욱 더 그러하다.

    오구라 카즈오는 전직 월남과 한국(두 번째 임기는 IMF 사태 직후였다), 그리고 마지막을 프랑스 대사로 보냈으며, "새로운아시아론"의 맹주(?) 쯤으로 볼 수 있다. 한국으로 치자면 DJ의 "맹자론"과 대비할 수 있겠는데, 그도 중국의 양명학과 한국의 동학론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드러낸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본 내 외무성의 주류랄 수 있는 친미파(...라는 말이 있나?)는 그를 경계한다. 만화의 마지막에서는 중국이 그를 경계한다고 나와있다. ㅎㅎ (사실 주은래와 관계가 없지도 않다. 오구라 카즈오는 주은래에 대한 책을 집필한 적이 있다.)

    한국과 관련해서도 그는 12-12 쿠데타 이후 기특하게도 일본에게 인사해온 한국정부(?)를 위해, 한국지원공작(!)을 펼친 장본인이다. (나카소네의 방한도 그가 추진했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을 모델로 썼다면 당연히 "근린제국"과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썼어야 했을 것이다. 안그래도 쓸 주제는 넘치고 넘친다. UN 상임이사국이라든지, 사무총장 선거라든지 그런 것만 쓰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나? 고이즈미 수상(만화에서의 히라이즈미 수상)의 북한 접근에 대해서도 뭔가 부족하다. 안내인 부부를 맺어주는 것 외에 별로 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도 문제라든지, 야스쿠니라든지, 아시아개발기금 문제라든지를 교묘하게 다 피해가니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니, 어쩌면 모델들을 '배려'하기 위해 부러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요리'가 주된 주제였으니 상관 없는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앞으로만을 생각하자는 주제는 참으로... 참으로 일본답다. ㅎㅎ 감히 주은래를 빗대다니.

    가만, NK 호텔은 혹시 닛코?

 
00382302 [ECON] Diarios de motociclet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20일 [일] 23:31:59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알베르토는 페루에서, "걍 여기 여자랑 결혼한 다음에, 조직을 구성해서 혁명을 일으켜볼까?"라고 묻지만, 에르네스토 게바라는 한 문장으로 답한다. "총 없으면 혁명은 불가능해."

    물론 선거를 통해 남미의 많은 나라들이 바뀌었다. 쿠바를 위시하여, 베네수엘라,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아이티가 소위 '빨갱이'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모두 엄청난 경제성장도 곁들어서 하고 있다. 좌파가 잡아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공식이 나와도 좋을 정도다. ㅎㅎ 하지만 저 중에 진성좌파(?), 혹은 진짜 좌파가 잡은 나라는 쿠바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정도랄 수 있을까? 나머지는 오렌지들이다. 이는 다름아닌 '체' 게바라가 죽었던 볼리비아에서의 상황을 조금만 봐도 알 수 있다.

    에보 모랄레스가 볼리비아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올해 1월이다), 맨 먼저 했던 일은 군대 장악, 그리고는 정유회사 장악이었다. 당연하다. 제아무리 선거로 정권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그를 받쳐 주어야 할 총이 없으면 아옌데 꼴이 나버리기 때문이다. 카스트로도 내전 승리로 인해 호기를 잡아 집권하였고, 저 메히코의 마르코스도 일단 총으로 나와바리를 형성시켰다. 군대를 장악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정말로. 반-모랄레스 진영의 장성들이 대공미사일을 철수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루머가 돌긴 하던데, 과연 미국이 공습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누구보다 차베스가 가만있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정유회사에 군대를 보낸 이유는 다름 아닌 브라질과의 싸움에 대비해서였다. 영국, 프랑스도 아니고, 민노당께서 조낸 좋아하시는 그 브라질은 볼리비아에서 제국주의 국가 노릇을 하고 있다. 그 첨병은 바로 브라질의 정유회사인 페트로브라이다. 여기에 모랄레스가 군대를 보냈고, 아마 베네수엘라가 모랄레스를 지원하는 모양이다. 모랄레스는 곧 전 에너지 사업의 국유화를 선언하였고, 룰라는 뺀질나게 협상하다가 결국 굴복한 모양이다. 이를 서양/동아시아 언론은 외국 투자자가 빠져나가서 경제상황이 나빠질 거라 한 목소리로 화답(?)하였다.

    그리고 진짜 오렌지는 에르네스토와 알베르토가 처음 국경을 넘어갔던 칠레이다. 칠레는 볼리비아와의 전쟁을 통해 해안선을 뺏어간 나라이다. 당연히 사이가 좋을 리가 없으며, 미첼 바첼렛은 대단히 강성인 칠레 군부의 국방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과연 그녀는 구리광산을 국유화시킬 수 있을까? 영화 속에서도 구리광산은 XX 회사 지역이라면서 사원(?)이 에르네스토에게 꺼지라고 윽박지르는 장면이 나온다.

    게다가 한국은 아직까지 공식석상에서 대통령이 (감히) 한복을 입은 적이 없거늘, 취임식 날 잉카 의상을 입고 나와서 잉카어를 말했던 모랄레스. 그의 성공은 볼리비아에서 눈을 뜨고 죽었던 게바라의 성공일 것이다. 그가 죽은지 거의 40년이 흘렀고, 그의 이미지 상품화도 대략 도를 지나친다 할 수 있겠다만, 뭐 그렇게라도 해서 게바라의 삶에 대해 반추할 수 있다면 그것대로의 의미가 있다. 한국전쟁에 대해서도 체 게바라가 하신 말씀이 있는데, 그 말은 삐리릭~이다. ㅎㅎ

    영화에서 나온 남미 사람들의 삶. 현지인을 그대로 고용해서 찍었을 테니 지금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남미가 모두 적화가 되더라도 그것대로 좋을 성 싶다. 그만큼 게바라의 바람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질 테니까.

    그러면 쿠바를 통해 현대의 힘쎈 엔진이 전역으로 판매될 듯. ㅋ

 
00382560 [사람] 마법사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24일 [목] 02:23:40

    좀 어중간한 나이대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몇 년만 더 지나면, 태어나는 이들보다 죽는 이들이 주변에 많아지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둘러보면 정말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 물론 사람 속이 사람 앞보다 더 알 수 없기는 하지만, 대단히 건강했던 이가 갑자기 쓰러지는 일은 흔하디 흔하게 일어나고, 남겨진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대학 가서는 전혀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딩 때는 친하게 지냈던 K가 있었다. 그야말로 착하디 착한 애였다. 그런데 공부마저 잘했다. ㅎㅎ 만화도 곧잘 보곤 했고, 어딘가 나사가 풀린 듯 한(!), 그런 여유도 갖고 있는 멋진 애였다. 한 번은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던지 K는 침울하게 앉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오 나의 여신님'에 나오는 대사를 패러디하였다. 아마 8권이었을 게다.

    "하느님이 불공평한 게 아니야. 한 사람, 한 사람의 빛이지."

    그러면서 뒤에서 살포시 안아주었다. 당연히 K는 기가막히다는듯이 웃었고, 나도 이게 만화대사임을 알려주었다. 그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는 만화였으니, 당연히 분위기도 좋아졌다. 그리고 수 년 후, K가 저멀리서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고사였다. 나는 하느님이 대단히 불공평하잖을까 하고 생각했다. 눈물도 나왔다. 그렇게 K를 옆에 두고 싶어 하셨구나. 왜 K에게는 청춘의 나머지를 허락하지 않았을까? 왜 난 한 번이라도 더 K와 놀지 않았을까?

    어쩌면 정말 불공평한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또다른 친구, H가 자갈밭에 떨어져서, 불수가 될지도 모를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신경이 상당히 죽어있던 H는 온갖 장치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으면서도, 그리고 면회마저 제한된 우울한 중환자실에서, "어익후. 그 바쁜 위민복씨가 시간을 내주셨네."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 최근에 보았을 때는 목에 구멍을 뚫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잃고 있었다. 대단히 화가 났다. 왜 이들에게, 왜 이들의 가족들에게 이런 엄청난 시련을 안겨다 주는 당신은 도대체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까? 죽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나는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모두들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푸코의 진자에서도 까소봉은 까르르 웃으며 지나가는 아가씨들에게, 안들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웃지 마라, 이년들아. 로렌짜가 죽었다.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잊는 것 따위는 없다. 마법사들에서 롱컷으로 영화를 찍은 이유를 이제서야 납득했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라고 하지, 지났던 일이라 표현하지 않는다. 현재형인 것이다(정확히는 현재완료쯤 될 것이다). 펄럭, 펄럭 거리면서 우리들과 함께 울고 웃고 할련지, 아니면 그저 침묵하며 하늘에서 사과를 먹으련지, 윤회(輪廻)를 다시 시작했으련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살아있으면 살아있는대로, 마법은 마법대로, 용서를 빌고 싶다. 죽을 때까지.


    정말이지, 이 영화 보고 눈물이 대단히 많이 났다. 용서를 빌고 싶다.

 
00382906 [ECON] Key Larg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8월 28일 [월] 23:58:07

    아트 시네마에서 현재 미국 조폭; 영화 시리즈가 상영중이다. 바뻐서(...) 많이 가보지는 못할 듯 싶은데, 이런 기회에 있어서 많이들 보시기 바란다. 조폭 영화 저질이라 비난할 바가 아니다. 옛날 미국 영화라서 좋다라는 게 아니고, 당대의 사회를 그대로 나타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뭐, 그리 생각하자면 꼭 조폭 영화만 그러하지는 않다. 그리고 굳이 이런 장르를 '갱스터'이니, '누아르'이니 꼭 외국어를 붙이는 데에는 불만이 좀 있다. 걍 조폭영화라고 하면 왜 싫어할까?

    암튼 키 라르고(Key Largo)를 보았는데, 험프리 보가트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무대는 딱 추리소설/영화 찍기에 좋은, 연락이 힘든 벽지의 호텔이다. 여기에 쿠바에서 날라온 조폭들이 호텔에 들이닥치고, 전쟁이 끝나 귀국한 보가트는 호텔을 지킬까 말까 망설이는데...

    참 가슴아픈 대목이, 제아무리 미국이 2차대전으로 공황을 타개했다고는 하지만, 제대군인들의 일자리를 모두 보장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가트는 일반 병사도 아니었고, 소령이었다. 그것도 이탈리아에서 독일과 싸운 역전의 용사였다. (영화와는 별개로 이탈리아에서 왜 미국이 이탈리아가 아닌, 독일과 싸웠는지는 또 얘기거리가 많다.) 그러나 고국은 그에게 일자리는 커녕 한 푼도 주지 않았고, 그는 흘러 흘러 도서벽지의 부하 병사 가족이 있는 호텔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쟈니 로코라는 조폭도 마찬가지랄 수 있겠다. 로코는 어느 지역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민주주의를 세워준 공신이다. ㅎㅎ 사람들 데리고 투표 시키고, 정치자금 주고 했지만 결국 "공공의 적"이 되버린 인물이다. 사실 요새 나오는 바다 이야기도 관련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예전에는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들이 모두 정치인들에게 돈을 몰아줬던 반면, 이제는 조폭의 개입이 아니면 정치자금이 나오기 어렵게 되어버렸다는 반증이 바로 현재의 바다 이야기 뉴스이기 때문이다. 말인즉슨,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사회가 이만큼이나마 또 진전했다는 얘기지. (하지만 이게 터진 시기를 생각하면 여전히 의심을 거둘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그러한 검은 자금 없는 정치는 불가능할까? 제대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지금의 사회에서 가능할까?

    경제학적으로야 가능하다. 이권의 비합리적인 부여보다 합리적인 경쟁의 수익이 더 높다면 당연히 준법사회가 되고, 불법 정치자금은 스스로 사라지게 되어있다. 마찬가지로 경기가 활황이어서 일자리가 넘쳐나고 생산이 늘어나기만 한다면, 제대군인들 일자리 뿐만 아니라 복지도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그런데 이것이 1940년대 후반에서의 미국도 불가능했다. 제대군인들이 총을 안가져서 다행이다. 만약 그들이 총을 지녔더라면(그리고 금주법이 더 이상하게 흘러갔더라면), 걍 내전으로 돌입했을 터이니 말이다. 조선 말의 경우, 제대군인들은 그대로 총을 들고 귀가하였고, 이는 곧바로 을미의병 운동으로 발전되었다.

    중요한 것은 역시 돈과 총일 것이다. 그것이 합쳐진 것은? 조폭 외에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마피아와 정부는 공존할 수 없다. 둘이 합쳐지거나, 아니면 누구 하나는 죽어야 한다. 즉, 제대 군인들은 마피아로 들어가거나, 정부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도 된다. ㅎㅎ 1940년대의 미국영화야 이를 대단히 기발하게 해결하지만, 2000년대 초의 한국은 과연 누가 조폭을 잡고, 누가 일자리를 줄까? 잡을 의사가 있을까? 주면 받아 먹을 수 있을까?

    노력을 믿지 않는다. 행운도 믿지 않는다. 꿈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Nec spe nec metu).

 
00383274 [] 미시마유키오 대 동경대전공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02일 [토] 22:16:07

    1969년은 영화제목이기도 하지만, 대단히 상징적인 해이다. 닉슨 독트린이 있던 해이기도 하고, 이때 한국에서는 3선 개헌이 있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닉슨은 아시아 국가들 알아서 잘해보라 하였고, 이에 일본의 사토 에이사쿠와 한국의 타카키 마사오는 (타카키 마사오가 만주군관학교 있을 때의 만주국 수반은 기시노부스케였고, 사토 에이사쿠는 기시의 친동생이다) 반공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제각기 열심히(?) 뛰던 때였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서 1960년, 일본에는 안보투쟁이 있었고, 한국에는 4.19가 있었다. 그리고 그유명한('독립축하금'을 받은) 한일 협약이 1965년에 있었다.

    1969년에는 일본에서 전공투의 야스다 점거 사건이 있었고, 미시마 유키오는 홀로 야스다 강당으로 가서 전공투 회원(?) 7명과 토론을 벌인다. 다행히도 이 토론은 녹음/녹화가 되어서 책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바로 그 토론의 내용을 담은 책이 이 책이다. 그리고 나는 현대사에 관심있는 모두에게 이 책 읽기를 권한다. 미시마 유키오에게서 할복의 이미지를, 동경대 전공투에게서 어설픈 실패의 이미지를 걷어낼 필요가 있다. 또한 그 뒤에 생생히 살아있는 일본의 분위기를, 그것을 닮으려는 한국의 분위기를 어느정도 그려낼 수 있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다. (아니, 소설 자체를 별로 읽지 않는다. 내가 워낙에 책을 잘 안읽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말하는 텍스트를 들여다보면 그는 대단히 매력적인 인간이다. 부리부리한 눈빛도 한 몫 하나, 그가 내던지는 귀여운 말과 그에 맞대응하는 청년들의 귀여움도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극우와 극좌를 대표한다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는 것이, 좌우를 나눈다는 개념은 왠지 감정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시마는 우파인가? 전공투는 과연 좌파인가? 대량으로 대학생을 입도선매(立稻先賣)하던 시절, 밥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서 사변철학으로 넘어가고 폭력을 행사하는 전공투 세대는 현재 일본을 움직이는 세대이다. 그들은 원체 육체가 없었고, 그때문에 저항의 이미지만을, 전공투라는 한자가 크게 쓰인 헬멧 사진만을 남긴 채 헌법9조 개정에 전혀 무관심한 계층을 만들어냈다.

    미시마에게도 육체가 없었다 할 수 있다. 도대체 그는 왜 밀리터리룩을 입고 자위대의 부활을 강조했을까? 이것은 그의 소설을 좀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을 터인데, 그가 강조했던 '육체의 확장'은 '정신의 확장'에게 먹혀버렸고, 이는 그를 극단으로 몰고간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싶다. 말을 버리지 않고서는 육체를 가질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미시마의 조언대로 전공투가 천황을 담보로 했더라면 어떻게든 일본이 보통국가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전공투도 결국은 밥먹고 살아가는 이들이기에, 사회당과 공산당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해지는 상태는 막았을 수도 있었다. (당시 공산당과 전공투가 적대적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때의 토론자들이 다시금 모여서 나누는 토론은 그때 미시마와의 토론에 비해 굉장히 재미가 없다. 알아듣지 못할 말들이 가득하다. 일본이 왜 지금처럼 되어버렸는지 알 만할 정도다. 하지만 이 부분도 다 읽어내려가야 일본이 가진 문제의 핵심, 혹은 한국이 가진 문제의 핵심이 나올 것이다. 요는 이렇다. 일본은 현재 맥아더 막부 체제라는 것.

 
00383510 [] 시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06일 [수] 03:48:07

    대단히 통속적인 말로서 "지금 순간이 영원하길..."의 구절이 있다. 고백하건데 나도 저 대화를 써먹은 적이 있다. 말로나마 욕심을, 혹은 정욕을 채우려면 순간과 영원이라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한데 이어 붙이는 모순을 감행(敢行)해야 한다.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오로지 현재가 있을뿐이다.

    김기덕 감독의 '시간'을 제목대로 시간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 영화를 이터널 선샤인과 비교해도 별 무리는 없으리라 본다. 대단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미셸 공드리는 이터널 선샤인에서의 시간흐름을 기계로 왔다 갔다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김기덕의 시간은 시간 타이틀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시켜버렸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세희, 새희, 진우 등등이 같은듯 다른듯 놓여있다. 언제나 똑같이 보이는 조각공원과 거대한 물을 두고서.

    세희가 새로워지면 '새희'가 될 수 있을까? 진우가 멈춰버리면 '정우'가 될 수 있을까? 성형을 얼굴을 바꾸는 수술로만 생각한다면 "무섭다. 너 정말 무섭다."가 자연스레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의사는 묻는다. "다시 돌아가고 싶나요?" 새희는 아니라고 끄덕였다. 만약 세희가 성형수술을 새희가 아니라, 차를 부딪힌 여자로 했으면 어땠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진짜 얼굴이 무엇이냐보다는 가면에 의해 진짜 얼굴도 좌우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연인들이 시간의 흐름을 왜 두려워할까? 대단히 규칙적이면서 냉혹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얼굴이, 표정이, 마음이 변화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로라도 잡으려고 순간과 영원을 들먹인다. 초심(初心) 운운한다. 살아있는 가면이 따로 없다. 관객들이 가면을 쓰고 나오는 새희를 보고 섬뜩해하는 것도, 그녀가 쓴 가면이 가면이 아니라 그녀의, 우리의 맨얼굴이기 때문이다. 당연하다. 가면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형상기억피부로 만들어져있다. 간단히 말하면 가면이야말로 쌩얼이다.

    이래도 김기덕 감독이 부드러워졌다고, 예전같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독인 동시에, 전혀 변화하지 않는 감독이기도 하다. 감독 자신이 시간이 되어, 연인을 바라보는 대단히 차가운 관점을 우리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말 사랑하나봐요. 어서 가보세요. 정말 뜨거운 사랑 얘기이면서 정말 차갑게 사랑을 비웃는 '시간'에서, 우리는 연인의 쌩얼을 보았다. 한편 우리도 가면을 쓰는 척 하면서 동시에 뺏길 수 밖에 없다. 남은 일은 가면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일이다. 제가 바란대로 이루어졌어요. 제가 행복해 보이나요?

    아, 한 가지 할 일이 더 있다. 무한대의 시간동안 그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나무에 대한 복수이다. 발로 차고, 손으로 때려도 나무는 변함 없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가면 바꾸기 정도? 너무나 무력하다.

 
00383744 [] 나와 하고 싶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09일 [토] 03:05:01

    "あたしとやりたい?"

    쿠리야마 치아키(栗山千明)가 출현한 영화, 킬빌 I과 스크랩 헤븐에서 그녀는 저 대사를 말한다. 내 기억상으로는 똑같은 대사였다. 그리고 모두 "야루"하였다. 무엇을 "야루"하였을까? 남자를 죽이고, 또 죽였다. 마치 사마귀가 사마귀를 죽이는 것처럼.

    (여담인데, 고고유바리는 유바리 영화제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한편 유바리는 일본 최초로 파산한 지방자치단체가 되었다. 그런 곳, 점점 더 늘어날 걸?)

    고고유바리가, 사키가 각기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부러 던진 말일까? 당연히 아니다. 고고는 상대 남자의 답변을 듣자마자 배를 칼로 깊숙이 찔러버린다. "어머, 내가 해버렸네?" 스크랩헤븐에서의 사키는 남자의 인생을 바꿔(?)버렸다. 그녀들과 "하게" 되면 결국 인생을 걸 수 밖에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을 생각해 보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음도 알게 된다. 이것은 킬빌에서 남자도 죽고, 유바리도 결국 죽는 운명이 된다는 점에서, 스크랩헤븐의 경우에서는 마지막 장면에서 카스야가 울부짖는(?) 장면에서 알 수 있다. 타란티노도 타란티노이지만 리상일 감독도 정말 비상한 사람이다.

    사실 현대화, 도시화는 끊임없이 남성성을 거세해가는 과정이라고 보아도 좋다. 메트로섹슈얼은 진화(進化)가 아니라 퇴보(退步)이다. 남자가 아니면 안되는 일이 줄어들어가고 있고, 원래부터 안굴리던 머리때문에 남자는 그 경쟁력을, 생산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짐승성(?) 뿐만 아니라, 야수성(!)도 잃어간다는 점에 있다. 결국 사랑에 구걸하고, 저항을 걸식(乞食)하며, 자기 한 몸 건사도 못한다.

    스크랩헤븐 보시면 알 수 있다. 테츠(오다기리!)와 같은 남자는 그 수도 얼마 없으면서 죽음을 무릅쓰는 반면, 카스야(카세!)같은 남자는 곳곳에 수많은 존재로서 생존에 매달린다. 거의 전부일 것이다. 즉, "나랑 하고싶어?"라고 말했을 때, 그렇다, 혹은 그렇지 않다는 의사표시를 투박하되 세련되게 하는 종류의 수컷은 점점 줄어만 가고 있다. 이를 어찌 하면 좋을까? 여자들은 원래 남자의 미래이기에 남자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힘들다.

    그런데 저 대사는 그 울림이 참으로 미묘하다. 왠지 세례식을 하는 것 같은, 매우 종교적인 말이다. 권태로운 여신이 하기에 적합한 말이다. 인간 남자로서는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수 밖에.

 
00384027 []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13일 [수] 00:54:43

    의외로 재밌다. 연인들이 봐야 할 영화인 것도 같고, 연인들이 봐서는 안될 영화인 것도 같은 맛이 마치 작년(맞나?) 연애의 목적 나올 때와 비슷하다. 이것이 무슨 말인지는 보시면 아실...까? ㅎ

    사실 "우리 결혼은 말고 연애만 OK?" 어쩌구 하는 말은 대단히 유행이긴 하되, 굉장히 촌스러운 말이다. "쿨"은 무슨 개뿔인가. 쿨은 잠잘 때 쓰는 의성어이고, 연애의 목적이 결혼인지, 아니면 또다른 연애인지는 끼리끼리 정할 일이다. 물론 결혼의 목적은 연애가 아니다. 논리 구조상 당연하다.

    그런데 영화 안에서 연아(장진영)가 정말 중요한 말을 한다.
    "나랑 결혼 못하는 이유가 뭔데?"

    영운(김승우)의 대답도 가히 걸작이다.
    "너보다 먼저 만났잖냐."

    해변의 여인에서 "감독님"이 그려내는 궤변 도형(!)과 마찬가지로 대단히 감탄스럽다. 영화 안에서 연아가 술집작부라는 설정도 요조숙녀 약혼녀와의 차이점을 더 벌리기 위한 위악적인 설정에 불과하다. 네가 따로 만나는 여자, 그래, 있다. 인정한다. 그러면 걔랑 결혼하고 나랑은 왜 못하는데? 어쩌면 애초에 다 '생각'이라는 것을 해 두고 만난다는 것일까, 아니면 만나다 보니까 '생각'을 하는 것일까?

    쌍욕을 퍼부우며 정말 뜨겁게 한 판 연애질 하는 주인공 커플과 대책없이 놀아제끼는 이 백수친구들이 귀엽기는 하지만, 이들은 분명히 민폐를 끼친다. (공장에서 돈달라는 장면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연애에도 별 도움은 못된다. 영운과 친구들이 인정하는 영운의 진짜 여친이 연아 뿐이라는 사실은 여기서 어떤 연결점을 가질까?

    자, 이 영화는 연인을 위한 영화일까, 수다쟁이 블로거를 위한 영화일까?

 
00384268 [] 해변의 여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16일 [토] 13:40:58

    이 그림은 해변의 여인에서 '감독님'이 그려주신(!) 그림이다. 가령 저렇게 구불구불한 도형이야말로 한 사람을 가리키는 실체인데, A와 B와 C만을 보면 삼각형으로밖에는 안보인다.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오해, 몰이해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 선을 D와 E, F까지 확장하고, 더더욱 확장시킬 수록 실체에 다가서게 된다. 이로써 감독님은 위기에서 벗어난다. 고현정이 정말 그 말을 믿어서 위기에서 벗어난 것인지는 좀 의심스럽지만.

    물론 저 도식을 깨는 방식은 간단하다. 구불구불한 도형이 왜 실체인지가 전혀 규명이 안되어있고, 보는 사람이 정보 세 가지만을 얻을 수 있다면, 역시 삼각형이 실체가 될 수 밖에 없다. 즉, 한정된 정보만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한다면, 반론의 여지가 사라진다. 또 있다.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설명이라면, 실체의 정의가 무엇인지, 혹은 실체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사람이 나비이고 나비가 사람인 상태라면, 저 도형은 정말 궤변(詭辯)일 뿐이다.

    흥미로운 점은 원래 완벽함의 상징, 안정감의 대표격(피라미드는 보는 면마다 모두 삼각형이다)인 삼각형이 여기서는 불완전함, 불안정함의 대표로 바뀌어버렸다는 데에 있다.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토록 편안하게, 나름의 일상이라 생각했던 면모를 완전히 뒤바꿔 버리면 완벽하게 그 반대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아니, 어쩌면 그러한 불완전함과 불안정함도 근본은 삼각형이기에, 완전함과 안정감의 또다른 모습이 불완전함과 불안정이라는 해석도 있을 법 하다.

    그리고 이 영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겠지만, 만약 저 구불구불함이 정말로 '실체'라고 한다면 어떨까? 완벽한 '이해'에 도달하려면 각 지점을 무한대로 늘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즉, 인간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청년 예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불구불함을 알려면 자신도 구불구불해져야 일치에 도달한다. '해변의 여인'이 갑자기 김기덕 영화처럼 되는 순간이다.

 
00384539 [] ゆれる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20일 [수] 11:02:59

    범죄에는 동기란 것이 있을까? 아니면 요괴가 한 번 훑고 지나가면(ㅎㅎㅎ) 범죄가 생기는 것일까? 앗~하는 사이에 사건은 일어나고 기억은 '흔들린다'.

    남유럽 언어와 마찬가지인데, 그것보다 한 술 더 떠서, 한국어와 일본어에는 동사만으로 주어를 판단할 수가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추리할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간편할 때도 많지만, 의심스러울 때도 많다. 가령 "흔들리다"라고 한다면 무엇"이" 흔들린다는 말일까? 영어 제목은 Sway이지만 그렇게 써서야 "to sway" 정도의 느낌 밖에 살지 않는다. 만약 이 영화의 제목이 "흔들리다"라고 되어 있었다면, 일어 제목의 운치가 그대로 살아났을 것이다.

    일단 사진이야 멋진 오다기리를 붙이기는 했지만, 미노루 역이 훨씬 더 치밀하고, 주역다웠다는 생각이다. 가장 편안한 사람, 혹은 가족이야말로 제일 불편한 사람, 제일 거리가 먼 사람이기에 형과 동생은 서로간의 팽팽한 총격전을 벌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역시 철없는 동생 타케루는 몰랐다. 그리고 갑자기 흔들린다. 형은, (형 성격 아시잖아요?) 이제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숨겨온 악마가 아니었을까?

    원래 딴로그에서는 타케루가 미노루의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돌려 보면, 미노루야말로 타케루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지 않았을까? 일생을 거쳐 형을 믿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머니의 유품을 이용하여 타케루는 한 번 더 형을 믿는다. 그렇다면 흔들리다의 주어는 타케루이다. 따라서 없애는 편이 낫다던 마지막 장면들도 안없애는 편이 낫게 된다. 

    그리고 원래 악마는 제일 착한 사람을 좋아하게 마련.  

 
00384842 [:: 클립 ::] 도망니 님에게 낚였;; (퍼덕퍼덕)
◎ 글쓴이 : 내꽃연이
◎ 글쓴날 : 2006년 09월 25일 [월] 10:31:49

    ■ 최근 생각하는 『맥』
    이제 상술까지 능해지는구나..

    ■ 이 『맥』에는 감동
    레오파드!!
    어서 나와주세요 ;ㅅ;

    ■ 직감적 『맥』
    숨넘어가게 아름다운 조형예술!! 은 오바고~ 어쨋던 정말 잘팔리게 만드는 디자인

    ■ 좋아하는 『맥』
    아무래도 요즘은 맥북 프로나 아이맥24인치가... ㄷㄷㄷ;;;

    ■ 이런 『맥』은 싫다
    애플 코리아~ 검니 싫어요! 가격도 비싸요! AS도 힘들어요! 신제품도 늦어요!!
    이게 뭐냐고요오 ㅠㅁㅠ

    ■ 세계에 『맥』이 없었다면…
    마소의 압박... 으으으...
     
    ■ 바톤을 받는 5명 (지정과 함께)
    중생 - 사진
    Picasson - 일러스트
    유부남 - 인생
    강희누나 - 말씀
    위민복 - 영상

    ---------------------------------------------------------

    히죽... 『  』요 안에 지정 단어를 넣으시고 싸악 말씀해주시와요!

 
00384843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25일 [월] 10:43:24

     최근 생각하는 『영상』
    많이 안봐서 잘 모르겠음.

    ■ 이 『영상』에는 감동
    가장 최근으로서는 녹차의 맛에 나오는 "야마요" 뮤직비디오.

    ■ 직감적 『영상』
    샘 페킨파의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에서 가르시아의 머리를 웽웽 둘러싼 파리떼.

    ■ 좋아하는 『영상』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영상.

    ■ 이런 『영상』은 싫다
    싫은 영상도 영상이다. (...)

    ■ 세계에 『영상』이 없었다면…
    라디오 스타는 죽지 않았을 듯.
     
    ■ 바톤을 받는 5명 (지정과 함께)
    내 주변에는 시켜도 "훗" 할 분들이 느무 많음. ㅋㅋ
    근데 내가 왜 영상을;;; 차라리 영화를 -ㅂ-

 
00384870 [] 魍魎の匣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25일 [월] 17:41:50
 
00385003 [] 電車男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09월 27일 [수] 15:01:32

    재미 없는 영화다. ㅎㅎ 원작을 좇느라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역시 다시 생각해 보면, 안봐도 괜찮은 영화다. 그런데 꼭 오덕후나 긱, 너드 뿐만이 아니라 하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꼭 전차남 같은 인간들이 있게 마련이다. 어쩌면, 나도 예전에는 이랬을지 모르겠다.

    가령 학교가 가깝다는 이유로,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혹은 데려다 주겠다는 이유, 아니, 쓰다보니 계속 생각난다. 컴퓨터 포맷을 해주겠다는 이유, 피자를 먹자는 이유, 운전을 시켜주겠다는 이유, 대막의 클라이막스는... 입원했을 때 문병을 하겠다는 이유. ㅎㅎ

    이유가 많(았)다. 제 딴에는 간접적인 대쉬라 생각하여 구사했던 다양한 '이유'들이다. 나에게는 전차남 PDA(끌리에!)에 담긴 "어른의 대화법"도 없었다. 아 참, to ID를 쳐서 말을 걸던 것도 잊을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자신이 없어서일 것이다. 당연히 어느 정도 외부적인 환경도 내게 호의적이어야 하고(가령, 곧 있으면 출국할 사람에게 작업은 장단기적으로 무리다), "때", 혹은 "운명(팔자?)"이 요술을 부리는 것도 있지만, 애초에 자기 자신이 그(녀)를 욕망하는가가 문제일 것이다. 이유가 많은 사람은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책에서 얻은 지식이 대부분 쓸모 없는 것과 비슷하다.

    단, 오덕후들, 혹은 그 유사 오덕후들은 정말 구제 곤란. ㅎㅎ 주인공이 입고 다니는 백식 티셔츠는 쫌 감동이었다.(...)

 
00385391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0월 02일 [월] 00:33:32

    사실, 이 영화를 보고는 글을 쓰고 싶지가 않았다.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이 영화에 감동하여 눈물 흘리는 나, 그리고 그러한 나를 15 센티미터 위에서 차갑게 쳐다보고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 겹쳐서였다. 하지만 땡기면 또 써 줘야 제맛. ㅎㅎ

    소설은 읽지 않았다. 내가 워낙에 책(소설이라면 더더욱)을 안읽기에 지나쳐 버린 탓도 있는데, 아마 대충 분위기를 알고 있어서였을 것이다. 교도소 사목 얘기이다. 정말 수녀님들 말씀 들으면 사형은 참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이다. 1998년 이후, 그러니까 1980년 당시의 사형수였던 그가 대통령으로 집권한 이후부터는 실제 '집행'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알고 계셔야 한다. 하지만 정작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또 다른 나'는 전혀 다른 주제에 집중하고 있었다.

    비밀과 용서라는 주제가 걸려서이다. 비밀이라는 것, 형제도 몰라주고, 부모도 모른 척 하는 그런 비밀을 말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영화가 소통을 너무 급작스레 진전시켜서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사랑하게 되면 비밀을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 남자(혹은 여자)가 나를 해치지 못한다는 계산을 했으니 비밀을 말할 수 있을까?

    용서도 마찬가지이다. 용서는 누가 할 수 있을까? 이나영과 대립하는 '어머니'의 존재가 상당히 상징적이랄 수 있을 텐데, 어머니는 집안을 지켰고, '비밀'을 지닌 딸은 그런 어머니를 결국 용서하게 된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좀 짜증날 텐데, 내가 이해를 못해서 그러하다. '교수 시킬 수 있는 집안' 사람들은 서로 저지르고, 용서도 하는 게임을 할 만 할까?

    나 개인은 용서를 빌 수 밖에 없는 비천한 사람이다. 사소한 비밀에서부터, 제 딴에는 사못 커다란 비밀도 다 있지만, 그런 비밀과는 상관 없이 이미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많고, 또한 그 죄를 모르면서, 자꾸 까먹으면서 신나게 살아가는, 또 다른 죄를 짓는 사람이다. 내가 종교를 부러 버리지 않는 이유도, 어쩌면 아무도 나를 용서해 줄 수 없어서일 것이다.

    아니, 그 속 마음을 알 수 없는 윗분들이라면 날 용서할 수 있을련지. 그렇다면야 영혼을 팔 만 하다.

 
00386018 [] 金髮の草原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0월 11일 [수] 01:02:59

    나는 보았다. 닛포리가 태어난 해는 분명 타이쇼오 시대였다. 그는 심장병이 있어서 죽을 것이라 예상하였지만, 타이쇼오를 지나 쇼오와, 헤이세이 시대까지 줄기차게 살아남았고(전쟁도 참여 안 했다! 갔다면 장교로 갔을 텐데), 드디어는 마돈나를 만나게 된다.

    난 금발의 초원이 결코 사랑 영화가 아니라고 본다. 이누도 잇신이 비정상인 사람들이 이루는 정상적인 사랑을 그린다는 평이 가득한데, 과연 그러한가? 메종드히미코는 안보아서 모르겠고, 조제는 분명히 다음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사람 간의 관계가 불평등해야 진정한 소통(?)에 도달한다는 것.

    남녀의 관계로 이 영화를 보자면, 이 영화 역시 불평등한 관계에서야 피어나는 사랑(?)을 그리고 있다. 부러 남자 주인공을 스무 살 청년으로 내보낸 것도 시청자의 눈을 흐트러뜨리는 한편, 그렇게 하는 편이 관객을 우회공격하기 쉽다는 전략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주제로 돌아가 보면, 타이쇼 시대는 조선 병합으로 인한 경제 호황이 제대로 작동하는 시기였다. 물론 20년대의 일본이 지금의 일본만큼의 잘사는 나라는 결코 아니었다. 일본 농민의 철저한 희생이 잇따랐고, 그때문에 인터내셔날이 생기기도 하던 시대였다.

    그래도 크게 자라난 중산층과 절차적 민주주의는 타이쇼 시대에 대한 환상을 심겨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타이쇼 천황이 죽은 다음 연이어 발생하는 쿠데타와 전쟁으로 타이쇼 환상은 죽어버렸고, 뒤이은 맥아더 막부에서 소생을 거듭하였다. 즉, 금발의 초원은 일본 현대사를 풍자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마돈나라고? 20년대의 청년들이야 할 수 없겠지만, 90년대의 청년들은 모두 그 '마돈나'를 생각한다.

    게다가 위에 언급했던 불평등한 관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불평등한 관계, 즉, 보통 국가로서의 힘을 못쓰는 일본이, 젊음을, 마돈나를 얻기 위해 타이쇼의 환상을 지속시킬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 환상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금리가 땅으로 떨어지고나서도(그라운드 제로!) 지속될 수 있을까? 환상은 환상으로 끝난 것일까?

    왠지 당연한 듯 한데, 이 영화의 원전은 만화라고 한다.

 
00386460 [] NIKE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0월 16일 [월] 23:04:41

    준비는 갖춰졌다. 이제는 계속 뛰기만 하면 된다. 물론 안하다가 하다보니 굉장히 힘들다. ㅎㅎ

    애플과 나이키의 나이키+ 이전에도, 뛰기를 위한 가젯은 이미 나와 있었다. 하지만 나이키+는 끼면 그냥 돌아가는 애플의 전통을 따를 뿐만 아니라, 아이튠즈를 돌리면 USB 포트에 끼워져 있는 아이포드나노에서 뛰기 정보가 아이튠즈로 전해진다. 정말 "+"이다.

    그리고는 아이튠즈의 정보가 아래 그림에서처럼 나이키 웹사이트로 올라간다. 아래와 같이 멋진 분석도 곁들어진다. (플래시이다.) 그룹을 지을 수도 있고, 거리나 칼로리, 시간 등을 목표로 하여 달릴 수도 있다. 경쟁도 가능하다. 블로그에 유독 많은 자전거필에게는 죄송하지만, 자전거는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뛸 시간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저녁에는 다양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에, 점심 때 뛸 수 밖에 없는데, (아침에는 바쁘다) 점심 먹는 시간이 애매해져서이다. 뛰고 밥먹으면 바로 다 살로 간다는데, 그래도 밥먹기 전에 뛰는 편이 제일 나은 듯. 먹고 뛰니까 배아퍼서 못뛰겠더라.

    장소는 매우 좋다. 수풀이 우거진 곳, 그 근처에는 세종의 묘소가 있다. 매일 달리기는 힘들더라도, 이렇게 문명의 이기를 벗삼으니, 뛸 만 하다. 나는, 달린다.

 
00386599 [] The Assassination Of Richard Nixo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0월 18일 [수] 17:43:31

    대단히 우울한 영화랄 수 있겠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는데, (실제 인물 이름은 사뮤엘 Byck이다) '망량의 상자'에서 얘기했듯, 범죄를 저지르는 데에 일정한 동기가 있는가는 참 다시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이 영화에서의 빅도 갑자기 충동적으로 뛰쳐 나가기 때문이다. 그에게도 요괴가 들렸을까?

    무엇보다 강조해야 할 점은, 그가 선량한 시민이라는 데에 있다. 그는 선량하다. 그 시절에 흑인과 친구가 될 정도로 스스럼이 없으며, 거짓말 하기를 싫어한다. 그러면서 또 언제 결혼했는지 애가 셋 씩이나 있다. 그는 정말 착하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된다.

    그가 무능할 정도로 착해서 문제일까, 아니면 착해 빠질 정도로 무능해서 문제일까? 자신을 괴물(?)로 만들려 했던 상사 하나 죽이지 못한 채, 극한으로 치닫게 되는 그를 막을 수 있는 자는 균형잡힌(?) 친구일까, 아니면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이었을까?

    그렇다면 역시 근본적인 질문을 아니 던질 수 없게 된다. 엉클 샘(실제로 대사에 나온다)이 뜻하는 선량한 미국 시민은 과연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까? 착해지라고 가르치는 교육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시민(!)으로 자라날 확률은 얼마나 있을까? 거짓말 하지 말라는 나무랄 데 없는 윤리 의식은, 사회에 쓸모 없는, 단지 '윤리 의식'일 뿐이다. 영혼을 팔아야 살 수 있는 사회라서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의 최고봉인 대통령에까지 이어져 있다. 대통령을 하려면 자신을 믿게 해 주어야 할 수 있다. 최고의 영업사원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암살한다 하여 바뀌는 것은 새로운 대통령일 뿐이다. 샘 빅은 잘못 생각하였을까?

    어떻게 보면 샘 빅은, 비록 날아갈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영혼을 팔라 강요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탈출했다 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편안해질 자격이 있다. 물론 누구나 원하지 않는, 그런 편안함이다.

    대단히 인상적인 대사를 하나 쓰겠다. 누가 누구를 비난하리오.

    "당신에게 이런 옷도 입히고!"
    "맞어, 샘. 나는 이런 옷을 입어. 그리고 가족을 먹여 살려."

 
00387020 [] 압구정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0월 24일 [화] 19:49:54

    한국계 미국인 친구가 하나 있다. 한 번은 전철을 타고 같이 압구정역으로 가다가, 압구정의 유래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는 살짝 장난을 쳐보자 하는 생각에 15세기 때 너넨 뭘 했느냐 물어보았다.

    귀여운 이 친구, 발끈했다.

    미국이 유럽역사에 등장하게 된 계기가 1492(옷 상표?)년부터이니, 15세기의 역사는 그야말로 "네이티브"의 무대일 수 밖에 없다. 발끈하는 그에게 "Oh, were you a native?"하면서 놀려대니 더 재미난다. 그 많던 네이티브는 왜그리 도박에 심취해 있을까. ㅎ

    비단, 유럽 중심으로 역사를 보지 않더라도 1492년은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해이다. 한국으로서도 중요하다. 이 때부터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립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유학 사상이 본격적으로 한국을 지배하게 되는 시기라는 말이다. 유럽이 자본주의적 팽창을 시작하는 시대와 맞물려 있다. 과연 누가 어떻게 이겼는지는 그 후의 역사가 증명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파가 이겼어야 했느냐는 하나의 놀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그 당시로서야 사림파가 이기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또한 조선이 유지했던 일종의 "대연정" 체제가 현재의 "일당독식" 시스템보다 상호견제에 더 능한 것이 아닌가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인간의 심리, 혹은 의지가 결국 하나로의 집중을 만들게 되어 있다. 뇌가 하나 뿐이라서일까?

 
00387341 [ECON] 들것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0월 29일 [일] 13:56:45

    팔자에 없는 의무병이 되었다. ㅎㅎ 그런데 붕대를 보니 1978년도산이다. 유통기한이 끝나지 않았을 터이니 앞으로도 한동안은 더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들것의 뒤에 써 있는 제조년도를 보니 더 가관이었다. 현재도 쓰이고 있는 이 들것이 만들어진 연도는 다름아닌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던 해에 미군이 만든 들것이었다. 아마도 한국전쟁 이후로 무상공여된 모양이었다. 이 들것에 누우면 어떤 기분일까?

    따지고 보면 군용으로 쓰는 것들은 오래된 것 투성이다. 트럭들도 50년대에 미군에서 쓰던 트럭을 그대로 우리가 받아, 지금까지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현대나 대우에서도 납품을 하는 모양인데, 내가 본 군용 트럭은 옛날 미군 것이 절대다수였다.

    그렇다면 이것을 공짜라서 기뻐해야 할까, 아니면 형의 옷을 물려 입는 동생의 기분으로 대해야 할까? 이미 받은 것은 어쩔 수 없으니, 교훈이나 생각해 보자. ㅎㅎ 비단 군용트럭 뿐만이 아니다. 아프리카에 있을 때 보았던 르노사 자동차만 하더라도 50년대, 심지어는 30년대에 만들어진 차들이 태연히 도로를 가는 모습을 많이 보았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에 만든 차들은 50년 후에도 쓸 수 있을까?

    바로 기계식의 장점이요, 전자식의 단점이랄 수 있겠다. 위에서 말한 들것의 경우도 아직까지 녹슨 부분을 발견할 수가 없었고, 수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접혀지는 것도 완벽했다. 핵심은 철물을 다루는 솜씨요, 기계 제작의 능력이랄 수 있겠다. 한국은 1930년대의 들것을, 50년대의 트럭을 만들 능력이 있을까? 길거리에 나다니는 트럭을 보시라.

    대부분 SCANIA이다.

 
00387631 [] The Devil Wears Prad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01일 [수] 23:31:00

    "Real artists ship."

    내가 기억하기로는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이다. 나쁘게 해석하자면, 어찌됐건 밥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일 테고, 좋게 해석하자면, 실제로 팔려 나가야 진짜 예술이라는 직역이 되겠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사실 팔려나가지 않는 '예술'이란 것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마음의 선물이건, 억대의 경매이건, 값은 어김없이 매겨지는 법이고, 이는 패션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것이 값어치를 하느냐, 그리고 그에 대한 선구안일 것이다.

    여기에, 그러한 감각이 중요한 곳에서 할머니 치마를 입고다니는 것은 죄악이다. 염치가 있으니 변해야 하는 것이고, 근본과 그릇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그녀는 성공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 정말 영화틱하게 결말로 치닫는다. 대단히 마음에 안 드는 결말이다.

    원래의 꿈이라는 것이 그리도 소중할까? 하기사 자기가 잘 아는 사람을, 자기 사람을 칼로 찌르기도 할 줄 알아야 더 크게 자라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찌른 사람을 자신에게서 못벗어나게 만드는 것, 다름 아닌 카리스마이고, 어른이다. 적당히 웃고 일하면서 행복히 살 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냐만은, 우선은 주변 사람들이 가만 놔두질 않을 것이다.

    그리고 존경할 만한 윗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최소한의 정보만 가르쳐주고 쌩고생시켜야 쓸 만한 사람으로 자라난다는 것을 말이다. 악마는 겉옷만 프라다가 아니다. 속마음도 프라다이다. i love my job, i love my job, i love my job.

 
00387814 [ECON] 정치성향 테스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04일 [토] 23:55:30

    http://www.blogin.com/blog/ ... X=numr&keyY=00246813 target="_new">2004년에 이미 했었다. 그 때의 결과와, 이번에 회색인 언니네 가서 해 본 결과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2004년 3월 29일

    Economic Left/Right: -1.38
    Social Libertarian/Authoritarian: -2.36

    2006년 11월 3일

    Economic Left/Right: -6.13
    Social Libertarian/Authoritarian: -0.97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전 한보 회장의 말마따나, 머슴에게는 알려주지 않는 주인의 비밀을 조금이나마 파악해서일까, 아니면 단순히 더 어려진 것일까? 권위에 대한 수치가 더 올라간 것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사실 문제 자체가 어느정도 편향성(!)을 띈 문장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완전무결한 객관성이란 편리한 상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테스트 사이트에서 퍼온 위 그림을 보시라. 경제정책으로만 따지면 BNP가 영국 내 어떠한 주요 정당들보다도 왼쪽에 가 있다. 그림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프랑스의 FN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극우정당이라 부르는 정당들의 경제정책은 왼쪽에 가 있다. 그러고보니 히틀러의 나찌당 정식 명칭도 '국가사회주의'당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더 왼쪽으로 갔을까? 베네수엘라나 쿠바가 실제로 후생을 증진시켜가는 광경을 목격해서 그렇기도 할 테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돈순환을 약간이나마 알아서 그렇기도 할 것이다. 또한, 저 사이 기간동안 지젝의 책을 읽은 탓도 있을 터이다. 힘 없는 서민이 기댈 곳은 국가 밖에 없다. 미국 영화 로보캅을 보아도 잘 나오지 않던가? 결국은 공무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다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일생을 두고 알아봐야 할 주제가 될지 모르겠다. 나찌가 공공의 적이 되다시피 하였지만, 메이지 정부도, 스탈린 정부도, 박정희 정부도, 등소평 정부도 결국은 다 나찌식 모델이 아닐까 싶어서이다. 한 2년 쯤 후에 한 번 더 해 봐야겠다. 그 때도 나는 계속 왼쪽으로 갈 것인가?

 
00388192 [] The Prestig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10일 [금] 01:07:34

    확실히 이 영화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내용을 말 해버리면 그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만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몇 가지 관계 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텔레포테이션이 물리학적으로(이론상) 가능하긴 하다고 전에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도 수상쩍은, 하지만 위대한 엔지니어, 니콜라스 테슬라가 관련하였다. 여기에 대해선 simkok옵의 의견을 듣고 싶다. ㅎㅎ 또 한 가지. 난 처음에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고, 크리스챤 베일이 왠지 톰 크루즈 삘이 나는 배우다 했었다. 당연히 베일 형님이 훨씬 덜 느끼하다.

    아뭏든 이 영화는 19세기 말~20세기 초 런던의 마술사들 얘기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가 으레 그러하듯 분위기가 밝지 않다. 그리고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첫 장면부터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놀랄 만한 부분이 많다. 게다가 내가 이 영화를 이해하면서 보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다. 하지만 주된 뼈대는 두 마술사 간의 상상을 뛰어 넘는 경쟁이다.

    실제로도 그런 일이 있으랴 싶긴 한데(원작 소설은 있다고 한다), 사실 마술이건 마법이건 무슨 일을 하려면 목숨 정도는 걸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할 수 있잖을까? 궁극의 마술을 완성시키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남자들은 불쌍한 동시에 부럽고, 그러한 동시에 쓸쓸하다. 결국 그들에게 남는 것은 비밀 뿐이라서이다. 영화 속에서도 대사가 나온다. Secrets are my life.

    그리고 그러한 비밀이 생명도 앗아가고, 후에는 전쟁도 일으키며, 가정도 파괴시킨다. 문명을 파괴시킬 만 하다. 정말 미학적으로 아름답기 짝이 없다. 역설적으로 대단히 어두운 이 영화는, 대단히 밝은 영화이기도 하다. 양면을 이루는 비밀과 진실을 동시에 비추니까.

 
00388362 [] 걸사비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13일 [월] 01:09:51

    저녁에 웅진출판사에서 나오는 어린이용 한국 역사 만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안그래도 대조영 때문에 발해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발해편을 보니 가관이다. 역시나 책임 감수자가 변태섭씨로 되어 있다. 가령 발해가 왜 멸망했는가를 보니, 말갈족이 고구려인들에게 핍박과 압박을 받아서라고 한다. (일단 그 당시에도 18~19세기의 민족차별개념이 있었는지는 걍 넘어가자. ㅋ)

    드라마 대조영에서도 오른쪽의 멋진 걸사비우 형님이 말갈족으로 나오니, 말갈이라는 민족이 있는 양 나오는데, 난 부정적이라고 본다. 오히려 고구려인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 표현이 말갈인이 아닐까 싶은데, 난 한문 원문을 읽을 능력이 없으므로 그 증거를 댈 수는 없겠다. 확인된(?) 고구려 역사 내내 말갈이라는 민족에 대한 표현을 본 적이 없고, 반란을 일으켰다는 기사도 본 적이 없다. 다만 백제와 신라를 조낸 쳐들어가는 말갈만이 남아 있다.

    게다가 발해 멸망 이후를 보아야 한다. 발해 멸망 이후에 후발해나 정안국 등등, 발해 부흥운동은 약 200년간 계속되다가, 금나라가 세워지면서 거짓말같이 사라진다. 변태섭의 의견대로 말갈족이 민족적 차별의 울분으로 발해를 내부적으로 멸망시켰다면, 발해를 멸망시킨 요나라를 당연히 환영해야 하잖았을까?

    뭐 역사가들이 알아서 할 일이긴 하겠지만, 상식적으로 말갈과 고구려, 혹은 예맥은 같다고 봐야하잖을까 싶다는 말이다. 즉, 멋진 걸사비우 아저씨의 민족적 장식(!)은 고구려인의 장식으로 봐도 된다는 말이겠지. 이 형님, 너무 멋지다. ㅎㅎ

 
00388844 []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20일 [월] 11:06:00

    시대 배경은 에이레 자유국이 생기던 1920년대이다. 영국이 Dominion을 인정해주는 이유가 아무래도 1차대전의 그 무지막지한 전쟁에 에이레도 참여를 해서일지 모르겠다만, 무엇보다 그 윈스턴 처칠이 에이레에게 협박했다던 "즉각적이고 참혹한 전쟁(an immediate and terrible war)"이 눈에 선하다. (처칠을 존경씩이나 하는 사람들이 느무 많다...)

    그런데 에이레, 혹은 아일랜드의 투쟁사만 보고서 놓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저 1920년대는 3-1운동 직후, 상해에서 임시정부가 형성되던 시기였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논란이 대단히 심하니, 사람 이름을 죄다 "호"로 처리하겠다. ㅎㅎ

    당시 우남의 행동이 문제였다. 우남의 행동이 문제가 아니 된 적이 없지만(!), 그는 임시정부의 수반을 자처하면서, 국제연맹(LN)에게 조선의 위임통치를 청원한다. 당시 단재의 우남 비판은 대단히 유명하다.

    "우남이 적임자라니, 천만부당한 말이다. 우남이 일당보다 더 큰 역적이다. 일당은 있는 나라를 갉아먹었지만, 우남 놈은 아직 우리 나라를 찾기도 전에 팔아먹은 놈이다!"

    당연히 우남은 미국에게도 한국을 바치려 하고(실제로 53년에 바친다), 이는 조선이나 중국에서 캐고생하는 독립운동가들이 아닌, 미국에서 편안하고 세련되게 '독립운동체험'을 하는 이들(가령 도산이 있겠다)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당연히, 너무나 당연하게도 마이클 콜린스를 생각해야 한다. 에이레의 독립운동사와 조선의 독립운동사가 겹치는 부분이다. 아일랜드 자유국은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단재는 감옥에서 죽고, 심산도 여관방에서 죽고, 백범과 몽양은 암살당했으니, 그 나라 꼴, 참 알 만하다. 에이레도 마찬가지여서, 마이클 콜린스나 제임스 코널리 모두 암살당하였다. 현재의 에이레가 FDI 없이는 못 버티는 것도, 현재의 한국이 FTA 없이는 버티지 못할 것도 대단히 유사하다.

    어찌 됐건, 돌이켜 보면, 단재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가정은 부질 없지만.

 
00388959 [] 방문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21일 [화] 23:23:19

    개인적으로도 아는 시간강사는 꽤 있고, 공부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가능성에 대해 어느정도는 어림짐작을 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걍, 회사로 가는 편이 낫다. 아니, 공부 뿐만은 아니겠다. 뭘 하고 살든지 어차피 영혼을 팔아 먹어야, 위장을 채울 수 있다. 피를 형성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열심히 몸을 놀리면서 일하는 편이 낫다. 돈과 자식새끼 공부'질'만 생각하는 편이 훨씬 낫다. 자신이 이렇게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을 모르는 편이, 정말 더 낫다.

    당연하다. 책을 읽는 만큼 사람을 잃고, 논문을 쓰는 만큼, 정서를 잃는다. 짜증 밖에 안 난다. 자기 자신이 실제로는 세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또 자존심은 그래도 질기게 붙어 있어가지고, 느는 건 혀놀림이오, 쏟는 건 술잔 뿐이다. 호준이 하는 말은 실로 옳고 또 옳다. 강사의 포주는 학교다.

    하지만 누가 이러한 사실들을 모르랴. 그놈의 욕심 때문에 응모가 날 때마다 계속 지원을 하고, 또 공부할 궁리 하고, 수업 나갈 궁리를 하게 된다. 타짜에서 백윤식옹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신세를 망치고 싶으면 화투보다 차라리 약을 하라고.

    당연히 책 깨나 읽으면 간단하게, 혹은 복잡하게 일신론자들을 물리칠 수 있겠지만, 위의 단어들을 여호와의 증인, 혹은 주류 크리스트교로 바꾸어 버리면, 또 하나의 캐릭터, 계상이 탄생한다. 조금만, 조금만 더 영혼을 팔면 몸이 편해질 텐데. 사람이 그럴 수가 없다. 어찌 됐건 끝까지 가고 본다. 주님이 계시건 안 계시건 내 편 아니겠나.

    그래서 참 슬프다. 끝으로 치닫을 수 밖에 없는, 슬픈 블랙 유머다. 까칠해져도 까칠해진 이유를 말할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결국 처박히게 되어 있다. 정말 세상에 공짜가 없다.

    하느님은 나에게 생각을 더 준 대신, 안식을 앗아가셨다.

 
0038937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28일 [화] 17:53:46

    겨울이 드디어 돌아온 듯 싶다. 작년 11월달 생일에 받았던 빨간 목도리 외에, 이번에도 생일 선물로 포도주 빛 목도리를 하나 받았다. 그런데 역시나 아침에 아버지께서 한 말씀 하셨다. 누나도 한 말씀 하셨다. 튀니까 삼가하라고.

    사실 이 색이 튀는 색이긴 하다. 더군다나 요새 많이 입고 다니는 검정색 정장과 썩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즐겨 차고 다니기도 한다. 양복에는 하늘색 목도리보다 역시 빨간색이 더 맞다. 물론 그렇게 차고 다니는 이들은 많지 않다. 내가 다니는 곳에는 더더욱 없다.

    뭐, 길게 쓸 필요 없이, 차고 다니기로 마음 먹은 것은 맞다. 내 일정을 고려해 보건데, "장"을 만날 때, 추운 바깥에서 만날 일은 없기도 하고, 내부는 따뜻하기 그지 없으니 당연히 이대로 가는 거다.

    하지만 여전한 의문이 있다. 나는 어째서 이 빨간색 계통을 좋아하게 됐을까? 정치적으로 왼쪽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게 됐을까? 중간을 인정하기 싫어하고, 시원스러운(?) 흑백 논리를 더 좋아할 나이가 되어서 이렇게 됐을까?

    아뭏든 이대로!

 
00389433 []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1월 29일 [수] 17:31:09

    내가 영화에 좀 관대한 것인지, 아니면 눈이 낮아서;;인 것인지, 남들이 비난(?)하는 영화를 재미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여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평론가 분(!)들이나 블로거 분(!!)들은 워낙에 학력이 높을 터이니 눈에 안 차는 것도 당연하다. 감독이라면 언제나 줄타기를 해야하니 참 거시기하지 않을 수 없겠다.

    굳이 그리 즐거워 했던 까닭은, 이 영화가 "귀여워"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지금은 사라저버린 황학동 철거촌과 이 영화가 그려내는 은평구 일대(?)는 없어진 동네와 서울의 가난한 동네라는 공통점(!)이 있다.

    말인즉슨, 영화를 본 이들은 "애정결핍 두 남자"가 쓸 데 없이 안정감만 지켜간다고 비난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대단히 과감한 시도를 다시금 벌이고 있다. "귀여워"와 마찬가지다. 이는 서민(!)에 대한 영화인의 시선이다.

    영화 제작에 관여한다면 그는 소득과 관계 없이 서민이 아니라고 본다. 당연히 이끌어야 할 존재로서, 그리고 왠지 모르게 동질감을 가져야 할 존재, 혹은 자비를 베풀어야 할 존재로서의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는 비단 영화판 뿐만이 아니라,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귀여워"나 이 "애정결핍 두 남자"나 그러한 시선은 일절 없다. 오로지 한 가지 목표(!)에만 충실한, 그리고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그런 상황은 웃어 넘길 수는 있어도 뒷맛이 쓰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며, 감독은 바로 그러한 시선을 담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정형화된 호모 캐릭터나 여자에 대한 시각이 일종의 "덫"이라는 얘기다. 관심을 그리 쏠리게 만드는 덫.

    주인공 외의 캐릭터들도 그러한 관점을 그대로 노출시킨다. 제아무리 붕어빵 장사이더라도, 그는 엄연히 양주빨 좋아하는 청년이다. 주인공도 일종의 덫인가? 아니, 이 영화 자체가 보는 이의 시각을 가두는 덫인가?

 
00389862 [] メゾン·ド·ヒミコ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2월 06일 [수] 16:51:47
 
00390203 [ECON] Irrational Exuberanc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2월 11일 [월] 17:30:40
 
00390231 []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2월 12일 [화] 00:18:26

    딴로그야 딴로그답게 심각하게 썼지만(!) 여기야 안심각하게 써야 제맛이다. ㅎㅎ 암튼 친절한 금자씨와 같은 선상에서 이 영화를 보면 대단히 재밌다. 이 영화는 임수정을 위한 팬무비라고 봐도 좋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친절한 금자씨는 최고의 이영애 팬무비다.) 그리고 또 한 마지 덧붙이면, 대부분의 "좋은 동화"가 그러하듯, 이 영화는 아이들 관람가가 결코 아니다.

    봤다면 다 아실 것이다. 일종의 빼인트라 할 수 있을 "존재의 목적"도 그러하고, 10억 볼트의 전기도 그러하다. 구시대의 유물인 조립 라디오(그리고 자전거)에 목숨을 거는 주인공의 행태는 무엇을 의미할지. "흰옷"을 입은 이들이 뭘 의미할지 되씹어 보면, 이 장난같은 영화에 대해서 할 말은 대단히 많아진다.

    박감독은 일부러 12세로 맞추려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10대 또래들이 일부러 이 영화를 찾아주기를 그가 과연 바랄까? 아기자기함과 화려한 색상, 연소자 관람가를 강조하는 태도는 부자연스럽다. 사실은 그저 임수정이 좋아서 만들었어효~라는 생각을 감추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충전"과 "식사"가 의미하는 계층적 의미를 숨기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겠다.

    혹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는 사회를 풍자하려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렇건, 그렇지 않건 이번 영화, 너무 유치하다. 박감독도 유치하다. 유치함은 곧 어른스러움의 반영이다.

 
00391027 [] 虹の女神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2월 25일 [월] 01:38:04

    몇 명한테 이야기를 한 것 같기도 한데, 국민학교(난 분명 국민학교 나왔다, 초등학교 아니다) 다닐 때 내가 좋아했던 애를 대학 다닐 때 우연히 만난 적이 있었다. 때는 아이러브스쿨이 한창 유행하기 이전 시기였고, 동호회 모임에 놀랍게도 S가 나온 것이었다! 내 인생이 워낙에 그렇게 로맨틱한 것은 아닐진데 ㅎㅎ 아뭏든 데이트는 아니고 단체여서 술집에서 나오는 순간 10년 전의 일이 되풀이 되었다.

    역사는 되풀이될까? S는 내 손을 잡았고, 나야 술도 마셨겠다, 매우 흥겨운 마음으로 맞잡은 채 신촌을 걸어나갔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머리 속에 반짝, 하고 경고가 나갔다. 나는 그 이후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S가 잘 살고 있기만을 빈다.

    좀 더 과거로 돌아가 보면, 당시 나는 Y와 함께 S를 두고 경쟁(!)하고 있었다. Y야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친구랄 수 있는데, 언젠가 지나가면서 언급했듯이 언제나 그녀는 남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참으로 묘한 심리랄 수 있다. 이루어지면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두렵고, 안 이루어지면 안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괴롭다. 이도 저도 다 곤란하니, 당연히 사랑하는 과정 그 자체를 사랑했던 것 아니냐는 말을 들어도 싸다.

    대단히 상징적인 기억이 나는데, 그 당시 S와 나는 동네가 같았다. 가끔은 학교 끝나고 나서 우연히(!) 비슷하게 걸어가기도 하였는데, 나는 S에게 접근하여 같이 가지를 못하였다. 뒤쫓거나, 아니면 내가 앞에서 일부러 속도를 늦추거나 했었다. 부질 없다. 바로 그러한 상황이 당시 내 마음이었다.

    다른 애를 좋아할까라는 생각도 하지 않은 바 아니다. 그래도 결국은 S에게도 돌아갔었다. 생각해 보면 Y도 나와 비슷한 상황 아니었을까? 최종적으로는 내가 승리(?)하였다고도 할 수 있었지만, 결국 거리가 차이나게 되면서 연락은 끊겼다.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마음도 자연 법칙을 따라간다.

    바로 5~6 학년 때 이야기이다. 약간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제법 되풀이 된 역사이다.

 
00391202 [] La Science des Rêv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2월 27일 [수] 16:09:14

    공드리는 나와 비슷한 체험을 하였다. 가끔, 잠자다가 내 손이 갑자기 비대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조금만 손을 움직여도, 커다란 손이 휘청휘청하는 느낌이 든다. 그것도 나와 연결된, 나의 신체기관이 말이다. 잠잘 때 등이나 엉덩이 밑에 손을 깔고 자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듯 하다.

    결정적으로, 큰 손(!)이 되었을 때 꾸는 꿈은 뭔가 부끄러움과 관련이 있어서 그렇다. 여기에는 어떤 과학이 적용될까? 상상력이 실제로 권력을 쥐게 되는 바로 그 수면 상태는 어떤 섭리가 지배할까?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기보다는 과학일 것이다. 소심남 스테판이 펼치는 과학이라는 것은 종이와 전선, 몇 가지 다이오드와 철판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남자가 원하는 것은 스테파니일까?

    비-과학을 위한 과학이라는 것도 있긴 하다. 사하라 사막의 군중심리학이 방금 머리에 떠오른다. ㅎㅎ 결국은 수면 상태이건, 원제목 그대로 꿈이건, 현실이건 자연의 섭리가 개입한다는 의미다. 스테판의 과학은 스테파니를 사귀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논문(!)의 인용을 늘리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직장에서는 "파멸학" 달력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고, 집에서는 스테파니와의 데이트 약속도 잡게 된다.

    과학이라는 것도 결국은 논문처럼 인용수가 많아져야 일반적인 '과학'이 될 수 있다. 종이로 만든 스테판의 꿈세상은 따뜻한 느낌은 주되, 실제로 종이로 된 말을 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임머신도 소용이 없다. 시간 중요한 것을 누가 모르랴. 차라리 텔레비전을 갖다 버리는 편이 더 실현 가능한 기적이다. 쉽게 말해서, 스테판의 상상은 부질 없다. (친구로 나오는 Guy가 훨씬 긍정적이다. 이름부터 Guy이다.)

    그리고 그것을 스테판만 모른다. 스테판이 결국 스테파니를 사귀느냐, 안 사귀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스테판의 과학을 스테판만 인정하는 상황이 오래간다면, 결국 찌질이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동서양의 한 상상력한다는 이들의 초점이 찌질이로 모인다는 것. 어떤 의미를 지닐까? 찌질이 스테판은 멸종시켜야 마땅한가, 아니면 문화상품의 형태로 보존을 해야 할까?

 
00391263 [] Confidences trop intim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6년 12월 28일 [목] 17:43:59

    올해 본 영화 중에 "친밀한 타인들"은 아무래도 제일 섹시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눈빛과 음악, 분위기만으로 엄청나게 섹시한 분위기를 상영 시간 내내 내뿜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행하는 장면도 섹시했고, 남편이 갑자기 나타나 윽박지르는 장면도 섹시했다. 과연 저 두 주인공은 섹스를 할까, 하지 않을까? 아니, 이미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영화 안에서 그 부부가 같이 나오는 장면이 한 번도 없음을 우선 지적해야겠다. 부부끼리 통화하는 장면도 결코 나오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남편이 다리를 저는 상황이 그리 부자연스럽지 않다. 일종의 상징이라서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의식적으로 인정해온 불문율, "엄마 아빠는 같이 잠잔다"가 깨진 상황이라는 얘기다. 오히려 현재 이혼한 상태인 남자와 그 전 부인은 심심하면 같이 출연한다. 전 부인의 새 남자친구가 등장해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둘은 "권태"에서처럼 서로의 멘터 역할을 한다.

    게다가 세무사 사무소라는 곳 자체도 매우 불온하다. 숫자를 세는 곳, 재무재표나 뒤적이는 곳에 침대형 소파가 놓여 있고, 여기에는 두 세대에 걸친 남자의 물건들이 놓여 있다. 그리고 태연스럽게, 담배를 빨며 내뱉는 내용은 주변 상황가 어우러져서 대단히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원래가, 잘 어울리면 섹시하지 않다. 도발해야 섹시하다. 그리고 그 도발은 안어울리는 조합에서 출발해야 한다.

    즉, 모든 것을 자로 재는 듯 생활하는 세무사와, 모든 것을 마음대로 바꿔버리고 날짜나 시간 개념이 전혀 없는 여자는 대단히 근사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다른 의미로도 암시가 된다. 세무사의 전 부인이 사귀는 남자친구가 세무사와는 전혀 정 반대였기 때문이다. 섹시해서였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은 끝까지 유지된다.

    모순이 빚어내는 섹시함이다. 남자가 방을 청소하는 것도, 그림과 소파를 내다 버리는 것도, 그 대비를 보다 선명하게 하기 위함이다. 무의식적으로나마 알아차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자는 자기가 애지중지하는, 아버지의 라이터를 그 방에서 (의도적으로?) 잃는다. 허락이다. 섹스이다. 역시나 프랑스 놈들이다.

 
00391615 [] iPod nan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02일 [화] 23:11:48

    사실은 이 나노를 추석 때 구입했었다. 글을 지금 올리는 이유는, 그 때 찍었던 사진을 지금 컴퓨터로 올려서이다. --; 사실 카드리더키, 혹은 USB 연결이 참 귀찮긴 한데 언젠가는 블루투스로 사진기 사진도 옮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일부 휴대폰에서 그 기능을 지원하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주제를 벗어나면 안 되고...

    새로 산 아이포드 나노는 저번에 올렸던 나이키+를 돌리기 위해서 산 것이었다. (그런데 나이키+ 센서를 잃어버렸다. --;;; ) 원래 있던 U2는 U2대로 갖고 다니면서 들을 생각이었는데, 역시 사람 생각이 간사한 것이, 더 얇고 양도 빵빵한 나노(8G!)를 들이다보니 U2는 안 갖고 다니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U2는 서랍 안에 고이 모셔져 있다. 아무래도 이건 외장 하드로 써야 할 듯.

    하여간 옛날 사진이라서 뒤에 어렴풋이 보이는 파워북 12인치는 당시 내가 쓰던(!) 파워북이다. 지금은 포터블도 맥북프로로 바뀌었으니, 나노와 궁합이 정말 맞다 할 수 있겠다. (딴로그에는 맥북프로 자랑을 해 놓았다! ㅎㅎ )

    사실 나이키+ 외에도 나노를 구입한 이유는 휴대성과 귀차니즘에 있을 것이다. 지하철에서 좁은 화면으로 뭔가를 열심히 쳐다보는 게 여전히 정서적으로, 체력적으로 안 맞다. 버스도 마찬가지다. 눈 감고 음악 듣는 편이, 혹은 포드캐스트 듣는 편이 훨씬 낫다. 운전을 해도 라디오나 아이포드를 듣지, PMP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포드가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iTunes Store는 여전히 오리무중. 통신사가 음반시장을 장악했으니, 애플로서도 누구를 콘택트해야 될지 모를 형편이다. PayPal로 한다는 루머도 돌긴 했는데, 결국은 못 들어올 것 같다. 음반 시장이 빨리 "죽기"를 바라는 것이 더 빠를 듯. 김윤아 말대로 한국 음악시장은 죽었다. 안 죽었더 하더라도 곧 죽는다.

 
00391689 [] 2006년 내가 뽑은 영화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04일 [목] 01:06:53

    그래도 새해인데 기념할만한 글을 하나 올려야 되잖겠나. ㅎㅎ 올 한 해 동안 딴로그와 블로긴에 올린 영화 관련 로그를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딴로그(48편): Confidences trop intimes, La Science des Rêves, 虹の女神,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방문자, 타짜, The Devil Wears Prada, Flight 93, 해변의 여인, ゆれる, 시간, 69 (Sixty Nine), 秋刀魚の味, Monster House, スクラップ・ヘブン, 한반도, 真夜中の弥次さん喜多さん, Sophie Scholl, die lezten Tage, Der Fischer und seine Frau, 乱歩地獄, 茶の味, 5X2, La planète sauvage,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Munich, Invisible Waves, DaVinci Code, 가족의 탄생, Constant Gardner, London, Mission Impossible III, Shopgirl, La Pianiste, CACHÉ, Syriana, Lord of War, パッチギ!,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History of Violence, V for Vendetta, 눈부신 하루, Le genou de Claire, Letter from an unknown woman, SAW II, 달려라 장미, 청연(靑燕), 왕의 남자, 섬

    블로긴(70편): Confidences trop intimes, La Science des Rêves, 虹の女神,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メゾン·ド·ヒミコ,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방문자,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The Prestige, The Devil Wears Prada, The Assassination Of Richard Nixon, 金髮の草原,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電車男, ゆれる, 해변의 여인,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スクラップ・ヘブン, 시간, Key Largo, 마법사들, Diarios de motocicleta, 괴물, 내 청춘에게 고함, Coffee and Cigarettes, 好きだ, 한반도, 양아치어조, 박사가 사랑한 수식, ピンポン, Sophie Scholl, die lezten Tage, KLIMT, 亂步地獄, Rosemary's baby, The Dreamers, The Draughtsman's Contract, La planète sauvage, OFFSIDE, Match Point,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Munich, 벽속의 비사, Lemming, Constant Gardner, Cidade de Deus, Inside Man, 국경의 남쪽, Last Days, Shopgirl, La Pianiste, CACHÉ, Syriana, 박치기!, 귀여워, Dial M for Murder,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Pride & Prejudice, V for Vendetta, La double vie de Véronique, 음란서생, Le genou de Claire, Letter from an unknown woman, Merchant of Venise, 달려라 장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홀리데이, Mr. and Mrs. Smith, 섬, 청연(靑燕), 왕의 남자

    ||@@||여기에는 당근 블로긴에 올라간 글들을 위주로 선택한다....||딴로그는 딴로그대로 쓴다.||@@||

    최고의 영화:

    La Pianiste: 난 이 영화 때문에 하네케가 유럽의 김기덕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애써 외면하는 사랑의 한 단면에 대한, 대단히 폭력적인 묘사는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자신의 단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권하면 당신들도 볼 만한 영화:

    마법사들: 역시 울 수 밖에 없다. 괜히 한 컷으로 찍은 것이 아니다. 애써서, 일부로 그렇게 찍었다. 그리고 가슴을 사정없이 파고든다.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B급영화라는 것도 이제는 함부로 발설할 단어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 뿌리를 찾아가 봄직 하지 않겠는가.
    Syriana: 무조건 부시 욕하는 이들의 정신 상태를 점검할 때이다.
    Match Point: 우디 앨런 농담의 진화? 혹은 농담의 농담.

    권해도 당신들은 결코 보지 않을 영화: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한국, 특히 일제 때와 현재를 생각하지 않으면 영화 헛 본 것이다.  
    Le genou de Claire: 등따십고 배부르다면, 연애행각 생각이 나게 마련. 결코 옛날 영화가 아니다.
    귀여워: 사실 애정결핍 두 남자도 여기에 끼워 넣고 싶다. 주유소습격사건에서 분명히 진보한(!) 영화이다.
    : 낚시에 모두들 낚인 영화, 하지만 김기덕은 배우들을 극한 상황으로 모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우리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Confidences trop intimes: 카메라가 제맛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눈빛 또한 제맛이다.
    The Assassination Of Richard Nixon: 미국은, 서양은, 자본주의는 사람을 어떻게 파괴하는가? 하지만 나름대로 적응하면 그런대로 즐길 수 있는 잔인함.  

    안 권해도 당신들이 볼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찬욱이니까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보게 되어 있다.
    해변의 여인: 고현정이니까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보게 되어 있다.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이 영화를 봐야 쿨한 블로거 취급을 받는다.
    Coffee and Cigarettes: 다들 좋다고 하니까 좋은 줄 안다. 물론 좋은 영화다.
    음란서생: 사랑을 뺐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이 불운.

    권하고 싶지 않지만 어찌됐건 당신들이 볼 영화

    ゆれる: 모두들 오다기리에 낚이고만다. 주인공은 그가 아니다. 물론 그는 주연으로 올라와 있지만.
    スクラップ・ヘブン: 모두들 오다기리에 낚이고만다. 주인공은 그가 아니다. 물론 그는 주연으로 올라와 있지만.
    La Science des Rêves: 찌질이는 동서양 공통소재가 되었다. 쿨한 찌질이는 동서양 공통주제가 되었다.
    The Devil Wears Prada: 그래도 책보다는 낫다는 것이 위안이다.
    괴물: 해외에는 왜 안 통하는지 한 번 알아보자.

    권하고 싶지 않고, 당신들도 안 볼 영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안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여기서 웃음거리로 삼는 것을 못알아차릴 것이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너무 아펐다. 너무 아펐다. 너무 아펐다.  
    ピンポン: 정서에 맞지 않다. 일본에서나 통할 방식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Last Days: 음모는 잠시 잊자. 커베인은 왜 죽었데?
    KLIMT: 뷰티풀 마인드와 동급의 영화.

 
00391995 [] 2007년 전쟁의 징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08일 [월] 17:21:33

    http://www.telegraph.co.uk/ ... 01/15/do1502.xml>The origins of the Great War of 2007. 이 두 기사는 똑 같은 Niall Ferguson이 쓴 기사이다. 하나는 1914년의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 다른 하나는 1930년대의 뮌헨협정 분위기를 갖고, 전쟁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쓰고 있다. 두 기사를 하나로 바꾸면 간단하다. 미국보고 제국 노릇 똑바로 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생각해 봐야 할 점이 있다. 퍼거슨은 일단 석유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지 않나...로 기사를 끝맺음하고 있다. (진정한) 핵의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는 정보를 모르고 있을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을까? 1962년 쿠바 위기 사태가 현재의 이스라엘, 이란과 똑같진 않을 거라 하면서, 이란을 지금 치는 편이 앞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파국이 치르게 될 비용보다는 적으리라 예상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순이다 .

    1) 정보를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야 이야기는 쉬워진다. 자동차 엔진 하나 잘 못만드는 이란이 F-14를 개조해서 지금까지 운용하고, 각종 잠수함과 (핵) 미사일을 운용한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아닌, 서유럽이나 미국을 칠 수 있느냐이다. 퍼거슨이 여기에 대해 모르고 있고, 이란이 서유럽이나 미국을 칠 능력을 구비했다면, 이란을 지금 쳐 보건, 나중에 치건 소위 "자유" 진영은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 즉, "외교"로 해결하려는 쌀여사의 희망(기도?)이 올바르다는 얘기다. 구비하지 않았다면? 그의 말이 옳다(!). 이스라엘 정도만 지도에서 사라질(!) 테니까. 하지만 그것을 원하는 자 그리 많지 않다(?). 즉, 그의 말은 역시 틀리다.

    2)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그렇다면 복잡해진다.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얘기는 이란에게 그럴 능력이 있으며, 퍼거슨은 전쟁을 부추기는 꼴 밖에 안 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란을 치지 않으면서 일단 이라크를 확실히 제압하는 방법이 나올 수 있겠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현재 미국이 증파를 하는 것 외에, 수니파, 시아파에게 계속 싸움을 붙이면 된다. 이라크 내 종파싸움으로 혼란을 일으키면 현상유지는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는 타임지 기사(첫 번째 링크)에 자세히 나온다. 역사는 되풀이 될 수 있을까? 저런 식으로 미국의 페르디난드가 죽건, 핵전쟁이 발발하건, 현재의 유동성에 위험이 있다는 것만은 어김 없는 사실이다(현재는 달러를 없앨 수록 애국이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건 한반도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 듯.

 
00392105 [ECON] 저출산의 해법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10일 [수] 10:45:34
 
00392418 [] L'ENF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15일 [월] 11:43:54

    Tu veux savoir pourquoi j'étais là-bas? Pour m'humilier encore plus... m'humilier encore plus.

    어른들만이 즐길 수 있는 제일 재미나는 놀이가 바로 사랑이다.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잉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틈날 때마다 말하듯, 이것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그 본질이다. 서로간에 평평해서는 절대로 물이 흐르지 않는다. 그런데 자연은 매정하게도, 그 물을 바다로 흘러 보내 버린다. 그리고 인간은 무심하게도, 그 물이 역류하기를 바란다.

    자연이 먼저일까, 인간이 먼저일까? 떠나버린 내 사랑의 정부에게 다가가 볼을 비벼보는 행위는 정말 충격적이다. 제아무리 물을 흘려 보내도, 자기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 아니, 인정해 버리자. 그리고 나는 물을 흘려 보낸 나쁜 년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니, 아니다. 더 흘려 보내자. 더 이상 올라볼 수 없는 곳까지 떨어져 버리자. 비참한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어야 위안이 된다. 남에게 휘두를 수 없는 폭력이라면, 자기 자신에게 휘둘러야 끝까지 갈 수 있다.

    바로 비극의 원천이다. 비극 중에 유난히 연인, 가족 간의 비극이 많은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만이 비극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두 명(배우와 관객의 둘부터 시작이다)이 필요한 희극과는 달리, 비극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 정말 혼자라면? 자기 자신을 찔러야 한다. 개인 밖에 남지 않은, 소위 현대 사회라면, 자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올바른 길이다. 거울 앞에서 혼자 짓는 웃음은 영원할 수 없지만, 혼자 거행하는 죽음은 여러 사람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는다.

    그렇다면 혼자 찌르기, 혹은 사랑은 과연 운명일까, 우연일까? 다음의 대사도 무척 고전적이다.

    Alors, j'ai quoi, moi? Du destin ou de coincidence? ou d'histoire?
    On ne marche plus comme ça, parce-que c'est imposiible, parce-que je peux pas.


    운명이 기계적인가, 우연이 기계적인가? 영화 속, 프레데릭 교수는 우연이 기계적이라고 하며, 미학적으로 운명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물론 난 그 둘이 앞뒤로 합쳐진 histoire라고 본다. 우연을 운명으로, 운명을 우연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은 우연의 운명화일까, 운명의 우연화일까?

    프레데릭 교수 역시 혼자 찌르기의 달인으로 판명(!)되는데, 위의 "comme ça"가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비극으로 끝날 것임을 예감하고서 시작한 사랑은 과연 사랑인가? 아니면, 거기에 대해 오바하는 인간 자체가 비루한가?

    넓게 보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수 천 년동안 수많은 비극을 낳으면서도 우리는 꿋꿋이 살아왔고, 더 이상 말이 없게 되었다. 나도, 여러분도, 후회하지 않는다.

 
00392579 [] ハチミツとクローバ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17일 [수] 14:13:52
 
00393244 [] 여름이 가기 전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29일 [월] 00:59:41

    참으로 답답하다. 소연은 거짓말로 찰나의 위기를 모면해 보려 하고, 민환은 언제나 무심하게 그녀를 대한다. 그것도 제맘대로 대한다. 사정 뻔히 알면서 "어쩔 수 없어"라고 아주 조용히 다그친다. 이러니 소연을 쫓아다니는 재현이 "소연씨는 대체 누구에요?"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저도 제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소연이 어디로 향할지는 정해져 있다고 본다. 본의 아니게 두 남자의 이중(!) 배웅을 받기는 하였지만, 매력있는 사람(?)이라면 끝까지 가 보아야 제맛이다. 민환에게 향할 수 밖에 없다. "저 소연씨한테만 착해요. 저 착하다는 말 들은 적 없어요." 멍청한 말이다. 재현은 패배하였다. 제아무리 고시에 붙는다고 하더라도, 소연은 재현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소연은 과연 나쁜 남자에게 이끌리는 것일까? 민환은 나쁜 남자이고, 재현은 착한 남자인가? 좀 더 영리하게 구분할 수는 없나? 아니, 이런 구분을 뛰어 넘을 수는 없나?

    이 즈음에서 2년 전이던가 보았던 "바이브레이터"가 생각난다. "이 남자의 사랑은 본능이다." 그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여자는 자위를 한다. 즉, 소연은 민환을 통해 자위한다고 생각할 수 없을까? 나쁜 남자와 착한 남자의 대결 구도가 아니다. 계속 민환에게 당하고 살아도, "겨우 잊었었어요."라고 해도, 결국은 민환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소연이다. 민환은 "바이브레이터"이다. 기계(?)와 사람은 서로 쳐다보지 않는다. 민환과 소연도 서로 쳐다보지 않는다.

    민환은 겨울, 널 생각하는 날이 많을 거야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 이 대화는 소연이 할 말이다. 끝장면도 그를 떠오르면서 일종의 '자위'를 한다고 볼 수 있을게다. 소연은 바보같은 년인가, 아니면 불쌍한 년인가? 아니면, 최고로 이기적인 년인가?

 
00393392 [] Conversations with Other Wome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1월 31일 [수] 00:58:28

    화면 분할 기법이 생소하다거나 신기할 수는 있겠다만, 사실 대단히 오래된 기법 중 하나이다. (같이 본 우감독님(!)에게는 더더욱 그랬을 터이다.) 하지만 성실한 영화 관객으로서 나는 대단히 재미나게 보았다. 독립된 컷은 그만큼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두 사람의 현재 이야기와 과거 이야기가 양립하는 와중의 섬세한 표정 변화를 나타내기에는 화면 분할이 제법 어울린다.

    그리고 경고를 먼저 때리겠는데, 이 영화는 (당연히) 30 대 이상 관람가이다. ㅎ 난 정신상태가 늙었소!라고 한다면야 관람가랄 수 있겠다만, 영화 대사처럼 dirty old pervert이 되지 않으면, 이 영화를 여유롭게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둘에게는 과거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남녀의 차이랄 수도 있을 테고, 어떻게 보면 시간의 이야기랄 수도 있겠다. 관계의 시작과 끝은 워낙에 갑작스럽기 때문에, 순간이 영원하다는 느낌(!)을 주게 마련이다. 사랑하던 남자는 그 후, 사랑하던 여자는 그 후, 모두 행복하게 살았을까? 시간은 인간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사람이 시간에 개입한다. 지지고 볶는다.

    남자의 수작은, 여자의 되받이치기는 처음부터 예정이 되어 있었다. 비포어 선라이즈가 진화하여 비포어 선셋이 되었다면, 비포어 선셋이 이 '낯선 여인과의 하루'로 진화하게 될까? 역시 예정되어 있을까? 난 도저히 알 수 없을 시기이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한 것은 맞지만, 숫자의 의미가 적지 않음 또한 사실이다. 사실, 그런 의미에서 나이 들어가는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그들은 헤어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둘에게는 미래가 있었다.

 
00393577 [ECON] Night at the Museum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02일 [금] 17:22:01
 
00393698 [] 오래된 정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04일 [일] 23:27:17

    염치와 예의, 386을 만든 단어이기도 하면서, 386을 스스로 무너뜨린 단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람과 동물을 나누기 제일 간편힌 기준이 바로 염치와 예의이다. 제아무리 날고 기어도, 현장에 있던 사람들, 실제로 자신을 희생할 사람들을 농담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 말로 해서도 잘 모를 것이다. 뭔가를 보다가, 뭔가를 말하다가도, 아, 이건 아닌데, 할 때가 있다.

    사실 학생운동은 실패하기도 하였고, 성공하기도 하였다. 당연히 지금와서는 먹고사는 문제(!)가 더 급하기 때문에, 학생운동은 사람들의 미감에 맞지 않는 행동이 되어버렸고, 역시 똑같이 변해간다는 비아냥을 들을 만 하다.

    그래도 염치와 예의가 있다.

    언젠가 E는 시나리오를 쓰는 친구 중에, 멋진 남자와의 우연하되 뜨거운 사랑을 동경하는,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은 꼭 닫고 한 번도 사귄적도 없으면서 그런 얘기를 쓰려고 하는, 믿쑵니다 학생이 하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사실 모르는 편이 쓰기는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동경하는 그대로 쓰면 팔릴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워낙에 현실을 그대로 바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실제 그대로를 경험한, 그 찌질스러움과 구차함을 실제로 구사하고, 또 받아들였다면, 아예 그런 글을 쓸 수가 없을 것이다.

    좋게 쓰건, 나쁘게 쓰건, 화려하게 쓰건, 초라하게 쓰건, 글씨보다는 눈물이 앞서 나오는 그런 상황은 분명 존재한다. 쓸 수 없다. 말할 수도 없다. 예의가 아니다. 염치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쓴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엉엉 우는 모습밖에 남지 않는 것이 있다.

    부끄러움이 뒤섞인 채, 울면서 볼 수 밖에 없는 것. 모든 한국인은 태어나면서부터 부채를 지고 있다.

 
00393759 [] SCOOP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05일 [월] 17:11:14

    당연히 햄릿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셰익스피어가 현대 시대에 살고 있다면, 당연히 햄릿의 복수를 손드라의 특종으로 밝히지 않을까? 우울한 유럽 왕실의 근친상간과 살인 이야기를 밝디 밝은(?) 런던의 연쇄살인범 이야기를 쓰지 않았을까?

    아니, 그렇다면 우디 알렌이 현대판 셰익스피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우디 알렌의 이 영화는 미국과 영국의 미묘한(?) 차이를 뒤틀리게 표현한다. 일종의 영국과 미국 판타지에 휩싸인 아시아 관객은 그런 뉘앙스에 열광할 법 하다.

    영리하며 말끔하고, 세련됐으며 잔인한 귀족 청년이 살인마 잭이고, 예쁘지만 멍청하고, 의욕적이지만 순진하기 짝이 없는 미국 청년은 그야말로 기자에 딱 걸맞다. 게다가 우디 할배는 낄 곳, 안 낄 곳에 다 끼면서, "여러분은 백인종의 자랑(You're a credit to your race.)"이라고 외친다. 사실, 관객 모두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그야말로 백인종이 자랑할 만한 것이 다 나와 있다. 미국과 영국이라는 존재 자체가 백인종의 자랑 아닌가. class 시스템과 연쇄살인범, 브리티시 휴머에 가까운 우디 할배의 풍부한 대사는 인류의 자랑거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할배와 촉망받는 섹스심벌 간의 잡담이 영화화될 수 있는 토양 자체가 부럽다. 이 정도의 농담 따먹기라면 나도 여배우와 할 수 있겠다만, 난 경륜있되 유머가 풍부한 할배가 아니고, 잘 아는 여배우도 없다. ㅎㅎ

    대사가 정말 하나같이 귀엽고(!) 재미나다. 매치포인트에 이어서 또 우디 할배의 승.

    Well, did you accomplish anything besides a possible pregnancy?

 
00393898 [] この世の外へ クラブ進駐軍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07일 [수] 16:58:50

    '클럽 진주군'은 대단히 산만한 영화다. 생날선생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모든 주제를 한꺼번에 담으려고 하니, 제아무리 재즈와 오다기리 죠를 내세운다고 해도, 크게 호응받기는 어려울 영화다.

    하지만 그래도 일본 영화이기에, 일본 애들이 어떻게 또 '책임회피'를 할까 기대가 되기에 재밌는 영화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영화에는 같잖게도(!) 자이니치들이 나온다. 한글 메뉴판과 함께.

    게다가 흥미로운 장면이 없지 않다. 주인공 중 한 명의 형이 빨갱이(아카)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렛도파지(レッドパージ) 사건과 시기가 같다. 오다기리 죠만 아신다면야, 당연히 모를 일이다. ㅎㅎ 맥아더 정부가 일본에서는 렛도파지(공직과 민간회사에서 좌파추방)를 지시하고, 조선에서는 언론통폐합과 적산불하(토지의 미군정 이전)를 지시할 때가 이 때이다. 아마, 북조선, 그리고 북해도를 위협한 소련이 아니었다면, 걍 깨끗이 숙청당했을 그들이다.

    그리고 그 형을 타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전쟁 때는 도대체 뭘 하다가 이제서야 난리냐는 대사다. 당연하다. 30년대에 지도부들이 집단으로 천황폐하를 찬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일본국 헌법(평화헌법) 제정시에는 천황제를 반대한고 발언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제일 일본을 비판해야 할 세력마저 그리 왔다갔다 했으니 일본이 저모양 저꼴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가 왔다갔다 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니 재즈이니, 아니메이니 파고들 수 밖에 없게 된다. ㅎㅎㅎ

    제일 짜증나는 장면은 한국전쟁 전사자 수를 수놓은 마지막 화면이다. 미군 15만 명, 남한군 50만 명, 북한군 80만 명 등이 죽었다고 나온다. 정말이지 2차대전을, 걍 골목싸움 쫌 하다가 미국애가 때렸어요, 엉엉~으로 기억하고 싶은 모양이다.

    정말 반전 영화를 찍고 싶다면, 50년대 초, 오사카 반전투쟁도 한 번 찍어보삼. 자이니치를 전면에 등장시킬 수 밖에 없을 걸. (웃음)

 
00394278 [ECON] 행복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13일 [화] 03:05:14

    이 기사도 읽어보시라. ㅎㅎ 예전에 짝짓기 게임 글이 참조했던 Becker 교수 이름이 거론되길래 읽어 본 기사다. 정말 돈이 어쩌구, 성장이 어쩌구 하는 쪽은 거시 경제학이고, 태어난지 백 년도 안 되었다. 원래의 경제학은 사람의 행동 탐구가 맞다. ㅎㅎ

    즉, 이 기사에서처럼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선은 행복하다행복하지 않다를 나눈 다음, 어떠한 조건에 따라 행복한지. 어떠한 조건에 따라 행복하지 않은지를 나누게 된다(바로 이 객관적인 증명에 수식이 동원된다). 만약에 실증이 필요하다면 적당한 계량식을 여기에 덮어 씌우면 되겠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러이러한 조건에 따라 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끼는데, 그것이 행복이다. 대단히 논리적이다. 때려주고 싶을 만큼. ㅎㅎ

    사실 모든 이들의 행복이란, 결국 남들과의 비교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즉, 엄마 친구의 아들, 딸이 있는 한 우리는 영원히 불행하다.

    행복이라는 개념을 일종의 '완전균형'으로 파악해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있을 때의 파레토 균형은 내가 100일 때, 아니면 상대방이 100일 때, 혹은 50:50일 뿐이리라고 대충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될리가 없잖은가? ㅎㅎ 그렇다면 영원히 잡을 수 없는, 단기적인 불완전 균형일까, 아니면 원래 완전균형이지만, 그 자체가 불완전한 개념일까?

    기사의 말미에 보듯, 구도중인 스님만이 과학적으로(경제학적으로) 행복하다. 비교할 것이 없어서다. 일종의 해탈(解脫)이 되겠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스님의 행복과는 상관 없이, 절간의 행복이 될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비록 기사는 다루고 있지 않지만.

    syzipus의 예전 코멘트에 따르면, 슘페터도 증명하지 못했던 모양. ㅎㅎ

 
00394412 [] Paris, je t'aim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15일 [목] 03:13:03

    이 영화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을 할 수 있겠다만, 인물 하나 하나를 모두 "PARIS"로 놓고 보는 편이 제일 낫다. 그러지 않으면, 뭔가 될랑 말랑 하는데 갑자기 끊나버리는 이야기 구조가 미감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ㅎㅎ 게다가 자세히 생각해 보면, 대단히 사회 비판/풍자적인 면도 많다. 가령, 히잡을 쓰는 여자는 강요받아서 쓰는 것인가, 아니면 자아의 발로인가?

    마찬가지로, 낭만적인 도시에서 울러퍼지는 이민자 국가의 노래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똑같지는 않지만,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을 생각하면 되겠다. 아니, 역시 사람의 차이보다는 돈의 차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어느 아이이건, 고향의 노래로 달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아이이건 유모의 보살핌을 받지는 못한다. "오늘 약간 늦었군요~"

    사실 사람들이 제일 기대한 에피소드는 나탈리 포트만이 분한 내용일 텐데, 어느 쪽을 파리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누가 뭐래도 연인의 도시임에는 분명하니까 말이다. 연인은 발렌타인 데이 뿐만이 아니라, 파리에서도 독점력을 행사한다. 불쌍한 우리의 부세미 아저씨에게도 말이다.

    그런데 영국인들은 분하지도 않을까? 키스로 얼룩진 오스카 와일드의 묘가 파리에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 유령도 파리에만 출몰하는 듯 하다.) 하기사 영국에는 마르크스의 묘가 있다. 두 나라의 차이는 여기에서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겠다. ㅎㅎ

    차이나타운처럼 이해가 참 어려운 에피소드도 있기는 했지만, 제일 가슴 따뜻하게 본 에피소드는 아래의 에피소드다. (드빠르듀가 감독까지 맡았다!) 어느 도시에 있다고 해서, 무엇을 봤다고 해서 쿨한 것은 아니다. 쿨한 사람이 쿨한 곳에 가야 제맛이고,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멋이 자연스레 녹아들어가면, 그야말로 치명적인 섹시함이다.

    아니, 내가 에피소드 얘기를 했던가, 파리 얘기를 했던가? 서울을 사랑하지만, 서울을 미워한다. 파리도 마찬가지다. 사랑하지만 미워한다. 그런 대접을 받을 만 하다. 하지만 내가 아는 불어와, 내가 아는 지식은 있는 그대로의 애증을 방해한다. 다시 한 번 느껴봐야겠다. 곧 출국이다.

 
00394772 [ECON] 몽마르뜨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21일 [수] 23:14:39

    몽마르뜨르 Sacré Cœur 앞 계단에서 기타치며 노래하는 고딩들 사진이다. 2005년의 폭동도 사실은 고딩들이 주도하지 않았나 싶은데, 대선을 앞둔 파리 관광지는 역시나 태평스러운 모습이다. 그리고 진짜 시끄럽게 노래부르고 노는 모습은 다른 나라 고딩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데 얘네들 중 몇 %나 취직에 성공할까 생각하면, 역시나 우울해진다. ㅎㅎ 이 사진만 보면 인종구성비가 그대로 나오는 것 같은데, 확실히 수퍼마켓 같은 곳은 아랍계가, 경비원은 단연 흑인들이 압도적이다. 호텔 서비스직은 흑인이 좀더 많은듯. 까페 서비스직은 손님 접대라서 그런지 백인이 훨씬 많다. 백화점도 백인이 더 많다.

    이곳의 청년실업률은 25%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CPE(최초고용법)가 사라지면서 얘네들이 과연 어느 쪽으로 투표할지가 참 궁금하다. 방리으에서 축구하는 애들과 몽마르뜨르에서 기타치는 애들은 얼마나 다를까?

    아뭏든 얘네들, 보습학원을 다니지는 않는다.

 
00394894 [] Louvr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24일 [토] 01:48:28

    로마인 이야기(드디어 끝났다!) 안에 있는 흑백/칼라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로 보니 참 감동스러운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조각상이다. 당연히 진품(!)이다. 세계사 시간에 나오는 5현제의 마지막이면서, 로마를 주제로 하는 영화에 단골로 나와주시는 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염 패션이 유행하는 석상이기도 하다. 치마 길이가 유행의 주기가 있듯, 남자 수염도 유행의 주기가 있다.

    사진을 찍고 빠르게 지나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저 불쌍한 양반. 전쟁을 그토록 혐오했으면서도 20년 내내 전쟁터에서 살다가 죽은 양반. 그리고 아들을 후계자로 삼은 양반.

    길지 않은 인생이기는 하지만, 느낀 것이 있다면, 실력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혈통이나 각종 연줄이 갖는 아우라와 "때"가 맞아 주어야 한다. 전봉준이었던가, 이재수였던가. 시호(時呼), 즉 때가 와야 일이 이루어진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자기 장군들의 성향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련지. (실제로 아들이 죽은 뒤, 아우렐리우스 휘하 장수들끼리의 내전이 일어난다.)

    아들, 코모두스에게 제위를 물려 주어야 다수가 납득하는, 그런 분위기라는 의미다. 이것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진다. 누구의 아들, 딸이라는 아우라는 상상 외의 힘을 발휘한다. 리플리 씨가 제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결국은 범죄자가 되어야 그 아우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여러가지 다양한 형태의 '실력' 증명이 가능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실이 그런 법이던가.

    그렇다면, 국왕을 모시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권위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아래로부터 세워지는 권위가 물론 더 좋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권위도 때때로 거부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긴다.

    이런 감정은 보수화의 지름길일까? ㅎㅎ 그러한 권위, 시간(時間)의 흔적이 지닌 설명할 수 없는 힘. 부족하지만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가 없는 그런 부족함을, 그 힘이 채워준다. 그리고 한 번이라도 그런 힘을 느껴 보았다면, 그 힘에 평생을 걸 만 하다.

 
00395019 [] 포도나무를 베어라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26일 [월] 16:09:29

    상당히 어렸을 때, 신부님을 한 번 해보라는 제의가 있었다. 확실히 어렸을 때라서 답변도 천진난만한데, 나는 이렇게 답했다. "성당 못지어서 신부 못하겠는데요."

    새 성당을 지을 줄 알아야 신부가 되는 줄 알고 있던 어린 시절이다. 그리고 대학교 들어갔을 때에도 또 한 번 유혹(!)이 닥친다. 당시 K 신부님이 (주로) 간접적으로 신부되라 유혹한 것이다. (선뜻 내게 라틴어 문법책도 주었다!) 하지만 간접적이라서 그런지, 무심한 나는 신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뭐, 했더라도 재미나게 공부했을 것이다. 최소한 지금처럼 무식하게 개똥철학을 펴지는 않았을 테니까. ㅎㅎ

    전혀 될 생각은 없다. 천주교회가 교회 차원에서 대단히 잘못하는 일(내가 참을 수 없을 일이기도 하다)이 이제 눈에 보이기도 하고, 나만의 포도나무를 어떻게 베어낼지 궁리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도 사람들이 득실대는, ㅎㅎ 사회다.

    그런데 한 가지, 신부의 독신제도만큼은 앞으로도 계속 지키는 편이 낫잖을까 싶다. 시대가 바뀌면 동방정교회식으로 한다 하더라도, 신부에게 가정은 어불성설이다. 천주와 양떼를 이어주는 양치기는 지팡이와 개가 지켜주지, 또 다른 양치기가 지켜주지 않는다. 그것이 교리적으로도, 미학적으로도 제일 아름답다.

    (영화 속) 문 바오로는 좋은 신부가 될 것이다.

 
00395115 []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2월 28일 [수] 01:12:47

    2004년 11월 최고의 영화는 역시 비포어선셋이었을 것이다. 난 그 영화의 처음에 등장하는 서점이 영화용으로 만들었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게 웬 걸. 시떼 섬 남쪽 다리 앞에 덩그러이 실제로 있는 서점이었다. 1층과 2층, 정말 한 없이 정겨운 형태로 있었고, 검은 고양이도 한 마리 2층 안에서 자고 있었다(벽 속에서 울지는 않았다!). 게다가 타자기가 놓여 있었다! 그냥 전시용으로 꾸며 놓은 이유도 있었겠지만, 실제로 사진만 찍으러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 듯 싶었다. 영화도 영화였고, 분위기도 분위기다. 책들도 대부분 영어 책들이고, 걸린 사진들도 알 만한 사람들이 많다.

    파리 안에서 대단히 자연스럽게 불어보다 영어가 먼저 나오는 곳이 아마 이곳일 듯 싶다. 안그래도 성당을 괴물이 지키는 이 도시에 놀라는 이들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 있는 이 서점의 유지를 충분히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이 곳에 셀린이 찾아 왔었다. 제시의 책 발표회를 좇아서.

    굉장히 과감하게, 하지만 또 있을 법 하게, 헤어졌던 그들을 우연히 이끌게 된 이 서점에 셀린은 왜 들어갔을까? 10년동안 자라나게 된 그들은 10년 전의 무엇을 보려 했을까? 제시가 셀린에게서 보고 싶어 하는 것, 셀린이 제시에게 보고 싶어 하는 것, 그것을 지금은 알 것 같다.

    제시는 제시를 보고 싶어 했고, 셀린은 셀린을 보고 싶어 했다. 상대방은 10년 전의 나를 간직하고 있다.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노래, 장소, 시간에서 갑자기 그 때 그 얼굴과 말이 생각날 때가 있다. 추억이란 그리도 잔인하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갑자기 마음 안으로 떠밀어 넣어버리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책임이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

    당연히 추억의 책임이 아니다. 그것을 기어코 기억해 내고야마는 나의 책임이오, 머리 속의 그를 기어코 마음 속에 그리고 내고야마는 나의 책임이다. 내 탓이다. 분하다. 너무나 분하다. 말로는, 글로는 분함을 진정시키기에 부족하다.

    하지만 할 수 없다. 죄를 계속 짓고, 끊임 없이 자책하며, 연일 용서를 비는 것. 그것이 나의 일과가 되어버린다. 애써 즐거워 하면서.

 
00395259 [] Little Childre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02일 [금] 16:03:52

    책을 읽는다는 것, 그것도 보바리부인 씩이나 되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댓가가 없지 않다. 그 만큼의 생활의 활력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 정말 맞다. 왠지 모르게, 저절로 자라나버린 낭만의 감수성은, 역시 알게 모르게 나의 진전을 가로막을 때가 있다.

    바로 그 감수성이 문제다.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지만, 이 사람이 어느 정도의 섬세함을 갖고 있느냐는 그 사람의 가치를 매겨버린다. 나만이 인정하는 가치다. 누구도 인정하는 가치가 아니다. 누구나 인정할 법한 가치라면, 당연히 눈에 보여야 한다. 그러나 눈에 안 보이는 것, 그것 때문에 나의 눈이 바뀌게 된다.

    가령, 영화에서도 언급되는 보바리 부인은 실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우리나라 철종 때 나온 작품이니만큼, 보바리 부인 형의 인간은 어디에서나, 어느 때나 존재한다. 그런데 버지니아 울프만큼의 작가는 될 수 없어도, 하나 하나 빛나는 그녀들의 불빛은 보이는 사람에게서나 불빛이다. 이들은 왜 불륜(?)을 (결국) 선택했으며, 나중에는 다시 되돌리려 할까?

    핸드폰도 안 사주면서 혼자 잘 나가는 부인의 압박, 남의 팬티로 자위나 하는 남편의 압박 때문에 이들이 만났다고 할 수는 없다. 처음부터 아줌마들을 놀리기 위해 포옹과 키스를 한 당돌함과, 그것을 나름대로 받아들인 배려가 그들을 엮어냈다. 이렇게 쓴 것 자체가 변명처럼 들린다. 사실 이 영화에 나오는 성범죄자도 알고 보면 착한(?) 아이라 할 수도 있다.

    불륜의 불을 부처 불자로 바꾸면, 그 뜻은 부처님의 인륜이 된다. 헷갈릴 것이다. 눈에 안 보이는 가치를 좇다 보면, 순간 선악은 사라진다. 아름다움과 추함만이 남을 뿐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리틀 칠드런이다. 아이들은 과연 아름다움과 추함을 구분하는가?

    그렇지 않다는 데에서 희극도 생기고, 비극도 생겨난다. 사회는 아이들처럼 선악만 구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이 보호에 과민한 것도, 그것이 선하기 때문이지, 그것이 아름답기 때문은 아니다. 그렇다면 리틀 칠드런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에워싸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든 세상을 일컬음일 것이다.

 
00395333 [] Little Miss Sunshin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04일 [일] 02:05:34

    기타노 타게시일 것이다. 가족이란 아무도 모른다면 걍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는 말을 그가 했다. 정말 그렇다. 가망 없는 일에 자꾸 도전하는 아버지나, 담배 하나 못 끊는 어머니(자연스럽달 수도 있겠다), 모두를 증오하여 잠만 자고 싶다는 아들, 우울하고 교양있는 실업자 게이 삼촌, 이상한(?) 춤이나 가르치는 변태 할배를 합쳐 놓으면, 리틀미스선샤인이 나온다. 아래의 리틀 칠드런이나 아메리칸 뷰티에 비하면 대단히 밝게, 휴머로 치장하여 가족을 파헤친 영화의 그림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어버리게 만드는 것, 노랑 VAN을 같이 끄는 것 하며, 결국 가족이란 그런 것이 아니겠나 하는 소박한 교훈을 안겨다주니 참 좋은 영화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 우리 나라의 얘기로 돌려 보면 그리 소박해 보이지 않는다. 며칠 전에, 3년간 취업을 못한다며 싸움이 붙은 아버지와 아들이 경찰서까지 갔다는 뉴스를 혹 못 보셨는가.

    멀리서 보면 멋지지만, 가까이서 보면 추하다는 것. 미국 영화 속의 가족과 한국 현실 속의 가족이 그러하다. 스위트홈 자체도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니, 역시 답답해진다. 계륵(鷄肋)이 딱 이러할 것이다.

    극중 아들은 인생이 미녀대회라고 하는데, 아마 그 말은 진실일 듯 하다. 우리의 올리브가 아래 사진에 나오는 춤을 추는 것은 미녀들이 늘상 하는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동요를 불러야 제맛이라 생각하는 이가 절대다수다. 자기는 아니리라 장담 말라. 자기 자식으로 돌아가면 결국 눈을 가려야 할 상황이 분명 닥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어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를 그렇다라 말하지 못할 때가 많다. 임금을 벌거벗었다고 외친 이는 한 소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듣자 하니, 아이들은 아이 흉내내서 귀엽게, 오바스럽게 말하는 어른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한다.  

 
00395514 [] Music and Lyric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06일 [화] 16:49:42

    사실 음악으로 사랑의 연을 맺은(!) 적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음악은 음악이고, 살아가는 것은 역시 다른 문제이다. 하지만 그 "역시 다른 문제" 부분을 싹싹 제거하고 나면, 로맨틱 영화가 탄생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 각기 다른 양념을 뿌리면 더욱 더 먹기 좋아진다.

    그런데 도입부의 POP 뮤직비디오를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그 만큼 잘 만들어지기도 했거니와, 저 곡을 작곡/작사한 사람들은 과연 80년대를 어떻게 보냈을까? 조지 마이클의 팬이기라도 할까? ㅎㅎ

    사실 애착이 가는 노래는 대부분 옛날 곡들이고, '사연'이 있는 경우가 많다. 80년대이건 90년대이건, 기억 속에 있는 노래는 노래뿐만이 아니라, 그 노래가 주연일 수도, 조연일 수도 있는 하나의 상황이다. 그 상황을 기억할 때마다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 감정은 웃음으로도, 눈물로도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이 또 굳이 노래일 필요도 없다. 글, 사진, 영화, 모든 것이 다 포함된다. 심지어는 사람까지도.

    그래도 역시 "다른 문제"가 끼어들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온 후면 답답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한 번도 유명해진 적이 없는 아티스트가 이 영화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노래를 부르는 것이, 예술을 하는 것이 자기 인생이라 여길 수 있을까? 또, 그것을 칭송하는 것이 올바를까? 한 때의 취미였노라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아니, 말 자체를 해야 할까?

    물론 달콤하기만 한 이 영화가 "다른 문제"를 비빌 구석은 없어 보인다. 나이가 찰수록 팔아 치울 수 밖에 없는 자존심도 이 영화에서는 간단히 해결된다. 구수하기 그지 없는 노래와 엉덩이 흔들기는, 따라 부르고 따라 흔들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보고 나면 정말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영화다.

    casaubon@casaubon.tv/files/Pop' target='_son'>http://casaubon@casaubon.tv/files/Pop Goes My Heart.mp3">Pop Goes My Heart

 
00395562 [] Sacred Monster - Monstre Sacré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07일 [수] 11:16:22
 
00395827 [] Notre Dame de Pari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12일 [월] 01:16:00

    원래 뜻은 괴물이 아니라고 하지만, 가고일이라는 단어는 역시 괴물과 연관지어야 더 제맛이다. 특히나 노뜨르담은 시작부터가 유피테르 신께 바치는 신전이었으니 더욱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그 때문에 지하에 흑성모를 모셨다느니, 이단(?) 유물이 숨겨져 있다느니라는 말이 나온다. 천 년동안 일드파리를 지켜보던 건축물이다. (근원까지 따지자면 1500년 이상 됐을 것이다.) 당연히 그런 소문이 생겨날 법 하고, 실제로 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저 가고일을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 유쾌하다. 프랑크야말로 독선적이기 그지 없던 로마 가톨릭을 맨 처음 받아들인 게르만 계열 왕국이다. 그러면서도 저런 가고일을 없애지 않았고, 저런 괴물들 아래에서 숱한 국왕들이 제위식을 가졌으며, 지금까지도 미사를 지내고 있다.

    그러면 당시 저 성당을 만든 프랑크인들의 머리 속에 뭐가 있었을까? 그걸 계속 유지시킨 프랑스인들의 머리 속에 뭐가 있었을까? 중세 이후로 계속 "매우 그리스도틱한(?) 왕(Rex Christianissimus)"이 다스리는 나라였다. 종교전쟁의 피비린내도 상당했던 곳이었다. 그런데도 괴물은 묵묵히 파리를 지켰다.

    석굴암에 있는 사천왕상과 금강역사상과도 궤를 같이 할 것이다. 선한 것은 부처님의 상징으로, 예수의 상징으로 하되, 지저분한 행동(!)은 사천왕에게, 가고일에게 맡긴 것이다. 가고일이 악마라면 악마랄 수도 있겠다. 불교에서 말하는 마라(魔羅)의 형상이라고 해도 좋다. 그들이 우리를 지켜준다.

    악마가 우리를 지켜준다. 곧, 어둠이 우리를 지켜준다. 알고 있어야 한다.

 
00395937 [] Rois et Rein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13일 [화] 23:58:21

    엄청나게 산만하게 전개된 영화이지만, 마지막 에필로그를 보고 무너져내렸다! 세상에나, 이렇게 사랑스러운, 정겨운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가 많지 않아서이다. (영화 자체로만 보자면 Confidences trop intimes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데플레셍은 새로운 발견이다. 이 감독 것도 찾아봐야겠다.) 특히나 마지막 노라의 시가 백미(白眉)이다.

    L’eau, c’est la soif qui nous l’apprend.
    La terre, une fois les mers traversées.
    L’extase, après les agonies souffertes.
    La paix, les guerres racontées.
    L’amour, c’est un mémorial…


    극중에서는 남편이 말해주었다고 나오는데, 찾아보니 원래는 Emily Dickinson의 시, "Water, is taught by thirst"였다. 그러고보니 제우스와 레다의 신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 주제를 갖고 만든 Yeats의 시, "Leda and the Swan"과 위, 디킨슨의 시도 모티브가 될 수 있겠다. 특히나 아래, 에필로그 장면에서의 남자와 아이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위에 인용한 시를 풀이하면 그대로 대사가 나온다.

    아버지와 첫 번째 남편을 죽이기는 하였지만, 그것은 레다가 낳은 아이 넷 중 둘이 인간이고, 둘이 신이었다는 내용의 변형과 다름 없을 것이다. 노라의 기억과는 배치되는 진실, 그들은 모두 노라를 증오한 '인간'들일 따름이었다. 지극히 사랑했으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남자가 있다. 두 번째 남편과 아들이다. 까뜨린 드뇌브에게 "Vous n'avez pas d'âme"이라고 말할 줄 아는 남자이다. 프로이트를 잊으라는 말도, 결국은 라캉을 등장시켜야 얘기가 되겠지만, 저 남자는 여자를 없앤 남자다. 신이다. 그리고 그 신에게 위 시와 함께 아들이 나오니, 당연히 살아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살아남은 신들은 이 모든 난리법석을 모두, 물과 땅, 행복과 평화, 사랑으로 되돌린다. 다섯 가지 원소가 모두 모이게 되는 것이다. 아... 역시 근본은 그리스 신화인 것이다.

 
00396286 [] The pursuit of happines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19일 [월] 23:10:13

    요새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주 묻는다. 행복하냐고. 행복하게 살라고. 좋지 않아? 행복하기만 하면.

    제아무리 암울한 레이건 시기라고 해도, 이 회사의 인턴은 4시면 퇴근할 수가 있는 분위기다. 선진국이 되려면 그런 분위기부터 따라가야 하잖을까 싶은데, 어림 없다. 한국이 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십 중 팔구 '야근의 힘'덕분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에 뭐가 있나? 제아무리 제철소 짓고 해도, 철을 녹인 물을 갖고 철의 강도를 바로 맞출 수 있는 장인이 과연 있긴 있나? (제발 당진제철소가 성공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다들 파이낸스이니, 증권이니, 쉽게 돈벌 궁리를 많이 한다. 탓할 바는 못된다. 크리스 가드너조차도 장인이 되기보다는, 금융 알까기 전문으로 성공을 거뒀으니,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빨리 벌려면 금융이 최고다. (여담인데, 룩셈부르크의 은행은 알아도, 룩셈부르크의 철 고로는 잘 모른다.) 더구나 한국은 기본 기술이 아무 것도 없는 나라이니 더더욱 그 쪽에 집착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행복하나요? 정규직이 되면 행복하나요? 보유세를 아무 생각 없이 낼 정도는 되어야 행복하나요?

    또 다시 묻는다. 책 읽으면 행복하나요? 내면을 볼 줄 안다고 생각하면 행복한가요?

    결국 또 자신에게 파고들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크리스 가드너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무엇보다도 브로커를 선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지가 정말 멋져서"라는 답변을 생각할 줄 아는 자세때문이 아닐까. 지위를 향해, 돈을 향해, 아파트(?)를 향해 달리는 인생은 분명 처량하다. 하지만 그런 인생을 빈정거리는 인생 또한 분명 천박하다. 자기 자신을 볼 줄 알아야, 자기 자신을 제멋대로 늘렸다 줄였다 할 줄 알아야, 그나마 행복해질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언제나' 행복하지 않다. 행복은 언제나 과거 속에 희미하게 느껴질 뿐이다. 사실 다 필요 없이, 즐겁게 사는 것이 정답일지 모르겠다. 다시 되풀이되는 고민도 여전하다. 즐겁되 즐겁지 않은 것이고, 행복하되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내가 나를 넘어서면 또 다른 내가 기다리는 법.

    그리고 따뜻한 날씨 조차도 너무나, 눈물나도록 행복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눈물 나도록.

 
00396361 [] The Holy Mountai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20일 [화] 23:33:47

    구 허리우드 극장(헐리우드라고 하면 맛이 안 난다)은 일종의 홀리마운틴이라 할 수 있다. 그곳의 확 트인 옥상은 흡연자에게는 정말 천국이오, 콜라텍에 드나드는 할배할매들에게도 역시 천국이다. 내게도 성스러운 건물이다. 다만 콜라텍은 요새 운영이 금지된 모양이다.

    내가 굳이 여기를 기억하는 것은, 과도하게 하루키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바이준' 때문이다. 그 때 영화를 같이 봤던 이와는 여러 추억을 갖고 있다. 비단 영화때문만이 아니다. 추억을 잠칭하는 유령때문에 더더욱 그 극장은 성스럽다.

    확실히 유령이다. 기타를 둘러맨 긴 머리 청년과 짧은 치마 아가씨, 그리고 바깥에서 소주를 기울이는 할배들이 기묘하게 어우러진 이 동네를 거쳐야 필름포럼에 도달할 수 있다. 점집, 분식집, 해장국집, 모텔, 상가, 노상주차장이 없는 필름포럼은 놀이터 없는 아파트단지와 같을 것이다. 들려도 좋다. 놀아도 좋다. 그러나 결국은 올라와야 한다.

    올라오지 않는 이들이 훨씬 많다. 아트시네마가 이사온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나라도 봐 줘야 장사가 될 것 같은, 그런 영화를 보려면 시간과 수고를 들여야 한다. 옥상의 바람과 빈집이 생기지 않는 낙원아파트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맛은 고백성사를 마치고 나올 때의 기분과 같다.

    하지만 진짜 재미는 그 이후일 것이다. 영화 홀리마운틴의 엽기적인 장면들은 처음이 아니라, 뒤로 갈수록 핵심에 다가선다. 산을 내려가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정상에는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목표는 펑 하니 사라지고만다. 산이 있어서 오른다? 올랐기 때문에 내려가야 한다.

    그 낙법이 무엇일까? 계단을 따라 내려갈까, 엘리베이터를 탈까? 잠깐 동안 현실을 위에서 바라보며 영화를 봤지만, 결국은 저자거리로, 종로로 나설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필름포럼에서 집에 가는 길은 언제나, 유령들이 벗을 자청한다. 여기도, 저기도, 추억 뿐이다.

 
00396430 [ECON] 집값이 실업을 유발한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21일 [수] 22:14:55
 
00396498 [] 로뎅박물관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22일 [목] 23:51:29

    고마태오 신부(돌아가셨다)의 소설, '이 세상의 이방인(異邦人)'을 보면(난 이 책을 세로읽기로 읽었었다;; ) 앙발리드(L'hôtel des invalides)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소설 속 그는 앙발리드가 병신 아이가! 하면서 오해(?)를 했었다. 그 때, 그러니까 고신부가 보았던 파리 7구는 50년대 말의 파리다. 월남 독립전쟁 할 때의 파리라는 얘기다. 뭐 틀린 말은 아니라 하겠다. 월남에서의 프랑스와 뤼미에르의 프랑스를 항상 같이 보아야 한다. 포클란드의 영국,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의 영국을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병신 묘지라 보아야 할 이유가 없지 않다.

    그리고 그 앙발리드 옆에는 로뎅박물관(Musée Rodin)이 있다. 로뎅의 집이었다. 일본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박'이라고들 알고 있는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가 열린 한복판에 그의 집이 있었다. 이 만박은 기억하셔야 한다. 1905년 자결한 민영환이 바로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로뎅이 당시 고종이 직접 명령을 내려 꾸린 한국관을 보았는지, 혹시 민영환이 로뎅의 집을 방문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사실 7구는 그 때나 지금이나 달리진 바가 거의 없다. 대사관이나 고급주택이 19세기 때 지어진 그대로 남아 있는 것 하며, 앙발리드 쪽을 제외하면, 도로의 폭도 대단히 좁다. 요는 이렇다. 로뎅은 대단히 부자였다.

    어떻게 보면 로뎅의 조각이 지금 별 볼 일 없다고도 볼 수 있을 듯 하다. 게다가 로뎅은 공장처럼 조각을 찍어 냈었다. 다만 로뎅의 조각은 정말, 19세기 원형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까미유 끌로델에게는 안타까운 말이 될 수도 있겠다만, 끌로델이 여자 로뎅이지, 로뎅이 남자 끌로델은 아니었다. 실제로 로뎅 집에 있는 끌로델의 조각을 봐야만 내 말이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런데 맨날 신이나 성인, 혹은 국왕의 조각만 보다가 갑자기 현실감 있는 조각들을 만들어낸 타이밍, 그 타이밍에 로뎅이 우연히(?) 위치해 있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예술가답지 않게, 생전에 대성공을 거둔 로뎅은 딱 반 발자국만 앞서간 것이다. 천재가 아니었기에 성공했을까, 아니면 정말 영악한 천재라서 성공을 했을까?

    로뎅 박물관 전체가 그런 분위기를 내뿜는 것이 참 인상적이다. 들어가는 데에 1유로 밖에 안 하는 사진 속의 정원은 크지도 작지도 않다. 보통의 정원보다 딱 반 발자국 정도 앞서나가는 정도다. 물론 엄청나게 비싼 조각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 있다는 차이가 크기는 크지만, 시사하는 바 역시 거대하다.

    병신, 민영환, 파리, 로뎅, 끌로델, 정원. 그리고 반 발자국과 한 발자국.

    전통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전통을 이룩한 사람, 그런 사람의 조각은 역시 보는 편이 이롭다.

 
00396544 [사람] 300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23일 [금] 23:34:34

    L은 친구이다. 그리고 내게 태권도를 가르쳐 줬었다. 태권도때문라서이기도 하겠지만, 말이 많지 않았다. 당연히 처음부터 친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우리 둘은 친구가 되었고, L은 연애도 시작하였다. 알고 봤더니 여자 홀리는 데에는 꽤 일가견이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 태권도 실력만은 문제였다. 워낙에 운동신경을 타고나지 못 한 탓인지 품새나 겨우 따라갈 정도였다. 그러나 L은 개의치 않았다. 품새라도 하니 어디냐였다. 뭘 가르치고 하는 것은 역시 친구 사이에서는 잘 안 통하는 모양이라 멋대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L이 태권도를 하지 않으려 해서였다. 종로 어디였었던가, 시비가 붙었다고 한다. 물론 그는 서 있기만 했었다. 계속 서 있기만 했었다. 무슨 말을 가슴으로 듣건, 무슨 주먹을 가슴으로 맞건 그는 서 있기만 했었다. 약간은 술살도 올라 있던 그였지만, 그런 상황을 참아낸 것은 약간 부풀어 오른 그 살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일만 있지는 않았다. 교회를 독실히 다니기는 하지만 술먹은 다음 노래도 멋지게 부르곤 하는, 그는 유독 내 안부를 궁금해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의 여자친구도 바뀌었고, 장가도 가게 되었다. 또 다른 문학(!) 친구 M이 그의 사진을 찍어 주었고, 나는 눈짓으로만 축하해 주었다.

    진득함이란, 아무래도 그를 일컬음일 것이다. 그의 가족에 안녕과 즐거움이, 자연스러운 우아함이 계속하기를 바란다. 아니, 당연히 계속 그러할 것이다.

 
00396729 [] Das Leben der Andere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27일 [화] 00:27:33

    책, 포장하실래요?

    „Es ist für mich.”

    이제서야 눈물이 나왔다. Deutscher Sozialismus를 위해 한 평생 편지감찰을 했던, 그리고 지금은 통일된 조국의 광고지 배달을 위해 한 평생 살아갈 한 남자의 입에서 저 말이 나왔다. 30막을 내야 하지만, 저 책은 온전히 그의 책이다. 처음으로 그는 자기 '인생'을 갖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독일어에서 '사회주의'는 남성 명사이다. 그리고 아트(Kunst)는 여성 명사이다. 삶(Leben)은? 문법적으로 부정형(der Infinitiv)이 그대로 명사화되면, 중성명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삶은 중성 명사이다. 즉, 비슬러는 예술에 눈을 뜨게 되면서, 창녀에게 몸을 사기도 하고, 음악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질서(묘하게도 여성명사다)를 깨고, 드디어 중성 명사 "삶"으로 복귀를 하는 것이다. 마지막에 등장한 책(Buch)도 중성명사다.

    그리고 저 답변도 es로 시작한다.

    사실 소위 사회주의 치하의 독일과 현재의 독일이 달라진 점은, 마르크의 소멸 외에 아무 것도 없다 볼 수도 있다. 영화 속에 대사로도 나온다. 옛날이 더 좋았다는 점을 오씨들(Ossis) 대부분이 알고 있다. '저항'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다면 그것이 고귀할 때 뿐이다. 통일은 그 고귀함을 앗아가버렸다. 이 영화는 이념 영화이되, 이념 영화가 아니다. 고귀함의 영화다.

    그러나 그런 고귀함, 그것을 알아차리는 그 찰나(刹那)는 결코 쉽게 경험할 수 없다. 당연히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다. HGW가 안타까워서, 그의 사랑이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문득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 버리는 그림과 음악, 시는 사람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그것이 바로 고귀함이오, 예술이 가진 거대한 힘이다. 때로는 그 힘이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HGW/XX7이 눈물을 흘렸던 장면을 생각하니, 또 다시 눈물이 고인다. 무너져 내리는 마음, 무너져 내리는대로 놓아두겠다. 영화 속에 나오는 브레히트의 시, "마리 A의 추억(Erinnerung an die Marie A.)"을 첨부한다.

    ||@@||more...||close||@@||

    나의 의역이 섞여 있다.

    An jenem Tag im blauen Mond September 푸르렀던 9월의 어느 날
    Still unter einem jungen Pflaumenbaum  어린 자두나무 아래서
    Da hielt ich sie, die stille bleiche Liebe 나는 말없이 그녀를, 그 조용하고 창백한 사랑을,
    In meinem Arm wie einen holden Traum.  우아한 꿈을 꾸듯 품에 안았다.
    Und über uns im schönen Sommerhimmel  우리 머리 위의 아름다운 여름 하늘에는
    War eine Wolke, die ich lange sah  오랫동안 보아 온 구름 한 점 떠 있었다.
    Sie war sehr weiß und ungeheuer oben  아득히 높은 곳의 새하얀 구름은
    Und als ich aufsah, war sie nimmer da.  내가 올려다 볼 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Seit jenem Tag sind viele, viele Monde  그 날 이후 여러, 여러 세월이
    Geschwommen still hinunter und vorbei.  소리 없이 흘러가고, 또 흘러갔다.
    Die Pflaumenbäume sind wohl abgehauen  나무꾼들이 자두나무도 베어 없앴을 것이다.
    Und fragst du mich, was mit der Liebe sei?  너는 내게 묻는다. 그 사랑은 어찌 되었느냐고.
    So sag ich dir: Ich kann mich nicht erinnern  나는 답한다. 기억할 수 없다고.
    Und doch, gewiß, ich weiß schon, was du meinst.  그리고, 난 잘 알고 있다.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Doch ihr Gesicht, das weiß ich wirklich nimmer  하지만 그녀의 얼굴, 하얗던 그녀의 얼굴은 정말 기억나지 않는다.
    Ich weiß nur mehr: ich küßte es dereinst. 그녀에게 해 주었던 키스, 그것만이 기억난다.

    Und auch den Kuß, ich hätt ihn längst vergessen  그리고 그 키스도, 아마 오래 전에 잊혀졌을 것이다.
    Wenn nicht die Wolke dagewesen wär  구름이 거기 떠 있지 않았더라면.
    Die weiß ich noch und werd ich immer wissen  그 구름은 지금도 생각나고, 앞으로도 생각날 것이다.
    Sie war sehr weiß und kam von oben her.  정말로 새하얗고, 높이 떠 있었다.
    Die Pflaumenbäume blühn vielleicht noch immer 자두나무도 아마 계속 꽃을 피웠을 것이다.
    Und jene Frau hat jetzt vielleicht das siebte Kind  그 소녀도 아마 일곱 번째 아이를 가졌을지 모르겠다.
    Doch jene Wolke blühte nur Minuten  그 때 그 구름은 잠깐 피워올랐다.
    Und als ich aufsah, schwand sie schon im Wind.  그리고 내가 올려다 보았을 때, 구름은 이미 바람에 실려가고 없었다.

    --- 내 글 보기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이 "타인의 삶"을 추천한다.

 
00396850 [] ベロニカはē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3월 29일 [목] 01:35:09

    ベロニカは死ぬことにした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어쩔 수 없다. 내가 알고 있는 베로니카를 떠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녀도 어느 날인가 손목을 그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그녀를 알기 전의 일이었다. 비슷한 시도를 한 또 한 명도 생각난다. 어떻게 하랴. 영화는 모범해답만 제공한다. 결국은 스스로 치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손목을 그은 그녀도, 비슷한 시도를 한 그녀도 병원은 그저 통과하는 곳이었을 뿐이다.

    ”私の世界にはなんでもあるけどなんにもないの。"

    당연하겠지만, 나는 good listener이다. 언젠가 내가 H에게 했던 말이다. 하지만 H는 되려 내가 그러하다 답해주었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다. 이유는 두 가지다. 남이 할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것, 그리고 남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사못 대조를 이루기는 하지만 그 형태는 동일하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아도 그 자체가 치료요, 사랑이다. 영화 속의 끌로드 역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토와는 스스로 자위를 하였다. 끌로드 앞에서.

    사실 영화, 바이브레이터가 연상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좋아하는 감정, 혹은 싫어하는 감정이 있어야 한다. 요는 본능이오, 감정이다. 즉, 자기 자신이다.

    "いちばん嫌いな私へ"

    결국은 자신의 문제다. 남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완전히 자기와 일치를 이루던지, 아니면 완전히 무시하던지 둘 중 하나다. 그래서 갑자기 깨닫거나, 갑자기 칼을 긋거나 할 수 있다. 자기와의 결투다. 총이건 칼이건, 순간적으로 아름다운 선을 그려낸다. 대단히 아름다운 선이다.

    나의 베로니카. 너를 듣는다. 너를 본다.  너는 살아 있다.

 
00397050 [사람] The Break-Up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01일 [일] 23:16:16

    그 후로 남자와 여자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당연히 저 남자와 여자가 (같이) 행복하게 살았을 수도 있을 테고, (따로) 행복하게 살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리야 어쩔 수 없다. (같이) 행복하기를 나도 바라고, 가족도 바라고, 제3자도 바란다. 친구들만이 우정을 과시하려고 언제나 주인공을 위하는 척 해줄 뿐이다.

    제 3자의 생각은 일단 버리자. 사랑은 언제 끝날까?

    최근에 연애문답이 유행을 탔던 것 같은데(난 국빵님에게 지목받았으나 하지 않았다.;; ), 두 글자로 사랑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하다는 질문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본 사람들 대부분은 사랑에서 믿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썼다. 믿음이 중요하긴 하다. 그렇다면 믿음이 깨질 때 사랑이 깨질까?

    아닐 것이다. 닭이 먼저이니 달걀이 먼저이니를 따지자는 말같긴 하지만, 사랑이 없어지는 건 순간이오, 그것이 헤어짐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순간이다. 이유를 생각하기도 전에 끝난다. 즉, 이유는 없다. 사랑이 지나갈 뿐이다. 그리고 이 교훈을 언제나 잊는, 아니, 애써 무시한다. 뭔가 이유, 혹은 희생양이 있어야 내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고백기도(Confiteor)나 읊어 보자.

    Mea culpa. Mea maxima culpa.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K는 미안하다 했었다. 우리 사랑했으면 된 것이었노라 말하였다. 그리고 그 날, 결코 잠을 이루지 못 하였다.

    저 기도를 할 때는 가슴을 세 번 친다. 4월 1일, 오늘도 난 가슴을 세 번 쳤다.

 
00397227 [ECON] FT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04일 [수] 18:34:41

    http://news.yahoo.com/s/afp ... _070328195640>일본도 때리기 시작했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FTA는 WTO의 종말일 수 밖에 없고, 앞으로 어차피 WTO는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닥치는데로 빼 먹어가려는 호랑이의 등에 올라탈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상 호랑이다. 이 미국 호랑이는 앞으로 누구든지 그 살을 빼 먹으려 달려들 것이다. 한국이 등 위에서 같이 살을 빼앗아 먹을 수 있을련지. 이 FTA는 한국과 미국이 서로 절실히 원했기 때문에 이뤄졌다.

    관전포인트:

    1. 일본과 중국이 어느 정도로 공장을 옮기는가?
    아는 사람은 알지만 중국보다 생산단가가 싼 것은 의외로 많다. 일본과 중국이 망해가는 거야 좋을 일이지만, 문제는 땅값.

    2. EU와의 협상이 얼마나 진척되는가?
    입이 근질근질했는데(그동안은 의도적으로 무시하라...가 명령이었으니 ㅎㅎ), 드디어 뉴스에 많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국 목장에서 EU와 미국의 혈투가 벌어질 듯.

    3. 북한과 미국의 기싸움
    자주권이 없는 한국은, 태생부터가 걍 가축(혹은 사냥개)이었다고 보시면 되겠다. 미국 공장주 입장에서 바로 북한에 가고 싶어 안달일 테고,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의 설비(만) 탐날 것이다. 미국은 어느 정도까지 북한의 나와바리를 인정할까?

    4. 달러 본위제의 향방
    위 링크된 뉴스에서 보면, 미국은 역시 수출입국을 하려고 마음 먹은 모양이다. 그러려면 국제통화로서의 달러를 포기해야 한다. 누가 피해를 볼까? 비-달러권? 아니면 자본주의 전체?


    결론: 각 개인은 스스로 잘 사는 수(?) 밖에 없다. ㄲㄲ

    피할 것: 말로 밥을 먹는 직종
    접할 것: 기술로 밥을 먹는 직종

 
00397316 []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06일 [금] 01:36:12

    옛날식 가죽 공장에 가 보면 안다. 나도 전혀 몰랐었는데, 페즈(Fès, فـاس)에 가고 나서야 알았다. 악취가 진동한다. 귀여운 양털 아래에, 죽으면 나오는 악취가 염색공장을 모두 뒤엎는다. 처음 가 보는 이들에게는 옥상(?) 쪽으로 올라가서 보기를 권할 정도다. 그리고 이 악취를 무엇이 없애나? 약품도 있기는 하겠지만, 일단은 햇빛이다. 엔트로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양이 가죽을 남기건, 사람이 이름을 남기건, 둘 다 악취를 남기는 것만은 사실이다. 당연히 사람을, 인생을 생각나게 만든다. 자연을 유지하려면 광합성이 필요하다. 신선한 향기를 '일시적으로나마' 선사하려면 향수가 필요하다. 예술을, 아름다움을 제조(!)하려면? 평소에는 올바름과 그름의 인식을 갖고 살아가더라도, 한 순간, 미추의 인식이 필요하다. 그루누이의 경우는, 산제물이 필요했다.

    Grasse의 민중들에게는? 산제물도 산제물이지만 카니발이 필요했다. ㅎㅎ 강한 '한 방'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꼭 Grasse 사람들 얘기는 아닐 것이다. 강한 것 한 방이면 누구에게나 엎드려 절할 수 있고, 그것을 단체 오르가즘(?)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이것은 논리나 합리가 아니다. 잔인한 섭리다. 다른 한 편으로는 대단히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하다. 엔트로피가 낮아지는 광경을 보기란 상당히 어렵다. 향수 한 병, 14명의 희생자라면, 마을이 살 수 있다.

    사실 저리 거창하게 보지 않더라도, 워낙에 서양사 전공의 괴팍한 소설가가 쓴 책인지라, 그르누이를 예수로 봐도 무리는 없잖을까 싶다. 예수는 일종의 종교적 태양이기 때문이다. 태양의 역할처럼, 종교계의 엔트로피를 낮췄다고 볼 수 있겠다. 모든 사람을 무아지경에 빠지게 하고, 자게 제자들을 모두 희생시킨 다음, 자기도 승천(?)한다. 주변인들은 성체로 그르누이를 받아들이지만.

    그렇다면 천재를 새로 정의내릴 수도 있잖을까? 아름다움으로 엔트로피를 낮추는 존재.

    원래가 태양을 맨눈으로 볼 수는 없는 법이다. 숭배할 만하다.

 
00397398 [] Porcile (돼지우리)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08일 [일] 01:17:43

    난 파솔리니를 사랑한다.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라도 많이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이 돼지우리도 생각 이상이다. 사실 만들어진 때가 때인만큼 1968년의 그 사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극중 율리안이 내뱉는 말들은 다름 아닌 파솔리니의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는 그 때부터도 회의적이었다.

    "né obbediente né disubbidiente"

    무엇에 대해? 대사 중에서야 분명 아버지에 대해서였다. 당시 분위기에 휩쓸린 이다와는 달리 율리안은 시종일관 농담과 냉소를 퍼붓는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안다. 그는 '돼지'에 대해 복종도 하지 않고, 거역도 하지 않았다. 미야자키의 포르코 로소와 율리안의 차이는 무엇일까?

    '산업화'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는, 혹은 박탈당한 일본이었으니, 포르코 로소는 어설픈 평화주의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양의 본부, 이탈리아 감독은 그 핵심까지 파고들었다. 돼지에 대해 복종도 거역도 하지 않는다면, 돼지는 누구인가?

    아버지의 대사에 나온다. 유대인 볼셰비키 인민위원회(commissari bolscevichi ebrei)이다. 그는 기가막히게 어울리는 조합이라며 크게 웃어제낀다. 여기서 속으면 안된다. 레닌이나 케렌스키가 유대인이었다? 뭐, 그럴 수 있다. 그보다 앞서 브레히트와 그로스(Grosz)가 언급된다. 그로스는 브루주아를 돼지로 그린 그림으로 유명해진 사람이다. 브레히트야 두 말 할 필요 없는 '빨갱이'다. 신기하게도, 대단히 신기하게도 돼지라는 동물은 브루주아와 노동자, 인민, 유대인 모두를 상징한다. 그리고 웬만한 언어권에서 모두, 돼지는 욕설에 들어간다.

    하필이면 무균돼지를 왜 장기이식용으로 쓸까도 생각해야 한다. 인간은 곧 돼지다. 그런 면에서 포르코 로소는 옳았다. 그렇다면 애초에 율리안은 과연 돼지와 섹스하였을까? 맨날 당하던 돼지가 율리안에게 복수한 것일까?

    이 때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이 현대 이야기와 같이 나오는 중세 이야기이다. 중세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사람을 사냥해서 사람을 먹는 것으로 끼니를 때운다. 처음부터 나비와 뱀, 풀을 뜯어 먹는 장면이 나오니,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서 뭐든 먹다보니, 영양가 만점의 사람을 노리게 된 것이다. 물론 나중에 잡힌다.

    여기에 나치의 집단 사살도, 율리안의 이야기도 모두 묻혀져 버리고 만다. 그만큼 세상사가 잔인하다. 먹지 않으면 먹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 복종도 거역도 하지 않는다가 이해가 된다. 결국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돼지이니, 무엇을 주장한들 돼지가 될 뿐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68혁명(?) 주동자들은 폭력주의로 빠지거나, 현재 '신자유주의'를 주도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알도 모로가 유괴암살되었을 때가 77년인가 78년인가 그럴 것이다. 파솔리니 자신도 75년인가에 총맞아 죽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주 잘 그린 영화가 바로 Die fetten Jahre sind vorbei이다. 체제를 바꿀 정도의 배포가 아니라면, 가짜 좌파다. 가짜 빨갱이다. 그 정도는 되어야 '하늘을 나는' 돼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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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 ucciso mio padre, ho mangiato carne umana, tremo di gioia"

    마지막 대사다.

    직역) 나는 아버지를 죽였고, 인육을 먹었으며, 환희에 몸을 떨었다.
    의역) 나는 이 사회에서 살아났다.

 
00397578 [] Accatton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1일 [수] 01:28:36

    모로코의 행정수도인 라바트(رباط)는 대단히 신기한 동네 구조를 갖고 있다. 대사관과 고급/대형 주택이 밀집한 지역인 벤바르카 거리옆에, 빈민들이 몰려사는 따까둠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한 고급 수퍼가 자리잡고 있다. -- 여담인데, 벤바르카(بن بركة)는 모로코 인민연합을 만들고 국왕에 도전한 빨갱이(?) 수학자였고, 따까둠은 마그레브 방언으로 '발전'이라는 의미다. 스펠링은 까먹었다. ㅎ--

    역시 파솔리니의 영화, "Accattone"에 나오는 동네가 바로 그 따까둠과 매우 흡사하다. 내가 거기서 한 두 달 정도 살았었다. 욕실이 없고, 무척 추운 공동주택(?)이었다.

    흔히들 예상하는 그대로다. 남자들은 놀고, 여자들은 일하며, 아이들은 떼로 몰려다닌다. 아침마다 칼 휘두르는 연습을 하는 진풍경도 있다. 이렇게 말해 놓고나니, 좀 이상한데, 따까둠이 제일 가난한 동네는 아닐 것이다. 최소한 그곳 사람들은 세 끼 다 먹는 것 같았으니까.

    위에서 얘기한 벤바르카의 인민연합은 내가 그곳에 살 때, 이미 국왕과 타협한 여당이 되어 있었고, "사회주의자" 압데라흐만 유수피가 총리를 역임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은 벤바르카가 암살(?)당했던 때에서 전혀 바뀌지 않았다. 집집마다 국왕 사진을 걸어넣고, 까페에서 소일하는 것이 하루 일과인 그곳 젊은이들은 별 생각이 없다. 다시 말하건데, 세 끼 다 먹어서 그렇다. 친구는 나라가 추운 곳에 있어야 발전한다고까지 말하며 거의 매일, 나와 함께 술을 마셔댔다.

    "La faim, c'est moi."

    아멜리 노통브가 "배고픔의 자서전(Biographie de la faim)"에서 했던 말이다. 내가 절실히 그것을 느꼈던 적은, 무함마디아에 이사갔던 첫날이었다. 불어도, 아랍어도 무척 서툴러서 가게 가기가 약간은 두려웠던 때이다. ㅎ 따뜻한 차에다가, 미리 싸 두었던 김을 먹으며 첫 날을 보낸 생각이 난다. 그 날은 매우 '추웠다.'

    하지만 다 옛일이다. 내게는 추억일 뿐이지만, 그것이 일상이라면 어땠을까. 가령 저 따까둠에 사는 젊은이라면 과연 하루 하루 커피와 박하차나 마셔대며 지냈을까, 아니면 중노동이라도 하러 나설까? 그것도 아니라면 일 년에 1000명 이상 죽는다는 지브롤터 해협 수영횡단을 감행할까?

    먹고 사는 것,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무슨 용을 쓰더라도 그 바깥으로 벗어나기는 정말 힘들다. 아카토네처럼 죽어야 벗어날 것이다. 그것을 아는 편이 행복할까, 모르는 편이 행복할까? 건전한 삶을 고려하는 아카토네와, 매춘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지는 스텔라를 냉랭히 지켜보는 파솔리니는 무슨 생각으로 이 소설을 짓고, 또 영화로 만들었을까?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정해진 단계, 혹은 운명이라 불리우는 무언가에 속박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바로 이 지점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사상이 뻗어나간다. 하느님은 과연 주사위를 던지는가?

 
00397624 [] 우리학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1일 [수] 17:27:34

    파리 CDG 출국장이었다. 조카가 빨리 와보라며 일본어로 인사해 보라고 한다. 옆에 앉은 누나가 일본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녀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했다. 내 조카는 대략 난감해졌다. ㅎㅎ

    물론 대화 대다수는 일어로 했지만, 그녀는 자이니치였고, 국적을 한국으로 해서 한국 여권을 갖고다니는 중이었다. 당연히 같이 다니던 일본 친구들은 일본 여권이었고, 한국에서 갈아타기 때문에 이 쪽으로 왔다고 했다. 일종의 재입국 허가증(?) 비슷한 개념이 있는지까지는 물어보지 못 하였다(비행기에 타기 직전이었다). 친구들보다는 절차가 좀 있을 법 하다.

    그래도 조선 호적의 무국적자들보다 더하랴. 우연히도 이 영화를 볼 때, 감독과의 대화까지 보게 되었는데, 확실히 한국인들은 사상교육이 단단히 되어 있다. 조선 깃발을 봐도 움찔하고, 억양만 달라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기들이 받는 교육이 사상교육인지조차 모른다. 한국에서 가르치는 것이 객관적이고, 시험처럼 유일한 답변인줄 알아서다.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그만큼 한국인은 참 대단한 존재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를 보면서 울 줄 알기 때문이다. 불쌍해서, 미안해서 우는 것이 아니다. 잊고 살던 무언가(!)를 그네들이 깨닫게 해주어서이다. 그만큼 우리학교를 다니고, 우리교육을 받은 자이니치들은 옹골차다. 강인하다. 우리들보다 더 사람답다.

    역시 조선반도에 사는 우리들로서는 통일을 어서 이루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념상, 혹은 소위 '민족'으로서의 통일을 빨리 이뤄야 한다가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튼튼해지지 않으면, 자이니치들은 동화를 택할 수 밖에 없어진다.

    고등학생 여자애가 버스 유리창에 적는 우리나라 통일, 가슴 속이 답답해지고 먹먹해진다.

 
00397653 [] Uccellacci e uccellini (매와 참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2일 [목] 01:13:05

    매와 참새(Uccellacci e uccellini)는 이탈리아어로 했을 때 말장난의 성격이 깊다. 발음이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의 말단과 최고를 가리키는 의미도 있겠다. 또한 영화 속에 나오는 단테를 연구하는 치과의사들(dentisti dantisti)도 마찬가지가 되겠다. 제일 섬세함과 거리가 멀 수 있는 집단이 단테를 연구하는 것은, 참새와 매의 비유에 걸맞는다.

    그런데 영화 끝나고 나가면서 뒤의 청년들이 하는 얘기가 들렸다. 영화 후반부 즈음에 장례식이 나오고 여러 사람이 슬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스탈린 아니겠나 하는 것이었다. 친구로 보이는 옆사람도 그럴 것이라면서 소련 얘기를 줄줄이 읊어댄다.

    답변은 아니오이다. 그 장례식은 이탈리아 공산당 당수, 똘리아티(P. Togliatti)의 장례식이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인데, 이탈리아 역시 나찌/파시스트 반대의 주역은 공산당이었고, 이탈리아의 경우 그 주역은 누구나 이름은 들어보았을 A. 그람시였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공산당(PCI)의 주역이 똘리아티이다. 그가 PCI를 이탈리아 제 2정당으로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공산당은 현재도 이탈리아 여당연합(L'Unione)의 일원이다.

    사실 영화 전반주에 힌트가 나온다. 이탈리아어를 유창하게 하는 좌파 지식인;; 까마귀가 나오기 때문이다. 영화 해설자는 이 까마귀가 똘리아티가 죽기 전부터 좌파 지식인이었노라 친절히 설명해준다. 그렇다면 역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PCI가 어땠길래?

    의미가 없다면 없을 수도 있겠다만, 파솔리니가 똘리아티에 대해, 당시 일취월장하던 PCI에 대해 서늘하게 비웃었다는 점만은 틀림이 없을 듯 하다. 똘리아티가 죽기 전부터 이미 PCI는 또 하나의 봉건 귀족세력이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까마귀도 한 마디 거든다. 해가 지면 펠리니와 브레히트를 논하던 놈들이 제일 먼저 그늘에 숨는다고.

    어차피 이 영화, 다들 안 보실 테니 끝을 살짝 얘기하자면, 이 까마귀, 잡혀 먹힌다. 재수 없는 까마귀라서? 물론 그것도 맞다. ㅎ 그가 돼지우리에서도 그렇고, 살로, 소돔에서도 그렇고, 여기에서까지 식인의 비유를 계속 내보내는 이유가 뭘지를 생각해야 한다. 제일 처음 만들었던 영화, Accattone에서부터 마지막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에 이르기까지 계속 강조해 온 것이 식인이다.

    결국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 노신(魯迅)의 광인일기(狂人日記)와도 연결되는 그 연결 고리는 말할 수 없는, 혹은 애써 무시해야 할 진리이다. 먹는 사람(吃人)과 먹히는 사람(被吃人)의 관계는 하늘님도 어쩔 수 없는 것이던가.

    영화에 친히 등장하신 성 프란체스코도 어쩔 수 없었다.

 
00397729 [] I Racconti di Canterbur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3일 [금] 01:42:52

    언어 얘기를 우선 해야겠다. 내가 중세 영어를 처음 접했을 때가, 파일(H. Pyle) 판 아서왕 이야기를 읽었을 때다. 파일이 19세기 인물이기 때문에 많이 순화된 방식이기는 했지만, 독일어 지식이 있어서 읽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비록 셰익스피어가 버티고 있다고는 하나, 진정한 중세 영어라면 이 캔터베리 이야기를 우선 봐야 한다. 사실 스펠링의 차이 정도만 익히고(가령 time은 당시 tyme이었다), 독일어 기본 문형을 안다면 읽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그 이전 것은? 가령 베어울프는?

    전혀 읽을 수 없다. 그 정도까지 거슬러 올라가려면 북유럽 언어를 해야 할 것이다. 계산이 나온다. 영어권 학생이라면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6~700년 정도 된 문헌을 읽는 데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여담인데 한국의 경우 20세기 중반 문헌을 읽기도 벅차다. 한문도 한문이지만, 어휘가 지금과 다른 것이 너무나 많아서이다. 게다가 19세기 '한글' 문헌이라면 전혀 읽을 수 없다. 누구를 탓해야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만큼 역사가 파란만장해서다.

    그러나 그 때도, 지금도 관통하는 것은 있다. 춘향뎐 원본을 읽었다면 익히 짐작할 것이다. 불륜의 신이라 해도 좋을 제우스 시절도 그렇고, 제한상영 등급을 맞은 애처일기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섹스다. 사람을 동물과 차별화시켜주기도 하고, 온갖 군더더기가 붙는다. 섹스는 모두가 다 한다. 모두가 다 안다. 모두가 다 숨긴다.

    그러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하여 풍자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캔터베리 이야기에 나오는 전혀 섹시하지 않은 섹스 이야기들은, 그만큼 풍성한 해석의 원천이 된다. 가령 돈이 있어야 (안전한) 동성애가 가능하다던가, 오줌을 받아 먹느라 난리인 1층 사람들의 모습은 후에 살로, 소돔 120일의 전조를 알린다 하겠다.

    권력이 없으면, 힘이 없으면, 돈이 없으면 단조로운 성생활밖에 못하게 되는 것일까? 그 말이 맞다면 온갖 종류의 검열을 이해할 수 있겠다. 단조로움을 도덕으로 아는 일반인들을 만족시켜 줘야하는 것이, 정부의 임무다.

    내가 알기로 그런 관계를 완벽히 파악한 이는 마르키 드 사드 밖에 없다.

 
00397779 [ECON] フラガ-ル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4일 [토] 01:27:13

    雇傭は?

    하와이안 센터를 발표했을 때 한 광부가 책상을 치며 물어본 말이다. 사실 저 말이 핵심이다. 탄광촌에다가 하와이안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생뚱맞아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탄광에서 잘리는 사람들을 하와이안 센터가 과연 어느 정도나 보충할 수 있을지를 궁금해 하였고, 그것에 큰 차이가 있자, 이내 마음을 주지 않는다.

    석탄을 캐지 않고 기쁨을 주는 것으로 새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 아이들에게 꿈을 꾸게 하지 않겠느냐? 미안하지만 그런 시대는 오지 않는다. 실제로도 오지 않았다. 일본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정규직 직장을 그만큼 늘린 시대는 플라자 합의 이전에 끝나버렸다. 서비스업으로 고용을 유지시킨다? 산업국치고 서비스업이 메인인 나라는 나라같지도 않은 싱가포르같은 곳 뿐이다.

    게다가 중간에 떠나는 아이는 유바리로 향한다. 세계최초로 파산하게 되는 지방자치단체다. 일부러 유바리라고 썼을까? 물론 그곳도 탄광도시이기는 하다. 애써 감춰보려고 유바리 영화제를 부활하니 어쩌니 신문에 나오지만, 사실은 엄연한 사실이다. 유바리는, 아니 일본은 파산하였다. 가구 소득과 소비, 저축(!), 그리고 제일 중요한 고용 지표가 계속 마이너스인데, 일본이 호황이니 어쩌니 하는 말이 참 가소롭다.

    이게 다 고이즈미 때문이다? ㅎㅎ

    사실 이 훌라걸즈는 일본이 살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준다고 볼 수 있다.

    1. 다 짤라라.: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정규직을 없애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만이 상책이다.
    2. 눈을 가려라.: 훌라춤을 추는 아오이 유우는 예쁘기만 하다. 북해도에서 파산한 곳은 유바리뿐만이 아니다.
    3. 베껴라.: 하와이 댄스. 역시 미제를 베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으로 넘어가버렸다.
    4. 줄여라.: 광부 딸들은 유지비가 적게 들어가는 댄서들이다. 새 산업을 일으키되, 비용은 줄여야 한다. 도요타 주의에 저임금을 적용시킬 경우, 일본의 출산률은 과연 어떻게 될까?

    자, 영화 속에서는 버스 타고 투어다니던 장면에서던가. 드디어 선생이 후쿠시마 사투리로 답하게 된다.(스윙걸즈의 사투리와 엇비슷하다.) 위의 글은 마치 허생과 이완의 대화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저 네 가지, 하나도 못 지킬 것이다. 그러면 일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다음 주에 일단 오다기리 죠와 아사노 타다노부가 나오는 밝은미래를 보러 가야겠다.

 
00397863 [] Breakfast on Pluto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5일 [일] 23:54:43

    키튼은 아토믹도 아니오, 마스터도 아니다. 북 에이레를 가리킨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에이레도 아니고, 영국도 아닌, 그 애매한 테러의 장소를 뜻한다. IRA에게 얻어 맞고, 런던 공안에게도 얻어 맞는 키튼은, 동포인 에이레도 귀찮아하고, 영국도 귀찮아 하는 북 에이레를 상징한다.

    닐 조던이 우리를 낚은 셈이다. ㅎㅎ 극중의 키튼처럼, 마냥 즐겁게, 스타일리시하게 살아가면 좋기야 할 것이다. 그러나 키튼이 웃음을 판 이유는, 울음을 팔 수 없어서였다. 키튼이 몸을 판 이유도, 몸을 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를 찾은 이유도, 어머니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 어두운 이면이 밝은 노래에, 머피의 푸른 눈동자 안에 갇혀 있다.

    그런데 괜시리 궁금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어째서 여자가 되고 싶어 하는 남자를 선택했을까?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는 근사하지 않을까? 게다가 눈여겨 봐야할 흐름이 있다. 남자들은 모두 사라지거나 쫓겨나고, 혹은 죽는다. 아버지도 예외가 아니다. 좌천되니까. 혹시 여기에 열쇠를 꽂아 놓지는 않았을지 모르겠다. 남성성이 넘치는 IRA와 얼스터 자유군(?)에게 여성성이 부여된다면 북 에이레에도 평화가 올까?

    생각해 보면, 화제가 된 영화 중(!)에서도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보다는,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남자가 더 각광받지 않았나 싶다. 에이레 인에게, '북에이레인이 되고 싶어?'하고 묻는 꼴이 될까? 박치기에서 경자가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조센징이 될 수 있어?'

    키튼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는다. 앞으로도 받을 것 같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당당하게 원색 스타일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두 가지를 기리킬 것이다. 그 만큼 공허한 북 에이레, 혹은 역시 여자는 남자의 미래.

    키튼은 미래다.

 
00397911 [] 워즈워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6일 [월] 17:08:17
 
00398017 [] 嫌われ松子の一生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18일 [수] 02:09:09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울고 있었다. 아무리 휴머가 흘러 나와도 웃음이 나오지를 않았다. 물론 '우리학교'를 보면서 흘린 눈물과는 성격이 다르다.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이 보여주는 뻔하디 뻔함이 이렇게 큰 효과를 낼지는 몰랐었다.

    가령 감명 깊은 대사로 꼽을 만한 다음의 대사도 그렇다. 쇼의 애인, 아수카는 다음의 말을 남기고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났다. 너를 만나면 삶이 허무해져. 죽고 싶어져. 하던 여자애였다.

    "人間の価値って…… 人に何をしてもらったかじゃないよね、人に何をしてあげたかってことだよね。"

    다른 영화에 저 대사가 나왔으면 웃어 넘겼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전혀 그러하지가 않다. 뻔하디 뻔함이 왜 뻔한 것인지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상할 수 있는 것,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뻔하다. 그런데 그것은 한편, 강하기 때문이다. 마츠코의 일생은 받은 일생일까, 준 일생일까?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 수많은 남자들에게 계속 버림받은 마츠코다. 마츠코는 운명을 받기만 했을까, 아니면 사랑을 주기만 했을까.

    더군다나 시청자는 뻔히 안다. 결말부터 시작한 영화의 의도가 다른 데에 있지 않다. 영화라는 형태의 전지적 시점은 이 영화에서 특히 유효하다. 그런데 그걸로 끝나지를 않는다. 뻔하디 뻔한 인생. 시시한 인생. 어릴 때야 꿈을 원대하게 꾸지만 이내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되는 인생이다. 영화 전반부에 왜 그리도 "X요 미스터리 극장"이 자주 나오는지, 왜 같은 장면이 계속 나오는지 생각해야 한다.

    "生まれてすみません。"

    사무실에서 "사람이란게 말이지, 꿈이 있으면 인생이 아주 고달퍼져."라고 말했더니 S가 대단히 신경질을 냈던 기억이 난다.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농담이기 때문이다. 당연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사는 것이 내리막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남들을 보면, 나의 하강 속도가 유난히 빨라 보인다.

    마츠코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자기가 느끼지 못하는 행복이다. 영화 시청자들이나 느끼는 행복이니, 그녀에게는 한 스푼의 도움도 못 된다. 나의 행복도 나만 못 느끼는 거 아냐? 그것도 영원히? 당연히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다.

    잠자다가 정류장을 지나치는, 한 인생이 여러분에게 묻는다. 행복하냐고.

 
00398136 [] La Ricotta (백색치즈)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20일 [금] 00:38:50

    오손 웰즈가 이 단편작에서 "감독"으로 나온다는 사실은 몰랐었다. 게다가 다음의 대사가 참 죽음이다. 유튜브에 있는 컷을 보라. 보통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오손 웰즈가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말하는 대사는 대충 이렇다. 원문 그대로가 더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해석을 달아준다. -0-

    "Un uomo medio è un mostro, un pericoloso delinquente, conformista, colonialista, razzista, schiavista, qualunquista."
    "보통사람은 괴물입니다. 위험하리만치 게으르고, 순종적이며, 식민주의자입니다. 또 인종차별주의자이고, 노예주의자이면서 정치에 무관심하죠."

    거의 "여자에게는 영혼이 없다" 수준의 발언이다. ㅎㅎ 정말이지 파솔리니는 무슨 생각을 갖고 살았을까? 미술사를 공부한다고 해서, 그람시에 대한 시를 쓴다고 해서 저런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다. 파시스트에게도, 공산주의자들에게도 버림받아서였을까? 그리고 저 말은 사실이 맞다. 보통 사람은 괴물이다. 보통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 그래야 정의롭다. 인간이 인간을 통치하면 안 된다. 괴물이 통치해야 세상살기 쉬워진다.

    어떻게 보면, 사람이 사람이 아님을 인정해야 사람다워진다고도 볼 수 있겠다. 청년 예수는 왜 죽었는가? 선한 도둑을 연기하는 우리의 주인공은 자기가 죽을 때 기억해달라는 대사 한 마디만을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굶었다. 자기 음식은 가족들에게 줘야 했다. 눈물난다. 먹어야 하는 것, 그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될 때 정말 사람다워지기 때문이다.

    어차피 볼 사람 없으니 끝까지 얘기하겠다. 그는 죽는다. 평소에 못먹던 백색치즈와 더불어, 사람들이 던져주는 음식을 다 먹고나서, 탈이 나 죽은 것이다. 그리고 그 장소는 십자가였다. 이렇게 약한 존재다. 보통 사람 축에 못 끼는 사람이 '사람'이라 불린다면 그것은 죽었을 때 뿐이다. 맑시스트로서 죽음에 관심이 없다 말하던 감독은 이렇게 끼어든다.

    "불쌍한 스트라치. 살아서는 자기를 알릴 방법이 없었군." (원문은 기억 안난다. -0-)

    핵심을 건드리는 단편 영화다. 결국 먹고 살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상은 어차피, 연예인과 결혼하기 일쑤인 "평범한" 회사원들이 이끌어간다. 거기라도 어떻게 끼어 들어갈 수 없을까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 괴물 소리 들어도 할 말 없다.

 
00398169 [] アカルイミラ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20일 [금] 17:11:54

    익히 제목에서 보이다시피, 이 영화가 비추는 미래는 극히 어둡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흰 체게바라 티를 입은 일곱 명의 청소년들이 거리행진을 해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해파리의 존재때문에 더욱 더 그러하다. 해파리는 원래 바다에서 살아야 한다. 억지로 민물에 살게 하면? 민폐만 끼칠 뿐이다.

    오다기리와 아사노, 그리고 해파리는 동격이다. 억지로 정규직에 밀어 넣으려 하면? 억지로 음악 CD를 빌리려 한다면? 억지로 형량을 낮춰보려 한다면?

    "억지"가 중심일 것이다. 감수성 깊은 사람들에게는 고집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영문 모를 사람들에게는 억지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은 변두리로, 주변부로 밀려난다. 끝 없이 밀려난다. 밀려나지 않으려면 자기를 팔아 정규직에 들어가야 한다. 달의 뒷면이 안 보이는 이유와 같다. 달의 뒷면을 보려면 칠흙의 어두움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상에서는 안 보인다.

    마지막 즈음에서, 해파리가 스스로 바다로 갔다고 생각한다면, 참 영화를 좋게 봤다고 할 수 있겠다. 난 해파리가 밀려났다고 생각한다. 소탕작전 때문일수도 있고, 먹이가 없어서일수도 있다. 게다가 해파리에 쏘이면 죽을 수도 있다. 그리고 새우는 바다에 있다. 강에 있지 않다. 강은 해파리보다 유람선이 떠다녀야 제맛이다. 유람선은 바다 위만 붕붕 떠다니니까 더욱 더 사람에게 알맞다.

    "간다"와 "기다리라"의 싸인도 결국은 하나이다. 같다. 모를 때는 무조건 가게 되어 있다. 혹은 무조건 기다리게 되어 있다. 이것이 사는 이치다. 간다와 기다린다의 구분을 알 정도면 다 깨달았다의 뜻이다. 그러면 무조건 가게 하거나, 마냥 기다리게 만드는 사람사는 세상이 무의미해진다. 나가려면? 죽을 수 밖에 없다. 죽으려면? 분노는 속세에 두고 저승으로 가는 편이 낫잖을까.

    결국 바다로 나가버리는 해파리 떼(!)들은 모두 아사노 부류일 수 밖에 없다. 돈 벌고 살아가려면 따뜻한 아버지의 아들이 되든지, "가거나",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밝은 미래는 없다. 그 점을 모르고 사는 편이, 행복하다.

 
00398271 [] 웹로그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22일 [일] 02:46:16

    새삼스럽게시리 다시금 기억하게 되는데, 2001년 여름이었을 것이다. 이나무님 등등과 함께 놀다가 알게 된 것이 블로그였다. 내가 금방 해외로 나가버렸기 때문에 실제로 만나본 분들은 많지 않았지만(TLOT와 찬재, ming님, SIS님 정도?) 당시 WIK이 처음 만들어질 때 참가한 인원은 열 명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WIK의 정의는 그 때 이미 "북마크"였을 따름이다. 무슨 무슨 통신 동호회의 성격은 전혀 없었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거의 100% 맥 사용자들이었다. 맥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골치덩어리다. ㅎㅎ 물론 지금은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지만, 예나 지금이나 새로운 거 해 보겠다고 덤비는 이들이 많아서다. 그 당시는 클래식 맥오에스용 웹브라우저에서 잘 보이는 웹 북마크를 모아 놓는 것만 해도, 의미가 상당히 있던 시절이었다.

    또 다른 공통점도 있다 하겠다. 뭐 하나 같은 일에 종사하는 이가 없었다는 사실을 말하면 될까? 나만 해도 그 당시에는 컴퓨터 교사--;였고, 예술가, 해운업;;, 건축과 학생, 프로그래머(?) 등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전공으로 들어가면 더더욱 다양해질 터였다.

    그리고 당시 대세는 아무래도 MT? 나야 현재는 워드프레스를 쓰고 있는데, 이것은 B2의 자식이랄 수 있다. 그리고 당시 나는 블로거.컴의 사용자. (그 때는 구글이 먹기 한참 전이었다.) 서비스 업체가 없었고, 모든 것을 MySQL을 지원하는 개인 서버로 해결해야 했으니, 셸 사용법 정도는 익혀야 했던 때다. 아무래도 이 부분이 "엘리트주의"라는 오해를 사는 모양인데, 어쩔 수 없는 때였다.

    생각해 보니, 블로긴 또한 2003년 2월 18일, 개인적인 인맥때문에 개설하였다. ㅎㅎ 원래는 사진 채워지는 양이 끝난 뒤 깔끔하게 그만둘 예정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계속 써오고 있다.

 
00398347 [] jirm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23일 [월] 17:35:53


    그런 의미에서...

    4월 24일(화요일) 저녁 8시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파솔리니의
    http://www.youtube.com/watch?v=4pHxGGu_UN0 target="_new">마지막 장면 클립

    "Sai ballare?" - 춤 출줄 아니?
    "No." - 아니.
    "Dai, proviamo. Proviamo un po'..." - 그럼 따라 해봐. 좀 해 보자.
    "Come si chiama la tua ragazza?" - 근데 네 여자 친구 이름이 뭐니?
    "Margherita."


    저들은 평범한 농촌 청년으로서, 이탈리아어로는 꼴라보라찌오니스티, 불어로는 꼴라보라뙤였다. 적당한 한국어 단어 번역으로는 친일파가 있겠다. 온갖 희생자(?)들과 높은 분들(!)과 정을 통하고, 희생자들을 죽인 뒤, 천연덕스럽게 춤을 추며 하는 말이다. 파솔리니의 냉담, 혹은 슬픈 예감이 한꺼번에 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전쟁이 끝나면, 높은 분들은 다시금 성직자와 사업가, 귀족, 판사로 되돌아갈 테고, 춤추는 청년은 다시 마게리타를 만나러 갈 것이다.

    요새 읽고 있는 소설, "The Good German"(Joseph Kanon)에도 나오는 대사가 있다.

    "What happens when it's over?"
    "What happens is, you go home."

    정말 그렇다. 사실 파솔리니가 1944년 파시스트 잔당과 나찌가 점령한(이탈리아와 독일이 공동점령한 유일한 곳일까?) 북이탈리아를 '살로'의 무대로 삼은 것은 일종의 낚시일 수 있다. 즉, 파시즘이 창궐한 이 지역은 요새도 북부동맹(Lega Nord)이 창궐하면서, 유럽 최고의 부자 동네로 남아 있다. 이유는? 전쟁이 끝나고 다 '돌아가서'이다.

    그렇다면 어쩌리? 아무런 방법이 없다. ㅎㅎ 예술을 통한 고발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파솔리니의 위대한 점이 있다면, 그가 영화를 믿지 않아서이다. 예술을 믿지 않아서이다. 인간을 믿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이해하기 쉬운 형태, 즉, 섹스의 탐닉으로 표현했다.

    ||@@||more...||close||@@||

    파솔리니의 시 한 수 올려둔다. 파솔리니가 자유를 칭송하는 자가 절대로 아님을 염두에 둬야 한다.

    Le società repressive reprimono tutto,
    quindi gli uomini possono fare tutto.
    Le società permissive permettono qualcosa
    e si può fare soltanto quel qualcosa.
    La libertà concessa dall’alto è una falsa libertà.

    억압적인 사회는 모두를 억압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자비로운 사회는 뭔가를 허락한다.
    자비로운 사회는 그것만을 허락할 수 있다.
    위에서 허가를 받는 자유는 잘못된 자유다.

 
00398541 [] 花よりもなほ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26일 [목] 23:10:45

    사람들이 남 얘기 하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자기에게 관심이 없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자기 얘기를 하는 경우는, 자기 자신을 만났을 때가 된다. 그리고 그런 친구는 많지 않다. 얼마 전, 3년 정도를 매주 만나던 친구 중에 하나가 결혼을 하여, 그 당시 만났던 친구들이 모두 다시 만났었다. 대화는 역시나 예상 그대로다. 직업, 밥, 결혼 여부 등이다. 하나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그들을 친구로 생각하는가? 그렇다. 친구로 생각한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하는 E나 S같은 친구들은 친구가 아니다. 그들은 나 자신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날, 나는 E와 S하고만 거의 같이 있었다. 사실, 대단하달 것 까지는 없다. 술 마시면서 자학개그를 나누다 보니 그리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의심하곤 한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이 있지 않을까?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돈다면야 나와 대화가 안 통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가 참으면서 대답해주는 나의 친구들도 각자의 천하가 있을 것이다. 어차피 +와 -가 만나야 전기가 통하는데, +가 같은 +를 보고 소통이 안 되네 어쩌네 하는 건 만용일 것이다.

    물론 부질 없는 고민이다. 더군다나 나는 나의 천하의 너비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 깊이에 더 관심이 많다. 어차피 꾸준히, 부지런히 머뭇거리다가 이 세상 하직할 터인데, 영토 확장시킬 겨를이 없다. 그런 점을 눈치챘는지 그 날 만난 H는 나보고 도사같다는 말도 하였다.

    그런데 언젠가 E가 했던 질문이 가끔 날 간지럽힌다. 자기가 고생해가며 얻은 느낌을 쉽게 얻은 듯 하다는 것이다. 글쎄. “떤�� 지는 것은 다음 해에 또 필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속도는 전혀 문제가 못 된다. 알면, 통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아오키 소자에몬은 복수를 하지 않았다. 당연하다. 그는 스스로 가나자와 쥬베이가 되었다.

 
00398601 [] Salò o le 120 giornate di Sodoma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28일 [토] 01:41:21

    이 영화는 남녀간의 섹스 장면을 한 장면도 내보내지 않는다. 오줌과 똥에 대한 집착, 그리고 동성애 정도만 나올까. 난교도 나오지 않는다. 보시면 알 것이다. Short Bus 따위는 유치한 애들용(!) 영화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필라델피아나 후회하지 않아 정도의 영화라면 유아용(!)이랄 수도 있겠다.

    이유가 다른 데에 있지 않다. 이데올로기로 잘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던 시대였다. 식민지가 독립까지(!) 하던 때였다. 가르치면, 혹은 배우고 나면 뭔가 나아질 것 같은 시대였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74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마르키 드 사드가 소설을 썼던 1784년 얘기다. 파솔리니도 이 영화를 만든 후에 남긴 기록에서, "사드가 썼던 것 하나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넣었다"고 적었다. 변하는 것이 없다는 얘기다. 사실 소년에 대한 아저씨의 사랑만 뽑아 든다면 한국도 유럽에 지지 않는다. 우왕이 공민왕의 아들이 아니리라는 14세기 중반의 루머를 기억하시라.

    즉, 배운다고 나아지지 않고, 가르친다고 성장하지 않는다. 식민지는 독립하지 못하고, 사람들은 자기가 사람인 양 살아간다. 육체에 갇혀 있는 한 어림 없다. 먹어야 사는 존재이고, 섹스해야 즐거운 존재다. 장-자끄 루소의 후까시를, 사드는 정말로,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성애와 동성애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팸/멜)돔, (팸/멜)섭이다. (동성애도 결코 평등하지 않다.) 사실 이 영화가 정상적인(?) 남녀 섹스까지 나타낼 여유가 없었다. (물론 사드의 원작에는 당연히 등장한다.) 이미 충분히 주인님-노예의 관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드러내기 때문이다. 즉, 주인님이 쌌다면, 당연히 그 똥이라도 먹어야 노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50년대 한국은 이미 그것을 "미제는 똥도 좋다"라는 말로 승화시켰다.

    꼭 주인님이 싸라는 법은 없다. 시킨다면 노예의 오줌도 주인을 흥분시킬 수 있다. 바로 아래 장면이 그것을 가리킨다. 노예가 말을 안 듣는다면? 노예는 인간이 아니라 말을 할 줄 아는 동물이니 처분하면 되겠다. 주인이 처분해 주신다면 영광으로 알아야 한다.

    영화 중간에 보면, 주인과 미소년(!)과의 결혼식에 모두들 뚱한 표정으로 있자, 피아노 연주자와 창녀가 구원(!)에 나선다. 다행히도 유튜브에 그 장면이 있다. 이들이 무슨 연극을 하는가? 실제로 좋은 시절(la Belle Époque), 파리에서 했을 법한 장면이다. 이들이 각자 "무슈"를 연기한다. 희생자들은 이 연극을 보고 웃는다. 이해하고 웃을까, 과연?

    대단히 경이롭다. 주인님들은 재력과 권력은 물론, 정신력까지 장악했다. 아니, 원래부터 갖고 있었다. 주인님들의 상상력에 아랫것들이 가타부타할 입장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아랫것들의 단조로운(!) 섹스는 애초에 영화가 보여주려는 대상이 아니었다.

    요는 이렇다. 상상력은 주인님이 갖는다.

 
00398710 [] 해안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4월 30일 [월] 01:24:58

    커피 배달 아가씨는 당구장에서 쾌활하게 외친다. "누가 커피시켰어? 양아치야, 군바리야?"

    그 대목이 들리고 나서야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족구장에 한반도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은, "빈집"의 느끼했던 자막과 똑같다고 본다. 일종의 "낚시"다. 해안선이 만들어질 즈음에 이뤄진 한 인터뷰에서 김기덕은 지레 자기가 민족주의를 조금만 벗어나면 살기 편하리라고 말하지만, 그런 발언도 위장이다. 그의, 그만의 천하가 따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경계 얘기를 안 할 수는 없다. 이야기 자체가 간첩잡기 소동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다나 험준한 산, 그것을 제외한 경계는 문명의 산물이다. 사람이 그었다는 말이다.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면 경계도 사라진다. (실제로 마지막 족구장에서는 판을 가르는 네트가 사라져 있었다.) 처음 생각했을 때부터, 경계는 사라질 운명이었다.

    바로 맨 위의 대사가 핵심이 아닐까? 한국의 남자라면 누구든 다녀와야 하는, 한국의 여자라면 누구든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군대 안의 군인들에게, 주민등록번호는 없다. 그 기간동안에는 말소된다. 그 기간동안은 '사람'이 아니다. 군바리보다 군견이 훨씬 비싸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 군바리는 '사람'이 아니니까.

    영화에 나오는 양아치나 군바리는 모두 과거와 미래(무엇이 과거이고 무엇이 미래인지는 의미가 없다)를 뜻한다. 그 둘은 같다. 민간인 옷을 입어서 사람인 채 하더라도 결국은 군인이다.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군복을 입지만, 보호는 개뿔이다. 자, 그럼 질문 들어간다.

    당신은 당신을 쏠 수 있는가?

    쏠 수 있으면 겉으로 미친 것이고, 쏠 수 없으면 속으로 미친 것이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이상한 점'을 갖고 있으며, 그 정도의 차이가 생활을 가를 뿐이다. 바로 위 질문 때문에 해안선의 마지막은 총격전으로 발전한다. 명동 거리에서의 총검술도 마찬가지다.

    전쟁 없는 이 전쟁은, 혹은 이 평화로운(!) 세상은 자신을 쏠 수 있는지 언제나, 매일, 매시각마다 물어본다. 악마적이다. 천사가 존재한다면, 저 별을 좇으라고 얘기해줄 텐데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 혹은 '주인님'이 필요하다. 판단을 남에게 맡겨버리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의심하고 보면, 혹은 생각이 많아지면 결국은 (진짜이건, 상징이건) 자신을 쏴야할 때가 오게 된다. 사람에게 있어서 자기 파괴는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생각과 육체의 차이를 메꾸어 줘야할 때가 있는데, 그 때 자신을 파괴하지 않으면 그 차이를 못메꾼다. 즉, 그것을 지켜낼 감당이 안 되니, 지켜낼 수가 없으니. "나는 아직 제대하지 않았다!"고 외쳐 줘야 할 것이다. "아직 사람이다!"와 같이 들린다.

    매정한 시간은 상대적으로 흐른다고 하지만, 그것은 윗분들의 이야깃거리이고, 도도히 흐르는 시간을 애써 무시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나도 아직 제대하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는다며 애써 자위해 본다.

    -- 이 글 역시 자이젠님에 대한 선물성 글이다. :D

 
00398908 [] 병원광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03일 [목] 00:32:43

    본 글은 친구가 개업한 병원(?)의 광고 글이다. 잘 되길 기원하며, 인맥을 동원해 광고를 해 보겠다. 물론 자발적인 광고다. :D

    기존의 개인 병원은 문을 열자마자 사람을 맞이하는 간호사의 안내데스크와 뜯겨진 잡지들, 무거운 분위기의 응접실밖에 없었다. 게다가 개인병원, 특히 내과의 치료는 치료가 아니었다. 단순히 이약, 저약의 처방(!)밖에 없었다. 간단히 말해서, 병 걸리면 가는 곳의 개념이었다.

    여기, '제너럴닥터'는 다르다. 병 걸리면 가는 곳이 아니다. 쉬다보니 병도 고치는 곳이다. 개인병원의, 1차 진료소의 의미는 마땅히 의료/예방 컨설팅이 주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것을 최초로 시도하려는 곳이 이곳이다. 가서 처방전을 받아보면 알 수 있다. 정성스러운 손글씨로 완벽한 문장이 쓰여진다.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말이다.

    제너럴닥터는 까페를 겸업한다. 커피 맛은 아주 좋다. 낮은 의자와 낮은 탁자, 오래된 아날로그 분위기의 집적 제작한 목재 가구의 의도적인 배치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굳이 치료하러 오지 않고, 까페로서 찾아와도 좋다. 트는 음악도 은은한 재즈로 채워져 있다.

    위치는 홍익대 정문 쪽이다. 스타벅스 쪽으로 가다보면 편의점 "With Me"가 나온다. 그 편의점 건물 위에 있다. Bap이라는 곳 위이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근무(?)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주방식탁이고, 간호사는 아무데나 앉아 있다가 인사를 할 것이다.

    개인병원은 마땅히 처음부터 이래야 했다. 그의 시도가 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다. :D

 
00398979 [] Spiderman 3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04일 [금] 01:13:28

    'You, such a nerd"라는 대사가 나왔단 것 같다. 그야말로 파커 씨는 클라크 씨와는 다르게, 비정규직에다가 고학생이다. 집안일도 해야 하고, 세상도 구해야 한다. 참, 비싼 집세도 내야 한다. 그리고 nerd인데다가, 참 소심하다. 굳이 수퍼히어로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가 어느정도 즐거운 인생을 산다는 것 자체로 영웅이 될 만하다.

    그리고 베르세르크에서도 나왔던 광전사 갑옷이 등장한다. 이른바 검정 스파이더맨이다. 설정은 베르세르크의 광전사 갑옷과 같다. 힘은 늘려주고, 고통은 없애준다. 단, 그 영혼을 댓가로 치루어야 한다. 스파이더맨, 아니, 파커의 다크사이드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참, 탐나는 아이템(!)이다. 저 아이템만 있으면 왠지 나도 인간 관계를 잘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사람들 관계에 서투른 것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만, 요새들어 굉장히 많이 느끼는 점이 있다. 직설적인 말을 막한다는 것이다. --;

    워낙에 추측형 문장을 싫어하고, 짧은 문장을 생활화(!)시켰기 때문에 그렇다. 더 고약한 점이 있다. 나의 휴머다. 자학개그로 그치면 좋으련만, 상대방도 자학개그를 하게 만드는 오묘한(?) 힘이 나에게 있다. 그것도 계속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툭 던지는 말이 참 가슴을 에린다. 아예 입을 다무는 편이 나을 때가 있는데, 문제는 그렇게 하면 언제 사람 사귀는가이다.

    저런 아이템을 걸치게 되면, 최소한 말하는 것에 대해서만이라도 좀 유도리(?)가 생기잖을까 싶다. 나서기 싫어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대단히 쑥쓰러워 하며 조용히 있는 나로서는 꼭 있어야 할 점이다. 말문 트는 것이 너무나 어색하고 답답하다. 스스로 외로움을 자초하는 면이 많다. 아니, 무엇보다 생각이나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가련한 nerd다. 아이템이 필요할 때다. 저, 파커씨 썩소 봐라.

 
00399128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07일 [월] 01:05:30

    우연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같이 '봄날은 간다'를 봤을 때가 P와의 마지막 데이트였다. 실제로 봄은 다시 오지 않았다. 겨울에서 끝이 났다. 시간은 반복이 없다. 새로운 시간이 계속 내 앞에 들이닥칠 뿐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추억은, 오로지 과거다. 여기서 온갖 괴리가 출발한다.

    미술가와 사형수는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미술가와 사형수의 구원을 주고 받았다... 그렇게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러 면회실을 봄, 여름, 가을을 드러내는 사진으로 도배했다는 사실은 아무리 궁리해도 역시 사랑이다. 구원은 구원이되, '봄날은 간다'를 김기덕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당연히 그를 관장하는 김감독은 보안과장실에서 춤까지 따라 추기도 한다.

    처음부터 여자는 사형수의 말을 듣지 않았다. 계속 자기 이야기만 하였다. 5분간 죽어 있었어요. 몸이 풍선처럼 된 기분이었어요. 멀리서 제가 보였었어요.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그를 찾은 것이 당연히 맞다. 하지만 결국은 일방적인 통보가 사랑이다. 사형수가 계속 자살 시도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선상에서 봐야 한다. 일방적인 죽음이다. 그것도 숨을 내쉬는 기도를 찌르려 하였다.

    드라마 대조영에서, 대조영은 초린에게, 초린을 마음에 품은 대조영은 그 때 초린 앞에서 죽었노라 말하는 장면이 있다. 영웅만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사랑이 끝날 때마다 필부가 다짐하는 말이다. 맹세하는 말이다. 되뇌이는 말이다. 하지만 사형수가 계속 살아나는 것처럼, 스스로 자신을 죽일 수가 없다. 이 때 미술가가 들이닥쳤다. 계절이 흘러감에 따라 사형수는 이 여자를 사랑했다. 감방 안에서의 사랑과는 차원이 달랐다. 여자가 대신 자기를 죽여주기를 갈망했을 것이다.

    영화 포스터에, '들숨은 증오요, 날숨은 사랑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5분만 죽어 있어 보면 무엇이 보이고 들릴까? 상대의 냄새가 향기로 바뀌고, 나의 향기가 냄새로 바뀔 때야 비로소 한 몸이 되는 것일까? 기억해 보아도, 나의, 내 몸 안의 모든 공기를 줄 때는 과연 열반이었다.

    그렇게 또 과거로 들어가고만다. 난 죽지 않았다.

 
00399205 [] 프랑스 2007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08일 [화] 02:01:35

    계속 지켜본 것은 아닌데, 사실 불어권 인터넷은 굉장히 세골렌 루아얄에 쏠려 있었다. 위의 사진만 봐도 그렇다. 사르코지=르펜=영미귀축(英美鬼畜)은 하나의 '유행'에 버금갈 정도였다. 물론 내가 본 곳만 그랬다고 볼 수 있겠다만, 원래 인터넷 자주 들어가는 사람들이 우파(?) 좋아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가뜩이나 청년실업률이 25%에 달하는 프랑스는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사르코지가 승리하였다. 여론조사와도 일관성을 갖고 있으니 가타부타할 것이 못된다. 생각해야할 점은 두 가지다.

    1. 인터넷은 루아얄에게 전혀 도움이 못 되었다.
    2. 중도파는 없다. 사민주의의 종말.

    사르코지가 얻은 표는 바이루를 선택한 표와 르펜 지지층, 거기에 루아얄의 알 수 없는(!) 행동과 무식함(?)에 질린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공격적으로 르펜 지지할 틈을 없애버렸다. 선거 구호도 간단했다. 앙상블과 샹제였다. "같이 바꿔보자"이다. 여기에 중산층은 물론, 아랍애들에게 일자리를 위협받는 저소득층(!) 유권자들이 대거 동조하였다.

    제아무리 좌파를 지지하는 것이 멋지게 보이기는 하지만, 프랑스도 결국은 자본주의 해야하는 나라다. 자본주의를 결국 부정 못하는 키보드 좌파(gauche de clavier라고 하면 될까 모르겠다. ㅎㅎ)들은 절대로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말없이 자기 할 일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밥줄에 위기감이 닥치면 어떻게 될까?

    간단히 말해서, 사회당은 정신 못차렸다. LO(Lutte Ouvrière) 정도는 되어야 진짜 빨갱이 정당일지 모르겠는데, 미테랑이 프랑스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전혀 공부를 안 한 모양이다. 최근 독일 선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는고로, 확실히 좌파는 멍청하다. 키보드로 시간을 때우는 배운 년넘들이 있는 한, 멍청해질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세상은 양극화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날씨도 봄/가을이 줄어만 가고 있잖나. 앞으로 EU가 어떻게 흔들릴지 지켜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가 되시겠다. 유럽 시스템이 좋다고만 생각하는 이들이 속속 전향(!)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게 될 터.

 
0039928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09일 [수] 01:30:41

    김기덕 영화는 완전히 양파 껍질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더 많은 단면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령 제목만 하더라도 그렇다. 왜 '숨'인가? 숨쉬는 장면이 따로 나오는 것도 아니오, 숨소리가 크게 들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숨인지는 그리 어렵잖게 생각할 수 있다.

    들숨만 쉬고, 날숨을 내뱉지 않으면, 우리는 죽는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사형수가 유독 다른 곳도 아닌, 기도(氣道)만 찔러대는 것도 마찬가지로 봐야 한다. 애증(愛憎)이 나오는 근본을 찔러야 안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안식에 이르기 전까지는 사바(娑婆)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인생이다. 오호라. 알겠다. 숨을 쉬는 것은 딱 그만큼의, 증오와 사랑이다.

    진짜 사바세계는 바깥 세상이다. 미술가가 사형수를 찾아가 가짜 사바세계를 보여주는 장면 또한 대단히 상징적이다. 평면적인 계절 풍경에, 관련 노래가 곁들어진다. 그리고 그것을 사바세계의 '사람'이 전달한다. 기도를 찔러서 말을 잃은, 그래서 부처님에 가까워진 사형수는 그 '사람'에게 교화를 내린다.

    그 교화는 마지막 장면, 돌아오는 차 속의 노래로 태어난다. 세상을 이끌 아이와, 아이를 이끌 아버지는 하얀 눈사람을 만들었고, 미술가는 그들을 다시 교화시킨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보안과장의 존재다. 사실 딴로그에 '숨'을 쓸 때는 초월자 운운 하였는데, 위와 같이 쓰고 보니 다른 생각이 든다. 멀리 나아갈 필요가 없다. 보안과장은 관객을 뜻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정적일 때 부저를 눌러서 면회시간을 끝내는 감독은 감독 행위인 동시에, 관객의 행위다. 영화 보는 이들은 영화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보고 싶은 장면만 나오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영화는 관객이 원해야 영화다.

    즉, 부저를 울리는 주체는 관객이라는 말이다. 사바세계가 어떻게 되든 관객은 둘의 키스 장면, 정사 장면만 보면 그만이다. 아니, 가끔은 눈사람 만드는 광경도 봐 주어야 교양있는 관객이 될 수 있겠다. 저렇게 사형수가 몸소 부처가 되었는데도, 우리는 그를 사형시키고야마는 유다인들이 된다. 아내와 자식을 죽인 흉악범이라면서.

 
00399354 []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10일 [목] 02:03:49

    이 부분에서 끝내면 아주 깔끔하겠다라는 장면이 나오기는 한다.(알려주지는 않겠다.) 하지만 이내 그 판단이 틀렸다는 점을 깨닫는다. 마지막에 흑백으로 나오는 남편과 택시기사의 대화가 압권이기 때문이다. 역시 찌질이 관객을 위한 서비스가 정말 훌륭하다.

    대사는 간단하다.

    "했냐고?"
    "했다. 아, 했다니까. 앞으로 한 번, 뒤로 한 번."
    "써 있네. 써 있어. 거짓말이라고."

    처음에 보면 역시 남자들이란, 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두 번째로 보면? 섹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무서운(!) 느낌이 든다. 중요한 것은 내 것을 빼앗겼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 여부가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세 번째로 보면? 더 중요한 대사를 생각나게 한다.

    영화 중반부 즈음에, 부인과 택시기사가 나누는 대사가 나온다. 남자는 철두철미하게 섹스를 했던 모양이다. 부인은 다음에는 꼭 안에다 해달라고 청한다. 남자는 당황해한다.

    섹스에 환장하는 것은 역시 남자다. 하지만 그 자체는 남자의 역린(逆鱗)이다. 남자는 두려워한다. 소심하건 대범하건 똑같다. 사랑이라는 사치를 부릴 재간(才幹)이 없다. 근본적으로, 자신을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모두 바쳐도, 바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쓰고 나면 버려도 되는, 아니, 버리면 더 좋을 존재, 그런 존재가 남자다. 남편의 누드가 영화 처음 부분에 나오는데, 그것이 무척 쓸쓸해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했건 하지 않았건 남자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자기에게 '복 받으실 겁니다'라고 발가벗은 채 울먹이며 말했던 남자다. 자기를 순간 벗게 만든 남자다. 그러나 자신을 복종시키지 않은, 대단히 괘씸한 남자다.

 
00399403 [] Elementarteilchen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11일 [금] 01:09:19

    내용은 대충 들어 알고 있지만, 사실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다.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과연 읽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분명 영화 이외의, 혹은 그 이상의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영화, 소립자(Elementarteilchen)다. 프랑스 작가의 책을 독일에서 만드는 것은 마치,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불어 대사 영화, '피아니스트'를 만든 미하엘 하네케를 방불케 하는 면이 있다. 이질적일까? 그렇지만도 않다. 영화의 여주인공 중 하나인 아나벨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이 아나벨이라면 당연히 애드가 알렌 포를 생각해 줘야 한다. 더 있다. 또 하나의 상징적인 여주인공인 크리스티아네는 당연히 크리스토에서 나온 이름이되, 이 여주인공도 아나벨이라 이름지어 마땅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두 남자의 운명(?)보다도, 이들의 상대인 두 여자의 절명(!)이 의미하는 바가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아나벨은 에드가 알렌 포의 부인이었다. 종로 시네코아의 시네휴 오케스트라에서 이 영화를 애써 찾아볼 이는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 내용을 좀 말하겠다. 한 아나벨은 아이를 못낳게 되고, 다른 아나벨은 다리를 못쓰게 된다. 그리고 죽는다.

    아래 사진이 그 장면이다. (호퍼 그림을 본딴 장면으로 포스터도 있다. 그런데 독일판 포스터는 좀 다르다. 어머니와 젊은 시절의 형제가 앉아있다.) 어디에 앉아 있건, 하늘을 보건, 바다를 보건, 아나벨 옆에 앉아 있다. 파도 울리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 옆에서.

    참 얄궂다. 소립자 영화 공식 사이트에 가보면, 이런 말이 쓰여 있다. 아마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나온 말일지도 모르겠다.

    "Der Mensch über der wir hier sprechen, wird sich ohne Sexualität fortpflanzen - und alle damit zusammenhängende Konflikte werden verschwinden."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인간은 앞으로 성교 없이 생식(生殖)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섹스와 관련된 모든 분쟁은 사라진다."

    두 형제가 서로 한 명은 생식, 다른 한 명은 발기를 하지 못하니, 어울리기 짝이 없다. 그런 반면 그제서야 아나벨을 깨닫는 주인공의 절규는 역시나 씁쓸함을 만들어낸다. 분쟁이 사라지면, 무력감이 감돌지 않을까. Ich kann nicht mehr leben. 나 더 이상 살 수가 없어요라며 우는 그의 모습 때문에 눈물까지 난다.

    아나벨을 노래하며, 아나벨과 바다를 바라보지만, 그 아나벨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에드가 알렌 포는 아마, 일부러 죽었을 것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 씁쓸한 세상에 소립자는 더 이상 없었을 테니까.

 
00399529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14일 [월] 03:03:45

    방정리를 하면서 책을 한 백여 권 갖다 버렸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소한 책은 잘 버리지 않았었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의 참고목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구분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설사 보지 않더라도 나를 위해 남겨 놓아야 할 책과, 보지도 않고, 의미도 없을 책으로의 구분이 가능해졌다. 오늘, 바로 그 후자의 책들을 버렸다. (여기까지 모두 과거형!) 홀가분하다.

    아래 로그에서도 썼는데, 사실 독서를 많이 하지도 않고, 책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시면 또 곤란하다. ㅎㅎ '좋아하지 않는다'로까지 표현할 정도면 곧,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의 나는 독서를 좋아할뿐더러,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로 책을 강요하기도 했었다. 심지어는 중학교 때, 속으로 좋아하던 S에게 그럴듯한 책 선물로 작업을 걸었던 적도 있었다. 당연한 말인데 S와는 이어지지 못했다. 책보다는 빙고게임이 더 효과가 있었다. 병원 안 환자들이 책을 읽어서 낫지 않고, 교도소의 죄수들이 책을 읽어서 교화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달까?

    터득한(?) 것은 '버리기'다. 여전히 아둥바둥 사는 내 꼴을 보면 잘 터득한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래도 예전과는 좀 다르다고 본다. 마냥 집안에, 머리 속에, 마음으로 끌어 오기만 하던 것을 이제 선별해서 버리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길게, 넓게, 높게 생각해 보면, 버려도 되는, 버려야 하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다면? '설사 보지 않더라도 나를 위해 남겨 놓아야 할 책'을 말했는데, 그 책도 결국 버려야 할 것이 아닐까? 다 버리면 벌써 입적(入寂)했겠지. ㅎㅎ 아직은 속인(俗人)으로서 살고 싶기 때문에 남겨 놓았다. 조금이나마 미련을 남겨 놓아 끝 없이 마음 속 동요(動搖)를 일으키는 것도, 살아있는 나의 기괴한 균형감각이다. 설렘과 죄책감 모두 영원히 같이 살아가야 할 유령일 게다.

    남은 책들 중에서도 걍 친구들에게 줘버릴까 하는 책들이 몇 권 있다. 버릴 책들은 대충 버렸으니 천천히 생각해야겠다. '책 문답'은 딴로그에 해 놓았고, 아래 사진은 짤방이다.

 
00399653 [] 투쟁영역의 확장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16일 [수] 01:13:42

    책 이야기가 나와서 쓰는데, 사실 쥐스킨트나 노통브는 정신적 부담이 생기는 사람들이다 쥐스킨트는 닮고 싶어하게 만들고, 노통브는 쓰고 싶어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강적, 미셀 우엘벡(Michel Houellebecq)은 보고싶어하게 만든다. 무엇을? 바로 내 살갗 바로 위를, 곁을 미세하게 감싸는 공기층, 그 공기층을 보고싶어하게 만든다.

    소립자는 아직도 읽어보지 않았고 ㅎㅎ "투쟁영역의 확장(Extension du domaine de la lutte)"을 읽었더니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서 감동을 받는다면, 분명히 살갗이 에릴 것이다. 도대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나는 또 왜 살아가는지 대혼돈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학을 들어가면, 돈을 벌면, 사랑을 하고 나면 이른바 어른이 되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성인식이 따로 없으니 으레 그럴 수 밖에 없겠다. 하지만 늘어나는 것은 과거 뿐이다. 미래는 도리어 줄고만 있었다. 거기서 위기를 느낀다. 공포를 느낀다. 무력함을 느낀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돈으로, 지식으로, 명예로 채워지는 성격이 아니다. 존재하지 않기에, 누구도 관심이 없기에 고통만이 남게 되고, 그 고통은 결국 돌이킬 수 없을 끝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래서 일부러 무심하되 쉬크한 표정을 짓게 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나,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미칠 것 같다.

    그렇다면 역시 투쟁 뿐이다. 자신과의 투쟁이다. 그것도 날이 갈수록 끊임 없이 확대된다. 나만 느끼나? 불공평하다. 하지만 원래 하느님은 불공평을 만드셨지, 불의(不義)를 만드시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싸움은 끝이 없다. 살아 있는 한 영원할 것이다. 그 때문에, 행복하다. 자학 끝에 행복이 보인다.

    바로 그런 것들이 내 살갗을 미세하게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이 공기층은 빛을 흡수하기도 하고, 반사시키기도 한다. 속만 바라다볼 것이 아니었다. 나의 맨살을 알고 있어야 했다. 에리기도 에리지만, 나의 살에 있는 털은 행복감에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00399725 [] Mon meilleur ami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17일 [목] 02:51:30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없다.

    위의 문장을 언어논리의 범주로 따지기는 좀 그렇지만, 후건부정은 보통 오류다. 그런데 위의 문장은 '가능성'이라서 어떻게든 참이 된다. 문장을 바꿔보면 어떨까?

    어떤 사람하고만 친구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하고만 친구가 될 수 없다.

    역시 참이다. 오류가 없다. '어떤' 때문이다. '어떤'에 대한 정의는 내려져 있지 않다. 이렇게 쓰고 보면, 굉장히 제한적인 영역의 논리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사실 논리가 현실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정의를 내리기란 매우 어렵다.

    가령 영화, '마이 베스트 프렌드'의 카뜨린(아래 사진이다. 왠지 모르게 프랑스 여배우들은 나이들수록 아름답다.)은 "qui vous pouvez appeler à 3 heures du matin"이라든가,  "qui pourrait risquer pour son ami"라고 조건을 제시한다. 우리의 주인공은 그대로 그 조건을 따라한다. 그 친구도 따라함은 물론이다. 바보스럽다. 하지만 그러한 바보스러움이 진심을, 혹은 진실을 드러낸다.

    논리가 원래 좀 바보스럽다. 그래서 영화는 보다 세련된 방법을 동원한다.

    Sympathie. Sourire. Sincérité

    대사로는 "3S 작전"이라 나오지만, 자막에는 미친소(미소와 친근, 소중) 작전으로 나온다. 번역한 이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정작 중요하게 나오는 단어는,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사 속에 나오는 길들이기(apprivoiser)다. 사실 3S는 껍데기다. 이름을 부르고 나야 꽃이 되는 것처럼, 길들여야 친구가 된다.

    아니, 길들이기 뿐만이 아니고, 길들여져야(apprivoisé)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도 사랑과 별 구분이 없어진단 말인가?

    L’amour peut se vendre. L’amitié ne peut pas s’acheter.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수아가 친구는 없어도, 결혼은 했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는 지금도 존재한다. 영화를 안 보셨다면 아래 사진을 착각할 수도 있을 텐데, 아래 여자는 파트너(associée)이다. 사실 이 영화의 두 축인 프랑수아와 브뤼노의 우정만들기를 봐야 하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프랑수아와 카뜨린의 우정만들기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저 여자는 우정을 원했고, 남자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00399814 [] Ostře sledované vlaky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19일 [토] 00:51:28

    "가까이서 본 기차(Ostře sledované vlaky, 체코어 직역이다)"는 유독 유머와 냉소가 가득하다. 사실 따뜻한 유머도 꽤 있다. 그러나 결국 생각해 보면 대단히 차가운 영화다.

    비단 엉뚱한(?) 레지스탕스가 갑자기 끼어들어서가 아니다. 이리 멘젤 감독이 28세 때 찍은 이 영화에서, 멘젤은 소년을 치료(?)하는 의사로 직접 등장한다. 그는 소년에게, 축구와 같은 다른 것을 생각하도록 하고, 경험 많은 여자를 만나서 한 수 배우는 편이 조루 치료에 도움이 되리라 알려준다. 내용 다 나왔다. 조루 치료다.

    오로지 소년이 집중하는 것이 바로 조루 치료인데, 그것은 2차대전이 한창인 가운데 평화스럽기 그지 없는 체코 시골의 평안함일까 아니면 비루함일까? 영화를 직접 보면 아실 텐데, 감독은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그냥 조루 치료나 하면서 여자친구 앞에 남자로 성장하는 편이 소소하고 행복하다. 게다가 집안의 기대를 한 데 모은 공무원에 막 진입하잖았겠나.

    다른 한편 감독이 보여주는 것은 역장이 취미(?)로 기르는 오리다. 이 오리 때문에 행복한 역장은, 부하 직원들이 뭘 해도 무기력하고, 승진하려고 해도 참 운이 안 따르며, 어줍잖게 여자나 한 번 유혹해 보려는 아저씨로 나온다. 어떻게 보면 이 역장의 삶이 행복하잖을까? 그러면 오리는 체코이고, 이 역장은 친독파 정도로 보면 될까?

    그는 결코 승진할 수가 없다는 점이 포인트 되시겠다. 오리의 운명은? 식탁행이다. 예외는 없다. 오리도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보낸다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오리가 날아봤자 오리고, 치장해봤자 유황오리다.

    1. 체코는 원래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다.
    2. 하지만 체코는 살찐 오리다. (지금도 그렇다.)
    3. 그래서 체코는 조루다. 치료가 필요했다.
    4. 주인님은 차례로 바뀐다. 오스트리아->독일->소련->EU

    이러니 영화의 내용은 제아무리 1966년에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체코의 역사를 관통할 수 밖에 없다. 40년전에도, 지금도 현대적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영화 속의 소년은, 연금도 못받게 되었다. 66년에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 의미를 그냥 흘려보냈을 것이다.

 
00399816 [] CASHBACK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19일 [토] 02:08:05

    원래 이 영화는 단편(20분 정도다)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장편을 보니 단편을 그대로 확장시켰다는 느낌이다. 단편영화 클립은 다행히도 YouTube에 있다. iTunes에서 판매를 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야 어쩔 수 없이(?) YouTube를 애용할 수밖에 없다.

    http://www.youtube.com/watch?v=rxr_jA6cTdE target=_new>Cashback - 2편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의 전시회 제목이 "Frozen seconds"라 나온다. 위 단편에서 나오듯, 주인공은 실연당한 후, 시간을 멈추는 재능이 생겨났다. 잠이 오지 않으면서(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였다), 저녁 시간에 일을 하게 되었다가 우연히 발견한 재능이다. 그리고 그 때 그린 그림, 바로 얼어붙어버린 시간동안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

    예전에 썼는데,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르는 사랑은 저멀리 바다로 나가버린다. 그래도 역류하기를 바라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렇다면 아예 시간을 멈춰버리면 어떨까? 사랑을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하면 어떤 사진이 나올까? 처음 어깨에 얼굴을 기댈 때, 처음 손을 잡을 때, 처음 키스할 때의 영상을 뇌에서 끄집어내 고속회전시키면 어떤 활동사진이 나올까?

    영화 대사에서도 나오고, 단층촬영도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시간을 애써 잡아 보아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물론 단층촬영이 암예방에 쓰이니, 언제나 계속 촬영을 한다면 그이를 잡을 수 있었을 테다. 어디서부터 길이 엇나갔는지 그 미세한 뿌리를 추적하다보면, 이 불면증을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른다.

    http://www.allocine.fr/film ... en_cfilm=109504.html target="_new">마음(Coeurs)은 대단히 연극적이다. 6명의 등장인물들이 한정된 장소에서만 등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깥에는 늘상 눈이 내린다. 분위기를 뽀얗게 만드는 효과다. 그런데 뽀얗게 만드는 것이 분위기만은 아니다. 보는 사람 속을 뽀얗게 만든다. 원래가 Alan Aykbourn의 희곡, "Private Fears in Public Places"를 각색한 영화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면, 연극 제목 그대로 쓰는 편이 더 낫잖을까 싶기도 하다. Peurs privées en places publiques으로 하면 보다 더 맛이 살아나지 않았을까. 줄여서 4P(PPPP)라고 해도 될 테고.

    예고편(YouTube)

    그러나 다시 보면, '마음(CŒURS)'이라는 제목도 쉽게 지은 제목이 아니다. 가령 영화의 첫 대사는 다음과 같다. "Petit. Tout petit." 아파트 방이 너무 좁다는 의미다. 문제는 하나의 큰 방을 어설프게 둘로 나눈 데에 있었다. 창문까지 둘로 가르는 방이었다. 둘 다 얼어죽거나, 아니면 숨막혀 죽거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즉, 그 때부터 이 커플은 갈라질 운명이었음을 드러내는 복선(伏線)이다.

    게다가 부동산 아저씨가 일하는 곳도 남자 책상과 여자 책상의 둘로 '어설프게'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카메라는 보일랑 말랑하는 가리개를 사이에 두고 남녀를 비춘다. 나름대로 성실한 남자에게,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여자는 찬송가프로그램(Les chansons qui ont changé ma vie) 비디오 테이프를 녹화시켜서 빌려준다.

    그런데 그 비디오의 끝에는 자신의 누드 댄스가 들어있었고, 음향효과는 포르노였다.

    ||@@||more...||close||@@||

    심장이나 마음을 나타내는 하트가 깨어질 때는, 늘상 세로로 깨진다. 가로로 깨지지 않는다. 좌심실과 우심실이 깨지는 것이다. 방이 어설프게 둘로 나뉘어 있듯, 마음도 둘로 어설프게 나뉘어 있고, 언제나 깨진다. 무심한듯 눈이 언제나 내리듯, 마음도 언제나 깨진다. 무심한 하느님은 심실을 두 개로 만들어줬고, 사람도 두 종류로 만들어 주었으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두 심실을 연결시켜줄 마음은, 신앙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포르노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기도는 고통스럽다. 포르노도 고통스럽다. 고통은 누가 주는가? 악마가 준다. 우리를 지켜주는 악마는 그 댓가로 고통을 준다. 부동산 아저씨의 여동생은 "악마의 꼬리(queue de diable)"라는 칵테일을 시키고, 여자도 이런 말을 한다.

    "S'il y a un feu de l'enfer, c'est en nous qu'il brûle."
    "지옥불이란 것이 있다면, 그 불은 우리 안에서 불타요."


    포르노를 본 아저씨는 순간 불타올랐고, 바텐더는 아버지가 불타오른 까닭을 이해못한다. 커플은 역시 불타올랐고, 그 다음 날에도 불타올랐다. 여자는 이 모두를 용서해준다. 신약 성서를 든 채로 말이다.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 데에 고통은 계속 나를 뒤따른다. 아니, 날 둘러싸 있다. 앞에 있는 고통은 자신을 속인 채, 앞날을 보여주지만, 발목은 계속 고통스럽게 묶여 있고, 불도 계속 마음 속에서 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기에 마음은 너무나 작다(trop petit). 좁다(compact).

    이러니, 공공장소에서 느끼는 사적 두려움은 결국 자신을 계속 묶고 있는 고통일 터이다. 마음일 터이다. 괜히 심장의 모양대로 주인공들이 포스터를 찍은 것이 아니다. 좌심실과 우심실을 가르는 고통은 부동산도 못막아준다. 찬송가와 포르노로 달랠 뿐이다.

 
00400042 [] In your ey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23일 [수] 00:53:11

    E의 졸업작품이다. 내 친구이거나 E의 친구가 아니면 보기 힘들 애니메이션 단편이기도 하다. ㅎ 제목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2호선임이 분명한) 전철 안에서 시각, 혹은 시점(視點)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라고 하기는 했는데, 워낙에 단편인 만큼, 이야기라 할 만한 것은 별로 없다. 단, 보는 것이 느끼는 것은 내러티브에 대해 훨씬 거대하다. 전철 안에서 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일정 시간동안 같이 가둬두는 장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철밖에 없다. 버스도 마찬가지랄 수 있겠다. 단, 애니메이션화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전철이 더 수월하잖았을까.

    즉, 마음껏 걸어다니거나 앉아있는 바깥 세상에서 차단되었을 때 사람은 무엇을 하는가가 주제다. 더 간단히 줄이면, 같이 가둬두면 어떻게 될까이다. 사실 전철 자체를 거대한 마음으로, 각 탑승객을 말썽부리는 암세포로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그리하여, 짧지만 강한, 강하면서 날카로운 애니메이션이 탄생하였다. 개인적으로 E를 모른다 하더라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문제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 있다. 애초에 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생겨났을까? 움직이지 않는 그 순간을 담는 그림이나 사진과는 다르고, 수학의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표현하는 음악과도 다르다. 실제 그대로의 사람들이 뛰어다니는 영화와도 또 다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애니메이션에 사람들은 집을 날리고, 정신을 팔아왔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졸업작품이기에 하는 말이다. 이런 멋진 단편이 나오는데에 쏟은 E의 피와 땀, 눈물을 나는 똑똑히 알고 있다. 자기를 치료하기 위해서?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고통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졸업과 더불어, 현재 하고 있는 새로운 작업을 또한 축하한다. 생활을 희생시켜가며 얻은 활기찬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고생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축복한다. 당신은, 너무나 근사해.

 
00400080 [] 사랑을 생각하다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23일 [수] 17:55:28

    사랑을 생각하다(Über Liebe und Tod)는 잠재독자들을 짐짓 오해로 이끌 수 있다. 한국어 제목에 사랑(Liebe)만 있지, 죽음(Tod)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토벤과 신승훈의 명곡(?), "Ich liebe dich"에는 가사에 오직 사랑만이 흘러 넘친다.

    하지만 그런 오해는 순간일 것이다. 원래 사랑이 죽음과 쌍으로 다니기 때문이다. 심청은 인당수에 몸을 던졌고, 춘향은 사형당하기 직전에 암행어사를 만난다. 장금이도 유황오리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긴다. 베르테르는 소설 안에서 자살하였고, 클라이스트(H. von Kleist)는 소설 밖에서 자결하였다. 오르페우스(Ορφεύς)는 심지어 산 사람으로서 죽음의 세계에 발을 딛는다.

    원래가 사랑을 100 퍼센트 느낄 때는 시간의 흐름이 멎는다. 아래 캐쉬백(Cashback)도 사랑을 시간의 단절로 표현했었다. 누구나 써먹는 대사인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도 마찬가지다. '순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시간을 인위적으로 막는, 일종의 장치이다. 그리고 시간의 모든 흐름을 무력화시키는 존재는, 단연 죽음이다. 죽음 앞에 선 시간은, 미분귀신 앞에 선 상수(consonant)이다.

    사랑이라는 거울을 뒤집으면 새까만 뒷면, 즉, 죽음이 나온다는 얘기다. 겉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항상 옆에 붙어 다닌다. 죽음이 그러하다. 특히나 사랑은 모든 이를 순간 바보로 만들기 때문에 더더욱 본능적으로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간극을 어떻게든 보충하기 위해서 "고통"이라든지, "좌절"이 등장한다. 사랑을 이루기 전이건, 이루는 중이건, 이룬 후이건 좌절은 시도 때도 없이 몸의 균형감각을 회복시켜준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늘수록 고통도 늘고, 좌절도 늘어난다. 죽음도 더욱 가까이 다가선다.

    그래서 좌절을 느끼는, 고통을 느끼는, 사랑을 보내는 인간이 되어간다. 불어로 오르가즘은 "작은 죽음(petite mort)"이다.

 
00400171 [] Les amants criminel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25일 [금] 16:09:55

    1999년에 나온 크리미날러버(Les amants criminels)는 프랑수아 오종(François Ozon)의 두 번째 장편이다...라고 써 놓고 보면 지극히 평범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 한 문장 덧붙여 보자. 사실 아래와 같이 표현해도 평범하기는 매한가지다.

    크리미날러버는 헨젤과 그레텔(Hänsel und Gretel)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

    사실 그림형제(Brüder Grimm)의 동화는 모조리 다 '평범하지 않다.' 아이를 위한 동화는 일단 아이를 압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은 그 형태를 막론하고 자신을 압도한다. 그만큼 인간이 약하고 왜소(矮小)하기 때문이다. 즉, 모조리 다 평범하지 않다면, 이상한 일도 없다. 당연히 교코쿠 나쯔히코의 말이 생각난다. 아마 "우부메의 여름(姑獲鳥の夏)"에서 교고쿠도가 했던 말일 것이다.

    「この世には不思議なことなど何もないのだよ・・・」

    다시 말하지만, 평범하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그 평범함을 있는 그대로 못받아들이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당연하다.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서도, 의식, 무의식적으로 그걸 숨겨야 고상해지는 것이 사람이다. 발기가 안 되는 것을 알고서도, 끝까지 숨겨놓고 보아야 한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알리스는 분명 뤽을 꼬셔냈다. 하지만 그에 동참한 유일한 사람(!)은 뤽이었다.

    즉, 문화고 돈이고 간에 모든 '문명'을 한 꺼풀 없애 버리면, 네안데르탈 인보다도 생존기술이 없는 인간의 쌩얼이 나온다. 숲속 남자에게는 돈도 보석도 소용이 없었다. 그날 그날 사냥한 토끼의 가죽을 벗겨 잡아먹는 생활밖에 없었으며, '배가 고팠기에' 사이드의 시체도 먹게 된다. '그 아래가 고팠기에' 뤽을 범하기도 한다. 아니, 그렇다면 숲속 남자는 알리스의 일기장까지 굳이 볼 필요가 있었을까?

    아마 일기장을 보았기에 알리스가 아닌 뤽을 범한 것이 아닐까? 그저 자기가 보기 싫은 친구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싶어했던 알리스다. 배고프면 훔치라 했던 알리스다. 당장 먹을 걸 구해오라 호통치는 알리스다. 토끼를 쫓던 알리스다. 숲속 남자는 자기와 동일한 알리스를 범할 수 없었다. 알리스의 꿈 안에서 사이드를 죽인 것은 뤽도, 자신도 아니라, 숲속 남자였다.

    하지만 뤽은 엉덩이가 뚫린 덕분에 발기도 가능해진다. 사진은 맨 앞의 장면인데, 알리스가 저렇게까지 해도 뤽은 발기가 안됐었다. 문명이 덧씌워진 뤽이 성인으로 자라나려면, 어떻게든 탈피가 필요했고, 그것은 사이드 다리 고기와 섹스(?)로 가능해졌다. 자연 안에서 온갖 동물들이 관전하는 가운데, 알리스와의 섹스도 가능해졌다. 자연을 드디어 인식한 것이다. 그러니 경찰에게 숲속 남자의 체포를 하지말라 울먹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크리미날 러버는 의외로 유머가 많다. 저 장면을 과연 평범하게 봐야하나 하는 고민때문에 웃겨서이다. 게다가 뤽은 개처럼 목이 묶이는데, 사실 뤽의 목이 묶이지 않은 적은 없었다. 마지막 즈음해서 뤽은, 숲속 남자의 칼로, 목과 숲속 남자 집을 이어 놓은 탯줄을 자른다.

 
00400394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29일 [화] 14:36:03

    식당에서 점심 먹을 때다. I가 물었다. (P였던가?) 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 그러니까... 돈문제가 없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야?

    잠시의 뜸도 없이 글쓰기라 말했다. 연주, 그리기, 만들기에 모두 능하지 못하니 요것 밖에 할 일이 없잖나라는 이유도 있긴 하다. ㅎㅎ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부분이 있다. 고통을 못참아서이기도 하고, 욕구를 못참아서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대단히 명랑하고 귀엽게 살지만, 그 만큼 음습하고 느끼한 마음을 갖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게다가 언제나 그래왔다. 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다. 드라마 대사와는 달리, 내 안에는 내가 있다. 그런데 그 내가 "나"가 아니다. 계속 변한다. 일단은 내뱉고 나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고 싶다. 참을 수 없는 욕구다.

    사실 오전에 X가 1~2년 전에 쓴 글을 봤다가 눈물이 났다. 요새는 왜그리 마음이 약해졌는지 소설을 보고도 눈물날 때가 있는데, 이것은 블로그 글이었다. 내가 아는 X다. 그 안에 있는 또 다른 X를 보니 X뿐만이 아닌 나도 보인다. 아, 그도 나로구나. 그도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그도 이렇게 표현했었구나.



    무엇보다,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

 
00400432 [] 냉정과 열정사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5월 30일 [수] 02:01:11

    방을 정리하다가 정말 우연히 발견하였다. 2000년 말, 혹은 2001년 초에 썼던 걸로 기억하는 글이다. 아련한 기억이 난다. 난 당시 이 책을 아마 C에게 주었었다. C의 방, 아니면 현관문 옆에 있는 책꽂이에는 아직 이 책이 꽂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은 내가 C를 위해, 혹은 C에게 쓴 글이었다. 책 소개였을까? 꼭 그렇지도 않다.

    일단 이 글을 디지탈화시킨다. 그대로 여기에 올린다는 뜻이다. 맨 첫 문장은 일어였다. 따옴표 처리한다.
    ------------------------------------------------

    "그녀가 말했다. 이런 감상적인 글이라니! 이건 왠지 으스스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롯소, 그리고 브루. 나. 남자 쪽부터 읽었어. 그런 것이지."

    기묘한 색상의 배치, 빨강색은 정작 정열을 뜻하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아오이이고, 이야기는 담담하기만 하다. 냉정을 부러 뜻하려고 파랑색(블루)이라는 제목도 정했을 터인데, 블루에서도 아오이는 계속 나온다. 그것도 주인공이 되내이는 이름으로 나온다. 남자는 예전에 아오이와의 사이에서 열정을 뿜어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글을 담담하게 쓰고 있었다.

    그것은 기만이다. 적절할 때 흥분할줄 알고, 메미를 안으면서 아오이를 되내이는 그는 기만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왜 인기를 끌었을까?

    제목, 너무 잘 지었다. 상대되는 개념을 기묘하게 배치했으면서, 그 어감이 주는 미묘한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충분하고도 충분하다. 그런데 C는 너무 감상적인 연애소설이라 말했다. 당장은 비교할 만한 소설이 떠오르지 않는다.

    ||@@||more...||close||@@||

    아오이: 사색적, 만들어진 보석을 판다.
    쥰세이: 사색적, 바래진 것을 고쳐서 새롭게 만든다.

    C는 감정의 남용을 지적했다. 하지만 냉정과 열정에 나온 감정 표현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 자체로서 감정이 그리 닭살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다.

    C. 해피 버스데이.

    ------------------------------------------------
    이 아래 부분은 모두 일어로 적었다. "네 작은 사진도 좋아. 한 장 뿐이라도 좋아. 부탁해. C" 그런데, 다음 장에는 역시 일어로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이런건 C에게 주지 말까봐..."
    주석으로는 "이 책, 설국과 비교해볼 것."이라 되어 있다.

    이 글은 결국 C에게 안 보여주었다. 그랬었다.

 
00400617 [] 섹시함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02일 [토] 02:38:44

    아무래도 섹시함은 불온과 같이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전혀 섹시하지 않은 상황이 섹시함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가령 아래, 쥐스킨트의 '사랑을 생각하다' 로그를 적을 때, 난 SAS로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전세계의 산업별 수출량 통계치를 계산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섹시한 상황이라 생각했다.

    그 때, 연산을 계속 할 때, 괴테가 어떻느니, 클라이스트가 어떻느니 하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친밀한 타인들(Confidences trop intimes)'의 남자주인공이 세무사인 것과도 관련이 있겠다. 농밀한 감정과 삭막한 숫자의 교류는 불꽃을 튈 수 밖에 없다. 말인즉슨, 섹시하다.

    마찬가지다. 미녀가, 미남이 추파를 던지는 눈빛이 섹시하지는 않다. 서서히 만들어지는 아우라가 먼저 있어야 한다. 외모뿐만이 아니다.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 자기 자신이 자신을 넘쳐 흘러야 한다. 그래야 불온한 환경, 긴장 관계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섹시해질 수 있다. 스스로의 실체가 없으면, 불온한 환경 자체를 불온하게 여기기에 전혀 섹시해질리 만무하다.

    매력이라 불러도 좋을 테고, 카리스마라 불러도 좋을 테다. 섹시함이 관계를 지배한다.

 
00400720 [] 결혼식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04일 [월] 01:39:00

    이날 굉장히 오래간만에 뵌 분들이 많았다. 암튼 우행님과 밍. 결혼을 축하드림다!

    이 말만으로 끝내는 대단히 경제적인 짤방형 로그!

 
00400781 [사람]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05일 [화] 01:31:22

    쑥쓰러운 고백을 해야겠다.

    연애를 하면 하는대로, 피하지 않던 나이다. 물론 부러 피한 적도 없지는 않았다. 도피를 당한 적도 있었다. 사랑이 뭔지 몰라서다. 하지만 뭔지 알아보았자 어떻게 했겠나?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아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과는 전혀 위계 관계가 없다. 그래서 당당히 해 왔다.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했던 그 모든 바보짓도, 꾸준히 나를 성장시켜준다.

    하지만 그것 그대로는 참 쓸쓸하다. 성장을 운운하는 자세는 바른 자세가 아니다. 후회하지 않아봤자, 이따금씩 심장을 찌르는 기억은 여전히 날카롭다. '그래. 이번 교훈은 무엇이지?' 교훈이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교훈은 인위적이다. 인위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기쁘면 울고, 슬프면 애써 웃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 때문에 애써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결국은 기괴하게 쓸쓸한 내 자세를 바꾸어야 했던 것이다.

    이름을 어깻죽지에 새기자는 말은 물론 아니다. 더 투박하게, 더 자연스럽게, 더 따뜻하게 하자이다. 그러면 부끄러워 어쩔줄 모르는 내가 나온다. 뻔뻔하지만 따뜻한 내가 나온다. 먼저 다가가 부채를 부쳐준, 세련되지 못한 내가 나온다. 이번만은 다르다. 그 모든 과거의 내가 죽고 새로운 내가 등장하였다.

    아래에서 연애소설을 얘기했는데, 사실 난 이미 쓰고 있었다. 직접 행동하고 있었다.

 
00400895 [] 하이쿠(?)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07일 [목] 16:47:13

    "확인하다"가 일본어 단어로 뭐냐는 질문이 나왔다. "다시카메루(たしかめる)"이다.

    그런데 내 입은 "다키시메루(だきしめる)"라 말하고 있었다.

 
00400956 [] Raveonettes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09일 [토] 02:28:11

    The Raveonettes-Love in a trashcan

    찾아도 의미가 있을까? 그 과정이 의미가 있을까? 근원을 찾다 보면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고전으로 갈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신화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의미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발산한다.

    전에 시이나 링고 음반을 살 때였다. 에반스의 여직원은 나에게 개인적으로 궁금하다면서 왜 링고 음반을 사냐 물어봤었다. 너무나 갑작스런 질문이었다. 예전에는 미처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 때 뭐라 말했을까? 일단은 목소리가 특이하고요. 대단히 불규칙적인 규칙이 마음에 듭니다하고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겠다. 음악을 뒤틀면서 근원을 찾고 싶어하는, 그런 느낌을 받아서 산다...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식민모국의 음악이 우리의 근본인가? (그런데 링고 음반에는 독일어 노래도 있는 앨범이 있다.) 가령 EGO-WRAPPING'은 누구 음악으로 거슬러 올라가나?

    결국은 고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결국 고전에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게다가 고전은 대단히 투박하다. 있는 그대로, 날 것으로 감성을 쥐었다 폈다 한다. 레코드란 것이 처음 대중화될 때가 1930년대였으니, 음악도 그 때로 갈 수 밖에 없다. 한 50년대, 70년대 초반? 정도까지 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위에 링크시킨 뮤직비디오는 덴마크(미국이 아니다!)의 Raveonettes이다. 50년대를 추구한다고 하는 밴드이며, 사무실의 미국인 동료(?)는 너무 아저씨틱하다며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그도 제이슨 므라즈 정도는 듣는 모양이다. 걘 너무 게이틱하잖나.) 하지만 난 너무 아저씨틱해서 너무 마음에 들어한다. 결국은 근본, 날 것으로 갈 수 밖에 없으니, 아저씨로 향하게 되어 있다.

 
00401069 [사람] 홍대 근처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11일 [월] 00:48:03

    찍사는 G. 역시 순간 포착을 너무 잘했다. :D

    참으로 오래간만에 맞이하는 평화로운 주말이었다. 사실 평화롭기만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강렬한 햇빛과 이따금씩 부는 바람은 마음을, 몸을, 가슴을 설래게 하는 데에 충분했다. 충만함과 행복, 만족을 동시에 느낀다.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군중 속에서, 오히려 둘만 분리되어 있다는 생각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건 좋다. 이 세상에 오로지 둘만 있는 느낌. 정말 살아있음을 느낀다.

 
00401128 [] 소립자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12일 [화] 01:32:36

    우엘벡이 고통에 대한 소설을 쓰는 것은 맞다. 게다가 그 '고통'이라는 것이 결국 언제나 자리잡는다는 것도 맞다. 조금이라도 정신이 깨인 뒤로, 인생에는 고통 밖에 없었다. 결국은 소설, '소립자'도 고통으로 시작하여, 고통의 승화(?)로 끝난다고 봐도 좋다. 그 열쇠는 성도착자(?) 브뤼노의 강의에 있을지도 모른다.

    소설에서 브뤼노는 보들레르를 가르친다.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을 가르친다. 영화 속에서는 지나가는 장면처럼 나오지만, 보들레르도 고통의 묘사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소설 안에서는 시가 그대로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 좀 당혹스러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소립자를 번역한 이세욱이 어떤 '악의 꽃' 번역본을 참고로 했는지, 혹은 자신이 임의로 번역을 했는지 몰라서이다. 정말로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겠는데, 내 방에는 악의 꽃 원본이 있다. 이세욱은 두 번째 연의 "Douleur(고통)"을 "고독"이라 표현했다.

    사실, 아름다운 싯구이기 때문에 인용을 좀 해야겠다.

    소설에서 쓰인 "묵상(Recueillement)"의 원문 이다.

    Sois sage, ô ma Douleur, et tiens-toi plus tranquille.
    Tu réclamais le Soir; il descend; le voici;
    Une atmosphère obscure enveloppe la ville,
    Aux uns portant la paix, aux autres le souci.

    Pendant que des mortels la multitude vile
    Sous le fouet du Plaisir, ce bourreau sans merci,
    Va cueillir des remords dans la fête servile,
    Ma Douleur, donne-moi la main; viens par ici,


    소설에서 쓰인 번역문이다. 286 쪽에 나온다.

    얌전히 있으라, 오 나의 고통이여, 더 조용히 있어다오.
    그대가 요구하던 어둠살, 이렇게 바야흐로 내리지 않는가.
    어둑어둑한 대기가 도시를 감싸 오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안식을, 어떤 이에게는 근심을 안겨다 주면서.

    죽을 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의 천한 무리가
    쾌락이라는 그 무자비한 형리의 채찍을 맞으며
    천한 잔치 판에서 회한을 줍고 있는 동안.
    나의 고독이여, 이리로 오라. 나에게 손을 다오.


    다른 문장도 아니고, '시'이기에, 해석의 여지는 매우 풍부하다 하겠다. 저 한국어 번역이 나쁘지도 않다. 내가 당혹스런 부분은 고통이 곧 고독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 단어에 대한 이해는 이 책의 이해와도 연결된다. 그렇게 개인을 주장하면서, 자유를 주장하면서, 평등을 주장하면서 얻은 것으로 보이는 '개인'은 개개인을 고통으로 인도할 수 밖에 없다. 정말 비극이기 그지 없는 이 사실 때문에 천하게 살아가는 인류는 꿈을 꾼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나벨이 자살을 택했을 때, 난 정말 한 동안 책을 못 보고 엉엉 울었었다. 어떻게 기를 써 보아도, 결국은 저 시에 나온대로 인간=mortel, 즉, 죽는 존재다. 아나벨이 누렸던 개인, 직업, 집, 모두가 아나벨을 죽이는 요소가 되어버렸다. 정말 천하구나. 정말 비루하구나. 정말 비참하구나.

    좀 허무할 수도 있겠다. 어줍잖을 수도 있겠다. 그러한 비참함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려면 역시 사랑이 제일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꼭 둘이 하지 않아도 좋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다. 아니, 아예 처음부터 고통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다. 자기 혐오, 거기에서 사랑이 출발한다.


    그리고 그 때, G가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책 읽을 생각을 전혀 안했을지 모르겠다.

 
00401187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13일 [수] 01:07:36

    "캡이에요."

    넘어간(!) 대사가 있다. "캡이에요."이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단어들이 마음을 넘쳐났는지는 넘어가겠다. 그런데 "캡이에요"만은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상당히 옛날의 유행어라서이다. 아마도 Captain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capital에서 나왔을 가능성보다 captain이 더 높다. 캡틴이 더 빈번하게 쓰여서다. 캡틴큐라는 양주(?)때문일지 모르겠다. 싸구려 폭탄주를 만들 때에 즐겨 쓰던, 동네 수퍼에서 파는 그런 양주가 있었다. (지금도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각 세대의 유행어는 모두 따로 있기는 하지만, 지금 쓰는 건 "짱이에요"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유행어를 쓴다는 것 자체로서야 전혀 개성이라고 할 수 없겠다만, 상황이 맞지 않을 때, 묘하게 맞아들어가는 유행어, 혹은 알고는 있지만 잊고 있었던 유행어의 사용은 그 사람을 상당히 섹시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사람 자체가 좋으니, 말이 양념 역할이기는 하다. 중고딩 때 자주 썼던 "캡이에요"는 곧바로 머리 속에서 소화가 되었다. 정말 캡이라는 생각이 넘쳐났다. 그 때는 토요일 오후였고, 시간은 얼마 없던 때였다.

 
00401362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16일 [토] 02:44:15

    자신이 멍청하다 느낄 때가 많다. 가령 오늘 통계용 데이터를 돌리는데 자꾸 수가 틀리게(다르게?) 나오는 것이었다. 프로그래밍은 원래 손발이 고생하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할 텐데, 프로그래밍하고는 내가 거리가 먼 듯 하다. 손발이 고생하도록 프로그래밍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연도별로 나누어서 따로 따로 컴파일 해 주니까 그나마 만족스럽게 나온다.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여름이라 덥기도 하고 해서, 마이(마이가 맞는 명칭 맞나?) 소매를 계속 잡아 올리고 그랬는데, G가 마이 소매를 접어 주었다.

    접어 주었다. 접어 주었다. 접어 주었다. 접어 주었다. 접어 주었다. 접어 주었다. 접어 주었다.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 접으면 되는 것을 왜 몰랐을까? --;  콜럼버스의 달걀 얘기까지 하기에는 좀 거창한데, 대단히 소소하고 일상적인 부분을 잘 못할 때가 있다. 꼼꼼하지 못한 성격과 관련있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뵌 분들은 잘 아실 텐데, 내가 삑사리를 대단히 많이 낸다. 선글라스로 가리고 하면 꽤 간지가 나지만서도, 본질은 삑사리다. 이거, 또 하나의 자학개그?

    사진은 파리, Shakespeare and Company 안에 놓여 있던 타자기.

 
00401450 [] 일상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18일 [월] 03:02:12

    생각해 보니 아래의 글은 참 놀랍다. 내가 내 일상을 적었기 때문이다. 일기 적은 것이 국민학교 때 일이니, 온라인에 오늘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적는 것은 참으로 오래간만의 일이다. 그만큼 내가 변했을까? 아니, 그만큼 내가 나를 그만 숨기기로 한 것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할 것이다. 사실 일상을 적는다치면, 쓸 만한 일들이 대단히 많다. 비단 최근의 연애뿐만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웃기는 일이 굉장히 많고, 또 민망한 일도 상당히 많다. 작업하는 것 중 하나인, 한국 내 산업 상황에 대해서도 코멘트할 만하다. 모 사이트의 번역한 글에 대해 따라붙는 괴상한(?) 답글도 유머의 사례로 제시할 만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적을 가치가... 있기야 하겠지만, 그냥 그대로 살아가기로 방금 정한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주셔야 제맛. 난 천하태평으로 내 삶을 100% 살아갈 뿐이다. 어차피 일상을 적건 무엇을 적건 내가 적는다.

    놀라운 것은 날 둘러싼 공기다. 후광이라고 해도 좋을 터이다. 나, 행복하다. 쓸쓸함과 고통은 그것대로 의미가 따로 있을 테고, 나는 다만 행복하다. 역시 예상한대로, 영화는 요새 전혀 안 보고 있다.

 
00401610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20일 [수] 17:32:34

    Barry E.

    하고 있는 일에 세 명의 Barry가 있다보니(잠깐. 하나는 짤렸던가),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구분한다. (내게 부인 불평을 늘여놓았던 Barry W.도 참 재밌는 아저씨다.) 사진은 한 4년 전쯤? 젊었을 시절인데, 사실 난 그에게 상당히 흥미를 갖고 있다. 그가 하는 분야가 내가 관심가진 분야와 얼추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 얘기는 여기서 중단하고. ㅎㅎ 그는, 워낙에 대학에 널리퍼져있는 인종. 유태인이다.

    그가 유태인이라는 것 때문에 상당히 의미심장한 사건(?)이 많다. (Barry W.도 유태인이다.) 작년 11월, 첫 등장 때부터 자신이 집에서 공항까지 차를 몰고 나온 석유값과, 미국, 그리고 서울에 와서 사 먹은 커피값, 밥값의 영수증을 손수 메모지에 써가지고 온 것이다. 그리고 태연히 하는 말, "현금으로 주시오."

    사실 온갖 사소한 일을 갖고 모두 다 "현금"으로 챙기고야마는 그의 떼쓰기가 귀엽기도 하다. 물론 여러분의 세금이 저 사람의 주차비와 가스비로 나가는 걸 생각하면 찝찝하기도 하다. 우리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또 다른 Barry에게도 "현금" 물을 들여 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로젝트 매니징도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 확실히 평생을 대학에서 보낸 사람답다. 그래도 타임스(NYT)에 당신 책 리뷰가 있어서 놀랐다고 말해주니, 그의 얼굴은 어린아이처럼 해맑아졌다. 그랬더니 장황하게 자기 책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든 곳에서 빠꾸맞았는데 거기에서만 받아주었더니, 다음날 금새 아마존에서 순위(!)가 오르더라면서 빙그레 빙그레 미소짓는다

    너무 귀여운 수전노 아저씨다. 사실 난 당신 책 안 읽었다고 말해 주었다.

 
00401697 [] 간만의 음악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22일 [금] 01:38:21

    간만의 음악로그

    1. So Excited

    존 메이어의 팬은 남자와 여자가 모두 많다. 흔치 않은 일이다. 나로서는 존 메이어가 명성을(?) 날린 Room Square보다 Continuum이 더 낫다고 보는데, 이런 블루스 실황에 나와서 열심히(!) 연주하는 존 메이어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너무나 부드러운 발라드 앨범의 존 메이어는 전혀 생각이 안난다. 뭐라도 상관 없는, 그런 상태가 되어버린다. 본연의 리듬에 충실하기란 쉽지가 않다.


    2. Mercedez Benz

    재니스 조플린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이유는 아무래도 뱃심(?)이 아닐까 싶은데, 이런 재미나는 노래도 아카펠라(!)로 불렀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가사가 어렵지도 않다. 그런데 가사가 웃기지만도 않다. 참으로 흥겹지만, 한편으로 참으로 서늘한 느낌이 든다.


    3. Little Red Rooster

    록은 결국 블루스로 갈 수 밖에 없고, 블루스는 결국 흑인 형님들에게 갈 수 밖에 없다. 이 곡은 그 원류까지 흘러갈 만한 곡이다. 그만큼 여러 밴드들이 부르고 연주했기 때문이다. 나한테 있는 버전은 에릭 클랩튼이다. 원곡은 아직 못들어봤다. 하지만 틀림 없이 구수하리라 생각한다.


    4. いいじゃないの幸せならば

    나츠키 마리(夏木マリ)를 좋아한다. 세월의 흐름이 그녀의 목소리에 힘과 포스(같은 개념이 아니다)를 불어 넣어줘서이다. 가사도 대단히 쓸쓸하다. 행복하다면, 행복하다면... 좋다. 그렇고말고. 그것을 알 때는 이미 늦을 때가 많지만 말이다.


    5. Ruby

    만화 주제가 말고(ㅎㅎ) 일본 가수를 처음 접했던 것이 이마이 미키(今井美樹)와 오오구로 마키(大黑摩季)였다. 아련할 때다. 특별히 이 곡을 넣은 이유는 따로 있다. 이 노래에는 "확인하다"가 후렴구에 많이 나온다. :D


    참고자료 - 다운받으세용. iTunes로 듣는 것을 권장.

 
00401775 []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24일 [일] 00:27:48

    고등어를 좋아한다. - 고등어를 좋아한다.
    고구마순을 좋아한다. - 고구마순을 좋아한다.
    미역국을 좋아한다. - 미역국을 좋아한다.

    이 정도는 약과다.

    저녁에 비가 좀 내리기는 하였지만, 오늘 햇빛은 정말 사진 찍기 좋았다. 정말, 좋았다. :D

 
00401930 [ECON] BerkShare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26일 [화] 17:28:31
 
00402067 [사람] 삼청동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6월 29일 [금] 01:41:23
 
00402155 [] 아이폰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01일 [일] 02:36:58

    이길 수 없으면 판을 바꾸어야 한다. 판을 옮겨야 한다. 새로운 수익을 찾아야 한다.

    위 세 가지에 대해, 애플은 모조리 다 성공하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모조리 다 실패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앞으로도 이어질까 하면 그건 또 모를 일이긴 하다.

    한 회사가 성공을 하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거나, 1등 제품으로 고마진을 누려야 한다. 그리고 1등을 하게 되면 바로 마진을 낮춰야 한다. (90년대 애플과 현재의 MS는 바로 이 점을 못했고,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산업을 계속 이끌어야 한다.

    한 산업이 성공을 하려면, 경제와 상관 없는, 경기와 상관 없는 수입이 나와야 한다. 한 인간이 성공(?)하기 위해 호경기나 불경기 할 것 없이 꾸준한 수입이 나오는 직장, 혹은 자산이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는 사람의 사정과 상관 없이 무조건 내는 '세금'이 있어야, 그 산업이 성공한다. 휴대폰 통신사업이 바로 그러하다.

    애플의 문제점(?)이라 하면, 저 "산업이 성공하는 공식"을 깨고 있다는 점에 있겠다. AT&T와 함께 깨고있기는 한데, 이제까지 소비자와 사업자들이 바치는 '세금'갖고 편안히 먹고 살던 업계가 과연 애플을 절실히 따를까가 걱정이다. 쉽게 말해서, 애플은 이들의 밥그릇을 깨려 한다. 두고 볼 일이다.


    PS. 이 글의 카테고리는 ECON이 아니다. 경영은 경제가 아니다.

 
00402312 [] 時をかける少女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04일 [수] 01:26:08

    영화 볼 시간은 정말 없지만, 그래도 요거는 보았다. ^^ 원작이 40년 전에 나왔다고는 하는데, 소설도, 드라마도, 예전 만화도 보지는 않았다. 물론 내 성격상 그런 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소설이건 드라마이건 만화이건, 형식보다는 무엇이 나를 찌르는지, 무엇을 내가 찌르는지가 관심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유독 아래의 여자가 눈에 밟혔다. 마코토의 이모다. 마코토는 그녀를 "마녀(魔女おばさん)"라 칭했다. (원작은 이 여자가 주인공이라고 한다.)

    그 나이 또래의 여자 아이들에게 시간여행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여기까지가 영화 예고편에 나오지만, 영화 보면 저 말이 거짓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보다 보면 나온다. 자세히는 안 나온다. 수수께끼의 여자다. 그녀의 뒤에는 고등학생 3명이 같이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쥴앤짐? 로드무비? 몽상가들? One of us?

    멕베쓰가 만나는 3명의 마녀가 갑자기 생각난다. 맥베쓰에서야 미래를 예언하는 마녀 3명이었지만 나머지는 왠지 기분이 묘해지지 않는가? 남자 둘에 여자 하나다. 윌 영의 "Light my fire" 뮤직비디오(짐 모리슨의 대형 초상이 뒤편에 나온다)도 2:1이다. 여자는 에디 세즈윅의 화신으로 나온다. 도대체 마코토는 어떤 자리를 차지할까?

    무엇이든 생각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기 위해 3명이 등장했을 수 있고, 시간의 단절을 나타내기 위해 2:1로 나타났을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셋은 늘상 야구 캐치볼을 한다. 그 조그마한 공으로 이어지는 인연은 영화에서 길잡이 역할을 크게 한다. 요는 조그마한 공이다.

    비로소 원작이 쫌 궁금해진다. 부러 찾아볼 일은 없을 듯 하지만, 미래에서 자기를 기다릴 치아키를 알아버린 마코토는 이전의 마코토로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마녀 이모' 또한 결코 예전의 모습은 아닐 듯 하다. 가벼운 일상에 써버린 시간여행 능력이건만, 세상사에 가벼운 것은 아무래도 없나보다.

 
00402462 [] 유리문 안에서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06일 [금] 23:13:08

    고담하게 살아가려 애쓰고 있다. 하늘로부터 점지받은 나의 몸과 마음이, 그런 바람에 부응할지는 헤아릴 길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고담할까?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 없이, 시외버스 맨 뒷자리에서 잠이 들었고, 옆자리 아저씨는 연방 졸면서 내 팔을 찬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안양? 인천? 초록이 우거진 곳에서 도회지로 들어서게 되면 이중의 감정을 느낀다.

    따뜻함과 삭막함이다. 내가 나고 자란 도회지는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군다나 서울은 뭐든 새로 만들기를 좋아하니, 옛 것은 남아나지 않는 살벌한 곳이다. 반면,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웃고 울고 싸우면서 살아간다. 살갑다. 따뜻하기 그지 없다. 마침 한 커플이 눈에 띄였다.

    사내는 머리가 매우 짧았고 귀고리에 가죽옷을 입었다. 큰 체격이었다. 계집은 짧은 치마에 긴 생머리,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둘의 눈빛은 따뜻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서로 화장실에 따로 들어가면서까지 그들은 못내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사내는 연방 화장실의 거울을 쳐다보며, 거울 안에서 계집의 눈매를 그리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매우 많다. 겉이 어떠건, 속이 어떠건, 나름대로 자기가 가진 사랑을 아낌 없이 보여주면서 살아간다. 어떠한 생각도, 어떠한 계산도 드러나뵈지 않는다. 난 그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아무리 내 상상속의 그들이라 하더라도, 바라보는 자는 언제나 아래에서 올려다 바라본다. 위에서 내려다보지는 않는다. 그들만큼이라도 고담해지고싶다.

    G는 저만치 위에서, 구멍가게 파라솔 밑에 앉아 있는 내가 보였다고 말한다. "응. 그래"라고 답하였다. 그 때 나는 한 없이 투명하도록 맑은 마음을 느꼈다.

 
00402661 [] 냉커피와 도마도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10일 [화] 16:53:22

    냉커피는 나한테 시켜달라 부탁했던 말이다. 주인한테 난 "냉 카푸치노"를 달라 하였다. 도마도는 내가 한 말이다. 도마도 쥬스를 해먹자고 했더니 깔깔 웃는다. 쌤쌤일까? 그보다, 사용하는 언어에 뭐라 할 수 없는 독특함이 있는 것만은 사실인듯 싶다. 영어도 그렇듯, 한국어도 읽거나 들을 때는 다양한 어휘를 알아도, 막상 말할 때는 몇 개 안 되는 단어갖고 온갖 말을 다 만들어낸다.

    그런데 위와 같은 현상(?)은, 스타벅스를 별다방이라 하는 것과 좀 다르다. 외래어를 친숙한 한국어로써, 친숙하지 못한 느낌을 주는 기괴한 유머감각을 발휘하는 것과 다르다는 얘기다. 기본적으로는 좀 오래된 한국어(한자어와 약간의 일본식 단어 포함)가 머리 속에 채워져 있어서가 아닐까? 색깔로 말하자면, 약간 빛 바랜 한국어랄 수 있겠다. 빛 바랜 물체는 보기에 촌스럽기는 해도, 전혀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워낙에 익숙해져서다.

    즉, 커피빈을 콩다방이라 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에서의 기괴한 휴머다. 친숙하지 않은 한국어로 친숙한 느낌을 주는 유머감각이기 때문이다. 가령 위에 언급한 도마도는 일본식 발음이다. 분명 일제 때 건너왔을 것이고, 부모 세대들은 대부분 '도마도'라 발음한다. 요새는 영어식 발음으로 (주인이) 바뀌어서, '토마토'라 발음한다. 그리고 난 거의 무의식적으로 도마도라 발음하였다. 결과는 '깔깔'이다.

    민소매를 소데나시라 발음하는 것도 어느 정도 궤가 맞다. 부모, 조부모들이 입으로 말하던 바로 그런 발음이다. 이런 발음은 고쳐야 하는 발음일까? 냉커피는 아이스커피라 해 주어야 할까?

    예전에는 그래도 고치는 편이 낫잖겠나였는데,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어느 쪽이 되든 우리말이다. 반 박자에서 한 박자 느린 나로서는 당연히 빛 바랜 말만 계속 할 테니, 어느 쪽이든 상관이 없다. 고쳐야 한다고 운동까지 벌이는 이들도 나름대로 삶의 의미를 그런 데에서 찾을 테니, 그것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글도 결국 '고담하다'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풉.

 
00402783 [ECON] 한성별곡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12일 [목] 17:34:44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났다. 한성별곡이다. '다모'와 비슷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바로 지금을 생각하게 만드는 1800년도는 숙종 때를 그린 '다모'와는 또 다르다. 혹시 역사를 좀 배운 서양인들이 이 드라마를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18세기 당시 주상전하를 감히 참살하던 저 망나니 법국(프랑스)보다, 君臣有義(?)를 지키는 은자(?)의 나라가 선진국이었다는 점을 깨닫긴 할까?

    아직 1,2화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아득한 곳의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이었던 시전과 육의전, 금난전권과 난전, 그 외 조선의 복지제도(?)를 엿볼 수 있어서이다.

    가령 도성지인 한성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길은 역시 한강이었다. 청계천과 중랑천은 당시 배가 다닐 만한 곳이었기 때문에, 나라가 산물의 유통을 감시하려면, 모든 내천을 다 감시해야 했다.

    그리고 그 몫을 시전 상인들이 맡았다. 그 시전과 육의전 상인들은 금난전권(禁亂廛權)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아올린 상황이었고, 바로 이들이 벽파에게 정치자금을 내리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1791년(승하하기 딱 9년 전 일이다), 금난전권이 폐지된다. 시파에게도 정치자금을 줘야했기 때문이다. 그 역할은 주로 난전이 맡는다.

    쉽게 얘기하자면, 시파 대 벽파, 임금 대 대신은, 전경련 대 경총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면, 정조 팬들에게는 좀 미안한데, 누가 올바른지 알 수 없다. 드라마의 주제 또한, 누가 올바른지 알 수 없다이다. 임금 뜻대로 하는 정치는 올바른가? 아니면, 상의 뜻을 꺾고, 백성들이 못입는 비단에 대한 해제를 '자유화'시켜 주어야 올바른가? 길게 보면 정말 알 수 없다.

    또 한 가지. 대장금에도 얼핏 나온 혜민서(惠民署)와 격쟁(擊錚)의 존재는 상당히 강력했을 듯 싶다. 혜민서는, 국민 납부금이 없는 의료보험제도이고, 격쟁은 주요 언론기관 없이 여론을 직접 들을 기회(인터넷?)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의료보험제도를 무상으로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예방의학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북한과, 의사를 수출까지 하는 쿠바 정도이다. 옛날에는 그 비용을 누가 댔을까? 물론 정약용도 직접 혜민서를 한탄한 바 있긴 하지만, 그런 제도가 있다 함은 민주주의이니, 복지하고는 상관이 없다. 역시 유교라는 최첨단 철학덕분일까?

    격쟁도 마찬가지다. 중간에 거간꾼이 없으면 비용이 줄 수 밖에 없는데, 거간꾼들이 득세하는 사회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누가 올바른지 알 수 없다. 오로지 개개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곳을 꿈꾸긴 한다. 한성별곡에 데이트 장소로 나오는, 그런 대나무밭같은 곳일 게다. 그 쭉쭉 뻗은 대나무숲의 사랑은 아름답다. 하지만 죽창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00402903 [] 주격조사의 차이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15일 [일] 02:50:52

    일본어에서의 조사 "와"와 "가"를 설명하다가, G에게 "은/는"과 "이/가"의 설명을 시도했었다. 원래는 전에, 아랍어 배울 때 곁다리로 배웠던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서 얘기했던 것인데, 막막했다. 이 때 시도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은/는: 정적(靜的), 상태의 정의
    이/가: 동적(動的), 활동의 주체


    그런데 이 정도갖고는 애매하다.

    A는 식당에 간다.
    A가 식당에 간다.

    식당에 가는 상태, 식당에 가는 주체로 나누어 보았자,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좀 더 깔끔한 정의가 필요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에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았다. 확실히, 사전은 어디에서나 필요한 법이다. 네이버 일본어 사전도 참조하였다.

    주격조사로 쓰일 때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은/는: 서술의 주체
    이/가: 동작의 주체


    서술은 사건이나 생각을 차례대로 말하거나 적음을 뜻하고, 동작은 움직임이나 그 모양을 뜻한다. 즉, 은/는을 해석할 때는 문장을 앞에서 뒤로 읽으면 되고, 이/가를 해석할 때는 뒤에서 앞으로 읽으면 된다. 위 사례문으로 볼 때, A는? 식당에 간다. 식당에 간다? A가 간다. 이런 식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고보면, 외국인이 한국어 배울 때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한글 익히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조사(助詞)라는 문법단위도 그러하다. 저 '조'자는 도울 조자이다. 즉, 주격(主格)으로만 쓰이는 것도 아니오, 목적격으로 쓰일 수도 있고, 단순한 강조로도 쓰일 수 있다. 단어에 성이 없으니, 조사로라도 이렇게 구분을 짓는 것일까? 인칭에 따라 어간/어미가 변하는 언어(아랍어와 터키어가 그러하다)와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한국어와 일본어 배울 때는 아무래도 조사 익히기가 핵심일 듯 하다. 높임법을 안 배운다면, 형용동사(형용사와 동사 나누기는 무의미하다)의 어미변화는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00403109 [] Sommer '04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19일 [목] 02:11:08

    '미필적고의에 의한 여름휴가'이다. 전에 G가 물어 봤을 때, 난 이 정의를 잘못알고 있었다. 그 때는 미필적고의가 '의도하지 않은 고의(?)"인줄 알았었다. 찾아보니 아니다. 미필적 고의도 '고의'였다. 필연적인 고의보다 등급이 낮은(!) 정도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조리 다 미필적고의를 저지른다. (가령, 아들이 보는 1차대전 비디오에 나오는 독일은 뭐였지? 미필적고의 전쟁을 개시한 것일까?)

    참으로 찜찜한 말이다. 찜찜한 이야기 전개이다. 찜찜한 결말이다. (사진은 마지막 장면이다.) 저 마지막 장면의 충격이 크지는 않지만, 찜찜함과 왠지 모르게 습한 느낌이 드는 것에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저 장면에서 편지의 내용이 나오고, 여자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말한다.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행복하게 살 의도였고, 그럴지 몰랐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행복하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이 영화가 동화로 끝나버릴 영화였을까?

    어떻게 보면 큰 사건이라 할 만한 사건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는다. 갑자기 자잘한 사건이 생겨날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절대로 흥분하지 않는다. 모든 일을 차분히 진행시켜 나아갈 뿐이다. 정말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찌질함(!)이 느껴지는, 그런 등장인물들이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휴가(!?)

 
00403168 [사람] 한 콩나물국밥/순대국밥집
◎ 글쓴이 : 위민복
◎ 글쓴날 : 2007년 07월 20일 [금] 00:24:27

    확실히 나를 알아과는 과정일 것이다. 그녀를 만나면서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여러 가지 단점(!)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비단, 어디에 잘 걸려서 항상 다친다던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참고로, 난 내방 침대에 너무너무 다리를 잘 부딪힌다. 내방 침대는 돌침대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

    대표적인 것이 아무래도 내가 가진 찌질성(?)일 게다. 당연히 누구에게나 찌질함이 있지요. 하지만 문제는 내가 은근히, 무의식적으로 오만하다는 데에 있을 거다. 아니, 오만함이 너무 센 단어라면, 이기적이라 해도 좋겠다. 원래부터 내가 착한 건 아니었지만, 지내고 보니 정말 난 착하지가 않다.

    사내답지 못하다는 것도 문제다. 언제나 사내다움을 추구하지만 내가 실제로 사람을 끌 만한 매력이 있는가 하면, 그것은 다른 문제다. 물론 여러 가지 환경의 문제도 있긴 하다. 하지만 변명은 금물. 내가 여기서 말하는 사내다움의 뜻을 오해들 하시진 않을 게다.

    그 외에도 우유부단함이라든가, 말을 막한다는 것도 단점, 되시겠다. 그리고 나의 이런 멍청함을 정말 최근까지 구체적으로는 몰랐었다. 나도 품평회에 나간다면 몇 푼이나 나갈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난 그녀에게 항상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