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같은 시기에서는 정말 뜬구름잡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계속 « 질문 »만 던지기 때문이다. 등따숩고 배부른 시기에서야, 이런 « 질문 »은 하나의 레저/스포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생존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면, 그런 « 질문 »은 사치에 다를 바 없다.
그렇다고 2000년, 닷컴거품 시기와 그 이듬 해 일어난 붕괴 시기에 이 영화가 큰 반향을 일으켰을 것 같지도 않다. 편집의 실패, 라고 보면 될려나? 자꾸만 중심을 흐트러뜨리는 식의 구성이기 때문에 그렇다. 미국 사회의 배부른(그리고 착한) 사람들이 뭔 고민을 하는지는 알기 쉽겠지만.
물론 «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고 말할 수는 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바로 그것이다. 어차피 삶에 정답이란 없으며, 계속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면, 인간스럽지 못하잖나, 뭐 그런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다. 당연히 의미가 있긴 있겠지. 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본능적인 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 탈이라면 탈이겠다.
그동안 신만 줄줄 따라다니던 서양애들이 애비애미를 잃고 방황한다는 걸 알려주는 좋은 영화라면, 그것만은 나도 끄덕일 수 있겠다. 철학으로 역사를 만든 우리 수준에는 못미치는 것들의 영화, 그리고 거기에 열광할 줄 아는 사람들의 영화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