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août 9th, 2005 - 

드디어 나왔다. 십자군 이야기 2권!

요새는 프레시안에 연재를 안 하는 모양인데(2003년 이후로 없다. 프레시안과 멀어진 사람이 한 둘이 아니려니…) 6권까지 나온다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는 알 길이 없다. 이런 식으로 시시콜콜 이야기를 다 따지자면 십자군 역사를 다 그리기 위해 스무 권 정도는 필요할 것 같거든. (게다가 후단부의 책 소개가 만만치 않다.)

crusaders

일단 이 만화에서 느끼는 한계(?)라고 한다면, 무엇보다 인간을 신뢰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랄 수 있다.(!) 십자군과 서방의 탐욕을 설명하니라고 정작 중요한 경제적인, 문화적인 이유가 좀 쉽게 지나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물론 논문이 아니니 별외이다), 거의 무조건적이랄 수 있는(지금까지는 그러하다) 친아랍적인 성향이 또 그러하다. 아민 말루프 책(이 책 원본은 불어였던가?)을 절반만 읽었나봐? ㅎㅎ 당연히, 이해한다. 그나마 이런 만화라도 나와 주어야 균형이 맞아들어가는 것 아니겠나.

그리고 제일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가 영어밖에 모른다는 사실이다. 비록 만화라고는 하지만 중세사를 다룬다면 당시 그곳에서 쓰이던 말(대충 대 여섯 개 정도 된다)을 어느정도 해야 번역본의 위험성을 당당히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뭐 그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아랍어 배우러 미국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니 할 말 다 했지. 에, 한 마디로 줄이자면, 아무리 왼쪽 시각이라고 해도 그가 가진 시각은 앵글로색슨의 왼쪽이 가진 시각이라는 것. 물론 철저하게 지금의 시각에서 지금을 풍자하려고 그리는 만화이니 그럴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너무 감동스럽다. ㅎㅎ 한국일보 인터뷰를 보면 그는 시오노 나나미가 거의 후쿠야마나 헌팅턴 수준으로 로마를 바라본다면서 그녀에 대한 증오(?)를 표출한 적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 시오노 나나미는 철저하게 인간을 불신하는 것 뿐이다. 솔직히 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오노가 이야기하는 로마인들의 심리상태나 철저한 현실주의적인 시각은 딱히 뭐라 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요, 정답이다. (따라서 나는 책 쫌 읽는다는 분들, 그렇게도 차가우면서 인간을 불신하신다는 그분들이 그녀를 싫어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참으로 궁금하다.) 요는 성선설과 성악설인가? 따뜻하게 본다면 당연히 NO WAR는 효력을 가질 수 있다. 평화는 당장 가능하다.

하지만 오늘 뉴스에 보니 로빈 쿡이 죽었다더군. 여기에서 음모를 느끼는 사람은 나 뿐일까?

너무 삐딱하게 쓴 감이 없잖아 있는데, 사실 난 이 만화를 매우 좋아한다. (게다가 옛날식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그 만화 기법! 역사 만화에 지극히 어울린다!) 한국에 나와 있는 십자군 이야기에서 한국인의 시각이 담겨 있는 저작물은 김태의 이 만화가 거의 유일할 것이다. 게다가 올바른 것은 올바른 것이다. 투정을 좀 부리기야 했다만 그가 옳다. 그가 가진 시각이 옳다. 적어도 옳다고 생각해야 진전이 가능할 것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 만화를 강추한다.

2 Responses to “십자군 이야기”

  1. Amberite dit :

    이대에서 잃어버렸던 문명의 충돌이 생각나네요.
    잃어버리고도 안 아까웠던 첫번째 책. :p

  2. casaubon dit :

    으흐흐

    사실 전 헌팅턴이 너무나 진실(?)을 까발렸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