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람들

septembre 11th, 2005 - 

뭐 이제 다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이제는 상영판에 대놓고 저런 자막과 함께 음성만 내더라도 잡혀가지 않는 시기가 되었다. 岡本実(おかもとみのる)의 이름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高木正雄(たかきまさお)의 이름까지는 나와도 별 탈이 없는 시대가 되기도 하였다. 주위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그날은 정말 뭔가 큰일이 나는줄 알았다고 한다. 당연하잖나. 그때, 아니 한 80년대 후반까지도 오후 다섯 시에 애국가 사이렌이 울리면 모두들 어디엔가 있는 국기를 향해 일단 멈춰서는 행위가 자동적이었다.

그때 그 사람들

어린 마음에도 지긋지긋했다. 억지로 시키는 애국, 일단 일반인들은 국기에 정신 쏟게 하고, 나머지는 ‘그때 그 사람들’이 해먹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달라졌을까?) 즉, 쉽게 말하자면 ‘식민지’ 시절이었다. 당시 윗선들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유창하게 일본어를 내뱉는 건 정말 그러려니 싶다. 뭐 뒤어이 집권한 세력도 맨 처음에 보고드린(!) 상대는 드라마에서처럼 미국이 아니라 일본 대사관이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한국이 전세계 식민지사에 유래가 없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중 식민지였다는 말 아닌가.

자, 그렇다면 드디어 어느정도(?) 독립을 이룬지 8년째이다. 참 징하게도 오랫동안(그러니까 한 93년 정도? 일본 자민당은 커녕 멕시코 제도혁명당을 능가한다) 해 먹은 그들은 지금도 국민들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기 원한다(위 법원의 조치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할 터이다). 자기들은 호부호형(呼父呼兄)하지 않겠노라는 그들이다. 이런 영화를 보고서 예술 운운하는 사람들은 뭔가 두려워서 그러거나(그렇다. 우린 유혈혁명으로 독립한 게 아니다), 아니면 정말 무식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무비위크에 나왔었는데, 저 영화가 개봉했을 때의 한국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한(?) 한 미국 기자는 아무래도 후자일 것이다. 네이티브(?) 미국인들이야 언제나 자기들 동네 말고는 다 야만의 땅 아니던가.

당연히 아직도 식민지 백성의 마음가짐을 가진 이들이 도처에 깔려 있으니, 옛날에 해먹던 귀족을 다시 형성시켜 주어서 그들에게 맡겨버리고 돈이나 벌자는, 걍 역사 몰라도 되고 사회 몰라도 되고 시험만 잘보면 장땡이라는 짱깨식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있다(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더욱 더 불편하다). 뭐, 진중권이 말했던 것처럼 그들이 다시 (투표로) 집권하는 일이 없을 것 같기는 하다. 자연스럽게 도태시켜버리는 편이 최상이긴 할 터. 그렇게 되면 그들은 조국(?)으로 이민을 가게 될까? 가면 받아주기나 할까 몰라.

2 Responses to “그때 그 사람들”

  1. 자이젠 dit :

    선명하게 기억하는게, 아버지가 텔레비젼 틀어놓고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참 이런 얘기 하기에도 참 멋적습니다만, 옆에서 엄마는, ‘이야,,,너무 통쾌하다!’ 하시고요. ㅎㅎ 제가 아버지와 대화가 안되기 시작한 최초의 기억이었습니다.
    ^^

  2. casaubon dit :

    상상은 참 부질 없지만… 3선 개헌을 하지 않고 물러났더라면, 아니 전두환정도만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가끔 합니다. 3공화국 헌법이 법률상으로는; 그리 악질(?)이 아니었거든요.

    머 어차피 일본인 한국 총독(!)이니 절대로 그렇게 했을리는 없었겠죠. ㅎㅎ 생각해보면 앞으로는 정말 누가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시스템이 노대통령 들어와서 완비된 것 같습니다. 완비. 즉 87년 체제의 마지막이 되겠죠.

    87년 체제를 끝내려면 최종적으로 개헌으로 마무리 해야 할텐데 어떻게 될지 굉장히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