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Aimez-vous Brahms…)

octobre 18th, 2008 - 
Tags:

흔해빠진 갖가지 진부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이 세상 아무 곳에도 없다. 대화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를 않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나아간다면, 모든 말, 언어는 기표이지 기의가 아니라는 말과도 같겠지만, 무엇보다도 말은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을 둘러싼 공기이다.

괜히 복잡하게 썼는데, 이상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 판단하는 것 자체가 두렵긴 하겠지만, 진심이 있다면 무슨 말을 하건 알 수 있다. 무슨 행동을 해도 알 수 있다. 어차피 ‘대화’라는 것을 해 봤자 한없이 무력해지는 권태의 느낌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고 가는 가짜들은, 그 나름의 의미, 그것도 매우 날 것의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그녀 뿐이다. 실제로 브람스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그것은 의미가 없다.

이토록 날 것에 대한 취향이 깊어질수록 손해막심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긴 한데, 어차피 나 스스로를 참아내기 힘드니 사강을 읽는 것으로 균형을 잡아야겠다. 난 이미 우엘벡이 산산이 찢어 놓은 몸이다. 나, 엉망이지?

어떤 미소(Un certain sourire)

octobre 4th, 2008 - 
Tags:

사물의 질서 속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것만 알고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권태의 부재(不在), 신뢰의 부재(不在), 이른바 행복(?)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찾는 짓은 비장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조롱하면서, 누구보다도 먼저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한심하다.고 느낀다. 그것이 나.라고 느낀다. 하지만 항상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시작한다.

작년, 내가 했던 말 하나가 기억난다. “우리가 합쳐지면… 우리는 진짜 외로움이 뭔지 배우게 될 거야.” 그래서 벌을 받아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웃음).

마음의 파수꾼(Le Garde du cœur)

septembre 21st, 2008 - 
Tags:


왼쪽은 한국어판 표지, 오른쪽은 불어판 표지. 한국어판은 젊은 사강, 불어판은 늙은 사강의 사진이다.

세상엔 남자들이 존재하며, 연애도 존재한다.

결국은 저 한 마디를 위한 소설이랄 수 있겠다. 저 한 마디를 위해 온갖 기기묘묘한 설정을 해 놓고 살인게임(!)을 치렀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를 되뇌일 때 이 책을 보면 참 도움이 될 만 할 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돌아가며, 세상에 사랑이 있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뭐, 달마가 했던 말처럼, 성스러운 것이 절대로 없다고 한다면, 그 말인즉슨 곧 모든 것이 성스럽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그러고 보니 참 밝은 소설같기도 한데 ㅎㅎ 있다! 없다!로 판가름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나. 사랑이 갖는 ‘배타성’이 곧 중심이 될 때의 극단적인 모습이 저리 된다는 것 정도만 곱씹어 보아도 좋겠다. 그런데 배타성이 곧 본질이냐.고 한다면 그건 납득할 수 없다. ‘대화’란 것이 결국은 자신의 마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밖에 못되기 때문에 배타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성립을 안하지 않을까.

즉, 일방성은 효력이 있다. 국제법적으로 국가의 일방적 선언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정글 그대로의 기득권 인정이 곧 국제법이니, 인간의 말초적 관계에 대입시켜도 좋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일방적인, 심지어 제일 무난하고 정상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곧 일방성이 본질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역시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 때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될까? 희망.과는 관계 없다. 그저 존재한다는 간접적인 증거만 갖고도, 이 세상 기쁘게 참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