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터가 가장 영화 이미지에 맞다. 프랑스와 에스파냐 포스터인데, 독일어 포스터는 상당히 초라하다. 감각이 남쪽 나라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봐도 될련지 모르겠다. 아무튼 파스빈더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의 영화(?)를 처음 접했던 것이 벨린 알렉산더플랏츠(이 기나긴 것을 과연 한국에서 했는지는 모르겠다.)였는데, 그 영화에 이 마리아 브라운이 나온다. 가장 최근 것으로는 « 천국의 가장자리 »가 있다. 파스빈더 영화에 줄곧 나오는 배우로 봐도 좋을 텐데, 이 여자가 뭔가 특별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영화는, 배우보다 감독으로 기억하게 마련이니까.
그렇다면 마리아 브라운은 어째서 결혼을 했고, 이틀만에 남편을 전쟁터에 떠나 보냈으면서, 한편으로는 왜 결혼을 유지했을까? 생존.만이 절대적인 가치였던 전쟁 직후 독일에서 그녀가 그리던 것이 가족(결코 그녀가 좋아하지 않았던 개념이다)밖에 없어서였을지 모르겠다. 남편, 헤르만 브라운을 찾던 팻말을 버리고 나서, 초콜렛을 갖다주는 브라운 피부의 미군과 사귀었지만, 남편이 나타나자 그녀는 미군을 공격한다. 말 그대로 공격이다. 나중에 사업가와 사귀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정을 통하였지만 결코 그와 결혼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과연 남편을 사랑했는지는 의문이다. 사랑해서 그 미군을 죽였는지, 사랑해서 결국 남편과 같이 살기로 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관계는 지속될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 결코 결혼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 말하자면, 그렇게도 싸고 돌았던 남편을 좋아한 이유가, 결국 남편을 통해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만을 사랑해서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때문에 설명은 전혀 없게 끝났다. 아무도 살아남지 않았다. 파스빈더가 생각한 인생이 아마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지극히도 평범한 이름, 마리아 브라운이다. 지극히도 전통적인 결혼은, 결국 누구나 다 죽는다는 평범한 진리 외에,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원래, 다 속이 비어 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